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장 타자의 인정과 화해, 렛미인
주제 및 영화소개
(1) 영화 <렛미인>은 토마스 알프레드손 감독의 스웨덴영화로 공포와 로멘스 그리고 성장드라마를 섞은 혼종장르영화이다.
(2) 영화 <렛미인>은 타자(the Other)와의 관계 맺음의 문제를 주제로 삼고 있다.
영화줄거리
영화로 생각하기, 생각하며 영화보기
1. 흡혈귀라는 존재
(1) 19세기 서구문학을 바탕으로 형성된 흡혈귀의 모습은 처음 존 폴리도리(John Polidori)의 <뱀파이어>에서 등장하고 브람 스토커(Bram Stocker)의 <드라큘라>을 바탕으로 영화속 이미지로 오늘날 흡혈귀의 모습을 형성하였다.
(2) 드라큘라는 빅토리아 시대의 금욕적 윤리관과 사회적 규칙에 대한 은밀한 반항 욕구의 표현으로 해석된다. 19세기 후반에 부르주아적 세계관(계몽적 이성과 도덕률)에 대립되는 노동계급의 세계관을 흡혈귀의 모습으로 이미지화하였다.
2. 타자로서의 엘리
(1) 엘리는 인간의 이성이 개념화할 수 없는 미지의 존재(엘리는 소녀도 소년도 아니고 아이도 어른도 아닌 존재이다)로서 타자이다. 타자란 이성적 사고를 지닌 주체의 개념화 영역 밖에 있으면서 주체의 이성적 틀에 파악되지 않는 존재이다.
(2) 개념화 작업이란 인간의 사유로 자신의 외부에 있는 것들을 규정하여 외부 대상을 일정한 틀(언어)에 맞춰 파악하는 일이다. 개념화 작업은 외부뿐만 아니라 내부의 자신을 규정한다.
(3) 인간은 자연을 개념화 작업에 따라 그 틀에서만 인식한다. 그러나 자연은 개념적 틀로만 전적으로 파악되지 않는 타자이다. 개념화 작업에 벗어난 타자들(예를 들어, 자연, 광인, 장애인, 유색인, 여성, 성적 소수자, 에스닉 컬쳐의 구성원, 이주 노동자)은 인간의 통제를 벗어나므로 인간에게 불안을 던져준다.
이디오진크라지(Idiosynkrasie: 이상성 발작): 인간의 언어가 허용되지 않은 타자에게 허용된 유일한 표현 수단
(4) 라케와 비르기니아: 타자로서 엘리를 극심하게 비난하고 탄압한다.
3. 타자에 대한 자기중심적 이해: 배려와 인정의 윤리
호칸: 타자로서 엘리를 인정하나 인간중심의 상호인정을 보여줄 뿐 한계를 지닌다.
4. 인간이 아닌 타자와의 만남: 소통과 화해
(1) 오스카르와 엘리는 인간의 표현방식인 말하기를 버리고 모스부호로 소통한다. 영화에서 모스부호와 벽은 의미전달의 어려움과 그에 따른 주체와 타자간 긴장감을 반영한다.
(2) 인간이 아닌 타자와의 만남은 서로의 다음을 인정하는 데서 출발한다. 이로부터 발생하는 단절감은 타자와의 새로운 만남을 준비하는 기다림이다.
(3) 엘리가 인용하는 셰익스피어의 대사는 타자와의 만남을 예술적 경험에 비유한다. 즉 타자와 만남은 인간의 의미를 벗어난 초월적 경험이다.
(4) 오스카르와 엘리사이에서 이루어지는 단절 이후의 화해는 인간적인 연대관계 속에서 벌어지는 화해가 아니다. 타자와 화해는 주체로서 자신의 위치를 상대화하는 자기비판에서 시작된다. 그리고 이는 종결적 화해가 아니라 상호적 활동으로 지속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