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언·수·외 만점자 2人의 공부 비결
"중 2때 왼쪽 시력 잃어남보다 오래 공부 못해…
단지 우직함만이나만의 노하우죠"
"한시간에 한칸씩 칠하며일주일에 60시간 공부…"
2010학년도 대입수능시험 결과 전국 68명의 학생이 언어·수리·외국어 3과목에서 만점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 중 오산고 김태민(19)군과 보성여고 이하나(19)양을 만나 수능 만점 노하우에 대해 물었다. 이들은 모두 "힘들어도 포기하지 않고 나만의 공부법으로 꾸준히 노력한 것이 적중한 것 같다"고 입을 모았다. 이들에게서 수능만점 공부비결을 들었다.
◆"만점 노하우? 우직하게 해야죠" - 보성여고 이하나(19)양
고교 3년 내내 전교 1등을 한 번도 놓친 적이 없다는 이하나양. 이양은 언어, 수리 '나'형, 외국어영역에서 만점을 받고 사회탐구영역에서 3문제를 틀렸다. 만점 노하우가 뭐냐고 묻자 이양은 우직함이 자신만의 노하우라며 웃어 보인다. 사실 이양은 중학교 2학년 때 코뼈가 시신경을 누르는 이형 증후군을 앓은 뒤 왼쪽 시력을 잃었다. 그래서 공부를 할 때도 오른쪽 눈만 사용해야 한다. 남들보다 오랜 시간 공부할 수도, 반대로 꾀를 내어 공부할 수도 없었다.
"EBS, 교과서, 기출문제 이 세 종류로만 공부했어요. 문제를 풀고는 반드시 오답노트를 만들었죠. 수능이 다가올 즈음은 오답노트 묶음을 다시 정리하면서 풀었어요. 사회나 과학은 수업시간에 마스터한다는 생각으로 집중했죠. 수업이 끝나면 곧장 정리 노트를 펼쳐서 그날그날 정리해 따로 공부하는 시간을 줄였어요."
이양은 영역별로 미리 해두면 좋은 과목과 꾸준히 해야 하는 과목이 따로 있다고 한다. 언어영역은 1, 2학년 때 미리 작품정리를 해두면 시간이 부족한 3학년 때 본격적인 문제풀이 위주로 공부할 수 있어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고 한다. 이양은 "지문이 어려우면 당황하는데 지문이 어려울수록 문제는 쉬운 경우가 많다. 겁먹지 말고 찬찬히 읽는 것만으로도 문제를 맞힐 수 있다"고 했다.
수리영역은 1, 2학년 때는 기초를 하더라도 3학년 때는 심화학습을 권했다. 수능보다 어려운 문제를 풀어봐야 수능 때 변형된 문제들도 쉽게 풀 수 있기 때문이다.
외국어영역은 따로 단어집을 사지 않고 교과서나 수능 문제집을 풀면서 모르는 단어가 나오면 따로 노트를 만들었다. 그리고 반드시 그날 쓴 단어는 그날 모두 외우는 식으로 공부했다.
사회탐구영역은 이양이 가장 좋아하는 과목이다. 이양은 "역사 같은 경우는 연표를 만들어서 외웠다. 교과서 연도별로 연표를 짜고 사건을 넣었다. 정치사와 경제사로 분류해서 벽에 붙이고 보면 뿌듯하고 자신감도 생겼다"고 귀띔했다.
과학을 문과라 내신만 봤다. 그렇다고 포기할 수 있는 과목도 아니다. 워낙 과학을 어려워하기 때문에 조언을 할 수는 없지만 개인적으로는 무조건 외웠다고 한다.
서울대 인문학부에 수시 합격한 이양은 장애우를 우대하는 특별 전형이 아닌 지역 균형 선발 전형을 택했다.
"사회적배려대상자 전형은 진짜 필요한 친구들의 몫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앞으로는 인권변호사가 돼서 봉사도 많이 하고 사회에 보탬이 되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수능 전 일주일 시뮬레이션으로 당일 실수 줄여요" - 오산고 김태민(19)군
오산고 김태민군은 남들의 노하우보다 자신에게 맞는 학습법을 찾는 것이 우선이라고 한다. 김군 역시, 이양과 마찬가지로 언·수·외 3과목 만점에 사회탐구 2문제를 틀렸다.
"계획표를 짜서 생활했어요. 조금 과한 듯 짰는데 학기 중 일주일에 60시간을 공부하는 시간으로 계획했죠. 다양한 과목을 함께 공부하는 스타일이라 하루에 2~4 과목 정도를 함께 공부했습니다."
60시간 60개의 칸을 만들어 한 시간에 한 칸씩 체크를 했다. 시간을 정해서 공부하진 않았지만 꾸준히 빈칸을 채워가며 재미와 성취감을 얻을 수 있었다. 김군은 영역별 공부도 계획적으로 했다. 언어영역은 평소 교과서 위주로 내신공부를 하다가 3학년 여름방학을 시작으로 기출문제와 평가원문제 위주로 수능 감각을 유지시켰다. 수리는 평소 좋아하는 영역이기 때문에 틈틈이 쉬는 시간이나 공부가 안될 때도 수학을 풀었다.
"못 푸는 문제는 1, 2시간이 걸려도 반드시 풀었어요. 오답노트 만드는 게 불편해서 틀린 문제 아래 빨간색으로 써서 찾아볼 수 있도록 했죠. 다음번에 풀 때는 풀이 위에 빨간색 셀로판지를 대고 풀어서 미리 푼 내용을 볼 수 없게 했고요."
외국어는 텝스를 준비하고 있었기 때문에 1, 2학년 때는 따로 수능에 맞춘 공부를 하지 않았다. 김군은 "3학년부터는 수능의 감을 익히기 위해 모의고사를 많이 풀어봤고 단어장에 모르는 단어들을 체크해서 등교시간을 활용해 외웠다"고 전했다.
과학 역시 김군이 좋아하는 과목이다. 다큐멘터리와 과학관련 책을 좋아해 중학교 때부터 다양하게 접했던 것이 도움이 됐다. "중학교 때 본 다큐멘터리나 책이 고등학교 교과서에 나오니까 외우지 않아도 저절로 이해가 되더라고요. 확실히 고등학교에 입학하기 전에 다양한 책을 읽고 접해본 것이 도움이 된 것 같아요."
사회탐구가 약했던 김군은 외우기보다는 여러번 반복해서 보는 방법을 택했다. 2학년까지는 관련된 철학책과 역사책을 통해 교과서 내용들을 이해했다. 김군은 "나중에는 문제를 보면 교과서 몇 페이지에 있는 내용인지도 생각이 났다. 덕분에 변형된 문제들도 쉽게 풀 수 있었다"고 했다.
수능이 있던 주는 월요일부터 수능 시뮬레이션을 시작했다.
"실제 수능 때 언어영역 시간이 가장 떨렸어요. 그래서 1교시 시작 20분 전부터 '내가 한 게 답이야'라며 마인드 컨트롤을 했죠. 또, 수리영역 첫 문제가 좀 헷갈렸어요. 그래도 시뮬레이션을 해둔 덕에 자신감 있게 넘기고 다른 문제부터 풀 수 있었습니다. 수능의 관건은 준비도 중요하지만 당일 컨디션 조절도 중요한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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