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부터 파업 규모를 전국으로 확대한 삼성전자서비스노조 조합원들이 삼성전자 반도체공장에서 백혈병으로 산재사망한 고 황유미 씨와 그녀의 아버지 황상기 씨의 실화를 다룬 영화 ‘또 하나의 약속’ 보기 운동을 벌이고 있다.
전국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중앙쟁의대책위원회는 전국규모 파업 돌입 이틀째인 6일을 ‘영화의 날’로 선정하고 지역이나 센터별로 단체 예매하는 등 ‘또 하나의 약속’ 함께 보기 운동을 벌인다고 이날 밝혔다.
노조에 따르면 서울 지역의 영등포센터·양천센터·강서센터·고양센터·양주센터·의정부센터·노원센터·동대문센터에서 일하는 AS기사 150명이 각자 인근 지역의 영화관에서 영화를 예매하고 시민·학생들과 함께 영화를 볼 예정이다. 특히 영등포·양천·강서센터 조합원 60여 명은 6일 13시 롯데시네마영등포 앞에서 반올림 등이 주최하는 상영관 확대 촉구 기자회견에 참석한 뒤 구로CGV에서 영화를 관람할 계획이다.
또 삼성전자서비스 춘천센터 AS기사 45명도 근무복을 입고 함께 영화를 보겠다고 계획하는 등 전국 60여개 센터의 AS기사들이 ‘또 하나의 약속’ 영화보기 운동에 동참한다.
삼성전자서비스노조는 “조합원들 뿐 아니라 미가입 노동자들도 영화를 보겠다고 나서고 있다”며 “삼성 AS 노동자들의 영화 ‘또 하나의 약속’ 보기 운동은 계속 확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삼성전자서비스 포항센터 노조원들은 영화 개봉 전 롯데시네마 포항점에 예매를 했으나, 5일 극장 측이 상영 계획이 취소되었으니 전액 환불해주고 다른 영화 티켓을 주겠다면서 예매를 취소하는 일이 벌어졌다. 이에 금속노조 포항지부와 삼성전자서비스 포항센터 조합원들은 극장에 강력하게 항의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서비스노조는 “삼성 자본에 의한 외압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며 “잘 만들어진 대중영화를 볼 권리마저 침해하고 가로막는 것은 과연 누구인가?”고 비판하기도 했다.
앞서 삼성전자서비스노조는 5일 쟁의지침 16호를 내림에 따라 전국 31개 분회, 45개 센터에서 850여명의 노조원들이 파업에 돌입했다. 노조는 지침을 통해 7일은 고 최종범 씨를 추모하는 ‘추모의 날’로, 8일은 토요강제근무 폐지 등의 주장을 알리는 활동을 하는 ‘휴식의 날’로 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