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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앞으로 가는 길에 산세가 험준하고 수목이 총잡하니 조조가 물어,
“예가 어디냐.”
좌우(左右) 여쫘오되,
“오림이오.”
조조가 말 위에서 손뼉치며 대소하니 제장이 물어,
“여보시오 승상님, 장졸을 다 죽이고 가는 터에, 무슨 좋은 일이 있어 저다지 웃으시오.”
조조가 대답하되,
“주유와 제갈량이 꾀 없음을 웃는다. 이러한 좁은 목에 눈먼 장수 하나라도 매복을 하였으면 ㉠우리들 남은 목숨 독 속의 쥐새끼지.”
이 말이 지든 말든 방포(放砲)소리 ‘퀑’ 복병이 내닫는다.
화광은 접천(接天)하고 고성(鼓聲)이 진지로다. 범 같은 일원 대장 호통하며 나오는데, 활면중이(闊面重耳)에 백옥을 깎았는 듯 눈망울은 물결 같고, 이어 허리, 곰의 팔에 황금 투구 녹포(綠袍) 은갑(銀甲) 장창을 비껴들고,
“이놈 조조야, 당양(當陽) 장판(長板) 큰 싸움에 상산(常山) 자룡(子龍) 내 재조를 네 눈으로 보았지야. 우리 군사 장령 모아 너 하나를 잡으려고 이곳 온 지 오래로다. 닫지 말고 창 받으라.”
동에서 번뜻 서장을 베고, 남에서 번뜻 북장을 베며 번개같이 쫓아오니 조조가 혼비백산(魂飛魄散) 하마에 뚝 떨어져 주먹 쥐고 도망할 제, 따라오던 장수 군사 절반이나 다 죽이고 여간 남은 군장복색 하나 없이 다 뺏긴다. 장합(張郃)·서황(徐晃) 두 장수로 자룡을 대적하고 조조는 도망할 제, 동남풍은 끈지게 불고 검은 구름 뒤엎으며 급하게 오는 비가 동이로 퍼붓듯이 쭉쭉 쏟아지니 조조와 장졸 신세 갈수록 불쌍하다.
<중략>
조조가 정욱더러,
“우리 따라온 군사가 도합이 몇 명이냐.”
“백만 명이오.”
“모두 다 어디 가고 저것이 남았느냐. 갈 길은 아직 멀고 군사는 몇 없으니 화병 놈 밥할 틈에 군사 점고 하여 보자.”
“어디 점고할 것 있소. 나는 가리킬 게 승상님은 꼽아 보오. 여기 하나, 저기 하나, 모퉁이에 한 놈, 나무 밑에 한 놈, 부시 치는 놈 하나, 승상님 하나, 나 하나, 모두 일곱이오.”
“그럴 리가 있나. 앞에서 먼저 간 놈, 뒤에서 못 따라온 놈, 산곡에 숨은 놈, 촌려(村閭)에 노략간 놈, 응당히 많을 테니 대좌기(大坐起)하고 장호적(掌號笛) 하라.”
<중략>
군사들이 들어오는데 이것이 전장에 온 군사 뽄이 아니라 기사(己巳)·갑년(甲年) 기민(飢民) 뽄이로구나. 어린 작대안을 정욱이 펴 들고 차례로 부르는데,
“좌부(左部) 우사(右司) 전초(前哨) 일기(日旗) 일대장 공중쇠.”
기총이 옆에 서서 대답하여,
“물고요.”
“이대장 육두쇠.”
“물고요.”
“삼대장 무거쇠.”
“물고요.”
“사대장 허망쇠.”
물고 소리 장 하기가 기총도 무안하여 대답을 고쳐서,
“죽었소.”
“오대장 맹랑쇠.”
“그놈도 그랬소.”
“낭선수(狼筅手) 팔랑쇠.”
“아까 하던 말이오.”
“어따 이놈아, 쇠자 항렬은 다 죽었단 말이냐.”
㉡“적벽강 그 불 속에 무슨 쇠가 안 녹겠소.”
“장창수(長槍手) 장내두리.”
“예”
저놈이 들어오는데 한 다리는 절룩절룩, 한 팔은 들어 메고 부러진 창대 끌면서 애고애고 울며 온다. 조조가 반겨 물어,
“점고 시작한 지가 반일이 되었으되 대답하고 오는 놈 처음 너를 보았으니, 반갑기는 반가우나 울기는 왜 우느냐.”
“우는 내력 들어 보오. 적벽강에 뛰어 나다 이 다리가 부러지고, 오림에서 복병 만나 이 창을 뺏삽기에 창 아니 뺏기려다 팔과 창이 다 부러져, 창날은 빼어 가고 창대 꺾어 버리기에 짚고는 왔소마는, 내 신세를 생각하니 모진 목숨 아니 죽고, 설령 고향 갈지라도 병신되기 원통한데 만일 복병 또 만나면 내 꼴이 어떻겠소. 그 생각하고 우오.”
조조가 복병 소리 싫어하여,
“방정스런 주둥이로 복병 소리 왜 하는고.”
㉢“승상님은 유복하여 저 꼴이 되었나 보오.”
“등(藤)채 수성(守成) 가토리.”
“예.”
저놈이 들어오는데 고개 뒤로 딱 젖히고 배를 앞으로 쑥 내밀고 느짓느짓 걸어와서 조조 앞에 절한다고 입으로,
“절이오.”
하고 배만 쑥 내미니 조조가 꾸짖어,
㉣“이놈, 그 절 뽄을 어디서 배웠느냐.”
“적벽강에서 난 절이오.”
“누가 절을 가르쳤노.”
“선생 없이 자득이니 절 내력 들어 보오. 적벽강 화염(火焰) 중에 몸을 뛰어 도망할 제, 군복 뒷자락이 불에 타는 것을 어떻게 겁냈던지 아무런 줄 모르고서 주먹 쥐고 한참 가니, 고개 뒤로 잣당기고 맛난 내가 나기에 함께 오는 사람더러 자세히 보라 한즉, 등덜미가 다 익어서 힘줄이 다 오그라져 빨끈 잦혀 놓았으니 앞으로 숙이기는 죽어도 할 수 없소.”
조조가 의사 내어,
“이번은 앞자락에 또 불을 질렀으면 가슴에서 잡아당겨 절로 꼿꼿하여지제.”
“의사 참 영웅이오.”
<중략>
“궁노수(弓弩手) 두팔잡이.”
“예”
요놈은 들어오는데 아무데도 상처 없고 매우 덤벙여,
“이놈, 너는 무슨 재조 몸이 저리 성했느냐.”
저놈이 장담하여,
“팔십삼만 되는 군사 게 하나 쓸 것 있소. 모두 나와 같사오면 일생해도 치패(致敗) 없지.”
조조 반겨 급히 물어,
“어찌하면 그러하냐.”
“남들 한창 싸움할 제 모퉁이나 바위 틈에 가만히 숨어 앉아 구경을 실컷 하다, 호궤령(犒饋令)이 내리거든 살짝 나와 얻어먹고 얻어먹고 하였으면 평생 제 몸 치패 없지. 설령 승전한다기로 승상이나 좋으시지 우리 같은 군사들이 무슨 큰 재미 보자 물인지 불인지 불계사생(不計死生)하고 왈칵왈칵 달려들어. 못된 놈들이제.”
㉤조조가 또 웃어,
“네 몸 하나 아끼기는 물 샐 틈이 없겠구나.”
