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6일 목요일, 별로 기억하고 싶지 않은 날이기도 하지만 신록 무성한 길을 걷고 싶은 날, 안산자락길을 찾았습니다. 평일 낮걷기가 없어 섭섭하실 단원들을 위해 깃발을 들었는데 의외로 5분이 참가, 진행자 포함 6명이 서대문알프스라 불리는 안산자락길을 통해 북한산자락길을 거쳐 포방터, 그리고 지난 3월말 개통한 유진상가 밑 홍제천까지 11Km의 길을 잘걸었습니다. 서대문알프스는 백련산-안산-인왕산-북한산 등 서대문을 둘러싼 4개의 산을 말함이고, 서대문알프스 한가운데가(?) 바로 홍제동입니다.
걸으면서 낮온도를 보니 30도, 초여름 아닌 한여름에 가까운 뜨거운 날이었는데 신록무성한 안산자락길이나 북한산자락길의 숲그늘이 뜨거운 햇살도 피해주고 시원한 바람이 불어 걷기에 딱 좋았습니다. 무엇보다 좋았던 것은 안산자락길부터 북한산자락길까지 이어진 아까시나무에서 풍기는 ‘향긋한 꽃 냄새’ 아까시향 맡으면서 걸으니 상큼하고 피로도 많이 풀리고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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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제천 폭포마당 앞에서... 폭포가 시원하게 느껴질 정도로 30도 더웠던 날
최근에는 많이 알려지기도 했지만 사실 우리가 많이 부르는 친숙한 이름인 아카시아는 호주가 원산으로 2-4월이 개화시기이며 노란꽃이 피는 나무입니다. 아까시나무는 5-6월이 개화시기이며 하얗거나 연분홍의 꽃이 핍니다. 따라서 일반적으로 부르는 아카시아나무 아닌 아까시나무가 올바른 이름이죠.
아까시 아닌 아카시아로 이름이 된 것은 일본에서 수입된 아카시(아)나무 이름이 잘못 번역된 것에 기인하는데, 이를 널리 확산시킨 것은 박화목 작사, 김공선 작곡의 국민동요로 1972년에 발표된 ‘과수원 길’ 때문이죠.
동구 밖 과수원 길 아카시아 꽃이 활짝 폈네
하아얀 꽃 이파리 눈송이처럼 날리네
향긋한 꽃 냄새가 실바람 타고 솔 솔
둘이서 말이 없네 얼굴 마주 보며 생긋
아카시아 꽃 하얗게 핀 먼 옛날의 과수원 길
서정적이고 정감있는 가사와 따라 부르기 쉬운 가락 덕에 한국에서는 거의 국민 동요라고 일컬어질 정도로 유명한데, 실제 과수원 주변에는 아카시아를 심지 않는다고 합니다. 아카시아가 땅의 영양소를 다 빨아들여 작물이 잘 자라지 않는다고 합니다. 게다가 아카시아 나무의 꽃은 본래 노란색인데, 이 노래의 가사 중 '아카시아 꽃 하얗게 핀' 이라는 부분이 있는 것을 보면 노래 속의 아카시아는 바로 아까시나무를 가리키는 것이죠. 실제로 아까시나무는 꽃이 하얗고, 한국전쟁 이후에 산림 녹화 사업 등으로 많이 심어졌기 때문에 과수원 주변 길에 있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죠. 이러한 사정으로 교과서에서는 아카시아 아닌 아까시나무로 고쳐지고 있다고 합니다. (이 부분은 나무위키에서 대체로 인용했습니다)
한가지 재미난 사실은 ‘보리밭’ ‘과수원길’로 유명한 박화목 시인은 황해도 출신으로 말년에는 포방터 부근 간호전문학교 근처 문화촌에서 사신 분입니다. 아까시향 따라 포방터에서 문화촌을 지날 때 박화목 시인이 생각나기도 했습니다. 한가지 더 재미난 사실은 박화목 시인의 외손자가 래퍼 ‘정상수’... 궁금하신 분은 래퍼 정상수를 검색하시면 알 것입니다.
아까시 아닌 아카시아가 국민 입에 달라붙은 또다른 이유는 해태에서 만든 아카시아껌, 이를 홍보하고 판매하기 위해 만든 cm송이 워낙 유명했기 때문이죠. 아가씨와 아카시아를 섞어 ‘여성을 위한 향기나는 껌’으로 소개, 판매도 그렇고 대박난 껌이기도 했습니다.
