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곤 풍지관 (20) ]
(관괘 대의)
* 괘명과 괘서
관은 위에 풍 (손)이 있고 아래에 지 (곤)가 있는 괘상으로서, 땅위에 바람이 불어
만물이 이를 따라 흔들리는 상이니 '풍지관'이다.
'관'을 파자하면 황새 (권)가 창공에 높이올라 아래의 먹이를 살피는 (견) 상이며,
위의 두 양이 높은데 있으면서 아래 백성을 구하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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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
관 #1 황새 관
#2 볼 견
관은 높은 곳에서 아래를 두루 살피는 것이니, 마치 황새가 창공을 날면서 먹이를
찾는 (견) 것과도 같다. 위의 두 양이 아래의 음을 구제하고자 관찰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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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건이 커진 뒤에 볼 수 있으니, 임괘 (대야) 다음 관괘를 놓았다.
* 괘덕과 괘상
안으로 지극히 유순하고 밖으로는 손순한 덕이 있는 상이니, 군자가 마음을 비우고
지극한 경지로 들어가 관찰 궁구하는 괘이다. 또한 땅위에 바람이 불어 모든 초목이
바람 따라 흔들리는 상이니, 군자의 교화가 세상에 행함에 백성이 이에 감화되는
것이다.
두효씩 묶어 볼 때 간의 상이니, 높은 언덕에서 사방을 두루하는 뜻이 있다.
복희씨가 천문, 지리, 인사의 이치를 관찰 궁구하여 팔괘를 그린 것도 관괘와
상통한다. 계사전에 '역은 무사야하며 무위야하야 숙연부동이라가
감이둔통천하지고라'하였으니, 하괘 곤은 '무사무위'의 상이요, 상괘 손은
'숙연부동하다가 감'하는 상이다. 관은 8월괘 (유월)로서 한가위 때에 해당하니, 밝은
달이 두루 비춤에 따라 만물에 달의 밝음이 투영되는 것이다.
* 관련된 괘와의 비교
1) 도전괘: 지택림
아래에 임해보지 않고 두루 세상일을 알 수 없는 것이다.
2) 배합괘: 뇌천대장
관은 음력 8월 (유월)로서 음이 강성한데 반해, 대장은 음력 2월 (묘월)로서 양이
강성한 괘이다. 관은 위의 양이 아래의 음을 구하는 것이고, 대장은 위의 음을
몰아내기에는 조금더 때를 기다려야 하므로 머무는 괘이다.
3) 호괘: 산지박
음이 성하면 반드시 양을 깎는 과정이 오게 된다.
4) 착종괘: 지풍승
관은 높은데 올라 아래를 잘 살피는 것이며, 승은 점차 쌓아 위로 오르는 것이다.
(본문강해)
관은 관이불천이면 유부하야 옹약하리라.
1) 관은 세수를 하고 (제사를) 올리지 아니하면, 믿음을 두어서 우러러 보리라.
관: 씻을 관 천: 올릴 천 옹: 공경할 옹 옹약:엄숙함, 또는 엄정한 모양
2) 뜻풀이: 성왕이 자기 몸을 공경으로써 닦고 가르침을 베풀음에 천하의 모든
사람이 교화되고 복종하여 우러러봄이, 마치 효자가 제사지내기전에 세수하고 (관)
엄숙한 자세로 있을 때 (불천: 제사지내기 전) 정성이 몸에 가득하여 우러러 보는 것
같다는 것이다 (유부옹약). 또 이렇게 정성으로 해야 올라오는 음을 억제 교화시키고,
사라져 가는 양을 붙들 수 있다. (각주: 관이불천과 책수: 관괘에 '관이불천'이라
이름은 시초와 연관된 뜻이 있다. 관의 마지막 효가 120번째효에 해당하니, 이는 노음
24책, 소양 28책, 소음 32책, 노양 36책을 합한 120책에 해당한다.
정성을 들인 후 서를하여 나온 결과가 관을하여 나온 결과와 같은 것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하겠다. 참고로 관괘가 20번째괘에 해당하니, 관자에 '초: 20'에 대한 뜻이
있고, 관괘의 전문장에 총 21자의 관자가 나오니, 괘명 (체)을 빼면 총 20자이다.
하경의 20번째괘도 화풍정 (50번째괘)괘로서, 50대연수로 시초를 펼치는 뜻이 있으니,
정괘대상전에 '정위의명'이라 한 것이다.)
단왈대관으로 재상하야 손이순하고 중정으로 이관천하니
관관이불천유부옹약은 하 관어화야라.
관천지신도이사시 불특하니 성인이 이신도설교이천하 복위니라.
1) 단에 가로되 크게 봄으로 위에 있어서, 순해서 겸손하고, 중정으로 천하를
봄이니, '관관이불천유부옹약'은 아래가 보아서 화함이라. 하늘의 신비한 도를 봄에
사시가 어긋나지 아니하니, 성인이 신비한 도로써 가르침을 베풂에 천하가
복종하느니라.
특: 어긋날 특 설: 베풀 설
2) 뜻풀이: 구오, 상구 두 양이 위에서 아래를 살피고 (대관재상), 하괘의 곤은
순하고 상괘의 손은 공손하며 (순이손), 구오 양이 중정한 덕으로 천하를
살피니 (중정이관천하), 괘사에 '관관이불천유부옹약'이라고 한 것은 아래에 있는
백성 (하괘의 곤과 육사)이 위의 솔선수범하는 것을 보고 교화되는
것이다 (하관이화야). 하늘의 신묘한 도를 살피면, 한 번 양하고 한 번 음하여 사시의
순환함이 끊임없이 이어져 한 번도 어긋남이 없으니 (관천지신도이사시불특), 성인이
이 어긋나지 않는 신묘한 도를 본받아 '관이불천유부'의 가르침을 베풀음에 천하가
'옹약'하듯이 복종하는 것이다 (성인 이신도설교이천하 복의).
#1 '대관'이라고 한 것은 구오, 상구가 양효이고 또 위에 있으므로, '대'자를
써서 관의 큰 뜻을 보인 것이다.
#2 임괘에서 '지우팔월유흉'이라는 경계를 두고, 이제 팔월괘인 관괘에서는 위의 두
양이 아래의 모범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한 것은, 흉하게 된 것은 맞지만 그래도
혹음을 교화할 수 있을까 하는 성인의 '부양억음'하려는 마음에서이다.
즉 양이 자라 올라가는 대장괘에서는 '대 (양)'가 장하다는 괘명을 두고, 음이 길어
올라가는 관괘에서는 '소 (음)'가 장하다고 하지 않고 '관'이라고하여 오히려 음을
교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 맥락이다.
상왈풍행지상이 관이니 선왕이 이하야 성방관민하야 설교하니라.
1) 상에 가로되 바람이 땅위를 행하는 것이 관이니, 선왕이 이로써 방소를 살피고
백성을 살펴서 가르침을 베푸느니라.
성: 살필 성
2) 뜻풀이: 땅위에 바람이 불어 만물을 진작 고동시키는 것이 관이다. 선왕이 이를
본받아 영토를 순시하고, 백성의 풍속을 살펴서 바른 정치와 교화를 베푸는 것이다.
백성은 땅위의 풀과 같아서 (민초), 바람 부는 대로 (설교하는대로) 따라서 흔들린다.
#1 하괘인 곤삼절에서 '방 (토)'과 '민 (중)'이, 상괘인 손하절에서 '성관'과
'설교'가 나온다. 즉 상괘의 손안으로 하괘의 곤민과 방을 살피고, 손명으로 곤민을
교화시키는 것이다.
#2 관은 간괘의 상이니, 높은 언덕에 올라 관찰하는 뜻이 있다.
초육은 동관이니 소인은 무구오 군자는 인이니라.
상왈초육동관은 소인도야라.
1) 초육은 아이의 봄이니, 소인은 허물이 없고 군자는 인색하니라.
상에 가로되 '초육의 동관'은 소인의 도라.
2) 뜻풀이: 관괘는 간의 상이다. 간은 소남이니 소인이 된다. 또, 초육은 관괘의
아래에 있고, 음이 양자리에 있으니 소인의 상이다. 관괘는 중정한 덕으로 황극의
자리에 있는 구오가 중심이다. 초육이 구오를 보고 그 덕을 입자고 하나 너무 멀어서
잘 못보는 것이다 (동관). 소인이라면 모르는 것이 허물이 될 것은 없지만 군자는
부끄러운 것이다 (소인무구 군자인).
#1 초육을 아래에 있는 백성으로 보면, 구오의 덕을 입어 잘살게 되었으되 그
고마움을 모르는 것이 된다 (백성은 일용이부지). 군자라면 그 덕을 모르는 것이
허물이 되는 것이다.
#2 초육이 동하면 진하련 장남이 되기 때문에 '군자'가 되며, 곤 (인색)에서
'인'이 나온다.
육이는 규관이니 이여정하니라.
상왈규관여정이 역가추야니라.
1) 육이는 엿보는 것이니, 여자의 바름이 이로우니라.
상에 가로되 '규관여정'이 또한 추함이라.
규: 엿볼 규 추: 추할 추
2) 뜻풀이: 관괘를 문의 형상으로 보았을 때 육이는 문안쪽에 발을 디뎌놓은
위치이다. 위에 육삼, 육사효가 틈을 벌인 채 막고 있으니, 구오를 문틈으로
엿보는 상이다 (규관). 육이는 음이 음자리에 있고, 육이가 동하면 호괘가 산뢰이 즉
이허중 (중녀)의 상이니, 보기는 보되 여자가 보는 것이 된다. 안에서 밖을 엿보니
'어진자가 보기에 인으로 보이고, 지혜로운 자가 보기에 지로
보이듯이 (인자견지위지인 지자견지위지지)' 자신의 생각대로만 보이는 것이니, 장부가
아닌 여자의 바름정도라면 이로운 것이다.
#1 상사에 '역'이라고 한 것은 초구와 마찬가지로 '군자나 장부라면'이라는 뜻이다.
즉 초구의 말을 이어서, 여자나 소인이라면 이롭지만 군자라면 추하다는 뜻이다.
육삼은 관아생하야 진퇴로다.
상왈관아생진퇴하니 미실도야라.
1) 육삼은 나의 생김새를 보아서 나아가고 물러나도다.
상에 가로되 '관아생진퇴'하니 도를 잃지 아니함이라.
진: 나아갈 진 퇴: 물러날 퇴
2) 뜻풀이: 육삼은 부중정하였으나 구오와 가까워서 그 광휘한 덕을 많이 입은
자이다. 구오와 가깝기는 하지만 상비관계는 아니고, 또 초육과 같이 '동관'도 아니니
그 진퇴가 불확실한 것이다. 이에 자신의 능력과 득실을 헤아려, 상괘의 구오로
나아갈 것인가 아니면 제자리에 있을 것인가의 진퇴를 결정하니, 그 도를 잃지 않는
것이다.
#1 바로 위에 손하절 (진퇴, 불과)괘가 있으니 '진퇴'가 나오고, 또 상괘와 하괘의
사이에 있으니 진퇴를 결정해야 한다. 음이 양자리에 있으니, 뜻은 나아가고자하나
재질은 유약해 머무르는 것이니 또한 '진퇴'가 된다.
#2 육삼이 동하면 양 (경로, 지름길)이요, 이를 도전하면 진하련 (대도, 큰길)이니,
나아가나 그치나 길이 나오므로 '미실도'가 된다.
육사는 관국지광이니 이용빈우왕하니라.
상왈관국지광은 상빈야라.
1) 육사는 나라의 빛을 봄이니, 써 왕에게 손님대접을 받는 것이 이로우니라.
상에 가로되 '관국지광'은 손을 숭상함이라.
