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경북의 산골 마을에서 태어났다. 어렸을 때부터 공부를 잘하여 의대에 진학하고 싶었지만 자신의 학비 부담으로 동생들이 공부를 하지 못하게 될까 봐 대학의 화학과에 진학하였다. 졸업을 하고 대구에 있는 회사에 취직하여 근무하다가 40세가 되어 섬유회사를 창업한다. 넉넉한 원단 확보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있는 자금 모두를 동원하여 7억 원어치 원단을 샀다. 곧바로 IMF 가 터지고 매일 같이 원단 값이 올라서 10배가 되었다. 7억이 70억이 된 것이다. 그 이후에 회사는 점점 커졌다. 원단 생산 원가 절감을 위해 일찌감치 중국으로 진출했지만 오래지 않아서 한계를 느꼈다. 재빨리 철수하여 잘 마무리하고 베트남으로 공장을 옮겼다. 베트남에서도 오래 공장 가동을 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남미로 눈을 돌렸다. 지금은 과테말라에 공장을 지어서 가동하고 있다. 그가 외국 공장으로 출장 갈 때는 쌤소나이트 가방 하나에 드레스 셔츠 다섯 장과 양말, 속옷을 챙겨 넣고 현장으로 가서 공장 안에 있는 숙소에 묵으며 일을 끝마친다. 국내에도 공장이 여러 곳에 있다. 그의 회사 직원들은 이직을 잘 하지 않는다. 회사를 시작할 때부터 직원을 뽑을 때 부모님의 진짜 생일을 물어본다. 입사한 첫해에 직원 부모의 생일이 다가오면 이틀 전에 그가 공장을 방문하여 근무하고 있는 직원에게 금일봉을 선물한다. 유급휴가를 주며 금일봉으로 부모님이 좋아하실만한 것으로 사서 다녀오라고 한다. 그의 회사에는 고졸 공장장이 근무한다. 회사를 처음 시작했을 때 직원 하나가 출근시간이 아직 많이 남았는데도 일찍 나와서 근무하고 있는 것을 보았다. 퇴근을 하려고 하니 그 직원이 일을 하고 있었다. 유심히 살펴보니 언제나 남보다 30분 전에 출근하고 남보다 30분 뒤에 퇴근을 하는 것이었다. 그의 성실함을 오랫동안 지켜보며 차근차근 승진을 시켜주어 공장장까지 되게 한 것이다. 회사가 번창할 수 있었던 것은 그의 전문성에 있다. 끊임없이 연구하고 새 제품을 개발하여 최고의 원단을 생산해 왔다. 한때 우리나라에 면직인데도 합성섬유 스판처럼 신축성이 좋은 옷감이 유행했었다. 그 옷감을 그의 회사가 개발하여 판매를 했다. 검은색은 몇 가지 종류가 있을까? 공식적으로는 55가지 종류가 있다고 하는데 실제로는 100가지가 넘는단다. 그의 회사는 아주 특별한 원단 생산과 염색을 한다. 그의 부모님은 시골집에서 생활하셨다. 그는 돈을 벌자마자 부모님의 집을 살기 편한 집으로 고쳐 드렸다. 아버지가 먼저 돌아가시고 올해 어머니가 돌아가셨다. 어머니 장례를 치르고 7일 만에 그는 장모님을 자신의 집으로 모셨다. 그는 큰 사위였다. 장모는 그동안 둘째 딸네 집에서 지냈는데 노인 돌봄 센터에서 기계 안마를 하다가 뼈를 다쳤다. 병원에 가서 영상 촬영을 해 보아도 아무 이상이 없다고 했지만 노인은 자꾸 아프다고 했다. 스펀지 장착이 잘 되어 있지 않은 값싼 안마기는 노인들에게 위험하단다. 그는 장모님을 집으로 모시고 오자마자 종합병원에서 정밀 검진을 받게 했다. 뼈에 금이 갔는데 그동안 뼈 속으로 피가 흘러서 까맣게 응고가 되어 있었다. 노인이 얼마나 아팠을까~ 병원에 입원시켜 치료를 마쳤다. 그는 퇴근을 하면 소파에서 텔레비전을 보고 있는 장모 곁에 앉는단다. 어머님 저 좀 누워도 될까요? 그래~ 누워라~ 그는 장모님의 허벅지를 베고 눕는다. 그의 장모는 사위의 머리칼을 쓰다듬으며 우리 사위~ 남들은 편안하게 지낼 나이인데 아직도 일하느라 수고 많구나~ 한다. 그는 결혼을 하고 나서 아내를 시골 부모님 댁에서 살게 했다. 