오인선 회장(48)을 처음 만난 것은 지난 3월, 영종도의 한 테니스 코트에서였다. 테니스 수준은 초보인데 어찌나 열정적으로 볼을 쫒고 집중을 하는지 눈을 뗄 수가 없었다. 그 이후 오회장과 만나면서 놀라운 사실들을 하나씩 알게 되었다. 오 회장은 일찍부터 익스트림 스포츠를 즐기는 스포츠마니아로 철인 3종은 물론이고 사람이 타는 비이클(behicle)들은 거의 다 섭렵. 하늘과 육상 그리고 수면, 수중 전체를 아우르는 레저 스포츠에 푹 빠져 온 분이다. 미국에서 취득하는 해저 70미터까지 내려갈 수 있는 스킨스쿠버 최상급 라이센스가 있고 스카이다이빙, 페러글라이딩, 경비행기와 헬리콥터 조종사 자격증, 요트 면허등 보통 사람은 하나도 갖기 어려운 라이센스를 다양하게 보유하고 있다. 그런데 오회장은 이렇게 말한다.
“이건 단호하게 얘기할 수 있는데요. 그동안 제가 마라톤 그다음에 바다 수영 그다음에 사이클등 인간의 한계에 도전하는 종목들을 즐겨왔습니다. 이 모든 종목들은 자기 자신과의 지루한 싸움입니다. 정말 처절한 싸움이 기다리고 있거든요. 아, 그런데 테니스는 오전 여섯시에 나가서 저녁 일곱 시까지 쳐도 지루하지 않습니다. 자기 자신과 싸울 일도 없습니다. 이렇게 재밌으면서 건강을 선물해 주고 체중 조절까지 할 수 있고 또 사람들과 어울릴 수 있는 이런 스포츠는 여직 만나본 적이 없어요. 늦게나마 테니스를 알게 된 것은 진짜 큰 축복이고 건강한 삶을 선물 받은 것입니다.”
라켓 잡은 지 1년이 조금 지난 오회장은 요즘 테니스 홍보대사를 하고 있다. 새 라켓 29자루를 사서 주변인들에게 나눠주며 인생 스포츠로는 테니스가 최고임을 널리 알리고 있다. 앞으로 라켓 100자루를 사서 테린이 100명에게 나눠주겠다는 오회장과의 인터뷰를 적어 본다.
*인천공항경제권협의회가 어떤 단체인지 궁금합니다.
인천공항경제권협의회(이하 인경회)는 공항경제권 안에서 사업과 홍보교육과 복지문화, 예술 부문으로 나누어서 사회, 문화, 경제 질서들을 확립하고 주민들을 계몽해서 선도해 나가기 위한 조직입니다. 또 공항경제권에서 일어나는 많은 부가가치들에 관여하고 특히 주민들이 윤택한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고 아이들이 품질 좋은 교육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하는 일에 일조를 하고 있습니다. 인경회는 최근 인천시로부터 비영리 민간단체 정식 허가를 받았고 사단법인을 추진하고 있는데요. 그 부분에서 인경회의 계몽성과 교육 홍보성 또 대민 봉사성을 인정받아 시로부터 지원 자금을 받아 활동해 나가고 있습니다.
* 오 회장님은 어떤 계기로 언제 테니스를 시작하셨나요.
2021년도 4월 8일부터 라켓을 잡았습니다. 테니스를 시작하게 된 배경은 평소 체중 78kg를 유지했는데 업무가 바쁘다보니 갑자기 10킬로 이상 늘었어요. 그러다 어느 날 테니스장에 놀러 갔는데 나이 드신 분이 테니스를 너무 잘 치셔서 50대인가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게임이 끝난 다음에 정말 놀라지 않을 수 없었어요. 왜냐하면 그분이 70세라는 거예요. 저는 그때 굉장히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 후에 알고 보니 테니스를 생활체육으로 매일 하신 분들은 예순이든 일흔이든 다 젊은이 못지않게 뛰어다니더라는 거죠. 그래서 제가 이거를 인생 스포츠로 삼아 남은 인생을 테니스와 함께 해야 되겠다는 마음을 먹고 아주 전략적으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 테니스에 입문하고 나니 어떻던가요?
