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명] 이미경
[발행월] 2000년 08월호
[제 목] 21세기 인테리어디자인 교육의 방향과 진단
지난 7월 3일부터 5일까지 열린 한국실내디자인학회 교수연수회에서는 1992년 상명대학교 실내디자인학과 제1회 졸업생인 이미경(움 환경디자인연구소 실장) 씨의 특별 주제발표가 있었다. 이 발표에서는 국내 인테리어디자인 교육의 수혜자인 두 사람이 학교 교육과 실무작업 간에 발생하는 괴리와 문제점들을 지적하면서 실무경험을 통해 대학에서의 실내디자인교육에 대한 제언을 하고 있다. 본지에서는 국내 인테리어디자인 전공학과가 개설된 후 그 첫번째 졸업생으로서 현재 실무현장에서 인테리어디자이너로 활동하
고 있는 이미경 씨의 ‘21세기 실내디자인 교육의 방향 진단’이라는 발표를 통해 실무자들이 제시하는 학교 교육에 대한 방향 진단과 제언을 게재하고자 한다. 이 주제발표에서 이미경 씨는 1992년 졸업 당시 본지와 인터뷰한 내용의 근거 자료를 토대로 다음의 의견을 제시하였다. 기사 내용 중 인터뷰 자료는
992년 당시 본지에 게재되었던 ‘건국대학교와 상명대학교의 실내디자인학과 첫 졸업생으로서 실내디자인 교육에 관한 의견과 전망에 대한 인터뷰’내용을 참고로 하였다
Ⅰ. 1988년~1991년 실내디자인학과 초창기와 현재의 교육과정 비교 및 분석
1) 변화
색채, 공예, 회화성의 수업 비중이 다소 줄고, 기술 데이터 형태의 지식을 제공하는 시공, 재료, 설비, 적산 등의 수업비중이 조금 높아졌다.
Auto cad 수업의 비중이 높아졌으며, 프리젠테이션의 방법에 있어 수작업을 주로 하던 것에서 Photo Shop, 3D Max 등의 Computer Program을 이용한 작업으로 변화되었다.
그러나 현재의 교과과정은 1988~1991년 당시의 교과과정과 크게 달라진 부분은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
2) 분석
전반적 디자인 교육이라는 방향성에는 변함이 없으며, 학문적 기초와 감성의 교육, 창조성의 발굴이라는 교육의 내용이 중심을 이루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디자인 능력 개발을 통한 실내디자인 전문가 양성을 위해 필수적인 기술력 습득교육을 절충하는 것으로 교육의 방향이 진행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Ⅱ. 실무경력 초기에 가졌던 실내디자인학과 교과과정에 대한 의견
시기적으로 많은 시간이 흘렀으므로 당시 ‘월간 인테리어’에 게재되었던 인터뷰 내용의 근거 자료를 가지고 의견을 제시하고자 한다. 인터뷰 자료는 1992년 당시, 가인 디자인그룹의 ‘인테리어’ 잡지에 게재된 ‘국내 건국대학교와 상명대학교의 실내디자인학과 첫 졸업생으로서 학교교육에 관한 의견과 전망에 대한 인터뷰’ 내용을 참고하고자 한다.
국내 최초의 실내디자인학과 제1회 졸업생으로서 실내디자인학과 발전에 대한 기대
지금까지는 실내디자인이 건축의 한 분야, 또는 ‘건축과 종속된 관계 속에서의 실내디자인’이라는 주종의 관계였으나, 이제 첫 졸업생이 배출된 만큼 실내디자인학이 ‘건축’과는 별도의 독립적이고 단일한 학문으로서 발전하기를 기대한다.
졸업 후 몇 개월의 실무를 하면서, 학교의 교과과정에 대해 아쉽다고 느꼈던 점
학년 별로 프로젝트를 구분해 주택-SHOP-RESTAURANT-공공시설-복합시설 등의 순으로 교육 받았었다. 그러나 실내디자인을 처음 접하는 1학년 때의 경우 교수님의 지도에 많이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학년이 높아지면서 실내디자인이 무엇인가에 대해 어느 정도 익숙해졌을 때는 다시 한 번 주택설계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던 적이 있다.
