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일찍 파크볼 치러 가려고 밖을 보니 안개비가 내린다 아직 비가 그치지 않았나 보다 밤사이 비가 왔는지 잔디도 젖어있다 파크볼 치긴 힘들겠다
동물 챙겨주러 나갔다 육추기를 들여다 보니 병아리 한 마리가 죽어 있다 늦게 태어나 작은 녀석이라 다른 녀석에게 치여 밟혀 죽은 것같다 지 운명이 거기까지 였나 보다 물과 모이를 듬뿍 주었다
닭장에 내려가 모이를 주려는데 모이 그릇에 싸래기가 남아 있다 요즘 한바가지씩 주어 다 먹지 못하나? 그래도 오늘 또 싸래기 한바가지 있을 때 많이 먹어라
어? 기러기 한 마리가 바닥에 죽어 있다 저런 어제 저녁 문단속할 때까지도 팔팔했는데... 왜 갑자기 죽었을까? 이리저리 살펴보아도 상처는 없다 산짐승 소행은 아닌 것같은데... 뭘 잘못 먹었나? 요즘 한창 알을 낳고 있는데 갑자기 죽어버리다니 병들어 죽은게 아니어서 손질해 먹어도 괜찮겠다 기러기 손질이 무척 어렵다 잔털이 많아 털 뜯기가 어렵다 야외솥에 물을 끓였다 끓는 물에 기러기를 담가 두었다 좀 오래 담가 두면 털 속으로 물이 스며들어 털이 더 잘 빠질 것같다
집사람이 삶은 머위대를 벗긴다 같이 거들어 머위대를 벗겼다 옆집 임사장님께 한봉지 가져다 드리란다 요즘 새우 넣고 머위된장국 끓여도 맛있다 매번 받기만 해 미안하단다 있는 것이니 서로 나누어 먹는거지
상추쌈과 된장국으로 아침 한술 상추쌈이 맛있다
기러기가 털이 그런대로 빠진다 털을 모두 뽑고 토치불로 그을려가며 잔털을 제거했다 배를 갈라보니 큰 이상은 없다 그런데 왜 죽었을까? 오늘부터 뻥이를 닭장에 다시 가두어 둘까? 뻥이가 있으면 닭이나 기러기가 긴장하니까 쉽게 죽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어느새 10시가 다 되간다 기러기 손질하는데 꽤나 시간이 걸렸다
예초기로 한쪽 솔밭의 풀을 베었다 예초기를 돌리는데 왼쪽 고관절이 아파 잘 걷질 못하겠다 너무 무리인가? 그래도 이 꾹 물고 한쪽을 다 베었다 베고 나니 훤하다 오늘 예초긴 여기까지만 다른쪽 솔밭은 내일로
땀으로 범벅 막걸리나 한잔 했으면 좋을 것 같아 김치찌개에 막걸리를 가지고 평상으로 두어잔 마시니 술이 박치는 것같아 더 마시기 싫다 왜 이러지 너무 힘들어서 그럴까? 잠깐 평상에 누웠다 스치고 지나가는 바람이 한낮 열기를 식힌다
땀식기 전에 싸래기와 나락 검불을 닭장에 일부 옮겼다 고관절이 아파 절뚝이면서 두 번을 날라다 싸래기를 모이통에 담아 두고 검불은 바닥에 깔아 주었다 아이구 더 이상은 못하겠다 들어 와 샤워한 뒤에 잠 한숨 잠깐만 누워 있다는게 금방 잠들어 버렸다
일어나니 두시 김치찌개에 밥말아 점심 한술 집사람은 빵한조각으로 때운단다
찐달걀 노른자만 빼어내 육추기 안 병아리에게 녀석들 잘 쪼아 먹는다 그래 튼튼하게 잘 크거라 병아리 한 마리가 물에 빠져 죽어 있다 저런 아침에도 한 마리 죽었던데... 늦게 태어난 녀석들이 모두 죽었다 부화일보다 늦게 태어난 것들은 일반적으로 약한 것같다 부화일보다 빨리 태어난 병아리가 더 건강하다 별 수 없지 죽은 녀석은 솔이 차지
오늘은 바둑 모임 매주 한번씩 사거리 나가 바둑을 둘 수 있다는게 좋다 요즘 내 승률이 좋지 않지만 그래도 상대와 수싸움을 즐길 수 있어 좋다 또 끝나면 주담도 나누니 더욱 이 모임이 건실하게 잘 이어져 갔으면 좋겠다
