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 2022년 3월 26일 오후2시~
장소 : 책방 러브앤프리
참가자 : 조이, 구름, 나무, 온도, 용과, 이원, 지니, (총7명)
1. 조이, 아몬드_손원평_창비
예전부터 읽어보고 싶었던 책인데, 이번에 우연치않은 기회로 읽기 시작하였다. 아직 다 읽지는 않았지만 같이 이야기해보면 좋을 것 같아 가지고왔다.
선윤재(주인공)는 감정표현 불능증을 가지고 살아간다. '아몬드' 모양의 편도체가 정상인보다 작아 겪는 남의 감정을 읽지 못하고, 자신의 감정을 표현할 줄 모른다. 그런 감정이 없는 삶을 살아가는데, 16번째 생일날 할머니와 엄마와 외식을 하고 식당을 나오는 길에 묻지마살인에 의해 할머니가 죽고, 엄마가 식물인간이 된다. 하지만 그 슬픔과 분노의 감정도 느끼지 못하면서 홀로 세상에 남겨지면서 윤재의 주변인물들과의 소통을 통해 감정을 조금씩 배워가는(?) 이야기라고 한다. 아직 다 읽지못해 뒷부분은 인터넷 검색을 해 보았다. 내가 읽는 부분은 이제 2층의 심박사를 만난 부분이라 뒷 부분이 궁금해진다.
Q. 자신이 감정을 하나 없앨 수 있다면 어느 감정(느낌,부분)을 없애고 싶은가?
나무_ 편의점인간을 추천한다. 편의점인간도 약간 감정이 없는 여주인공의 이야기이기에 아몬드와 조금 비슷한 부분이 있다.
조이_ '망설임'이라는 감정을 없애고싶다. 도그이어 독서모임도 작년 여름부터 들어오고 싶었는데, 망설이다가 12월에 신청하게 되었다. 또, 어떤일을 시작하기전에 망설이다가 끝나는 경우가 많고, 시작을 하면 끝을 맺어야한다는 생각에 시작을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망설임이라는 감정을 없앨 수 없다면 줄이고라도 싶다.
나무_ 나도 완벽해야겠다는 강박관념이 있어 시작을 못 하는 경우가 많았다.
나무_ 나는 '걱정'을 없애고싶다. 예전에 걱정을 물질화(실체화)시키면 괜찮아진다고 해서 포스트잇에 적어보기도했다. 그래도 걱정이 생긴다. 또, 30대가 되고나니 생각이 많아지고 걱정이 더 많아졌다.
조이_ 얽히고 섥힌 이해관계가 더 많다보니 나이가 들면 걱정이 더 많아진 것 같다.
용과_ 나도 아몬드라는 책을 재미있게 읽었다. 책에 나오는 주인공 윤재와 뒷부분에 나오는 곤이도 외로움존재들끼리 만나서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소설이라 생각했다. 나는 '외로움'을 없애고싶다. 연인, 친구를 만나고싶다는 것보다 나의 존재 자체에서 외로움을 느끼는 것 같다.
나무_ 정호승시인의 '수선화에게'라는 시가 생각난다. '울지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라고 시작한다.
온도_ 나는 굳이 꼽자면 '분노'를 없애고싶다. 나의 개인적인 감정은 없애고싶은 것 없다. 모두 다 나의 일원이라고 생각한다. 망설임, 걱정, 외로움은 내 안에서 어떻게 해결할 수 있지만 분노는 대상이 있기에 밖으로 표출을 해야한다. 분노의 감정이 타인이거나 동물이어서 공격을 해야한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없어졌으면 좋겠다.
이원_ 나도 분노이다.(온도님을 따라한건 아니다.) 화라는게 사회가 잘못되었다, 뭐가 잘못되었다해도 결국 내가 느끼는 감정이다. 조금 줄일 수 있다면 분노를 줄이고싶다. 내가 감당해야 하는 부분이기에 힘들 때가 있다. 또,어느정도 겉으로 표출을 해야 풀리는 감정이라 생각한다. 이 분노는 명상으로 다스려지는 건 아닌 것 같다. 운동, 노래부르기, 콘서트,공연가서 소리지르기등이 있지만 코로나 때문에 힘들어서 줄일 수 있다면 조금 줄일 수 있었으면 좋겠다.
구름_ 분노는 어느정도 표현을 해야 사라지는 특성이 있는 것 같다. 그 순간에는 순간적으로 감정을 눌러 인지를 못 하다가 나중에 생각이 나 홧병이 생기는 듯하다. 그 때 말하지 못한 말들, 행동들이 생각나 화가 날 때가 있다. 또, 그 순간 어느정도의 수준에서 내가 화를 내야 하는지에 대한 기준도 모호하여 그 순간 화를 못 내는 경우도 있는 듯 하다.
지니_ 생각할수록 화나고 생각할수록 짜증나는 순간들이 있다.
지니_ 나는 '죄송하고 미안한 마음'을 조금 없애고싶다. 마땅히 미안하고 죄송한 일에 그런 감정을 느끼는 건 괜찮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 저자세를 취하는 건 없애고싶다. 요즘 헬스를 하는데 트레이너가 운동 10분전에 문자로 오늘 PT가 어렵다고 통보를 했다. 코로나확진을 받아 자가격리에 들어갔다지만, 전화해서 죄송하다는 말과 자초지종을 설명해야한다고 생각하는데 그런 기색이 없어서 조금 당황했다. 또 다른날에는 본인이 약속이 있어서 깜빡했다며 그 말만 했다.(미안하다는 말이 없었다.) 한편으로는 저렇게 살면 살기 편하겠다는 생각을 했다. 약간 뻔뻔해져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런 때 반면교사를 생각한다.
반면교사, 다른 사람이나 사물의 부정적인 측면에서 가르침을 얻는다는 뜻
구름_ 나는 자연스러운 감정이라면 있는게 좋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나중에 생겼다고 생각하는 감정, '후회'는 없애고 싶다. 잠이 안오면 옛날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 그럼 과거의 선택들의 후회가 떠 오르기도 하여 잠을 쉽게 자지 못한다. 나름 숫자세기, 명상등도 하지만 잠을 못 자면 다음날 짜증이 나기도한다. 후회를 자주 하는 증상이 우울감의 증상 중 하나라고 하는데, 후회를 없애고 싶다.
나무_ 후회인가 미련인가
구름_ 후회이다. 그 때 그 일을할걸, 졸업을 그 때 하지 말걸, 그 사람을 만나지말걸등 갈림길에서 선택하지 않은 것들을 생각한다.