시설 구분에 따른 학년별 프로젝트보다는 난이도에 따른 학년별 구분이었으면 한다. 또한 실제 스케일 감을 접할 수 있는 Full Scale로 작품을 시공해 볼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면 한다.
실무를 처음 접하면서 느꼈던 학계와 업계의 차이점과 이에 따른 어려움
회사에서는 ‘시간’이 가장 문제였다. 많은 부분 클라이언트의 요구가 무조건적인 현실에서 디자인을 생각하거나, 더 좋은 아이디어를 내기 위한 시간적 여유를 제공하지 않는다. 또 회사는 최대한의 이윤을 위한 디자인 접근이 더 중요할 때가 많아 보인다. 이와 같이 디자인 접근의 목적이 학교에서의 이상과는 다르다는 데서 갈등을 겪었다.
첫 졸업생으로서 학교에 바라는 점
학교에서의 디자인교육 만큼은 취업 위주의 교육에서 벗어나, 감각적이며 개념적인 디자인 프로세스와 그 개발 능력을 키우는 것으로 수업의 목표가 설정되어야 한다고 본다. 사회에 진출하면서 겪게 되는 다소의 이질감과 차이는 오히려 자신을 돌아 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이 과정을 이기고 버틸 자신이 없다면, 그것은 어떠한 교육이 되더라도 이겨낼 수 없는 자신만의 과제라고 본다.
Ⅲ. 실무경력 3년 이후 현재까지의 과정동안 느끼는 대학 교육에 대한 의견
다음은 실무경력 3년차 이후부터 현재까지의 과정동안 실무를 접하면서 갖게 된 학교 교육에 대한 의견을 몇 가지 관점에서 제안하고자 한다. 여기서 이러한 제안에 개인적 주관이 들어가 있으므로 다소의 의견 차이가 있을 수 있음을 먼저 밝혀두고자 한다.
1. ‘재교육’이라는 용어에 대한 관점
업계에 종사하고 있는 일부 기성 디자이너들은 ‘재교육’이라는 용어를 많이 쓴다. 그러나 본 발표자의 관점에서는 ‘재교육’이라는 용어가 문제를 가지고 있음을 언급하고 싶다. 업계가 ‘재교육’이라 칭하고 있는 교육의 종류는 업무의 편의를 위한 기술교육, 데이터교육 등과 같이 업무능률을 높이기 위한 교육으로서, 그것은 엄밀히 말하자면 학교의 역할이라기 보다는 업계가 담당해 주어야 할 교육의 일부분이라고 본다. 학교는 실내디자이너가 되기 위한 기본적인 학문의 연구 방법을 제시해 주고 도와주는 역할
을 담당하는 곳이라고 생각한다. 즉 학교를 졸업하는 학생은 디자이너가 되어서 졸업하는 것이 아니라, 디자이너가 되기 위해 준비하는 과정을 마친 것이라고 본다.
따라서 일부 실무자들이 흔히 말하는 ‘재교육’이란 용어는 적절하지 않다. 학교에서 실내디자인의 기본을 익힌, 가능성 있는 인력을 채용한 후 그러한 인력들을 좀더 실무에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기술의 습득이 덧붙여지면서 비로소 업계가 요구하는 디자이너로 성장하는 것이다. 실무 교육은 모두 다시 가르쳐야 하는 ‘재교육’이 아닌 ‘덧붙여지고 이어지는 교육’인 것이다. 따라서 실질적으로 학교와 업계는 지속적인 교육을 담당해야 하는 책임이 있는 것이다. 그 과정을 통해 비로소 훌륭한 디자이너를 탄생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2. 업무해결을 위한 기술력의 활용 방법은 지금까지 변화해 왔고, 또 내일 당장 Cad Drawing이 없어질 수도 있다.
