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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h, Shit!”
나는 맥주잔을 꽉 움켜 쥐고 부들부들 떨었다.
연 노란색의 액체는 그 잔에서 내 손과 함께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나는 네가 힘들때 늘 네곁에 있었어. 널 어떻게 해보려고 하는 남자들한테 당하지 않게 뒤에서 너를 보호해주었어. 그런데 내가 그리 하챦게 보였어?!)
(나는 오빠한테 너무 고마워하고 있어. 자기가 좋은 남자라는건 알어. 주변 어른들이 오빠만한 남자는 없다고 해. 그래도, 뭔가 오빠에게 느껴질수 없는 부분이 있는거 같아. 감정이랄까? 느낌이랄까? 냄새랄까?)
순애에 목숨거는 여자가 현실에서 존재한다는 것을 안 순간 나는 더 고통 속에 빠져 들었다.
순애 따위는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은 세상 보편의 진리여야만 했다.
그래야만이 헌신하고 버림받은 일곱난장이 중의 하나인 내게 작은 위로가 되어야 했다.
순애를 바치고 버림받음 이후의 나는 오기로서 세상에 다시 섰다.
하지만 저 엠마라는 여자는 한 인간으로서 최악의 상황에 떨어져, 성폭행과 길거리 배변같은 여자로서 최고의 수치를 당하고도 오롯이 그녀가 사랑했던 남자에 대한 순애를 고집하고 있다.
이 어이없는 모순을 어떻게 정리해야할지를 모르겠다.
다음날 사회보장국에 그녀를 데려갔다.
엠마의 사회보장카드를 재신청한뒤 근처의 법원으로 옮겨 가서 결혼증명서 재발급을 요청했다.
사회보장카드는 재발급 신청이 제대로 되었는데, 결혼증명서 재발급을 요청하자마자 창구 직원은 머리를 흔들며 뭔가 난항에 빠진 듯 했다.
그 나이많은 여직원은 얼마후 우리더러 기다리라고 한뒤 사무실 쪽으로 들어가 보쓰인 흑인남성을 데리고 왔다.
그는 여직원의 컴퓨터를 들여다보고 별도 아이디로 재 로그인을 해본뒤 매우 무안한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엠마를 향해 뭔가 안되었다는 듯한 모습으로 현재 상황을 솔직히 말하기 시작했다.
“Mrs. Baker, 당신은 이미 이혼했습니다. 따라서 혼인증명서는 무효화되었기에 재발급이 불가능합니다. 우리로서는 더 이상 도울 방법이 없습니다.”
어저께 그 남편놈이 말한 이혼상태라는건 그저 뻥카가 아닌 사실이었던 것이다.
그녀는 그저 근대 소설 속의 비련의 여인 코스프레를 하며 자기연민에 빠지고 있는 여성은 아니었다.
왜냐하면 그녀의 몸이 반응한 것은 정말 그녀의 마음 상태를 대변한 것이었기 때문이었고 연기로 가능한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죄송해요......뭐라고 말씀드릴수가 없네요. 사주신 팬티를 버리게 되었네요”
나는 여자 화장실 앞에서 한참 그녀를 기다리다가 한참만에 그녀가 나오자 자판기에서 에너지음료를 뽑아서 그녀에게 권했다.
그녀의 드레스는 웬지 허전해 보였다.
아까 민원실 창구에서 충격적인 이야기를 듣자 그 자리에서 설사를 해버렸기 때문에 입고 있던 팬티도 버려질 수 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사람이 죽으면 근육의 긴장이 사라져 잔변이 배출되듯이, 그녀는 일방이혼 사실이 확인되자 정말 죽은것처럼 모든 긴장을 놓아 버렸던 것이다.
“그깟 팬티가 뭐 대수라고, 다 큰 여자가 남자 앞에서 설사나 지리다니. 노숙생활 후유증이요, 아니면 죽을만큼의 충격 때문이요?”