2. 이원, 살아 있는 자를 수선하기_마일리스 드 케랑갈_열린책들
비문학을 자주 읽는다. 하지만 오늘 소설을 들고왔다. 유투브 '겨울서점'에서 추천한 책이다.(https://youtu.be/3pKHUVP067I)
불의의 사고로 뇌사판정을 받은 열아홉 살 청년 시몽 랭브르. 뇌사판정을 받았지만 아직 심장은 뛴다. 그런 상황에서 장기기증에 대한 24시간의 이야기이다. 죽어가는 사람들(이식수술을 통해 살 수 있는 사람들)을 위해 장기를 기증할 것인가를 부모가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다. 살아있음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는 듯한 소설이다.
원소설의 제목은 'The Heart'(심장)이다. 번역을 진짜 잘한 것 같다.
Q. 내가 죽었다고 했을 때, 어떻게 죽고싶은가? 장례식을 어떻게 치르고 싶은가? (아니면 주변사람이 죽으면 어떻게 할 것인가?)
나무_ 시선으로부터(정세랑作)이 생각난다. 예전 자유도서모임에서 장례식을 어떻게 하고싶은지 이야기 했었다.(https://cafe.daum.net/Dog-ear/9ThE/15)
이원_ 나는 장기기증을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내가 유가족이라면 찬성을 해 줄 수 있을까, 내 엄마나 아빠가 돌아가신다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라고 생각해보았다. 우리집에서 나는 막둥이라 부모님과 나이차이가 있는데 곧 그 시간이 다가오고있다는 걸 느끼고있지만 막상 부모님과 이야기하기는 불편하다.
나무_ 나는 엄마,아빠와 이야기를 한 적이 있는데, 수목장을 해 달라고했다. 그 말을 듣고 수목장을 찾아봤었는데 좋다고 생각하여 나도 수목장을 하고싶다는 생각을 했다.
이원_ 나도 그런쪽(수목장) 생각한다.
조이_ 나도 예전에 부모님과 이야기를 한 적이 있는데, 아빠가 자꾸 얼마있지도 않은 재산을 기부하겠다고해서 못 들은 걸로 하겠다고했다.
나무_ 이원님은 장례식은 어떻게 하고싶은가?
이원_ 나는 장례식이 꼭 필요한가라는 생각이든다. 작년쯤 외할머니가 돌아가시며 장례식을 했는데, 이건 고인을 위한것이 아니라 남아있는 가족들을 위한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기본적인 장례식은 해야겠지만, 과한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나무_ 장례식이라는 것이 남아있는 사람들의 마음 편안하자고 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늙어서 병원다니면서까지 살고싶지는 않다. 우리가 나이들면 안락사가 자유롭게 되지않을까라는 생각한다. 어쩌면 나중에 안락사로 죽고싶다라는 생각을 하기도했다.
용과_ 내가 죽을 날짜를 정하고 싶은건가?
나무_ 그렇다. 내가 선택하고싶다. (굿플레이스 추천_영생에 대한 이야기)
온도_ 왜 사람들은 오래 살려고할까?
나무_ 욕심 때문이 아닐까?
이원_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있기 때문에 아닐까? 사후세계에 대한 믿음이 있는지없는지에 따라 죽음에 대한 생각은 갈릴 것 같다.
지니_ 나는 죽음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별로없다.
용과_ 나는 지니님과 반대로 죽음을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유서도 써보았다. 인터넷 아이디 탈퇴나 남아있는 것들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적으며 가끔 업데이트를 한다. 죽음에 관한 책도 많이 보는 편이다.
(헤르미네와의 이별_야스민 슈라이버_아날로그(글담), 좋은 시체가 되고 싶어_ 케이틀린 도티_반비)
장례라는 문화가 슬프고 허상적인 문화라 생각한다. 장례식장도 가격에 따라 차이가 난다. 장례라는 것이 많은 돈이 들어가기에 수거를 해야하는 부분이 있다. 장례라는 문화가 사라지고 간결해졌으면 좋겠다. 일례로 메타버스를 생각했다. 사이버장례식이 되었으면 좋겠다.
지니_ 용과님과 똑같은 생각을 한 적이 있다. 메타버스, 꽃 하나씩 놓고 방명록 쓰는 식의 장례문화가 늘었으면 좋겠다.
나무_ 장례식장에서 인증샷을 찍는 것과 사이버장례식은 다르다고 생각하는가?
용과_ 나는 타인에게 피해가 가지만 않으면 된다라고 생각한다. 무거운 분위기가 아닌 조금은 즐거운 분위기의 장례문화가 되었으면 좋겠다. 영정사진과 셀카찍고 그래도 된다고 생각한다.
나무_ 유가족에 대한 예의는 있어야한다고 생각한다. 서양에서 결혼식을 본결혼식을 하고 파티식의 결혼식을 하는 것처럼 본장례식을 엄숙하게 치르고 피로연같은 장례식파티식으로 진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구름_ 집이 큰집이라 어릴때부터 성묘를 갔다. 공동묘지에 가는데, 항상 갈 때마다 '사람이 맨날 죽는데 땅이 남아날까?'라는 생각을 했다. 몇백년전사람들의 무덤은 누가 찾아오나? 없어지는건가?라는 생각을 하며 나는 나중에 자리차지하지않고 죽었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하여 그냥 강이나 바다에 뿌려주고 남아있는 사람들이 나를 추억했으면 좋겠다. 찾아오는 행위가 중요한건 아니다.
집 가는 길에 장례식장을 지나간다. 내 부모님이 돌아가셨을 때 갑작스럽게 장례를 치러야할 때 세세한 옵션의 선택이 없이 나의 장례가 그들의 장례가 되어버릴 때 화가날 것 같다. 메뉴, 상주등 선택할 수 있는 것들이 다른 대안이 없을지 생각한다. 장례식과 마찬가지로 결혼식을 거부하고 싶어서 스몰웨딩을 하는 것처럼 다른 선택이 있었으면 좋겠다.
고인에게 삼베옷을 입히는 문화도 일제시대때 시작했다고 알고있다. 고인이 좋아하는 옷을 입혀주는 게 맞는 것 같다. 그걸 생각하면서 결혼식 때 내가 드레스를 입어야했던 순간이 생각났다.
나무_ 용과님이 읽은 책 중에 다른 나라의 장례문화 생각나는 것이 있나?
용과_ 어느 부족에서는 동물들이 시체를 먹게끔 버리는 문화가 있다. 돈이라는게 들어가면서 선택지의 한계가 온다. 고로 메타버스를 추천한다.
