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때려 치고 싶을 때(엡6:16-17)
2024.1.14 김상수목사(안흥교회)
이런 이야기가 있다. 어떤 농부가 냉동실에 보관해둔 참깨 씨앗을 밭에 뿌렸다. 농부는 내심 참깨가 영하 20도의 냉동실에서 얼어 죽은 것은 아닌지, 싹이 날수는 있을지를 걱정했다. 그런데 후에 그 이전에 봉지에 담아서 보관했던 참깨보다 훨씬 더 많이 수확했다. 농부는 이 일로 해서 더 좋은 농사법을 깨달았다. 그 참깨가 이전보다 더 많은 싹을 내고 수확을 낸 것은 냉동실이라는 혹독한 추위를 견뎌낸 인고의 결과였다. 비록 작은 참깨 한 알도 시련과 고통을 견뎌내야 더 좋은 참깨가 될 수 있다는 것은 우리들의 삶에 태도와 신앙적의 자세가 어떠해야 할지에 대한 잔잔한 감동을 준다.
이 시대는 참지 못하는 시대이다. 시대적인 흐름일 수도 있겠지만, 시간이 갈수록 점점 더 참을성이 없어져 가고 있는 느낌이다. 엘리베이터의 문이 조금만 늦게 닫혀도 참지 못한다. 신호등이 바뀌었는데, 앞차가 지체하면 1초도 못 참는다. 말다툼도 대부분이 몇 초를 참지 못해서 생기는 경우가 많다. 부부싸움을 할 때도 조금만 참으면 되는데, 그것을 참지 못하고 “당신 그게 무슨 말이야? 도대체 왜 그러는 거야?”라고 화를 내면서 싸움이 커진다. 돌이켜 보면 불행은 한 순간 참지 못하는 분노의 문으로 들온다. 그래서 언젠가 “무인불승(無忍不勝, 참지 못하면 이길 수 없다)”이라는 제목으로 설교했던 기억도 있다. 어른(또는 성숙한 사람)이 되어 간다는 것은 버틸 힘이 늘어난 것이 아니라, 버텨내야할 이유가 많아질 뿐이다.
그런데 진짜 문제는 이처럼 단순히 참지 못하고,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아니라, 그것을 이용해서 그 사람의 마음에 불을 지르고, 영혼을 파괴하려는 마귀 사탄의 불화살이다. 그래서 사도 바울은 성령의 전신갑주를 말하면서, 사람들의 마음에 불화살들을 쏘아대는 영적인 실체가 무엇인지를 밝혔다(엡6:12).
“12 우리의 씨름은 혈과 육을 상대하는 것이 아니요 통치자들과 권세들과 이 어둠의 세상 주관자들과 하늘에 있는 악의 영들을 상대함이라……. 16 모든 것 위에 믿음의 방패를 가지고 이로써 능히 악한 자의 모든 불화살을 소멸하고 17 구원의 투구와 성령의 검 곧 하나님의 말씀을 가지라”(엡 6:12-17)
이 말씀에 알 수 있듯이 지금도 마귀 사탄은 어둠 속에 숨어서 각종 형태의 불화살들을 사람들의 마음에 마구 쏘아댄다. 이는 성도들이라고 해서 예외가 아니다. 의심의 불화살, 두려움의 화살, 혈기의 불화살, 낙심의 불화살, 분열과 시기질투의 불화살 그리고 그 외에도 마음을 병들게 하고, 삶을 파괴하는 수많은 화살들이 다 그런 것들이다. 이런 불화살들을 막아내지 못하면, 그것이 우리의 마음에 박혀서 행복을 불태우고, 옛 성품의 쓴 뿌리들이 올라오게 만든다. 이처럼 불화살을 쏘아대는 마귀 사탄의 최종목적은 하나님을 믿지 못하게 하는 것이고, 가정과 이웃과 성도들 사이의 모든 관계를 파괴하는 것이다. 실제로 마귀 사탄은 끊임없이 직간접의 모든 방법을 동원해서 우리들이 잘못된 판단을 내리도록 미혹한다.