“...........노숙생활하면 이런 일은 자주 일어나요. 깡패들이 나를 차례대로 욕보이고 그들이 내 팬티를 찢은 이후로 한동안 팬티를 못입고 살았어요. 나중에 운좋게 구호단체에서 나눠주는걸 받아입긴 했지만요”
엠마는 말 한마디 한마디를 해도 간신히 죽을 힘을 다해 임종 직전의 사람이 말하고 있는 것 같았다.
한마디로 나는 산 송장하고 대화를 하고 있던 셈이지.
에너지 음료를 마시고 난 뒤의 엠마는 조금 정신을 차리는 것 같았다.
나는 한참동안 그녀를 응시했다.
일단은 이 법원에서 파악할건 파악했고 그녀의 기본 신분증 재발급 신청을 끝냈으니 이곳을 나서는게 급선무였다.
그녀를 차에 태우고 에어컨을 작동시켰다.
나는 순간 그녀에 대한 강력한 휴머니티가 작동되는 듯 했다.
그리고 그녀의 영혼을 되살리고 싶었다.
“우울증이 있군요. 다음달에 한번 더 보고 투약을 결정하지요”
휴가를 다 써버린 다음주에 그녀를 데려간 신경내과에서는 우울증 중기 진단을 받았고 내과에서는 영양실조를 진단받았다.
내과에서는 엠마에게 균형잡힌 식단을 권장하며 비타민과 종합영양제 투입을 권고했다.
병원 건물의 약국에서 영양제를 사는데 엠마는 뭔가 초조한 낌새를 보이기 시작했다.
마치 이곳을 오늘 떠나면 다시는 언제 올지 모른다는 그런 강박이 읽혀진다.
누가 보아도 이제 노숙자 티는 나지 않았지만 흐트러진 머리카락과 불안한 눈빛과 깡마른 몸은 주변 사람들의 시야를 자극했다.
그녀는 내게 다가와 조용히 귓속말을 했다.
“저기요, 앤드류씨………저어, 산부인과에 가고 싶어요.”
뜬금없이 산부인과라.
어쨌든 나는 예약없이 바로 그 한국계 병원건물 안에 있는 산부인과에 데려가 한참을 대기했다.
그녀는 지불능력이 없었고, 내 보험으로 산부인과 혜택이 있을 리가 없었으니 엉겁결에 그녀의 보호자로 내 이름을 등록할 수밖에 없었다.
두 시간을 기다리고 엠마가 호출되어 삼십분쯤 지난 후에 그녀는 쾌적한 표정으로 진료실에서 빠져 나왔다.
“아아, 시원해요. 이걸 정말 받고 싶었어요”
“뭘 받으셨길래?”
“세척 서비스요! 원래 기혼여성들은 일년에 두번씩은 검진이랑 세척을 받게 되어 있어요. 게다가 중간에 더럽혀지기도 했으니 모든걸 씻어내니 시원하군요”
엠마는 천연덕스럽게 여자로서 수치스러웠던 과거까지 들먹였다.
코리아타운에서 식사를 하는데 이제 엠마는 한식에 익숙해졌고 잘 먹었다.
엠마는 하루종일 뒷마당 벤치에 앉아서 멍하니 먼 산을 바라보거나 날아가는 새를 바라본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 집앞에 아침마다 쓸데없이 배달되고 있는 지역신문 영자지를 가지고 들어와 하나하나를 다 꼼꼼이 들여다 보곤 한다.
내가 퇴근해 들어올때 그녀는 작은 방에서 여전히 이불을 뒤집어 쓰고 있는 날도 많았다.
그래도 눈치가 보이는지 그녀는 출입현관문의 신발과 먼지를 깨끗히 제거하고 주방에서 나온 쓰레기를 모아 정리하는 정도의 일은 했다.
그녀가 내 집에 도착한지 어느 정도의 시간이 지났고 그녀의 사회보장카드와 운전면허증이 도착했다.
주말에 적적해하고 있을 그녀를 위해 작렬하는 태양빛 아래의 해변가에 데리고 가서 거닐었다.