모회사 근무시 하루 종일 옆으로 들어갈 수밖에 없는 작은 창고 공간에서 청사진을 굽던 기억이 있다. 암모니아 냄새가 많이 나는 장소에서 수백 장이나 되는 도면을 하루 종일 굽는 일을 했다. 또 도면 접는 법을 배우고, 5mm 샤프펜슬 하나를 가지고 굵기대로 선긋기와 글씨 쓰기 연습을 했다. 학교에서 이런 것도 안 배우냐며 다시 배우라는 선배의 핀잔을 들었던 기억이 난다. 마치 모든 디자인의 업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을 배우지 못하고 취업을 한 사람 마냥 기가 죽었었다.
그런데 현재는 어떠한가? 본 발표자를 비롯하여 대부분의 디자이너들은 샤프펜슬보다는 Computer Program을 이용한 Drawing을 더 많이 쓰고 있으며, 펜과 색연필로 스케치 하는 시간이 더 많으며, 샤프선의 도면을 구경하기가 힘들다는 점이다. 그리고 더 이상은 청사진을 굽는 고생을 하지 않아도 된다.
이러한 현실에 미루어 볼 때, 학교는 기술자를 가르쳐서는 안 된다. 시간이 지날수록 기술은 더 발달할 것이며, 그때는 지금의 도면을 대신해 줄 새로운 기술이 생겨날 수 있는 것이다. 당장은 Cad Drawing이나 견적, 그 외의 필수적인 업무해결을 위한 Data 지식이 매우 중요해 보일 수 있으나, 시간이 지나면 Design Manager로서의 능력과 역할이 이러한 기술습득으로만 해결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다.
취업이 목적이 되는 교육의 생명력은 차후 그 학교 졸업생의 경력이 쌓였을 때, 어떠한 모습으로 남아 있는 지에 따라 판단되어야 할 것이다. 긴 생명력을 가지기 위한 교육은 당장 실무에서 바로 적응시킬 수 있는 데이터 지식이나, 기술의 습득이 아니라 디자이너로서의 전인적인 방법의 교육으로 긴 시간을 두고 성공의 여부를 확인해야 할 것이다.
늘 기대하던 디자이너가 되면 업계는 사실 기술력(Cad Drawing 등과 같은)을 발휘할 시간이 없다. 기획과 Design Marketing, Schematic Sketch, Design Approach 같은 일만으로도 시간이 부족하다. 학교는 미래를 보고 장기적인 계획아래 창의력 있는 인재를 양성해야 한다. 결국 전문가로서의 데이터 지식과 드로잉을 위한 Tool은 당연히 습득되어져야 할 과제이지만, 그것이 디자이너로서의 근본적인 소양이나 감각을 대신해 주는 것은 아니다. 시간이 흘러 디자인 매니저가 되었을 시기의 업무를 감당할 수 있는 디자인 전인교육이 필수적인 것이다.
3. 꿈 꿀 시간이 필요하다.
직장 생활을 시작하면서 가장 불안해지는 건 이상에 대해 꿈을 꿀 시간이 없다는 점이었다. 디자이너가 되고 싶다는 꿈과 이상, 선망하는 작가와 작품들을 배우는 디자인의 세계, 그리고 작품에 대한 열정을 다지는 것은 끊임없는 자기개발과 학문적 소양에서 기초한다고 볼 수 있다.
이것은 누가 대신해 줄 수 있는 것이 아니며, 실무를 통해 쌓아갈 수 있는 여유로운 작업이 아님을 학생들에게 인지시켜야 하며, ‘꿈을 꾸는 방법’을 가르치는 것이 바로 학교가 맡아야 할 역할이다. 그리고 그러한 꿈을 실현시키는 곳이 사회인 것이다.