빈: 손 빈
2) 뜻풀이: 육사는 구오 (중정하고 광휘한 인군)에 제일 가까워 그 덕화를 가장
많이 입은 자이다. 아래로 곤삼절 (국, 토)에 구오 인군의 정치실적으로 상정되는
'광'이 골고루 미쳐 백성이 잘 사는 것을 보고 (관국지광), 성명한 인군에게 나아가
벼슬을 하게 되는 것이다 (이용빈우왕').
#1 '이용빈우왕'의 '용'은 육사의 유순하고 바름을 얻은 덕을 사용한다는 뜻이다.
예기에 '주인좌어동남 빈좌어남북 (주인은 동남방에 앉고, 손님은 서북방에
좌정한다.)' 이라하고, 주역에서도 손 (동남방)을 주인으로 건 (서북방)을 손으로 본다.
구사가 손체에 있다가 동하여 건체가 되니 '빈'이 되어 벼슬하러 가는 것이다.
구오는 관아생호대 군자면 무구리라.
상왈관아생은 관민야라.
1) 구오는 나의 생김새를 보되, 군자면 허물이 없으리라.
상에 가로되 '관아생'은 백성을 봄이라.
2) 뜻풀이: 육삼의 '아생'은 자신의 동작 즉 능력의 있고 없음이고, 구오의
'아생'은 정령과 교화를 베풀은 결과를 말한다. 인군이 정령교화를 '잘했는가
못했는가'는, '백성이 군자의 도에 가까운가, 소인의 도에 가까운가'를 보아서,
군자에 가까우면 정령교화가 잘됐다고 평가하는 것이다. 관괘에서 제일 좋은 효이고,
백성이 군자에 가까울 정도로 정치가 잘되었음에도 '무구'라고만 한 것은, 인군의
도는 천도와 같아서 어긋나지 않을 뿐이지 더 잘한다는 말은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허물이 없는데 그칠 뿐이다.
상구는 관기생호대 군자면 무구리라.
상왈관기생은 지미평야라.
1) 상구는 그 생김새를 보되, 군자면 허물이 없으리라.
상에 가로되 '관기생'은 뜻이 평안치 않음이라.
2) 뜻풀이: 상구는 구오와 더불어 같은 양강으로 백성을 교화하는 자리이나, 그
위가 없으니 구오의 하는 일을 마음으로 도울 뿐이다. 그래서 나로부터 말미암았다는
'아생'을 쓰지 않고 '구오의 생'이라는 뜻으로 '기생'이라고 한 것이다. 구오와
상구가 비록 백성을 교화하여 '국지광'을 이루었으나, 관괘는 밑의 네음이 위의
두양을 잠식해 가는 상이니, 상구의 마음이 편안할 리 없는 것이다. 주역에서
부양억음을 할지라도, 세의 흐름과 한 번 양하고 한 번 음하는 기운의 흐름을 막을
수는 없는 것이다. 다만 그 정도를 완화시키고 연장시킬 뿐이고, 조심조심 백성이
바로 되었나를 살피나, 역시 구오와 더불어 허물이 없는데 그칠 뿐이다.
#1 상구가 동하면 감 (가우)이니 '지미평'이 된다.
#2 '지미평야'를, '뜻이 구오와 평등하게 되기를 원하지 않음이라'라고하여 군과
신의 구별로써 보는 견해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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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괘와 관
관괘를 수련하는 괘로도 본다. 즉 관은 심관을 중시하나 그 심관의 경지가지 오는
데는 준비과정이 있는 것이다. 이를 효로써 보면
#1 초육 동관: 눈과 수평의 높이가 되는 지점을 응시하는 것으로, 초보자에게 좋은
관이다 (소인무구군자인).
#2 육이 규관: 동관의 상태부터 자신의 하단전을 관하는 중간 과정을 뜻한다. 눈을
내리까는 상태가 마치 엿보는 것 같으며, 여인의 정조를 지키듯 참을성이 있어야
한다 (이여정).
#3 육삼 관아생: 하단전을 관하되 초보적인 단계를 말한다. 단전에 모인 기운이
현규을 뚫는 상태이다 (미실도).
#4 육사 관국지광: 관의 상태가 심화되어 대맥을 뚫어 기운이 무지된 상태이다.
#5 육오 관아생군자: 심관이 되어 온몸에 기운이 통하는 상태이다.
#6 상구 관기생군자: 심관을 체득한 상태이다. 구오와 상구의 경우 '군자무구'라고
한 것은 '구비기인이면 도불허행'하는 심법을 군자에게만 전한다는 뜻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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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추좌전점례
관지부 (관괘 육사효가 동함) 장공 22년
동의 려공이 경중을 낳고, 경중에 대해 주왕실의 대사관에게 점을 부탁해서
관지부가 나왔다. 대사관이 말하길 효사에 "관국지광 이용빈우왕"이라 하였으니, 이
분은 동나라의 군주를 대신해 나라를 보존할 것이다. 진나라 안이 아니라 나라밖에서
이루어질 것이며, 이 분이 그런 것이 아니라 그 후손이 그럴 것이다. 빛은 멀리
비추는 것이고, 자기로부터 타인에게 빛나는 것이다. (진나라는 순임금의 후손으로
주왕실의 손노릇하는 격이다. 이제 경중이 이 괘를 얻으니, 마땅히 진을 대신해
나라를 보존하는 것이다.)
곤은 흙이고 손은 바람이며 건은 하늘이다. 바람이 하늘로 바뀌어 흙위에 있으니
산이 된 것이다. (상괘 손이 동하여 건이 되었고, 전체 괘상은 간산이다) 산에는
재목이 있고 (상괘 손은 나무이다), 하늘 빛이 그를 비추니 흙위에 살면서 하늘 빛을
받는 것이므로 '관국지광 이용빈우왕'이라고 한 것이다. (네번째 효는 대신의
자리이다. 이제 변해서 건이 되었으니, 왕에게 조공하는 제후가 된 것이다) 궁정안에
백물을 늘어놓고, 옥백을 바침으로써 천지간의 아름다움을 다 갖추는 것이다. 그래서
'왕의 빈객이 되는 것이 이롭다'고 한 것이다. (간은 문정이고, 건은 금옥이고, 곤은
포백이니, 제후가 왕에게 조회하며 예물을 바치는 상이다.)
또 나라의 빛을 볼 수 있는 것이므로 후손에게 있다고 말한 것이다. (관괘의 무늬로
말미암아 점을 전했으므로 관국지광이 있다고 한 것이다.)
바람이 행해서 땅위에 나타나니 다른 나라에서 보존한다고 한 것이다. (바람이 불어
다른 곳을 갔으므로 다른 나라라고 한 것이다). 다른 나라라면 반드시 강씨성을 가진
나라이다. 강씨는 대악 (요임금 때 사방을 다스리던 진군의 존칭)의 후손이다. 산과
악은 하늘에 짝하여 이보다 더 큰 것이 없으니, 앞으로 진나라가 쇠하면 이분 (경중)의
자손이 번창할 것이다 (관괘의 육사가 동하면 내호괘는 간이 되고, 외호괘는 손이
된다. 즉 관괘는 대간 (대간)의 상인데, 이제 없어지고 손의 권세만 남았다. 이를
내호괘 산을 얻은 경중의 후손이 손이행권하는 것이다. 다시말해 상괘는 건이
되었으니 내호괘 산이 하늘에 짝하여 하늘의 은택과 빛을 얻어 건군이 되는 것이다.)
[ 이진 화뢰서합 (21) ]
(서합괘 대의)
* 괘명과 괘서
위로는 화 (리)가 아래는 뇌 (진)가 있는 상으로, 뇌전이 합하여 빛나 (장)고 두
물건이 서로 함께하여 합하니 '화뢰서합'이다. '서'는 씹는 것이요, '합'은 다물어
합하는 것이니, 입 속의 물건 (음식물)을 씹어 합하는 뜻이 있고, 괘체로 볼때도
윗턱 (상구)과 아랫턱 (초구) 사이에 물건 (구사)이 들어 있다.
'서'는 시초로써 점치는 것이며, '합은 두껑을 덮어 합한다는 뜻이니, 뇌전이
합하듯 점친 바대로 실제가 부합됨을 알아 그 뜻을 잘 씹어 소화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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윗턱
음식물
아래턱
상하의 입 (턱)
서: 시초 서, 꾀할 서
(깨물 서)
(깨물 합)
합: 덮을 합, 닫을 합
서합은 상하의 구 (턱)를 움직여 음식을 씹어 합하는 뜻이 있고, 또 일월의
운행 (구)을 잘 헤아려 (서)어긋나지 않도록 합치하는 (합) 뜻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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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건이 커져 볼 수 있은 뒤에 합할 수 있으므로 관괘 뒤에 서합괘를 놓았다.
음식물을 섭취함에 있어 분별치 못하고 함부로 가까이하면 탈이 생김과 같이, 먼저 잘
살핀후 (관) 씹어 합하는 것이다. (각주: 서합과 갑신: 서합은 21번째 괘이니, 간지의
순서로 볼 때 갑신에 해당한다. 갑신은 하늘의 양기 (갑: 종자)를 땅이 받아 펼쳐 (신:
갑을 받아 길러 내는 상) 그 도를 이루는 뜻이다. 곤이 한 양을 수태한
지뢰복으로부터 다 기른 건에 이르기까지 양효의 수가 모두 21이니, 21일 만에 곤이
건의 도를 이루는 이치이며, 출산후 삼칠일 (21일)동안 금기함도 이러한데 연유한다.
이 기간은 임신한 여자의 하단전이 태아에 밀려 복완까지 갔다가, 출산후 제자리로
돌아오는 시간과도 같다. 괘사에도 '이용옥'이라하여 밖으로 출입을 금하였고,
단전에도 '뇌전이 합이장'이라하여 밝은 생명이 나오는 뜻을 밝혔다. 뇌와 전에 갑과
신에 대한 뜻이 있다. 관자에 있는 입구 (구) 둘은 일월의 운행으로 보고, 초는 대연
120책 (사상의 책수)으로 본다면, 서합은 일월의 운행을 관찰하여 서로 어긋나지
않도록 잘 합하는 것이다. 즉 서합에도 입구 (구) 둘이 있으니, 산가지 (서)로 사상의
책수를 헤아려 합치하는 (합) 책력에 대한 뜻이 있다.)
* 괘덕과 괘상
아래의 진은 움직이고 위의 리는 밝으니 움직여 빛나는 괘덕이 있고, 또 강유가
세효씩 나뉘어져 음양이 고른 상태이다. 상괘의 리는 번개이며 하괘의 진은 우뢰로서,
번개치고 우뢰가 진동하여 따름으로써 (동성상응) 서로 모여 합하는 뜻이 있다. 계절
및 시간의 변화로써 살피면 아침이 지나 한낮이 되는 때이고, 봄철이 지나 여름철이
되는 때이니, 만물이 형통하여 서로 합하는 이치가 들어 있다. (형자 가지회야).
후천팔괘 방위로 볼 때 진과 리 사이에 손의 은복하는 과정이 있으니, 괘사에 '옥을
씀이 이롭다 (이용옥)'고 하였다.
* 관련된 괘와의 비교
1) 도전괘: 산화비
음식물을 씹어 소화시킴으로써 몸을 기르고, 소리는 조화되어야 음률이 나오듯이 두
물건이 서로를 꾸며야 아름다운 것이다.
2) 배합괘: 수풍정
서합은 사회와 격리시키는 옥을 써서 잘못을 뉘우치게 한 후 사회로 나오게 하는
것이고, 우물은 땅속에 갇힌 물을 밖으로 끌어올려 만물을 기르는 것이다.
3) 착종괘: 뇌화풍
서합은 봄이 가고 여름이 옴에 물건이 모여 합하는 것이고, 풍은 봄에서 여름으로
가는 과정으로, 화기가 안으로부터 성해져 초목이 풍대하게 자라는 상태이다.