그녀는 사방이 옥수수 밭과 산간지대 밖에 없는 내륙지대 출신이라 바다를 보니 깡총깡총 뛸듯이 좋아했다.
엠마는 내 통제를 벗어나 샌들을 벗고 맨 모래사장 위를 비틀거리며 뛰어다니는데 자칫하면 넘어질것 같아 걱정스러웠다.
그러다 돌연 엠마는 자리에 쪼그리고 앉아 어린 소녀처럼 모래장난을 하는데 작은 모래성을 쌓고 있었다.
키 154센치에 무게 46킬로가 일반내과에서 검진하기 직전에 측정한 그녀의 몸 스펙인데 그만큼 작은 여성이라 그런지 멀리서 보면 어린 백인 소녀가 모래장난을 하는것 같았다.
어느 순간 그녀는 모래성을 쌓다가 말고 고개를 푹 수그린채 어깨를 마구 들썩거리고 있었다.
아마도 혼자만의 감상에 젖었을 시간이라 방해하지 않기로 했지만 그녀는 그 불편한 자세로 오래도록 흐느끼고 있었다.
결국 나는 천천히 그녀에게 다가가 말을 걸었다.
“평소 와보고 싶었던 해변인데 뭐가 슬픕니까?”
엠마는 온통 눈물젖은 얼굴속의 파란 눈으로 나를 바라보며 힘겹게 일어섰다.
다시 바닷가를 바라보며 그녀는 추억과 감상에 서린듯 했다.
“결혼했을 때 조나단은 이 남캘리포니아로 이주할걸 결정했어요. 저에게 남캘리포니아는 30분만 서쪽으로 운전하면 어디든지 낭만적인 바닷가가 나온다고 했어요. 주말마다 샌드위치를 싸서 해변가라는 해변가를 싹 다 마스터하자고 약속했었지요…….”
“그래서 주말마다 바닷가에서 피크닉을 즐겼습니까?”
“그가 캘리포니아 변시에 합격하기 전 1년 동안 여러번이었어요. 그 후에는 그가 바빠져서. 사랑도 떠나고 모든 것을 다 잃어버리고 그와 약속했던 해변가에……훌쩍, 미안해요 쓸데없는 소리를 한것같아요”
“이제 기억이 돌아오나요? 모든게 다 오락가락했었어요. 그나저나 선글라스랑 모자를 써요. 자외선은 피부노화를 촉진하니깐 햇볕 너무 좋아하지 마세요.”
엠마는 내게 또 고맙다고 말하며 내가 사준 그 싸구려 선글라스를 착용했고 우리는 다시 천천히 모래사장 위를 걸었다.
아마도 안정된 환경에서 숙식을 보름 이상 하고난 뒤에 나타난 효과인듯 싶었다.
“제가 버려진건 8개월전이었어요. 지금처럼 평온한 일요일의 오후였죠. …………”
엠마가 기억해낸 그 날의 그 상황을 그녀는 힘겹게 천천히 이야기했다.
그녀는 살이 빠져 작은 유방을 두손으로 감싸며 심장이 뛰고 있는 것을 애써 진정시키려 했다.
“기억해내기 고통스러우면 더는 이야기 안해도 돼요”
내 어깨 옆으로 그녀의 금발머리가 바닷바람에 휘날리고 있다.
선글라스를 착용한 그녀의 눈빛이 무엇을 담고 있는지는 확인할 길이 없다.
“기억해내기 싫어도 기억이 떠 오르는군요. 대학때 교육학 과목들을 수강하면서 배운 것들이 생각이 났어요. 싫어도 인정해야할 팩트는 인정해야 한다는 구절이 생각났지요”
우리는 임의로 조성된 그늘과 그 안에 있는 벤치에 가서 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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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전 남캘리포니아 풀러툰시의 부촌지역의 어느 단독주택,
3500 평방피트(약 100평)에 달하는 그들의 집에서 성대한 파티가 열렸다.
