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8월 24일 금요일 비가 몹시 내렸어요.
나에게는 두 종류의 장난감이 있어요.
움직이는 장난감과 내가 손으로 흔들어야 움직이는 장난감이에요.
집에는 엄마가 아빠랑 결혼 전부터 키우던 강아지가 있어요.
맹구예요.
처음엔 꼬맹이로 불렸대요.
그러던 걸 꼬맹군, 꼬맹군 하다가 맹구가 됐다네요.
강아지라곤 해도 나보다 나이가 훨씬 많아요.
강아지 나이로 치면 할아버지뻘이고요,
그냥 내 나이를 기준하면 나보다 여덟 살이나 많아요.
맹구는 아주 순해요.
늙어서 힘이 빠진 걸까요?
내가 태어났을 때 한 달 이상을 외가에 얹혀 살았던 기억 때문일까요?
내가 꼬리를 잡고 있어도 가만히 있어요.
덩치도 나보다 큰데 말이에요.
맹구의 꼬리를 잡고 있으면 마음이 편해져요.
나는 가만히 누워만 있어야 하는데 맹구가 이리저리 다니는 걸 보면 샘이 나요.
그렇게 다니다가 나한테 꼬리를 잡힌 거지요.
꼬리 털이 얼마나 보들보들한지 잡고 있으니 행복해요.
맹구는 움직이는 장난감이에요.
내 맘대로 해도 참아줄 줄 아는 맹구.
오래오래 살았으면 좋겠어요.
이건 엄마 친구가 선물한 거예요.
내가 맹구를 괴롭히는 것 같으니까
엄마가 이걸 가지고 놀라고 이런 건가 봐요.
장난감을 내 옆에다 바짝 붙여놨는데 맹구꼬리만큼 재미있지는 않아요.
덥석 잡아봤어요.
내가 잡으면 잡은 대로 가만히 있는 거예요.
그러니까 움직이는 맹구꼬리랑은 다르죠.
손에 닿는 느낌은 부드럽지만
그것도 맹구꼬리랑 비교할 수는 없어요.
어? 그런데 어쩌다 보니까 소리가 났어요.
그 소리는 재미있어요.
맹구는 짖질 않아서 소리는 안 내거든요.
그 소리가 재미 있어서 까르르 웃었어요.
세상에는 재미 있는 게 많다는 생각을 또 했어요.
건강하게 자라서 다 누릴 거예요.
이것 말고도 움직이지 않는 장난감은 많아요.
내가 태어나기 전부터 엄마가
여기저기서 얻어다 둔 것들이에요.
다른 사람들이 쓰던 것들이지만 엄마가 나에게 좋은 걸로 얻어다 두셨겠죠?
첫댓글 뒤집기는 언제쯤 하더라 애 키워본 지가 하도 오래 되어서... 한 100일쯤 되면 하는감
글쎄, 그런 기억은 내가 더 오래 되지 않았나
요즘 아기들은 워낙 발육상태가 좋아서 더 빨리 뒤집긴 할걸.
요즘 뒤집으려고 부쩍 힘 주는 중이죠
그러다 똥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