물론 여기까지 오는 동안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특히 제일 어려웠던 점은 테니스인들의 ‘어떤 텃세’ 이런 것들이 가장 큰 어려움이었는데 그걸 극복했죠. 그래서 요즘 깊이 빠져 하루에 3시간 이상 테니스를 하려고 시간을 내고 있습니다.
*레슨도 받으시나요?
레슨은 기본입니다. 제가 전문성을 강조하는 사람이고 또 전문인을 좋아하다보니 유명한 감독님 밑에서 하루도 빠지지 않고 매일 새벽 6시 반부터 8시까지 대화가 살아 있는 레슨을 받고 있어요. 기초는 물론이고 게임코칭과 더불어 지도를 받는데 최근 발리의 감이 좋아지고 있어 하루하루가 새롭습니다.
*가족들은 테니스를 하나요?
그럼요. 아내를 테니스에 입문시키는 데 제가 굉장히 고생했습니다. 처음 6개월 동안 테니스장 가기 싫어하는 것을 온갖 방법으로 설득해 보냈는데 시작한지 8개월 지난 이후부터는 자가 동력이 생겨 매일 3~4시간씩 운동장에서 보냅니다. 최근 아내가 팔목에 부상을 입었는데 너무 재밌으니까 무리를 한 것이지요. 이건 자가 발전돼서 아주 재미있고 흥미가 있기 때문에 생기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라켓을 주변인들에게 사 주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이렇게 좋은 스포츠를 제 나이 47세가 되도록 몰랐는데 저만 즐길 것이 아니라 나름 주변에 테니스를 적극적으로 알릴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홍보를 위해 가장 좋은 방법이 뭐가 있을까 생각하다 주변인들 모인 자리에서 테니스 예찬을했습니다. “테니스를 치면 건강한 삶을 선물 받을 것이고 지루하지 않는 스포츠로 체중 조절을 하게 될 것이다.” 그렇게 말한 이후에 “너도 한번 해보라.”고 권면하는 순간에 “라켓은 내가 사 주마.”이렇게 되니까 거의 70~80 프로가 테니스에 입문하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라켓을 선물하고 있습니다. 1년 동안 29자루를 했으니 앞으로 형편 닿는 데까지 일차적인 목표 100자루를 선물해 테린이 100명을 양성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적극적으로 후배를 양성해보는 게 저의 바람입니다.
*테니스가 위험지수가 높은 운동이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죠?
테니스를 하면 무릎이 상하고 어깨에 이상이 생긴다며 라켓 잡는 것을 망설이는 사람들도 있어요. 그런데 사실은 제가 어릴 적부터 수영을 많이 했기 때문에 어깨가 유난히 넓은 사람인데 어깨가 넓어질 정도로 수영을 하려면 수십 년 동안 몇 시간씩을 해야 되듯 테니스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무릎이 어떻게 되고 어깨가 어떻게 될 때까지 할 정도면 그건 선수급 이야기고 생활 스포츠로서 내 건강을 지키는 데는 전혀 그런 손해(damage)가 없으니코트에 나와서 마음껏 즐기면 된다고 설명을 합니다.
*그동안 라켓을 선물 받은 테린이들은 어떻게 운동하나요?
매 주 일요일 오후에 모여 운동하고 있습니다. 인경회 안에 스포츠 분과(위원장 김성영)가 있는데요. 스포츠 분과에는 다양한 스포츠 단이 활동하고 있고 그중 가장 활성화 된 것이 테니스 단입니다. 테니스 단(단장 손영배)에서는 테린이들을 위한 재능 기부로 봉사활동을 해 오고 있으며 매 주 수,금 오후에 김성영 위원장께서 지도를 해 주고 있어요. 그 외에도 각자 레슨을 받으며 실력을 다져가고 있습니다.