-작자 미상, 「적벽가」-
1. 위 글의 ㉠~㉤에 대한 설명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은 조조가 주유와 제갈량이 매복하고 있을 리가 없다고 생각하며 말한 부분으로, 뒤따르는 내용 중 매복한 적에 의해 조조가 쫓기는 장면을 염두에 두고 본다면 조조의 어리석음이 드러나는 대목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앞으로 벌어질 사건에 대한 조조의 불길한 예감을 드러내는 것으로 볼 수 없다.
① ㉠: 앞으로 벌어질 사건에 대한 조조의 불길한 예감을 드러낸다.
② ㉡: 전쟁으로 인해 많은 군사들이 죽은 것에 대한 안타까움을 드러낸다.
③ ㉢: 반어적 표현을 통해 조조에 대한 불만을 드러낸다.
④ ㉣: 전쟁의 상황에서도 절하는 모습을 문제 삼는 것을 통해 조조의 허위의식을 드러낸다.
⑤ ㉤: 군사를 꾸짖어야 하는 상황에서 웃는 모습을 통해 조조의 무능력함을 드러낸다.
2. <보기>는 위 글의 장면을 도식화한 것이다. [A]를 참고하여 이해한 것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⑤
Ⓒ′는 “네 몸 하나 아끼기는 물 샐 틈이 없겠구나.” 라고 말하는 조조의 반응을 가리키는 것으로 이를 통해 바람직한 지배 계급의 모습을 암시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조조는 장수로서 전쟁의 상황에서 싸우지 않고 몸을 피한 군사를 꾸짖는 것이 마땅함에도 불구하고 꾸짖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① Ⓐ, Ⓑ를 통해 군사들이 부상당한 경위를 구체적으로 묘사함으로써 전쟁으로 인한 민중의 고통을 고발하고 있다.
② Ⓐ~Ⓒ를 통해 자신들을 전쟁터로 내몬 상황에 대한 민중의 부정적 인식을 알 수 있다.
③ Ⓒ를 통해 자신의 의지와는 무관한 전쟁의 희생양이 되길 거부하는 민중의 의식을 알 수 있다.
④ Ⓑ′를 통해 민중의 고통을 해결해 주지 못하는 지배층의 무능력함을 조롱하고 있다.
⑤ Ⓐ′, Ⓑ′ 와 달리 민중을 긍정하는 Ⓒ′의 모습을 통해 민중이 원하는 바람직한 지배 계급의 모습을 암시하고 있다.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아니리] ⓐ어떠한 늙은 군사 하나, 벙치 벗어 들어 메고 그저 우두머니 서서 우는듸,
[진양조]
“고당상학발양친* 이별헌 지가 몇 날이나 되던고? 아버지 날 나으시고 어머니 날 기르시니 그 은혜를 보답하고자 하는데 호천망극(昊天罔極)*이로구나. 화목허던 전대권당, 규중의 젊은 처자, 천리 전장 나를 보내고, 오날이나 소식이 올거나, 내일이나 기별이 올거나, 기다리고 바라다가, 서산에 해는 기울어지니 출문망(出門望)*이 몇 번이며, 바람 불고 비 죽죽 오는데 의려출망(倚閭出望)이 몇 날이나 되던고? 서중의 홍안거래(鴻雁去來) 편지를 뉘 전하며, 상사곡 단장회는 주야 수심이 맺혔도다. 방패, 창을 들어 메고, 육전, 수전을 섞어 할 제 생사가 조석이로구나. 만일 객사를 하게 되면 게 뉘라서 암사를 하며, 골폭사장에 흩어져 오연(烏鳶)의 밥이 된들 뉘랴 손뼉을 두다리며 후여쳐 날려 줄 이가 뉘 있더란 말이냐?”
북천을 바라보며,
“어느 때나 고향을 갈거나. 일일사친(思親) 십이시(十二時)로 구나.”
[아니리] 한 군사 썩 나서며,
“부모 생각 늬 설움은 충효지심 거룩하다. 그러나 또한 내 설움 들어 보아라.”
[중중몰이]
“이 내 설움을 들어라, 이 내 설움 들어라. 나는 오대독신으로 열여섯 살 장가 들어 사십이 장근(將近)토록 슬하 일점 혈육 없어 매일 부부 한탄헐 제, 와따 우리 집 마누라가 왼갖 공을 다 들일 제, ㉠명산 영신당과 고묘, 총사, 석왕사며, 석불, 미륵, 서 겨신 데 허유허유 다니시며, 가사 시주, 인등 시주, 열왕 불공, 칠성 불공, 나한 불공, 백일 산제 가지가지 다 들이니, 공든 탑이 무너지며, 신든 남기가 꺾어지랴. 아따 우리 집 마누라가 태기가 있어, 석부정부좌(席不正不坐) 허고, 할부정불식(割不正不食) 허고, 이불청음성(耳不請淫聲)*, 목불시악색(目不視惡色)* 허여, 십삭*이 절절한 연후에 하루는 해복기미가 있던가 보더라. 아이고 배야 아이고 허리야 아이고 다리야 혼미(昏迷) 중 탄생하니 말이라도 반가울 때 아들을 낳았구나. 열 손에 떠받들어 땅에 뉠 날이 전연 없고, 오줌 똥 가려가며 오륙삭이 넘어가니, 발바닥에 살이 올라 얼굴은 관옥이요 풍채는 두목지라. 터덕터덕이 노는 양, 빵긋 우는 양, 엄마 아빠 도리 도리 도리 쥐암잘강 내 아들, 아범 수염 검쳐 잡고 앙주와서 틀불기와 옷고람에 큰 돈 끌러 감사 껍질 베껴 손으 쥐여 빨리며, 주야 사랑 애정헐 제, 자식 밖에 또 있는가? 한참 이리 사랑헐 제, 뜻밖에 급한 난리, ‘위국땅 백성들아, 적벽강으로 싸움 가자. ’천아성 부른 소리, 아니 갈 수 없던구나. 사당문 열어 놓고 통곡 재배 하직헐 제, 간간한 어린 자식 무릎 우으 앉혀 놓고, 유정한 가숙 얼굴 한데 대고 눈물지며, ㉡‘아이고 마누라, 나는 전장을 가거 니와, 마누라는 이걸 길러 나의 후사를 전케 허오. ’생이별 하직허고 전장에 나왔으나, 어느 때나 고향에 돌아가 그립던 아해 품 안에 안고 아가 응아 어려 볼거나, 아이고, 아이고, 아이고 설운지고.”
