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천동-Elm, 경성대앞-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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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가, 번화가 어느 곳을 막론하고 사람들이 붐비는 곳에는 커피숍들이 자리하고 있다. 대형 커피체인점을 비롯해 작은 동네 커피숍까지 그 종류만 해도 상당수. 특히 대학가에는 50m거리에 하나씩 위치해 있는 커피숍들을 볼 때면 어느 곳을 갈지 정하는 데에도 시간이 꽤나 걸린다. 이 같은 현실에서 많은 커피숍이 생존전략으로 선택한 것이 ‘커피만 파는 곳에서 벗어나자’는 것. 게다가 독특한 메뉴를 개발하고 유행을 따라가는 노력도 필요하다. 현대인들의 생활 패턴을 위해 탄생한 브런치(아침 겸 점심 식사), 단 음식을 좋아하는 여성들을 위한 디저트 메뉴 등 요즘의 커피숍에는 이색 아이템들이 많이 등장했다. 다른 커피숍과는 차별화되는 무엇인가를 만들어 내야만 경쟁시대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이제는 단지 커피만을 파는 옛날식 커피숍은 찾아보기 어렵게 되었다.
멀티 문화공간 ‘Elm’
부산 남천동 해변시장을 지나 아파트들이 즐비해 있는 곳. 400년도 더 된 느릅나무(Elm)를 옆에 끼고 단아하게 손님을 맞이하는 곳이 있다. 한적한 곳에 자리 잡은 ‘Elm’은 가정집을 개조해 만든 커피숍이다. 1층은 커피숍 매장으로 이용하고 있으며, 지하는 현재 로스팅을 위한 공간이지만 스터디 공간으로의 변신을 기다리고 있다. 테라스에 놓인 테이블은 바깥 공기를 즐기려는 손님을 위한 공간. 테라스를 지나 커피숍 안으로 들어서면 포근한 조명이 내부를 밝히고 있다. 매일 볶는 커피로 인해 주위는 커피향으로 가득 찬다. 이곳의 커피는 인심 좋은 사장부부가 여러 종류의 커피 빈을 직접 로스팅해 'Elm'만의 맛을 만들어 가고 있다. 지하공간에 마련된 로스팅 장소에서 커피를 볶는 날이면 주위에 퍼진 커피향기가 손님들을 유혹한다.
2009년 8월에 오픈한 'Elm'은 분위기 있는 공간과 푸짐하고 맛있는 메뉴들로 인기가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서울의 여러 문화 공간들을 직접 경험했던 송호영(남, 40세) 사장은 부산에도 문화 공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껴 직접 ‘Elm’을 차리기에 이르렀다고. 평소 음악과 문화 예술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현재 부인과 함께 문화 공간으로 이용할 수 있는 커피숍을 만들기로 했다. 커피숍 사업 이전에도 베이커리 등 다른 경험을 통해 얻은 것들을 가지고 'Elm'을 탄생시켰다. 사장 부부는 이곳을 단지 커피만을 파는 곳이라기보다는 북카페를 겸해 여러 공간으로 활용될 수 있는 곳으로 만들어 나가고 싶다고 한다.
‘Elm’의 인기메뉴 와플 브런치를 살펴보자. 한 눈에도 푸짐한 양임을 알 수 있다. 한 사람이 브런치로 먹기에는 아주 푸짐하다. 이 메뉴만 보아도 ‘Elm’의 넉넉한 사장의 인심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와플과 함께 생과일주스를 제공해 1만 5천 500원으로 두 사람이 가볍게 즐기기엔 안성맞춤. 이밖에도 아이스크림 와플 또띠아 피자 및 다양한 종류의 핸드드립커피가 ‘Elm’의 주 메뉴다.
부산의 새로운 문화 공간으로 자리매김할 ‘Elm’은 다음 달에 리모델링이 완공되는 지하에서 커피스터디를 시작할 예정이다. 커피숍에서 스터디를 운영한다는 것 자체가 신선한데, 이곳의 스터디는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기까지 하다. 지금은 공간이 협소해 스터디 인원은 3명~4명이지만 지하 공간이 마련된 후부터는 차차 늘려나갈 계획. 일주일 한 번 1시간 30분 정도 이루어지는 영어 스터디는 한 달에 5만원으로 주부들 사이에서 인기다.
또 'Elm'은 커피숍 벽을 전시공간으로 이용해 그림을 전시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자리를 내줄 계획을 갖고 있다고 한다. 벽 자체를 갤러리로 이용해 카페 분위기를 살리고 작가들은 자신의 작품을 전시하는 기회를 가질 수 있어 ‘윈윈(win-win)효과’를 누릴 수 있다.
