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작가 오소희 태교는 아이와 엄마가 나란히 행복해지는 길을 찾는 시간 여행작가 오소희의 관심은 ‘지구’가 아니라 ‘사람’을 향한다. ‘현지인이 바가지를 씌우면 기꺼이 속아주기도 하고, 천연덕스럽게 한밥상에 앉기도 하는’ 그가 평생을 두고 잊지 못할 여행은 ‘임신’이라는 두 존재의 신비롭고도 일시적인 공존이었다.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pimage.design.co.kr%2Fcms%2Fcontents%2Fdirect%2Finfo_id%2F65628%2F1397067594204.jpg) 여행과 소설은 나와 새로운 세계를 연결해주는 매개체 미술관을 방문하거나, 영화를 감상하거나, 산책을 나서는 등 일상을 벗어난 크고 작은 문화 활동이 크게 다르지 않을 거예요. 우리는 새로운 영역에 호기심을 갖고, 그것을 지적으로 탐험하고, 결국 온몸으로 겪어내는 동안 나를 발견하고 동시에 세상을 발견하잖아요. 임신했을 때 저는 적극적으로 제 취향의 소설들을 읽었어요. 본래 다양한 영역의 소설을 좋아하는데 임신 중이라고 태교에 좋은 책만 가려 읽진 않았어요. 아무래도 몸이 무거워질수록 눕거나 앉아 있는 시간이 많다보니 소설책도 더 많이 읽게 되었죠. 동화책을 소리 내 읽어주며 뱃속 아기와 대화를 나누는 순간도 행복했지만, 소설책을 읽으며 적극적으로 엄마의 즐거움을 찾아나가는 동안 뱃속 아기도 그 즐거움을 나눠 갖는 거라고 생각했어요.
태교는 엄마를 위한 시간 주입식 태교는 좋지 않아요 교육도 지나치게 주입식이어서 문제인데, 태교 역시 주입식으로 하는 경향이 있죠. 마구 ‘좋다는’ 음악을 듣고 마구 ‘좋다는’ 음식을 먹고 마구 ‘좋다는’ 책을 읽는 식으로 말이에요. 나는 가요를 좋아하고 드라마를 좋아하는데, 아이가 태어나면 평생 태교할 때처럼 클래식을 듣고 예술 영화를 보며 평생 ‘나 아닌’ 엄마로 살 수 있을까요? 이런 엄마는 나중에 아이에게 좋다는 각종 교육을 주입하고서 그 성과를 채근하고, 기대에 미치지 못할 때 좌절하는 엄마가 될 확률이 높습니다.
태교는 아이와 엄마 사이의 ‘원활한 소통’입니다 좋은 태교란, 엄마가 있는 그대로의 생활 속에 태어날 아이의 자리를 만들어주고, 아이가 보내는 신호에 충실히 귀 기울이는 것으로 충분하지 않을까요? 엄마의 취향과 개성을 말살할 필요도 없고 그래서도 안 됩니다. 엄마는 아기가 보내는 신호에 따라 적절히 건 강과 휴식을 살피면서, 평소 하던 생활을 즐거운 마음으로 하면 그것이 좋은 태교입니다. 나아가, ‘아가야, 엄마는 정말 즐겁고 행복하구나. 너도 이 순간을 잘 즐기고 있니?’ 하고 대화한다면 가장 바람직한 태교가 아닐까요?
함께 행복해야 진짜 행복이죠 임신은 축복이지만, 때로 거울 속에 비친 내 모습이 좀 우울하게 다가오는 날도 있잖아요? 예전에 입던 옷들은 하나도 맞지 않고요. 기분전환 삼아 파마라도 할까, 하는 생각이 들 수 있죠. 그런데 미용실의 화학약품이 태아에게 안 좋을까봐 마냥 참고 우울해한다면, 이건 결과적으로 화학약품이 일시적으로 몸에 끼칠 수 있는 악영향보다 훨씬 장기적으로 안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과감하게 파마를 하고 확실히 기분전환이 된 상태에서 집으로 돌아와 활기차고 씩씩한 임신 기간을 보내는 것이 임신부와 태아 모두의 정신건강에 좋은 태교라고 보는 거죠. 임신이란, 두 존재의 신비롭고도 일시적인 공존입니다. 태내 아기의 기분과 성장도 중요하지만 아기를 품고 있는 엄마의 기분과 성장 역시 중요하게 고려해야 해요. 아기 중심이아닌, 둘이 ‘나란히’ 행복을 찾는 자세는 비단 태교 시절뿐 아니라 아기의 탄생 이후 지속될 육아의 길잡이에 있어서도 매우 중요해요. 태교라는 명목으로 예비 엄마의 욕구를 지나치게 옭아매는 것은, 그 취지가 아무리 좋다 하더라도 결국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없다고 생각해요.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pimage.design.co.kr%2Fcms%2Fcontents%2Fdirect%2Finfo_id%2F65628%2F1397067608173.jpg) <사랑에 대해서 말할 때 우리들이 하는 이야기>(레이먼드 카버, 집사재) 깔끔 명료하면서도 생생한 이야기들이 임신 중 흩어지기 쉬운 집중력에 딱 알맞은 길이의 단편으로 모아져 있죠. 매우 평범한 순간에서 인생을 잡아내는 작가의 솜씨가 탁월합니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그는 다른 누구와도 다르다. 그가 남긴 그 공백을 대신 메우는 것은 어느 누구도 불가능하다”라고 찬사를 보냈습니다.
<옛 우물>(오정희, 청아출판사) 한국 사회에서 임신, 육아 등에 떠밀려 수시로 버려지는 ‘여성성’에 대해 그녀만큼 잘근잘근 씹듯 끝까지 파고든 작가는 전무후무합니다. 과작의 작가라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죠. 프롤로그에 나온 작가의 말을 인용하겠습니다. “내 자신의 가장 정직한 생의 조건이자 출발점인 여성성…. 여성으로 태어나 살아간다는 것, 그렇게 소멸해간다는 것은 문득문득 놀라움이고 기쁨이고 슬픔이고, 실제 그러한 삶을 담당하며 살아가는 내게 역시 아마 영원한 미지의 세계이리라.”