안산자락길에서 북한산자락길을 걸으며 아까시향에 취해 걸었는데, 무슨 사명감을 가지고 아카시아 아닌 아까시나무라고 목놓아 외치고 다닌 것은 아닙니다. 아직도 많은 분이 입에 착 달라붙고 발음도 고정된(?) 아카시아가 더 익숙하겠죠. 까마귀가 까치가 아니고, 까치가 까마귀가 아니듯, 아카시아와 아까시는 분명히 다릅니다. 아카시아는 노란 꽃, 아까시는 하얀 꽃, 2014년에는(?) 한국임업학회에서 아카시아 아닌 아까시라고 정정하기도 했는데 아직은 요원하지만 언제가는 아까시나무로 통일될거라 생각합니다.
사실 안산자락길은 4월초에는 벚꽃으로, 5월에는 아까시나무로, 10월말 11월초 가을에는 단풍으로 아름다운 길입니다. 4계절 다 아름답고, 요즘같이 숲길, 숲그늘이 생각날 때 걷기 딱좋은 길, 모처럼 평일 낮걷기에 적당한 길, 아까시향 그윽해서 좋은 길이었습니다. 오신 분들 모두 만족했고, 이번 아까시향 따라 특별걷기 아닌 매주 목요일 낮걷기 하면 좋겠다고 해서 다음주에는 백련산에서 북한산자락길, 탕춘대 암문으로 해서 북한산 차마고도길을 간다고 했습니다.
다음주 목요일 23일에는 북한산에서 맛보는 차마고도를 찾아 떠납니다. 많은 관심과 참가를 기대합니다.
낙화는 유수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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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투사들의 후예처럼... 빨간강아지님 심플님 꽃편지님 젠틀맨님 사는동안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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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자락길 입구에 아까시꽃잎으로 꿀을 만드는 장비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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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편지님과 심플님... 카메라 밧데리가 아슬아슬... 한 장면 한 컷으로 근근히 버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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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사자락길은 아까시군락지로 유명한 곳, 5월 중순경 아까시나무 축제도 가끔(?) 열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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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일 후렌드님 진행 오케스트라 강변가요제에서 요들송을 선보인 사는동안님. 간밤에 목이 풀리지 않으셨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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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일 귀한 시간을 내주시고 오신 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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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왕산쪽 전망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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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편지님의 간식... 마늘까지 넣은 뻔데기가 이채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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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에는 단풍나무로 아름다운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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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에도 울창한 수목으로 햇살도 들어오지 않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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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자락길 야생화언덕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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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제천 폭포마당. 폭포도 분수도 시원하게 느낄만큼 여름이 성큼. 원래 계획은 안산자락길-백련산-생태다리-북한산자락길-포방터-홍제천 물의궁전으로 걸을려고 했는데 날씨가 더워 백련산은 점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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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제천의 새로운 명소 유진상가 밑 '물의 지하궁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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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산자락길, 날이 덥고 평일이어서인지 사람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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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자락길에서는 아까시향이 은은했는데 북한산자락길에서는 아주 진했습니다. 안산자락길은 사람도 많아 아까시향이 많이 흐트러진 것 같고 북한산자락길에는 사람 인적도 드물어 아까시향이 많이 보존되서 그런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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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산자락길 전망대에서... 날이 맑아 인왕산 북악산 북한산이 선명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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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왕산과 북악산을 배경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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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방터시장 돈가스 가게 앞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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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제천 물의 지하궁전 가는 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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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이 반쪽(?)이 된 사는동안님을 위해 저렴한 소고기갈비살 집으로~~ 감사합니다.
첫댓글 늘 아까시를 강조하며 혼자 아카시아가 아닌 아까시로 부르며 내심 바르게 불려지기를 원했는데 이렇게 자세한 설명을 해주시니 이 글을 읽은 분들께서는 아카시아가 아닌 아까시로 부를 것이니 체증이 해결되는 느낌입니다 ㅋ
동네주민이 함께 걷지 못해서 많이 아쉬웠어요
사계절이 다 아름다운 서대문 알프스를 걸을 수 있는 기회는 오겠지요?