*인경회 테니스단에 대해 구체적인 설명을 해 주세요
인경회의 테니스단은 2022년 7월 10일 창단해 현재 17명. 그중 테린이가 80프로입니다. 중구테니스 협회 김성영 회장과 손영배 단장이 주축이 되어 재능기부로 테린이들을 이끌어 갑니다. 테니스는 접근성이 좋은데 테니스 인들끼리 펼쳐놓은 장애물들이 많아 진입장벽이 높아요. 그래서 테린이들이 상처를 받지 않고 즐겁게 운동할 수 있도록 선배들이 헌신적으로 노력하고 있어요. 매 주 일요일만큼은 실력과 상관없이 네트를 가운데 두고 볼을 넘겨보고 신나게 뛰어다니는 플레이 위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인경회 테니스단의 계획은 어떤가요?
테니스라는 스포츠를 베이스로 문화적 교류를 해나가려고 합니다. 앞으로 서해 5도뿐만이 아니고 인천에 있는 168개 섬 중에서 사람이 거주하고 테니스장이 있는 모든 섬을 찾아다니면서 교류전 할 큰 계획을 실천해 나가는 중입니다. 이에 인경회 테니스단은 지난 7월에자월도를 방문했고 이번 8월에는 대청도로 가족들과 함께 떠났습니다.
인경회 회장으로 소개한 오인선 회장은 비즈니스계에서도 비전을 제시하는 혜성으로 알려져 있다. 통상적으로 성공하면 행동양식이 많이 바뀌지만 오회장은 인본주의를 강조한다. 틈나는 대로 농사꾼이 되어 밭을 일구고 야채와 과일을 재배해 지인들과 나눈다. 나눔을 실천하는 방법도 여러 가지 있지만 참으로 인간냄새가 풀풀 나는 사람이다. 스스로 알리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드러나는 어른의 경지에서 주변에 방향을 제시해 주는 리더의 깊이와 단숨에 핵심을 장악하는 단단한 힘을 가지고 있다. 즉 작가 조윤제의 ‘천년의 내공’에 나오는 글처럼 한마디로 격格,치治,기氣, 모두를 갖춘 분이다.
“제가 근래에 감명 깊게 들은 인문학 강의가 있어요. 과거에 친구의 뜻은 고향이 같고 나이가 같은 동기동창인 사람들을 뜻했는데 요즘은 그 의미가 달라졌다는 내용입니다. 최근 친구라는 정의는 ‘공감하는 확실한 주제를 가지고 같은 공간 안에 있을 때 나이와 성별에 상관없이 친구가 된다’는 강의를 듣고 크게 와 닿았어요. 제가 테니스를 시작한 이후 60세 되신 분부터 다양한 연령층의 친구들이 생겼는데 그중 가장 친한 친구는 올해 70세 되신 분입니다. 이처럼 칠순 되신 분과 제가 시간을 초월해서 친구가 된 것처럼 아내도 테니스라는 주제로 공감 할 때는 친구 같은 느낌을 받아 테니스가 참으로 매력 있는 스포츠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회장은 스포츠를 통한 스릴은 바이크의 스피드를 말 할 수 있으나 평생을 두고 사랑하며 연애 할 만 한 스포츠는 역시 테니스라고 한다. 가끔은 농부 같고 가끔은 어부 같고 가끔은 혁신적인 리더로 가끔은 스포츠 홀릭으로 다양한 모습을 지닌 테니스 전도사 오인선 회장의 행보는 앞으로도 계속 관심을 가지고 지켜볼 일이다.
인천공항경제권협의회 테니스단의 대청도 여행
한국의 나폴리라고 불리는 대청도 여행은 의미가 짙다. 지난 7월에 창단한 인천공항경제권협의회(이하 인경회)테니스단 회원들끼리 친목을 도모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되었기 때문이다. 대청도로 여행지를 정한 것은 그 섬에 테니스장이 있고 인경회 오인선 회장의 고향이기도 해서다.
