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부작 자작단편소설 : 첫사랑 K (마지막회)
국방부 시계는 가만놔둬도 돌아간다 했던가. 제대 아니 소집해제.. 1991년 8월 1일. 복학을 앞두고 7개월간의 꿀맛같은 공백기간. 이때 운전면허도 따고 , 하고싶은거 실컷해봤다.
학점 1.78 선동렬 방어율. 뭐 어때 괜찮아... 두렵진 않았다. 남은 4학기동안 회복할수 있을것이다 다시 목표가 생기고 명분이 생겼다. 취업을 하고 자리를 잡아야했다. 면접을 제대로 보기위해서는 창피하지않게 학점관리 제대로 해야했다. 정말 열심히 했다. 빵꾸(F)난거 때우고 방학때 2학점을 더들었다. 복학하고 3-4학년때는 밥.잠시간빼고는 도서관에서 살다시피했다. 진작 그렇게좀 하지.
기자나 약사가 되는게 꿈이었는데.. 다 안됬다. 자존심이 상했다.
제약회사 사관학교 GC(Green Cross) 녹십자에 합격했다. 2달동안 연수원에 갇혀 스파르타식 교육을 이수했다 스피치.롤플레잉.제품지식.개척접근방법 ,영업분석 우수하게 통과했다.
인간 이동섭이는 워낙 수줍음에 낯가림에 세밀함을 넘어 최강 예민함의 극치다보니 연구소에서 현미경들여다보며 리포트쓰는 연구원. 아니면 교단에서 꼼꼼하게 아이들 가르치는교사. 어쩌면 그게 나에게 맞는 옷이었건만.. 세일즈입문 6개월간은 정말 힘들었다.
꾸물꾸물 나도 몰랐던 잠재된 또 다른 나. 제2의 자아가 꿈틀대기 시작하더니 순발력.분석력.융통성있는 화법. 개척스킬 제악회사 마케팅을 지배하기 시작했다. 나의 활동일지는 대표이사실로 모범사례로 올라가 하나의 좋은 표본으로 영업부에 지침이 내려오고
"야..! 이대리..! 바깥에서 가뜩이나 힘든데 나원참. 그렇게 잘났으면 출판사에 들어가던가 꼭 이렇게 해야겠어? 참 피곤한 새끼네"
"............"
반박도 대꾸도 반항도 아무것도 하지않았다. 먼저 태어났다고. 먼저 입사했다고. 선배로 인정하지 않았다.
'당신들도 이렇게 하라고. 똑같은 월급에 이건 반칙아냐?'
------
받으면 끊어지는 전화가 수십차례. 참다참다 "당신 뭐하는 사람이야?" 수십번의 반복끝에 저 멀리 들리는 낯익은 음성
" 나..K야. 잘지내니? 커피숍 건반 기억하지?"
첫 애마 슈퍼티코를 끌고 달려갔다
" 나 결혼해...마지막으로 얼굴보고 싶었어." 참 희안하다. 가면가는거지. 이제와서..
" 후회하지 않을 자신있어? " ".........."
보냈다. 보내야만했다. 아니 ...내가 도대체 어떻게 할수가 없었다.
--------
나는 점점 진화해갔다. 진급하면서 팀장으로 임명되며 여러 성공사례를 발표하며 회사의 핵심이 되어갔다 각성에 각성이 거듭되면 짐승이 되어간다 했던가.
십수년이 흘렀다. K가 생각이 났다. 첫사랑이라 스스로 명명지었던 K
보고싶었다. 어떻게 해보자는게 아니라 어떻게 변해갔으며 어떻게 지내는건지 막연하게 궁금했다.
KISLINE . CRETOP 대표적인 기업 사이트를 조회할수 있는 권한이 생겼다. 생년을 알고 , 이름도 알고 유아교육과라고 했으니 관련업종을 타고가면 흔적은 남아있을것이다.
적중했다...!
우연을 가장하고 만났다. 나.. 알고보니 연기를 참 잘하는 사람이었다. 나를보며 너무놀라 얼어붙은 K
퇴근하고 커피한잔 마시기로 했다. 심수봉노래 기가막히게 잘부르며 영화줄거리 들려주는걸 너무 좋아했던 K는 빡세고 전투적인 평택 어느 아파트 재개발 조합장... 투사가 되어있었다.
"난 주변인들에게 첫사랑은 너였노라 늘 자랑했었어"
"너는 무슨.....피식.."
K와 페스티발 첫번째만남은 신선하고 설레였고, K와 자취방 두번째만남은 책임지겠노라 했어야했고. K와 세번째만남은 차라리 아니 만남만 못했다.
피천득 소설 인연의 「아사코」처럼...
「끝」 |
첫댓글 잘읽었어요. 재밌네요.
픽션 + 논픽션 이네요...
쓰다보니 작가들의 고충이 이해됩니다
힘들었어요
다시는 소설 안씁니다.
대신 많이 읽어 주기로 했습니다
@테란 첫사랑과 가끔 연락해요...?