예전에 본 설교자가 아는 분들 중에 A권사님이라는 분이 계셨다. 그분이 젊은 새댁 집사시절에 있었던 일화이다. 그 당시에 A집사님은 어느 고층 아파트에 살았는데, 평소에 종교가 다른 시어머니의 시집살이와 남편으로 인해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그러던 어느 날 우울한 마음으로 아파트 계단 창문에서 밖을 보는데, 갑자기 “뛰어 내려라”라는 음성(일종의 환청)이 또렷이 들려왔다고 한다. 그리고 갑자기 환상 같은 것이 보였다. 그 환상의 내용은, 자신이 투신해서 피투성이가 된 시체를 향해 남편과 시어머니가 달려왔는데, 이를 본 주변 사람들이 “당신들이 이 여자를 죽였다”라고 손가락질을 하고, 이로 인해 시어머니와 남편이 당황해서 어쩔 줄 몰라 하는 장면이었다. 그러면서 그 순간 또 다시 “당황해 하는 너의 시어머니와 남편을 봐라. 얼마나 통쾌하냐? 그러니 뛰어내려서 그들에게 복수해라”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래서 자신도 모르게 창문틀 위로 올라갔다. 그런데 뛰어내리려는 순간에 무언가가 자신의 이마를 확 밀쳤고, 그로인해 계단 쪽으로 나뒹굴었다. 그때서야 제 정신이 돌아왔다. A권사님은 그때 자신의 경험을 말하면서 하나님이 천사를 보내서 밀어내신 것이 분명하다고 고백하는 것을 들었다.
이와 유사한 사례들과 사건들은 종종 있는 일이고, 뉴스에도 보도된다. 지금도 마귀는 각종 방법으로 우리를 하나님으로부터 떼어 놓고, 모든 관계를 분열시키려고 불화살을 쏜다. 그러나 영적으로 깨어서 여기에 속으면 안 된다.
그러면 우리들이 어떻게 이러한 마귀 사탄의 불화살들을 막아내고 마음을 지켜낼 수 있겠는가? 그 해답은 성령의 전신갑주로 옷 입는 것이다(=성령충만). 성령의 전신갑주 중에서도 특히 오늘 본문인 에베소서 6장 16-17절 말씀에서 불화살을 막는 매우 중요한 해답을 발견할 수 있다. 다시 한 번 읽어 보자.
“16 모든 것 위에 믿음의 방패를 가지고 이로써 능히 악한 자의 모든 불화살을 소멸하고 17 구원의 투구와 성령의 검 곧 하나님의 말씀을 가지라”(엡6:12-17, 개역)
“16 손에는 언제나 믿음의 방패를 잡고 있어야 합니다. 그 방패로 여러분은 악마가 쏘는 불화살을 막아 꺼버릴 수 있을 것입니다. 17 구원의 투구를 받아쓰고 성령의 칼을 받아 쥐십시오. 성령의 칼은 하느님의 말씀입니다.”(엡6:16-17, 공동번역)
이 말씀을 보면, 마귀 사탄이 쏘아대는 불화살을 소멸하고 불을 끄는 방법은 성령의 전신갑주 중에서도 특히 “믿음의 방패”이다. 믿음의 방패로 원수의 불화살을 막아내는 것이다. 무엇을 믿는가 하면, 하나님의 신실하신 성품을 믿고, 예수님이 십자가에서 마귀의 머리를 박살내고 승리하셨고, 그 주님이 나와 함께 하신다는 사실을 굳게 믿는 것이다. 이 믿음을 하나님이 기뻐하신다(히11:6).
