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3-성격장애-자기애 성격장애와 경계선적 성격
1. 성격장애
인간사회에서는 자기와 관계하는 상대가 어떤 사람인가하는 것을 자기 입장에서 평가한다. 자기의 기호나 사회의 규범에 비추어서 좋은 사람이 되거나 나쁜 사람이 된다. 개인 뿐 만 아니라 단체, 학교, 회사 등 인간이 있는 곳에서는 사람의 평가가 행해진다. 그러나 그러한 평가는 평가하는 사람의 기호, 사정, 필요성, 입장 등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 당연하기 때문에 평가자가 바뀌면 그 평가도 달라지기 마련이다. 제 눈에 안경이란 말이 있다. 인간의 평가는 극히 일부의 측면만 보다가는 평가자와 평가받는 사람의 상관관계로 되어버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말하자면 어떤 인물에 대한 평가는 평가되는 사람의 책임에 속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평가되는 측의 마음을 반영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그러나 정신의학이나 심리학에서 어떤 사람의 인물특징을 생각할 때에는 일반사회에서 일어나는 것과 같은 기호, 사정 등 진단자의 주관에 의해 변화하는 것이 되어서는 안 된다.
정신의학이나 심리학에서는 인물특징을 성격, 또는 인격과 같이 객관적으로 이해하려고 한다. 그러면 정신의학 또는 심리학에서 성격이란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살펴보자. 심리학은 그 옛날, 천체관측의 결과의 개인차를 규명하는 필요성에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같은 물건을 보더라도 사람의 인식에는 차이가 있다는 이야기이다. 그러나 심리학은 그 후 인간의 개개 심리현상이나 심리기능 또는 행동의 연구를 주로 하면서도 인간 개인 또는 집단의 전체상을 밝히는 것에는 큰 관심을 두지 않았다. 임상심리분야에서 성격연구가 꽃을 피웠다. 과거에도 그러한 것처럼 지금도 성격에 대한 이해는 정신의학 속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정신의학에서 성격이 문제가 될 때, 다음과 같은 3가지 경우를 생각할 수 있다.
첫째, 어떤 사람의 지각, 감정, 판단, 언어, 행동이 이상이라고 생각될 때 그것이 질병으로 인한 것인지 아니면 성격이 하나의 표현인지 하는 것을 구별을 필요로 하는 경우이다. 질병인가 성격인가를 구별하는 데는 이상의 정도가 매우 강하면 질병으로 이해되는 경우가 일반적이나, 무엇보다도 그 이상의 어느 시기에 갑자기 일어난 것인가가 문제가 된다. 보통은 불연속성이나 보이면서 질병, 연속성이 인정되지 않으면 성격이라 이해된다. 그러나 이러한 구별은 반드시 쉬운 일은 아니다. 근래 많이 논의되고 있는 경제성 성격장애는 오래 동안 ‘정신분열병의 허신경증형’으로 이해되어 왔다. 성격장애로서 인정되고 있는 오늘날에는 일부에서는 울병과의 관련을 주장하는 학자들도 있다.
둘째, 어떤 질병이 일어나기 쉬운 것으로서 성격론이 논의되는 경우. 크레취머(Kreschmer)의 분열증이나 순환질은 정신분열증이나 우울증과 긴밀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이해되고 있다. 병전성격이라고 불리는 것이다. K. Schneider가 신경증이란 개념을 받아들이지 않고 이상성격반응이라는 생각을 제창하고 있는 것도 성격을 질병으로 이끄는 병균 또는 본래 상처받기 쉬운 비정상적인 표현형으로서 이해하고 있음을 말해준다.