@골든타임
못합니다
아니
안합니다
@테란 첫사랑은 왜 안이루어질까...참 ^^
풋풋합니다~
인생 후반전도 풋풋하게 살려고
이러고 있습니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한참 놀았던
한 학기 겠지요
@자유
내가 괜한 얘길...ㅋ
(영화 따짜 너구리형사 버전)
피식~~~~
첫사랑은 안만나는거라라고.....
서로의 가정에 충실하자고...
나 만나면 자기가 이성을 잃을것 같다고....
ㅋㅋㅋㅋㅋㅋ
가정에 충실하시고
만나시면 되지요.
경아님께서 좋아하셨나보다 ㅋ
@테란 그런가봐요...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이루지 못한 사랑의 아쉬움???
@경아
남녀공학 가입시키세요
아마도 싱글이실겁니다 ㅎ
@테란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그랬으면 좋겠땅
기냥 확~~~~~~~~ㅋㅋㅋㅋ
@경아
꿈은 이루어 집니닷~!
저도 2학년때 사귀다가 80년 어수선할때 연애하는 것이 죄인듯하여
일방적으로 헤어진후 30년이 지난 2010년에 갑자기 그의 소식이 궁금하여
페이스북, 다니던 학교학과의 사이트를 뒤져 전화번호를 알아내곤 한번 통화후
끝이었다는 슬픈 이야기가 있습니다~^^
제일 마지막 말 공감되는 부분입니다.
한번 통화후 끝..
아~~그 심정 충분히 이해갑니다.
페이스북 찾으셨을때
얼마나 두근하셨을까요.
판도라의상자 라고 깨달았을때는
이미 물이 엎질러져 있었죠.
세번째는 아니 만났어야 했습니다
새벽에 문득 잠에서 깨어
카페를 뒤적거리니소설 한편이 떡!!
먼저 잼나게 잘 읽었네요~
덕분에 테란님의 과거도 슬쩍 엿볼수 있었구요~~
근데 첫사랑 다시 만나면 어때서요?
전 제 첫경험 이었던 그녀를 찾아
각종 SNS.카페.학교등등을 헤맨끝에
현재 미국에서 딸 낳고 잘 살고있는
그녀를 만나 요즘도 카카오스토리와
가끔 전화로 교류를 하는데 ㅎ
그녀가 한국왔을땐 데이트도 했었고
더 나이먹고 한국오면 같이 여행도
가기로 했는데 ~~
(이상한 오해는 마시고 단순 여행!!)
예뻣던 첫사랑의 추억 좋게 간직하고
나이먹을수록 잊혀지는 과거를 기억하며
같이 웃을수 있다면 좋은거 아닌가요
내가 이상한건가 ㅎㅎㅎ
재수시절 당시 명동을 자기학교의 캠퍼스라 여겼던 서울예전 고전무용과 그녀를 만나 같이 명동.종로.이태원 등지를 싸돌아다녔던 추억이 아련하네요
모 그 덕분에 걸국 재수 후 학교도 in서울
제일 꼬래비 학교를 들어가게 되었지만~
후회는 안합니다. 추억은 아름답고
행복했었으니까요~~
덕분에 저도 아련한 추억이 다시 떠올라 좋았습니다.쌩큐임다~~
그러게요..저는 그렇게 안됐네요.
인생은 필소굿님 처럼~!
Feel So 👍 Good
@테란 다시한번 오랜친구처럼 도전해 보심이 ㅎ
@필소굿
아뇨. 버스떠났습니다.
다음 버스 타던지
정류장을 옮기던지
여기서 자든지
@테란 에구 ~
그럼 촣았던 추억으로 간직하심이~
또 다음 버스는 곧 오니까요~~
@필소굿
네.....^^
그래서 소설이라는 핑계로
글이라도 추억할수 있었습니다
@테란 덕분에 저도 옛생각이 솔솔~~
고마워요~~
참참 22일날 USB ^^
@필소굿
예..! 기억하겠습니다
누구나 20대가 제일 화려한 시절이겠죠
저 또한 그랬고~
긴 글 읽지 못하는 성격이라
대충 ~
k와의 하룻밤 마이 아쉽네 ㅋㅋ
늘 마음속애 있는 사람
세월지날수록 한번 보고 싶겠지만
마음속애만 담고 만남은 노우~
4부작 논픽션 단편소설 잘 읽었어요 ㅎㅎ
픽션이 절반이상이란건 비밀 ㅋ
피천득의 아시코는 지상진리라니깐
긴 글 힘들면
다음엔 시 한 수 써줄게
스무자 면 충분하겠지..?
@테란 좋지 ㅎㅎ
소설같은 실화 잘 읽었습니다.
테란님 이제 기회가 오면
잘 하실거예요.
호락호락하지 않은 제약업계영업을 성공하셨으니
제2막의 인생도 성공하실거라 믿어요.
전투잘마치고 퇴근합니다
주신격려로 열매 잘 영글도뢰 하겠습니다
너무 재미있고 다음내용이 궁금해서
1부부터 4부까지 단숨에 읽었네요..
재미있게 감상 잘했습니다
출간해도 될듯요...
재밌게 읽으셨다니 다행입니다
반픽션 써놓은거
댓글놀이하다 올리게 되었습니다.
다른 테마로 요즘 구상중인데
아직 감이 안옵니다.
출간은 어휴. 아닙니다.
그저 좋은 취미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