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가을에 결혼을 앞두고 있어요. 요즘 실용적으로 현금 예단을 많이 보내는 것 같아서 저도 현금 예단만 드리려고 하는데 왠지 성의 없어 보이지 않을까 고민이네요. 현물 예단도 같이 하는 게 좋을까요? 김현정(27세, 9월 결혼 예정) A 실속과 편리함 때문에 현금 예단을 보내는 경우가 늘었지만 아직도 대부분은 현금과 현물을 함께 보내는 추세입니다. 전통적으로 현물은 보료, 반상기, 은수저 등을 보내는데 일상생활에서 활용도가 높지 않으니까 시어머니께 미리 여쭤보는 게 좋습니다. 최근엔 격식에 어긋나지 않으면서 꼭 필요한 품목인 시어머니 한복, 시아버지와 신랑 정장, 침구 세트 정도로 현물을 준비하는 경우가 많답니다. 듀오웨드 정주희 팀장(이하 정주희)
Q 작년에 결혼한 친구를 보니 예단으로 건강 검진권을 드려 칭찬 받았다고 하더라고요. 요즘 시부모님들이 선호하는 인기 현물 예단은 무엇인가요? 이수희(29세, 5월 결혼 예정) A 현물 예단은 받는 사람의 취향이 있기 때문에 딱히 어떤 것이 인기 있다기보다, 아이템이 굉장히 다양해졌어요. 요즘은 반상기 대신 에르메스, 로얄 코펜하겐 등의 명품 브랜드 찻잔 세트를, 보료 대신 옥매트나 돌침대를 하기도 하고요. 가전제품, 해외 여행권, 건강 검진권, 콘도나 피트니스 클럽 회원권, 명품 브랜드의 패션 아이템도 인기 있는 품목이에요. 써니플랜 최선희 대표(이하 최선희)
Q 다른 결혼 준비는 다 끝나고 예단 보내는 일만 남았습니다. 가장 고민되는 게 현금 예단의 액수예요. 보통 어느 정도가 적정 수준인가요? 정선일(30세, 4월 결혼 예정) A ‘예단비를 얼마 보내야 할까’가 예비 신부들의 최대 고민이지만 애석하게도 명쾌한 해답을 드릴 수가 없네요. 개개인의 집안 사정과 가풍, 시부모의 기대치에 따라 생략하는 경우부터 수억원대에 이르기까지 그야말로 천차만별이죠. 보통 중산층 가정의 경우 현금 예단으로 3백만~7백만원대가 가장 보편적입니다. 결혼 자금을 3천만~5천만원 정도로 예상한다면 5백만~1천만원 정도가 무난합니다. 정주희
Q 1년 전에 신랑의 형님이 결혼했는데, 신부 측에서 2천만원을 현금 예단으로 보냈다고 해요. 현금 예단을 1천만원 정도 생각하고 있는데 형님 수준에 맞춰야 하는 건가요? 고민입니다. 이상정(가명, 26세, 5월 결혼 예정) A 1천만원 차이는 큰 금액인데 너무 무리를 해서 그 수준에 맞출 필요는 없을 듯합니다. 시댁에서 어떻게 생각할지 미리부터 고민하지 말고 가능한 금액 안에서 정성껏 준비하세요. 대신 현금만 보내면 성의 없어 보일 수 있으니 시부모님이 좋아하시는 품목을 넌지시 여쭤보고 현물 한두 가지를 같이 보내면 어떨까요. 최선희
Q 시댁 친척들에게도 예단을 드리려고 합니다. 친척의 범주를 어디까지 생각해야 하나요? 홍민아(33세, 6월 결혼 예정) A 예전에는 신랑의 직계 가족에서 팔촌까지였지만 요즘은 보통 시부모, 신랑의 형제자매, 신랑의 삼촌과 고모까지 준비하죠. 그러나 촌수를 따지지 않고 시댁에서 가깝게 지내는 정도에 따라 예단을 준비하는 경우도 많으므로 예단의 범위 또한 시댁 어른과 미리 상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정주희
Q 주변에 예단으로 인해 트러블이 생기는 커플을 봤기 때문에 저도 예단 준비를 시작하면서 고민이 많습니다. 시어머니 될 분과 상의를 많이 하라고 하던데, 저는 도통 말 꺼내기가 어렵기만 해요. 서로 기분 좋게 예단을 준비하는 방법이 없을까요? 김정아(29세, 4월 결혼 예정) A 저는 예단 준비할 때 신랑이 중간자 역할을 잘 해줬답니다. 신랑이 “제가 오늘 웨딩 플래너한테 들었는데 요금 평균 예단이 현금은 OO이고, 현물로는 OO를 한대요. 또 받은 현금의 OO은 돌려준다더라고요.”라고 어머니께 넌지시 말씀드렸더니 미리 생각한 예단의 정도를 자연스럽게 이야기하시더래요. 그 내용을 신랑이 제게 얘기해줘서 어렵지 않게 조율할 수 있었어요. 좋은 방법이지 않나요? “신부가 예단 뭐 받고 싶은지 물어보라는데요?”라는 직접적인 질문은 피하고 우회적으로 이야기하는 게 좋습니다. 조선경(33세, 결혼 1년차)
