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도의 물은 찬물이라고 할 수 있고, 100도의 물은 뜨거운 물이라고 쉽게 정의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0도와 100도 사이의 물은 어디부터 어디까지가 찬물이고 어디부터가 뜨거운 물이라고 경계를 정의할 수 있을가요.
사실 온도 자체도 인간이 임의로 약속하고 정의한 기준이라 절대적인 부분이 아닙니다만
반드시 기준의 정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합리적인 근거와 기준을 정하긴 해야 할겁니다.
비슷한 예로 재산이 얼마가 되면 부자라고 정의 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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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질문이 건강과 무슨 관련이 있는지 의아한 분들이 많으실겁니다.
자연계에서 정상과 비정상의 경계는 명확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병원에 가면 정상/비정상 진단을 받습니다.
심지어 그 진단기준이나 진단 항목이 시대에 따라 계속 바뀝니다.
간기능을 평가할때 정상과 비정상으로 생각하는 분들이 아주 많습니다.
간질환이 아니면 간기능도 정상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이러한 오해는 중요한 건강문제에 대해 신경쓰지 않는 근거가 되기도 합니다.
"간수치도 정상이고 간은 문제 없으니 술은 좀 마셔도 될거야" 라는 생각
"병원에서 정상이라고 했어"
"당뇨 없으니 먹는건 신경안써도 될거야"....
"심한변비는 없고 변도 보기 편하니 장은 좋은거 아닌가?" (심지어 과민성대장 상태 인데도)
등등 치료에 아주 중요한 실마리를 놓치게 됩니다.
불과 얼마전까지도 의료계는 장내 미생물이 건강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에 대해 외면해 왔습니다.
대부분 심각한 설사를 하는 상황이 아니면 정상이라고 봤죠.
물론 지금도 대부분의 병원에서는 진료시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다고 봅니다.
모르는 것과 그러한 사실이 없는 것은 구별해야 합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전문가 그룹에서 흔히 하는 실수가
자신이 모르는 분야를 아예 없다고 치는 겁니다.
예를 들면 치료법이 떠오르지 않는다면 (실제로는 있는데 모르는 경우)
치료법이 없다고 단정해서 예기합니다.
가벼운 자리에서 무심코하는 말이 아니라
리뷰논문, 진단 가이드라인 같은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경우에도 그러한 태도를 보입니다.
이러한 태도로 인해 수많은 환자들이 치료기회를 놓칩니다.
자가면역질환
신경계질환
대사증후군
만성통증질환 등등....
그동안 제가 확인한 바로는 분명 치료의 기회가 있는 연구결과가 넘칩니다.
그러지만 의료계의 교육 현실이 연구결과를 빠르게 업데이트 하는데 매우 보수적인 태도를 보이기 때문에
실제 많은 진료현장은 50년 전과 크게 다르지 않은 수준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특히 난치성 질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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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중학생아이가 찾아왔습니다. (멀리 살아서 실제로는 전화상담 만 함)
신장기능이 급격하게 망가지는 자가면역질환을 앓고 있었습니다.
병원에서는 딱히 치료법이 없어서 스테로이드와 면역억제제 치료에 의존할 뿐이었고
단백뇨가 줄어들지 않아 걱정이 큰 상태였습니다.
통상 급성으로 진행되면 짧은 시간에 신장기능이 망가질 위기였습니다.
제가 궁금한건 그나이때 아이라면 대부분은 인생에서 가장 건강한 시기를 지나고 있어야 한다고 보는 그런 나이었지요.
이것저것 확인을 해보니 역시나 생활습관이 문제였습니다.
부모님이 맞벌이라 스스로 끼니를 해결하느라 쉽고 좋아하는 라면을 엄청 먹었다고 하고
장 상태도 많이 망가진 상황이고
그런데 이 중요한 내용은 병원 진료에서 누구도 확인을 안한 상태였습니다.
질문하지 않으니 환자가 답변할 기회는 없었던것이죠.
당연히 진료과정에 전혀 반영되지 않았고
치료법은 딱히 없는걸로 결론이 난 상태.
면역억제제 처방을 하고 진행상황을 지켜보기만 하는 중이었죠.
제가 한 조언은 라면을 끊고 식단을 건전하게 바꾸라는 게 거의 전부였습니다.
드라마틱 하게도 아이는 두어달 뒤 빠르게 회복하고 있었습니다.
그 후에도 비슷한 사례가 몇번 더 있었는데요.
지금 다들 건강하게 자라서 학교도 다니고 군대도 가고 그런 나이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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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에 있어서 사소해 보이는 것이 매우 중요한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다행히 최근에 식이와 건강의 상관관계는 아주 상세히 연구되는 분야라
조금만 부지런히 자료를 찾고 노력하면 어렵지않게
유용한 방법을 치료에 적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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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기존에 알고 있던 정상과 비정상의 경계는 절대적인 기준이 아닐 경우가 더 많습니다.
시대가 뱌뀌고 과학이 발전하고 질병의 본질을 더 깊이 있게 이해하면서
좀 새로운 관점에서 질병을 사람을 바라봐야할 필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중요한건 과거의 진단기준이 아니라 우리가 사소하게 여기던 "기본"입니다.
생활습관, 식습관, 운동습관, 스트레스 등등
인체는 우리의 환경을 매우 세심하게 모니터링하고 거기에 적응 하도록 진화해 왔습니다.
우리에게 필요한건 특효약이 아니라
나의 생활환경과 습관중에 기본에 충실하지 못한 부분이 어떤것인지를 찾아내는 것입니다.
"무엇이 과하고 무엇이 부족한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