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6년 3월 20일 (일요일) ◀
[새재사랑산악회] ♣ 제162차 <양평 도일봉 시산제> 산행 (2)
*[산행 코스] 중원2리(상현마을) 주차장→ 등산 들머리(이정표)→ 중원폭포→ 샘물갈림길(중원산)→ 합수곡→ 먹뱅이골→ 오름길→ 암릉길[송암가경(松巖佳境]→ 도일봉(864m)→ 안부삼거리(중원계곡 하산길)→ 싸리봉(삼거리, 811m)→ 하산길(급경사의 낙엽길)→ 반송(盤松)→ 비슬고개→ [2016-새재사랑산악회 시산제]→ 친교의 시간→ 귀경(용문-양평-양수리)
♣[도일봉(道一峰) 정상] — 잠시 하늘을 우러러 묵도을 올리고 천하를 조망하다
☆… 오전 11시 30분, 도일봉 정상(864m)에 도착했다. 정상은 헬기가 내릴 수 있을 정도로 널따란 평지를 이루고 있었다. 오늘은 옅은 구름이 끼어 시공이 맑지는 않았다. 정상 가장자리에 한글로 음각된 ‘도일봉’ 정상석이 다소곳이 서 있다. 오늘 산행의 정상에서 잠시 하늘을 우러러 감사의 묵도(黙禱)를 올렸다. 그리고 대원들이 도착하는 대로 한 분 한 분 등정 기념 인증샷을 눌러주었다. 그렇게 잠시 머물던 중, 비슬재로 가서 시산제 자리를 잡아놓고 역코스로 오르겠다던 민창우 대장이 정상에 도착하여 반갑게 해후했다. 그리고 민 대장이 준비해온 ‘시산제 플랜카드’을 펼치고 전체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 도일봉 정상에서 사방을 조망(眺望)한다. 도일봉 북쪽의 단월산에서 서쪽으로 뻗어가는 한강기맥의 천사봉(1,004m)-용문산(1,157m)의 장대한 위용이 포진하고 있고, 서쪽으로 중원계곡을 사이에 두고 바로 건너편에 중원산(801m)이 지척이다. 엷은 산안개로 시야가 선명하지는 않으나 서남쪽으로 중원산이 다가와 있고, 북쪽으로 이어지는 한강기맥의 산줄기가 첩첩 청산으로 출렁이고 있었다. 가까이는 싸리봉(811m), 그 뒤로 멀리 봉미산도 보인다. 서쪽의 중원산 뒤쪽으로 거봉 용문산의 장엄한 산세가 산너울을 그리며 포진하고 있는 것이다. 주변은 한강기맥을 중심으로 한 첩첩산군이 펼쳐져 있는데 오늘은 연무로 인하여 시야가 그리 좋지 않아서 특유의 전망경을 즐길 수 없어 아쉬웠다.
♣[안부의 갈림길] — 중원계곡으로 하산 길, 그러나 싸리봉으로 진행하는 우리의 산행
☆… 낮 12시 정각, 하산 길에 접어들었다. 내려오는 길 또한 만만치 않았다. 응달의 낙엽진 길을 미끄러웠다. 그리고 바위들이 가파르게 쏟아지는 길이라 몸을 가누기가 힘들었다. 다행히 급경사의 구간마다 안전 자일이 설치되어 있어 안전을 유지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그렇게 한참을 내려오면 안부(鞍部)의 갈림길이었다. 이곳에서 좌측으로 내려가는 길이 중원계곡으로 하산하는 길이다. 우리는 그대로 직진하여 싸리봉을 향하여 산행을 계속해나갔다.
☆… 싸리봉(811.8m)은 한강기맥(漢江氣脈)이 통과하는 산봉이다. 한강기맥은 백두대간 오대산 두로봉에서 갈라져 나와 동진(東進)해 오는 산줄기인데, 양평 구간에서는, 오늘 시산제를 올리는 안부 비슬재에서 이곳 싸리봉을 경유하여 천사봉(1,004m)-양평의 용문산(1,157m)-어비산-옥천의 유명산(862m)-소구니산으로 이어져 양서면의 청계산을 지나 양수리에 임해서 대미를 짓는다.
♣[한강기맥 싸리봉에서 비슬재까지] — 우아한 거송(巨松)이 하늘을 받들고 있었다.
