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루(悲淚)-슬픈 눈물 111
# 선휘릉 #
바람이 불었다.
약간은 스산한.그러나 시원한 바람이 황족들의 몸을 부드럽게
어루어 만지며 사라졌다.
류. 아니, 이제 연나라 제25대 황제가 될 황태자 류는.
자신의 곁에 쓰러질듯 기대어 있는 나향을 바라보았다.
향기가 난다.
아바마마께서 풍기던. 죽음의 향기가.
그녀에게서도 짙게.짙게 풍겨져 나오고 있었다.
류는, 고개를 돌려버렸다.
이제 그녀는 곧 자신을 떠날것이다.
그럼.자신은 어떻게 될까.
영혼의 붕괴를 일으키지는 않을까.
류는, 며칠간 고생으로 타들어가는 입술을 달싹였다.
" 따라..와."
" ..?"
헬쓱한 안색의 나향이 마른탓에 더 커보이는 눈으로,
의아함을 표했지만 류는 상관하지않고 그녀를 이끌고,
약간은 한적한 곳으로 다가갔다.
" 무슨..일이에요..전..하?"
" 널. 내 정비로 맞이하겠다..
연의.황후로 만들어 주겠다,이말이야!"
" ...훗..또..그런말씀.
무슨소리..에요-..이미..대답을 알고..계시잖아요..?
싫어요-..그럴수없어요-..제겐..
..이미 돌아가셨지만..지아비가..계시는..걸요."
" .......지아비라.."
나향의, 힘겨운 말이 끝났다.
한마디한마디 이어나가기 힘들어보였지만 그 안에담긴 뜻은
절대부정이었다.
류는. 침묵하였다.
나향의 대답에도.아무말도하지않은채 입을 다물었다.
그리곤.
[스르릉]
오랜침묵을 깨고 처음 들린 소리는,
늘 항상 류의 허리춤에 차여있던 연나라황태자의 검을 빼는
소리였다. 맑고 투명한.차가운 검날에 햇빛이 비치며 반짝였고,
류는 아무말없이 칼을 빼어들었다.
나향은, 그 칼이 자신을 향할줄 알았다.
그랬기에 두눈을 감고 조용히 말하였다.
" 너무.늦으셨습니다..전하.
더..빨리..더 진즉..보잘것없는 제 목숨을..
거둬주셨어야...지요.."
"..."
그러나, 류의 검날은 나향을 향하지않고,
자신의 목을 향하고 있었다.
날카롭게 갈아져 예기가 흐르는 칼날이 류의 목을 조금씩 파고
들었고, 나향은 경악하여 소리쳤다.
"무,무슨 짓이옵니까,황태자전하!!"
".."
류의 입가에 걸린..더없이 슬픈 미소-.
류의 칼날은 조금씩 더 파고들어 새빨간.빨간 핏방울이
검날을 타고 흘렀고, 나향의 안색이 새하얗게 질러버리자,
류는.그제서야 입을 열었다.
".. 내 그대앞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해도
와의 혼례를 허락치 않을것이오?..후후..
" 저,전하..!"
"내 정녕 그대앞에서 피를 토하고 죽어가도 허락치 않겠다는
것이오? 정녕....."
조금씩 나향을 향해 다가가던 류가,
돌연 칼을 땅바닥에 집어던지곤 굵은 눈물을 흘리며
나향의 어깨를 거칠게 잡아 흔들었다.
"아니 아니 아니야!! 너는 내가 죽는 걸 원치않아!!! 결코!!!
넌 이미 오래전부터 날 사랑하고있어!! 날 봐!!
아니! 부정하려해도 소용없어!! 날 사랑한다는건 니가 더 잘알아!!!
후 형님에 대한 마음은 사랑이 아니라 그저 연민일 뿐이야!!!
형은 죽었어!! 그러니 이제 정신차려!!
이젠 니 앞에 있는 날 보란 말이다! 날!!!
내가 널 이리 사랑하는데 넌 왜! 왜!
날 이리도 힘들게.. 미쳐버리게 만드는거야 왜!!!!!!!! "
절규하는 류를 바라보며,
나향은 눈물을 떨구었다.
' 당신이란 사람-..
참..나를 슬프게.
참 많이 힘들게 하는군요-..
어쩌면, 우리는 서로 만나지 말았어야 했을지도
몰라요-..과거 우리 처음 만나던 날.
그날이..꼬여버린 우리운명의 시작일까요-..
..날..왜 사랑하나요...
난..사랑할것 없는..초라한 여자일뿐인데..
연나라황태자,아니 이젠 황제가 되실분이..
그화려하신 분이..어찌..겨우 나같은 초라한..하찮은 여자때문에
눈물보이시나요-.. 이젠..이세상에 머무를 시간조차
얼마 남지않았다는 것을 아는..저인데..
....끝까지..당신은 날..슬프게...힘들게...하는군요..'
절규하는 류를 바라보는..
나향의 눈에도..
굵은...슬픈..눈물이..가득 맺혀있었다.
오열하던 류는..
몇시간정도의 시간이 흐른뒤,
붉게..충혈된 눈으로 나향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그리고..미소지었다.
" 그래..끝끝내 ..당신은..내품에 들어오지 않는군..