온도_ 사람이 죽을 때 곧 갈 날을 어렴풋이 아는 것 같다. 그래서 나는 내가 살아있을 때 파티를 열고싶다. 예전에 그런 이야기를 친구와 하면서 나는 향수를 남기고 갈테니 그 향수를 보며 나를 기억해 달라고 했다. 그러자 친구가 그건 남아있는 사람이 더 슬플 것 같다고 말했다.
구름_ 장례를 하면 내가 메시지를 전달할 수 없으니, 예약메일을 걸어두고 발송하게끔 해주고싶다.
온도_ 용과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실존의 나, 사이버상의 나가 존재한다. '사이버상의 나를 다 없애주라.'라고 남기고싶다. 개인정보는 핸드폰에 써놓는다.(나중에 탈퇴를 위해) 또, 내가 어떤 생각을 했고, 내가 어딜갔는지등을 기록해둔다. 핸드폰 하나로 그 사람의 인생을 볼 수 있다.
죽음을 아예 멀게만 생각하지는 말아야한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탄생보다 죽음이 가깝다. 장례가 무겁지않게 그 사람을 기리고 보내줄 수 있는 방법을 더 모색해야하지않나 생각한다.
나무_ 장례보다 기일이 더 즐거워졌으면 좋겠다.
구름_ 제사나 명절때마다 인터넷에 떠도는 드립이 웃기다. 예전에 하나를 본 것이 있는데 '내가 죽으면 난 제사상 먹지도 못하겠다.'라는 짤이 있었다. 나는 늦게일어나는데 제사상은 새벽에 차린다는 것이다. 제사상이 죽은이를 생각하는 건 아닌 것 같다라는 생각을 그 짤을 보면서 했다.
3. 나무, 순수의시대_이디스 워튼_민음사
고전을 좋아한다. 고전 중에서 여성작가의 작품은 읽으려고한다. 이디스 워튼은 1982년생, 미국최초의 퓰리쳐상 수상작가이다. 뉴욕의 상류층가정에서 태어났고, 가정교사가 있어서 문학,철학,과학,예술등 책을 광범위하게 읽으며 자랐다. 18c 미국상류층문화를 볼 수 있는 작품이다. 책이 초반에 배경묘사,인물묘사등에 치중되어 지루할 수 있다. 그러나 묘사를 잘 되어있어 뒤로 갈수록 책 읽기가 수월하다.
피를 보지 않고 사람을 죽이는 것, 그것이 그 당시 뉴욕의 방식이었다. 그들에게 질병보다 더 무서운 것은 스캔들이었고, 용기보다 더 중요한 것은 질나빠진 예의범절이었다. 아처는 점점 뉴욕 상류층 여자들에게서는 찾아볼 수 없는 당당함과 자유분방함, 거부할 수 없는 강한 매력에 이끌리게 된다.
그녀는 그가 놓쳐버린 모든 것을 합한 것이었다.
넷플릭스에 영화 '순수의 시대' 추천한다. 인물의 내면을 나래이션을 해주기에 인물관계나 시대적배경등을 조금은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또, 책의 좋은 문장들을 영화에서 대사로 해줘서 좋았다.
여성들도 자유로워져야 합니다. 우리들처럼 말입니다.
메이의 안대를 벗기고 세상을 제대로 보게 해야 했다. 그러나 얼마나 많은 이전 세대 여성들이 그 안대를 벗으려 했다가 실패한 채 결국 가족의 지하 납골당으로 다시 내려가야 했던가?
이디스 워튼의 이선 프롬 또한 사촌동생에게 내적갈등을 겪는 내용이다.
실제로 이디스 워튼이 결혼생활이 좋지못했다고 한다. 결혼생활을 다룬 내적갈등을 그린게 아닌가싶다.
Q. 나 혼자, 행복하기 위해서 하고싶은 것이 있는가? 공동체보편적인 선을 위해 포기하는 것은 무엇인가? (투명인간, 법이 사라진다면 하고싶은 것은 무엇인가?)
XX_ ..ㅁ..으.........궁금하다.
XX_ 나, 나도 비슷하다. 공동의선, 노멀함을 넘어보고싶다.
XX_ '더 퍼지'라는 영화가 있다. 한 번은 봐 볼만 한 것 같다.
XX_ 나는 선해야한다, 착해야한다에 많이 얽매여있지는 않는다. 사...으... 주.......ㅇ.......
XX_ 사.....으............. 보다는 그냥 내가 그냥 깔끔하게.... 데.......처럼 그.........하......
XX_ 내 손으로 가능할까?
XX_ 내 손을 사용하지 않는 능력이 있으면 좋겠다.
XX_ 다...........술 마시고싶다..............
XX_ 다같이? 바.....ㄲ.......술을 마셔야.....
XX_ 예전에 미드에서 봤는데 ..........그렇다 하더라.
XX_ 결국 파티를 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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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과_ 나는 그냥 자전거 훔치기, 자전거 타이어바람 빼기를 해보고싶다.
조이_ 나는 그냥 일주일 혼자있는 걸 해보고싶다.
나무_ 어쩌면 조이님의 하고싶은 것이 가장 힘들지도 모르겠다.
4. 구름, 아주 사적인 궁궐산책_김서울_놀
궁궐, 문화재, 유적지등의 장소를 좋아한다. 서울을 가면 매번 종로나 한옥 구경을 한다. 그래서 이 책이 재미있게 다가와 읽었다. 이 작가도 박물관을 좋아하는 작가인데, 이 책은 청탁에 의해 쓰여진 글이다. 작가님이 궁궐은 0.01%만을 위한 장소이기에 매력이 없다고 말할 정도로 김서울작가는 궁궐을 그리 좋아하지는 않는 듯 하다.
궁궐이라는 장소자체를 어렵게 생각하지 않으면 궁궐도 나름 괜찮다는 메세지를 전해주려는 가벼운 에세이이다. 작가님의 담백함이 묻어나는 책이다.
Q. 궁, 문화재, 박물관 여러분은 재미있나?
구름_ 사람이 없어서 좋다. 정적인 느낌을 좋아한다. 유럽의 정원이나 궁에 가면 느끼는 화려함등이 없어서 우리나라의 궁이 좋다. 소소하게 1년정도 문화재회사도 다녔고 다시 그 쪽으로 가볼까 생각도했다. 그런 경험적 배경이 있어서 궁이라는 장소를 더 좋아하는 것 같다.