☆… 낮 12시 24분, 싸리봉에서 본격적인 하산 길에 접어들었다. 싸리봉에서 비슬재로 이어지는 길은 토산이었다. 경사가 아주 가파르게 쏟아지는 흙길 위에 낙엽이 수북히 쌓여 있는데, 낙엽 속에서는 언 땅이 녹기 시작하여 아주 미끄러웠다. 경사가 아주 급하여 몸의 무게와 함께 아래로 쏟아지는 급경사의 산길이었다. 산의 무게가 배낭에 실려 균형을 잡기가 힘들었다. 그렇게 30분 가까이 아래로 아래로 고도를 낮추어 내려왔다. 완만한 능선 길에 다다라, 잠시 휴식을 취했다. 후미가 내려오는 것을 확인하고 한참을 걷다보니 산 아래의 임간 도로가 눈에 들어왔다. 그런데 낙엽수 나목 사이에 아주 품위 있는, 장대한 소나무 한 그루가 시선을 끌었다. 언뜻 보면 반송처럼 보인다. 나무 윗부분에 잔가지와 솔잎이 퍼져 있는 형상인데 나목 사이에 서 있는 모습이 아주 돋보이는 풍경이었다.
비슬재 하산길에서 되돌아본 도일봉
☆… 오후 1시 정각, 임도에 내려섰다. 산록의 한 모롱이를 돌아나가니, 너른 잔디밭 공터가 있는 비슬재 마루였다. 경기도 양평군 단월면 산음리의 비슬재는 동쪽의 소리봉과 서쪽의 싸리봉 사이의 안부인데 양평군 단월에서 청평호로 넘어가는 지방도로가 지난다. 후미의 대원까지 모두 무사히 하산(下山)을 완료했다. 현지에 기다리고 있는 꽃구름 이달호 대원과 금강의 권용길 사장이 시산제 플랜카드를 설치해 놓고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시산제를 위하여 모두 한마음으로 참여하여 제단을 설치하고 제수 음식을 진설하고 자리를 깔았다.
♣… [새재사랑산악회] <2016년 시산제 거행> …♣
☆… 오후 1시 30분, 시산제가 시작되었다. 제단을 설치하고 제수를 진열하고 모든 대원들이 제단을 향해 경건한 자세로 도열(堵列)해 섰다. 오늘 시산제는 민창우 기획위원이 진행을 하고 우집사에 김동만 대장, 좌집사에 유형상 부대장이 담당하였다.
*[<국민의례>와 <산악인의 선서>]
☆… 사회자의 진행에 따라 경건한 마음으로 ‘국민의례’를 올렸다. ‘국기에 대한 경례’에 이어 ‘순국선열과 먼저 가신 산악인에 대한 묵념’을 올렸다. 그리고 유형상 부대장의 선창으로 ‘산악인의 선서’를 힘차게 복창했다. 자연과 우리가 하나 되는 산악인의 다짐이다.
◇… 산악인의 선서 …◇
산악인은 무궁한 세계를 탐색한다.
목적지에 이르기까지 정열과 협동으로
온갖 고난을 극복할 뿐
언제나 절망도 포기도 없다.
산악인은 대자연에 동화 되어야 한다.
아무런 속임도 꾸밈도 없이
다만 자유와 평화의 참 세계를 향한 행진이 있을 따름이다.
☆… ‘100자’로 된 이 선서는 1967년 노산(露山) 이은상(李恩相) 선생이 <한국산악회> 회장에 취임하면서 제정한 것이었다. 노산은 온 국민이 애창하는 ‘가고파’, ‘성불사의 밤’, ‘바위고개’, ‘사우’, ‘봄 처녀’, ‘고향생각’, ‘옛 동산에 올라’ 등의 노래의 가사[시조] 작품을 지은 분이다. 필자는 일찍이 1971년 한국산악회 회원이 되어 노산 선생과 국어학자 이숭녕 선생을 모시고 함께 산행한 것이 지금도 추억으로 남아있다.
*[강신례와 초혼문 낭독]
☆… 제주인 남정균 회장에 강신례를 올리고 호산아 고문이 <초혼문>을 낭독하여 산신령을 제단에 모시고 다같이 3배를 올려 참신을 했다.
*[헌작의 예(禮)와 축문(祝文) 낭독]
☆… 이어지는 순서 헌작(獻酌)의 순서… 초헌(初獻)은 제주인 남정균 회장이 초헌관이 되어 잔을 올리고 축문(祝文)을 낭독했다.
◇… 축문 …◇
유세차(維歲次)- 단기 4349년, 서기2016년 병신년 삼월 스무날
저희 새재사랑산악회 남정균 회장 이하 회원 일동은, 백두에서 뻗어내려온 한강기맥 용문산의 정기를 받은 지봉 도일봉 산록에서, 이 땅의 모든 산하(山河)를 굽어보시며 그 속의 모든 생육들을 지켜주시는 산신령님께 고하나이다.