4) 호괘: 수산건
형벌과 옥을 쓰는 것은 백성에게 형옥의 어려움을 알게하여 범죄를 미리 방지하고자
함이며, 죄인을 가두어 반신수덕케 하는 것이다.
(본문강해)
서합은 형하니 이용옥하니라.
1) 서합은 형통하니 옥을 씀이 이로우니라.
서: 깨물 서 합: 씹을 합 서합: 씹어 먹음 옥: 옥 옥, 감옥 옥
2) 뜻풀이: 서합은 봄이지나 여름이 온 상으로, 만물이 자신의 형태를 활짝
드러내놓는 때이니 형통한 것이다. 다만 형통하지 못한 것이 있다면 거짓과 사악함이
가로막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러한 장애물을 제거하면 형통하게 되는 것이니,
장애물을 다스리는 옥을 씀이 좋은 것이다.
#1 초구와 상구의 두 양이 세상을 둘러싸고 있는 외곽이라면, 구사장애물 때문에
세상이 통하지 못하는 것이다. 이 구사는 마치 옥중 (세상)에 갇혀있는 죄수 (장애물)와
같은 상이니 '이용옥'이라 하였다.
#2 서합의 형상은 배합괘인 수풍정괘의 상과 비교가 된다. 서합이 죄수를 가두고
올바른 사회생활을 할 수 있도록 교도하는 내용이라면, 정괘는 땅 속에 갇힌 물을
밖으로 나오게하여 유용하게 쓰는 것을 내용으로 하고 있다. 두 괘 모두 갇힌 것을
나오게 해서 쓴다는 공통점이 있다.
단왈이중유물일새 왈서합이니 서합하야 이형하니라.
강유 분하고 동이명하고 뇌전이 합이장하고
유득중이상행하니 수부당위나 이용옥야니라.
1) 단에 가로되 턱 가운데 물건이 있음을 가로되 서합이니, 씹어 합하여
형통하니라. 강과 유가 나뉘고, 움직여서 밝고, 우뢰와 번개가 합하여 빛나고, 유가
중을 얻어 위로 올라가니, 비록 위는 당치 않으나 옥을 씀이 이로우니라.
이: 턱 이 뢰: 우뢰 뢰 전: 번개 전 장: 빛날 장
2) 뜻풀이: 산뇌이괘는 아래의 진하련이 아래턱, 위의 간상련이 윗턱이니 턱의
상이다. 이 턱안에 구사양이 있는 상이 바로 서합괘이니 (이중유물 왈서합), 구사
장애물을 씹어서 합한 후에 비로소 형통하게 되는 것이다 (서합이형).
'강유분'이라는 것은 양효가 셋, 음효가 셋으로 똑같이 나뉘어졌으니 과불급이
없다는 것이고, '동이명'은 하괘는 진하련으로 동하고 상괘는 이허중으로 밝다는
것이고, '뇌전합이장'은 하괘 진은 위엄을, 상괘 리는 번개로 합하여 밝게 빛난다는
것이다. 이 세가지는 다 서합괘의
괘체 (강유분), 괘덕 (동이명), 괘상 (뇌전합이장)으로 '이용옥'이라는 괘사를
설명한 것이다. '유득중이상행수부당위'는 음효가 중을 얻고 위로 올라가 인군의
자리에 있으니, 자리는 비록 음이 양자리에 있어 마땅치 않으나 (육오가 비록 정을 못
얻었지만) '이용옥'하는 주체라는 것이다.
상왈뇌전이 서합이니 선왕이 이하야 명벌칙법하니라.
1) 상에 가로되 우뢰와 번개가 서합이니, 선왕이 이로써 벌을 밝히고 법을
신칙하느니라.
칙: 신칙할 칙, 삼가할 칙
2) 뜻풀이: 우뢰가 떨쳐서 위엄을 보이고, 번개가 쳐서 밝게 빛남이 서합의 상이다.
선왕이 이것을 본받아 죄의 경중 및 유무를 밝히고, 위엄을 보임으로써 두려워 법을
어기지 않게 하는 것이다.
#1 상의 순서대로 하면 '전뇌'가 맞으나 '뇌전'이라고 한 것은, 단전에도
'뇌전합이장'이라고 썼듯이 동이명하는 덕을 강조한 것이다.
#2 하괘 진 (결조, 격) '벌'을 상괘 리 (명, 일)로 '명'하고, 외호괘 감 (율) '법'을
내호괘 간 (언, 수)으로 '칙'하는 것이다.
초구는 구교하야 멸지니 무구하니라.
상왈구교멸지는 불행야라.
1) 초구는 형틀을 신겨서 발을 멸함이니 허물이 없느니라.
상에 가로되 '구교멸지'는 행하지 못하게 함이라.
구: 신길 구 교: 형틀 교 멸: 멸망할 멸 지: 발꿈치 지
2) 뜻풀이: 초구는 형벌을 쓰는 괘의 아래에 있어 아직 큰 죄를 짓지 않은 자이다.
다만 진하련의 동하는 체에 있으니, 그 망동할 것을 경계하여 발꿈치를 멸한
것이다 (구교멸지). 더 이상 죄를 짓지 않게 경계한 것이므로 허물이 없는
것이다 (무구).
#1 하괘 진에서 '지'가 나오고, 초구가 동하면 곤삼절 (인색)이 되어 '족'이
없어지니 '멸지'의 상이다. 또 호괘가 수산건이니 발이 절름거리며 못가는 상이다.
#2 진은 양목으로 '교 (나무로 만든 형틀)'의 뜻이 나온다.
#3 공자는 이 효를 중시하여 계사전에 다시 언급하셨다.
"자왈 소인은 불치불인하며 불외불의라 불견리면 부동하며 불위면 불징하나니
소징이대계 차 소인지복야라 막왈 구교하야 멸지니 무구라하니 차지위야라 (계사하
제5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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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합과 옥
서합은 초구와 상구로 안에 있는 물건을 씹어 합하는 상이다. 그러나 효사에
들어와서는 입안에 있는 물건인 이, 삼, 사, 오효가 오히려 초구와
상구에게 형벌을 주는 내용으로 되어 있는 것은, 옥 안에 있는 죄수가 교화되고
그래서 풀려나는 것이 바로 상구와 초구롤 된 옥을 없애는 것이기 때문이다. 즉 옥을
위해 죄수가 있는 것이 아니라, 죄수를 교화시키기 위해 옥이 있는 것이므로 죄수가
주체가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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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이는 서부호대 멸비니 무구하니라.
상왈서부멸비는 승강야일새라.
1) 육이는 살을 씹되 코를 멸하니 허물이 없느니라.
상이 가로되 '서부멸비'는 강을 탐이라.
부: 살 부 비: 코 비
2) 뜻풀이: 육이는 유순중정한 덕으로 잘 판단하여, 죄 다스리기를 부드러운 피부를
씹듯이 쉽게 하는 것이다. 그러나 초구가 과강하여 반항하므로 할 수 없이 코를
멸하는 엄한 형에까지 이른 것이므로, 육이의 허물은 아닌 것이다.
#1 서합괘에서는 형벌주는 것을 '씹는 것 (서)'에 비유하였다. 초구와 상구는 씹히는
것 (형벌을 받는 자)이 되고 이, 삼, 사, 오효는 씹는자 (형벌을 주는
자)가 되는 것이다.
#2 내호괘가 간상련이니 '비'가 나온다. 육이가 동하면 간이 이허중 밝음이 되어
허물은 없으나, '간비'가 없어지므로 '멸비'의 상이다.
#3 피부는 살의 가장 바깥에 있으니 괘의 처음인 초구를 가리킨다. 또 육이가
변하면 태상절이 되어,태금에 해당하는 부와 비의 뜻이 나온다.
육삼은 서석육하다가 우독이니 소린이나 무구리라.
상왈우독은 위부당야일새라.
1) 육삼은 말린 고기를 씹다가 독을 만나니, 조금 인색하나 허물이 없으리라.
상에 가로되 '우독'은 위가 마땅치 않음이라.
석: 포 석 (겉은 씹기 쉬우나, 속은 딱딱한 말린 고기) 육: 고기 육
2) 뜻풀이: 육삼은 유약한 재질에다 부중정한 덕으로 형벌을 주니, 상대방이 쉽게
복종을 하지 않는 것이다 (우독). 정응관계인 상구 마른 고기를 씹지만, 상구가 쉽게
복종하지 않고 원망을 하니 인색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형벌을 줌이 의에 어긋난
것은 아니므로 (상구와는 정응관계) 허물이 없는 것이다.
#1 외호괘가 감중련이니 독 (사괘참조)이 나온다. 상괘 이허중에서 마른 고기인
'석'이 된다.
#2 상구는 양이며 이체에 있고, 설괘전에 '리는 건'이라 했으니 마른고기가 된다.
즉 겉으로 보기에는 형벌을 주어 교화하는 것이 쉬워 보여도,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상태를 비유한 것이다.
* 오행과 오체 및 오근
오행 목 화 토 금 수
오체 근막 혈맥 기육 피부 골수
오근 안 설 구 비 이
구사는 서간치하야 득금시나 이간정하니 길하리라.
상왈이간정길은 미광야라.
1) 구사는 마른 고기를 씹다가 금과 화살을 얻으나, 어렵고 바르게 함이 이로우니
길하리라.
상에 가로되 '이간정길'은 빛나지 못함이라.
간: 마를 간 치: 포 치 (뼈가 있어 딱딱하여 씹기 어려운 마른 고기) 시: 화살 시
2) 뜻풀이: 구사는 대신의 위에 있고, 씹는 자 중에서는 유일한 양이므로 서합의
책임을 맡은 자이다. 마른 고기는 상구와 정응인 초구를 말하며, 상구에서 금을,
초구에서 화살을 얻게 된다는 것이다. 이는 상구가 초구와는 비교도 안되게 중한 죄를
지은 것을 뜻한다 (서건치 득금시). 중정을 얻지 못한 자리에서 서합의 책임을 맡아 두
양을 더불어 십어야 하므로, 어렵고 바르게 씹기는 하나 광대하지는 못한
것이다 (이간정길, 미광야).
#1 상괘가 이허중 (건괘)이니 '금'과 '시' 및 '간치'가 나온다. 아래로
초, 이, 삼, 사, 효가 이허중의 상이니 역시 마찬가지다 (각주:
서합과 책력:천문의 이치로써 살피면 초구는 59번째 양효요, 구사는 60번째 양효이며,
상구는 61번째 양효이다. 노양의 책수 (36)와 노음의 책수 (24)를 합한 60을
기본마다로하여 양은 나아가므로 체수인 1을 보태고 (61),음은 물러나는 것이니 체수인
1을 빼며 (59), 일득육법으로대 대연해 보면 태양력이 366 (61 * 6)일 태음력이
354일 (59 * 6)을 기본으로 하는 이치가 서합괘에서 나온다.
서합을 입속에 물건이 들어 있는 상으로 볼 때, 60번째 양효인 구사가 물건에
해당하니, 이는 천체의 운행상수인 360일 (60 * 6)을 뜻한다. 즉 일행과 월행의
차인 12일을 기영 (일행은 6일이 넘치고)과 삭허 (월행은 6일이 모자람)을 써서
가감하면, 상수인 360이 되어 태양력과 태음력이 일치된다. 구사의 효사에도
'서건치'라하여 천도의 운행을 맞추어 합하는 뜻이 있다.)