푸드스타일리스트 메이 아이는 함께 키우는 것, 소설 속 타인의 삶에 귀 기울여요 우리나라에서 가장 바쁜 푸드스타일리스트이자 요리연구가인 메이. 임신기 때 소설책에 등장하는 다양한 인물들의 삶을 접하며 인생은 함께 사는 것이라는 사실을 실감했고, 육아에 돌입한 후 아이는 함께 키우는 것이라는 삶의 진리를 한 가지 더 터득했다.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pimage.design.co.kr%2Fcms%2Fcontents%2Fdirect%2Finfo_id%2F65628%2F1397067594203.jpg) 소설 태교에는 장편이 좋아요 결혼 5년차가 되고보니 아이를 낳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하고있던 일을 모두 접고, 아이를 맞이할 준비를 했어요. 난생처음 공백기가 생긴 거죠. 마침 임신했는데, 태교를 위해 거창한 것을 하면 그조차 욕심일 것 같았어요. 가요 듣고 책 읽기를 좋아해서 미국 가기 전에 조정래 작가의 <한강> 1, 2권을 읽었던 것이 생각나 미국에서 전권을 주문해서 읽었어요. 이어 박경리 작가의 <토지>도 읽었어요. 신기하게 읽었던 책인데도 임신해서 읽으니 이야기가 새롭게 다가오더라고요. 장편의 장점은 다양한 인물의 삶을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다는 거예요. 그 인물들의 삶에 울고 웃다보면 타인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넓어지고, 엄마로서 공감하게 되는 부분이 많아요.
아이를 키우며 하지 않은 것 3가지 그림책 읽어주지 않기 저는 그림책이 아이의 상상력을 저해한다고 생각해요. 굉장히 창의적인 그림을 그리던 아이가 유치원에 가니 정형화된 그림을 그리더라고요. 그림책을 보고도 마찬가지였어요. 그래서 그림책을 보여주는 대신 늘 말로 이야기를 들려주었어요. 그림책의 좋은 이야기를 제가 읽고 들려주기도 했고요. 그러다 초등 3학년 때 세계명작 전집을 사주었어요. 그림이 아니라 활자가 상상력을 키운다고 생각해요.
아이에게 미안해하지 않기 아이가 태어나 돌까지 남편과 함께 모든 일을 접고 아이를 키웠고, 14개월 때부터 유치원에 보냈어요. 어린 나이여서 마음이 아팠는데 “아이도 우리 가족의 일원이면 감당해야 할 몫이 있다”는 남편의 이야기에 다시 일을 시작했고, 푸드스타일리스트라는 새로운 일에 도 전할 수 있었어요. 아들이 초등학교 4학년인데 지금도 아이가 학교에서 돌아올 때는 무조건 제가 아이를 맞이한다는 원칙을 지키고 있어요. 일을 좋아하고 사랑하지만 가족이 없으면 아무 의미가 없을 테니까요.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pimage.design.co.kr%2Fcms%2Fcontents%2Fdirect%2Finfo_id%2F65628%2F1397067608174.jpg) <한강>(조정래 저, 해냄출판사) 조정래 작가의 대하소설 <태백산맥> <아리랑>에 이은 장편이에요. 철저한 고증과 조사를 바탕으로 1959년 이후의 한국현대사가 펼쳐져요. 한국인의 삶과 한, 끈질긴 생명력을 경험할 수 있어요.
<토지>(박경리 저, 마로니에북스) 26년에 걸쳐 완성한 박경리 선생의 <토지>에는 백정에서 양반까지 6백여 명 인물들의 격동적인 인생사가 펼쳐져요. 동학농민혁명이 시작된 1897년부터 1945년 해방까지 격동의 반세기를 이야기해요. 당시 사회의 거의 모든 계층의 삶의 면면을 볼 수 있어요.
효자동 레서피 신경숙 나를 비추어보는 시간을 준 책 읽기 효자동 골목길에 작은 한옥 레스토랑 하나가 문을 열고, 동네 주민들이 호기심에 기웃거리던 시절이 있었다. 쑥스럽게 들어와 커피 한 잔 시키는 손님이 전부였던 ‘레서피’가 미식가들의 핫플레이스로 소란해질 무렵, 야속하게도 이곳의 안주인 신경숙 씨는 ‘방학’을 선언하며 잠깐 이별을 고했다. 샤갈의 화집과 <어린왕자>를 품고 간절히 기다린 아이를 마중하려는 행복한 방학이었다.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pimage.design.co.kr%2Fcms%2Fcontents%2Fdirect%2Finfo_id%2F65628%2F1397067594201.jpg) 뱃속의 아이와 어린왕자, 샤걀과 함께 보낸 10개월 결혼 14년차였으니 노산이었어요. 기다리던 아이가 와주었다는 사실이 감사해서 임신한 후에는 모든 일을 손에서 놓고 <어린왕자>를 읽었어요.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꼭 필요한 존재’에 대한 어린왕자의 이야기는 그 어떤 태교책보다도 절절하게 와 닿았어요. 샤갈의 화집도 함께 저에게는 이상하게 이 두 책이 흡사하게 느껴지더라고요. 신화와 신비에 싸인 샤갈의 그림은 보는 것만으로도 저에게는 위안이었어요.