산(山)이 좋아 산(山)을 오르고 그 산(山) 속에서 하나가 되고자 모인 우리가, 서로의 친목과 우정을 나누며 매달 한 번씩 산을 오르니, 이것을 어찌 작은 일이라 할 수 있을 것이며, 그 동안 산행을 하면서 저희들은 산(山)을 배우고 산(山)과 하나가 되는 기쁨으로 충만하였으며, 아무 낙오자도 없이 안전하게 산행을 하게 해주신 것은 신령님의 자애로우신 보살핌의 덕이 아니었다고 어찌 감히 말할 수 있으리오.
아름답고 청정한 기운으로 가득 찬 산(山)과 골짜기를 걸을 때마다, 저희들의 발걸음을 지켜보시며 오로지 무사안전한 산행이 되도록 보살펴주신 신령이시여! 아무쪼록 바라오니 무거운 배낭을 지고 가는 우리의 어깨가 굳건하도록 힘을 주시고, 산에 들어 그 품에 안길 적마다 자연의 위대함에 겸손과 열정을 온몸으로 느끼게 하여 주시고, 그 여유로움으로 충만된 마음을 안고 치열한 삶 속으로 들어설 때는 신명나는 발걸음이 되게 하소서.
험한 산과 골짜기를 넘나드는 우리의 두 다리가 지치지 않도록 힘을 주시고, 천지 간의 모든 생육(生育)들은 저마다 아름다운 뜻이 있나니 풀 한 포기, 꽃 한 송이, 나무 한 그루도 함부로 하지 않으며, 그 터전을 파괴하거나 더럽히지 않겠나이다. 그리고 새 한 마리, 다람쥐 한 마리와도 벗하며, 아름다운 산천을 그윽한 마음으로 즐기는 산행을 통하여, ‘산을 닮아 좋은 사람들’이 되고 싶나이다.
산신령님께 거듭 비옵건데, 올 한해도 우리들이 서로 화합과 사랑이 넘치게 하여 주시옵고,더 욱 더 많은 회원들이 산행에 참석하여 새재사랑산악회가 한 단계 더 발전하는 한 해가 되게 하시옵고, 지난 15년간 162차에 걸친 무사 산행이 앞으로도 이루어지도록 업드려 고하나이다.
천지신명이시여, 오늘 저희들이 준비한 술과 음식은 비록 보잘 것 없지만 이는 우리의 정성이오니 어여삐 여기시고 즐거이 받아 거두시고 올 한해 우리의 산행 길을 굽어 살펴 주시며, 절과 함께 한 순배 크게 올리오니 흠향하여 주옵소서.
단기 4349년 삼월 스무날 / 새재사랑산악회 회장 남 정 균 외 회원일동
*[헌작 - 재헌과 종헌 그리고 대원들의 헌작]
☆… 그리고 재헌은 김준섭 부회장이, 종헌은 장병국 고문에 헌작을 했다. 다른 대원들의 헌작의 예가 이어졌다. 먼저 부회장단, 산행 대장 및 부대장, 그리고 기타 임원진이 나와서 예를 올리고 나머지 대원들이 구룹을 지어 헌작의 예를 올렸다. 그리고 축문을 소지한 후 모든 의례의 절차를 마쳤다.
♣[공로패 증정] — 장병국 고문, 김의락 자문위원, 장태임 부회장에 대한 공로패 증정
☆… 오늘 <2016년 시산제>에 즈음하여, 우리 산악회를 위하여 헌신하신 세 분의 공로자에게 <공로패>를 증정했다. 2010년부터 6년 동안 우리 산악회에 회장으로 연임하신 장병국 고문, 2004년 우리 산악회가 창립할 때부터 시작하여 장장 14년 동안 우리 산악회의 총무직을 담당하신 김의락 자문위원과 장태임 부회장의 노고를 위로하고 그 공덕을 기려, 전 회원의 정성을 담아 <공로패>를 수여한 것이다. 우리 <새재사랑산악회>는 이분들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그 발전의 기반을 굳건히 한 것이다. 세 분의 공덕을 기리며 뜨거운 축하를 드리는 바이다.