#2 외호괘 감중련에서 '간정'과 '길: 감위통 (형벌에 있어서는 올바름이 중요하므로
율의 통함이 길한 것이다)' 및 '시'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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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사와 금시
주례에 송사를 판단함에, 먼저 양쪽이 100개의 화살을 묶어서 가져와 자신이
화살처럼 곧다는 것을 표시한 후에 송사를 처리하였고 (송입속시), 옥을 판단함에는
1균 (30근)의 금을 가져와 자신이 금처럼 굳세다는 것을 표시한 후에 옥을
판단하였다 (옥입균금). 따라서 중한 죄를 지은 상구는 금을 가져오고 (죄의 유무 및
경중의 판단) 경한 죄를 지은 초구는 '시'를 가져오니 (시비의 판단), 구사가
'득금시'한다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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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오는 서간육하야 득황금이니 정려면 무구리라.
상왈정려무구는 득양야 새라.
1) 육오는 마른 고기를 씹어서 황금을 얻으니, 바르고 위태하게 하면 허물이
없으리라.
상에 가로되 '정려무구'는 마땅함을 얻음이라.
2) 뜻풀이: 육오는 유가 밝은 난체의 가운데에 있고 존위에 있으니, 밝고 중정한
덕으로 형을 다스리는 것이다. 구사는 대 (상구)와 소 (초구)를 모두 다스려야 하므로
뼈있는 고기인 '간치'를 씹는다 했으나, 육오는 큰 일 (상구)만을 다스리고, 또 밝고
중한 덕이 있으므로 좀 더 씹기 쉬운 '간육'을 씹는다 했다 (서간육). '득황금'이라고
한 것은 육오가 동하면 건삼련 (황금)의 상이고, 상구에게서 옥을 다스리는 입금으로
황금을 받으니, 구사와는 달리 황금만을 얻는다고 했다 (득황금). 다만 그 위가 바름을
얻지 못했으므로 '정려'의 경계를 둔 것이다 (정려무구).
#1 상사에 '득당야'라고 한 것은, 존위로써 중덕이 있으므로 일을 행함에 허물이
없다는 뜻이다.
#2 상괘가 이허중 (건이 곤의 중을 얻어 된괘) 이므로 중앙 토색인 '황'이 나온다.
상구는 하교하야 멸이니 흉토다.
상왈하교멸이는 총불명야 새라.
1) 상구는 형틀을 매어서 귀를 멸하니, 흉토다
상에 가로되 '하교멸이'는 귀밝음이 밝지 못함이라.
하: 멜 하 교: 형틀 교 총: 귀 밝을 총
2) 뜻풀이: 상구는 죄가 쌓여서 이미 감출 수 없는 자이다. 따라서 머리로부터
항쇄를 씌워서 귀를 가려 듣지 못하게 함이니, 이는 총명하지 못해서 그런 죄를
지었다는데 대한 징계이다.
#1 외호괘가 감중련 (이, 검, 질곡)이고, 내호괘가 간상련 (수)이니 간수로 감이에
질곡을 씌우는 형상이다. 본래 상구는 이허중체에 있어 밝은 자이나, 동하여 감중련의
상이 되어 험하고 무지함이 되니, 그 죄가 처음부터 모르고 한 초구보다 더욱 큰
것이다.
#2 공자께서 이 효를 중시하여 계사전에 다시 언급하셨다.
"선부적이면 부족이성명이요 악부적이면 부족이멸신이니 소인이 이소선으로
위무익이불위야하며 이소악으로 위무상이불법야라 고로 악적이불가엄이며
죄대이불가해니 역왈하교하야 멸이니 흉이라하니라. (계사하 제5장)"
[ 간리 산화비(22) ]
(비괘 대의)
* 괘명과 괘서
위는 산(산)이고 아래는 화(리)로서 산속에 불이 붙는 괘상이다. 생장의 과정을
마치고 아름답게 결실을 맺는 뜻이 있으니 '산화비'이다. '비'를 파자하면 종자(패)가
다 여물어 열매(훼)를 맺는 뜻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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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는 열매(패)가 많이 매달린(훼) 상으로, '빛나다, 꾸미다, 열매맺다' 등의 뜻이
있다.
비: 꾸밀 비, 열매 맺을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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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건이 합하여 성장하면 마침내 아름다운 결실을 맺게 되고, 합하다 보면 서로를
꾸미게 되니 서합괘 다음에 비괘를 놓았다.
* 괘덕과 괘상
안으로 문명함에도 오히려 밖으로 후중히 그치는 덕이 있으니, 꾸밈의 소박한
본질을 지켜 아름다운 것이다. 성인이 예를 지음도 이와 같으니, 예로써 모임을
아름답게 함은 그 본질인 인을 이루고자 하는 것일 뿐이다. 비의 상괘인 양을 우리
조선으로 보면 선후천 과도기인 우회중천의 때에 간방 조선에서 모든 도가 하나로
결실됨을 생각해 볼 수도 있다. 비의 괘체를 살피면 지대태괘의 구이 양효가 상효로
가서 유를 꾸며 빛내고, 상육 음효가 하괘의 중효로 와서 강을 꾸미며, 강유가 각기
세효씩 나뉘어져 서로를 꾸미니, 천지의 사귀어 꾸미는 이치를 알 수 있는 것이다.
* 관련된 괘와의 비교
1) 도전괘: 화뢰서합 서합괘 참조
2) 배합괘: 택수곤
강과 유가 서로를 꾸며 빛나는 문체가 나는 것이 비이고, 곤은 유에 의해 중간의
양들이 가리워져 밝은 빛을 잃어 곤궁한 상태이다.
3) 호괘: 뇌수해
어려운 과정이 풀림으로 인해 결실 화성의 때가 온다. 새는 겨울이 지나 봄이
이른괘로서 만물이 모두 열려 천하를 꾸미기 시작하는 때이다.
4) 착종괘: 화산려
안으로 문명하면서도 밖으로 후중히 그쳐 머무는 것이 비이고, 산위에 불이 옮겨
붙듯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정처없이 밖으로 떠돌게 되는 것이 려다(화산려는
안으로는 그쳐 있는데, 밖으로는 불이 타오르듯 위로 오르니 처소를 정하지 못하는
상).
(본문해역)
비는 형하니 소리유유왕하니라.
1) 비는 형통하니, 가는 바를 둠이 조금 이로우니라.
2) 뜻풀이: 본질이 없으면 물건이 자립하지 못하고, 꾸미지 않으면 밖으로 행하지
못하는 것인데, 비는 꾸미는 것이니 형통한 것이다(비형). 그러나 꾸미는 도는 실질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있는 것을 조금 낫게 보이게 할 뿐이므로 행함에 조금 이로운
것이다(소리유유왕).
단왈비(형)는 유 래이문강고로 형하고 분강하야
상이문유고로 소리유유왕하니 천문야오.
문명이지하니 인문야니 관호천문하야 이찰시변하며
관호인문하야 이화성천하하나니라.
1) 단에 가로되 비는 유가 와서 강을 무늬하는 까닭에 형통하고, 강을 나누어
올라가서 유를 무늬하는 까닭에 가는 바를 둠이 조금 이로우니 천문이요, 문명해서
그치니 인문이니, 천문을 보아서 때의 변화를 살피며, 인문을 살펴서 천하를 화하여
이루느니라.
비: 꾸밀 비 찰: 살필 찰
2) 뜻풀이: '단왈 비(형)'의 '형'자는 괘사에 '비형'을 그대로 쓴 것이지만, 주자가
연문이라고 했고, 문맥상 '형'은 나중에 또 설명되었으므로 연문으로 본다.
비는 지천태괘에서 상육 음이 아래로 내려와 건삼련 강을 이허중으로 문채하니 그
중을 얻어 형통하고(유래이문강고형), 하괘의 건삼련 강을 나누어(구이)위로 올라가서
곤삼절 유를 간상련으로 문채하니, 실질을 보탠 것은 아니지만 꾸밈을 더해서 실질이
더욱 돋보이게 했으니 '소리유유왕'인 것이다. (분강상이문유고소리유유왕).
이러한 것은 음양의 자연스러운 교류이니 천문이다. 이렇게 천문이 교류하여 바뀜에
따라 하괘 리로 문명하고 상괘 간으로 그침이, 남녀의 만남, 예의, 오륜과 같은
인문이다 (문명이지인문야). 해와 달 및 음양의 사귐과 오성, 사시의 운행하는 천문을
보아 낮과 밤, 계절의 변화 등을 살피고 (관호천문 이찰시변), 사람의 품성, 윤리,
질서 등 인문을 보아 천하를 교화시켜 예와 풍속을 이루게 하는 것이다(관호인문
이화성천하).
#1 문명이지: "대학지도는 재명명덕하며 재친민하며 재지어지선이니라 지지이구에
유정이니 정이구에 능정하며 정이구에 능안하며 안이구에 능려하며 려이구에
능득이니라... 시운 순만황조 여 지우구우 라하야날 자왈어지에 지기소지로소니
가이인이불여조호아..."(시경 소아순만 편)라 했으니 인문은 '지'가 중요한
것이다. 또 인문은 군신, 부자, 형제, 부부, 붕우간의 윤리를 말하며, 이를 예, 락,
시, 서, 차, 복으로써 교화하며 천하를 화성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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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래이문강 분강상이문유
#1 효가 움직여서 상괘나 하괘의 중을 얻었을 때는, 음양을 가리지 않고 중을 얻은
효를 먼저 말한다(예: 서합괘 유득중이상행).
#2 하괘의 효에서 상괘의 효로 올라가는 것을, 상괘에서 하괘로 내려오는 것보다
먼저 말을 한다(예: 함괘 유상이강하, 항괘 강상이유하).
따라서 비괘의 단전에서 '유래이문강'은, 하괘의 중을 얻은 것이기 때문에
'분강상이문유'보다 먼저 말한 것이다. '강상이문유'라 하지 않고 '분강상이문유'라고
한 것은, '유래이문강'과는 달리 강이 올라가서 중을 얻지는 못했지만, 군자의
마음으로 음양교류를 한다는 존양의 표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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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왈산하유화 비니 군자 이하야 명서정호대 무감절옥하나니라.
1) 상에 가로되 산아래 불이 있는 것이 비니, 군자가 이로써 뭇 정사를 밝히되
함부로(감히) 옥을 판단함이 없느니라.
서: 뭇 서 절: 판단할 절
2) 뜻풀이: 산아래 불이 있어 산에 있는 모든 물건들을 잘 드러나게 하는 것이
비괘의 상이다. 군자가 이러한 상을 본받아 리괘로 정사를 밝게 하고, 간의 후중히
그치는 덕으로 옥을 신중하게 판단하는 것이다.
#1 '옥'은 내호괘의 감중련(총극)에서 나온다. 또 위도 리(삼, 사, 오, 상효)
아래도 리이므로 '명서정'이다.
#2 하괘 리(명)로 판단함에, 상괘 간(종)으로 '사'할 것인가 외호괘 진(반생)으로
'생'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것이다.
풍은 '명이동'하니 적극적으로 옥을 판단하는 괘가 되는 것이고, 비는 '명이지'니
신중하게(지) 옥을 판단하는 괘가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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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와 형벌
리는 밝음을 뜻하므로, 밝게 판단해야 하는 형벌에 관한 내용을 쓴다.
화뢰서합: "상왈...명죄속법"
산화비: "상왈...무산절옥"
화산려: "상왈...명신용형 이불류옥"
뇌화풍: "상왈...절옥지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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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구는 비기지니 사거이도로다.
상왈사거이도는 의불승야라.
1) 초구는 그 발을 꾸밈이니, 수레를 버리고 걷도다.
상에 가로되 '사거이도'는 의리가 타지 못함이라.
지: 발꿈치 지 사: 버릴 사 거: 수레 거 도: 걸을 도
2) 뜻풀이: 초구는 양강하고 바름을 얻었으니 군자의 상이다. 리의 밝은 체에
있어서 자신의 분수를 알고 지키므로 '비기지'의 상이다(비기지). 편안히 수레를 타고
갈 수 있으나(상비관계인 가까운 육이에게 갈 수 있다), 정응인 육사를 두고 그럴 수
없으므로 험난함을 무릅쓰고 걸어서 가는 것이다(사거이도, 의불승야).
