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은 흔히 죽으면 끝이라고 말합니다
무엇이 끝난다는 것일까요?
몸이 없어지는 것?
아니면 진짜 무(無)가 되어 버리는 것?
우습다고 말하겠지만
영적으로 느끼는 사람들에겐
몸이 없어도 얼마든지
서로 교류가 가능하다는 것을 압니다
제가 느껴본 것은 “몸은 여관(旅館)이었고
다른 영혼들은 손님들이었습니다”
피곤에 지쳐서 푹 쉬고 싶은
죽은 사람들의 영혼들이었습니다
이렇게 지친 영혼들의 마음의 안식처가 우리들입니다
수도 없는 자신들의 사연을 들고
알아주기를 바라며 접속을 해 옵니다
제가 전부터 하던 말이 있습니다
영혼들의 세계는 인터넷 같다구요
우리들은 3차원에 최적화된 상태입니다
그래서 어떤 일이 있어도 3차원으로 이해합니다
영혼들도, 꿈에서 본 것들도,
모두 3D로 이해합니다
그러니 실제 온 것이 아닌데도
왔다고 착각을 하기도 합니다
자세히는 모르지만
2차대전에서 한 밤중에 미국이 홀로그램을 통해서
하늘에 비행기를 출격시켜서 독일이 하늘을 보고
포탄을 막 쐈는데 한 대도 떨어지지 않는 것을 보고
공포에 떨다가 졌다는 말도 있습니다
실제로 있지도 않은 전투기에 포탄을 쏜 것이지요
떨어지지 않는 전투기는 얼마나 공포스러웠을까요?
우리들은 관심이 있는 검색어를 가지고
인터넷에 검색을 합니다
그러면 관련단어나 이미지등이 뜨지요
그러면 접속을 합니다. 이 때 서로 접속이 되면서
인연이 시작이 되기도 하지만
영 소통이 안 되면 짜증이 납니다
어쩜 우린 이런 상태로 사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영혼들은 컴퓨터를 우리보다 더 잘 활용을 합니다
어떤 괜찮은 부동산이 있다고 해서
찾아서 그 곳에 가 보면 금방 압니다
부동산은 미끼였고 주변의 저수지에서
애를 안은 영혼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자신의 아이를 현실세계로 이끌어서
환생을 하게 하고 싶은 것이지요
이런 것은 흔한 일 중의 하나입니다.
우리들의 머리도 컴퓨터체계라서
언뜻 스쳐가는 느낌도
이런 것중의 하나일 수 있습니다
접속(connection)은
어쩌면 우주의 중요한 행위(action) 인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몸이 없으면 못 보고,
못 느끼고, 맛도 못 보고, 냄새도 못 맡고,
못 듣고, 만져서 이해하는 접촉도 되지 않으니
남의 몸이라도 빌려서 느껴보고 싶은 것입니다
우리들의 생각엔 몸이 없으니
아무데나 갈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접속을 시도하지만
못 느끼는 사람도 있고, 무시하는 사람도 있고,
그냥 일반적인 일상으로 생각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래서 금방 이해하는 사람을 필요로 합니다
영매(靈媒)같은 사람은 빨리 느끼고 이해합니다
이렇게 영적인 존재들의 마음이 느껴져서
행하는 것을 대행(代行)이라고 합니다
몸이 없는 영혼들의 마음을 보듬어서
대신 행한다는 뜻입니다
부모가 죽어서 자식들이 모였는데
모두에게 접속을 시도하지만
가장 영적으로 민감한 사위에게 그 느낌이 전해지네요
살아 생전에 자신들이 자주 다녔던
온천이나 식당, 그리고 풍경들
내 몸을 통해서 자식들을 보니 어찌 그리 이쁠까요?
조금 관계가 서먹서먹했던
자식들과의 관계도 좋게 하고 싶고
어찌 되었던 간에
서로 사이가 좋기를 바라는 부모의 마음도 읽어지고
장모님은 먹기 싫은 음식은
절대 안 드시던 분이라 아무리 추억이라도
절대 가지 않겠다는 느낌도 전하면서
몸만 없을 뿐 살아 계실 때
하시던 그대로가 느껴지기도 하고
아들을 통해 “전선야곡”이 입에서 흘러나오길래
아버님의 노래라고 하며 같이 부르자라고 하니
같은 차에 타고 있던
딸, 사위, 아들들이 목청을 높혀 부르는데
저는 노래를 부를 수가 없었습니다
너무 감격을 해서 눈물만 계속 흐르더군요
이렇게 매주 7번씩
49재를 올리러 가는 마음은 즐겁습니다
오히려 이 재(齋)를 올리고 나면
자주 못 볼까 봐 걱정을 하는 것 같습니다
어쩌면 이렇게 부모들이나 형제들의 죽음이
산 자들의 화합으로 이루어지는 경우는 참 많습니다
죽어보니 살아있는 것이 더 나은 까닭이겠지요
이렇게 망자들의 마음이 읽어지면
내 자신은 없어집니다
일반인들은 항상 내 자신을 들고 생각을 하지만
저 같은 멍청한 사람은 내 자신이 없어져서
항상 몸이 없는 사람을 상대합니다
그러니 남들은 뭔 짓을 하고 사는 지
그냥 굶지 않고 밥벌이는 잘 하는지나 보고 있을 때
저는 안 보이는 사람들과 접속을 하며 삽니다
그렇다고 박수무당도 아닌데 말입니다
어쨌든 매주 일요일마다 가는 마산행은
저에겐 참으로 즐거운 추억여행입니다
망자들의 즐거움이 저에게 전달되는 것이니까요
다음 주는 또 망자들이 전하는 바가 무엇인지
참 궁금해 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