다른..이들이 걱정하겠어..가볼까..?"
"...예,전하.."
그 순간,
류가 나향에게 지어준 미소는.
나향이 수없이 보았던 류의 미소중.
가장..따뜻하게 느껴..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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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루(悲淚)-슬픈 눈물 112
" 폐하-.. 무엇을 그리 골똘히 생각하시옵나이까?"
" 아-..아니다,아무것도."
" 폐하-.선황폐하의 장례식과 입관,그리고 능을 만드는 일이
모두 잘 성사되었사옵니다. 이젠-.폐하의 정식 대관식만 남았을 뿐
이옵니다. 폐하-."
"대관..식..그래-..이제 이틀후로구나-..이틀이야"
류는 자신을 향해,
벌써부터 폐하라고 호칭하는 내관하나를 바라보며 미소지었다.
이상..했다.
그토록.듣고싶었던-.
그토록 감미롭게 들릴것 같았던 폐하라는 호칭에 별다른
감흥이 느껴지지 않았고, 단지 그의 머릿속에는 단 하나의
생각만이 꽉 차있었다.
대관식생각도 아닌-..그 어떤 생각도 아닌-..
자신의 단하나 연이 되어주리라 믿었던..그러나 그리 되지 못했던
여인..나향이었다.
어쩌면, 지금 그녀는..숨을 가쁘게 몰아쉬며 먼길 떠나려는
차비를 하고있을지 몰랐다.
불안감이 그를 엄습하였으나, 그는 씁쓸한 미소와 함께
중얼거렸다.
" 난-..
그녀를 도울수 없다-......"
씁쓸하기 그지없는.
류의 중얼거림에 내관하나가 고개를 갸우뚱하였으나
곧 잠잠해졌고, 침묵..하였다.
# 성 월 당 #
" 하악...학..하아..하.."
" 흐흑..마마...마마..성월당마마..흑..
괜찮..으시옵니까..? 흑..마마.."
" 괜..찮아...너무...늦은..죽음이잖아..
진작..갔어야할..아니-..
애초에 태어나지..말았..어야할..나잖아..왜..울어,유상궁.."
" 흐흑..아니옵니...다..흑...아니에요..."
자신의 죽음을 앞둔 나향은.
침착할 뿐이었다..다만 기력이 없어할뿐-..
자신의 앞에 다가온 죽음을 당당하게..
당당하게 맞이하고 있었다..
죽음을 앞둔 나향은..쉴새없이..이야기하였다.
" 고마워,유상궁..
고마워..고마워,정말로..
....한번도...어머니품에 안겨본적은..없지만..
아마...유상궁이..내 어머니였을지도..몰라..후후..
......다만..미안한것은..
.......모든이들에게..내가 도움이 되지못하고..
오히려...슬프게 하고서 떠난다는 거야-..
거봐..유상궁...역시 울잖아..
....나...항상 말했었지..?
난...슬픈..비참한 운명의 아이라고-..
그런데...이렇게 막상 죽음이 다가오니까 말이야...
그렇게..말했던게..후회되는거 있지..
....그래-..
난..행복한..사람이었어..행복한..여자였어..
...비록, 어머니의 생명과..맞바꾸어 세상에 태어났지만..
..비록, 그일로 하여, 연하궁에 유폐되어 살아왔지만-..
태어난것만 해도..어디야-...
이 빛...이 바람..공기..그리고 꽃..
그리고..사람들을 만났다는 것..
그 자체로만 해도..축복.아니겠어..?
내가..너무 욕심이 많았나봐...이렇게..난 충분히..행복한데도..
충분히 행복한것을 모르고...욕심만 부려서...나 이렇게 일찍
가나봐......
진......
미안해....고마워....그리고.........사랑해......
단...하루의 짧은..만남이었지만-..
사람에 목말랐던 난..목말라 지쳐있던 내게 다가온 넌..
그저 단순한 사람이 아니라-..은혜와도..같은...생명수였어..
희망..이었어..
....떠나기전....한번만 널..더 보고갈수있다면..좋을텐데...
행복..했으면..좋겠어,진....
후..
나의 지아비시여....
날...버리고 ㄱ..그렇게..떠나셨던...
분이셨지만.......당신은...좋은..분..이셨어요-..
늘.지으시던...인자한 미소..당신은..따뜻.한..분이셨어요-..
하아..........하악."
아마도...유언이 될..긴말을 풀어놓는 나향을 바라보며-.
유상궁은..멈추지않는 눈물을 흘렸다..
나향의..예정된 죽음을 알리기 위해서-..
이미..류에게 나인을 보낸 유상궁이었다.
그리고,잠시 가쁘게 숨을 몰아쉬던 나향은..다시..희미한 미소를
지으며..말을 이어나갔다.
그러나, 말을 막 이으려는 순간,
방문이 거세게 열렸고, 류가..모습을 드러내었다.
흐트러진 모습에, 가쁜 숨.. 류가, 방안으로 들어와 나향을
품에 안았다.
" 이게..이게...무슨짓이야...!
대체....누구 허락을...누구...허락을 받고 죽는다는거야..!
안돼....죽으면 안돼...죽지마..제발..제발...
말했잖아..네생명은..내꺼라고-...내가..놓아주기전엔..