(중략)
[잦은몰이] 적벽강이 뒤끓으니 불빛이 낮빛이로구나. 가련할손 백 만 대병, 날도 뛰도 못하고 적벽에 몰살할 제, 황개(黃蓋)의 제장 군졸 일시에 달려들어, 여덟 ‘팔’자 비껴 서서 편전을 따르르르르르르 깍지손을 때떼르니, 번개 같은 빠른 살이 사모 뀌어 건너가고, 쇠도리채 휘휘 둘러, 어릅파를, 신기전의 픽 시그르르르르르르르르, 방패 맞어 박살하고, 일등 명장 다 죽을 제, 칼 들고 엎지난 놈, 활 들고 기난 놈과, 적벽강 위진 군사 화염 중에 다 죽는다. 숨맥히고, 기맥히고, 활도 맞고 창에 찔려, 불에 타고, 물에 빠져, 일시으 다 죽을 제, 한 군사 내달으며 저 죽을 줄 짐작허고, /“내가 아무 때나 이런 봉변 당하며는 먹고 죽을랴고 비상 사 넣었더니라.”/ 내여 와삭와삭 먹고 죽고, 또 한 군사는 선미에 우뚝 서서 고향을 바라보며, /“아이고, 어머니 학발양친과 규중 처자를 못 보요, 원수놈의 적벽강 귀신이 되오 그려. 어느 때나 뵈오리까?”/ 세설허며 물에 풍 빠져 죽고, 수하의 죽은 군사 모도 뒤둥그러져 적벽강이 뻑뻑, ㉢일등 명장이 쓸 데가 없고 날랜 장수가 무용이로구나. 조조는 숯빛이요, 정욱(程昱) 면상 불빛이라, 허저는 창만 들고 장요는 활만 들고, 죽을 뻔 도강(渡江)하야 겨우겨우 달아날 제, 황개 쫓아가며 외는 말이, /“붉은 강포(絳袍) 입은 놈이 조조니라!”/ ㉣조조의 혼 기겁하야 홍포 벗어 던져 버리고, 군사 전립 앗어 쓰고, “참 조조는 저기 간다!”/ 제 이름을 제 부르며 꾀탈 양탈 도망할 제, 좌우편 한당, 장흠, 우번, 진무, 주태, 주유, 정보, 서성, 정봉, 합병하여 쫓아가며 고성(高聲)이 진동허니, 조조 겁 중에 말을 거꾸로 타고,
“아이고, 이 말이 퇴불여전(退不如前)하야 적벽으로만 뿌두둑 뿌두둑 들어가니, 주유, 노숙이 육전(陸戰) 축지법을 못하는 줄 알았건마는, 상프듬 땅을 찍어 윅이나 부다. 정욱아, 정욱아, 정욱아, 날 살려라, 날 살려라.”
[중몰이] 창황 분주 도망헐 제, 새만 푸르르르르르르르르 날아가도 복병인가 의심을 허고, 낙엽만 버석 떨어져도 한장(漢將)인가 의심을 한다.
[아니리] 조조, 가끔 목을 움츠려, /“정욱아, 귀에서 화살이 수루루루루루루 지내가고, 목 너머로 칼날이 번듯번듯 허는구나.”/ 정욱이 여짜오되, /“이제는 아무 것도 없사오니 승상님 목을 늘어 사면을 살피소서.”/“아, 인자 진정 조용허냐?”/“예, 조 용헙니다.”/ 조조 막 목을 늘이랴 헐 제, 의외의 메초리 한 마리가 조조 말굽 사이에서 푸루루루루루루 날아가니, /“아이고, 정욱아. 내 목 있나 보아라.”/ 정욱이 웃고 대답허되, /“승상님 목이 없으시면 어찌 말씀을 허오리까?”/ 조조 무색허여, / “그게 메초리더냐? 소금 발라 바싹 구면 한잔 술 안주감 좋으니라.”/ ㉤“이 급한 중 입맛은 꼭 아시요그려.”/“메초리한테 놀랬단 말, 불가사문어태인(不可使聞於他人)*이로다.”
- 작자 미상,^적벽가_-
* 고당상학발 양친:양친 머리가 희어져서 늙은 부모가 거처하는 곳.
* 호천망극:끝이 없이 넓고 큼.
* 출문망(出門望):부모가 문 밖에서 자식이 돌아오기를 기다린다는 말.
* 이불청음성(耳不廳淫聲):귀로는 부정한 소리를 듣지 않고.
* 목불시악색(目不視惡色):눈으로는 나쁜 일을 보지 않고.
* 십삭:열 달.
* 불가사문어태인:다른 사람이 듣게 해서는 안 된다는 뜻. ‘태인’은 ‘타인’의 잘못된 표기.
3. 윗글에 대한 설명으로 적절한 것은? ② 지문을 보면 ‘쇠도리채 휘휘 둘러’, ‘적벽으로만 뿌두둑 뿌두둑 들어가니’, ‘새만 푸르르르르-’, ‘화살이 수루루루루-’ 등등 음성 상징어를 활용하여 상황을 실감나게 전달하고 있다.
① 세밀한 배경 묘사를 통해 사건의 성격을 암시하고 있다.
② 음성 상징어를 활용하여 상황을 실감나게 전달하고 있다.
③ 현재와 과거를 교차시켜 사건의 인과 관계를 제시하고 있다.
④ 내적 독백을 활용하여 인물의 심리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있다.
⑤ 우의적 소재를 활용하여 현실에 대한 비판 의식을 드러내고 있다.
4. <보기>의 내용을 윗글에 적용하여 감상을 심화한 것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④ 사건을 진행할 때와 한 장면을 확장하여 서술할 때 아니리나 창을 모두 사용하여 이야기를 엮어 나가고 있다. 발림을 주로 하여 이야기를 엮어 나간다는 말은 적절하지 않다.
[3점]
<보기>
<판소리의 특징>
•내용의 전체적 유기성보다는 부분적인 장면의 독자성을 중시함.
•비장한 대목과 해학적인 장면을 번갈아 가며 배치하여 긴장과 이완이 반복됨.
•장면이나 상황에 따라 인물이 긍정적으로 그려지기도 하고 부정적으로 그려지기도 함.
•광대가 소리(창)와 사설(아니리), 발림(몸짓)을 섞어 가며 긴 이야기를 엮어 나감.
•양반과 평민이 공유하는 형태인 만큼 문체와 수사(修辭)가 다채로움.
① 병사의 신세 한탄과 적벽강에서의 전쟁 장면이 장황하게 제시 된 것은 유기성보다 장면의 독자성을 중시한 결과겠군.
② 전쟁에 동원된 군사는 비장하게, 조조의 언행을 익살스럽게 그려내어 긴장과 이완의 효과를 주고 있군.
③ 전쟁에서 패해 달아나는 조조의 모습을 이기적이고 비겁한 모습으로 그려 부정적 인물로 형상화하고 있군.
④ 사건을 진행할 때와 한 장면을 확장하여 서술할 때는 주로 창이 나 아니리가 아닌 발림을 통해 이야기를 엮어 나가고 있군.
⑤ 평민들의 일상어 사이에 한문투의 어구가 섞여 있는 것에서 양 반의 문체와 평민의 문체가 혼재함을 확인할 수 있군.
5. ㉠~㉤에 대한 설명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⑤ ‘이 급한 중 입맛은 꼭 아시요그려’는 조조가 메추리를 소금 발라 구우면 한잔 술 안주감으로 좋다고 말하자 정욱이 이에 대해 대답하고 있는 부분이다. 이 대화에서 정욱이 조조의 대범한 모습을 보고 경탄과 존경의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말할 수 없다.
① ㉠:자식을 얻기 위해 온갖 치성을 다 드렸음을 의미한다.
② ㉡:아내에게 후사를 당부하던 일을 떠올리며 그리움을 드러낸다.
③ ㉢:전투에서 패해 전세를 뒤집을 방도가 없음을 의미한다.
④ ㉣:위기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거짓 정보를 흘리고 있다.
⑤ ㉤:상대방의 대범한 모습에 대한 경탄과 존경의 태도가 담겨 있다.
6. ⓐ의 심리와 관련 있는 말로 가장 적절한 것은? ④ [진양조] 부분에서 ‘고당상학발양친 이별헌 지가 몇 날이나 되던고?’, ‘어느 때나 고향을 갈거나, 일일사친 십이시(十二時)로구나.’ 등의 표현으로 보아 고향과 부모님에 대한 그리움이 나타나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므로 ‘자식이 객지에서 고향에 계신 어버이를 그리워하는 마음’ 을 뜻하는 ‘망운지정’이 가장 적절하다.
① 자강불식(自强不息) ② 초미지급(焦眉之急)
③ 혼비백산(魂飛魄散) ④ 망운지정(望雲之情)
⑤ 순망치한(脣亡齒寒)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자진머리>
“붉은 홍포(紅袍) 입은 것이 조조니라 도망 말고 쉬 죽어라.”