나무_ 창덕궁 비원을 좋아한다. 비원이라는게 비밀의 정원이라는 뜻인데, 그 당시 왕들만 갔던 정원이라고 한다. 창덕궁 비원은 예약을 통해 입장이 가능하다. 11월초에가면 단풍이 진짜 멋있다. 예약을 받아서 정해진 인원, 가이드만 들어가서 구경을 하는데, 가이드의 설명을 들으면 더 좋다. 매년 가을만 되면 갔었는데, 요즘 들어 인기가 많아져 예약자체가 불가능하다. 다시 한 번 가보고 싶다. 덕수궁은 근대적인 건축양식이 섞여있어서 그 나름의 매력이 있어서 좋다. 덕수궁 미술관도 좋아한다. 궁에 가면 상상을 하면서 다닌다. '내가 지금 서있는 자리를 궁녀들이 다녔던 길이지 않을까?'등의 과거와 현재를 투영해서 겹쳐놓은 느낌으로 다니면 기분이 좋다.
구름_ 서울에 대학을 가면서 갔다. 그때 제일 좋아하는 궁은 덕수궁이었다. 궁 같지도 않고, 서양건축양식의 건물이 있다. 나중에 알고보니 혼란스러운 시기에 지어졌기에 그러한 혼합적인 궁의 모습이 되었다고한다. 덕수궁의 모습도 역사적 배경을 알고보면 조금 더 유니크해져 보인다.
나무_ 서울에서 탁트인 공간이 없는데, 궁인 탁트인 느낌이라 좋은 것 같다.
구름_ 책에도 그런 말이 나온다. 서울에 탁트인 공간이 없기에 궁을 근처 직장인이나 시민들이 산책하듯이 걷는다라는 문구가 나온다.
지니_ 궁은 고요하고, 옛것의 느낌이 나서 좋다. 걷고 나오면 서울이 아니라 다른 곳을 잠깐 다녀온 기분이든다. 궁 밖으로 나오면 시끄러워 갑자기 딱 꿈에서 깨는 느낌이다. 서울에는 궁이 많아 궁을 자주 다녔는데, 광조로 내려오니 절이 많은 것 같다. 나주, 해남 쪽 큰 절이 많아서 자주 절을 다니기도 하고, 이 지역에서는 절을 찾아다니는 재미가 있다.
용과_ 창경궁 야간투어를 추천한다. 예전에 창경궁을 갔었는데 그 때 해설가님께서 창경궁은 밤에 와서 보는게 좋다라고 추천해 주셨다. 나도 아직 한 번도 창경궁을 밤에 가보지 못했지만 꼭 가보고싶다. 그 때 같이 투어했던 가족 중 한 남자아이가 '궁이 넓어서 사람들이 옛날에는 많이 걸어다녔겠구나'라는 말을 했는데 그 말이 너무 귀여웠다.
조이_ 고요함과 적막함을 찾아 절에 가는 것 같다. 절이 대부분 산에 있어 가는 수고로움이 있지만 산에 들어가고 절에 가면 그 고요함이 좋다. 절을 자주 가려고 한다.
구름_ 구례 화엄사를 다녀올까 생각하고 있다.
나무_ 장성에 백양사도 좋다. 부산, 해동용궁사를 갔다온 적이 있다. 너무 인위적이지 않나라는 생각을 했다. 여수 향일암도 나는 좋았다. 추천한다
구름_ 나는 해동용궁사에서 해돋이로 보았다. 나는 용궁사 가는 길에 풀로 된 터널같은 거를 지나 걸을 때 좋았다.
온도_ 얼마 전에 국립중앙박물관을 다녀왔다. 사유의 방을 보고왔는데 동굴같은 느낌의 입구를 지나 들어가면 그 두 개의 탑에 압도되는 느낌을 받았다. 너무 좋았다.
또, 국립 중앙박물관에 개성 경천사 십층석탑(국보 86호)이 있다. 여기에 빔을 쏘아 1층부터 10층까지 스토리가 있는데 너무 멋있었다.
나무_ 그 탑이 원나라의 영향으로 만들어진 걸로 알고있다. 그리고 그게 돌이 아니라 부식될 수 있어서 실내에 둔다고 알고 있다.
개성 경천사지 십층 석탑 (開城敬天寺址十層石塔)
고려 충목왕 4년(1348)에 강융(姜融)이 주관하여 경천사에 세운 석탑. 원나라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회색의 대리석으로 만들었으며, 1909년 무렵에 일본으로 불법 반출되었다가 반환되어 1960년에 서울 경복궁 안에 재건되었으며, 현재 국립 중앙 박물관에 옮겨져 있다. 우리나라 국보이다.
그 탑도 어떻게 보면 공간디자인을 잘 한 케이스인 듯 하다. 공간디자인이 중요하다고 생각한 계기가 나오시마라는 일본의 섬을 갔을 때 느꼈다. 제주도 우도크기의 작은 섬인데 섬 자체가 미술관이다. 거기에 이우환 미술관이 있다. 내부 사진촬영도 안되고 방해받을 게 없이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한 벽면에 그림 한 개를 두어 더 집중도를 두었고 작품을 보고 있으면 압도되는 느낌이 든다. 또 하나의 예로는 프랑스의 모네미술관인 듯 하다.
온도_ 궁궐이나 절을 가는 이유는 비슷한 것 같다. 내가 들어가지 못하는 공간에 들어간다는 느낌이 들고 들어가서 걷다보면 무언가 마음이 정리되는 느낌이 든다. 구름님이 추천하는 책은 5,6월에 책 한 권 들고 궁궐을 거닐면 좋을 것 같다.
5. 온도, 모든 것이 되는 법(꿈이 너무 많은 당신을 위한 새로운 삶의 방식)_에밀리 와프닉__웅진지식하우스
책은 세 개의 파트로 나뉜다. (내가 다능인인지를 알아보는 파트, 4가지모델 유형을 소개하는 파트, 다능인, 문제해결방안모색해주는 아이템을 얻는 파트) 그리고 세 개의 부록이 있다. (부록 A ― 유명 다능인, 부록 B ― 다능인을 위한 분야들, 부록 C ― 직업 모델 연습)
나는 완벽하고 싶지만 완벽하지는 않고, 이것저것 해보는 스타일이다. 여러분도 어떤 유형인지 간략하게 알아보면 좋겠다.
4가지 직업모델
1. 그룹허그접근법_ 모든 관심사가 하나로 합쳐지는 스타일이다. 깊이가 중요하고, 예를 들어 교육과 스포츠와 미디어 분야에 대해 깊은 이해가 있다면 이는 더 큰 그룹을 이룰 수 있는 그룹허그 접근법이 적절한 모델이 될 수 있다.
2. 슬래쉬접근법_ 오전에는 이 일을하고, 오후에는 다른일을 하는 스타일이다.
3. 아이슈타인접근법_ 안정적인직장에 사이드(부캐)를 키우는 스타일이다.