따라서 교육을 받는 동안 지나친 현실주의를 주입하지 않았으면 한다. 맘껏 꿈꾸고, 맘껏 상상하고, 맘껏 시도해 볼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그렇게 꿈을 꾸고도 사회에 나오면 늘 상상의 부족과 단절로 고민하는 기성 디자이너가 많은 것이 현실이다.
1. 대학(대학원)에서 실내디자인 또는 그와 유사한 교육을 수료하고, 취업 후 처음 부딪쳤던 가장 어려웠던 점은 무엇이었습니까?
① 실내디자인에 대한 이상과 실제 업무와의 차이 (61%)
② 시공 디테일과 현장 용어, 재료 데이터 지식의 부족 (15%)
③ 별로 어렵지 않았다 (8%)
④ 스케일 감각의 부족으로 설계와 시공의 시행 착오 빈번 (5%)
기타 AUTO CAD등의 컴퓨터 프로그램의 기술 부족, 핸드 드로잉 스케치 능력 부족, 견적업무, 대인관계 등
2. 실무경험 동안 학교에서 이런 것을 배웠더라면 하고 느꼈던 과목은?
① 실시설계 도서작성을 위한 Detail & Section (25%)
② 디자인 기획 및 프로젝트 매니지먼트 능력 개발(20%)
③ 실제 스케일 감각을 기르기 위한 실습실 또는 현장실습 제공(20%)
④ 실제 시장의 현황에 맞춘 재료학 (16%)
⑤ AUTO CAD 등의 컴퓨터 기술 (9%)
⑥ Hand Drawing (Schematic Sketch, Perspective Rendering) (7%)
⑦ 기타 인성교육, 디자인역사
3. 질문 (1), (2)의 문제점들을 실무경험 동안 해결했다면 그 과정에서는 어떠한 도움이 가장 컸습니까?
① 실무를 하는 동안 자연스럽게(시간이 지나면서 보고, 듣고 하다 보니…) (49%)
② 책, 리서치 등의 간접경험, 스스로의 노력에 의해서 (29%)
③ 회사에서 실시하는 교육이나 직장 선배, 상사의 도움으로 (13%)
④ 학교교육의 뒷받침 (5%)
⑤ 기타
4. 실무를 실질적으로 총 담당하는 매니저로서 후배직원을 선택할 수 있다면 어떤 부분에 가장 큰 점수를 주시겠습니까?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순서대로 기입해 주십시오.
① - ⑤ - ③ - ⑥ - ② - ④
① 창의력, 감각 등의 디자인, 설계 자질이 뛰어난 자
② AUTO CAD 등의 설계도서 작성에 능통한 자
③ 설계기획서 작성 등 언어능력, 프리젠테이션 능력이 뛰어난 자
④ 3D, Photoshop, 프리젠테이션 기술 능력이 뛰어난 자
⑤ 상사에 대해 유순하고 대인관계에 활동적인 자
⑥ 현장에서 공사 감독을 충분히 진행할 수 있는 디테일, 재료 지식이 뛰어난 자
5. 업무 진행에서 설계와 공사가 구분되는 것과 통합되는 것 중 어느 쪽이 더 업무 해결에 도움이 된다고 보십니까?
① 구분되는 것이 효율적이고 전문화 될 수 있다. (43%)
② 통합되는 것이 더 효율적이다. (10%)
③ 상호 보완관계에 있어야 한다. (35%)
④ 상관없다. (12%)
6. 학교에서 설계 전공, 공사 전공과 같이 Creative 과정과 Technical 과정으로 나뉜 교육이 진행된다면 찬성하시겠습니까, 반대하시겠습니까?
