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 청주토요산악회를 따라 경기도 가평군에 있는 연인산을 등산했다. 서울을 지나 가평까지의 북한강변에는 식당, 모텔 등 여가시설이 즐비했다. 서울이 워낙 덩치가 크기 때문에 주변지역은 서울 사람들이 여가를 활용하는 시설이 많이 있는 것이다.
가평산 등산로 입구에 도착하니 비가 조금 내렸다. 계곡을 따라 산을 오르니 계곡물소리가 시원하게 들였다. 물량이 많아 계곡물은 많은 작은 폭포를 만들면서 흘러내리고 있었다. 아주 오랜만에 산속의 계곡이 힘차게 살아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계곡이 끝날 지점에 평지가 나탔다. 먼저 오른 회원 중 한분이 막걸리 통을 꺼내들고 충주막걸리라면서 사람들에게 막걸리를 마시라고 힘차게 소리를 질렀다. 막걸리 통을 보니 어마어마하게 켰다. 무거운 막걸리 통을 여러 사람을 위해 마다하지 짊어지고 온 성의가 가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산을 향에 등산로는 넓게 정비되어 있어 어깨를 나란히 하고 걷을 수가 있었다. 연인산이라 연기끼리 어깨를 나란히 하고 등산을 할 수 있도록 가평군에서 등산로를 정비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안개가 잔뜩 끼어 있었다. 우리가 등산한 등산로 오른쪽은 침엽수인 잣나무 군락지였고 왼쪽은 활엽수인 떡갈나무 군락지였다. 안개속의 잣나무 군락지는 신비경 그 자체였다. 잣나무 가지가 늘어진 곡선이 마치 여인내의 한복의 곡선과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멋있고 품위 있게 가지를 늘어뜨리고 반듯하게 서있는 잣나무들이 연인산의 연인들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멋들어지게 늘어진 잣나무 가지의 파란 솔잎융단 위로 앙증스럽게 피어난 노란색의 솔꽃(송악가루가 있는 봉우리)이 흰색 안개 속에서 더욱 아름답게 보였다. 안개 속에 피어있는 솔꽃에서 연인들의 사랑냄새가 나는 것 같았다.
하산을 해서 버스가 있는 곳에 도착하니 백숙이 준비되어 있었다. 가평산 하천변 소나무 숲에서 끊인 백숙 맛이 일품이었다. 내가 지금까지 먹어본 백숙 맛 중에서 최고였다. 물과 공기가 좋아서 맛이 좋았을까? 아니면 백숙을 준비한 분들의 손끝 맛이었을까? 여러 사람들을 위해 정성을 다한 분들의 수고에 감사할 따름이다. “같은 회원이라는 이유로 내가 이런 대접을 받을 수가 있는가?”라는 생각도 들었다.
계곡물가 솔밭에 마련된 간이 식탁 앞에 둘러앉아 백숙을 안주삼아 소주를 마시면서 세상 살아가는 얘기를 나누고 있는 토요산악회 회원들은 어느세 서로가 연인이 되어 있었다.
첫댓글 보스님의 산행후기을 읽어보니 저도 다녀온 느낌임이다 백숙맛도 느껴지고ㅎㅎㅎ (백숙은 산내들 고문님 표 임이다)
연인산이라 하면 왠지~~살짝 웃음이 스쳐 가는것은 첫사랑에 아쉬움이 있어서 인지...... 괜스레 재미있는 산이죠 연인이라서 좋쿠 자연또한 좋은 연인산************* 아름답게 엮어주신글 즐감하고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