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인협회와 대한노인회 공동 주최
60세~ 98세까지 응모 5800여편
대상
★동행
- 성백광
아내의 닳은 손등을
오긋이 쥐고 걸었다
옛날엔 캠퍼스 커플
지금은 복지관 커플
최우수상
★봄날
- 김행선
죽음의 길은
멀고도 가깝다
어머니보다 오래 살아야 하는 나를 돌아본다
아! 살아 있다는 것이 봄날
한국시인협회와 대한노인회가 공동 주최한 제1회 “어르신의 재치와 유머” 공모전, 대상과 최우수상 외에 우수상 수상작 10편과 예심을 통과한 작품을 엮은 '살아있다는 것이 봄날'이 문학세계사에 의해 단행본으로 출간됐다.
이번 공모전에는 60세에서 98세까지 전국 각지에서 5,800여 편의 작품이 투고되었으며, 응모작 중에서 엄선된 재치와 유머, 지혜가 가득한 100편의 짧은 시가 이 책에 수록되어 있다.
본심에 올라간 작품들은 모두 투고자의 이름과 지역을 가린 채 블라인드 심사로 진행했다. 시인 김종해, 시인 나태주, 한국시인협회 유자효 회장이 심사를 맡았다.
나태주 시인은 작품집 서평에서 "삶의 지혜가 인생의 연륜과 함께 충분히 녹아 있다"라고 말하고 "짐짓 평범한 것 같으면서도 비범한 글이다" 고 평가하고 독자에게 지혜와 유쾌함을 선사할 것으로 믿는다고 평가했다.
이호일 대한노인회 회장도 수록된 작품들이 "단순히 글자로 이루어진 문장들이 아니라, 삶과 경험, 지헤가 담긴 보물"이라고 평가하고 "노인 세대뿐만 아니라 미래 세대에게도 소중한 교훈과 영감을 전달할 것" 이라고 전했다.
우수상
★봄맞이
- 김남희
이제는 여자도 아니라 말하면서도
봄이 되면 빛고운
새 립스틱 하나 사 들고
거울 앞에서 가슴 설레네
★로맨스 그레이
- 정인숙
복지관 댄스 교실
짝궁 손 터치에 발그레 홍당무꽃
★절친
- 이상훈
잘 노는 친구
잘 베푸는 친구
다 좋지만
이제는 살아 있어 주는 사람이 최고구나
★퇴행성
- 문혜영
근육통으로
병원에 갔다
퇴행성이라
약이 없단다
관절염으로
병원에 갔다
퇴행성이라
약이 없단다
마음이 아프다
퇴행성이라
약이 없겠지
★커피 주문
- 박태칠
아이스 아메리카노
따뜻한 거 한잔
★잃은 안경
- 천봉근
할배가 안경을 찾아서
여기저기 돌고 있는데
네 살 손녀가 찾아 주었다
할배 손에 있다고
★아리송해
- 손동호
먹었는지 안 먹었는지 아리송한 치매약
★임플란트
- 조정명
손주 보러 서울 간다는
할머니 환한 얼굴에
금빛 꽃나무 한 그루 숨어 있다
★남의 편
- 이승영
누가 나 보고
너그러운 분이라 하네
아내가 들으면 댁이 살아봤느냐 하겠지
정재순 서대문시니어기자
https://blog.naver.com/cjs2136/223347907557
첫댓글 시들이 좋아요. 잘보았습니다
삶속의 일상을 솔직하게 표현들을 잘하셨네요 감사합니다 ~**
보석 같은 삶속 이야기가 공감이 되는 글들~
수고하셨습니다.
★잃은 안경 - 천봉근
할배가 안경을 찾아서
여기저기 돌고 있는데
네 살 손녀가 찾아 주었다
할배 손에 있다고
글 솜씨들이 대단하십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