다양한 종류의 커피는 5천 원 선, 와플 아이스크림은 9천 5백 원이다. 영업시간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11시며 둘째, 넷째 일요일은 휴무일이다. 소통의 장을 지향하다
▲ C# 내부모습. 2010. POPBUSAN 그래서 'C#'에서 밀고 있는 주 메뉴도 디저트다. 한 가지 특이한 점은 너도나도 와플의 인기에 힘입어 메뉴에 추가하는 요즘, ‘C#’은 과감히 뺀 것. 다른 곳에서는 맛보지 못하는 독특한 메뉴로 승부하겠다는 것이 이곳의 전략이다. 기자가 방문했을 때도 사장을 비롯한 사원들이 새로운 메뉴 개발을 위해 몰두하고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그래서 탄생하게 된 인기 메뉴 '갈릭 커스터드'. ‘C#’에서 가장 인기를 끌고 있는 메뉴 ‘갈릭 커스터드 세트’는 현재 일하고 있는 쉐프(Chef)가 20살 때 만든 특별 갈릭 소스를 이용해 메뉴를 개발하여 지금의 ‘갈릭 커스터드 세트’가 탄생했다. 부드러운 빵에 적절히 발린 갈릭소스가 후각과 미각을 동시에 자극해 입맛을 당긴다. 특히 이 메뉴는 브런치로도 인기가 좋다.
또 다른 인기메뉴는 초코 폰당. 빵 안에 들어있는 진한 초콜릿의 맛이 일품이다. 진한 초코가 쓴 맛은 없어지고 깊은 단 맛만을 갖고 있다. 초코 폰당을 먹을 때는 함께 나오는 수저를 이용해 중간을 푹 찔러 주어야 한다. 그때 부드럽고 진한 맛의 초코가 흘러 내려와 초코의 깊은 맛과 함께 부드러운 빵을 맛볼 수 있다. 크기는 작지만 아메리카노와 함께 마실 때 초콜릿이 주는 기분좋은 포만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커피숍에 왔으면 응당 커피를 마셔야 되는 법. 세트 메뉴 주문 시 아메리카노도 함께 먹을 수 있다. 커피를 싫어하는 고객을 위해서 음료로도 선택이 가능하다. 'C#'의 아메리카노는 음식과 함께 먹었을 때 빛을 발한다. 부드러운 아메리카노의 향이 음식의 맛을 한층 더 살려 주기 때문. 게다가 맛도 맛이지만 ‘C#’의 아메리카노는 리필(refill)이 가능하다. 알뜰 손님에게는 아주 반가운 소식이다. 아메리카노는 테이크아웃을 하면 1800원에 마실 수 있으니 이점 참고하자.
연강웅 매니저와 ‘C#’을 공동 운영하고 있는 최진근(남, 30세) 사장은 우연한 기회에 커피숍을 차리게 되었지만 흔한 커피숍을 떠올린 것은 아니었다고. 문화를 공유하는 공간, 소통의 장이 될 공간을 만들고 싶었던 그는 커피숍의 구성도 이에 맞췄다. 혼자 오는 손님을 위해서 마련된 Bar 식 테이블에서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은 지극히 일상적이다. 손님과의 대화를 통해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한다. 기본적인 메뉴에 대한 질문에서 시작하여 개인적인 이야기까지 나누게 되는 'C#'의 분위기는 직원들의 부드러운 모습에서 자연스럽게 조성된다. 또한 혼자 카페를 찾아 개인적인 시간을 보내고 싶어 하는 손님들을 위해 마련된 책장에는 여러가지 책들이 구비되어 있다. 또 'C#'은 각 테이블이 놓인 공간 마다 컬러를 이용하거나 독특한 테마를 잡아 스토리를 가지고 있다. 블랙 컬러를 이용한 테이블은 조금은 외진 분위기를 제공해 눈에 띄기 싫어하는 고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자리라고 한다. 그 중에서 중앙에 위치한 ‘커뮤니티 테이블’은 그룹스터디나 회의를 커피숍에서 가지는 사람들을 위해 만든 공간이다. 특히 동호회들의 모임이나 간단한 회의 같은 경우 커피숍을 이용하는 빈도가 높으므로 ‘C#’에서도 이점을 공략했다. 그래서 지금까지 많은 동호회나 스터디 그룹들이 방문해 이곳에서 스터디를 즐긴다.
올해는 1주년 기념 공연을 계획하고 있는 ‘C#’. 널찍한 공간을 무대로 이용할 예정이라고 한다. 또 ‘C#’은 요리 스터디, 각종 행사의 경우 공간을 필요로 하는 단체를 위해 대관을 하고 있다. 2월에는 벌써 대관 예약이 잡혀 있어 요리 스터디가 있을 예정이라고. 대관료는 시간 당 5만 원으로 직접 방문하거나 전화로 예약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