선봉대장에 황개라 호통허니, 조조가 황겁하야 입은 홍포를 벗어버리고 군사 전립(戰笠) 앗아 쓰고 다른 군사를 가리키며,
“참 조조 저기 간다!”
제 이름을 제 부르며,
“이 놈 조조야 날다려 조조란 놈 지가 진정 조조니라.”
황개가 쫓아오며,
“저기 수염 긴 것이 조조니라.”
㉠조조 정신 기겁하야 긴 수염을 걷어잡아 와드득 와드득 쥐여 뜯고 꽤탈양탈 도망헐 제 장요 활을 급히 쏘니 황개 맞아 물에 가 풍 꺼꾸러져 낙수하니. 공의(公義)야 날 살려라 한당(韓當)이 급히 건져 살을 빼어 본진으로 보낼 적에 좌우편 호통소리 조조 장요 넋이 없어 오림(烏林)께로 도망을 헐 제 조조 잔말이 비상하여
ⓐ“문 들어온다. 바람 닫아라. 요강 마렵다. 오줌 들여라. 여봐라, 정욱아 위급하다 위급하다 날 살려라 날 살려라.”
조조가 겁짐에 말을 거꾸로 잡어타고
ⓑ“아이고 여봐라 정욱아 어찌 이 놈의 말이 오늘은 퇴불여전(退不 如前)허여 적벽강으로만 그저 뿌두둥 뿌두둥 들어가니 이것이 웬일이냐 주유 노숙이 축지법을 못 하는줄 알았더니 아마도 축천(縮天) 축지법을 허나부다.”
정욱이 여짜오되
“승상이 말을 거꾸로 탔소.”
“언제 옳게 타겠느냐. 말 목아지만 쑥 빼다가 얼른 돌려 뒤에다 꽂아라. 나 죽겠다. 어서가자. 아이고 아이고 아이고.”
<중머리>
[A]
창황분주(蒼惶奔走) 도망을 갈 제 새만 푸르르 날아나도 복병인 가 의심허고, 낙엽만 버썩 떨어져도 추병(追兵)인가 의심을 허며, 엎떠지고 자빠지며 오림산(烏林山) 험한 곳을 반생반사 도망을 간다.
<아니리>
조조가 가다가 목을 움쑥움쑥 움치니 정욱이 여짜오되
“아 여보시오 승상님 어찌허여 목은 그리 움치시나니까?”
“야야 말마라 말 말어. 내 귓전에 화살이 위윙허고 눈 위에 칼날이 번뜻번뜻 허는구나.”
정욱이 여짜오되,
“이제는 아무도 없사오니 목을 늘여 사면을 더러 살펴보옵소서.”
“야야 진정 조용하냐?”
조조가 막 목을 늘여 사면을 살피랴 헐 제 의외에도 말굽통 머리에 서 메추리란 놈이 푸루루루 날아나니 조조 깜짝 놀래
ⓒ“아이고 여봐라! 정욱아 내 목 달아났다. 목 있나 좀 보아라.”
“눈치 밝소. 그 조그마한 메초리를 보고 그대지 놀래실진대 큰 장꿩 보았으면 기절초풍 할 뻔 허였소그리여잉.”
“야야 그게 메추리더냐 허허 그놈 비록 조그마한 놈이지마는 털 뜯어서 가진 양념하야 보글보글 보글보글 볶아 놓면 술 안주 몇 점 쌈 박허니 좋니라마는.”
ⓓ“그 우환 중에도 입맛은 안 변했소 그려잉.”
조조가 목을 늘여 사면을 살펴보니, 그 새 적벽강에서 죽은 군사들 이 원조(寃鳥)라는 새가 되어 모도 조승상을 원망을 허며 우는디, 이것이 적벽강 새타령이라고 허든가 보더라.
……<중략>……
<중머리>
조조가 듣더니 탄식헌다.
ⓔ“우지마라, 우지마라, 각 새들아 너무나 우지를 말어라. 너희가 모도 다 내 제장(諸將) 죽은 원귀(寃鬼)가 나를 원망허여서 우는구나.”
<아니리>
한참 이리 설리 울다가 히히히 해해해 대소허니 정욱이 여짜오되
“아 여보시오. 승상님 근근도생(僅僅圖生) 창황 중에 슬픈 신세를 생각잖고 어찌하야 또 그리 웃나니까?”
“야야 말마라 말 말어. 내 웃는 게 다름이 아니니라. 주유는 실기 (實技)는 좀 있으되 꾀가 없고 공명은 꾀는 좀 있으되 실기 없음을 생각하야 웃었느니라.”
이 말이 지듯마듯
<엇머리>
[B]
오림산곡 양편에서 고성화광(高聲火光)이 충천(衝天) 한 장수 나온다 한 장수 나온다. 얼굴은 형산(荊山) 백옥같고 눈은 소상강 물결이라. 인(麟)의 허리, 곰의 팔, 녹포엄신갑(鹿布掩身甲)에 팔로 호령허되
“네 이놈! 조조야 상산명장(常山名將) 조자룡(趙子龍) 아는다 모르는다, 조조는 닫지 말고 내 장창 받아라!”
<작자 미상, ‘적벽가’>
7. 윗글에 대한 설명으로 적절한 것은? ① 이 부분은 전투의 과정에서 패배한 조조 군사가 도망을 치다가 ‘오림’께로 도망을 가는 장면, 오림에 도착해서 길을 가면서 조조가 불안해 하다가 결국 험한 곳을 이동 하던 중에 매복해 있던 조자룡을 만나 혼비백산하고 있다. ② 모두 현재 시점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 ③ 전투 장면을 간략하게 처리하고 있지만 비현실적 요소가 개입하고 있지는 않다. ④ 일관된 서술 시점을 취하고 있다. ⑤ 전반적으로 긴 문체를 확인할 수 있다.
① 공간의 이동에 따라서 내용이 전개되고 있다.
②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사건이 전개되고 있다.
③ 사건 전개에 비현실적 요소가 개입하고 있다.
④ 전개되는 장면에 따라 서술 시점을 달리하고 있다.
⑤ 짧고 간결한 문장으로 빠른 사건 전개를 보이고 있다.
8. <보기>를 참고로 ⓐ~ⓔ에 대해 감상한 내용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⑤ ⑤의 경우 ⓔ는 새가 우는 것은 자신을 원망하는 것이라고 하여 자신의 무능으로 부하들을 죽게 하였다는 것 을 인정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뉘우치지 않는 모습이라 고 볼 수도 없다.
[3점]
<보기>
‘적벽가’는 나관중이 지은 중국 소설인 ‘삼국지연의’ 중에서 영웅인 조조가 패한 ‘적벽대전’을 판소리의 형식으로 새롭게 각색한 것이다. ‘적벽가’는 숭고하고 비장한 정서 위주의 원작과 달리 풍자와 해학적 성격이 두드러진다는 점에서 민중문학이라고 볼 수 있다. 적벽가에서는 영웅적인 인물이 어리석고 무능하며 나약한 행동을 하는데, 이를 통해 웃음을 유발하거나 다른 등장인물의 입을 빌려 영웅적 인물을 조롱함으로써 그 허구성을 비판하고 있다.
① ⓐ는 영웅인 조조가 넋을 잃은 상태에서 말의 앞뒤를 바꾸어 말하는 언어유희를 통해 웃음을 유발하고 있다.
② ⓑ는 영웅인 조조가 말을 거꾸로 타고 가면서도 그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는 모습을 통해 어리석음을 드러내고 있다.