시부모와 함께 살던 그의 아내는 남편의 첫 생일이 다가오는데 선물을 할 돈이 없었다. 동네 아낙들이 밤을 까서 돈을 버는 것을 보고 그녀도 그곳에 합류하여 밤을 깠다. 그렇게 모은 돈으로 당시에는 꽤나 값이 나가던 랜드로바 운동화를 사서 남편에게 생일 선물을 했다. 그의 남편은 이사를 할 때 그 운동화를 가장 먼저 챙긴다고 한다. 지금도 신발장에 랜드로바 운동화가 있단다. 그는 지금 넓은 집에 산다. 복층 아파트에 살면서 2층은 게스트 하우스로 꾸며 놓았다. 중요한 바이어가 오면 집으로 모신다. 그의 아내가 정성껏 음식을 대접하고 손님으로 그의 집에서 머물게 하는 것이다. 그의 아내는 당연히 요리 솜씨가 좋다. 그는 장모님의 손톱 발톱을 깎아 드린다. 어머님~ 아푸모 참지 말고 얘기하시이소~ 65세 사장이 안경을 쓰고 손톱깎이를 잡고서 90세 장모에게 부탁하는 말이다. 65세 사장의 이야기는 그의 처제가 해 주었다. 이야기를 해 준 그녀는 오랫동안 친정어머니를 모시고 살았다. 그동안 첫째가 어머니를 모시지 못해서 미안하다고 언니가 얘기를 하면 그녀는 자매 중에 누가 모시면 어떠냐고 했단다. 언니는 일찍 태어나서 부모님에게 효도를 더 많이 하고 시집갔으니 그 아래 동생이 어머니를 모시는 것도 좋은 일이라고 했단다. 이야기를 맛깔나게 잘하는 그녀는 작가가 되고 싶어 한다. 만약에 소설을 쓴다면 어머니가 낳은 네 자매의 얘기를 쓰고 싶단다. 언니와 두 동생들을 포함하여 자신의 얘기를 엮으면 김약국의 딸들 못지않은 멋진 소설이 될 거란다. 그녀가 쓸 소설이 무척이나 기대가 된다. 화가가 오후에 일찍 닭장에서 달걀을 내어오는 것이 어떠냐고 했다. 오후 4시가 넘으면 우주복을 입고 모자와 마스크 그리고 장갑까지 끼고 어김없이 닭장으로 가는데 가만 생각해 보니 꼭 그 시간에 갈 것이 아니라 따뜻할 때 다녀오면 좋을 것 같았다. 2시가 조금 지난 시각에 닭장으로 가려니 집 바깥에서 지내는 수탉이 길 입구에 마중을 나와있다. 벌써부터 기다리고 있었던 모양이다. 작가를 보더니 뒤돌아서 두어 걸음 앞에 종종 달려간다. 작가의 발걸음과 보조를 맞추고 있다. 수탉의 뒤를 따라가면서 세상에 이런 일이~프로그램에 출연을 해도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닭장까지 자그마한 다리로 뛰듯이 빨리 걷다가 닭장을 한 바퀴 돌아서 작가가 먹이를 놓아주는 곳에서 서성인다. 먹이 주기를 기다리는 것이다. 닭장 안에 있는 닭보다 먼저 한 줌의 모이를 주었다. 너무 오래 기다리게 하면 안 될 것 같아서이다. 닭장에 배추만 넣어주다가 오늘은 배추를 먼저 넣어주고 그다음에 모이를 조금 주었더니 심드렁하게 배춧잎을 뜯어 먹던 닭들이 모이를 보고선 한꺼번에 달려들었다. 그 모습을 보고 모이를 한 바가지 더 부어 주었다. 어제와 오늘 연이어 달걀을 적게 낳았는데 내일은 더 많이 낳을 것 같다. 오늘도 참 행복한 하루였다. 내일도 더욱더 즐겁고 행복한 날 주심을 믿고 감사드린다.
첫댓글 귀감이가는 글 읽고 갑니다
감사 합니다
잘보고가네요 풍접초님이 글을 잘쓰시에요
멋진 수필한편 읽고 갑니다ㅡ65세 사장님 본받을만 하군요ㅡ저도 참고해봐야 할듯 좋은 생각입니다
작가라서 그런지 이해가 잘되고 좋습니다
그 사장님 직원 볼 줄 아네요
그래서 사업이 번창 할것 같습니다
잘읽었습니다
성실함과 사랑을 ᆢ
맘에 새긱니다
그 사장 귀감이 되는 훌륭한 분이군요.
좋은 사연글 잘 읽었습니다.
아름다운 글 읽게 올려주셔서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토요일 아침에 아름다운 수필 한편 잘 읽고 갑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