효자동 레서피를 책으로 만들다 사실 어느 날 갑자기 가게 문을 닫는다는 것이 쉬운 일만은 아니었어요. 하지만 ‘레서피로 재미 있는 일이 많이 생겼으니, 아이를 낳은 후에도 재미있는 일이 더 많이 생기겠지’라는 마음으로 방학 준비에 돌입했어요. 손님들에게 이야기를 하니 ‘방학 안 해도 돼요. 싫어요’ 하는 손님도 있었고 ‘그동안 맛있는 음식 만들어줘서 고마워요. 기다릴게요’ 하며 악수를 청하시는 분들도 있었어요. 그 마음들이 뭉클해서 선물을 드리고 싶더라고요. 고민 끝에 단골손님들을 초대해 ‘효자동 레서피’의 레서피를 알려드리는 쿠킹 클래스 시간을 가졌어요. 때마침 출판사와 연이 닿아 그 레서피들로 <효자동 레서피> 책을 출간하게 되었고요. 재미있는 일이 생길 거라는 믿음이, 정말 현실이 되더라고요.
더 건강하게, 더 정성스럽게 달콤한 냄새가 주방 안을 가득 채우면 그것만으로도 행복감에 둘러싸였어요. 그 안에서 늘 ‘요리하는 신경숙입니다’라고 저를 소개했지요. 1년 10개월간의 방학을 마치고 효자동 레서피로 돌아왔을 때 아무것도 바뀌지 않았지만 사실 많은 것이 바뀌어 있었어요. 맛있고 건강한 음식을 만들어야 한다는 마음은 그대로지만 더 좋은 재료를 써야겠다, 조금 더 건강하게 만들어 보자는 욕심이 생기더라고요. 아이 입맛에 따라 새로운 메뉴가 생겨나기도 했어요. 아이가 마를 좋아하는데 마를 튀겨서 스테이크 옆에 놓기도 하고, 해산물과 그릴에 구워 관자, 오징어와 섞어보기도 해요. 마음까지 풍요로워지는 메뉴들이 탄생한 거죠.
행복한 엄마가 행복을 가르칠 수 있지 않을까요? 전에는 아이를 위해 희생하는 것을 아이가 알아주었으면 하는 마음이 있었어요. 그런데 요즘은 ‘엄마가 바르게 살고 자신의 일을 만족스럽게 해나가는 것을 보고 자라면 아들도 행복한 아이로 자라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곤 해요. 아이가 저에게 손을 내밀면 언제든 그 손을 잡아줄 수 있는 엄마가 되고 싶고요.
아들 친구들과 놀며 음식의 진정한 의미를 얻다 ‘레서피’는 효자동 골목길에 있어요. 동네 아이들이 자주 골목길에서 뛰어노는데, 어느 날 아들이 또래 친구 10명을 데리고 와서 “엄마 파스타 해줘요”하더라고요. 제가 엄마가 아니었더라면 그런 상황이 당황스러웠을 텐데, 순간 ‘이것이 바로 음식의 진정한 의미가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었어요. 음식을 통해 이야기하는 인생의 행복 레시피 말이에요. 준영이도 바뀌었어요. 어릴 때는 제가 레서피에 손님이 오면 투정을 부리기도 했는데, 요즘에는 “엄마 오늘도 손님이 와요?”라고 물으며 손님을 기다리기도 해요. 이 역시 음식의 힘이 아닐까요?
내가 바라는 ‘레서피’는 살아 있는 생명체였으면 좋겠어요. 찾는 손님들에게 너무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곳이면서 따뜻한 느낌을 갖고 돌아갈 수 있는 레스토랑이길 꿈꿔요. 준영이가 커서 레서피를 떠올리면 ‘그곳에서 엄마와 내가 함께 음식을 만들어 먹었지’라고 추억할 수 있는 공간이면 충분해요.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pimage.design.co.kr%2Fcms%2Fcontents%2Fdirect%2Finfo_id%2F65628%2F1397067620160.jpg) <예술가의 탄생>(유경희, 아트북스) 예술가의 창조력을 일깨운 뮤즈 이야기예요. 오노 요코, 구스타프 클림트, 조지아 오키프, 프리다 칼로, 잭슨 폴록, 폴 고갱, 앤디 워홀, 모딜리아니 등 세계적 예술가 13명에게 영감을 준 매혹적 뮤즈를 만나볼 수 있어요. 예술가가 누구를 만나고 그 만남에서 생기는 에너지로 작품을 했다는 것, 음식이라는 공통분모로 사람을 만나고 거기에서 얻는 에너지로 요리를 하는 나와 흡사하다는 생각을 했어요
<어린왕자>(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더클래식) 우리의 삶이 늘 우리의 곁에 있지 않다고 여길 때 눈물이 나는 것처럼, 중요한 건 눈이 아니라 마음으로 보아야 한다는 것을 일깨워줍니다. “넌 나에게 아직은 수없이 많은 다른 어린아이들과 조금도 다를 바 없는 아이에 지나지 않아. 너 역시 날 필요로 하지 않고. 나도 너에게는 수없이 많은 다른 여우들과 조금도 다를 바 없는 한 마리 여우에 지나지 않지. 하지만 네가 나를 길들인다면 우리는 서로를 필요로 하게 되는 거야. 너는 내게 이 세상에서 하나밖에 없는 존재가 되는 거야. 난 네게 이 세상에서 하나밖에 없는 존재가 될 거고.”
일러스트레이터 숭늉 태교와 취향 사이, 추리소설에서 웃다 “책을 구상하는 최고의 시간은 접시를 닦을 때”라고 추리소설의 대모 애거서 크리스티가 말했다. 따뜻한 동심을 그려내는 일러스 트레이터로 유명한 숭늉 작가는 “엄마가 즐길 준비가 되어 있다면 임신기는 추리소설을 읽기에도 좋은 시간”이라고 말한다.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pimage.design.co.kr%2Fcms%2Fcontents%2Fdirect%2Finfo_id%2F65628%2F1397067594200.jpg) 음식을 먹어야 가라앉던 입덧을 잠재워줬어요 임신 중 배가 고프면 입덧이 심해졌어요. 무언가를 먹어야 잦아들었는데 그래서 출산일이 가까워질수록 체중이 많이 늘었고, 그에 대한 스트레스도 급상승했어요. 그때 식욕마저 잊고 몰입하게 만드는 추리소설이 저에게는 도움이 됐어요. 좋아해서 푹 빠질 수 있고 그래서 힐링할 수 있다면 추리소설 읽기도 즐거운 태교가 될 수 있어요.
