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를 운전하며 화가가 최불암이 많이 아프다고 하네요~라고 한다. 작가는 그거 유튜브에서 보았지요~라고 답하며 그런 얘기가 뜨더라도 믿으면 안 된다고 했다. 유튜브에 유명인의 이름과 함께 중태~ 사망~ 이런 기사가 떠서 읽어보다가 엉뚱한 내용이라는 것을 알고 피식 웃고 말았던 적이 몇 번 있었기 때문이다. 확실한 것을 알고 싶으면 네이버 검색을 해 보면 단번에 알 수 있다. 최불암 씨가 아픈 것은 사실이었다. 그의 근황을 읽어나가다 보니 최불암 시리즈에 도달한다. 오래전에 유행했던 최불암을 주인공으로 한 우스운 얘기들이 가득하다. 운전하는 화가에게 우리 동네 입구에 도착할 때까지 계속 읽어주었다. 화가를 즐겁게 해 줄 목적도 있었지만 작가가 더 흥미가 있어서 그랬다.
우리 집 책장에는 유머 책이 몇 권 있다. 그뿐이 아니라 10여 년 전에 신문에 게재된 유머를 복사해 둔 것이 가득 있다. A4용지에 복사를 하여 종이상자에 차곡차곡 넣어 두었더랬다. 이삿짐을 옮겨올 때 아무것도 버리지 말라고 했기에 별관에 있을 것 같아서 찾아보니 역시 그대로 있었다. 맨 위에 있는 종이에 담긴 유머의 제목은 '한국식 영어 번역'이다. 재미 삼아 옮겨본다. . 바늘 도둑이 소 도둑 된다 - 바늘 슬쩍 맨(man) 비컴(becme) 음매 슬쩍 맨 . 장인, 장모 - 롱 맨(Long man), 롱 마더(Long mother) . 돌고 도는 세상 - 트위스트 트위스트 월드(Twist twist world) . 학교 종이 땡땡땡 - 스쿨 벨(School bell) 띠용띠용 . 토함산 - 오바이트 마운틴(Over eat Mt.) . 서당개 삼 년이면 풍월을 읊는다 - 스쿨 도그 쓰리 이어(School dog three year) 풍월 사운드(sound) . 귀신 씻나락 까먹는 소리 - 고스트(Ghost) 씻나락 오픈(open) 짭짭 사운드(sound) . 개천에 용 났다 - 도그 스카이(dog sky)에 드래건(dragon) 응애 . 계란값 주세요 - 기브 미 에그머니(give me egg money) . 3.1운동 - 쓰리 원 스포츠(Three one sports) . 일리가 있는 말씀 - 완투 스피크 해브 이즈(One two speak have is) . 암탉이 울면 집안이 망한다 - 우먼 치킨(woman chicken) 꼬끼오 하우스(house) 폭삭 2012년 6월 18일 자 문화일보 22면에 실린 기사이다. 익숙한 콩글리시(konglish)를 보며 추억에 젖었다. 오래전에 멀리서 근무하는 교육 동기생이 승진을 했다는 소식을 듣고 신문에 올려진 유머 모음 스크랩했던 것을 선물로 보냈다. 되돌아보니 황당한 선물이었을지도 모른다고 여겨지지만 유머를 읽으며 마음의 여유를 가지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었다. 그녀에게 선물로 보내고 나서도 유머를 계속 모았던 것도 스스로 마음의 여유를 가지기 위해서였다. 예전에는 못생긴 남자는 참을 수 있어도 유머 감각이 없는 남자는 참을 수 없다는 얘기도 있었다. 요즘도 젊은이들이 그런 얘기를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썰렁한 겨울에 접어들었으니 썰렁한 개그로 이한치한(以寒治寒)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알콩이달콩이가 다니는 어린이집에서 부모 참관 수업이 있었단다. 직장 생활하는 부모들을 배려하여 토요일에 수업을 한 모양이다. 늦은 저녁에 알콩이가 영상통화로 오늘 행사를 설명했다. 미술도 했다는 얘기를 전하더니 우리 이제 나중에 통화하자~라고 하며 전화를 끊었다. 곧이어 달콩이가 전화를 걸어오더니 오리고기도 먹었다며 이제는 잘 주무시면 된단다. 번갈아서 통화하는 모습에 많이 웃는다. 오늘도 참 행복한 하루였다. 내일도 더욱더 즐겁고 행복한 날 주심을 믿고 감사드린다.
첫댓글 재미있는글 잘 읽었읍니다
잘보고가네요 좋은 휴일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