..죽고싶어도...죽지못해...안돼...제발..제발 살아있기만 해줘...!
아무것도..바라지않을께..그저...같은 세상에..공존하고있다는
사실만으로..만족할께..그것으로 행복해할께...!
제발...안돼......죽지마......!!!!!!!!!!!!!!!!!!"
처음으로..보이는듯한..
류의..가슴아프도록 진실한 모습에..
작은 나향을 품에 안고 연신 중얼거리는 류의 모습에,
나향은...미소지으며..힘없이 손을 들어 류의 뺨을 어루어만졌다.
말없이..그의 뺨을 만지자 류는 놀라 나향을 바라보았고,
나향은..입을 열었다.
" 미안해요..류..
하지만...이젠..놓아주세요-.......
놓아줘요..이젠..어쩔수 없잖아요-..
그래요..가장 많이 미안해..할사람은..다름아닌..당신이었을지도
..몰라요...차가운척..하지말아요..
이젠..당신에 대해...알수있는걸요-.....
더없이..차가운.척..하지만..그 누구보다...여린마음을..
가지고..있다는..것을..
이효당..얘기..꺼내는거..싫어한다는거..알지만...
........그녀....잘대해주세요.....
누구보다.........당신..사랑하는 여인이에요-...
....그러고보니..당신과 난..늘..쫓고 쫓기는..사이였군요-...
....우는..거에요..? 울지말아요, 류....
내가....울린건가요..? 용서하세요-.떠나는..이와중에서도..
또....다른사람을 슬프게 했..네요-..
그래도...나 더이상 나 미워하지않을래요-..
그래도...되죠..?
......뭔가..더해야할일 있는것같은데..
....더............없나..?
참.....류-.
......좋은..황제가..되세요-........
훌륭한......황제가 되어....
태평..성대를..이루세요-..........
대륙전체에-......연의 깃발을 꽂는다는..생각보다...
...그저 작은 나랄지라도-...부강한..나라를..만드세요-...."
" 그,그럴게!!그럴게! 그러니 죽지마!제발!!제발!!"
나향의 말에, 류는 눈물을 흘리며
애원하였고 나향은 힘겹게 상체를 일으켜 류의 볼에
입맞춤하였다.
놀란 류가 나향을 바라보자, 나향은 살짝 볼을 붉힌채,
입을 열었다.
" ....마지막..선물이에요-..
어쩌면..그대가..날 사랑했던 만큼..나 역시..그댈..사랑했는지도..
모르죠...........하아..큭!"
살짝 입맞춤을 하고 원래대로 돌아간 나향은,
고통스럽게 기침을 하더니 붉은...선홍색 핏덩어리를 토해내었다.
비릿한..혈향이 방안에 터지고, 고운 옷이 섬뜩한 핏물로 물듬에도
아랑곳하지않고 류는 그녀를 향해 외쳤다.
" 제발..제발 부탁이야..안돼..죽지마..죽지마,제발..!"
" .........행복..하세요-.."
나향은, 류를 바라보며..
잠에 취해든다는듯..눈을 샤르르 감았고,
류의 가슴팍부근에 놓여있던 나향의 흰 손목이..
맥없이 스르르 미끄러져 버렸다.
류는, 멍하니 그런 나향을 지켜보다가
돌연 허공을 향해 큰 광소를 터뜨렸다.
" 하하하! 하하하!
대체..누가..누가 허락했지!?
누가!!!마음대로 죽어도 되냐고!!!허락했느냐 말이다!!!
일어나!일어나!!! 내가..내가 허락하지않았다!
일어...나란말이야!!!! 일어나...제발.
내가..이렇게 널 허망하게 보내기 위해서..!
널..내품에 한번도 안지 않은줄 아나!!!
수십번..수백번 내 처소로 끌어들일수 있었던 너야..!
기다리고..또 기다린 댓가가..!너의 이 죽음이었나!!!!
흑....흑........날....난...이제 무얼로 지탱하라는거지...
무엇으로 세상을 지탱하라는 것이냐......대체 뭘로..!"
소리치다가
무너져버리는 류가,
아직도 온기가 남아있는 나향을 부둥켜안고,
그녀의 입술에 입을 맞추었다.
눈물에 젖은 입맞춤에 유상궁은 비통한 마음을 숨길길 없어
울다 쓰러져버렸고, 류는 그렇게..길게..길게..슬픈..마지마 입맞춤
을..하였다.
점차..온기가 식어가는 것을 막기위하여,
그녀를 계속..안고있는 류..였다.
대륙년 1002년 .
화향국제1왕녀이자 연나라 전황태자4비 성월당.
향년 16세로..세상을..등지다.
『나의 죽을 이유가 되어주신 그대에게.......
잃은 황혼의 안개에 기대
....돌아와 품어 주실 님이 더 이상은 계시지 않는 곳에서
차마 돌아서지 못하고 있던 내 손을 이끌어
별빛의 저승길로 서툰 발걸음 옮겨놓을 수 있게
죽음 대신 내게 입맞추어 준 당신이십니다...
비록-그것이 사모하는 이의 연정이 아닌
혈루의 한이 되어 고통으로 남아 있을지라도.
