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는 15일 태백 고원3구장에서 열린 제46회 추계대학축구연맹전 조별리그 9조 1차전에서 장성재(2학년), 명준재(3학년), 이민규(4학년)의 릴레이포로 홍익대에 3-0 완승을 거뒀다. 지난 시즌 선문대에 져 8강에 만족했던 고려대는 공-수에서 흠잡을 곳 없는 경기력을 펼치며 강팀의 저력을 입증했다. 17일 영원한 라이벌 연세대 전에서 최소 무승부만 기록해도 36강 진출이 확정된다.
당초 이날 경기는 전반 초반부터 팽팽한 접전이 오갈 것으로 점쳐졌지만, 의외로 승부는 싱겁게 흘러갔다. 고려대는 적극적인 공간 압박과 빠른 패스웍을 앞세워 홍익대의 수비라인을 거세게 몰아붙였다. 명준재와 이은성(2학년) 등이 활발한 포지션체인지로 상대 수비를 끌어냈고, 수비라인은 안정된 경기운영과 적극적인 협력수비로 상대 패스 게임을 완벽하게 틀어막았다.
홍익대는 빌드업 과정에서 잔실수로 흐름이 끊기면서 답답함을 지우지 못했다. 최전방 차민승(4학년)과 2선 배지훈(2학년), 안태현(3학년) 등이 상대 진영에서 겉도는 모습이 많았다. 고려대는 전반 20분 발목부상으로 교체된 김종철(1학년) 대신 유니버시아드 대표에 다녀온 이상민(2학년)을 투입하며 공격 템포를 끌어올렸다. 활동량이 많고 슈팅력 등이 탁월한 이상민을 투입해 좀 더 유기적인 플레이를 노렸다.
고려대의 교체 카드는 절묘한 타이밍에 들어맞았다. 활발한 연계 플레이로 공세를 잃지 않던 고려대는 전반 30분 유창훈(1학년)의 패스를 받은 장성재가 아크 정면에서 오른발 슈팅으로 홍익대의 골문을 가르며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적극적인 공간 압박으로 상대 횡패스를 유도한 고려대는 전반 37분 상대 김선훈(3학년)의 패스 미스를 가로챈 명준재가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절묘한 오른발 슈팅으로 추가골을 뽑아내며 승기를 잡았다.
수비 집중력 결여로 2골을 허무하게 내준 홍익대는 후반 시작과 함께 김혜성(1학년)과 황재성(2학년)을 투입하며 수비 밸런스 안정을 꾀했다. 그러나 후반 1분 아크 왼쪽에서 이승현(2학년)이 마음먹고 찬 왼발 슈팅이 골키퍼 임민혁(2학년)의 선방에 가로막히며 절호의 찬스를 놓쳤다. 고려대는 빠른 원-투 패스로 볼 점유율을 높이며 홍익대 수비라인을 집요하게 공략했다. 명준재와 이은성 등의 경쾌한 움직임과 장성재와 이상민 등의 볼 배급이 조화를 이루며 주도권을 유지했다.
결국, 고려대는 후반 25분 오른쪽 측면을 파고든 이상민의 크로스를 문전으로 쇄도하던 이민규가 오른발로 침착하게 마무리하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홍익대는 후반 26분 부진한 경기력을 보인 배지훈을 대신해 슈팅력과 움직임이 좋은 최병찬(1학년)을 투입해 만회골 사냥을 꾀했지만, 곧바로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안태현의 오른발 슈팅이 골문을 살짝 벗어났다. 2분 뒤 최병찬의 오른발 슈팅도 불발로 그치는 등 마무리의 정교함도 아쉬웠다.
3골차 리드에도 고려대의 공세는 계속됐다. 허용준과 이민규(이상 4학년) 등이 최전방과 측면을 가리지 않고 폭넓은 활동량을 자랑하며 상대 수비라인을 곤혹스럽게 했다. 추가골을 올리지 못한 것만 제외하면 공격 작업은 군더더기가 없었다. 수비에서도 정교한 라인 컨트롤과 안정된 빌드업 전개로 상대의 반격을 적절하게 차단하는 등 빈 틈을 찾아보기도 어려웠다. 고려대는 공-수에서 압도적인 경기력을 펼친 끝에 첫 단추를 순조롭게 뀄다. 최근 1-2학년 대회 우승을 거머쥔 홍익대는 고려대에 완패를 당하며 36강 진출의 빨간불이 들어왔다.
▲15일 오전 10시 고원도시 강원도 태백시 고원 1구장에서 공식 개막경기로 열린 '제46회 추계대학축구연맹전' 1조 1차전 디펜딩챔피언 선문대와 호원대의 경기에 앞 서 양 팀 선수들이 대회관계자들과 함께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 K스포츠티비
그 와중에 선제골의 몫은 선문대였다. 선문대는 후반 20분 왼쪽 측면에서 임규상(3학년)의 프리킥이 문전으로 흐르자 이를 받은 이혁주가 페널티지역 정면에서 오른발 슈팅으로 호원대의 골망을 가르며 기세를 올렸다. 이후 선문대는 해결사 탁우선의 스크린플레이와 이혁주, 이광민 등의 2선 침투로 호원대의 '스위퍼 시스템' 타개에 나섰지만, 세밀한 마무리가 아쉬웠다. 호원대는 김진서(3학년)의 포스트플레이를 앞세워 선문대에 맞불을 놨지만, 별다른 소득을 얻지 못했다.
남은 시간 두 팀의 육탄전은 더욱 불을 뿜었다. 숨겨놨던 '패'들을 꺼내들며 전열 재정비에 나섰지만, 서로의 수비벽은 두터웠다. 끝날 때까지는 끝난 것이 아니라는 말처럼 선문대의 승리로 끝날 것 같던 경기는 호원대의 빠른 역습에 의해 뒤집어졌다. 호원대는 후반 추가시간 황재혁이 오른쪽 측면에서 단독 드리블 뒤 내준 절묘한 땅볼크로스를 윤성용이 페널티지역 정면에서 오른발 슈팅으로 동점골을 뽑아냈다. 임팩트와 볼 터치 등 모든 면이 깔끔했다. 최근 1-2학년 대회 3위로 상승 무드에 있던 호원대는 첫 경기부터 '태백 극장'을 연출한 반면, 선문대는 다 잡은 고기를 놓치며 희비가 갈렸다.
올 시즌 U리그 1권역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4조 한라대는 도깨비팀 예원예술대에 4-0 완승을 거두며 기분좋은 출발을 열었다. 한라대는 짜임새 높은 경기력으로 예원예술대의 기동력 축구를 잠재우며 승리의 함박웃음을 지었다. 춘계연맹전에서 16강에 오른 예원예술대는 한라대에 충격적인 완패를 당하며 36강 진출에 비상이 켜졌다. 대구대는 조선이공대에 2-0으로 승리하며 승점 3점으로 첫 단추를 무난히 뀄다. 대구대는 얇은 선수층에도 특유의 조직 축구로 조선이공대를 돌려세우며 자존심을 지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