랄라님을 앞으로는 아카시(나무) 홍보대사로~~ 오데 가셧다 오셨나요~~
@낙화 ㅋㅋ 같이 사는 사람한테 수년을 교육시켜도 안고치더라구요
여기서라도 소원 풀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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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자락길 , 북한산자락길의 아카시아향이 진하게 퍼지는길을 열어주신 낙화님 감사드립니다.담엔 차마고
도길을 열어주신다니 또 기대 됩니다~~
기대보다는 오셔서 직접 확인해 보세요^^ 색다른 감동이~~
랄라님과 곰이네님과 함께였다면 더 화기애애하게 걸어겠지요. 목요일 귀한시간 내주셔서 안산길 북한산자락길 아카시향기와 짙은 녹음속에서 즐거웠구 ,가성비좋은 소고기도 맛나구 시원한 맥주까지 알찬 하루였어요 .낙화님 사는동안님 수고하셨어요~~^^
안그래도 곰이네님과 많이 아쉬워했답니다
다음에 동네 오실 땐 함께 ~
꽃편지님 간식 덕분에 힘이 많이 났어요... 비록 족발과 갓김치는 아니었지만~~~
박화목 시인의 노래에서 나오는 하얀 아카시 꽃잎을 따 먹으면 달았던 기억이 나네요
아카시 향이 여기까지 전해 오는듯 합니다~~
일탈을 꿈꾸게 하는 차마 고도의 유혹 ㅎㅎ~^^
낙화도 아카시 꽃잎을 따 먹어봣는데... 옛날 맛이 아니더군요... 아 세월이여~~
이도저도 일정이 맞지 않을 때 자주 가는 안산~ 내일도 모임에서 안산자락길을 가는데 아카시꽃이 함박웃음으로 반겨주겠네요. 가다보면 동네주민인 낙화님, 곰이네님도 마주칠 수 있겠네요~~^^
금요일 안산자락길에서 어슬렁거려 보겟습니다~~
진한 아카시향기가 여기까지
나는 듯 합니다ㅎ
조만간 밤에도 드셔야겠는데요?
북한산주님이 화요 달빛걷기로 깃발 드신다고 하시니 화요일날 만나요^^
아카시아랑 아카시가 다르다는 걸 처음 알았어요! 아카시아껌 이름의 유래가 아가씨와 아카시아를 섞은 것이라는 것두요..
몰랐던 사실 오늘 또 배우고 가네요.. 재밌어요~ ㅎ
p.s) 아카시아가 아니라 아카시라고 목놓아 외치고 다니신 보람을 조금은 느끼시기를~ ^^
이런~~ 아카시아껌 이름의 유래가 아가씨와 아카시아를 섞은 것은 아니에요...
아카시아껌을 만들고 홍보 CM송에 '아가씨'와 '아카시아'를 교묘하게 연결, 음운효과를 내고
여성들을 위한 향기나는 껌으로 이미지 메이킹 해서 대박이 났다는 얘기에요~~
아카시아 군락지를 찾았었는데~
바로 코앞에 있었군요~
라일락 지고난후 향기가 더 좋은 아카시아꽃 향기가 그리웠는데요~
북한산 자락 아카시아꽃 향기 맡고 싶습니다~^^
북한산주님이 화요 달빛걷기로 안산자락길 깃발 드신다고 하시니 아더님도 화요일날 만나요^^
아~~~ 지척(!)에 널려있는(?) 아카시香!
졋습니다~~~(←부럽다!^^*)
Q : ‘아카시아’하고 ‘아카시’는 두 종류의 다른 나무인가요? 아니면,
아카시 나무 한 종이 있는데, 그것을 여태 ‘아카시아’로 오용해왓던 것인지요??
아카시나무는 북미산이고 학명이 pseudoacacia(수도아카시아, 짝퉁 아카시아) 정도이죠. 아카시아는 호주, 마다가스카르 등 열대지방에 자라는 나무입니다.
아카시아가 원조이고, 북미산 아카시나무도 식물학적 계보는 아카시아 계통이라 이름이 비슷하게 된 것인데 식물학적 특성은 많이 다릅니다. 아카시나무는 흰꽃잎, 아카시아는 노란색 잎.. 등등
@레이 아하~~아까시,,,군요, 레이님!
아주 깔끔하게 정리해 주셧네요~~
고맙습니다^^* 잘 지내시죠? ㅎ
@레이 낙화가 큰 실수를 했네요. 아까시나무인데 된발음이 싫어 아카시로. 아까시로 해야 하는데 먼 생각으로 아카시로 일부러 고쳐쓰다니. 나중에 기회되면 다 수정할게요. 지적에 감사합니다. ㅎ
아카시아를 아카시로 줄여 쓰는줄만.ㅋㅋㅋ
과연 오케는 지식창고+보물창고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