훗날, 그 핏빛에 발목이 잡혀
안개 속을 헤매이다 지쳐 허물어지는 원혼이 된다 해도
내 죽음의 이름은 그대이기에
기꺼이 밤의 눈을 지닌 사신에게
찢기운 혼백이나마 어루만져 달라 할 수 있도록
....내 죽음의 이유가 되어 주신 당신이십니다.
정이 되지 못하고 한으로만 남을지라도
삶이 되어 주시는 것 보다는
숨의 마지막을 거두어주시는 그 무엇이 됨이
검은빛 상사(想思)로 소멸됨에
하나의 의미나마 부여하게 됨이니.
생과 사의 연리지(連理枝)-
나는, 내 죽음이 되어 주신 당신의
사로(死路)에 피는 연리지의 반쪽이 되어
다시 한번, 당신 대신 죽음을 끌어안을 따름입니다....by 나향.』
비루(悲淚)-슬픈 눈물 113
" 화,황제폐하-..
이제..그만 성월당마마를 놔주세요..
마마께선.. 이미..이미 돌아가셨지 않사옵니까.."
" 아니다...아니야...
곧..눈을 뜨고..일어나...주겠지...꼭..일어나겠지..
일어...날거야....봐-...이렇게....아직...부드럽고..
...따뜻한걸-.."
" 황제폐하-..그것은 시신에 남은 온기가 아니라..
방의 군불의 기운이옵니다-..어서..마마의 시신을..
주시옵소서-.."
" 어서 꺼져! 절대..넘겨..줄..수없어.."
"폐..폐하.."
꼭..만하루가 지나도록..
류는 그녀를 안고있었다..
품에서 놓지않은채 아무도 그녀의 시신에 손을 대지 못하게
하며..자신역시 품에서 놓지 않았다.
속이 타는 것은 곁에서 지켜보는 상궁과 내관들이었다.
내일이 즉위식인데..내일이 대관식인데,
준비조차 하지않고 저렇게 죽은 나향의 시신만 부붕켜안고
있다니-.
게다가 시신을 부붕켜안고 멍하니 있는 新황제의 모습이
묘하게 아름다워 위험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냈다.
눈도 깜박이지않고 있던 류는,
...꼬박 만 12시간이 지난후.
소리없이 눈물을 길게 흘렸다.
그리곤, 자리에서 일어나..
나향의 시신을 눕혀두곤, 내관에게 명하였다.
" ..성월당의 장례를.준비하거라-.."
" 예? 예,황제페하!"
".."
12시간동안 시신을 안고있던 류는,
자신의 처소로 돌아와 ..
치사량에 다다를 정도의 술을 퍼부어댔다.
극희귀한 술인 적죽독주를 입안에 붓듯 들이켰다.
한참, 술을 마셔대던 류는 작게 중얼거렸다.
" 이효당..오늘밤.은..그녀가 날.위로해줄수있..을까..훗.
여봐라~ 밖에 누구없느냐-.이효당으로 갈것이다.준비하거라."
" 예,황제폐하-.이효당으로 뫼시겠사옵니다-.."
후궁으로 들어앉히고도
얼굴을 보지도 않았던 이효당이었다.
오늘, 술과 함께 그토록 그리운 것은-..
이효당, 그녀의..얼굴이었다-
+..+..+..+..+..+..+..+..+..+..+..+..+..+..+..+..+..++..+..+..+..+
# 이 효 당 #
" 저,전..하..아,아니..폐하오셨사옵니까.."
" 이효당.안으로..들어가.지.."
" 그리..하소서,폐하-."
슬픔과 고독, 적적함에 지친듯.
그녀의 얼굴엔 별다른 희색이 없었다.
마악,이효당안으로 들어가려는 순간.
한 나인의 얼굴을 주시하는 류였다.
이효당은, 그럴줄알았다는 표정으로 씁쓸하게 웃으면서,
입을 열었다.
" 새로..들어온 나인 '연이'라고 하는 아입니다-..
마음에..드시옵니까?"
" ..!"
류는, 떨리는 음성으로 연이라는 나인에게 물었다.
" 올해...몇살이냐..?"
" 16살이옵니다,황제폐하-"
" ...닮았..구나, 닮았..어."
뜻모를 말을 중얼거리는 류..
류는 그 나인의 얼굴을 어루워 만지며
연신 중얼거렸다.
" 참..많이 닮았구나..내 사랑하는 사람을..
나의...나향을..."
" ..!"
늘 알고있던 말이었지만,
이효당은..그토록 그 말이 아프게 들렸다.
그러나, 미소지으며..입을 다물고 그 장면을 바라보고 ..있었다
연이라고 불린 나인은,
절색..이었다.
그러나, 류가 놀란 것은 그 때문이 아니었다.
절색이라고 해도, 그다지 상관없는 류였다.
그러나-...놀랍도록 나향, 그녀를 닮아있는 연이의 모습에
류는, 순간 나향이 죽었다는 사실을 망각할뻔하였다.
그러나, 분명히 잊지 말아야했다.
내 손으로..조금씩 식어가는 그녀의 체온을 느꼈다.
이 팔로-..이 품에서 싸늘하게..식어가던 그녀의 온기를.
류는 고개를 돌리곤, 말하였다.
" 연..이라고 하였나?