③ ⓒ는 영웅인 조조가 메추리가 날아가는 소리에 놀라 목을 움츠리는 나약한 존재로 표현하여 풍자성을 실현하고 있다.
④ ⓓ는 영웅인 조조가 위급한 상황에서 먹는 타령을 하는 모습을 조롱함으로써 그 허구성을 비판하고 있다.
⑤ ⓔ는 영웅인 조조가 자신의 무능으로 부하들이 죽었다는 사실을 뉘우치지 않는 모습을 통해 무능함을 드러내고 있다.
9. [A], [B]에 대한 설명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④ [A]와 달리 [B]는 조자룡의 얼굴을 ‘백옥’에 비유하고, 눈은 ‘소상강 물결’에 비유하고 있다. 그리고 인의 허리, 곰의 팔 등도 비유에 포함된다.
① [A]와 달리 [B]는 점층법을 활용하여 대상을 표현하고 있다.
② [A]는 [B]와 달리 열거를 활용하여 대상을 표현하고 있다.
③ [A]는 [B]와 달리 반복을 활용하여 대상을 표현하고 있다.
④ [A]와 달리 [B]는 비유를 활용하여 대상을 표현하고 있다.
⑤ [A]와 달리 [B]는 대구를 활용하여 대상을 표현하고 있다.
10. ㉠의 조조가 처한 상황과 가장 관련이 깊은 것은? ③ ㉠의 조조는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도망을 가고 있으므로 ‘풍전등화’, 즉 바람 앞의 등불 신세로 볼 수 있다. ① 어리석고 융통성이 없는 경우를 일컫는 말이다. ② 거의 죽었다가 살아났다는 말이다. ④ 모든 일은 바르게 귀결이 된다는 말이다. ⑤ 주인이 없이 비어 있는 산이라는 뜻으로 아무 것도 없어서 쓸쓸함을 함축한다.
① 수주대토(守株待兎)
② 기사회생(起死回生)
③ 풍전등화(風前燈火)
④ 사필귀정(事必歸正)
⑤ 무주공산(無主空山)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앞부분의 줄거리] 제갈공명이 뛰어난 인재라는 말을 들은 유비는 삼고초려 끝에 그를 감동시켜 모사(謀士)로 맞아들인다. 한편 조조는 백만 대군을 이끌고 원정에 나선다. 제갈공명은 오나라로 가서 손권과 주유의 마음을 움직여서 조조와 맞서 싸우도록 유도한다. 드디어 적벽에서 싸움이 벌어져 유비와 손권의 연합군이 승리하고 조조는 많은 군사를 잃고 달아나게 된다.
<중중모리>
전동다리가 들어온다. 전동다리가 들어온다. 부러진 창 대 들러메고 발세치레 건조로 세 발걸음 중뛰엄 몸을 날려 껑충껑충 섭수 있게* 들어와,
“예.”
<아니리>
조조 깜짝 놀래어,
“예끼 웬 놈이 저리 성하냐. 저놈이 장비 군사 아니냐.”
㉠ “성하거든 회 쳐 잡수시오.”
“그건 무슨 말이냐.”
“병든 놈 대려 먹자기로 성한 놈은 회 쳐 잡수시라 하였소.”
“어따 이놈아 그놈이 하도 불쌍하기로 그랬다. 또 불러라.”
“마병장 구먹쇠.”
“예.”
“너는 전장에 잃은 건 없느냐.”
“잃은 건 별로 없습니다.”
“야 거 신통허다. 그럼 말은 다 어쨌느냐.”
“팔았소.”
“저런 숭헌 도적놈이 있나. 그 좋은 말을 나더러 묻도 않고 네 것 팔 듯 팔었단 말이냐.”
“한나라 공명이가 사러 보내더라고 왔기에 미리 댓돈 금으로 열일곱 바리에 양 일곱 돈 받고 팔어 버렸소.”
조조 기막혀,
“그놈 눈구녁이 큰일 낼 놈이로고.”
㉡ “눈이사 승상님 눈이 더 큰일 낼 눈이지요.”
“어따 이놈들 말말에 폭폭하야 나 죽겄다. 시장하니 군 량직이 불러 밥 지어라.”
<중모리>
점고*하야 보니 불과 백여 명이라 그중의 갑옷 벗고 투구 잃고 앉은 놈 누운 놈 엎진 놈 패(沛)진 놈* 배가 고파 기진한 놈 고향을 바라보고 앙천통곡 호천망극 길 갈 수 전혀 없네. 조조 마상에서 채를 들어 호령하며 행군길을 재촉하더니만,
<아니리>
“히히히히히 해해해해.”
대소허니 정욱이 기가 막혀,
“야들아 승상님이 또 웃으셨다 적벽에서 한 번 웃어 백만 군사 몰사하고 오림에 두 번 웃어 죽을 봉변당하고 ㉢이 병 속 같은 데서 또 웃으셨으니 이젠 씨도 없이 다 죽는구나.”
조조 듣고 대답하되,
“너희도 생각해 보아라. 주유 공명이가 이곳에다 복병은 말고 병든 군사라도 여나무 명 두었더라면 조조 말고 비조라도 살어갈 수 있겠느냐. 히히해해.”
대소허니,
<자진모리>
웃음이 지듯마듯 화용도 산상에서 방포성이 쿵 이 너머에서도 쿵 저 너머에서도 쿵 궁그르 궁그르 궁그 르. 산악이 무너지고 천지가 뒤바뀐 듯 뇌고 나팔 우퉁쾡처르르르 화용 산곡이 뒤끓으니 위국장졸들이 혼불부신(魂不附身)*하야 면면상고(面面相顧)* 서 있을 제, 오백 도부수(刀斧手)가 양편으로 갈라서서 대장기를 들었난디 대원수 관공 삼군 사명기라 둥두렷이 새겼는데 늠름하다. 주안봉모(朱顔鳳眸)* 와잠미(臥蠶眉)* 삼각수(三角鬚)*에 봉의 눈을 부릅떠 청룡도(靑龍刀) 비껴들고 적토마 달려오며 우레 같은 소리를 벽력같이 뒤지르며,
“어따 이놈 조조야. 날다 길다 길다 날다 긴 목을 길게 빼어 칼 받으라.”
조조가 황겁하야,
“여봐라 정욱아, 오는 장수 누구냐.”
정욱이도 혼을 잃고
“호통 소리 장비 같고 날랜 모양 자룡 같소.”
“자세히 살펴보아라.”
“기색은 홍색이요 위풍이 인후(仁厚)하니 관공일시 분명하오.”
“더욱 관공이라면 욕도무처(欲逃無處)요 욕탈무계(欲脫無計)라*. 사세도차(事勢到此)하니* 아무렇게나 한번 싸워 볼밖에는 수가 없다. ㉣너희들 조조의 웅명(雄名)이 삼국에 으뜸이라. 사즉사(死卽死)언정 이제 내가 비는 것은 후세의 웃음이 되리로다.”
<아니리>
“허허 야들아 신통한 꾀 하나 생각했다.”
“무슨 꾀를 생각했소.”
“나를 죽었다고 홑이불로 덮어 놓고 너희 모도 군중에 발상(發喪)*하고 앉어 울면 송장이라고 막걸리 동우나 내고 피할 것이니 홑이불 둘러쓰고 살살 기다가 한 달음박질로 길로 달어나자.”
정욱이 기가 막혀,
㉤ “산 승상 잡으려고 양국 명장 쟁공(爭功)*하오.”
“힘을 써서 한번 대전하야 보자.”
