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희의 피아노 연습 방법은 한 곡 한 곡 칠 때 마다 동그라미를 그려서 10개의 동그라미를 모아
귀여운 돼지(?) 한 마리를 완성하는 것이다.
지금 연주된 이 곡은 요즘 준희가 심심할 때 마다 악보 없이 즐기는 곡이다.
피아노 연습할 때 준희는 악보를 보지 않는다.
몇 번 하다 보면 신기하게도 악보를 보지 않고 연주해 버린다.
항상 나와 피아노선생님이 지적하는 부분이다.
"똑바로 악보 보고 쳐라~잉!"
악보를 보지 않고 외워서 치다 보면 다른 새로운 곡의 악보를 혼자 읽어 내려가지 못하게 된다는 것이
우리의 염려이다.
일반 아이들 같으면 음악영재니 천재니 할텐데, 그저 우리가 원하는 것은 악보를 집중해서 제대로 읽으며 쳐 달라는 것이다.
글씨나 그림을 보는 속도도 엄청나게 빠르다.
그런데 정작 중요한 핵심을 요약하지 못한다.
꼭 코끼리 다리를 더듬는 앞 못보는 사람들 처럼 자신이 관심 갖는 한 부분만을 용케도 잘 찾아낸다.
이왕이면 코끼리 한 마리의 형체를 희미하게나마 인식하게 되기를 바라는 것이다.
한가지 능력만이 뛰어나게 훈련된 기능적인 특별한 사람이 아니라,
자신의 능력을 다양한 분야에서 발산하며 조화롭게 살아갈 평범한 청년으로 자라 주길 바라며 방향을 잡아 주고 있다.
특수한 기능만을 배출해서 훈련시키는 것은 최후의 차선책으로 고려하고 있다.
잠재된 능력은 쉽게 소멸되는 것이 아니니 우선 학교에만 트러블없이 잘 다니는 것에 중심을 잡으라는
예전 준희 담당 소아정신과 선생님의 충고가 빠질 수 없는 부분으로 우리맘에 기록되어 있다.
중얼거리며 걷는 것을 방해 받기 싫어 등,하교길에 앞만 보고 뛰는 준희다.
길에서 아는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 아직까지도 어색한 준희다.
가족 밖에는 이상함을 눈치채지 못하는 돌출을 자체하는 훈련이 철저히 몸에 밴 준희이다.
모든 지시사항을 단번에 입력해 버리고 좀처럼 수정하기를 거부하는 준희이다.
이정도면 다 끝나지 않았냐는 부러움과 우리들의 배부른 투정이라는 질타가 있지만
"엄마, 준희는 왜 저래요?" 하는 건희의 물음이 완벽히 끝나는 그날까지 우리의 행진은 멈춤이 없을 것이다.
첫댓글 우리집 피아노랑 같네요 ㅎㅎ 저의 아이는 아직 레슨을 시작하지 않았어요 선교사님께 얻어온 피아노 저는 코드로 찬양곡을 쳐보는데요 울나무는 찬양곡에 계이름을 써달라고 해서 쳐요 잘 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