조나단의 법률회사가 여러 인맥들의 도움을 받으면서 짧은 기간에 성장을 거듭했다.
그가 굳이 남가주로 가자고 한 이유도 거기에 있었다.
이번 파티는 조나단이 시골 출신 새내기 변호사가 아닌 그가 운영하는 법률회사가 오렌지 카운티의 내세울만한 중견 법률업체로 발돋음하게 되는 것을 알리는데 의미가 있었다.
파티에는 주로 조나단의 인맥으로 지역 경찰간부, 그의 선배인 판사, 지역 언론인과 최근 승소를 이끌어낸 호화 의뢰인과 그 배우자들이 초청되었다.
그래서인지 조나단은 이번 파티에 각별히 신경을 썼으며 엠마를 닦달했다.
엠마는 30인분의 식사를 준비해야 했다.
중요한 요리는 엠마가 직접 만들고 몇가지는 캐더링 업체에 주문을 해 놓았지만 그게 화근이었다.
조나단은 엠마를 거칠게 팔을 꺽어 쇼파에 엎드리게 하고 치마를 걷어 올리고 팬티를 강제로 끌어내린뒤 그녀의 히프에 케인을 휘둘렀다.
퍽, 퍽 거리는 소리, 조나단의 고함에 가까운 꾸중소리, 매를 맞는 엠마의 울음소리가 드넓은 응접실을 울린다.
엠마의 연약한 뒷허벅지와 동그란 히프는 빨갛게 부풀어 오르고 있다.
“뭐 캐더링 업체?! 그럴 바에야 아예 호텔 식당이나 빌리자고 말하지?! 당신이 전업주부라는걸 다 아는데 그저 집에서 놀고 먹는 여자라고 커밍아웃할 셈이야?!! 우리 할머니도 어머니도 직업을 가지셨음에도 파티가 벌어지면 스스로 모든걸 다하셨어! 출근할 일도 없고 게다가 아직 어린 여자가 편하게 살 생각이나 해?! 내 얼굴에 작정하고 먹칠하려는거야!?”
"아아악! 으흐흐흑.............조나단, 허니! 제 생각이 짧았어요. 그러니 이제 아프게 하지 말아요, 당신이 하라는대로 할께요, 네?!"
조나단은 대학시절 4년차 후배였던 엠마를 어린아이 취급했었다.
물론 부부의 연을 맺은 뒤로부터는 아이 취급을 하지 않았지만, 최근에 들어서 엠마를 철없는 어린 아이 취급을 하기 시작했다.
이유는 엠마의 왜소한 키, 그리고 엠마의 여자로서 중요한 부위가 완전 제모 상태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신혼초에 엠마의 성기에 브라질리안 왁싱을 받은건 조나단이 시켜서 한 짓이었다.
엠마는 극심한 고통 속에서 조나단에게 그저 울며 용서를 빌 수 밖에 없었다.
히스패닉 파출부 두명은 필요하다는 엠마의 의견도 묵살되었고 겨우 한명의 도우미만 부를수 있었다.
사실 바깥 일을 하는 남자가 간섭할 필요도 없는 것에 대해 조나단은 상당히 예민해져 있었다.
엠마는 파티가 시작되는날 오전에 미용실에 가서 머리를 올렸고 신부화장을 받았다.
파티를 앞두고 미용실에서 돌아온 엠마에게 조나단은 외모에나 집착하는 여자라며 알수 없는 이유로 엠마를 야단쳤다.
엠마는 두 손을 배꼽 앞으로 모으고 고개를 숙이고 훌쩍거렸다.
그의 여자로서 최고의 아름다운 모습을 그가 중시하는 이들 앞에서 과시하기 위해 미용실에 가서 머리를 올리고 신부화장을 받은 것이 뭐가 그리 잘못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조나단은 파티준비과정에 대한 불만과 불안을 내 보이며 엠마의 신경이 미용 따위로나 가있는 골빈 짓거리라하고 한참을 야단쳤다.
조나단의 엠마에 대한 호된 꾸중과 기합은 히스패닉 파출부가 당도하고도 계속 되었다.