셋째, 성격형성의 요인을 문제로 하는 경우이다. 성격의 형성에는 유전, 영유아기부터 경험, 직업적 역할 등이 관련되어 있다. 유전 또는 생물학적인 소인이라는 관점에서 성격을 논한 것으로는 이미 앞장에서 보아 온 크레취머의 체형과 성격, W. H. 쉘돈의 내분비선이론 또는 K. Schneider의 질병분류론적 입장에서 본 성격론 등이 있다. 이들 생물학적 요인을 성격의 가장 심층을 형성하는 것일 것이다. 그와 반대극 또는 가장 표층을 형성하는 것은 사회적 요인으로 볼 수 있다. 정신분석문화론학파로 불리는 사람들이 밝힌 일군의 성격이다. K. Fromm의 유명한 시장적 성격, 수용적 성격, 착취적 성격, 축척적 성격, 생산적 성격 등이 K. Horney의 애정, 의존, 공격, 회피 등의 유형이다. 또, 성격의 중간층을 중시하고 있으며, 정신발달장해를 규명한 정신분석학적 성격론은 S. Freud나 K. Abraham에 의해 분명해졌으며, 이를 확장시킨 E. Erikson의 인생주기론이 있다. W. Reich의 충동성격, 공격성격, 수동적성격 등의 분류도 성욕동의 방어라는 입장에서 이해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대상관계론의 입장에서는 M. Klein(1882-1960)의 분열, 망상 등의 분류와 W. R. Eairbain의 분열요인 등에 대한 이해가 있다. 나아가서 정신분석학적 자아심리학에서는 방어기제론이 있다.
2. 자기애 성격장애
첫째, 자기애란 무엇인가?
그 성격에 있어서 자기애적 특징이 현저하며, 그 결과 장기간에 걸쳐 사회생활상 부적응이나 개인적인 수준에서의 고민과 같은 평범한 영역에서의 장해를 일으키는 성격장애를 말한다. 이에 대하여 여기서 말하는 자기애란 어떤 의미인가? 자기애란 나르시시즘(narcissism)이란 말의 우리말이다. 이 나르시시즘이란 말은 수면에 비쳐진 자기모습에 연모한 나머지 물에 빠져 죽어, 그 후 수선화가 된 청년 나르시수스(Narcisus)신화에서 유래되었다. 정신의학과 특히 정신분석에서 프로이드(Freud)는 이 용어를 본격적으로 도입했으며, 그는 자기애를 ‘심적 에너지가 자기를 향해있는 상태’, 예를 들어 ‘자기 자신이 오직 관심을 쏟아 타인을 무시하는 것’ 등을 총칭하고 있다.
프로이드 이후 자기애란 말이 문맥가운데 여러 가지 뜻으로 사용되어왔기 때문에 매우 애매한 말이 되었으나 대체로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1)임상적으로는 자기 자신의 신체를 성적 대상으로 취급하는 성도착에 자기애를 사용한다.
(2)발달단계의 하나로서 ‘아직 외적 대상과 관계를 갖지 않고 자신에게 성적에너지(리비도)가 향해 있는 것’같은 시기를 자기애단계라고 하며, 인간이 그렇게 되고 싶은 자기상을 부분적이든, 전체적이든 대리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3)자기 자신에 자기애적으로 에너지가 주어지면 자기에 대한 긍적적인 감정이 강하게 된다. 즉, 자신감, 자존심이 높아지게 되는데, 관점에 따라 자기중심적으로 된다고도 말할 수 있다
(4)유아적인 사고형식, 예를 들어 ‘무슨 일이든 간에 생각한대로 된다.’고 하는 ‘만능적사고’나 ‘비현실적이고 마술적사고’를 표현하는 것으로서 사용한다.