① 찬성한다. (28%)
② 바람직하지 않다. (30%)
③ 교육은 반드시 동시에 이루어져야 하며, 필요하다면 고학년 또는 실무에서 세부적으로 이루어져야 한
다.(42%)
④ 상관없다. (0%)
7. Auto Cad 등의 Computer 기술 능력이나 손으로 하는 Drawing(Perspective Sketch, Quick Drawing 등) 중 중점적으로 학교에서 배워야 할 부분은 무엇이라고 봅니까?
① 상상이나 개념, 주제, 형태들을 바로 표현할 수 있는 Free Hand Sketch 능력을 키우는 게 더 중요하다. (33%)
② Free Hand Drawing은 거의 쓰이지 않고 있으며, 실무에서 바로 적용될 수 있는 실질적인 교육 (Auto Cad, Photo Shop, Excel..)이 더 중요하다. (22%)
③ 둘 다 중요하나, 1번의 항목을 더 중점적으로 교육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41%)
④ 둘 다 중요하나, 2번 항목을 더 중점적으로 교육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3%)
⑤ 둘 다 별 의미 없다. (1%)
8. 귀하가 회사의 인사 권한이 있거나, 사장의 입장이라면 신규사원을 채용할 때 가장 중점적으로 보고
자 하는 점을 순서대로 기입해 주십시오.
① 상사나 동료 관계에 있어 원활하고 활동적인 자 (34%)
② 성취욕이 강하고 업무해결 능력이 뛰어난 자 (28%)
③ 설계 능력이 뛰어나고 감각적인 자 (20%)
④ 제2외국어 등의 능력이 있고, 학력 등의 배경을 갖춘 자 (9%)
⑤ 외모가 단정하고 호감을 주는 자 (9%)
본 설문 조사와 발표자의 개인적인 견해를 종합해 보면 다음과 같이 공통된 실무자들의 의견을 이끌어 낼 수 있다.
1. 디자인 컨셉 및 감각의 개발, 학문적 연구의 교육은 학교의 몫이며, 실무적 해결능력 개발, 현실에 대응하는 프로정신 등의 교육은 업계의 몫이다.
교육은 평생 이루어져야 하며, 업계 또한 교육의 책임이 있다. 교육은 학계만이 감당해야 할 몫은 아니다. 그러므로 단순히 취업을 위해 기술만을 가르치는 교육은 미래 실내디자인의 발전에 도움을 줄 수 없다. 앞의 교과과정에서 분석해 볼 수 있었던 것처럼 학교는 학문적 목표의 배경을 포기하지 말아야 한다.
2. “업계는 더 이상 기술자를 요구하지 않는다!” “손으로 스케치를 잘 하는 사람은 AUTO CAD 도면도 잘 그린다”
“기술자를 가르치지 말아 달라”
회사에서 필요로 하는 기술은 얼마 지나지 않아 비슷한 수준으로 습득할 수 있다.
그러나 상상력이나 접근방식은 오랜 시간 동안 충분한 훈련을 필요로 함에도 불구하고 업계는 지나치게 바쁘다. 그렇게 긴 과정의 교육을 담당할 수는 없다.
이상을 종합해 볼 때 이미 업계에서는 학교교육의 디자인 전인교육이라는 목표를 인정하고 있고, 그것의 중요성을 강하게 인식하고 있다.
3. 대략적으로 AUTO CAD는 학교에서 1년 과정 동안 하나의 단일 과목으로 교육되고 있으나, 실무에서는 AUTO CAD를 1달~2달이면 능숙하게 다루게 되며, 어떠한 기술 수업도 장기적인 시간을 요구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단지 그것은 개인의 기량 차이이며, 이는 학교 또는 실무과정 사이에 발생되는 우등생과 열등생의 차이일 뿐이다. 그러므로 기술을 습득하는 것에 교육과정의 많은 시간을 투자한다는 것은 학교가 가진 디자인의 진보적인 면을 포기하는 것이다.
4. “Out-Put의 부담에서 해방되었으면…”
심도 깊은 과정연구에 비중을 두었으면 한다.
기획을 하면서 필요한 다방면의 상식과 이해와 지혜들을 동원시키고, 이것을 디자인으로 풀어가는 과정 등은 실제 업무에서 중요하게 쓰이고 있다.