엄마의 취향도 지켜주세요 어렸을 때부터 판타지, 추리소설을 좋아했어요. 추리소설은 해결해야 할 사건이 등장하고 그것을 풀어내는 과정이 흥미진진한데요, 위험한 취미가 아니라면 임신기라고 해서 엄마의 재미를 포기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추리소설에 심취해 있는 동안 시간이 잘 간다는 장점도 있고요. 사건 해결 과정에서 느끼는 짜릿함도 임신 중 우울함을 상쇄시키는 데 좋았어요. 요즘도 주말에 잠깐씩 남편에게 아이를 맡기고 집 근처 카페에 가서 혼자 추리소설을 읽거나 그림을 그려요. 일하는 엄마로서의 나를 온전히 충전하는 시간이죠.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pimage.design.co.kr%2Fcms%2Fcontents%2Fdirect%2Finfo_id%2F65628%2F1397067620161.jpg)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애거서 크리스티, 이가형 옮김, 해문출판사) 제가 가장 좋아하는 추리소설이에요. 떳떳하지 못한 과거를 지닌 열 명의 인물들이, 의문의 초대장을 받고 한 섬에 모여들면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특정한 탐정은 등장하지 않지만, 제시된 상황 설정만으로도 충분히 재미있는 책이에요.
<용의자 엑스의 헌신>(히가시노 게이고, 현대문학) 제134회 나오키 상 수상작으로 한 여자를 사랑하는 천재 수학자가 자신의 모든 인생을 걸고 완전범죄를 만들어 갑니다. “선입견은 적이야. 보이는 것도 감추어버리게 하니까.”
<왕좌의 게임 1, 2>(조지 R. R. 마틴, 은행나무) 판타지 어느 날 갑자기 기상이변이 일어나 언제 끝날지 모르는 기나긴 겨울이 시작되면서 왕의 세력은 약해지기 시작하고, 수많은 왕자, 제후, 기사, 마법사들이 저마다의 야심을 드러내며 사건이 이어져요. 권력을 둘러싼 숨 막히는 음모와 계략, 비정한 배신과 숭고한 희생, 욕망으로 가득한 인간사가 절묘하고 흥미진진합니다.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히가시노 게이고, 현대문학) 나미야 잡화점은 30여 년간 비어 있던 오래된 가게인데, 이곳에 삼인조 좀도둑들이 숨어듭니다. 의문의 편지 한 통이 도착하고, 세 사람은 내용에 이끌려 답장을 해주기 시작해요. 그리고 놀라운 기적이 일어나기 시작합니다. “내가 몇 년 째 상담글을 읽으면서 깨달은 게 있어. 대부분의 경우, 상담자는 이미 답을 알아. 다만 상담을 통해 그 답이 옳다는 것을 확인하고 싶은 거야. 그래서 상담자 중에는 답장을 받은 뒤에 다시 편지를 보내는 사람이 많아. 답장 내용이 자신의 생각과 다르기 때문이지.”
아나운서 고민정 사랑한다면, 육아서보다 인문학 책을 방송을 하며 슬럼프에 빠졌을 때 신영복 작가의 <강의>에서 위안을 얻었고, 시인의 아내가 되어서는 <아름다운 삶 사랑 그리고 마무리>를 읽으며 부부의 이상향에 대해 고민했다. 은산이 엄마이자 다음 달 출산을 앞둔 나무(태명) 엄마로서 인문학 책과 시집을 통해 내면의 힘을 축적하고 있는 고민정 아나운서. 그녀의 곁에는 늘 책이 있다.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pimage.design.co.kr%2Fcms%2Fcontents%2Fdirect%2Finfo_id%2F65628%2F1397067608172.jpg) 고전 다시 읽기의 시간 은산이를 임신했을 때 한 달 정도 입덧을 정말 심하게 했어요. 작은 글자만 봐도 속이 울렁거려서 그 기간 동안은 책을 읽지 않고 입덧이 끝난 후부터 계속 소설책을 읽었어요. 박진감 넘치는 현대소설을 읽고 싶었는데 무서운 이야기를 읽으니 배가 뭉치는 게 느껴져서 고전을 다시 읽었어요. <레미제라블>, <안나 카레리나> 등을 읽었는데, 독서의 영향일까요? 은산이는 어려서부터 저와 떨어져도 울거나 당황하지 않았고, 주변에서 “정서적으로 안정됐다”라는 이야기를 들어 책이라면 이것 저것 가리지 않고 좋아하고요.
바느질을 시작하다 임신 막달이 되면 시간이 정말 더디게 흘러요. 앉아 있어도, 서 있어도, 누워도 힘들죠. 은산이를 임신했을 때는 막달에 소설책 읽기와 손바느질을 했어요. 배냇저고리도 만들고 원숭이 인형도 만들었는데 좋은 기운을 불어넣기 위해 기분이 좋을 때만 바늘을 들었어요. 바느질을 하고 있으면 마음이 안정되는 것이 느껴졌고요. 그러면 배가 뭉치지 않으니 저에게 맞는 태교였던 것 같아요. 신기하게도 은산이는 제가 그때 손바느질로 만든 원숭이 인형을 유독 좋아해요.