예를 들어 마귀 사탄이 우리의 마음에 낙심이나 의심의 불화살을 쏘면 나도 모르는 사이에, “진짜 하나님이 살아계실까?”, “나 같은 사람의 기도도 들어주실까? 그렇지 않을 거야. 난 아무것도 모르니까 하나님이 나 같은 사람에게는 관심이 없을 거야. 사람들은 나를 업신여기고 무시할거야‘라는 등의 생각에 사로잡힐 수 있다. 그러나 그런 때는 즉시 “아니다! 하나님은 분명히 살아계신다. 하나님은 절대 나를 포기하지 않으신다. 하나님은 내 기도를 들으신다. 할렐루야, 주님을 더욱 신뢰합니다!”라고 자신의 마음과 영혼을 향해 명령해야 한다. 이러한 모습과 자세가 바로 믿음의 방패로 불화살을 막아내는 것이다.
그런데 만약 불화살들 중의 일부가 이미 마음에 박혔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그때는 신속히 말씀의 검으로 그것을 빼내고 베어내야 한다. 이 설교를 준비하면서 흥미롭게 관찰한 것이 있다. 그것은 ‘참을 인(忍)’ 자이다. 한자로 ‘참을 인(忍)’ 자는 ‘칼날 인(刃)’과 ‘마음 심(心)’이 합쳐진 말이다.
이 말은 마음에 칼날이 꽂힌 것을 견디어 낸다는 뜻으로도 해석될 수 있고, 다른 한 편으로는 설령 아픔이 있더라고 참고 마음에 있는 온갖 더러운 것들을 칼로 베어낸다는 뜻으로도 이해될 수 있다. 이것이 참을 인(忍)의 의미이다.
참을 인(忍) = 칼날 인(刃) + 마음 심(心)
가슴에 칼날이 꽂힌 것과 같은 상태를 견디어 낸다.
마음에 있는 더러운 것들을 칼날로 베어낸다.
그런데 히브리서 4장 12절에 보면, 마음에 박힌 불화살이나 상처를 치유하고 더러운 쓴 뿌리들을 베어내는 검이 무엇인지 나온다. 그것이 바로 오늘 본문에 나오는 성령의 검과 동일한 하나님의 말씀의 검이다.
“하나님의 말씀은 살아 있고 활력이 있어 좌우에 날선 어떤 검보다도 예리하여 혼과 영과 및 관절과 골수를 찔러 쪼개기까지 하며 또 마음의 생각과 뜻을 판단하나니”(히 4:12)
시편 42편 5절에 보면, 고라자손은 마음에 심한 갈등과 낙망의 불화살이 박혔을 때, 하나님의 말씀을 붙잡고, 자기 자신을 향해 명령했다. 고라자손의 말 중에서도 특히 “너는 하나님께 소망을 두라”는 말과 “내가 여전히 찬송하리로다”라는 말을 눈여겨 봐야 한다. 지금 주저앉고 싶어하는 우리에게 하시는 말씀이다.
“내 영혼아 네가 어찌하여 낙심하며 어찌하여 내 속에서 불안해하는가 너는 하나님께 소망을 두라 그가 나타나 도우심으로 말미암아 내가 여전히 찬송하리로다”(시 42:5)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그리고 이 글을 읽는 지역 주민 여러분들이여, 이 시대는 참을성이 없는 시대이다. 마귀 사탄은 끊임없이 각종 불화살을 쏘면서 우리의 삶을 포기하게 만들고, 다 때려치라고 부추키면서 불화살을 쏜다. 그러나 우리는 성령의 전신갑주로 옷입고, 믿음의 방패로 원수의 불화살들을 막아내자. 설령 그 중의 하나가 내 마음에 상처를 냈다 할지라도 즉시 성령의 검 곧 하나님의 말씀으로 베어내자.
이 시간 믿음의 방패를 들고, 우리의 영혼과 마음을 향해서 이렇게 명령하자.
믿어라! 하나님의 성품을!
울어라! 하나님 앞에서!
들어라! 하나님의 음성(말씀)을!
보아라! 하나님의 눈으로 나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