4. 피닉스접근법_ 하나의 분야로 몇 달 몇 년 수행한 후, 방향을 바꿔 새로운 분야에 새로운 일을 시작하는 스타일이다.
이런 직업모델을 바탕으로 본인을 알아보고 체크해야할 포인트등을 알려주는 책이다. 4개의 파트 중 당신은 어디에 속하는지, 당신은 다능인인지 고민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다능인이 세상을 바꾼다."라는 말이 책에 나온다. 이 말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본인이 특출나게 잘하지는 않지만 세상이 한 가지로만 이뤄진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나 또한 한가지로 이뤄지는 건 아니기에 다능인으로 살아가는 것 같다.
Q. 재능이라는 게 어떤 거라고 생각하는가? 아니면 키우고싶은 재능이 있는가?
재능
어떤 일을 하는 데 필요한 재주와 능력. 개인이 타고난 능력과 훈련에 의하여 획득된 능력을 아울러 이른다.
온도_ 나는 왜 한 우물을 파지 못할까? 라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어렸을 때 뭐 되고싶냐고하면 만능엔테테이너가 되고싶다고 말했다. 그런데 사회에서는 무언가 여러개를 하고싶어하면 전문적이지 않아보인다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또, 중도포기자라는 인식이 있다. 또, 한 우물을 파지 못하니 내가 최고가 될 수 없을 것 같다라는 생각도 들었다. 다 잘 할 수는 없지만 많은 것을 잘하는 게 살아남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것이 내 세계를 넓혀가는 법이다.
나무_재능은 재주와 능력을 말하는 데 재주는 타고난거라고 사전적의미가 나온다. 이 반제문의 재능을 무엇이라 설명해야할까? '잘한다'의 기능적인 표현으로 생각하는 게 좋을 것 같다.
재주
무엇을 잘할 수 있는 타고난 능력과 슬기.
구름_ 우리 사회가 증이 있어야 인정해는 것 같다.
온도_ 나는 네 가지중 아이슈타인접근법이라 생각했다. 아이슈타인은 실제로 십년동안 특허국관리자로서 안정적인 직업을 가지고 있었다. 이에 따라 사이드로 수입을 얻지 않아도 되었다. 이 접근법의 사람들은 자유롭게 자아를 탐구할 수 있는게 특징이다. 나중에는 그룹허그접근법으로 전문성을 키우고 싶기도하다. 또, 피닉스접근법으로 무언가를 연단위로 해보고싶다.
나무_ 나는 취미를 할 때도 효율성을 따진다. 이 취미가 부가가치를 창출해야한다 생각한다.
이원_ 나는 일단 네 개의 접근법을 들었을 때 그룹허그 접근법이라고 생각했다.
지니_ 나는 피닉스 접근법이 이상향이다. 전문직 공부를 하고싶어서 세무사 공부를 해볼까 생각중이다.
용과_ 나는 다능인이 아닌것같다. 굳이 키우고싶은 재능을 꼽자면 어학(외국어능력)이다. 노력은 안하지만 어느 날 갑자기 외국어를 잘하고싶다.
조이_ 나는 슬래쉬 접근법이지 않을까 생각했다. 나는 지금 일을 안 하고 있으나 아이의 육아를 전담하고 있다. 육아를 하며 아이가 잠을 자거나 나의 시간에는 책을 읽거나 글을 쓰기도 한다. 또, 나는 책을 여러 권을 동시에 읽는다. 침대 옆에는 소설책이 있고, 식탁에서는 에세이가 있는 식이다. 그런 면에서 나는 슬래쉬 접근법이지 않을까 생각했다.
온도_ 맞다. 서로 다른 관심사를 동시에 취하는 사람은 슬래쉬 접근법이다.
구름_ 피닉스 접근법처럼 살았던 것 같다. 짧은 주기로 여러 직업이 있었다. 서로 각기 다른 길이었다. 재능이 많아서라기보다는 이건 아닌 것 같다, 커리어를 쌓기에는 망한 것 같다는 생각을 했었다. 오늘 태어났다 생각하고 다시 해보자라는 생각으로 경험이라 생각하고 일을 했다. 그런 면에서 중도포기자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그런 생각에 짚눌려 좌절하고있는 중이었는데, 이번 방향으로 해서 한 우물을 파는 최고는 아니어도 낮에는 공부하고 밤에는 일로하는 스타일, 문어다리처럼 살아보자라고 다짐했다.
온도_ 구름님의 다짐이 맞는 것 같다. 표지도 문어이다.
6. 용과, 모범생의 생존법_황영미_문학동네
청소년문화를 좋아한다. 이 책의 주인공인 준호는 삼촌이랑 살아간다. 중학교에서 고등학교로 입학을 하면서 전교1등으로 수석입학을 한다. 그러면서 전교30등이내의 학생들을 모아둔 정독실에 들어가게 되는데, 정독실에서 밀려날까봐 불안해한다. 나는 아무것도 아니구나라는 걸 느끼는 주인공이 모습이 그려진다. 깊이가 느껴지고 그런 건 아니지만, 읽어볼 만 하다.
“우리나라에는 전교1등한 애들이 많다. 전교1등을 한 번만 해도 전교1등으로 살아간다.”라는 말이 나오는데 그 말에 웃기면서 공감했다.
Q. 학창시절, 나는 아무것도 아니구나라는 걸 느낀적있나?
나무_ 고등학교 때까지는 없었고, 대학교때 그런 느낌을 받았다. 아무것도 아니구나보다는 진짜 다양한 사람들이 많구나를 느꼈다. 최근에 서른이 넘어가면서 이 세상의 주인공은 내가 아니구나를 느끼고 공감한다.
이원_ 나 또한 고등학교 때는 별로 없고, 성인이 되고나서 그런 느낌을 많이 받는다. 특정 사건이 있었던 것 아니지만 살다보니 이런 감정을 느낀다.
온도_ 더 큰 세계로 나가면 내가 더 아무것도 아니구나라는 생각을 많이 하게되는것같다. 더 잘하려고 나갔는데 나는 점이네 라는 생각을 하게된다.
용과_ 학창시절에 국한되지 않고 말해주어서 좋다. 용과하면 중학교에 웃기고 재미있는친구였는데 고등학교에 가니 더 심해졌다. 내가 밀려놔서 비주류가 되는 기분이 들었다. 1등을 한다는 건 허상이구나, 막연하게 최고가 된다라는 건 허상이라고 생각했다. 특정한 지표가 없는 데에서 최고가 되었으면 하는 생각을 안 했으면 좋겠다.
래퍼분들이 'love yourself'했으면 좋겠다.
