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고향 선배님이 우리 복지관을 방문하였습니다.
제 방에서 커피를 마시면서 이런 이야기 저런 이야기 나누던 도중에
우리 초등학교 은사님께서도 서울의 장위동에 있는
장위종합사회복지관에서 관장님으로 재직하고 계신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선생님의 존함은 "조승록"선생님이라고 하시더군요~~~~
그런데, 저는 아무리 기억을 되짚어 보아도 전혀 생각이 나지 않는 것이였습니다.
분명히 지금 제 앞에 있는 선배는 저보다 1년선배이신데,
왜 나는 모를까???
분명히 선배는 초등학교 5학년때 공부를 배웠다고하는데~~~~
나는 아무리 생각을 해도 도무지 기억이 나지 않는 것이였습니다.
오직 기억나는 선생님은 나를 도둑으로 만들었던, 이재발선생님과
강항구선생님, 그리고 지금은 일산에서 중학교 교장선생님으로 계시는
권광준선생님밖에는 생각이 나지 않았습니다.
선배가 떠난 후 복지관의 연락처를 알아서 전화를 드릴까 말까 혼자서
많은 고심을 하였답니다.
전화를 드려서 혹시 나를 몰라보면 어쩌나 등등~~~~
한참을 망설이다 용기를 내어 수화기를 들고 전화를 드렸습니다.
"관장님 안녕하십니까 ?
저는 용인시서북부장애인종합복지관에서 관장으로 근무하고 있는 임형규라고합니다"
"예, 그러세요 반갑습니다"
"관장님 그런데, 사실은 제가 선생님 제자입니다"
"그래, 누구고 ? 이름이 뭐고~~~"
"선생님 아마도 기억에 나지 않으실겁니다.
세월이 40년이나 지났으니~~~~~"
"그래, 이름이 뭐꼬 ???"
"예, 저 임형규라고합니다"
"아이!!! 이 사람아 내가 왜 자네를 모르노 ???
자네집이 역앞에 있었잖나~~~"
"선생님 어떻게 저를 다 기억하시고 계십니까 ???"
"이 사람아 내가 왜 자네를 모르노~~~
자네 아부지가 누구누구고, 자네 엄머님 참 고생 많이 하신 분이고,
그리고 자네 위에 누나 있잖아~~~ 소아마비로
다리가 많이 불편 했었지~~~~"
"아이고 선생님 정말 고맙습니다.
저는 제자 자격도 없습니다
어떻게 40년 전의 일들을 그것도 제 이름까지 기억하시고~~~"
"이 사람아 정말 반갑고 고맙다
그래 자네 어머님 정말 고생 많이 하셨는데~~~
자네가 이렇게 훌륭하게 생활한다니 무엇보담
자네 어머님이 무척 좋아 하시겠구나~~~"
"예, 선생님 아직 우리 부모님 다 생존해 계십니다.
우리 어머님 정말 고생 많이 하셨죠?
시골 간이역앞에서 더우나 추우나 막걸리 장사를 하셔서
우리 5남매를 훌륭하게 키우셨죠"
"그래, 정말 자네 어머님 고생 많이 하신 분이다
살아계시는 동안에 잘 모시거라~~~"
"예, 선생님 꼭 그렇게 하겠습니다"
"그래 내가 빠른 시일안에 자네를 만나러 갈겠다"
"아닙니다. 선생님 제자인 제가 먼저 인사드리려 가야죠
조속한 시일 내에 제가 꼭 인사드리려가겠습니다"
"그래 고맙다. 정말 고맙다. 오늘은 자네가 내한테
큰 복음을 주었다. 빨리 한번 만나자"
"예, 선생님 건강하시고 뵐 때까지 안녕히 계십시요"
정말로 나는 이 세상에서 제일 부끄러운 제자랍니다.
나보다 연세도 많으시고, 기억력도 많이 안좋으실텐데, 제자가 스승님을
기억하지 못하고 있는데, 그 선생님은 제자가 여러 수 십만명이실텐데도
저를 또렷이 기억하고 계시는 모습을 보고 제 자신이 얼마나 부끄러운 사람인지~~~~
정말로 쥐구멍이라도 있다면 들어가 숨고 싶은 심정이였습니다.
과연 30년뒤의 내 자신이 지금의 선생님처럼 나를 따르던 직원들을 기억할 수 있을지~~~
정말로 부끄러운 하루이면서도, 선생님이 나를 또렷이 기억하시고 계신다는 사실에 한편으로는 너무나 행복한 하루였습니다.
다음주에는 아무리 바쁘더라도 시간을 만들어서 소중한 선물꾸러미를 들고
꼭 선생님을 찾아 뵈러 가야하겠습니다.
첫댓글 조승록 선생님의 함자는 저도 기억합니다..................... 지금 연세가 많으실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