아이는 그림책만, 엄마는 육아서만 읽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버려요 시집을 통해 엄마의 표현력을 키워요 감수성을 채워주기 위해서는 시집만한 것이 없는 것 같아요. 시집을 읽으면 사물을 보는 눈이 다양해지는 걸 느껴요. 시는 은유적이어서 다양한 표현을 배울 수 있어요. 아이에게 달님을 설명할 때도 ‘달’이라는 단어만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시적 표현을 응용해줄 수 있어 유용하고요. 은산이는 요즘 한창 말이 트이는 시기인데 표현하는 단어가 다양한 편이에요. 시사 매거진에서 소설책까지, 아이에게는 모든 책이 놀잇감이에요 아이가 어렸을 때는 글자를 모르기 때문에 시사매거진을 들춰보아도 책 속 사진과 그림을 보잖아요. 그러면 자연스럽게 사진에 나온 사물의 명칭을 이야기해주어요. 동화책에는 예쁜 나무 그림이 있지만 어른들의 책에는 실제 나무 사진도 있고 병들어 쓰러진 나무도 있지요. 그러면 나무가 아플 수도 있다고 이야기를 해주는데, 동화책 속 이야기보다 확장된 이야기를 들려주게 되죠. 동화책만 너의 책이 아니라 신문, 잡지, 시집 등 모든 책이 너의 놀이감이라는 것을 아이에게 느끼게 해주고 있어요.
엄마 내면의 지혜와 힘을 키워요 아이를 키우며 육아서적에서 답을 찾기보다 내 아이에게 맞는 육아 원칙을 만드는 것이 좋은 것 같아요. 저는 정보를 얻기 위해 <임신출산대백과> 한 권만 탐독하고 주로 소설책을 읽었어요. 육아서적이 용기를 주긴 하지만 아이마다 특성이 다르고 엄마마다 교육관이 다르잖아요. 엄마의 육아 원칙을 바탕으로 그때그때 적절하게 대처하는 것이 아이와 엄마에게 더 좋지 않을까요? 임신했다고 해서 타인의 육아 경험만 탐독하는 것보다 고전소설이나 인문학 소설을 읽으며 내면의 교양을 쌓는 것도 중요해요. 저 역시 은산이를 키워야 하고, 방송도 해야 하니 일하는 엄마들이 그렇듯 책 읽을 시간이 많지 않아요. 둘째 나무(태명)를 임신하고는 밤에 태동 때문에 한두 번씩 잠을 깨게 되는데 그때 책을 읽어요. 또 근무시간 틈틈이 자투리 시간을 활용하고요.
언제나 나의 곁에서 치유와 지혜를 주는 존재 그리스 고대 도시 테베(Thebes)의 도서관 입구 현판에는 ‘영혼을 치유하는 곳’이라는 문구가, 스위스 중세 대수도회 도서관에는 ‘영혼을 위한 약상자’라는 글이 새겨져 있다고 해요. 그 말에 공감해요. 살다 보면 내 앞의 길이 안 보일 때, 답을 찾지 못할 때가 있는데 책은 나에게 질문을 던져주고 스스로 답을 찾을 수 있게 도와주는 스승 역할을 해요. 인생살이가 힘들 때 책 속 인물들의 고된 삶을 보며 위안을 얻기도 하고, 지혜로운 인물을 통해 용기와 조언을 얻기도 하고요. 영혼을 치유해주는 존재가 저에게는 책이에요.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pimage.design.co.kr%2Fcms%2Fcontents%2Fdirect%2Finfo_id%2F65628%2F1397067620162.jpg) <아름다운 삶 사랑 그리고 마무리>(헬런 니어링, 보리) 세계적 지성인 스코트 니어링과의 만남을 그린 자전적 에세이이에요. 자급자족하는 삶과 돈을 모으지 않기, 동물을 키우지 않으며 고기를 먹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한 ‘조화로운 삶’을 평생 실천한 작가는 전 세계적으로 귀농과 채식 붐을 일으킨 장본인이기도 하고요. 100년 전쯤 사람들인데 결혼 후 남편과 함께 이 책을 읽으며 ‘이런 부부가 되자’라고 이야기했던 기억이 나요.
<철학카페에서 시 읽기>(김용규, 웅진지식하우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시를 쉽게 해석해 놓은 책, 인문학적인 교양도 쌓을 수 있고 여러 모로 도움을 받았던 책입니다. 김수영, 안도현, 신경림 작가부터 보들레르, 네루다, 브레히트까지 주옥같은 시들을 통해 철학함과 사유함을 다시 만나게 됩니다.
<레미제라블>(빅토르 위고 저, 정기수 역, 민음사) 워털루 전쟁, 왕정복고, 폭동이라는 19세기 프랑스의 격변을 다룬 역사 소설이자 당시 사람들의 지난한 삶과 한을 담은 민중 소설. 사상가이자 시인인 작가의 철학과 서정이 담긴 작품이기도 한 이 소설은 그 자체로 ‘하나의 거대한 세계’나 다름없으며 인간 삶과 세상을 아우르는 모든 것이 이 작품 속에 담겨 있다.
<안나 카레리나>(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민음사) 19세기 러시아의 대문호 레프 톨스토이가 남긴 최고의 리얼리즘 소설. 위선, 질투, 신념, 욕망, 사랑 등 인간의 감정과 결혼, 계급, 종교 등 인간이 만들어 낸 사회 구조에 대한 톨스토이의 모든 고민이 집약된 소설이다. 2007년 <타임>지에서 현대 작가 125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을 통해 ‘지금까지 쓰인 가장 훌륭한 소설’로 뽑히기도 했다.
<결혼한 여자에게 보여주고 싶은 그림> 저자 김진희 “소설책은 아이를 이해할 수 있는 인간 교과서” 첫아이를 임신했을 때 몸과 마음의 변화를 같이 감당해줄 친구로 소설책을 선택했다는 김진희 작가. 곧 둘째가 태어날 지금은 소설을 읽으며 여유로움을 만끽하는 중이다.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pimage.design.co.kr%2Fcms%2Fcontents%2Fdirect%2Finfo_id%2F65628%2F1397067594202.jpg) 아이를 이해는 시작점 문학의 여러 장르 중에서 인간을 이해하려 가장 노력하는 것이 소설이라고 생각해요. 소설 읽기는 첫 장을 펼치는 순간 작가가 그려낸 세상속으로 여행을 떠나는 것입니다. 곧 책 속의 사람들을 만나 감정적 유대가 형성되면 허구의 인물이 삶의 동반자가 되기도 하고 살아가면서 피해야 할 전형이 되기도 합니다. ‘인간을 이해하는 것이 삶의 시작’이라는 관점에서 인간과 삶에 관해 엄마가 아이와 함께 배우고 이야기해 나갈 수 있는 매개체로 소설은 훌륭한 교과서죠.