#1 하괘인 이허중에서 '거'가 나오고, 초구가 동하여 도전하면 진하련이 되어
'지'와 '도'가 나온다. 또 내호괘가 감중련의 험난함이니 정응인 육사에게 가는 것이
'도'로 가는 것이 된다.
육이는 비기수로다.
상왈비기수는 여상흥야라.
1) 육이는 그 수염을 꾸밈이라.
상에 가로되 '비기수'는 위와 더불어 일어남이라.
수: 수염 수 흥: 일어날 흥
2) 뜻풀이: 육이는 득중정하였고, 구삼 양강과 서로 꾸미는 형상이다. 상구에서
구삼까지는 턱(이괘)의 형상이 되므로, 육이는 턱에 붙은 수염의 상이다. 내호괘가
감이 되고, 수염은 혈(감,음)이 성하면 번성하므로 수염의 뜻이 나온다.
수염은 턱에 붙어서 턱을 따라 움직이므로, 꾸밈(음 육이)은 본질(양 구삼)에
수반되어 움직이는 뜻을 나타내고 있다.
#1 상사에 '여상흥야'라고 한 것은 구삼에 붙어서 움직인다는 것이다. 육이 수염이
구삼을 따라 움직이는 것이니, 흉이나 길이 있더라도 구삼에게 딸린 것이므로
육이에게는 흉, 구나 길을 말하지 않았다.
구삼은 비여 유여하니 영정하면 길하리라.
상왈영정지길은 종막지능야니라.
1) 구삼은 빛나고 윤택하니 오래도록 바르게 하면 길하리라.
상에 가로되 '영정지길'은 마침내 능멸하지 못하니라.
유: 젖을 유, 윤택할 유 릉: 업신여길 릉
2) 뜻풀이: 구삼은 양이 양자리에 있고 밝은 리체의 위에 있으며, 위와 아래의
육사, 육이 두음이 상비관계로 꾸며주고 있으니, 꾸밈이 성대하고 그 빛남이
윤택해지는 것이다.(비여 유여). '영정'이란 말은 중을 얻지 못한 것에 대한
경계이니, 두 음의 꾸밈에만 빠져 양으로서의 바름을 잃으면 오히려 두 음으로부터
업신여김을 받는다는 것이다(영정길).
#1 하괘가 이허중이니 '비'가 되고, 내혹괘가 감중련이니 '유'와 '정'이 된다.
육사는 비여 파여하며 백마 한여하니 비구면 혼구리라.
상왈육사는 당위의야니 비구혼구는 종무우야라.
1) 육사는 빛나고 희며 흰말이 나니, 도적이 아니면 청혼하리라.
상에 가로되 육사는 당한 위를 의심함이니, '비구혼구'는 마침내 허물이 없음이라.
파: 휠 파 한: 날 한 구: 도적 구
2) 뜻풀이: 육사는 부중이나 바름을 얻은 자리이다. 처음에는 구삼과 어울려 정응인
초구를 만나지 못하나, 구삼이 도적이 아니므로 초구에게 나는 듯이 빨리 가는
것이다.(비구혼구). '파여'는 육사가 초구와 본색 그대로 꾸미는 것을 말하고,
'백마한여'는 육사가 초구를 만나 서로 꾸미고자 하는 마음이 말을 타고 가듯이 빨리
가고 싶은 것을 말한다. 육사가 구삼이 정응이 아닌 것을 의심하여 초구에게로
돌아가니 허물이 없게 되는 것이다(종무우야).
#1 육사가 동하면 내호괘가 손하절이 되므로 '백'과 '파'가 나오며, 외호괘가
진하련으로 발이 흰 '주족'이니 '백마'이며, 내호괘가 감중련으로 새가 양날개를 벌린
상이니 '한'이 되어 합하면 '백마한여'가 되는 것이다.
#2 감에서 '구'가 나오니, '비구'는 구삼이 육사에게 같이 꾸밀 것을 청하는 것을
말하나, 육사가 본색 그대로 꾸며(한여) 초구에게로 가는 것이다.
육오는 비우구원이니 속백이 잔잔이면 인하나 종길이리라.
상왈육오지길은 유희야라.
1) 육오는 동산에 빛남이니, 비단 묶음이 작으면 인색하나 마침내 길하리라.
상에 가로되 '육오의 길함'은 기쁨이 있음이라.
구: 언덕 구 원: 동산 원 속: 묶을 속 백: 비단 백 잔: 작을 잔
2) 뜻풀이: 육오는 중을 얻었지만 유약하여 스스로를 꾸미지 못하니, 초야(구원)에
있는 어진 인재를 초빙하여 같이 정사를 꾸미는 것이다(비우구원). 이때 초빙의
예물로 보내는 비단 묶음이 작아서 검소하면 인색한 것 같으나(속백잔잔), '예가
사치한 것보다는 검소한 것이 낫다'는 말 같이 결국에는 길한 것이며, 또 상구의
도움이 있으니 원하는 바가 이루어져 기쁨이 있게 되는 것이다(종길, 유희야).
#1 태괘의 건삼련의 중효가 곤삼절로 와서 상구가 되었으니, 음이 양을 초빙하는
뜻이 있는 것이다.
#2 '구원'은 상구를 뜻한다. 간상련은 '산, 과라'이므로 채소를 심는 '구원'이
되니, 상비관계이며 간체에 있는 상구가 되는 것이다.
#3 '속백'은 상괘 간(수)이 동하여 곤삼절(포, 백)이 되니, 손으로 비단을 묶는
'속백'이 되며, '잔잔'은 곤의 인색하다는 뜻과 간에 '소남, 소석'의 작다는 뜻에서
연유한다.
상구는 백비면 무구리라.
상왈백비무구는 상득지야라.
1) 상구는 희게 빛나면 허물이 없으리라.
상에 가로되 '백비무구'는 위에서 뜻을 얻음이라.
2) 뜻풀이: 상구는 비괘의 끝에 있는 강양한 군자이다. 꾸밈이 극에 이르니
극즉반하여 본래의 소박한 모습으로 돌아가는 것이다(백비무구). 상구가 국사의 위에
있으면서 사람들에게 소박한 모습으로 실질을 숭상하며 살아가게 하였으니, 세상을
바로 잡고자 하는 뜻을 얻은 것이다(상득지야).
#1 단전의 '분강 상이문유'에 해당하는 효로, 태괘의 하괘인 건의 색이 '백'이므로
건구이에서 온 상구 역시 백색인 것이다. 또 상구가 동한 곤에 납갑을 붙이면 주가
되어 '백'이 나온다.
#2 모든 물건의 질은 건의 색인 백과, 곤의 색인 묵에서 나왔으니 백과 묵이 만물의
본바탕 색인에, 이제 '백비'가 되어 본래의 색을 얻었으니 허물이 없게 되는 것이다.
#3 비괘는 각 효사마다 '비'자가 들어 있다. 이것은 비괘가 음양의 상비관계로 잘
꾸며져 있는 것을 의미한다. 본질을 덜거나 더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 이웃과
더불어 꾸미는 것이다. 즉 초구와 육사만이 정응이므로 바르게 만나는 것이고
나머지는 이웃끼리 꾸미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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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비와 안영
제나라가 사치에 빠지자 당시의 재상인 안영이 스스로 검소함으로 모범을 보였다.
즉 한 개의 호구(여우의 겨드랑이 밑의 흰 털가죽으로 만든 옷. 상당히 귀하게 여겨
제후의 조복으로 썼다)로 30년을 쓰고, 제사에 쓰는 돼지고기도 검소해서 그릇을
채우지 못하게(돈견불엄단)함으로써 사치의 풍속을 없앤 것이 바로 백비무구의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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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자와 비괘
공자가어에, 공자가 서를하여 비괘를 얻고 수연하여 평상의 기색을 잃었다. 자장이
묻기를 "왜 그러십니까?" 하자 "그 리괘 때문에 그렇다. 주역에서 산아래 불이 있는
것이 비괘인데, 바른색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무릇 질이라 하는 것은 흑과 백이 바른
것인데, 이제 비괘를 얻었으니 나의 하고자 하는 바가 아니다. 내가 듣건대 '붉은
칠은 무늬를 넣지 않고, 흰옥은 아로새기지 않는다'하니, 이것은 질이 뛰어나면 꾸밀
필요가 없다는 뜻이 아니겠는가?"라 하고,
궁저춘추에는 공자가 복을 해서 비를 얻고는 "불길"이라고 하니, 자비이 "왜
그렇습니까?"하고 묻자 공자왈 "부백이백 묵이묵 비역안길호"라 하셨다.
이 말씀은 곤은 흑이고 건은 백이니 본질의 색인데, 이제 꾸며서 다른 색(양은
황토)이 나와 성대한 것 같으나 이것은 본질의 순수함을 가리는 것이므로, 소인이나
아녀자가 이러한 점이 나왔다면 좋지만, 공자 같은 성인에게는 좋지 않은 조짐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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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간곤 산지박(23) ]
(박괘 대의)
* 괘명과 괘서
위는 산(간)이고 아래는 지(곤)로, 땅위에 높이 솟은 산이 아래가 깎여 무너지는
괘상이니 '산지박'이라고 읽는다. 박을 파자하면 근본 종자(록: 근본 록)가 깎여
아래로 떨어지는 뜻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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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 깍여 떨어짐을 뜻하니, 록(근본 록)종자를 도(선칼 도: 칼, 낫 등)로 베어
열매를 거둠을 이른다.
* 록(상구 항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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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매가 달려 익으면 마침내 땅으로 떨어지기 마련이고, 꾸미고 치장하여 형통하게
된 후 해지고 지워지니 비괘 다음에 박괘를 놓았다.
* 괘덕과 괘상
박은 안으로 유순히 처하고 밖으로 두터이 그치니, 음에 의해 박락되는 때를 알아
밖으로 나아가지 않고 순히 머무르는 덕이 있다. 박괘는 늦가을인 음9월괘로서 음이
극성해지는 상강절기에 해당하니, 낙엽지고 열매가 떨어지는 때이며, 평평한 대지에
높은 언덕이 솟아 있는 형상으로 비바람의 침식으로 인해 마모되어 깎이는 모습이다.
깎여 떨어진 종자가 곤괘(10월: 해월)를 거쳐 동지절기인 복괘(11월: 자월)가 되면
다시 회복하니, 위로 궁하면 다시 아래로 돌아옴이 자연한 이치이다. 이렇게 음소인이
극성하여 올라올 때 군자는 안으로 유순히 처하는 한편, 밖으로는 후중히 그쳐야 하는
것이다.
문왕팔괘로써 살피면 박(술, 10월)은 서북방에 속하므로 비록 박락되는 어려움을
겪으나, 상구 양이 건의 종자로써 곤토속에 파묻혀 포태(땅속에서 움틈)되었다가
새로이 나오는 이치가 있다.
"서북방에서 싸운다(전호건: 설괘전 3장)"고 하였고, 음이 극성한 곤괘 상육에도
"용이 들에서 싸운다(용전우야)"고 말한 것은 이 박복하는 과정을 이른 것이다.
즉 서북방을 뜻하는 술건해의 '술'은 멸한다는 뜻이 있고, '해:현 + 인'는
곤월로서 하늘의 현기(부정)를 인으로 받아 들이는 뜻이 있으니, 이는 건이 서북에서
곤과 싸워(교합) 양의 종자(박괘 상구)를 뿌림을 말한다. 본래 서북건의 위는
선천팔괘로는 간이니, 건도의 종시가 간을 본체로 함을 생각해 볼 수 있다.
