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아무 말도 없었다
미스 박은 매일 커피를 타주었다
좋은 대학 나오면 뭐해
조그만 무역회사에 실력을 삭이고 있는데
몇 번 환한 사표를 던졌으나
딱히 갈 데가 없나보다
구멍 난 회계장부와
두꺼운 경제 전공서는 장식장이 되었다
누구나 관심 없는 나른한 시간
시계를 힐끗 쳐다보는 그녀
애인한테 전화 올 시간이 되었나보다
사무실 공간은 숨소리조차 부담스러워
나는 아무 말 없이 자리를 비웠다
발걸음이 분주한 대지의 요정들
결핍과 고뇌가 없는 듯
수직으로 떠 있는 태양
한없는 푸른 입자를 녹아내고
눈꺼풀이 앳된 하루가 흘러갔다
오호
아름답지 않은 것이 어디 있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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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철
우리는 아무 말도 없었다
김영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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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12 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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