정욱이 여짜오되,
<중모리>
“장군님의 높은 재조 호통 소리 한번 나면 길짐생도 갈 수 없고 검광이 번뜻 나면 나는 새도 뚝 떨어지니 적수단검으로 오관참장(五關斬將)*하는 수단 인마기진(人馬氣盡)*하였으니 감히 어찌 당하리까. 만일 당적을 허랴 허면 씨도 없이 모도 죽을 테니 전일 장군께서 승상 은혜 입었으니 어서 빌어나 보옵소서.”
“빌 마음도 있다마는.”
“사 승상(死丞相) 목 베기야 청룡도 드는 칼로 눈목 얼마나 그리 힘들여 베오리까. 공연한 꾀 내었다 목만
허비될 테니 얕은꾀 내지 말고 어서 빌어나 보옵소서.”
- 작자 미상, 「적벽가(赤壁歌)」
*섭수 있게: 솜씨 있게.
*점고: 명부에 일일이 점을 찍어 가며 사람의 수를 조사함.
*패진 놈: 넘어진 놈.
*혼불부신: 혼백이 어지러이 흩어진다는 뜻으로, 몹시 놀라 넋을 잃음을 이르는 말.
*면면상고: 아무 말도 없이 서로 얼굴만 물끄러미 바라봄.
*주안봉모: 붉은 얼굴에 봉황의 눈동자.
*와잠미: 잠자는 누에 같다는 뜻으로, 길고 굽은 눈썹을 이르는 말.
*삼각수: 두 뺨과 턱에 세 갈래로 난 수염.
*욕도무처요 욕탈무계라: 도무지 도망갈 길이 없다.
*사세도차하니: 일의 형세가 이 지경에 이르니.
*발상: 상례에서, 죽은 사람의 혼을 부르고 나서 상제가 머리를 풀고 슬피 울어 초상난 것을 알림. 또는 그런 절차.
*쟁공: 공로를 서로 다툼.
*오관참장: 다섯 관문의 장수를 벰.
*인마기진: 사람과 말의 기운이 다 빠짐.
11. <보기>를 참고하여 윗글을 이해한 내용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④ 관공이 등장하는 장면은 <자진모리>와 같은 빠른 곡조로 진행 되고 있으며, ‘쿵’, ‘궁그르’ 등 동일 어휘가 반복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이는 음악적 요소를 활용하여 박진감 넘치는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으므로, 인물들의 안정감을 표현하기 위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① 판소리는 한 사람의 창자가 모든 사람의 역할을 수행하는 공연 이므로 조조와 병사가 대화하는 장면에서도 창자가 여러 인물의 역할을 수행할 것임을 짐작할 수 있다. ② 조조가 병사들을 점고하는 장면과 웃는 장면을 비롯한 전반적 인 장면에서 창자가 관객에게 말하는 방식의 구어체를 사용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③ ‘전동다리가 들어온다.’에서 ‘-ㄴ다’는 현재 시제를 나타냄으로써 독자들에게 사건을 현장감 있게 전달하는 효과가 있다. ⑤ 조조는 병사와 대화할 때는 ‘이놈’, ‘그놈’ 등의 비속어를 섞어 쓰고 있고, 정욱과 대화할 때는 ‘욕도무처요 욕탈무계라’ 등의 한자 어구를 섞어 쓰고 있다. 이는 서민들이 향유하던 판소리가 양반층으로 확대되면서 여러 계층의 언어가 공존하는 특징을 보여 주고 있다.
<보기>
판소리는 고수의 북장단에 맞추어 한 사람의 창자(唱者)가 여러 사람의 역할을 하면서, 서사적인 이야기를 창, 아니리, 발림으로 구연하는 우리 고유의 공연 예술이다. 판소리는 구어체를 활용하여 관객에게 말하는 방식으로 사건을 전달하는데, 현장감을 부여하기 위해 과거의 사건을 전달할 때에도 현재 시제로 표현하기도 한다. 또한 대사를 전달하는 과정에서 음악적 요소를 적절히 활용하기도 한다. 서민들이 주로 향유하던 판소리는 양반 계층으로 확대되는 과정에서 여러 계층의 언어가 공존하는 특징을 지니게 되었다.
① 조조와 병사가 대화를 주고받는 장면에서는 창자 한 사람이 여러 인물의 역할을 수행하겠군.
② 조조가 병사의 수를 세거나 크게 웃는 장면에서 관객에게 말하는 방식으로 사건을 전달하는 구어체를 볼 수 있군.
③ 전동다리가 들어올 때 현재 시제를 나타내는 어미 ‘-ㄴ다’를 사용함으로써 사건을 현장감 있게 전달하고 있군.
④ 관공이 등장하는 장면에서 동일한 어휘를 반복한 것은 음악적 요소를 활용하여 인물들의 안정감을 표현하고자 한 것이겠군.
⑤ 조조가 어떤 장면에서는 비속어를 섞어 쓰고 어떤 장면에서는 한자 어구를 섞어 쓰는 것에서 여러 계층의 언어가 공존하는 특징을 볼 수 있군.
12. ㉠~㉤에 대한 설명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② 구먹쇠는 조조가 자신이 큰 죄를 지을 인물이라고 한 말에 대해 조조가 자신보다 더 큰 죄를 지을 인물이라고 되받아치고 있다. 그러므로 조조가 역사에 큰 업적을 남길 인물이 될 것이라고 치켜세운다는 진술은 적절하지 않다.
① 전동다리는 조조가 다치지 않고 성한 모습으로 돌아온 자신을 보며 적군인 장비의 군사라고 의심하자 자신을 잡아먹으라면서 조조를 비꼬고 있다. ③ 정욱은 조조가 웃을 때마다 군사들이 위험에 처한 것을 떠올리며 이번에도 조조가 웃었기 때문에 ‘병 속’ 같은 전쟁터에서 모두가 죽을지도 모른다고 말하고 있다. ④ 조조가 관우와 싸우기로 결심하면서 자신이 삼국에서 가장 영웅적인 인물이라고 내세우며 하는 말이다. ⑤ 조조가 관우를 피해 도망가자는 말을 하자, 정욱은 두 나라의 명장이 조조를 잡으려고 하고 있기 때문에 도망가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말로 앞에서 한 조조의 말이 상황과 이치에 맞지 않음을 깨우쳐 주고 있다.
① ㉠: 자신을 의심하는 상대방의 말을 비꼬는 투로 되받아치고 있다.
② ㉡: 상대방이 역사에 큰 업적을 남길 인물이라고 치켜세우고 있다.
③ ㉢: 비유를 통해 극한 상황에서 위기에 처할 것임을 말하고 있다.
④ ㉣: 자신이 삼국에서 가장 영웅적인 인물임을 내세우고 있다.
⑤ ㉤: 상대방의 말이 상황과 이치에 맞지 않음을 알려 주고 있다.
13. <보기>를 바탕으로 윗글을 감상한 내용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⑤ 정욱이 조조에게 지난날 그가 관공에게 베풀었던 은혜를 떠올리게 한 것은 관공에게 목숨을 구걸해 보라는 의미이다. 조조가 떠올리는 은혜는 백성들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으므로 조조가 덕이 있는 정치인이 되기를 바라는 민중의 소망이 담겨 있다고 볼 수 없다.