* 관련된 괘와의 비교
1) 도전괘: 지뢰복
깎여 떨어진 것이 다시 회복하여 소생하게 되니, 박괘 다음 복괘가 온다.
2) 배합괘: 택천쾌
박은 아래의 중음에 의해 상구 종자가 깎여 떨어지는 것인데 반해, 쾌는 뭇 양이
상육음을 결단하여 몰아내는 것이다.
3) 호괘: 중지곤
상구 석과(큰 종자, 씨앗)가 땅으로 떨어짐으로써, 곤속에 그 씨앗이 포태되어
회복할 때를 기다리게 된다. 곤괘의 '선미후득'과 '함홍광대'는 박괘의 상구를
받아들여 회복하는 뜻을 말하는 것이다.
4) 착종괘: 지산겸
높은 산이 땅아래 있어 지극히 겸손한 괘이니, 남보다 훌륭한 능력이 있더라도
자기를 낮추고 남을 높여야 형통한 것이다.(군자유종)
(본문강해)
박은 불리유유왕하니라.
1) 박은 가는 바를 둠이 이롭지 아니하니라.
2) 뜻풀이: 박괘의 유일한 양이며 군자인 상구를 두고 한 말이다. 음이 점차 자라
양을 사라지게 하는 때에, 오직 상구만이 남아서 이를 막고 있는 형상이다. 만약에
음을 피해서 간다면, 곤이 되어 소인의 천하가 되니, 마땅히 상황에 순하면서 뜻을
감추었다가, 때가 되면 복이 되도록 하여야 하는 것이다.
#1 박괘는 양의 형상이다. 간은 경로(지름길, 작은길)이니, 계속해서 간다면 곤이
되어 혼미(선하면 미: 곤 괘사)하게 되므로 '불리유유왕'이라고 하였다.
단왈박은 박야니 유 변강야니
불리유유왕은 소인이 장야 새라.
순이지지는 관상야니 군자 상소식영허 천행야라.
1) 단에 가로되 박은 깎는 것이니, 유가 강을 변하게 함이니, 가는 바를 둠이
이롭지 않음은 소인이 자람이라. 순하여 그침은 단을 봄이니, 군자가 사라지고
불어나고 차고 비는 하늘의 행함을 숭상함이라.
박: 벗길 박 상: 숭상할 상, 오히려 상
2) 뜻풀이: 박은 음이 자라서 양을 깎아냄으로써 사라지게 하는 것이다. 양이 음을
몰아내는 쾌괘에는 '강결유야(강이 유를 결단함)'라하고, 음이 양을 사라지게 하는
박괘에서는 '유변강야(유가 강을 변하게 함)'라고 한 것은, 쾌괘는 음의 잘못을
판단하여 척결한다는 뜻이고, 박괘는 유가 많아짐에 부지불식간에 양이 잠식당한다는
뜻이다. 괘사에 '불리유유왕'이라고 한 것은, 소인이 점차 자라 득세하게 되었으니,
상구 군자가 이를 피해서 가면 온통 소인 세상이 될 것이고, 남아서 자리를 지키면
소인의 해를 입게 되므로, 피하지도 말고 대항하지도 않으면서 뜻을 펼 때를
기다리라는 뜻이다. '순이지지 관상야'는 하괘의 곤을 보고 순하며 상괘의 간을 보고
그치는 것이며, '군자상소식영허천행야'는 때에 따라 소식영허하는 하늘의 운행을
본받아, 박의 때가 소하고 허하는 때이니 '순이지'하라는 것이다.
#1 유변강야: 유(음)가 강(양)을 깎아 올라가면서 양을 사라지고 비게 하는 것.
이를 월별로 보면,
'중천건(4월) -> 천풍구(5월) -> 천산둔(6월) -> 천지부(7월) -> 풍지관(8월) ->
산지박(9월) -> 중지곤(10월)'으로 구에서 시작해 곤이 되면 완전히 음의 세상이 되는
것이다.
#2 '불리유유왕'이라고 한 것은 결국 음에게 깎여 씨앗이 되라는 뜻이다. 주역이
아무리 군자의 학이지만, 한 번 양하고 한 번 음하는 천행은 어쩔 수 없고, 또 그것이
자연의 도이니, 음을 그치게 하는 노력은 하되 '소식영허'하는 이치를 숭상해야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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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군자상소식영허의 네 괘와 천행
주역은 양을 위주로 하였고, 군자는 건(양지영), 곤(양지허), 박(양지소),
복(양지식)의 변화를 숭상하니 이는 하늘의 운행을 따르는 것이다.
건괘 대상 "천행이 건하니"
곤괘 문언 "승천이시행하나니라"
박괘 단전 "군자 상소식영허 천행야라"
복괘 단전 "반복기도칠일래복은 천행야오"
-> 모두 '천행'이 들어 있으니, 주역이 양을 위주로 설명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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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왈산부어지 박이니 상이 이하야 후하여야 안택하나니라.
1) 상에 가로되 산이 땅에 붙은 것이 박이니, 상이 이를 본받아서 아래를
후하게하여 집을 편안히 하나니라.
부: 붙을 부 후: 두터울 후 택: 집 택
2) 뜻풀이: 산이 땅에 붙어서 무너지고 깎이는 것은 아래가 비어서 그런 것이니,
상구 군자가 이를 본받아, 나라의 근본이 되는 백성을 부유롭게하여 국가를 편안히
하는 것이다.
#1 상은 상구를 하는 아래의 다섯음을 가리킨다.
#2 군자나 인군을 취하지 않고 '상'이라고 한 것은 상구 양을 강조한 것이다.(태괘
대상전 참조).
#3 구괘는 위가 다섯 양이고 아래에는 음이 하나밖에 없는 상이나, 박괘는 아래에
다섯음이 쌓인 것이니 '후하'이다. 또 곤에서 '후'가 나오며, 간에서 '택'이 나오며,
곤으로 편안히 하는 것이다.
초육은 박상이족이니 멸정이라 흉토다.
상왈박상이족은 이멸하야라.
1) 초육은 상을 깍되 발(다리)로써 함이니, 바른 것을 멸함이라. 흉하도다.
상에 가로되 '박상이족'은 아래를 멸함으로써라.
상: 평상 상 멸: 없앨 멸
2) 뜻풀이: 상은 침구를 뜻하며, 위는 평평하나 아래는 다리만 있는 것이 박괘의
형상과 일치하여 취상하였다. 초육은 박괘의 아래에 있으니 '족'에 해당한다.
'박'한다는 것은 음이 군자의 바른 도를 변하게 한다는 것이니 흉한 것이다.
#1 초육이 동한 진하련에서 '족'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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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멸과 멸
효사에는 '멸'을 쓰고 상사에는 '멸'이라 하였는데, '멸'은 '미'또는 '소'의 뜻으로
멸과 통용하되 조금 뜻이 약한 것이다. 즉 멸에는 술월(박월, 9월)의 뜻이 있으니,
완전히 양이 멸한 해월(곤월:10월)보다는 여운이 있는 것이다. 주공의 효사를 받아
공자가 조금 강한 표현을 한 것은, 지금 비록 음이 미미하여 상다리를 '깎는
정도이지만, 점차 자라 막을 수 없는 지경까지 올 것이라는 '리상견빙지'의 경계를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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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이는 박상이변이니 멸정이라 흉토다.
상왈박상이변은 미유여야 새라.
1) 육이는 상을 깎되 언저리로써 함이니, 바른 것을 없앰이라. 흉하도다.
상에 가로되 '박상이변'은 더불음이 있지 아니함이라.
변: 판단할 변(여기서는 상과 다리가 접한 곳, 즉 상과 다리가 구분되는 언저리를
뜻함)
2) 뜻풀이: 육이는 중정한 자이다. 그러나 주변에서 돕는 양도 없고 이끌어 주는
응도 없으니, 다른 음들과 마찬가지로 양을 깎는 것이다. 이것 또한 바름을 멸하는
것이니 흉한 것이다.
#1 '변'은 판단할 변이니 상과 다리를 판단하는 곳, 즉 접하여 구분되는 언저리를
뜻하므로, 초육의 '족'보다 조금 높은 자리이다.
#2 상사에 '미유여야'라고 한 것은 만약 양이 있어 도와 준다면, 육이는 중정한
덕이 있기 때문에 '멸정'에 이르지 않는다는 뜻이다.
#3 건을 깎는 것으로 비유하면 초효를 깎은 천풍구에서 나아가 이효까지 깎은
천산둔의 형상이 된 것이고, 하괘로 보면 손하절을 깎아 간상련이 된 것이므로,
'변'을 깎는 것이 된다.
육삼은 박지무구니라.
상왈박지무구는 실상하야 새라.
1) 육삼은 깎음에 허물이 없느니라.
상에 가로되 '박지무구'는 상과 하를 잃음이라.
2) 뜻풀이: 육삼은 부중정한 자이나, 다른 음들과는 달리 상구와 응하여 그 도움을
받으니, 음의 무리에서 벗어나 바름을 좇으므로 허물이 없는 것이다. 상사에
'실상하야'라고 한 것은, 위의 육오, 육사와 아래의 육이, 초육을 버리고 상구 양을
따르는 것을 말한다.
#1 육삼이 동하면 간상련으로 그치는 상이 된다.
#2 박괘에서 양과 상비가 되거나 정응이 되는 것은 양의 도움을 받아 바름을 좇는
것이고, 그렇지 않은 것은 흉하게 되는 것이다.
육사는 박상이부니 흉하니라.
상왈박상이부는 절근재야라.
1) 육사는 상을 깎되 살(피부)로써 함이니 흉하니라.
상에 가로되 '박상이부'는 절박하게 재앙에 가까이 있음이라.
부: 살갗 부 절: 귾을 절, 절실할 절 재: 재앙 재
2) 뜻풀이: 육사는 음이 이미 성하여 '멸정'의 경계를 넘어 상의 맨 위에까지
깎으니, 상 위에 있는 사람에게까지 근접한 것이다. 양을 깎는 것이 이미 반이상
이루어졌으므로 흉한 것이다.
#1 육사가 동하면 이허중이니 '부'와 '재'가 되고, 또 여기에 납갑을 붙이면 '주'가
되어서 '부'가 나온다.
육오는 관어하야 이궁인총이면 무불리리라.
상왈이궁인총은 종무우야리라.
1) 육오는 고기를 꿰어서 궁인의 사랑으로써 하면, 이롭지 않음이 없으리라.
상에 가로되 '이궁인총'은 마침내 허물이 없으리라.
관: 꿸 관 총: 괼 총(사랑 은혜)
2) 뜻풀이: 육오는 박의 극에 이르렀으나, 중을 얻고 또 상구양과 상비관계이니
악을 멀리하고 선을 따를 수 있는 자이다. 초육은 '족', 육이는 '변' 육사는 '부'를
차례로 깎아 왔으니, 육오가 깎는다면 침상위에 있는 상구 군자의 차례이다. 그러나
마음을 바꾸어 모든 음을 다스리기를, 마치 상구의 처첩처럼 만들어 말을 잘 듣게
한다면, 밑의 음들이 양을 깎아 오던 허물이 없어져 이롭지 않음이 없게 되는 것이다.
#1 육오가 동한 손하절에 겸손하게 순응하는 뜻과 '어'의 상이 있으니 노끈으로
묶어 '관어'가 된다.
#2 간상련은 '관문'이니 '음'이라는 뜻과 합하여 '궁인'이 된다.
#3 육오를 인군이라고 하지 않은 것은, 양을 깎는 박의 때는 이미 음의 세상이
되었기 때문이다.
상구는 석과불식이니 군자는 득여하고 소인은 박려리라.
상왈군자득여는 민소재야오 소인박려는 종불가용야라.