나무_ 나는 다능인인데, 취미가 점점 생기면서 내가 더 작아지는 걸 느낀다. 내가 파면팔수록 내가 부족한게 느껴진다. 책을 읽지만 다른 사람들과 비교하면 부족함을 느끼고, 식물가드닝을 하지만 부족함을 느낄 때가 있다. 하지만 또한 내가 부족하다 느끼는 건 내가 이 공간(분야)을 파고들었구나라는 생각을 하기도한다.
온도_ 내가 가지고 있는 것들을 애매하게 가지고 있어서 그런것같다.
지니_ 대학교가서 다양한 사람들을 보면서 나는 아무것도 아니구나 느꼈다. '다양한 사람들이 있네, 재미있네'라는 생각을 하기도했다. 또 한편으로는 내가 애매하게 잘하는 것에 대해서 내가 좋아한다고 생각했는데 어디가서 나설수준은 안되는 구나라는 생각하게 된다.
구름_ 나무님의 취미에서의 생산성을 따진다. 하지만 뜨개질은 직조기술이 발전하기 전에는 생존이었다. 뜨개에서 고수다하면 90년의 경력이다. 그런면에서 나는 아무것도 아니구나라는 생각이 좋다. 내가 찾아볼 수 있는 자료도 많고, 해 볼 것도 검색하는 것도 방대한 느낌이 좋다. 내가 평생 매달려도 팔 수 있는게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나무_ 구름님처럼 또 그렇게 바꿔서 생각하니 좋다.
구름_ 질릴 새가 없다. 도안을 보고 이런 생각을 한 적이 있다. 전세계 리퍼들이 페이퍼(도안)를 구매한다. 인터내셔널한 느낌이 들어서 좋다. 핀란드어를 할 수는 없지만 핀란드사람과 똑같은 옷을 뜰 수 있다. 또, 뜨개질 하는 모습에서 노년여성의 멋짐이 보인다.
조이_ 나도 중,고등학교때는 다 고만고만했는데 대학와서 많이 느꼈다. 시골에서 나고자라서 다 농사짓고, 아빠가 군청으로 출근한다고하면 우와 했었는데, 대학교에 오니 부모님이 맞벌이를 하고 뭐 자영업을 하신다. 뭐 시골에서 농사짓는 것도 크게보면 자영업이라고 생각하지만 대학생때는 다르게 느껴졌다. 그런 상황이기에 나는 반대였다. 오히려 대학교 때, 나를 보고 우와하는 친구들이 많았다. 우리 시골집으로 놀러도 오고 했었다.
7. 지니, 눈사람 여관_이별률_문학과지성사
저녁을 단련함_이병률
매일 한 차례씩 같은 시간에 모기에 물린다면
우리는 모기를 힘들어하지 않을뿐더러
그 작은 모기에게 사자처럼 굴지도 않을 것이다
꼿꼿하게 앉아도 되는 저녁이므로
지나치게 균형을 잃을 필요는 없을 것이다
매일 한 차례씩
알람을 맞춰놓고 같은 시간에 모기에 물린다면
먹고 사는 일에 다짐 따윈 필요 없을지도 모른다
남은 저녁은 좀더 단정히 피가 통할 것이며
맨발의 급소들도 순해질 수 있겠다
봉합이 필요한 시간에
모기에 물리자고 팔뚝을 내놓는다면
시간의 딱지들은 도톰해질 것이다
밀도가 높은 업무시간을 보내고 방전이 되어 퇴근했는데 생각이 나서 읽었는데 위안이 되었다. 같이 읽어보면 좋을 것 같아서 가지고 왔다.
Q. 어떤 상황에서 어떤 시를 떠올리는가? 내가 한 구절을 외우고 있는 시가 있는지...
온도_ 시는 잘 읽지 않는다.
하지만 이 시를 듣고나니 "차가운 바다에 매일 들어갈 수 있는 이유는 어제도 들어갔기 때문이다."라는 말이 생각난다. 비슷한 맥락에서 이 말을 좋아했다. 꾸준함, 반복함이 능력이다라는 말을 항상 생각한다. 또한 가슴에 지니고 있어야 하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나무_ 시는 특히 좋아하면 그냥 그 순간 책을 덮게되는 게 있다. 그 좋았던 시를 다시 생각하게 된다.
아까 처음에 말한 정호승 '수선화에게'를 좋아한다. 같은 작가의 '산산조각'이라는 시도 좋아한다.
수선화에게_정호승
울지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다
공연히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
눈이 오면 눈길을 걸어가고
비가 오면 빗길을 걸어가라
갈대숲에서 가슴검은 도요새도 너를 보고있다
가끔은 하느님도 외로워서 눈물을 흘리신다
새들이 나뭇가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고
네가 물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다
산 그림자도 외로워서
하루에 한 번씩 마을로 내려온다
종소리도 외로워서 울려퍼진다
산산조각_정호승
룸비니에서 사온
흙으로 만든 부처님이
마룻바닥에 떨어져 산산조각이 났다
팔은 팔대로 다리는 다리대로
목은 목대로 발가락은 발가락대로
산산조각이 나
얼른 허리를 굽히고
서랍 속에 넣어두었던
순간접착제를 꺼내 붙였다
그 때 늘 부서지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불쌍한 내 머리를
다정히 쓰다듬어 주시면서
부처님이 말씀하셨다
산산조각이 나면
산산조각을 얻을 수 있지
산산조각이 나면
산산조각으로 살아갈 수가 있지
또, ‘헤어지기 마련이고 없어지기 마련이고 달라지기 마련이다.’ 부처에 나오는 말인데 좋아한다. 옛날에는 관계에 대해 이해를 못하고 상처도 많이 받았지만, 이 글을 읽고 위안을 많이 받았다. 라인홀드의 기도문도 좋아한다.
라인홀드 니버의 기도문
"하나님, 우리가 바꿀 수 없는 것은 담담히 수용할 수 있도록 은총 내려 주시고, 우리가 바꾸어야 할 것은 변화시킬 수 있는 용기를 주시고, 둘 중 어떤 경우인지 분별할 수 있는 지혜도 주옵소서."
(God, give us grace to accept with serenity the things that cannot be changed; courage to change the things that should be changed; and the wisdom to distinguish the one from the other.)