파티 시간이 되어 귀한 손님들이 밀어 닥치는데 가장 눈길을 끌었던 것은 릴리 해리슨이라는 훤칠한 글래머 여성이었다.
"오우, 하이! 미세스 베어커? 아임 미스 릴리안 해리슨!!, You can call me Rilley!"
릴리는 엠마와 가벼운 포옹을 나누면서도 웬지 그녀의 파란 눈빛은 도도해 보였고 엠마를 아래로 바라보는 듯한 시선이 느껴졌다.
키가 175센치에 달했고 가슴도 상당히 큰 여자였으며, 영국인 아빠와 이탤리인 엄마 사이의 혼혈이라는데에 자부심을 느끼고 있는 듯 했지만 실제로도 앵글로색슨과 라틴유럽의 제대로 된 조화로움이 아름다웠다.
순간 엠마는 릴리라는 여자 앞에서 주눅이 드는 자신을 발견했다.
릴리는 처음 보는 누구와도 쉽게 친해져서 농담을 나눌 정도로 넉살좋고 사교적이었다.
엠마는 손님들에게 인사하고 접대하며 부지런히 주방과 응접실을 오가며 다른 것을 신경쓸 여유가 없었다.
푸른 잔디가 깔린 드넓은 앞마당의 모든 조명들이 점등되고 음악이 퍼졌다.
그중 압권은 조나단과 릴리의 댄스였다.
파티중 파트너 교체는 그리 대단한 일은 아니었지만, 주방에서 일을 하며 유리창 바깥으로 바라본 남편 조나단과 릴리라는 여인의 댄스 타임은 너무 길었다.
댄스 중에 자연스레 조나단의 한쪽 손은 릴리의 히프 아랫쪽을 받치고 율동에 맞추어 그의 손은 릴리의 허리와 히프를 오가고 있는 모습이 정확히 엠마의 눈에 들어왔다.
릴리는 유부남인 조나단이 댄스 중에 그녀의 몸을 기술적으로 더듬는 것에 대한 거부감은 커녕 서로를 바라보는 표정이 유머러스하면서도 진득해 보였다.
“아냐, 아냐, 그냥 느낌 탓일거야......분위기상 저러고 마는거야.......”
엠마는 애써 불쾌하고 불길한 예감을 감추며 손님접대와 음식서빙에만 집중했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고 저녁 아홉시 경에 서서히 파장으로 가고 있었다.
엠마는 파출부와 함께 남은 음식들을 각 가정별로 포장해주고 있었다.
드디어 가장인 조나단의 파장연설이 시작되었다.
그는 후원해주고 도와준 모든 이들에 대한 의례적인 감사인사를 했다.
하지만 특별히 그는 릴리를 호명하여 일으켜 세우고 사람들에게 전체 인사를 시켰다.
“아시다시피, 재색을 겸비한 Miss Rillian Harrison양은 저희 업체에서 공판출장을 담당하는 난이도 최상의 변호사직을 맡고 있습니다. 릴리 해리슨양이 없다면 저희 업체의 승률을 장담하기가 어려울 정도입니다. 제 업체의 직원이기도 하지만 저는 릴리 해리슨양을 부하가 아닌 저와 동등한 파트너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우뢰와 같은 박수가 터져나오고 화려한 하프컵 파티 드레스를 입은 릴리는 손님들을 향해서 손바닥 키스를 날리며 애교있는 인사를 해주었다.
와장창!
이 소리와 함께 엠마의 두 손에 들려진 접시가 힘없이 땅바닥에 떨어져 깨져 버렸다.
엠마의 파란 눈은 초점을 잃었다.
거기서 호스테스인 엠마에 대한 특별한 소개가 생략되어서인것도 있지만 굳이 외간여인인 릴리를 특별히 추켜준 남편의 처사가 야속했다.
또, 거기 모인 커플들은 이미 뭔가를 다 눈치채고 있는 분위기였는데 조나단과 릴리의 여러 가지 행각을 응원해주고 부러워하는 눈빛이었다.