......나중에-..보지."
" ..황공하옵니다,황제폐하-.."
연이는 살짝 볼을 붉혔고,
잠시 그런 그녀를 응시하던 류는 이효당안으로 들어갔다.
책냄새가 풍기는 이효당안에서, 향초하나만이 타오르고 있었다.
이효당은 미소지으며, 기쁜듯이 나인에게 명하였다.
" 다과와 차라도 내오거라-..연이야-.."
" 예,마마"
" 폐하-..앉으시지요.."
" 그동안-..잘 지냈소?"
" 예, 잘..지냈사옵니다.."
그 것으로 그들의 대화는 끝이었다.
화제가..없었다.
어색한 침묵이 길자, 이효당은 아무 얘깃거리라도 주워넘겼다.
"상심이 크겠나이다."
" ...!"
"죄,죄송하옵니다-.."
이효당이 성월당의 이야기를 하자,
류는 움찔하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이효당역시 놀라 고개를 숙이며 사죄하였다.
그러나, 류는 아무 대답없이 그저 그녀를 응시할 뿐이었다.
자신의 욕심으로 인해 희생되어 버린 가여운 여인.
류는, 마침내 미소지으며 속삭였다.
" 시간..조금 이른듯하지만..불..끌까?"
" 폐,폐하///"
류의 말에,
이효당의 새하얀 볼이 붉어지자
류는 조그맣게 후후 미소지으며
숨을 내쉬어 방안을 희미하게 밝히던 향촛불을 꺼버렸다.
이른..밤이 찾아왔다.
『내가 그녀에게 원했던것은 뭘까-..
다만..어리석은 소유욕에 눈이 멀어..
그녀를 그렇게 떠나보낸 것이었던가-..
난..단지 그녀의..미소를 원했을 뿐이었는데...말이지...』
..
자신이 취한 여인-..
그래서 자신의 소유가 된 여인-..
너무 쉽게 소유할수 있었던 이효당.
그러나, 그녀는 그럴수 없었다.
쫓고 쫓았건만..끝내는 죽음이라는 막다른 길로 달아났던
나향. 류는, 쓴미소를 지으며 자신의 옆에 누워 잠든 이효당을
바라보았다.
" 나로인해...희생된..가엾은 여인이여-..."
지독하게...쓸쓸하게 들리는 한..마디였다.
..
..
다음날 해가 떠올라, 대지를 밝히자,
류는 자리에서 일어나 이효당을 바라보았다.
아직 일어나지 못한 이효당을 잠시 바라보던 류는
잠시후 이효당이 살며시 눈을 뜨며 볼을 붉히는 것을 볼수 있었다.
백옥같이 고운 어깨선. 그녀의 피부위로, 환한 빛이 머무르고
있었다. 류는, 자리에서 일어나 황태자궁으로 ..향하였다.
아니, 향하다 발길을 돌렸다. 황제궁으로-.
류의 입가에는 미소가 그려져 있었다.
'그래,난 이제 황태자가 아니다-..
미래의 황제가 아닌-..내가 곧 황제..다.'
밝은 햇살이...
류의 근처에서 맴돌 뿐이었다.
# 대 전 #
" 황제폐하-. 성월당마마의 묘소자리와 장례준비가
다 준비되었나이다-..황궁신녀에게 물어보니,
이번달 삼칠일이 길일이라고 하더이다.."
" ..그래? 그럼-..그날로 준비하지.."
더없이 냉정하였다-.
그녀의 죽음후, 혼이 나간듯한 류의 모습이 아니었다.
그는 나향의 시신을 자신의 품에서 놓자마자 이효당을 향하였고
그녀를 품었다-. 그리고, 한방울 눈물조차 흘리지 않고,
나향의 장례를 준비하라고 하였다.
..그것은 진실된 모습이 아니었다-.
거짓된 모습. 지금의 류의 모습..이었다.
『 차가운..땅속에..
너를 묻고 나서-..
난...어떻게 살아야할까..
밤이 되면...무서워 할지도 모르는데..
난 밤이 되면 어떻게 해야할까-..
....한없이 심술궂게만 대했던 날-..
넌..어떻게 생각하며 떠났을까....』
비루(悲淚)-슬픈 눈물 114
나향의 장례는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
비교적 화려한 장례였다.
일개 황태자후궁의 장례에 비하면 말이었다.
화려한 상여가, 꾸며져 황궁밖으로 나가는 것을 보며..
류는...멍하게 바라볼 뿐이었다.
어머니의 죽음이라는 것조차 인식하지 못할 나이인
혜연이. 혜연이를 안고있는 상궁에게서 건네받아
혜연의 얼굴을 상여쪽으로 향하게 하였다.
" 보아라-..보았느냐..?
..네..어미의 죽음이니라-..
잊어서는 아니된다-...네 어미의..눈가에 흐르던..
....처연하도록 아름답던 눈물을..............."
" 꺄아..? 우..우애애앵......."
류의 말에,
이해할수없다는 듯 옹알이하던 혜연이는
곧 울음을 터뜨렸다.
어미의 죽음을..조금이나마 아는것일까.
아니면, 류의 표정이..너무나도 슬퍼보여서
우는 것이었을까-..