용과_ 시에 관한 에피소드가 있다. 예전에 문창과에 가고싶어 면접에 간 적 있는데, 그때 면접관인 교수님이 “어떤 작가 안 좋아해요?”라는 말에 "박솔뫼 작가랑 맞지 않는 것 같다. 시적이고 이해하기 힘들어서 안 좋아합니다."라고 대답했다. 그랬더니 시분야 담당 교수님이 "시 안 좋아해요?"라고 물어봐서 "성동혁 시인의 유기 좋아합니다."라고 했더니 갑분싸되었다. 나중에 알고보니 문학세계에서는 좋은 평가의 시가 아니었나보다. 내가 이런 시를 좋아하면 안되는건가? 조금 속상했다. 문학적으로 평가하면 가치없다고 생각할까봐 짜증날 때도 있다. 또, 성동혁시인의 '리시안셔스'도 좋아한다. 리시안셔스가 꽃이름인데, 시 구절에 "나는 이 꽃을 선물하기 위해 살고 있다."라는 말이있다. 이 구절이 좋다.
시같은거 어렵다고 느끼는 이유는 시를 좋아한다고 하면 '사람들이 뭐 이런걸 좋아해.'라고 생각할까봐 그러는것같다. 평가받기 싫어서 시를 멀리하는 건 아닌가 생각이 든다.
유기_성동혁
박하를 던지고 무더워졌다
열쇠는 뾰족하고 우아하지
영원히는 지구에만 있는 말
주먹을 쥐었다 펴면
손바닥 위엔 연두 넝쿨
팔뚝이 젤리처럼 흔들린다
푹푹 나의 팔에 들어오는 너의 팔
우린 서로 팔짱을 끼고 같은 자리에서 으스러진다
휘어진 새장을 고치고 먹었던 쿠키는
네가 내게 보여 준 목성의 맛이었다
이곳의 중력이 이해되지 않는다
가볍고 향기롭다
나는 그곳에서 버려진 후 이곳을 고향이라 소개한다
리시안셔스_성동혁
눈을 기다리고 있다
서랍을 열고
정말
눈을 기다리고 있다
내게도 미래가 주어진 것이라면
그건 온전히 눈 때문일 것이다
당신은 왜 내가 잠든 후에 잠드는가
눈은 왜 내가 잠들어야 내리는 걸까
서랍을 안고 자면
여름에 접어 두었던 옷을 펴면
증오를 버리거나
부엌에 들어가 마른 싱크대에 물을 틀면
눈은 내게도 온전히 쌓일 수 있는 기체인가
당신은 내게도 머물 수 있는 기체인가
성에가 낀 유리창으로 향하는, 나의 침매 밑엔
내가 아주 희박해지면
내가 아주 희미해지면
누가 앉아 있을까
마지막 애인에게 미안한 일이 많았다
나는 이 꽃을 선물하기 위해 살고 있다
내가 나중에 아주 희박해진다면
내가 나중에 아주 희미해진다면
화병에 단 한 번 꽃을 꽂아 둘 수 있다면
나무_ 뭐 좋아한다고 하면 평가 후려치기 당할까봐 겁이 날 때가 있다. 숨어서 듣는 뮤직리스트가 따로 있다.
지니_ 회식을 했는데, 차장님이 “무슨 영화 좋아해?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어.”라고 묻더라. 그냥 “시네마천국”이라고 대답했다. 그랬더니 차장님이 "합격!"이라고 하더라. 원하는 대답이었나보다 생각했다. 그런데 다른 분은 생각이 안났는지 대답하지 못하며 무안해 했다.
용과_ 시나 영화 마이너한거 읽으면 "멋있는척한다."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독서모임을 한다고 해도 마찬가지이다.
조이_ 얼마전에 박연준시인의 "쓰는 기분"이라는 책을 읽었다. 거기에 이런 구절이 나오는데, 시를 읽을 때 좋은 팁인 것 같다. 시를 읽을 때 혼자 소리내어 읽어보는 걸 추천한다.
시는 '소리 내어' 읽을 때 자기 모습을 보여줍니다. 기억하세요. 당신이 혼자 방에 앉아, 소리내어 읽을 때, 시는 얼굴을 보여줄 겁니다. 시인 로르카 역시 이렇게 말한 적 있어요. "시는 입으로 읊는 것, 책 속의 시는 죽은 것." 쓰는기분_박연준 56p.
나무_ 이문세 옛시랑을 좋아한다.
용과_ 아 이런거!!! (복수성공ㅋㅋㅋㅋㅋ)
이원_ 그림이 그려진다거나 분위기가 상상된다는 것을 좋아한다.
데생_김광규
1.
향료(香料)를 뿌린 듯 곱다란 노을 위에
전신주 하나하나 기울어지고
먼 고가선(高㚙線) 위에 밤이 켜진다.
2.
구름은
보랏빛 색지(色紙) 위에
마구 칠한 한 다발 장미.
목장의 깃발도 능금나무도
부을면 꺼질 듯이 외로운 들길.
김광규의 데생을 보면 시가 아름답게 그려진다. 어떻게 이런 단어를 생각했지, 은유를 어떻게 생각했지라는 생각을 하게 하는 미적인 부분으로 좋은 것을 좋아한다.
예전에 영문학수업에서 교수님이 세익스피어의 '소네트'를 읽어주셨는데 기억에 남는다.
소네트18_셰익스피어
당신을 여름날과 견주어보면 어떨까?
당신이 더 사랑스럽고 더 화창할 것이다
거친 바람이 5월의 고운 꽃봉오리를 흔드는데
여름에 임대된 기한은 너무나 짧구나
때로 하늘의 눈은 너무 뜨겁게 빛나고
그의 황금빛 얼굴에는 종종 그늘이 진다
모든 아름다움은 언젠가 쇠퇴하나니
우연이나 자연의 변화가 그 아름다움을 벗겨내는구나
그러나 내 영원한 시구 속에서 시간과 하나 된다면
당신의 영원한 여름은 바래지 않고
당신이 지닌 아름다움도 잃지 않을 것이니
죽음도 뽐내지 못하리라, 당신이 자기 그늘 속에서 방황한다고
인간이 살아 숨쉬고 눈으로 불 수 있는 한
이 시는 살아 당신에게 생명을 줄 것이다
Shall I compare thee to a summer’s day?
Thou art more lovely and more temperate.
Rough winds do shake the darling buds of May,
And summer’s lease hath all too short a date.
Sometime too hot the eye of heaven shines,
And often is his gold complexion dimmed;
And every fair from fair sometime declines,
By chance or nature’s changing course untrimmed.
But thy eternal summer shall not fade,
Nor lose possession of that fair thou ow’st,
Nor shall death brag thou wand’rest in his shade,
When in eternal lines to time thou grow’st.
So long as men can breathe or eyes can see,
So long lives this, and this gives life to thee.
나무_ 고등학교 때 배운시들이 좋다.