책 속 이야기를 들려주기 책을 읽다가 마음에 드는 구절이나 장면을 되뇌며 뱃속 아기와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저만의 소설태교 방식입니다. “그렇지, 이 사람 마음이 그랬겠지”하고 동의를 구하기도 하고, “너라면 어땠을 것 같아?”하고 묻기도 한답니다. 또 주인공의 심정에 빗대어 스스로에게 솔직해집니다. “엄마도 이 주인공처럼 너를 만나는 것이 두려워. 하지만 설레는 마음에 갑자기 발걸음이 빨라지기도 해. 엄마 참 바보 같지 않니?” 하며 친근하게 이야기를 이어갑니다. 소설을 읽는 시간은 둘만의 데이트이기에 창을 환하게 열어둡니다. 바깥 날씨와 풍경을 통해서도 엄마와 아기는 서로의 감정을 전달할 수 있어서요.
엄마의 맛과 멋을 아이에게 물려주고 싶어요 엄마는 아이에게 많은 것을 주는 사람입니다. 무엇보다 아이들이 자라서 자신과 타인을 대하는 근간이 될 ‘사랑’을 물려주고요, 엄마의 맛과 멋 그리고 취향을 통해 엄마의 문화를 물려줄 수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신념’이 있는 엄마가 되는 것이 저의 바람입니다. 아이가 삶의 어떤 순간에 놓이더라도, ‘그래, 엄마라면 이렇게 했을 거야’ 하고 힘을 보태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pimage.design.co.kr%2Fcms%2Fcontents%2Fdirect%2Finfo_id%2F65628%2F1397067620163.jpg) <임신캘린더> (오가와 요코, 김난주 옮김, 이레) 첫아이를 임신해 불안한 엄마에게 권하고 싶습니다. “이 안에서 제멋대로 쑥쑥 자라고 있는 생물이 내 아이라는 것이 도무지 납득이 안 가. 추상적이고 막연하고, 그런데도 절대적이어서 도망칠 수 없어”라는 구절이 인상적이었어요.
<이름 뒤에 숨은 사랑>(줌파 라히리, 박상미 옮김, 마음산책) <축복받은 집>으로 퓰리처상을 수상한 이후 3년 만에 펴낸 줌파 라히리의 장편소설이에요. “이제는 분명히 보였다. 다 말하고나니 그가 정작 원했던 건 단 한 가지, 아주 작은 소망이었다. 그는 아이들이 행복한 집에서 자라길 바랐었다”라는 글귀가 기억나요.
<국경 없는 마을> <거짓말이 왜 나빠> 동화작가 박채란 육아라는 큰 산을 넘어야 할 엄마들에게 소설책은 제2의 친정엄마죠 아이들에게 ‘너희를 키우느라 내 삶을 희생했다고 말하지 않는 엄마가 되는 것’이 박채란 작가의 꿈이다. 아이를 낳아 키운 것이 기쁨이었다고, 그러니 주어진 삶을 받아들이라고 이야기해줄 수 있는 엄마가 되기 위해 그녀는 지금도 바지런히 소설책을 읽고, 배우고, 실천하는 중이다.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pimage.design.co.kr%2Fcms%2Fcontents%2Fdirect%2Finfo_id%2F65628%2F1397067608171.jpg) 입덧을 물리친 독서의 힘 “지금도 정확히 기억 나요. 첫아이를 가졌을 때 입덧이 너무 심해서 소설책에 몰입하며 그 시기를 넘겼거든요. <선과 모터사이클 관리술>과 <존재의 세 가지 거짓말>을 읽으며 책에 집중하다보니 입덧으로 인한 울렁거림이 잦아들었어요. 임신 막바지에 레이먼드 챈들러의 <기나긴 이별>을 주문했는데 아이가 태어나던 날 배송되었어요. 큰아이와 운명을 같이한 책이라 기저귀를 갈아주며 틈틈이 읽었고요, 둘째아이를 낳고는 미야베 미유키의 <솔로몬의 위증>을 읽었어요. 재미있어서 시간이 잘 가거든요. 독서는 투자 대비 효과가 정말 좋은 활동이에요. 책 읽기가 기쁨이 되면 평생의 길잡이와 친구를 얻는 것과 같지요. 모르는 것이 생겨도, 힘든 일이 생겨도 기댈 곳이 있으니까요. 출산을 준비하며 책 읽기에 재미를 붙인다면 육아라는 힘든 산을 헤쳐 나가는 엄마에게도, 새로운 세상에 첫발을 내딛는 아기에게도 좋은 선물이 될 거예요.
육아에 대한 마음가짐을 바꿔준 자연주의 출산 큰아이는 조산원에서 낳고 둘째아이는 자연주의 출산로 낳았어요. 의료개입을 최소화하고 스스로의 힘으로 아이가 나올 수 있게 기다려준 것이 가장 좋은 태교였어요. 그 마음이 육아로도 이어져서 엄마로서 욕심을 내려놓게 되고요. 엄마는 아이가 필요로 할 때 최소한의 도움을 주는 존재라고 생각하고 그런 마음으로 아이를 키우고 있어요. 임신했다고 해서 나를 바꾸는 것보다 늘 읽던 책을 읽고, 자연주의 출산으로 아이를 낳은 것이 최고의 태교였어요.