이들 문제 이외에 프로이드는 정신 병리학에 있어서 전이신경증과 자기애 신경증과를 구별하였다. 전자는 전형적인 분석요법이 가능한 정신질환이다. 후자는 이와 같은 안정된 관계를 만들 수가 없다. 오직 관심이 자기애로 향하고 있는 것과 같은 정신질환으로 전형적인 것은 정신분열병이다. 청년 ‘나르시수스’의 이야기에서 볼 수 있듯이 자기애란 말은 때대로 부정적으로 사용되는 측면이 있다. 특히 합리적 자아나 개인의 자립을 중요시하는 유럽문화에서는 그와 같은 경향성아 강한 것 같다. 그러나 자기애는 심적 에너지가 자기에게로 과잉으로 향하여 외계의 대상에는 조금 밖에 주어지지 않고, 그 결과 미숙한 인간관계 밖에 이룰 수 없는 경우에서만 병적이다. 오히려 자기애가 자기 자신의 구조적 안정성이나 정리를 지원하여 자기를 지키고, 자아의 성장을 촉진시키는 의미에서는 건강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둘째, 자기애 성격장애의 임상상이다. 지금 세계에서 자기애 성격장애로 진단되는 10대 소년 소녀가 증가한다. 그들은 자기의 이상과 현실간의 불일치에 대하여 갈등을 느끼면서 발생된 에너지를 현실적, 그리고 견실한 노력으로 바꾸지 못하고 심하게 상처받으며, 오직 자기본위적인 자기애적 만족(무기력, 자폐, 자기의 신체를 완벽하게 지배하고자 하는 섭취장애, 자기를 인정해주는 상대를 찾아 비행집단에 들어가는 것 등)을 구하는 것과 같은 취약성이 있다. 그러므로 그러한 경향과 고학력사회, 한두 명 가정의 증가, 자기중심적으로 인간관계가 적은 사회, 이러한 최근의 동향과의 관련이 많은 연구자들에 의해 시사되고 있다.
자기애적 성격장애를 가진 사람(이하, 자기애라 함)의 임상적 특징은 다음과 같다
(1)내적으로 불안정함에도 불구하고 외견상 극히 정상이다
(2)그들은 자신에게 있어서 훌륭한 이상적인 자기상(과대자기)을 품고 자기는 타인보다 우수한 능력이 있거나, 특별하다고 생각한다.
(3)이와 같은 외견의 배후에서는 그들은 쉴 새 없이 심각한 불안정이나 불안을 경험하고 있으며, 그 때문에 본질적으로는 타자 의존적이다
(4)그들은 질투, 선망이 매우 강하고, 자기가 가지고 싶은, 성취하고 싶어 한다
(5)자기긍정감이나 자존심이 높은 감각을 일정기간동안 유지할 수가 있다
(6)자기애 사람은 자기에게 향한 비난이나 비판에 대하여, 분노, 증오를 갖고 굴욕감이나 낙담을 경험한다.
(7)타인에 대한 평가가 이상화와 경시 사이에서 극단적으로 흔들린다.
(8)자기애 사람은 과대한 자기상을 묘사하고 그와 같은 공상적인 생각의 세계에 빠지며, 타인과 관계를 갖는다하더라도 그것은 자존심을 유지하기 위해서 사람을 이용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3. 경계선적 성격
경계성적 성격의 특징은 살펴본다. 경계를 뜻하는 borderline란 말은 경계의, 경계상태 등으로 사용되며 신경증과 정신분열증 중간상태에 있는 환자나 신경증으로나 분열병으로 결정하기 힘든 병상을 의미한다.
이렇게 애매하고 분명하지 못하였던 것이 1967년 미국의 정신분석의 Kernberg는 증상면의 특징보다 성격의 모습에서 그 특징을 중시하여, 다음과 같은 2가지 사항이 인정될 때에 이것을 경계성 성격구조라고 불렀다.
첫째, 대상과의 관계의 모습이 미숙하고 부분적인 대상과의 관계를 가질 수 없는 것, 예를 들면 어머니(대상)에게는 좋은 면도 나쁜 면도 있는데, 이양면을 병행시킨 어머니와의 관계를 맺을 수 있는 것이 성숙한 어른의 관계(전-대상관계)인데, 경계선적 성격의 대상자는 그 한 면만을 관계(부분적 대상관계)맺을 수 있지만, 어머니가 다른 면도 있다는 것 등은 상상도 할 수 없다. 이렇게 어머니의 나쁜 면만을 관계하는 경우에는 어머니는 애정이 없고, 냉담할 뿐, 자기를 이용하고 있지는 않을 까하는 부당한 피해의식이나 적의감을 갖는 결과를 초래한다. 둘째, 자아의 방어기제의 발달이 미숙하고 통상적으로 억압이 중심이 되는 것에 비해 보다 원시적인 부인, 분열, 투사 등이 주력이 되어 있는 경우다. |
증상은 8가지 항목으로 미국에서 경계선적 성격구조의 카테고리를 들어 살펴본다.