호수_정지용
얼굴 하나야
손바닥 둘로
폭 가리지만,
보고픈 마음
호수만 하니
눈 감을 밖에
구름_ 시집은 읽은 적이 많이 없지만 인상적이 시는 있다. 중2병 감성에 영화를 보다가 시를 접했다. 시를 보면 무슨말인지 모르겠는데, 그 때의 감수성인 것 같긴하다. 그 장면에서 멈춰서(비디오로 봤었음) 그 시를 다 적었다. 영어시를 다 적어서 읽으며 무슨 말인지를 이해하려고 노력했다. 읽을수록 감정이 응축되는 느낌이었다. 그냥 좋아서 적어서 읽었다.
밀크쉐이크_비포선라이즈 영화 中
aydream delusion
limousine eyelash
oh, baby wity your pretty face
drop a tear in my wineglass
look at those big eyes
see what you mean to me
sweet cakes and milkshakes
sweet cakes and milkshakes
i am a delusioned angel
i am a delusioned angel
i am a fantasy parade
i want you to know what i think
don't want you to guess anymore
you have no idea where i came from
launched in life
like branches in the river
flowing downstream... caught in the current
i'll carry you. you'll carry me
that's how it could be
don't you know me
don't you know me by now
백일몽과 같은 망상
리무진 같은 속눈썹
오, 그대여 당신의 그 어여쁜 얼굴로
나의 와인잔에 그대의 눈물 한 방울을 떨구어 주오
저 큰 눈망울들을 보라
그대가 나에게 어떤 의미인지를 보라
달콤한 케이크와 밀크쉐이크
나는 망상속의 천사이자
나는 환상속의 퍼레이드라네
나의 생각을 그대가 알기를 바라며
더 이상의 추측을 그대가 하지 않기를 바란다네
당신은 내가 어디서 왔는지를 모르겠지
삶을 살아가라
강물을 따라 흘러 내려가는 나뭇가지들처럼
흘려내려간다.. 그러니 지금을 잡으시오
나는 당신을 이끌 것 이고 당신은 나를 이끌 것 이라네
어떻게 그렇게 되는 것 인가
당신은 나를 모르시는가
아직도 나를 모르시는가
서해_이성복
아직 서해엔 가보지 않았습니다
어쩌면 당신이 거기 계실지 모르겠기에
그곳 바다인들 여느 바다와 다를까요
검은 개펄에 작은 게들이 구멍 속을 들락거리고
언제나바다는 멀리서 진펄에 몸을 뒤척이겠지요
당신이 계실 자리를 위해
가보지 않은 곳을 남겨두어야 할까봅니다
내 다가 보면 당신계실곳이 남지 않을 것이기에
내 가보지 않은 한쪽 바다는
늘 마음속에서나 파도치고 있습니다
서해라는 시는 너무 로맨틱하고, 시 치고는 직관적인 느낌이었다. 서해는 해가 지는 느낌이라 더 좋은 시같았다.
많은 이야기를 했습니다. 나무님의 발제에 관한 답변은 기록하지 않기로 하였으니, 양해부탁드립니다.
참석하지 못하신 분들은 7개의 발제 중 하나를 골라 댓글을 써주시면 15명의 생각을 모두 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댓글 부탁드려요^^
첫댓글 국중박 석탑까지 찾아 넣어주시고 소개했던 시 다시 읽어보고 싶었는데 다 수록 해주셔서 덕분에 바로 읽어볼 수 있게됐네요! 조이님 긴 시간 나눈 이야기 정리하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
늦은 시간이라 수정사항은 메세지보다는 댓글로 올리는게 나을 것 같아 추가해서 올립니다.
그룹허그 접근법은 직업적으로 교육, 스포츠, 미디어 분야에서 많이 나타난다. ⟶ (수정합니다.)
p.48 몇 가지 직업 영역을 오가며 많은 역할을 할 수 있는 다면적 일이나 사업을 하는 것을 뜻한다. 그룹 허그 접근법에 따르면 당신은 하나의 직업 내에서 돈과 의미 그리고 다양성에 대한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다.
교육, 스포츠, 미디어 분야는 제가 단순 예시를 들었던 것인데 잘못 전달이 된 것 같아요. 예를 들어 교육과 스포츠와 미디어 분야에 대해 깊은 이해가 있다면 이는 더 큰 그룹을 이룰 수 있는 그룹허그 접근법이 적절한 모델이 될 수 있다. 라는 의도로 말씀 드린 것이었는데 제가 전달력이 부족했던 것 같습니다.
수정하였습니다. 온도님의 중앙박물관 견학(!)을 통해 사유의 방과, 석탑의 아름다움까지 전해들어서 너무 좋았습니다.
우와~ 조이님 정리를 정말 세세하고 꼼꼼하게 해 주셨네요. 심지어 파생 질문들까지 전부 정리해 주실 줄은 몰랐어요. 길어진 모임에 힘드셨을 법도 한데... 정말 즐겁게 잘 모임 했습니다. 덕분이에요. 그리고 실제로 오프라인 모임을 통해 만나뵐 수 있어서 무척이나 반갑고 좋았어요. 앞으로도 자주자주 쭉 뵙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ㅎㅎ 덕분에 좋은 시간 보냈습니다. 잘 정리해 주신 후기도 감사합니다. 잘 읽었습니다. 😄 (아 참고로 성동혁 시인의 '6'이라는 시집이에요! 관심 있는 분들은 한번 봐 보셔도~)
진짜, 계속 쭈욱 만나길 바래요~~~ 저도 용과님 덕분에 성동혁 시인도 알게되고, 성동혁시인 마이너하지않고 좋던데, (시 찾으면서 조금 읽어보았습니다.) 4월에도 즐거이 모임에서 이야기해보아요~~
헉 소네트는 번호도 말씀 안드렸던거 같은데 다 찾아 넣어주셨네요 ㅠㅠㅠ 읽어보니 당시 기억이 생생하게 살아나네요 달장 하느라 한달간 고생하셨습니다 감사해요💛💛💛
시는 살아 당신을 기억한다의 문장으로 찾았습니다ㅋ 다음달 바통터치합니다아
어쩜 이렇게 잘 정리를 해주셨는지!! 약간 잡지 읽는 기분으로 읽었답니다😊❤️
한가지 수정사항 말씀드리면
제가 좋아하는 미술작가는
'이유환' 이 아니라 '이우환' 입니다!☺️
조이님 실제로 처음 뵀는데 정말 즐거웠어요ㅠㅠ 모임 내내 열 타자 치시던데 정말 정말 너무 수고 많으셨습니다!!!👍
수정하였습니다. 나무님 덕분에 이우환작가도 알게되어 좋았습니다. 독서모임을 하면 저의 지식이 넓어지는 느낌이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