독서태교에만 있는 두 가지 임신과 출산, 엄마의 감수성이 폭발하는 시기 예전에는 시시하다고 생각하던 것들에서도 의미를 발견하고, 그림책을 볼 때도 아이의 눈으로 보다보니 새로운 것들을 발견하게 돼요. 유행하는 책을 빨리 더 많이 읽는 것을 좋아했었는데, 엄마가 되어 아이에게 같은 책을 여러 번 읽어주다보니 저도 과거에 읽은 책을 다시 펼쳐보게 되고 곱씹어보게 되더라고요. 시간과의 전쟁, 그러나 시간을 쪼개 책을 읽는 충만감 문제는 부족한 시간이죠. 25개월인 첫째, 1백일인 둘째를 키우다보면 사실 책을 읽을 시간이 없어요. 그럼에도 잠자는 시간을 줄여서라도 책을 읽어야 마음이 채워지는 것 같고,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했다는 충족감 덕분에 육아도 즐거워지더라고요. 아이가 낮잠 잘 때 10분, 15분이라도 시간이 나면 책을 읽어요.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pimage.design.co.kr%2Fcms%2Fcontents%2Fdirect%2Finfo_id%2F65628%2F1397067620164.jpg) <트리하우스>(오가와 이토, 권남희 옮김, 북스토리) 남편 외에는 누구에게도 마음을 허락하지 않았던 마리아. 인생에 대해 의지박약하고 나약하고 무능하기만 했던 그녀가 임신 후 조금씩 천천히 자신의 인생을 찾아가는 10개월간의 여정을 담아냈어요. “한 가지, 좋은거 가르쳐줄까.” 주인은 장난스러운 눈으로 나를 보았다. ‘뭐예요?’ 눈으로 물었다. “인생에 가장 슬픈 일 있잖아? 그걸 얘기한다는 것은 그 사람을 사랑한다는 증거야.”
<무지개 곶의 찻집>(모리사와 아키오, 이수미 옮김, 샘터) 인생이라는 파도에 휩쓸리다 우연히 ‘무지개 곶의 찻집’에 밀려와 위로와 온기를 마주한 사람들. 꿈을 좇지 않는 인생을 선택하는 데에도 용기가 필요하다고, 소중한 것을 잃어도 또 다른 무언가가 찾아온다고, 그러니, 다 괜찮을 거라고 위로하는 무지개 곶의 찻집 이야기예요. “망설여질 때 로큰롤처럼 살기로 하면 인생이 재미있어지지.” “로큰롤?” 네모나고 투박한 턱을 박박 긁으며 고지 씨가 말을 잇는다. “늘 자신을 설레게 하는 쪽으로 가는 거야.”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pimage.design.co.kr%2Fcms%2Fcontents%2Fdirect%2Finfo_id%2F65628%2F1397068107180.jpg) 아기와의 관계맺음에 대해서 미리 공부하고 싶다면 <아기는 뱃속의 일을 기억하고 있다>(이케가와 아키라, 김경옥 역, 샨티) + <부모와 아이 사이>(하임 기너트, 신홍민 역, 양철북) + <부모역할훈련>(토머스 고든, 이훈구 역, 양철북)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pimage.design.co.kr%2Fcms%2Fcontents%2Fdirect%2Finfo_id%2F65628%2F1397068107181.jpg) 동심을 미리 경험하고 싶다면 <꼬마 모모>(마쓰타니 미요코 글, 기쿠치 사다오 그림, 햇살과나무꾼 역, 양철북) + <버드나무에 부는 바람>(케네스 그레이엄 글, 천은실 그림, 정지현 역, 글담) + <모래요정과 다섯 아이들(에디스 네즈빗 저, 햇살과나무꾼 역, 비룡소)
핸드백 디자이너, <집에서 일하는 엄마> 저자 송수정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마법처럼 불안감이 사라졌어요 엄마가 되니 기쁜 동시에 누군가를 세상에 내어놓고 그 책임을 죽을 때까지 가져가야 한다는 사실에 두려움이 몰아치기도 했다. 두려움이 자신을 압도하지 않도록 송수정 씨는 책에 몰입했다. 소설책은 불안으로부터 자신과 아이를 지키는 안전장치였다.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pimage.design.co.kr%2Fcms%2Fcontents%2Fdirect%2Finfo_id%2F65628%2F1397067608170.jpg) 임신기, 내 인생에서 가장 많은 책을 읽다 엄마가 되는 것은 지금껏 내 삶에서 가장 어려웠던 일이면서 가장 큰 변화를 가져온 일이었어요. 늘 긍정적이었는데 사람을 만나는 것이 두려워지고, 속절없이 눈물을 쏟는 날도 있었어요. 그러나 소설책을 읽으면 오르락내리락하던 마음이 신기하게도 안정되는 것을 느꼈어요. 제 인생을 통틀어 가장 많은 책을 읽은 것 같아요. 그 시점에 퇴사를 했고, 마침 집에서 아주 가까운 곳에 큰 도서관이 생겼어요. 아파트 단지에도 도서관이 있었는데 산책 삼아 걸어가서 몇 시간이고 앉아서 시간을 보내기에 적당하다보니 그 핑계로 외출하기도 좋았죠.
나라별 작가를 탐독하는 즐거움 도서관에 가서 독일과 프랑스, 북유럽 작가들의 책이 모여 있는 서가 한 칸을 정해 제목과 표지가 마음에 드는 책 순서대로 전부 다 읽었던 기억이 나요. 유럽 작가들의 문장은 단순하고 딱딱한데 책 후반부로 갈수록 뭔가 인간에 대한 짙은 애정이 차올라서 남편과 책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면서 우리 아이에게도 좋겠다고 이야기했어요. 태명이 ‘달콤’이었는데 아주 슬픈 대목에서는 “달콤아, 엄마가 너무 슬프다”라고, 행복한 대목에서는 “엄마는 정말 행복해”라고 저도 모르게 아이에게 말을 걸곤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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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딸 루이즈>(쥐스틴 레비, 이소영 옮김, 이덴슬리벨) 평범한 간섭과 평범한 저녁 식사, 평범한 엄마를 가지고 싶었으나 끝내 그 소망을 이루지 못하고, 엄마를 병으로 잃은 작가 쥐스틴 레비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담은 소설이에요. “들어가면 안 되는 잔디밭을 뛰어다니는 앙젤의 모습 속에 엄마가 살아 있다. 앙젤이 자기를 붙잡아 꾸짖는 어른들에게 해볼 테면 해보라며 쏘아볼 때 엄마가 내게 말하고 미소 짓는다. 앙젤이 넘어져도 울지 않으려고 이를 악물고 벌떡 일어날 때 엄마가 거기 있다. 엄마는 자신이 지르지 않은 고함 속에, 자신이 짓지 않는 저 씩씩한 아이의 찡그린 표정 속에 머문다. 내 아이의 곳곳에 엄마는 자신의 흔적을 남긴 것이다.”