남편에게 숱한 야단과 매를 맞아가며 정성껏 준비한 파티....호스테스인 엠마가 이 큰 파티에서 비집고 들어올 틈은 없었으며 모든 남녀들이 엠마에게서 등을 돌리고 있는 것 같았다.
손님들이 돌아갈때야 엠마는 비로소 조나단의 곁에 서서 호스테스로의 체면을 세울수 있었다.
엠마는 작별인사를 하는 릴리와 억지로 포옹을 했지만 아까 남편의 가슴과 살짝 닿았던 릴리의 유방이 감촉이 역겹게 느껴졌고 뒤돌아선 릴리의 조나단의 손이 닿은적 있는 크고 예쁜 히프를 혐오스러운 시선으로 바라보았다.
파출부에게 남은 음식과 두둑한 팁을 주어 마지막 외부인사를 보내고 집안으로 들어온 엠마.
침실로 오라는 남편의 말에 따라 올라가자마자 그녀는 조나단에 의해서 그녀의 왜소하고 연약한 몸이 거칠게 들려지고 천장 가까이 붕하고 솟았다가 킹사이즈 침대에 쳐박히듯 내동댕이질쳐졌다.
계속해서 풋볼선수 출신의 크고 두꺼운 손은 그녀의 연약한 뺨으로 마구 내려 꽂히며 눈 앞에선 별빛을 터지고 귀에는 풍선터지는 소리를 만들고 있었고 이내 엠마의 두 뺨은 블러싱보다 시뻘겋게 변하며 부풀어 올랐다.
“왜 아까 일부러 그릇을 깼어?! 당신을 소개하려다가 산통 다 깨졌쟎아!! 겉으로 웃고 스물토킹이나 하는 사람들로 보여? 저들 중에는 경쟁업체 사람도 있고 아주 복마전이야! 당신은 아까 실수가 아니라 분명 고의였어!”
몸이 갑자기 들려져서 빙글 한바퀴 돌고 침대 구석에 내팽겨쳐진 어지러움과 잃어버린 방향 감각, 그리고 얼굴에 마구 쏟아지는 매.
엠마는 억울했지만 지금 매를 벗어나기 위해선 무조건 비는 수 밖에 없었다.
캘리포니아에 와서 작은 원룸 아파트에 입주하여 1년간은 엠마가 하이스쿨 교사로서 그를 먹여 살렸었다.
왜냐하면 캘리포니아주 변호사 시험을 보아야 했기 때문이다.
매번 조나단은 캘리포니아 자격증을 딴 뒤에 엠마를 행복하게 해주겠다고 다짐했고 큰 파티를 벌일수 있는 주택을 구입해서 멋진 매스터 베드룸에서 잠자고 사랑을 나누며, 한달에 한번씩 자동차 여행을 다니자고 했었다.
없는 돈을 쪼개어 조나단의 생일날 멋진 넥타이핀을 선물했을 때 조나단은 감격한 표정으로 장차 엠마에게 에르메스 핸드백을 걸어주겠다고 약속했었다.
마초적이긴 했지만 화끈하고 재미있었던 남편 조나단, 행복하고 단란했던 그때와 달리 어느 순간부터 변질되어 있는 모습에 적응할 수가 없었다.
그리고나서 3개월후, 어느 한적한 일요일 오후
엠마는 여느때와도 다를바 없이 저녁식사 준비를 시작했다.
그때 조나단이 차고에서 부르는 소리에 그곳으로 갔는데 조나단은 엠마가 운용중인 렉서스 GS차의 뒷자리에 타게 한뒤 거라지 문을 오픈하고 바깥으로 나갔다.
아내를 조수석이 아닌 뒷자리에 태운 것도 이상했지만 무엇보다도 엠마는 예감이 안 좋았다.
“여보, 어딜 가는거에요? 저녁 식사 준비해야 하는데, 당신 시장하지 않아요?”
