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화요일(8/9) 오후 휴가를 내고 198번째 언택트 풀코스에 도전했다가 더위와 습도에 무너져 5시간 20분으로 골인했는데, 저장버튼 누르는 것을 깜빡하고 집에 들어온 후 확인해보니 5시간 42분이 지나가고 있었다. 차마 이 기록을 내 마라톤 기록으로 카운트할 수는 없어서 다음주 다시 뛰기로 마음 먹었다. 3일째 가족과 함께 연휴를 보내고 아들 두놈이 자고 있는 광복절 새벽에 집을 나섰다. 3km 지점 화장실에서 큰 일을 보고 자전거도로에 내려섰는데 해가 뜨면서 햇볕이 비추기 시작한다. 일기예보는 종일 흐리다고 되어있지만 왠일인지 햇살 비추는 시간이 더 많았다. 합강캠핑장에서 급수하고 미호천 방향으로 길을 바꿨다. 바람이 등 뒤에서 불어주고 있어서 머리가 뜨거울 정도로 무덥고 땀은 비오듯 쏟아진다. 미호천 급수대에서 한참동안 물을 틀어 머리를 식혔다. 하프는 2시간 20분으로 통과했다. 걷지만 않는다면 5시간 안에는 들어가겠지만 30도 넘는 고온다습한 날씨가 변수다. 돌아가는 길이라 바람이 앞에서 불어주어 땀이 덜나긴해도 다리가 무척 무겁다. 그냥 그 자리에 드러눕고 싶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9월 중순 308km 횡단을 할 생각을 하니 암담한 심정이다. 제천변에 진입하면 매번 속도가 올라가는데 오늘은 7분 안으로 끌어올릴 수가 없다. 다 도착한 후 저장버튼을 누르지 않으면서 이번에도 4분 정도의 손해를 봤다. 어쨋든 5시간 안에는 들어왔으니 체면치례는 했다. 신발만 벗고 제천변에 뛰어들었다. 20분정도 흐르는 물속에 몸을 담궜다가 일어섰더니 몸이 제 컨디션으로 돌아오는 것 같았다. 다음 날이 큰 아들 생일이지만 오늘 서울로 올라가야했기에 미리 생일상을 차려줬다. 가족들이 다 모이기 쉽지 않은데 소소하게나마 축하를 해줬으니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