①충동적으로 자기를 자해하는 경향이 있다. 그것이 언제 나타날지 예측할 수 없다. 예로서, 낭비, 도박, 약이나 알코올 남용, 도둑질, 과식, 자해, 성적비행 등이다
②대인관계 불안정, 격하기 쉽다. 상대에 대한 태도가 변화하기 쉽다. 과소평가, 상대를 자기 목적을 위해 교묘히 조종한다.
③격분하기 쉽다. 분노를 통제할 수 없다. 가끔 간질을 일으킨다.
④아이덴티티의 장해, 자기 아이덴티티의 혼란, 생활의 목표나 직업선택 또는 가치관 등에 대해서 확신이 없다
⑤감정이 불안정하고 쉽게 우울, 초조, 불안상태에 빠진다.
⑥고독에 견디는 능력이 결여되어 고독할 때 우울감을 겪는다.
⑦신체 면에서 자해행위가 나타난다.
⑧만성적인 공허감이나 권태감이다.
경계성적 특징의 또 한 면은 스스로를 고립(성격, 인간관계)시킨다. 경계성 성격구조를 가진 사람의 성격상을 보다 구체적으로 언급하여 인간관계의 문제 속에서 가장 명백하게 나타나기 때문에 경계 성격구조를 가진 사람의 인간관계를 8가지로 나누어 본다.
①인간관계가 불안정하다. 친구, 선배, 가족 등과의 관계 그때의 기분이나 감정에 의해 동요되기 쉽다. 상대를 극히 존경하여 가까이 간다고 생각하면 하찮은 일로 화를 내고 상대를 무가치한 것으로 알고 실망, 증오하기도 하고 피해감을 품기도 하고 쉽게 상대로부터 멀어진다.
②자신의 목적을 위해 타인을 일방적으로 이용하려고 한다. 타인이 자신의 원망이나 목적을 만족시켜주기 위해서만 존재하고 있는 것으로 착각해 버리기 쉽다. 자신의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면만을 상대와 관계를 맺으려 한다.
③사람의 마음을 교묘히 조종한다. 이 유형의 사람과 사귀고 있으면 지금까지 친했던 친구에 대한 불신, 경쟁심, 분노와 같은 감정에 점차 단교해 버리고 마는 경향이 온다.
④다른 사람과 친밀하게 되지 않는다. 확고한 자기가 확립되지 않아 친밀하게 되는 것을 두려워한다. 친밀한 윗사람이 있으면 자기를 삼키려는 불안감에 싸여 불안하다
⑤욕구불만을 참을 힘이 결여되어 있다. 하찮은 것에 화를 내고 폭발하기 쉽다. 가족이나 친우에게 충동적으로 성을 발산하거나 욕설을 하거나 험담을 하여 폭력을 휘둘리는 일이 많기 때문에 주위사람들과 싸움이 끊일 날이 없다
⑥행동화 경향이 강하다. 분노나 슬픔 불안 등을 심리적인 문제로써 내적으로 처리하는 능력이 결여되어 있다. 대신에 외적인 행동으로 치달아 안일하게 발산해 버리려고 한다.
⑦자기파괴행동이 강하다. 어떤 욕구불만의 계기로 손목의 정맥을 찌르거나 약물, 알콜에 빠지거나 도둑질하기도 하고 성적비행을 저지르는 등의 경향이 강하다.
⑧내적인 공허감에 지배되어 자기는 살아도 별 볼일이 없으며 무의미한 존재이고 누구하고도 관련되어 있지 않다거나 마치 우주에 떠 있는 것 같은 공허감이 있다.
이와 같은 특징이 경계성 성격인데 이러한 예는 현대의 젊은 세대 또는 청소년 간에도 흔히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