1) 상구는 큰 열매는 먹지 아니함이니, 군자는 수레를 얻고 소인은 집을 깎으리라.
상에 가로되 '군자득여'는 백성을 실음이요, '소인박려'는 마침내 쓰지 못함이라.
석: 클 석 여: 수레 여 려: 집 려
2) 뜻풀이: 음이 양을 다 깎고 어제 상구만 남았으니, '석과불식'의 상이다. 큰
열매는 다음해에 씨앗으로 쓰는 종자를 의미함이니, 만약 먹어 없앤다면 생생의 도가
이어지지 않을 것이다. 음이 극성하여 어지러울 때 군자를 찾는 것이 백성의
마음이므로, 백성이 군자를 수레에 모시는 것이고, 소인은 계속해서 자신을 보호해줄
집을 깎는 것이니, 결국 편안치 못하게 되는 것이다.
또 자연의 순환으로 생각하면, 상구가 동하면 곤이니 석과가 종자로써 곤에 들어가
복의 때를 기다리는 것이고, 소인은 이 석과를 땅에 심지 않고 깎아 먹는 것이다.
그러니 군자는 백성을 먹여살리는 것이고 소인은 종자를 쓰지 못하게 먹음으로써
생생의 도를 훼손하는 것이다.
#1 간상련에서 '과'가 나오고 양은 큰 것이니 '석'이 되므로 '석과'다.
#2 상구가 동한 곤에서 '여'와 '백성'이 나온다.
#3 '노'는 상구가 음을 덮어 씌운 집과 같다하여 취상한 것이니, 소인의 편안한
거처, 또는 소인을 보살피는 군자로도 볼 수 있다. 또 간은 종만물 시만물의 뜻이
있는데, 이제 소인이 '박노'하여 곤이 되었으니 '종불가용야'가 된다.
#4 상구가 동하면 곤괘가 되고, 일양시생하여 복괘가 되니, 양이 곤에서
잠장하였다가 복에서 다시 나오는 것이다. 그러므로 곤월을 양월이라고도 한다.
[ 곤진 지뢰복(24) ]
(복괘 대의)
* 괘명과 괘서
위는 지요, 아래는 뢰인 괘상으로, 땅속에서 양이 생하기 시작하여 회복하니
'지뢰복'이라고 읽는다. '복'을 파자하면 종자인 한 양이 깊은 땅가운데에서 서서히
움터 나오는 뜻이 있다.
음이 점장하는 가운데 잃어버린 양을 다시 되찾는다는 뜻에서 복을 '다시 부'라고도
하니 이는 부활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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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음의 소인아래 양인 군자가 중심 근본을 되찾아 나오는 뜻이 들어 있다(일 아래
치는 '뒤져올 치'로 가장 아래에서 올라오느라, 위의 음효보다 뒤처져 올라옴을
뜻한다) '일'을 제외한 이인, 일인, 이인의 다섯 사람은 위의 다섯음을 뜻하기도
한다. 즉 잃었던 본성을 다시 되찾는 과정으로, 회복하다, 다시하다 등의 뜻이 복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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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건이 끝까지 궁하여 없어지지는 않고 다시 회복해 올라오니, 박괘 다음에 복괘를
놓았다.
24번째인 복괘는 가장 추운 동짓달괘로서 음이 극성한 상태이다. 궁극에 달하여야
변화가 생기기 마련이므로 음이 극성한 상태인 노음의 책수(24)로서 복괘를 놓았고,
위로부터 안으로 회복해 들어오는 과정으로써 살피면 복초구의 효순서 또한 곤의
책수인 144에 부합된다. 절기도 또한 24로 마치니 '종즉유시'에 대한 깊은 뜻이
있다할 것이다.
* 괘덕과 괘상
안으로 움직이는 덕이 있고 밖으로는 훤히 트여져 순한 덕이 있으니, 움직여
나아감이 지극히 순조로운 상이다. 즉 하괘는 진으로서 움직이고, 상괘는 곤으로서
순히 치하는 덕이 있으니, 움직여 나아감이 지극히 순하여 출입에 거칠것이 없다.
건문언초구에 이른바 "세상을 피해도 부끄럽지 않고, 옳음을 남들이 알아주지
아니해도 또한 부끄럽지 않아, 즐거우면 행하고 근심되면 어겨 그만둔다"와 같이
복괘는 동짓달괘(음 11월)로서 음이 극성한 때이다. 땅속에서 초목의 종자가 발아하는
모습이므로, 근본을 회복하여 새로이 시작하는 뜻이 있고, 군자도 천직지성으로써
행해 나아가되 밖으로는 유순히 대처하여 나아갈 때를 기다리는 것이다.
비록 한 양이 시생하는 때이나 밖은 한겨울로서 대지가 얼어붙은 상태이니,
경망하여 급히 서둘러서는 아니되고, 어려운 과정을 잘 이겨내 사람의 본성을
회복한다는 '극기복례'의 뜻이다.
* 관련된 괘와의 비교
1) 도전괘: 산지박
박괘 참조
2) 배합괘: 천풍구
복은 동지인데 반해 구는 하지(음 5월괘)에 해당한다. 모태속에 생명이 잉태되어
나오는 것이 복이라면, 자식이 성장하여 짝을 만나 사귀는 과정이 구괘라 할 수 있다.
3) 호괘: 중지곤
만물이 생하는 곳은 모체인 땅이며, 음이 극한 뒤에야 비로소 양이 생기기 시작하는
것이다.
4) 착종괘: 뢰지예
복은 땅속에 종자가 발아하는 상이고, 예는 싹이 땅밖으로 움터나온 상이다.
(본문강해)
복은 형하니 출입에 무질하야 붕래라아 무구리라.
반복기도하야 칠일에 래복하니 이유유왕이니라.
1) 복은 형통하니, 출입에 병이 없어서 벗이 와야 허물이 없으리라. 그 도를
반복해서 칠일에 와서 회복하니, 갈 바를 둠이 이로우니라.
복: 돌아올 복, 회복할 복 질: 병들 질
2) 뜻풀이: 복은 양이 생하여 자라기 시작하니 형통하고, 양이 점차 자라
나아갈때나 사라져서 들어옴에 병폐가 없어서, 벗이 와서 같이 자라 올라가면 허물이
없어지리라. 한 번 사라지고 한 번 자라나는 도가 끊임이 없어서, 일음이 생기기
시작한 구괘(5월 괘)로부터 7달만에 양이 시생한 복괘가 되니, 양이 자라 올라가는
것이 이로운 것이다.
#1 복괘는 밑에 있는 양이 위로 자라는데 있어서, 막힘없이 길이 잘 뚫려 있으니
형통하다. 또 하괘 진이 움직임에 상괘 곤이 이에 순하니 역시 형통하다.
#2 하괘를 도전한 간상련(문)에서 '출입'이 나온다.
#3 붕래무구: 붕은 곤삼절에서 나온다. 양이 입하는 때인 박의 때에는 밑에 있는
곤붕이 모두 소인이니 해롭지만, 이제 양이 출하는 복의 때는 위에 있는 곤붕이 모두
뜻을 같이한 군자의 상이니 '붕래무구'가 되는 것이다.
#4 '칠'은 만물을 이루는 성수라고도 하며, 산풍고괘의 "선갑삼일 후갑삼일"과
중풍손괘의 "선경삼일 후경삼일"에서 '갑이 경으로' 칠변하여 바뀌는 이치가
있다.(자세한 내용은 본 책의 산풍고괘 및 중풍손개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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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출입무질
출입무질: '출입'을 하늘의 운행으로 보면 양이 자라 올라가는 복, 임, 태, 대장,
쾌, 건까지가 '출'이고, 점차 사라지는 구, 둔, 부, 관, 박, 곤까지가 '입'이다. 이
출입하는 12괘 모두에 감중련의 '질'이 없으니, 출입무질'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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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하괘 진은 선천팔괘차서에 의하면 네 번째에 오고 후천팔괘차서도에 의하면 세
번째에 오니, 그 차서의 4와 3을 합하면 7수가 나온다.
단왈복형은 강반이니 동이이순행이라 시이출입무질붕래무구니라.
반복기도칠일래복은 천행야오 이유유왕은 강장야 새니
복애 기견천지지심호 뎌.
1) 단에 가로되 '복형'은 강이 돌아옴이니, 동해서 순함으로써 행함이라(동하되
순함으로써 함이라) 이로써 '출입무질붕래무구'니라.
'반복기도칠일래복'은 하늘의 행함이요, '이유유왕'은 강이 자라나는 것이니, 복에
그 천지의 마음을 볼진져!
2) 뜻풀이: 괘사에 '복형'이라고 한 것은 강(초구)이 돌아와 회복함이니, 하괘의
진하련으로 동하되 상괘의 곤삼절로 순응하여 행하므로 '출입무질붕래무구'인 것이다.
'반복기도칠일래복'이라고 한 것은 한 번 사라지고 한 번 길어지는 것을 반복하는
하늘의 운행을 말함이요, '이유유왕'이라고 한 것은 양강한 군자의 도가 장차
자라나는 것을 말함이니, 양이 이제 동하기 시작하는 복괘에서 천지와 만물을 생하는
기틀을 보는 것이다.
#1 복 기견천지지심호: 지일이란 하늘과 땅이 회전을 시작하고, 음과 양이 처음으로
변화하는 날이므로 복에서 천지의 마음을 본다고 하였다. '복회64괘원도'로 볼때도
복과 구가 추기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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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력과 천지운행
중국에서는 24절기에 해당하는 관을 만들어, 갈대를 태워 재를 그 안에 넣고 봉한
후 역시 봉해진 방안에 두고, 각 절기마다 그 절기에 해당하는 관이 천지의 기운에
의해 울려 터지게 하였다. 이를 관찰함으로써 책력과 천지 운행과의 차이를 알아
책력을 수정했다는 기록이 있다.
가령 동지에는 황종이 율이 울려 퍼지니, 땅위는 샘물조차 얼 정도로 춥지만, 범이
교미를 시작하며 땅 속의 지렁이 역시 교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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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왈뇌재지중이 복이니 선왕이 이하야
지일에 폐관하야 상려 불행하며 후불성방하니라.
1) 상에 가로되 우뢰가 땅 가운데 있는 것이 복이니, 선왕이 이를 본받아서
동짓날에 관문을 닫아 장사와 여행을 행하지 못하게 하며, 임금이 방소를 살피지
아니하니라.
폐: 닫을 폐 관: 관문 관, 빗장 관
2) 뜻풀이: 진하련 우뢰가 곤삼절 땅 속에 아직 미미한 상태로 동하고 있는 것이
복이다. 선왕이 이를 보고 양이 처음 생기기 시작하는 동짓날에 모든 움직임을
막아서, 아직 미미한 양의 기운을 기르도록 하는 것이다.
#1 하늘과 땅이 사귀어서 사람이 나오고, 이 사람이 다시 하늘과 땅을 도우니
천지인 삼재로써 병립하는 것이다. 하늘의 기운을 받고 태어났으니 하늘의 운행에
맞춰서 행동하는 것이 이치에 순하는 것이다. 이제 천지에 양의 기운이 미미할 때
사람도 이 기운을 잘 길러야 그 몸을 제대로 보존할 수 있는 것이니, 선왕이 이것을
알고 안정하고 있도록 령을 내리는 것이다. 즉 동지때 양의 기운을 길러야 한해를
건강하게 지낼 수 있는 것이다.
#2 '후불성방'은 임금이 사방을 시찰하며 백성을 살피는 것을 그만둔다는 뜻이니,
백성을 안정하게 하고, 자신도 역시 안정하여 양기를 기른다는 뜻이다. 한 양이 처음
나오는 절기는 동지이다. 하괘 진은 간이 거꾸로 놓인 상이니 '폐관'하는 것이고,
진의 여행자와 '후'가 곤읍안에 있으니 '불행, 불성방'이 되는 것이다.
