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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이야기-로또 인생
‘로또 인생’
인생에 대해서 내가 내린 정의가 그렇다.
곧 복불복(福不福)이라는 이야기다.
인생은 생각 속에서 그린 그림대로 그려지지 않으며, 마음먹은 대로 살아지지 않는 법이다.
집안이 훌륭한들 소용없고, 학벌이 좋은들 소용없고, 신분이 높은들 소용없고, 재물이 많은들 소용없다.
한 순간에 닥친 액운으로 물거품 되기 십상이다.
31년 9개월의 검찰수사관 시절에, 내 그 꼴 참 많이도 봤다.
누구는 공돈 생긴 것 혼자 꼬불쳤다가 망해버리기도 했고, 누구는 운전사 뒤통수 잘못 때렸다가 뇌물죄에 걸려 구속되기도 했고, 누구는 엄청 큰돈을 차명으로 은행에 입금시켰다가 돈 한 푼 못 얻어먹은 명의 주인의 신고로 망신을 당하기도 했고, 누구는 콘돔을 지갑 속에 끼워 넣고 다니다가 그 이유를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는 바람에 그때까지 부인으로 일관하던 뇌물수수를 자백하고 구치소로 직행하기도 했다.
나도 마찬가지로 생과 사의 기로에 섰던 위기의 순간이 있었다.
숱하게 있었다.
친구 부탁을 차마 거절하지 못해서 몇 푼의 돈을 받고 봐주려고 하다가 판사 시보에게 덜미를 잡혀 통 사정 끝에 미주알고주알 사연을 설명해서야 그 질곡의 순간에서 빠져나왔을 때도 그랬고, 대낮에 음주운전 사고를 내고 도망을 갔다가 2시간 후에 관할 서초경찰서에 내 발로 찾아가 자수를 하려고 했으나 도주차량 신고가 없어서 그냥 넘어갔을 때도 그랬다.
그 모두가 로또 복권 당첨되듯 살아남은 경우다.
그 반대의 경우도 숱하게 봤다.
별 볼품없는 집안이고 학벌이고 신분이고 재물이어도, 개천에 용 나듯 볼품 있게 된 경우를 두고 하는 말이다.
그 공통점은 어느 한 순간에 로또 복권처럼 다가온 기회를 잘 낚아채더라는 것이었다.
그 한 예가 바로 내가 나와 아내의 만년 삶을 위해 고향땅 문경 교촌에 마련한 ‘햇비농원’의 앞집 내 또래인 안가현 친구다.
초등학교만 졸업한 것이 학력의 전부이고, 그 이후로 지금껏 어릴 때부터 살던 그 땅에서 농사만 짓고 살아온 인생이다.
“큰며느리 덕에 마누라와 함께 동남아 여행을 다녀왔어. 이쯤이면 나도 성공한 사람 맞지?”
일전에 내게 전화를 해서 그렇게 자랑을 하고 있었다.
마음으로 짓는 성공이었고 또 행복이었다.
그래서 내 이렇게 답을 해줬다.
“그럼, 로또 인생이지.”
기회는 그 결과를 미리 가르쳐주고 오지 않는다.
그저 오는 것이다.
낚아채고 말고는 그 자신의 몫이다.
로또 복권처럼 말이다.
로또 복권을 또 샀다.
1,000원짜리 열 장이었다.
2016년 3월 26일 토요일인 바로 어제 오후 1시 반쯤의 일로, 경기 부천 원미구 상동 전철역 2번 출구 인근의 로또 복권점포에서였다.
같은 날 오후 3시 30분부터 같은 곳 S컨벤션웨딩홀 7층 엘리자홀에서 있을 내 초등학교 중학교 동기동창인 김경태 친구의 혼사에 발걸음 할 생각으로 간다고 간 것이 두 시간이나 이른 시간이어서, 어떻게 그 시간을 때울까 하는 생각에 여기저기 쏘다니다보니 눈에 번쩍 띄는 게 바로 그 복권점포였다.
그 순간에 문득 생각한 것이 이날의 혼주인 김경태 그 친구였다.
그 친구에게 로또 복권 한 장 선물해주는 것도 의미가 있겠다고 생각했고, 이어서 나도 한 장 가져야겠다고 생각했고, 계속해서 이날 나와 맨 먼저 마주치는 친구들에게 한 장씩 나눠줘야겠다는 생각까지 이어졌다.
그래서 산 것이 1,000원짜리 열 장이었던 것이다.
그렇게 로또 복권을 사고 막 가게를 빠져나왔는데, 내 등 뒤에서 뭔가 기척이 있었다.
그 기척에 따라 돌아봤더니 반가운 친구 하나가 나를 보고 함박 웃음을 지어보이고 있었다.
역시 내 초등학교 중학교 동기동창인 권만식 친구였다.
“길이 밀릴까 싶어서 좀 일찍 출발을 했더니만, 의외로 길이 안 밀려서 너무 빨리 왔어.”
김정한 친구와 이세환 친구도 같이 왔다고 했다.
그 만남 또한 로또 복권 맞히듯 하는 귀한 만남이었다.
평소 마음속에 담아놓고 만나봤으면 하던 친구들이었기 때문이다.
특히 이세환 친구와의 만남은 또 다른 의미가 있었다.
금년 10월 마지막 날로 잡고 있는 ‘시월의 마지막 밤’ 행사에 대한 의견을 나눌 수 있는 기회였기 때문이다.
그 귀한 만남의 주인공들에게 그 로또 복권을 안 농갈라 줄 수가 없었다.
맞던 안 맞던, 그 결과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주거니 받거니 하는 그 사이에서 피어나는 우정, 바로 그 우정 쌓음이 소중했을 뿐이다.
첫댓글 로또인생!
우리도 대박!
명가수 정한오라버니 뵈니
시기 반갑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