그러나 조나단은 아무 말없이 북향의 프리웨이를 탔고 과할 정도로 속도를 올리고 있었다.
30여분이 지나자 조나단은 다운타운 동쪽으로 빠졌고 풍광이 좋지 않은 폐공장 지대를 지나고 있었다.
엠마는 올것이 왔다라고 직감을 했다.
소나 개같은 고지능 포유류들이 도살장 근처에만 끌려와도 지들 운명을 안다고 하지 않던가.
그녀는 조나단에게 자기를 버리지 말라고 애원했다.
눈물이 턱선을 돌 정도로 울었지만 조나단은 냉담하기만 했다.
차는 지저분하고 음습한 다운타운 우범지대에 멈춰 섰다.
조나단이 뒷문을 열고 엠마의 안전벨트 스위치를 눌러서 푸는 순간 엠마는 차에서 내리지 않으려고 앞좌석을 끌어안았지만 거칠고 힘센 조나단의 손목에 힘없이 끌려 나왔다.
엠마는 조나단의 목을 끌어 안으려 했지만 2미터에 가까운 그의 목은 멀기만 했고, 그의 힘센 손에 의해 인도에 내동댕이질쳐졌다.
벌써 차가운 콘크리트 바닥에 스친 그녀의 무릎에서 피가 나고 있었지만 엠마는 그 고통을 느낄새 없이 조나단의 팔꿈치를 잡았다.
"Dear Honey, honey! my Jonathan........... My Lord! Master!! My Love.......... I am your wife, Please, please......... I Love you!~"
그녀는 다시 뒤로 멀리 밀쳐져 길바닥에 내동댕이질쳐졌고 다시 중심을 잡고 일어섰을 때 이미 운전석이 닫히고 브레이크 라이트와 백업라이트가 순간 반짝인뒤 그녀가 몰았던 렉서스가 멀어져만 가고 있다.
그녀는 한참동안 멀리 사라져가는 차를 망연자실하게 바라보았고 이내 그녀의 시야에 조나단과 자동차는 완전히 자취를 감추었다.
이미 석양이 노을지는 시간, 그녀는 입고 있던 드레스와 샌들 이외에는 아무것도 소지하고 있지 않았다.
불량기가 넘치는 무뢰배들, 마약에 취해 알수 없는 소리를 뇌까리는 이들, 술에 취해 제대로 몸을 가누지 못하는 알콜쟁이들이 비틀거리며 그녀의 옆을 냄새풍기며 지나간다.
엠마는 그제야 사랑하는 남편에게 버려졌음을 실감했고 공포와 충격으로 몸이 떨렸고, 눈물이 쏟아졌다.
그녀는 공포에 질려 주위를 둘러보았지만, 아무런 도움도 기대할 수 없었다.
사람들의 시선은 차갑고, 주변의 분위기는 위협적이었다.
그녀의 울음소리는 허공에 메아리칠 뿐이었다.
주변의 음습한 분위기와 불확실한 미래가 그녀를 압도했다.
엠마는 그렇게 자신이 전혀 알지 못하는 낯선 세계 속에 던져졌다.
그녀가 하늘을 올려다 본 것은 기도하기 위함이 아니었다.
그녀의 주변 상태가 곱고 편하게 살아온 그녀에겐 상상도 못할 끔찍한 것들 밖에 없었기에 시선을 둘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미 하늘은 시커멓게 변해 있었기에 하늘을 바라보던 그녀의 얼굴은 절망의 눈물로 가득 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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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다음부터의 일은 미스터차에게 말씀드린 그대로에요. 제가 말씀드리지 않은 부분도 힘없는 여자 노숙자들이 겪는 일들을 상상하신다면 그 상상이 맞을거에요”
“참으로 유감이오, 베이커 부인”
엠마는 잠시 숨을 고르고 작심한 듯이 내게 물었다.
“저를 도와 주시는 이유가 뭐죠? 저는 당신의 호의를 갚을 능력이 없어요”
“그, 그게.....”