초구는 불원복이라 무지회니 원길하니라.
상왈불원지복은 이수신야라.
1) 초구는 머지않아 회복함이라, 뉘우치는데 이르지 아니하니 크게 (선하고)
길하니라.
상에 가로되 '불원지복'은 몸을 닦음으로써라.
지: 이를 지, 다다를 지 수: 닦을 수
2) 뜻풀이: 박괘의 상구 '석과불식'한 것이 곤에 묻혔다가 이제 회복하여 '복'
초구가 되었으니, 머지않아 회복하는 것이다. 잘못이 있어도 바로 고쳐 회복하는
것이니, 뉘우치는데까지 이르지 않아서 크게 길하다. 불선을 보면 바로 고쳐서 오직
선을 좇을 뿐이니 이는 수신하는 도이다.
#1 공자는 이를 안자가 부활할 것이라는 내용으로 해석하였는데, 계사전에 다음과
같은 내용을 보아도 알 수 있다. "자왈 안씨지자ㅣ 기태도기호 져 유불선이면
미당부지하며 지지ㅣ면 미당복행야하나니 역왈 불원복이라 무지회니
원길이라하니라.(계사하 5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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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자의 인
안자의 인을 공자가 믿고 사랑한 내용은 다음과 같은 예에서도 알 수 있다. 즉
공자가 진찰에서 액운을 당해 7일을 굶다가, 자공이 갖고 있던 재화를 담보로
야인으로부터 쌀 한석을 얻었다. 안회가 자진하여 식사당번이 되어 무너진 집 아래서
밥을 하다가, 밥 한덩어리가 땅에 떨어진 것을 주어 먹었다. 자공이 이를 우물가에서
보고 음식을 훔치는 것으로 알고는, 공자에게 묻기를 "어진 사람과 청렴한 선비도
절개를 고칩니까?"라고 하며 안회를 책하자, 공자께서 "내가 안회의 어짊을 믿은지
오래 되었다. 반드시 곡절이 있을 것이다." 하시며 안회에게 물으니 "더러운 흙이
묻어서 그대로 담자니 깨끗하지 못하고, 버리자니 아까와서 제가 먹고는 그 만큼 제
밥그릇에서 덜어 다른 사람에게 주었습니다."라 하니 모든 사람이 감복하고, 그
의심을 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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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이는 휴복이니 길하니라.
상왈휴복지길은 이하인야라.
1) 육이는 아름답게 회복함이니, 길하니라.
상에 가로되 '휴복지길'은 아래가 어짊으로써라.
휴: 아름다울 휴 인: 어질 인
2) 뜻풀이: 육이는 음유하나 중정을 얻었고, 어진 군자인 초구와 상비관계이니 그
덕을 입어서 자신의 음유한 재질을 보충하는 것이다. 음유가 변해서 어진 도를
행하니, 아름답게 회복하는 것이고 길한 것이다. 상사에 '이하인야'의 '하'는 초구를
가리킨다. 즉 초구가 어질기 때문에 육이가 휴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1 육이가 동하면 태상절과 하괘 진하련의 크다는 뜻을 합하여 '미: 대양'가 되니
'휴'가 나온다.
#2 하괘의 진은 동방목에 배속되므로 '원형이정'의 사덕가운데 인에 해당한다.
육삼은 빈복이니 려하나 무구리라.
상왈빈복지려는 의무구야니라.
1) 육삼은 자주 회복함이니, 위태하나 허물은 없으리라.
상에 가로되 '빈복지려'는 의리가 허물이 없음이라.
빈: 자주 빈
2) 뜻풀이: 육삼은 부중, 부정하면서 진체의 극에 있고, 응도 비도 없으므로 불안한
자이다. 회복하는 때에 있으므로 선을 행하나 자주 그 마음이 바뀌니, 자주 회복하고
자주 잃는 '빈복'의 상이 되어 위태하고 불안하다. 그러나 양의 자리에 있어
회복하려는 마음으로 그러한 것이므로, 뜻이 허물이 있는 것은 아닌 것이다.
#1 진은 결조의 상이 있으므로 조급하게 움직이는 것이다.
#2 육삼이 동한 내호괘가 감이니 '려'가 나온다.
육사는 중행호대 독복이로다.
상왈중행독복은 이종도야라.
1) 육사는 중으로 행하되 홀로 회복하도다.
상에 가로되 '중행독복'은 도를 좇음으로써라.
2) 뜻풀이: 육사는 중은 못얻었지만 바름을 얻은 자이다. 또 유일한 양인 초구와
정응이 되니 비록 초구 양이 미미하여 크게 도움은 못받으나, 초구의 '반복기도'하고
'수신'하는 도를 좇아 혼자 회복하는 것이다.
#1 육사는 다섯음의 중앙에 위치하므로 '중행'이라 하였다.
#2 육사가 동한 상괘가 진으로 하괘와 같은 '도'가 되므로 '종도'이다.
육오는 돈복이니 무회하니라.
상왈돈복무회는 중이자고야라.
1) 육오는 돈독하게 회복함이니, 후회가 없느니라.
상에 가로되 '돈복무회'는 중으로써 스스로 이룸이라.
돈: 돈독할 돈 고: 이룰 고, 상고할 고
2) 뜻풀이: 육오는 중정한 덕으로 회복하는 때에 존위에 있으니, 능히 스스로
두텁게 회복하는 것이다. 초구는 '무지회'라고 하고 육오는 '무회'라고 한 것은,
초구는 생하고 생하는 인의 시작으로 아직 미약하여 후회에 이르지 않고, 육오는 인을
굳게 이룬 것이니 '후회'가 없는 것이다.
#1 '돈복'의 '돈'은 곤삼절의 후덕에서도 나오지만, 여기서는 육오가 동한 외호괘
간상련에서 나온다.
상육은 미복이라 흉하니 유재생하야 용행사면 종유대패하고
이기국이면 군이 흉하야 지우십년히 불극성하리라.
상왈미국지흉은 반군도야 새라.
1) 상육은 아득하게 회복함이라 흉하니, 재앙이 있어서 군사를 쓰면 마침내 크게
패하고, 그나라로써 하면 인군이 흉하여, 10년에 이르도록 능히 가지 못하리라.
상에 가로되 '미복지흉'은 인군의 도에 반함이라.
미: 아득할 미 재: 재앙 재 생: 재앙 생(인위적인 것) 패: 패할 패 극: 능할 극
2) 뜻풀이: 상육은 음유한 재질로 괘의 끝에 있고, '복'하는 초구 군자와 제일 멀리
떨어져 있어 아득하게 회복하는 것이니 흉하다. 음이 극성하게 되면 양과 다투게
되므로 스스로 재앙을 부르게 된다.
아득한 처지에서 전쟁을 하게 되면 패하는 것이고, 나라로써 말한다면 재앙이
인군에게까지 미치는 것이다. '미복'으로써 움직여 흉하다고 한 것은, 스스로 돈독히
회복하는 육오 인군의 도나 강이 회복되어 인을 쌓는 초구의 도에 반대가 되기
때문이다.
#1 상육이 동하면 간상련이니, 괘 전체의 상인 진하련의 큰길이 작은 길이 되어
'미'가 된다. 또 곤은 선미후득인데 상육은 곤에서 제일 앞선 자이므로 '미'가 된다.
상육이 동하면 괘 전체의 상이 이허중의 상이니 '행사'가 된다. 또 진의 왕도가 간의
소로가 되었으니 패하게 되고, 대도를 행하여야 하는 군도에도 반하게 되는 것이다.
#2 상육은 양이 다 자라서 올라간 쾌괘 상육의 '무구 종유흉, 종불가장야'와 뜻이
통한다.
#3 상괘가 곤이니 지수 10이 나오고, 이제 간으로써 그치게 하니 가서 바르게 하지
못하는 것이다.
* 춘추좌전점례
#1 복 성공 16년
진나라가 초나라, 정나라 연합군과 언릉에서 대치할 때 진려공이 서하여 복괘를
얻었다. 사관이 말하기를 "길합니다. '남쪽 나라가 쭈그러지고 그 나라 왕에게 화살을
쏘아 그 눈을 맞힌다'라고 점사에 나왔습니다. 나라가 쭈구러지고 왕이 부상을
당하니, 패하지 않고 무엇을 기다리겠습니까? 공께서는 공격하십시요."(복은 양이
자라나는 괘이다. 양의 기운은 자방(복)에서 일어나 남쪽으로 행하여 음을 밀어낸다.
남쪽나라의 세력이 쭈그러지면 리(후천팔괘에서 리가 남방이다)가 그 허물을 입게
된다. 진은 제후가 되고 리는 눈이 되며 화살이 되는데, 양기가 급히 남으로 행하는
것이 화살의 상이 되므로, 그나라 왕이 화살을 눈에 맞는 부상을 입는 것이다.) 이
말을 듣고 공격을 하자, 여기가 화살을 쏘아 초나라 공왕의 눈을 맞추고, 자신도 그
보복으로 화살에 맞아 죽었다.
#2 복지이(복괘 상육효가 동함, 서는 하지 않고 주역의 경문만 예로 들음)
양공 28년
초나라 겸왕이 덕을 닦지 않고 주변의 약소국들을 지배하는데 힘쓰자, 정나라
군주의 명으로 초나라에 예물을 바치러 갔다가 돌아온 유길이 복명하기를, "복괘
상육에 '미복흉'이라 했는데, 이는 초나라 강왕과 같은 사람을 두고 하는 말입니다.
다시 패자가 되려고 하나, 그 근본을 버리니 복귀하려고 해도 방도가 없습니다. 이를
일러 '미복'이라 하니 어찌 흉하지 않겠습니까?"라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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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강절'과 천지지심호
소강절 선생이 지은 복에 대한 두편의 시를 소개하면,
1. 동지는 자의 반이요 / 하늘의 중심은 바뀌지 않음이라
한 양이 처음 나는 곳이요 / 만물이 나기 전이라
현주는 담담한 맛일때요 / 대음은 소리가 희미함이라.
이말을 믿지 못하거든 / 복희씨를 다시 청하여 물으라
#1 동지: 복괘에 해당하며, 1년의 자월에 해당하고, 하루중 자정에 해당한다.
#2 현주: 익히지 않은 술 포의: 복희씨
#3 동지는 자지반이라는 뜻으로, 1원을 12회로 나눌 때 자회의 중간에서 한 양이
생겨나 자라기 시작한다는 뜻이다. 또 괘로는 복괘며, 1년으로는 동짓달, 하루에는
자정을 뜻한다.
2. 눈귀 밝으니 남자의 몸이요 / 하느님이 주셨으니 가난치 않음이라
월굴을 더듬으니 물건을 앎이요 / 천근을 밟지 못하면 어찌 사람인가/
건과 손이 만남에 월굴을 봄이요 / 땅과 우뢰가 만나는 곳에 천근을 봄이라/
천근과 월굴이 한가로이 오가니 / 36궁이 모두 봄이라
#1 천근: 하늘의 뿌리, 인체로는 현장이요, 복희 64괘 방위상으로는 그 중심축의
아래뿌리인 지뢰복괘에 해당한다.
#2 월굴: 달의 굴, 인체로는 폐요, 복희 64괘 방위상으로는 중심축의 윗뿌리인
천풍구괘에 해당한다.
#3 천근월굴 간래왕:천근과 월굴사이를 즉, 하늘과 땅의 중심을 한가로이 오간다는
뜻으로 인체로는 신장과 폐의 사이를 기운이 오가며 단을 쌓는다고 볼 수 있다.
#4 36궁: 주역 64괘의 도전괘를 한괘로 치면 36괘가 된다. 주역 전체를 뜻하며
따라서 우주 전체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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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권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