① 조조가 웃을 때마다 많은 군사가 죽고 위기에 처했다고 했다. 이것은 조조를 전쟁에서 이치에 맞지 않는 행동을 하는 인물로 표현한 것이며 이러한 조조는 풍자의 대상이라고 할 수 있다. ② ‘엎진 놈’, ‘패진 놈’, ‘배가 고파 기진한 놈’은 전쟁에 참가한 백성들의 모습으로, 이것은 조선 후기 극심한 생활고와 민란에 시달리던 우리 민중의 아픔을 보여 주는 장면이라고 할 수 있다. ③ 관공은 사람들로부터 풍자의 대상이 되는 조조를 물리치는 인물로, 민중이 갈망하는 새로운 정치인이라고 볼 수 있다. ④ 전동다리나 마병장 구먹쇠는 지배층을 위한 싸움에 동원된 민중으로 볼 수 있으며 그들은 엉뚱한 말과 행동을 하지만, 그러한 말과 행동이 오히려 연민의 정을 느끼게 한다. 그러므로 이들은 사람들이 긍정적인 시선으로 감싸 안는 대상이라고 할 수 있다.
<보기>
조선 후기에는 많은 민란이 일어났다. 그런데 역설적이게도 민란을 진압하기 위해 민중이 동원되었다. 극심한 생활고에 시달리던 민중은 지배층을 위한 싸움에 동원되어 죽어 갔다. 「적벽가」는 이러한 시기에 무능하고 부패한 정치인을 몰아내 줄 새로운 정치인을 갈망했던 민중의 소망을 반영하고 있다. 작가층은 작품을 통해 무능한 정치인을 풍자하고 상처 입은 민중을 해학으로 치유하고자 한 것이다. 이러한 풍자와 해학은 웃음을 불러일으키기 위한 문학적 장치라는 점에서 유사하지만, 해학이 대상의 모자람, 엉뚱함, 상황에 맞지 않음을 긍정적 시선으로 감싸 안는 데 비해, 풍자는 대상이 지닌 결점이나 악행을 부정적인 것으로 인식하고 이를 비판적으로 꼬집어 낸다는 점에서 차이가 난다.
① 많은 군사가 죽거나 위기에 처할 때마다 이치에 맞지 않는 행동을 하는 ‘조조’는 무능한 정치인으로 풍자의 대상이겠군.
② ‘엎진 놈’, ‘패진 놈’, ‘배가 고파 기진한 놈’은 조선 후기 극심한 생활고와 민란에 시달리던 우리 민중의 아픔을 드러내고 있군.
③ 적토마를 타고 청룡도를 들고 호통하며 ‘조조’를 겁에 질리게 하는 ‘관공’은 민중이 갈망하는 새로운 정치인이라고 할 수 있겠군.
④ ‘전동다리’나 ‘마병장 구먹쇠’는 지배층을 위한 싸움에 동원된 민중으로, 엉뚱한 말과 행동을 하지만 사람들이 긍정적인 시선으로 감싸 안는 대상이겠군.
⑤ ‘정욱’이 ‘조조’에게 지난날 ‘관공’에게 은혜를 베푼 일을 떠올리게 하는 것에는 ‘조조’가 덕과 지혜를 가진 정치인이 되었으면 하는 민중의 소망이 담겨 있겠군.
【1~4】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A]
[진양조] 당당헌 유현주는 신장은 칠척 오촌이요, 얼굴은 관옥 같고 자고기이(自顧其耳)허며 수수과슬(手垂過膝)* 영웅이라. 적로마상에 앞서시고, 그 뒤에 또 한 장군의 위인을 보니, 신장은 구척이나 되고, 봉의 눈 삼각수(三角鬚) 청룡도 비껴들고 적토마상에 뚜렷이 앉은 거동, 운장의 위세가 분명허고, 그 뒤에 또 한 사람의 위인을 보니, 신장은 팔척이요, 얼골이 검고 제비택 쌍고리 눈에 사모장창(蛇矛長槍)을 눈 우에 번듯 들고, 세모마상에 당당히 높이 앉어, 산악을 와그르르 무너낼 듯, 세상을 모도 안하(眼下)에 내려다보니 익덕일시가 분명쿠나. 이때는 건안 8년 중춘(仲春)이라 와룡강을 당도허니 경개무궁(景槪無窮) 기이허구나. 산불고이수려(山不高而秀麗)허고 수불심이징청(水不深而澄淸)이요, 지불광이평탄(地不廣而平坦)허고, 임불대이무성(林不大而茂盛)*이라. 원학(猿鶴)은 상친(相親)허고 송죽(松竹)은 교취(交翠)로다. ㉠석벽 부용(石壁芙蓉)은 구름 속에 잠겨 있고 창송(蒼松)은 천고절(千古節) 푸른빛을 띠었어라. 시문(柴門)에 다다라 문을 뚜다리며,
“동자야 선생님 계옵시냐?”
[아니리]동자 여짜오되,
“선생께옵선 박릉의 최주평과 영천에 석광원, 여남의 맹공위며 매일 서로 벗이 되어 강호에 배 띄워 선유(船遊)타가 임간에 바돌 뒤러 나가신 지 오래이다.”
현덕이 이른 말이,
“선생님이 오시거든 한종실 유 황숙이 뵈오러 왔더라고 잊지 말고 여쭈어라.”
㉡동자다려 부탁허고 신야로 돌아와 일삭이 넘은 후에 두 번 다시 찾아가서도 못 뵈옵고 수삼삭 지낸 후에 현훈옥백(玄纁玉帛)으로 예물을 갖추고 관장과 삼고초려(三顧草廬) 찾어갈 제
[중모리]남양 융중(南陽隆中) 당도허여 시문을 뚜다리니 동자 나오거늘,
“선생님 계옵시냐?”
동자 여짜오되,
“초당에 춘수(春睡) 깊어 계시나이다.”
현덕이 반기 여겨 관공, 장비를 문밖에 세워 두고 완완이 들어가니, 소슬(簫瑟)한 송죽성(松竹聲)과 청량한 풍경(風磬)소리 초당이 한적쿠나. 계하(階下)에 대시(待時)허고 기다려서 있으되 공명은 한와(閑臥)허여 아무 동정이 없는지라.
[중중모리]익덕이 성질을 급히 내어 고리눈 부릅뜨고 검은팔 뒤걷으며 고성대질(高聲大叱) 왈,
“아, 우리 가가(哥哥)는 한주 금지옥엽이라. 저만헌 사람을 보랴허고 수차 수고를 허였거든, 요망을 피우고 누워 일어나지를 아니 허니 부러 거만허여이다. 소제(小弟)가 초당을 들어가 초당에 불을 벗썩 지르면, 공명이 재주가 있다허니 자나 깨나 죽나 사나 동정을 보아 제 만일 죽기 싫으면 응당 나올테니 노끈으로 결박하야 신야로 돌아가사이다.”
엄불에 단방 쓰러지고 끄르럼에 불을 들고 초당 앞으로 우루루루 달려드니 현덕이 깜짝 놀래 익덕의 손을 잡고,
“현제(賢弟)야, 현제야. 이런 법이 없나니라. ㉢은왕성탕(殷王成湯)도 이윤을 삼빙(三聘)허고 문왕도 여상을 보랴허고 위수에 왕래허니 삼고초려가 무엇이랴?”
좋은 말로 경계 후에,
“운장은 익덕 다리고 문밖에 멀리 서 동정을 기다려라.”
[아니리]공명이 그제야 잠에 깨어 풍월 지어 읊으는디,
“초당에 춘수족(春睡足)허니 창외일지지(窓外日遲遲)라. 대몽을 수선각(誰先覺)고 평생을 아자지(俄自知)*라.”
동자 들어와 여짜오되,
“전일 두 번 찾어왔던 유 황숙이 밖에서 기대린 지가 거운 반일이 넘었나이다.”