나는 유창하게 그녀에게 설교하던 말들을 잊어버렸다.
왜냐하면 그녀는 기억을 온전하게 되찾았을 뿐 아니라 똑똑하던 시절의 감각이 살아온 그녀를 어떤 식으로 다루어야할지 생각이 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나에게도 트라우마가 있소. 미친 흑인 여자거지가 임신까지 한 것을 보고 충격이 오랫동안 잔영으로 남았다는 것, 그래서 당신을 그대로 지나칠수가 없었던거요. 내 한 사람의 능력으로 모든걸 바꿀수는 없겠지만 간절히 그 상태를 벗어나고자 하는 사람에겐 도움이 될수 있을거라 생각했었오. 다운타운 봉사를 해봤어요. 대부분 그 상태를 편안하게 여기더이다. 그런 것을 목도하면서 노숙자 봉사에 회의를 느끼고 그만둔지 오래 되었다오.”
“당신의 정서적 만족을 위해 저를 구조하시고 도와주신거군요? 결국 당신도 이기주의자?”
“부인하지 않겠오. 나도 냉혹하고 나밖에 모르는 인간일뿐이지요. 하지만 내 동기에 상관없이 당신은 윤간의 위험에서 벗어났지 않아요?”
“그런 값싼 동정 따위 필요없어요!!”
엠마는 내게 소리치며 내가 예전의 여친들에게 받은 트라우마를 자극했다.
“지겨워요, 지겨워!! 이제 겨우 3주 밖에 안되었지만 당신의 집에서 지내는게 지겨워요. 늘 당신의 차 뒷자리에 화물처럼 실려 다녀야 하고 당신의 집에서 푸석거리는 쌀밥에 김치찌개에 김에 김치볶음밥에 검은콩장에 이젠 아예 똥색깔까지 검붉더군요. 그런데도 굶주림 면하게 해줬다며 당신에게 고개를 조아려야 하는 이 상황이 지겨워요. 당신없이는 아무데도 갈수 없고 당신이 처리해줘야 혜택을 입을수 없다는 이 현실!! 나는 거부합니다!!”
과거 두어명의 여친에게 느꼈던 상처가 폭발했다.
하지만 이제 늙어서였을까?
그리 그녀에게 화를 내지 않고 침착하게 대응했다.
“이봐, 당신 혈통이 어디지? 앵글로색슨? 그 맛대가리없는 영국음식을 먹여주면 또 내게 뭐라고 말했을까? 독일혈통이야? 짜기만 한 소시지를 먹여주면 만족했을까? 원치 않고 만족하지 않는다면 내 집을 떠나도 되요. 나는 당신없어도 불만이 없는 몸이거든? 솔직히 선수들끼리 말해봅시다. 댁이 남편에게 헌신했어도 조나단이라는 녀석은 당신에게 만족했습디까?”
나를 바라보는 엠마의 파란 눈은 늑대의 눈처럼 번들거렸다.
태권도를 오래 수련한 178센치미터의 내가 한 대 툭 건드려도 드레스 자락 휘날리며 쓰러질 것 같은 그 왜소한 여인의 몸이지만 그녀의 기세는 순간적으로 나를 주눅들게 했다.
“그래요, 답답해요, 당신! 나는 지금 당장 떠나서 갈거에요!”
엠마는 벌떡 일어나 반대 방향으로 뛰어갔다.
나는 그대로 방치했다.
그녀가 갈 곳이 없다라는 것과 그녀가 괜한 오기를 부리고 있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아닌게 아니라 발목이 푹푹 빠지는 모래 사장에서 그녀는 방향감각과 중심을 잃어버리고 있었고 나는 그것을 지켜보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가 건드린 나의 트라우마는 다른 방향으로 폭발했고 나는 이를 갈며 엠마의 방향과는 다른 방향으로 벌떡 일어섰다.
모든 것을 바쳐 사랑했던 여친들이 내 눈앞을 어른거리며 나를 놀려댔다.
“개c8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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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감사히 읽었습니다
감사히 잘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