<이토록 아름다운 세 살>(아멜리 노통브, 전미연 옮김, 문학세계사) 스스로를 ‘신’이라 믿는 파이프가 소설의 주인공. 파이프가 0세부터 3세가 될 때까지 일을 기록했어요. “두 살에는, 계절의 변화를 눈치채지 못하고 관심도 없다. 네 살에는, 계절의 변화를 알아차린다. 하지만 지난해에 대한 기억이 있어, 계절의 변화가 그저 흔하고 대단치 않은 일로 느껴질 뿐이다. 세 살에는, 불안과 초조가 절대적이다. 다 알아차리기는 하지만 하나도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마음을 차분히 할 수 있게 참고할 만한 머리 속 판례가 전혀 없다.”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image.design.co.kr%2Fcontents%2F2008%2Ftip_top.gif) |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pimage.design.co.kr%2Fcms%2Fcontents%2Fdirect%2Finfo_id%2F65628%2F1397068739110.jpg) 여행작가 오소희는 여행하고 글을 쓴다. <바람이 우리를 데려다 주겠지>를 시작으로 아들 중빈(13)과 30여 개국의 제3세계를 여행했고, 그곳에 청소년도서관 만드는 일을 하고 있다. 중빈은 10세 때 쓴 남미 여행기 <그라시아스, 행복한 사람들>로 최연소 청 소년권장도서 작가가 되었다. 최근 유아 시절 대화집 < 엄마, 내가 행복을 줄게> 개정판이 나왔고, ‘어른이 되어 다시 읽는 동화’란 테마로 엮은 에세이집 <어린왕자와 길을 걷다>도 출간되었다.
푸드스타일리스트 메이는 ‘스킬은 배우면 누구나 생기지만 감각은 배울 수 없다’는 좌우명으로 다양한 취미 활동을 통해 감성과 감각을 키우느라 부단히 노력하는 요리연구가이자 푸드스타일리스트다. 요리 전문 사이트 출출닷컴(CHOOLCHOOL)과 블로그(MAY041208)를 운영 중이고, 쿠킹 스튜디오 ‘MAY’S TABLE’을 이끌고 있다. 저서로는 <소박한 한 그릇>, <메이의 초간단 요리>, <가족 식탁>이 있다.
요리연구가 신경숙은 어려서부터 음식을 먹는 것 뿐 아니라 만드는 것도 좋아했다. 지금은 효자동 골목길에 ‘레서피Recipe’를 운영하고 있으며 따뜻하고 정성스러운 요리로 많은 마니아층의 인기를 얻고 있다. 저서로 <효자동 레시피(SOMO)>가 있고, <갖고 싶은 부엌 알고 싶은 살림법>(김주현, 중앙북스)에서는 ‘아기 키우며 밥해 먹는 엄마의 부엌’으로 자신의 살림을 소개된 바 있다. 요즘은 마흔 둘에 얻은 생의 빛나는 선물, 준영이 밥상 차리는 재미에 푹 빠져 산다.
일러스트레이터 한승윤은 21개월 귀여운 아들에게 푹 빠진 ‘집에서 일하는 엄마’다. 실제로 <집에서 일하는 엄마>에 ‘따뜻한 엄마의 마음이 그려내는 동심을 위한 그림’으로 소개 되기도 했다. 그림잡화점(youhees.blog.me) ‘치노캣’을 운영하며 일러스트 청첩장과 가족 일러스트를 그려주는 일을 즐겁게 하고 있다.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pimage.design.co.kr%2Fcms%2Fcontents%2Fdirect%2Finfo_id%2F65628%2F1397068739111.jpg) 아나운서 고민정은 2004년 KBS 30기 공채 아나운서로 입사했다. 2006년 대학 선배이자 열한 살 연상인 시인 조기영과 부부가 되어 결혼 6년 만에 아들 은산이를 낳았고, 현재 나무(태명)의 출산을 앞두고 있다. 저서로 <샹그릴라는 거기 없었다>(행복한책장), <그 사람 더 사랑해서 미안해>(마음의숲)가 있다.
작가 김진희는 패션 디자이너 존 갈리아노와 알렉산더 매퀸을 배출해 유명해진 디자인학교, 세인트 마틴을 졸업하고 삼성전자에서 영어 통번역사로 일했다. 런던 유학 시절 내셔널 포트레이트 갤러리 아트숍에서 사 모은 엽서들로 <결혼한 여자에게 보여주고 싶은 그림>이라는 책을 펴냈다.
동화작가 박채란은 안산 원곡동 ‘국경 없는 마을’에서 외국인 노동자들과 함께 생활한 후 그들의 이야기를 담아 <국경 없는 마을>을 펴냈고, 이주 가정 어린이의 이야기를 담은 동화집 <까매서 안 더워?>를 선보였다. 두 아이를 키우느라 잠자는 시간을 줄여 책을 읽는 엄마이기도 하다.
핸드백 디자이너 송수정은 핸드백 디자이너. 다섯 살 딸 아이의 엄마이며 직접 디자인한 ‘여자’와 ‘아이’를 위한 가방들을 판매하는 온라인숍(www.corbu.co.kr)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 해 집에서 일하는 엄마들의 이야기를 모아 출간한 <집에서 일하는 엄마>에서 밝혔듯 “지금 앉은 자리가 꽃방석”이라는 말과 “이 또한 다 지나가리라”라는 말로 자주 위안을 삼곤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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