♣[유서 깊은 새재사랑산악회 ] — 자연과 하나 되는 참신하고 인간적인 산악회
☆… <새재사랑산악회>는, 백두대간의 남한 구간의 중심인 ‘조령산(鳥嶺山)과 문경새재’를 산악회의 진산(鎭山)으로 하여 2002년에 창립되었다. 그해 3월 10일 일요일 첫 산행으로 문경새재를 등산하면서 역사(歷史)의 장을 열었다. 창립 당시에는 문경 새재를 넘어온 출향인사를 중심으로 창립되었으나, 이후 지역성을 과감하게 탈피하여 산(山)을 아끼고 산을 사랑하며, 산 앞에서 겸허한 마음으로 사람을 서로 존중하고 아끼는 사람이라면, 남녀노소 불문하고 누구든지 회원이 될 수 있도록 문호를 개방하여, 대동(大同)의 산악회로 발전해 왔다. 조국의 산하(山河)를 품안에 안고 자연과 인간이 일체가 되고, 인간과 인간이 서로 건전한 유대관계를 맺으며 회원 상호간에 가족적 형제애를 지향하는 산악회가 된 것이다. 2002년 초대·2대 ‘권기범 회장—김의락 총무’ 체제를 필두로 하여, 이어서 2006년 제3대 박운식 회장과 2008년 제4대 유영철 회장을 거쳐, 최근 2010년부터 장병국 회장이 제5대·6대·7대 회장직을 장장 6년간을 연임하면서 조용히 내실을 기하며 발전해 왔다.
2002년 3월 10일 일요일 새재사랑산악회 창립 등산 (문경새재 제1관문)
☆… 그리하여 지금은 ‘자연과 인간, 인간과 인간이 한마음이 되는 숭고한 뜻’을 같이 하는 산우들을 중심으로 탄탄하고 아름다운 산악회를 이룬 것이다. 장장 14년의 연륜을 쌓아오면서, 전국의 산(山)을 두루 찾아 오르고 회원들은 함께 땀을 흘리면서 건강한 심신을 단련하여 왔고 무엇보다 가족적인 분위기 속에서 수많은 추억의 서사시를 쓰면서 유서 깊은 산악회기 되었다. 2016년, 햇수로 15년째를 맞이하는 <새재사랑산악회>는 제8대 남정균 회장을 비롯하여 김준섭·김영이·한영옥·장태임 부회장, 민창우 기획위원, 박은배 운영위원 체제로, 김화영 산행전문위원, 김동만 산행대장, 유형상 부대장이 합심하여 더욱 멋지고 건강한 산악회로 활동할 것이다. 그리고 이정인·오상수·장병국 고문 등은 늘 한마음이 되어 측면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에필로그-참 아름다운 동행] — 경건한 시산제를 위해 정성과 노고를 아끼지 않은…
☆… 오늘의 시산제는 소박하지만 정성을 다한, 경건한 의식이었다. 시산제를 준비하기 위해 직접적으로 동분서주한 민창우 기획총무와 박은배 운영총무, 한영옥 부회장이 노고와 정성을 아끼지 않았다. 그리고 이번 시산제에서 세 분에게 수여한, 고가의 최고급 크리스탈 <공로패>를 자비로 제작하여 기증한 유형상 부대장의 ‘큰마음’을 기억하지 않을 수 없다. 뜨거운 감사를 드린다. 그리고 시산제와 친교의 자리를 진행하는데 하나같이 팔을 걷어부치고 봉사하신 모든 대원들의 순정한 마음이 아름답고 정겨운 행사를 이루게 했다. 서로 모두에게 감사를 드리지 않을 수 없다.
☆… 시산제가 끝나고 난 후, 회원들은 둘러 앉아 유쾌하게 음식을 나누며 음복(飮福)을 나누었다. 남정균 회장과 호산아 고문이 번갈아 건배를 제의하면서 화기가 넘치는 친교(親交)의 시간이 이어졌다. 음식은 하나같이 푸짐하고 정갈하고 맛깔스러웠다. 따끈한 온기가 그대로 남아 있는 팥시루떡, 새우젓에 살짝 찍어 먹는 쫄깃하고 고소한 편육, 통통공주가 손수 쑤었다는 산뜻하고 부드러운 도토리묵무침, 햇미나리와 도라지를 양념에 곁들여 버무린, 꽃구름의 홍어무침, 그리고 잘 익은 김치도 빠질 수 없다. 어디 그뿐인가. 따끈하고 구수한 사골우거지탕에 따뜻한 백반까지 곁들여 준비해 왔다. 음식마다 정성(精誠)이 들어있고 아주 맛깔스러웠다. 따뜻하고 정겨운 분위기 속에서 사랑의 음식을 나누었다. 언제나 무한한 생명력을 내려주는 산(山), 그 자연에 대해 깊은 은혜를 느낀다. 그리고 모든 대원들에게 뜨거운 감사를 드린다. …♣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