나향의 상여뒤를-..혜연의 슬픈 울음소리가 뒤따르고..있었다.
# 대 전 #
나향의 장례후,
류는 정신없이 바빴다.
바로, 대관식이었다.
대관식이 코앞으로 다가와 있었어도,
전혀 흥분되지 않은 기분-.
류는, 왠지 모를 착찹함에 우울해 하였다-.
자신의 앞에 걸린 황제의복을 바라보며,
류는...무언가가 했는지 기억나진 않지만,
어디서 보았던 문구를 떠올렸다.
-어리석은 자들이여-... 황제위가 화려하다 생각하느냐-..
황제위라는 가치는-...옥좌에 있는 것이 아니다-..
옥좌란 그저 고급의자에 불과할뿐-..
황제위의 가치는..그 자리를 얻기위해 뿌려진 혈채..이니라-..
' 후...혈채-.
혈채라...핏값이라 이거지..훗..
당연한..이야기일지도 모르겠구나.'
류는,
차갑게 냉소지으며 시원하게 얼려둔 술한모금을 머금었다.
술이 목안을 간지르며 타고 흘러들어가자,
류는 점점 취해갔다.
류가 연신 술병을 기울이자,. 한 내관하나가 보다못해 입을 떼었다.
" 폐하-..대관식이 불과 몇시간 남지않았사옵니다-..
이젠 그만 드시옵고, 준비하소서-.."
" 하..그래,대관식? 그래그래-...준비해야지.암..."
비틀비틀일어서면서,
류는 내관뒤를 따랐다.
이젠 준비하곤, 몇시간후면 당당한 제 25대황제가 되는것이다.
그토록 염원하고 갈망하던 황제위(皇帝位)였다.
류는,피시식 실소하였다.
" 그토록 바라고 또 바라던 황제위건만.
어찌..가슴이 이리도 텅 비어 아리기만 한단 말이더냐-...하하.."
물론.
류의 말은 대답없는 공허한 메아리로,
대전안을 맴돌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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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효 당 #
" 이효당마마-.이효당마마-..준비가 되셨나이까?"
" 그,그래-...다 되었다.."
" 어서..가마에 오르시옵소서-..폐하의 대관식이오니,
마마께오서도, 엄연한 폐하의 부인이 아니시옵니까.
이젠 전하께오서 황제폐하가 되셨사오니, 이효당마마께오서도
그 자리에 참석하셔야지요-"
" 그래..."
류의 대관식에 가기위해, 치장한 이효당은
기품있고 아름다웠다.
쓸쓸한 미소를 지은 이효당은 가마에 올라탔다.
이효당에서 휘광전까지의 짧은 거리였지만,
소박하면서도 아름다운 가마에 올라탄 이효당은 가마안에서,
홀로 중얼거렸다.
" 이리한들....변하는것은 무엇이겠느냐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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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휘 광 전 #
찬란한 햇살이 한줌 새어나가는것없이,
모두 휘광전 마당을 향하여 쏟아지고 있었다.
환한 햇살에, 탁 트인 휘광전-.
대리석과, 옥들로 이루워져 차가운 느낌과 함께 날카로운 황실의
느낌을 잘 나타내는 휘광전이었다-
그리고, 류가-...휘광전 가운데 서 있었다.
" 이번이-..세번째...로 휘광전에 들어오는 것이던가.."
류는 홀로 피식 실소하였다.
겨우 몇달전 자신은 일개황자에서 다음 황제위를 보장받은 황태자란
자리에 오르기 위하여 이 휘광전에 발걸음하였다.
그리고, 불과 몇달사이.
이젠 미래의 황제따위의 불확실한 것이 아닌,
지금.현재의 황제의 자리에 오르는 것이었다.
류는, 입가에 잔잔한 미소를 띄웠다.
' 보이십니까-...?
형님...형님전하-...보이시옵니까-..
소제는..이제 황제가 되옵니다..
대 연제국의..제25대 황제가 되옵니다..
형님전하-..이 소제의..모습...보이시옵니까-..
형님전하가 이었어야할 이 자리를 찬탈한..극악무도한..
동복형제가 아닐지라도, 피를 나눈 형제를 황위를 위하여
살해한..인간같지도 않은 놈이라고 욕하진 않으시옵니까-..
허나-..끝내..전 황제가 되옵니다.
..승리자는-....저겠..지요-..훗..'
생각에 잠겨있던 류는,
또다시 하나의 이름을 떠올렸다.
나향[娜享].
그녀의 이름을 떠올리는 순간, 류의 가슴은..답답해졌다-.
어쩌면-........그녀를 얻기위해 황제위를 원했던 것일지도-..
그러나, 자신의 곁에 남은것은 현재, 황제위란 자리뿐이었다.
자신의 반쪽..아니 그이상이라 생각했던 후형님은 자신의 손으로
목숨을 빼앗은지 오래였다.
그리고..그토록 사랑해 소유하고싶었던 그녀는..결국 소유할수 없었
다. 류는, 씁쓸한 기분으로 서있었다.
문득 뒤쪽에서 인기척이 나 고개를 돌려보니,
이효당이 곱게 치장을 하고선 고개를 살풋 숙이고 있었다.
류는 잠시 시선을 그녀에게 주었다가 곧 앞으로 향하였다.