과정이 좋으면 좋은 결과를 얻어낼 수 있다는 부분을 강조하는 교육이 이루어지길 바란다. 시켜서 하는 디자인 접근과 스스로 방법을 찾아내는 디자인 접근의 결과는 차이가 있게 마련이다.
5. “과목의 최소화로 집중적 연구 필요”
지금과 같이 많은 양의 프로젝트를 다루기보다는 몇 개의 프로젝트로 축소하되 현장감 있는 설계와 적용을 통해 내실 있는 작업으로 유도하고, 과제하기에 바쁜 방식보다는 깊이 있는 과정을 통해 디자인 해결 능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성적의 처리 방법도 달라져야 할 것이다.
6.“디자인 흐름에 맞춘 디자인 교육을…”
시대의 흐름과 디자인 업계의 흐름에 맞춘 디자인 교육이 이루어졌으면 한다. 이를 위해서는 교수와 학생들이 철저한 해외 트랜드 조사능력을 갖추고 업계의 흐름에 민감한 마인드를 가져야 한다. 특히 마감재료 등의 현실적 활용은 디자인 흐름을 인식하는데 주요한 자료가 될 것이다.
Ⅵ. 결 론
지금까지 본 발표자는 먼저 실내디자인학과 개설 초창기와 현재의 교과과정을 비교하여 학교가 추구하는 교육의 방향을 분석하였다. 또 이러한 방향성의 힘을 부여하고자 개인의 주관적 견해를 실무 초기와 실무경력 3년차 이후로 나누어 제시하였다. 이러한 주관적 견해는 업계에서 활동하고 있는 실무자 100명의 설문 조사를 통해 좀더 객관적 견해로 발전시켰다.
대부분 업계 실무자들은 학교의 실내디자인 교육에 있어, 학문적 발판의 중요성을 매우 강조하고 있고, 실내디자인의 가장 중요한 감성개발, 디자인 해결능력이 업계에서도 중요한 직원채용의 잣대임을 알려주었다.
지금까지의 디자인 역사는 학교가 주도해 왔으며, 이는 학교가 가진 진보 지향적인 면 때문에 가능할 수 있었던 것이다. 여기서 학교는 두 가지의 의무와 책임을 가진다.
하나는 디자인의 전반적인 교육으로서 가능성 있는 인재를 전문적으로 교육시켜 사회에 배출토록 하는 것이며, 또 하나는 한국실내디자인의 역사를 이끌어 낼 디자인의 학문적 가치, 새로운 디자인의 도전적 창
조와 실험 등의 장으로서의 발전이 그 의무와 책임인 것이다.
지나친 현실과의 타협에 의해 취업위주의 교육에 흔들린다면 앞서 말한 학교가 가진 두 가지 의무와 책임
이라는 가장 행복한 특권을 상실할 것이다. 또한 이로 인해 국내 실내디자인계는 훌륭한 디자이너를 가
질 수 없게 될 것이고, 한국 실내디자인의 발전에 도움을 줄 수 없을 것이다.
지금까지 국내 실내디자인과에서는 이러한 두 가지의 의무와 책임을 저버리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그러
나 많은 수의 학교에 실내디자인과가 신설되고 있고, 이에 따른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취업이 마
치 학교 교육의 성공여부의 잣대가 되는 것처럼 혼돈되고 있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교육
담당자들의 이상적 교육의 의지는 힘겨워질 수 있으리라 판단된다.
교육에 대한 방향을 실무자의 입장에서 제시하라는 어려운 제안을 받고, 부끄러운 마음으로 많은 생각과 조사를 하였다. 매우 부족하고 서툰 제안이지만 학교 교육이 마치 취업을 위한 기술자 양성소처럼 변질될 우려에 걱정하시는 교수님들의 걱정과, 의무와 책임을 다하려고 하는 의지에 다소 힘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간절하다. 학교가 추구하는 본연의 방향대로 현실에 지나치게 종속되지 말고, 창의적 자세로 감각을 발휘할 수 있는 전문적인 인재 양성을 배출하는데 힘썼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