A 특히 현물 예단에서 문제가 생기는 가장 큰 이유가 선물이 마음에 들지 않는 경우인데 이는 선물 자체보다 받는 사람의 기호에 맞지 않기 때문이에요. 역시 가장 좋은 방법은 어렵더라도 사전에 시댁 어른들과 예단의 규모와 품목을 상의하고 준비하는 거지요. 종종 시어머니가 ‘아무것도 필요 없다’거나 ‘성의껏 준비하라’는 모호한 답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럴 땐 더욱 그 의중을 파악할 필요가 있습니다. 혹 드러내놓고 너무 많은 것을 요구한다면 속으로 걱정하기보다 정중히 자신의 의견을 밝히세요. 정주희
Q 제가 전셋집 구하는 데 2천만원 보탰더니 어머니가 예단을 할 필요 없다고 하세요. 그런데 결혼하신 분들 얘기가 나중에 흠이 될 수 있으니 조금이라도 해야 한다고 하더라고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백민정(30세, 4월 결혼 예정) A 저도 결혼할 때 신혼집 구하는 데 2천만원 보태고 예단도 했답니다. 보료, 반상기, 은수저랑 현금 예단 3백만원 정도. 제가 돈 보탠 거 생각하면 다 돌려주시겠지 했는데 1백만원만 돌아오더라고요. 좀 섭섭하긴 해도 그냥 털어버렸어요. 안하면 제 마음이 괜히 찜찜할 것 같아서 드렸거든요. 본인이 나중에 마음 쓰지 않을 자신 있으면 안해도 상관없지만 저처럼 계속 고민이 된다면 하는 게 좋다는 생각이 들어요. 김근희(32세, 결혼 2년차)
A 예단비 드리세요. 저도 그렇고, 주변에 결혼한 친구들 보니까 예단 생략했다가 나중에 괜히 뒷말이 날 수 있더라고요. 시어머니가 진심으로 해오지 말라는 뜻이었다면 다시 돌려주실 겁니다. 박정숙(35세, 결혼 3년차)
Q 예단은 언제쯤 보내는 게 좋은가요? 그리고 보낼 때 포장은 어떻게 해야 할지, 전달할 때의 예법도 궁금합니다. 이승주(27세, 7월 결혼 예정) A 보통 결혼 한 달 전쯤 보냅니다. 시댁에서 예단을 받아 친척들에게 전달하고 신부 쪽에 다시 보내기도 하므로 너무 늦지 않아야 해요. 현금 예단은 깨끗한 백지나 한지로 속지와 봉투를 만들고 속지 위에 예단의 품목과 금액, 일시, 아무개 배상이라고 쓴 뒤 양 모서리를 안쪽으로 모이게 접어 현금과 함께 봉투에 넣습니다. 봉투 입구는 봉하지 않으며 근봉謹封이라고 쓰고, 이것을 다시 청홍 보자기에 쌉니다. 현물로 보낼 때는 품목별로 정성스럽게 포장한 뒤 보자기에 싸거나 큰 가방에 넣어 들고 가되, 역시 깨끗한 백지나 한지에 품목을 적고 겉봉에 물목勿目이라 쓴 봉투도 함께 전달하고요. 예단을 보낼 때는 형제 중 한 명이 동행하는 것이 좋지만 요즘에는 신랑과 둘이서 가는 경우도 많아요.전통의상 담연 김은경 실장(이하 김은경)
Q 예비 시어머니 친구분이 며느리가 쓴 예단 편지를 보고 눈물을 글썽이셨다고 하던데, 꼭 써야 하는 건가요? 또 쓸 때는 어떤 내용을 적나요? 조윤미(30세, 8월 결혼 예정) A 저희 숍에서 한복을 맞추었던 신부는 자라온 모습을 시어머니께 보여드린다고 아기 때, 유치원, 초등학교, 중학교 등 시절별로 모은 사진과 함께 편지를 써서 드리더라고요. 그 어떤 예단보다도 좋아 보였답니다. 내용은 ‘어머님, 아버님. 저를 며느리로 맞아주시고, OO씨를 멋지게 키워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 예쁜 며느리 될게요’ 정도이면 됩니다. 김은경
A 저도 예단 편지는 꼭 하라고 권하고 싶어요. 결혼 전에 시어머니께서 저를 별로 탐탁지 않아 하셨어요. 그래서 예단 가지고 찾아뵙기 전에 예단 편지를 미리 써서 우편으로 보냈지요. 장장 세 장에 걸쳐 우리가 어떻게 만나 연애했고, 당신 아들이 왜 좋고, 앞으로 서로 아끼면서 정말 잘 살겠다고요. 그날 어머니께서 고맙다며 처음으로 저한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