류는, 당당한 자세로.
기품있고 절도있게 앞으로 향하여 옥좌에 놓인 황제를 뜻하는
황금지팡이와, 옥새를 집어들었다-.
그리곤, 옆에 걸린 선제들의 초상화앞에 고개숙인채,
입을 열었다.
" 위대하오신 대 연제국의 선제들이시여-.
선제들의 혈업을 이은 소손 소,류-.
선제들의 혼백앞에, 제 25대황제가 되었음을 알리옵니다-..
연제국의 앞날에 발전과 영광을 내려주소서-...
경들은 듣거라-..!"
" 예,폐하-.."
" 오늘부터..짐이 연제국의 황제임을..공표하노라!!!"
" 황제폐하,만세만세!"
자신을 향해, 만세를 목터져라 외쳐대는 조정신료들을
하나씩 살펴보던 류의 입가에 흐믓한 미소가 그려졌다.
그러나, 순간 류가 느낀것은-..
너무나 시려-..어딘가 구멍난듯하기라도 한 공.허함.이었..다-.
# 대 전 #
" 병율총신[兵律總臣] 김영선은 들으시오-.
과인은, 부족하나 황제위에 올랐소-.
연제국의 제 25대황제로써, 강한 정치를 펼칠것이오.
과인은..연을 평안케 할것이며 부강하게 하고싶소."
" 지당하신 말씀이옵니다,황제폐하.."
" 허나!!그이전-.
나는 먼저 대륙평정을 할것이오.
그후에, 나라를 부강하게 하고 강건하게 하여도 늦지않다고
생각되는바.경의 뜻은 어떠하오?"
" 폐,폐하! 대륙..정벌이라니요! 역대 그 어떠한 위대한 선제들께서
도 하지않으셨던 일이옵니다..!"
" 허니, 내가 하겠다는 것이오-."
" 폐하..현재 연나라가 대륙 최강국이라는 명예로운 칭호를 가지고
있사오나, 대륙을 평정하기엔 때가 아니옵니다-..
다시한번 생각하여주소서.."
" 병율총신-. 과인은 지금당장 대륙평정을 하겠다는 것이 아니오.
차차 병력을 기르고, 더욱 강하게 한후.
..대륙을-..정벌할것이오-. 허니, 나는 병율총신에게 종전관
다른 더욱 큰 권력을 손에 쥐여줄 것이오.
어떠하오,경-.과인과 함께-..
새 역사의 장을-..시작하지 않겠소?"
" 폐,폐하-..신-.폐하의 현명하신 판단을 믿을뿐이옵나이다.."
" 후후..."
류는, 긴 말을 쏟아낸후,
목이 탄지 차한잔을 입에 털어넣었다.
향긋한 차가 목구멍을 적시자,
류는 만족스런 미소를 지으며 병율총신을 밖으로 내보냈다.
[인선태휘광유의황제].
그것이 자신의 아바마마이자 선제의 시호였다.
꽤 만족스런 이름이라고 생각하는 류였다.
어딘가를 지그시..바라보는 류의 눈동자에-..
또 다시..쓸쓸함이 살짝 감돌았다 금새 사라져 버렸..다.
아아.시험이 끝나면 비루를 무지무지많이 올린다고 약속했는데.
그 약속 지켜드리지못했네요(-_-)용서하소서(__)ㅋ
=_=아아.게으른 브이,또다시 슬럼프입니다-ㅁ-!!두둥!!!
=_ㅜ벼..변명이라죠;
아아.시험이 끝나면 비루를 무지무지많이 올린다고 약속했는데.
그 약속 지켜드리지못했네요(-_-)용서하소서(__)ㅋ
비루(悲淚)-슬픈 눈물 115
" 그래, 요 근래 대륙정세에 별다른 일은 없느냐?"
" 그런듯 하옵니다, 황제폐하.
연에서 황태자 류가 황제위에 오르고-
또한 그가 사랑하던 여인인 전 후황태자의 후궁 성월당이
세상을 달리하였다는 것뿐.
단지 그것뿐이옵니다,황자저하."
" 흠-..그래,용형님의 군사훈련에는 차질없이 잘 진행되간다고?"
" 그렇사옵니다,저하."
[차량..]
안에서 들려오는,
제29황자 혁과 그의 충복중하나가 이야기하는것을 문밖에서 들은
진은 손에 늘 쥐고다니던 검을 힘없이 바닥에 떨구었다.
대리석바닥에 떨어진 검은 맑은 금속성을 내었다.
세상의 소리가 왱왱돌면서 작게 소용돌이쳤다.
방금 자신이 들은 소리를 외면하고 싶었다.
방금...내가 무슨 소리를 들은거지..?
아니야, 분명 아닐거야.
진은, 머리를 움켜잡고 강하게 부정하였다.
[ 그가 사랑하던 여인인 전 후황태자의 후궁 성월당이 세상을 달리하였다는 것뿐.]
계속 그 한마디만이 머릿속에서,
시끄럽게 울려댔다.
진이 느낀것은 제일먼저 소리가 작아지면서 점차 들리지 않게 되었고,
그다음은 시야가 흐려지면서 차차 어둠으로 변한...다는..것이었..다.
..
..
"진. 일어나라."