바둑휴게실에 가니 읍내 김회장이 종원형님과 두고 있다 판내기 한다고 김회장은 내기 바둑을 즐긴다 단돈 천원이라도 걸려야 두는 재미가 있단다 난 지금까지 내기 바둑을 두어보지 않았다 내기 바둑은 상대를 속이는게 많다 난 그런게 싫다 그래도 요즘엔 바둑두러 나오면 팀바둑을 둔다 그걸로 식사도 하고 주담도 나누고 그런 정도의 내기는 언제든 용인
남우 동생이 나왔다 나와 둔지가 오래 한판 같이 두어보자고 전에 다섯점을 놓고 두었는데 요즘 김사범님이나 김회장에게 넉점을 놓고 둔다기에 그럼 넉점을 놓고 두자고 남우 동생이 초반에서 실수 연속하는 사이 중앙에 백의 울타리를 형성하여 두기 편한 바둑이 되었다 실수를 응징해 가며 중반들어 흑곤마 두 개를 만들어 내어 우세 확보 집크기를 계산해 보고 무리하게 잡으러 들지 않으니 오히려 흑이 백을 잡으러 든다 허나 수 차이가 많이 나고 중앙에 백의 울타리가 있어 오히려 곤마로 내몰린다 결국 곤마 두 개를 잡아 버렸더니 이젠 역전할 곳이 없다 그래도 돌을 던지지 못하고 두려고하여 더 이상 두는 건 억지라면서 판을 쓸고 잘못둔 수를 지적 접바둑에서 초반 받을 때 꼭 이렇게 두라고 과연 알아 먹을 수 있을지... 괜히 또 내가 오지랖 떨고 있나보다 그래도 하수들에겐 한수씩 가르쳐 주고 싶다 실전을 통해 배울 수 있지만 의식하지 않고 바둑을 두면 한판의 바둑을 3-40수씩 기억하기 어렵다 내가 둔 바둑을 어느정도 기억해 내야 잘못된 수순을 짚어내면서 다음에 둘 때 참고 할 수가 있다
남우동생에게 재봉동생과 한수 두어 보라고 하수들은 상수들과 자주 두어 보아야한다
승훈동생이 왔다 요즘 노령파크볼 클럽을 결성하느라 수고 많다 지금 거의 2-30명쯤 된단다 좋은 일이다 파크볼 즐기며 서로 우의를 쌓는것도 좋겠지
승훈동생이 막걸리 한잔 사주겠단다 나야 좋지 카페 그라다에 가서 김치전에 막걸리 한잔 큰 잔으로 서너잔 들이키니 배도 부르고 취한다 팀바둑 하시던 분들이 식사하자고 우린 십시일반하여 식사하니 부담이 없다
식사하며 또 한잔 왜 술만 입에 대면 술술 잘도 넘어가는지 모르겠다 밥먹고 술마셨으니 팀바둑 한판하자고 으레 우리 모임의 일상코스다 재봉동생과 한판 오랜만에 둔다 재봉동생에게 올 4월까지 일방적으로 패 원인을 모르겠다 오늘은 잘 두어 보아야지 큰 집 모양을 주지 않으려고 야기저기 파고 든 돌을 몰아 곤마로 만들었다 곤마가 세 개 내 돌은 곤마가 없어 공격하며 집을 챙겼다 우상 귀 재봉동생이 지어 놓은 집안에서 수가 나버렸다 설사 난 죽더라도 전혀 손해가 없다 재봉동생은 한수 삐끗하면 대마 사활이 걸린 문제 그런데 이미 탈출할 수가 보이질 않는다 결국 한수 차이로 백을 잡아 버리니 흑이 크게 우세 나같으면 이 정도의 형세에선 던져 버릴 건데 제봉동생은 끝까지 그러다 보니 무리수 연발 결국 백 곤마 두 개가 더 잡혀 버렸다 그때서야 투석 이 판은 내가 운용을 잘한 것같다 크게 무리하지 않고 상대의 약점을 제대로 잘 짚어 낸 것 같다 바둑을 이렇게 두면 승률도 좋을 건데... 어떨 땐 너무 엉터리로 둔다 참으로 쉽지 않다
모두들 한판씩 더 하자는 것을 아이구 난 이만 취기도 오르고 체력도 견디기 어렵다 난 8시만 넘으면 잠이 쏟아진다 그 시간을 넘겨 버리면 몸이 힘들다 70이전만 하더라도 이겨 냈는데 이젠 그러질 못하겠다 바둑두는 것도 좋지만 일찍 들어가 쉬는게 더 좋다
닭들이 얌전하게 횃대에 앉아 있다 그래 항상 이렇게 있으렴 하루 일과 대충 정리하고 잠자리로
새벽안개에 노적봉위만 희끄므레 보인다 님이여! 농촌은 애기손이라도 빌릴 정도로 바쁜 농사철 지금 뿌리고 심지 않으면 가을 걷이가 시원찮겠지요 오늘도 나누고 베풀면서 행복한 하루 만들어가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