인경회 테니스단 회원 및 가족 그리고 자문단 총 20명은 8월 2일 연안부두에서 오전7시 50분 배를 타고 4시간 후 대청도에 도착했다. 출발 할 때는 우중충 비가 내렸지만 도착하자 강렬한 태양이 반갑게 맞았다. 섬 특유의 푸짐한 생선구이로 점심을 먹고 숙소인 지펜션(032-836-3888)에 짐을 풀었다. 깔끔한 숙소가 일단 최상의 만족감을 주었다.
대청도는 총 세면의 인조 잔디 코트를 가지고 있으나 일시적인 사정이 생겨 대청고등학교에 있는 한 면만 사용할 수 있었다. 일행들은 테니스 팀, 여행 팀, 수영 팀, 낚시 팀으로 나눠 시간을 보냈다. 오인선 회장은 오후 일정을 온통 저녁 식사를 준비하는데 투자했다. 1미터 가까이 되는 싱싱한 삼치를 썰어 회를 만들고 일부는 숯불구이용으로 손질. 대청도에서 잡히는 홍어를 찌고 혼자서 숯불에 고기와 생선을 구어 내느라 땀으로 목욕을 했지만 초지일관 즐거운 표정이었다. 인경회 가족들을 위해 자발적으로 봉사하는 모습은 충분히 감동적이었고 정을 듬뿍 쏟은 그 음식들은 입안에서 살살 녹아 최고의 맛을 선사했다.
단체 여행은 혼자의 노력으로는 성공적인 여행이 될 수 없다. 각자의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 온 가족이 테니스를 즐기는 봉혜진 총무는 여행에 필요한 장을 보고 여섯 살 어린이부터 70세 어르신까지 다양한 연령층에 맞는 아침 식사를 준비했다. 그리고 젊은 남성분들은 수시로 봉고차를 운행하며 회원들의 발이 되어 주었다. 대청도에 택시는 한 대 뿐이고 버스 또한 드물기 때문에 어디든 가고 싶은 곳으로 데려다 주는 분들의 수고에 일행들은 불편 없이 여행할 수 있었다.
아침저녁으로 테니스 맹훈련은 기본이고 대청도 명소인 서풍받이 트레킹, 맨발로 걷다보면 보드라운 감촉을 선사하는 이색적인 사막 옥죽동 해안사구, 일몰이 아름다운 농여해변, 수영하기 딱 좋은 지두리 해변, 바다 바람에 치맛자락 휘날리며 걷다보면 머리가 환해지는 미아동해변, 독바위의 바다낚시 체험까지 2박3일의 다채로운 여행은 만족스러웠다. 섬 여행을 통해 새로운 명소와 음식, 그리고 낯선 사람을 알게 되지만 미처 몰랐던 또 다른 각자의 모습을 만나는 귀한 순간이 되었을 것이다.
손영배 인경회 테니스단 단장은 “이번 대청도 가족MT는 하모니플라워(Harmony Flower) 호를 타고 다녀온 것처럼 그야말로 하모니의 꽃이었다”며 “누구를 막론하고 조화를 이루기 위해 애써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고 특히 오인선 회장의 헌신과 김성영 위원장의 리더십 덕분에 더욱 알찬 여행이 되었다”고 전했다.
여행의 꽃은 섬 여행이라고 했던가? 인경회 테니스단은 창단한 지는 얼마 안 되었지만 이번 대청도 여행을 통해 서로를 더 깊이 있게 알게 된 계기가 되었다. 테니스로 문화적 교류를 해나가려는 계획을 가진 인경회의 테니스 단은 앞으로 인천의 168개 섬 중에서 어디로 떠나게 될지 사뭇 궁금하다. 다양한 볼거리를 가진 대청도 여행을 추천한다. 특히 저녁 불빛을 보고 찾아드는 물고기들의 현란한 춤사위는 그냥 지나치기에 아까운 풍경이다.
팁)
대청도에 다녀 올 때는 홍어나 삼치등 다양한 특산품이 있으나 특히 미역과 까나리액젓은
빼 놓아서는 안 될 품목이라고 조언한다.
글 사진 송선순 사진 유길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