"..."
"진.일어나라, 일어나거라."
" ..황..자저하?"
" 끄덕.."
누군가의 음성이 하얗게 텅비어버린 머릿속을 채우기 시작했다.
진은, 힘겹게 눈을 떴다.
흐릿한 시야가 점차 또렷해지더니 자신의 어린 주군, 주나라 제29황자 은혁이
자신을 바라보는것이 보였다.
진은,몸을 일으켜 세우려 하였으나 그전에 먼저 진의 머릿속을 점령한 한 마디가 있었다.
[ 그가 사랑하던 여인인 전 후황태자의 후궁 성월당이 세상을 달리하였다는 것뿐.]
그 한마디가 진의 머릿속에 다시 울리자
진은 비명과도 같은 신음을 토해내었다.
" 흐윽...."
" 왜 그러느냐, 진. 어디가 아픈것이더냐?"
"..저하-..연나라-..후 황태자의 제4비였던 성월당..이 ...성월당이.."
진은 차마 뒷말을 잇지못하였다.
자신마저 그녀의 죽음을 입밖으로 내면, 그 죽음이 변할수없는 진실로 굳어질것 같은 느낌이
들었기 떄문이었다.
진이 뒷말을 잇지못하자 혁은 의아하게 바라보다 무심하게 입을 열었다.
" 그래, 후황태자의 제4비 성월당이.얼마전 세상을 달리했다는구나.
2달..쯤 됬다나? 그나저나.무슨 일이더냐? 성월당과 상관이라도..있는것이더냐?"
" ..거짓....말이옵니다-...그럴..리 없습니다-...
......거짓이에요!!!!!!그럴리 없어요!!!!!!!!"
" 무슨..."
절규하는 진을 바라보던 혁은,
밖으로 나가 자리를 피하였고,
홀로 남은 진은 절규를 내지르다가 눈물을 흘렸다.
오랜울음끝에, 울음은 사라졌고,
다시 고개를 든 진의 얼굴엔..아니 눈동자엔..
이미 빛이..사라져 있었다...
[ 지켜드리겠다고 약속했는데..
단지 이 넓은 세상에서..
내가 지켜드려야 할 사람은 단 하나뿐이었는데..
그대를 위해서 화향국에서...이 머나먼 연으로 왔어도..
그댈 위한단 생각에 마냥 기뻤던 나인데..
주로 오게되어, 고되고 힘들었어도..
단지 그대 행복하게 미소짓는 상상만 해도..
나 살아있음에 감사드리는데..
나 결국-.....그대 지키지 못했어요...]
-------------------------------------------------------------------
[쪼르륵..]
" ....."
" 지금...날 걱정하는건가,옥화?
고맙소,하지만 괜찮소.
오늘은-....달빛에 취해 술에 취해 정신을 잃고 싶은 하루니.."
" ..."
옥화는, 조심스럽게 술병을 기울이려는 성의 손을 잡고 그를 바라보았다.
그만 마시라는 무언의 응시였다.
그녀와 생할한지도 벌써 몇개월이 넘어가는 중이었다.
유난히 말이 없는 그녀였기에 성은 거의 눈치로 생활하는 중이었다.
그녀의 신분이 무엇인지, 직업이 뭔지,나이는 몇인지 아무것도 몰랐다.
다만 알수있는건 그녀의 이름일 뿐이었다.
그저-...바람처럼 잠시 자신에게 다가온 여인이라고 생각하였다.
황궁을 탈출한 성.
그리고 여행하기시작한지 얼마되지않아 만난 여인 옥화.
잠시 머무르기만 한다는 것이 어느덧 몇달을 넘어섰다.
불안정한 동거.
아무런 형식도 절차도 갖추지않고서 그저 서로에게 익숙해져버려
함께 사는 성과 옥화였다.
그리고 오늘처럼 성이 폭주를 하는 적은...단 한번도 없었다.
" ....그거..알아?
옥화..말해보오..당신도 내 신분에 대해서...알고싶은가..?
다....오늘 말해드릴..까............하오...."
" ......"
옥화는 또다시 눈으로 말하고 있었다.
[그대가..정녕 말하고싶다면..말하세요...허나..취기로 하는건..싫군요]
" 후우...제 3황자 성.아시나?
......후훗..내가 바로-..그 성이오..
......그리고 ..이번에 새로이 황제위에 오르신 분이.
내 이복형님 제2황자 소 류.
.....황궁을 탈출했는데...
......황실관 연관되기 싫어 나왔는데-.
이렇게 아직도 신경쓰이고 걱정되는거 보면.
...내 몸안이 피가..황실의 피가 맞긴 하나보오..."
그렇게 두서없이 시작된 성의 넋두리는..
새벽녁 ....하얀 달이 떠오를 때까지..계속되었고,
옥화는..떄떄로 미소짓고..때때로 침묵을 고수하며..
새벽이 밝도록..성의 이야기를..들어주었다.
아침이 다되어,
성은 눈물과 함께 미소지으며 옥화를 향해 말하였다.
" 고마워요..........옥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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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소설방
[궁중소설]
비루(悲淚)-슬픈 눈물 111~115[드뎌나향이가죽었군용;]
ㅡ_ㅡ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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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01.02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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