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부동산정보업체 스피드뱅크에 따르면 분당 아파트 시세는 지난해 10월 이후 줄곧 약세를 보이고 있다. 당시 분당 아파트의 3.3㎡당 평균 매매가격은 1763만 원이었지만 지금은 1667만 원으로 떨어졌다. 109㎡(33평)짜리 아파트를 기준으로 하면 3000만원쯤 하락한 셈이다.
그러나, 가격 하락 속도는 최근들어 눈에 띄게 줄었다. 지난해 말부터 올 초까지 분당 아파트는 매월 평균 0.7%씩 하락했지만 5월엔 -0.4%로 줄었고 6월 들어선 보합(0%) 수준을 보이고 있다. 현지 부동산 공인중개사는 “매도,매수인 모두 바닥에 근접했거나, 빠질만큼 빠졌다고 보는 시각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일부 전문가들은 실수요자라면 중소형 급매물을 중심으로 지금이라도 매수에 나서 볼 만하다고 말한다. 분당이 가격 조정을 받고는 있지만, 생활 편의시설이나 풍부한 공원녹지·편리한 교통 등을 감안하면 여전히 경쟁력이 있기 때문이다. 양해근 우리투자증권 팀장은 “분당은 학군이 좋고 기반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 실거주에는 손색이 없는 곳”이라며 “중소형이라면 관심을 둘만 하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현재 분당신도시가 갖고 있는 호재와 악재는 무엇일까.
분당에서 호재로 작용할 만한 요인은 내년으로 예정돼 있는 신분당선의 개통이다. 서울 강남역부터 정자역까지 총 6개 역이 만들어져 정자역에서 강남까지 20분 정도면 이동할 수 있게 된다. 또 국내 최대 인터넷업체인 NHN이 분당 정자동에 입주해 주변 전세와 매매가를 끌어올리는 것도 호재다. NHN건물에는 계열사를 포함해 총 3000여 명이 근무할 예정이다. 정자동 인근의 한 공인중개사는 “전세 세입자들이 재계약을 많이 해 전반적으로 물건이 별로 없다”며 “대형도 작년에 비해 비교적 쉽게 거래가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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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분당 신도시 전경. 금융위기 이후 집값이 큰 폭으로 떨어졌지만 최근들어 낙폭이 둔화되고 있다. /조선일보 DB
반면 아직까지 호재보다 악재가 많아 매수에 주의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우선 판교에서 6월 이후부터 내년 초까지 1700여 가구의 신규 입주가 예정돼 있다. 판교 입주예정자 중에는 분당 거주자가 섞여있어 입주가 다가오면 분당 집을 팔려는 경우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교통도 문제다. 분당에서 서울로 이어지는 대표적인 도로는 경부고속도로인데, 경부고속도로를 축으로 진행되는 택지개발지구는 판교, 광교 등 30곳이 넘기 때문에 이들 지구의 개발의 완료되면 교통사정은 지금보다 악화될 것이란 분석이다. 여기에 입주한지 20년이 다 돼가면서 인근에 입주한 판교에 비해 ‘낡은 아파트’란 인식도 작용하고 있다.
조민이 스피드뱅크 리서치팀장은 “분당은 판교와 비교되면서 노후도 등이 부각되고 있는 게 단점”이라며 “하지만 기반시설, 강남과의 접근성 등을 감안하면 가격이 더 이상 가파르게 빠지긴 어려울 것”이라며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