[중모리]공명이 그제야 놀랜 체허고 의관을 정제헌다. 머리에는 팔각윤건(八角輪巾), 몸에는 학창의(鶴氅衣)로다. 백우선(白羽扇) 손에 들고 당하에 내려와 현덕을 인도하야 예필좌정(禮畢坐定) 후에 ㉣공명이 눈을 들어 현덕의 기상을 보니, 수수(授粹)한 영웅이요 창업지주(創業之主)가 분명허고, 현덕도 눈을 들어 공명의 기상을 보니 신장은 팔척이요 얼골은 관옥같고 미재강산(美哉江山) 정기하야 담연청기(淡然淸氣)허고, 맑은 기운이 미간에 일어나니, 만고영웅 기상이라. 현덕이 속으로 칭찬허며 공손히 앉어서 말을 헌다.
[B]
[아니리] “선생님을 뵈옵고저 세 번 찾아온 뜻은 다름이 아니오라, 한실(漢室)이 경복(傾覆)허고 간신이 농권(弄權)하와 종묘사직(宗廟社稷)이 망재조석(亡在朝夕)이라. 이 몸이 제주(帝冑)로서 갈충보국(竭忠報國)하려 하되, 병미장과(兵微將寡)하고 재주 단천(短淺)하야 흥복(興復)치 못하오니, 사직이 처량하고 불쌍한 게 창생이라. 원컨대 선생께옵선 유비와 백성을 아끼시와 출산상조(出山相助)*하사이다.”
공명이 대답허되,
“양은 본래 지식이 천박하와 포의야부(布衣野夫)로서, 남양땅에서 춘풍세우(春風細雨) 밭이나 갈고, 월하에 풍월이나 지어 읊을지언정 국가 대사를 내 어찌 아오리까? 낭설을 들으시고 존가 허행(尊駕虛行) 하였나이다.”
굳이 사양 마다허니 현덕이 하릴없어,
[진양조]서안을 탕탕 뚜다리며,
“여보 선생 듣조시오. 천하대세가 날로 기울어져서 조적이 협천자이령제후(挾天子而令諸侯)를 허니* 사백년 한실 운이 일조일석에 있삽거든 선생은 청렴한 본을 받고 세상 공명을 부운으로 생각허니 억조창생(億兆蒼生)을 뉘 건지리까?”
㉤말을 마치고 두 눈에 눈물이 듣거니 맺거니 방울방울 떨어지고, 가슴을 뚜다려 복통단장(腹痛斷腸) 울음을 우니 용의 음성이 와룡강을 진동헌 듯 뉘랴 아니 감동허리?
- 작자 미상,「적벽가(赤壁歌)」-
*자고기이허며 수수과슬: 두 귀가 제 스스로 돌아보아도 보일 만큼 길고 팔이 무릎 아래까지 닿을 만큼 긺.
*산불고이수려허고~임불대이무성: 산은 높지 않으나 빼어나고 물은 깊지 않으나 맑으며 땅은 넓지 않으나 평탄하며 나무는 크지 않으나 우거졌음.
*초당에~아자지: 초당에 봄잠을 실컷 자고 나니 창밖에 해가 더디구나. 큰 꿈을 누가 먼저 깨우쳤는고. 평생을 나 스스로 아는 것을.
*출산상조: 은거를 풀고 세상에 나와 대업을 도움.
*조적이~허니: 조조라는 도적이 천자를 끼고서 제후를 호령하니.
14. 윗글에 대한 이해로 가장 적절한 것은?
[출제의도] 작품의 내용을 이해하는지 평가한다.
②
현덕 일행이 공명을 만나기 위해 처음 와룡강으로 찾아갔을 때, 동자는 ‘선생께옵선 박릉의 최주평과 영천에 석광원, 여남의 맹공위이며 매일 서로 벗이 되어 강호에 배 띄워 선유타가 임간에 바돌 뒤러 나가신 지 오래이다.’라고 말하였다. 동자의 말을 통해 현덕 일행이 처음 와룡강을 찾아갔을 때, 공명은 최주평, 석광원, 맹공위 등 자신의 친구들과 뱃놀이를 즐기고, 바둑을 두러 가기 위해 출타 중이었음을 알 수 있다.
[오답풀이]
① 윗글에서 공명이 현덕 일행을 불신했다고 볼 근거는 나타나지 않는다. 다만 공명이 현덕 일행을 계속 기다리게 했다는 점에서 공명은 현덕 일행을 시험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때 시험의 대상이 된 것은 현덕 일행의 능력이 아니라 그들의 태도였다.
③ 현덕 일행이 공명을 세 번째로 찾아가 시문을 두드리고 동자에게 ‘선생님 계옵시냐?’라고 묻자 동자는 ‘초당에 춘수 깊어 계시나이다.’라고 대답한다. 즉 동자는 공명이 낮잠을 자고 있다고 말하는데, 뒷부분의 ‘공명이 그제야 잠에 깨어 풍월 지어 읊으는디’라는 부분을 통해 공명이 실제로 낮잠을 자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동자가 현덕에게 공명이 낮잠을 잔다고 말한 것은 거짓말이 아니며, 윗글에서 동자가 현덕 일행을 따돌리려고 했다고 판단할 만한 근거도 찾을 수 없다.
④ 익덕(장비)은 현덕, 관공(관우)과 함께 세 번째로 공명을 찾아 갔으나 공명이 한가로이 누워 아무런 움직임이 없자 크고 높은 목소리로 호되게 꾸짖기를 ‘저만헌 사람을 보랴허고 수차 수고를 허였거든, ~제 만일 죽기 싫으면 응당 나올테니 노끈으로 결박하야 신야로 돌아가사이다.’라고 하였다. 이를 통해 익덕은 공명의 재주를 높이 평가하고 있지 않으며, 불을 질러 공명이 밖으로 나오면 결박하여 데려가겠다고 말한 것은 세 번이나 찾아 갔음에도 낮잠이나 자면서 만나 주지 않는 공명의 태도에 분노하였기 때문이다.
⑤ 현덕 일행이 공명을 세 번째로 찾아갔을 때, 잠에서 깬 공명은 현덕이 세 번째로 찾아와 밖에서 기다린 지 오래되었다는 동자의 말을 듣자 ‘그제야 놀랜체허고 의관을 정제헌다’라고 하였다. 이를 통해 공명이 실제로 깜짝 놀란 것이 아니라 놀란 체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공명은 ‘백우선(새의 흰 깃으로 만든 부채) 손에 들고 당하(대청 아래)에 내려와 현덕을 인도’한다고 하였으므로 문밖까지 마중 나온 것은 아니다. 문밖에서 현덕을 맞이한 것은 공명이 아니라 동자이다.
① 공명은 자신을 찾아온 현덕 일행을 불신하여 그들의 등력을 시험하고자 하였다.
② 현덕 일행이 처음 와룡강을 찾아갔을 때 공명은 출타 중이었다.
③ 동자는 현덕 일행을 따돌리기 위해 공명이 낮잠을 자는 중이라고 거짓말했다.
④ 익덕은 공명의 재주를 높이 평가하여 완력을 써서라도 데려가고자 하였다.
⑤ 현덕 일행이 다시 찾아갔을 때 공명은 깜짝 놀라 문밖까지 마중 나왔다.
15. [A], [B]에 대한 설명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출제의도] 작품의 서술상 특징을 비교하여 이해하는지 평가한다.
①
[A]는 ‘신장은 칠척 오촌이요, 얼굴은 관옥 같고 자고기이허며 수수과슬 영웅이라’, ‘신장은 구척이나 되고, 봉의 눈 삼각수 청룡도 비껴들고 적토마상에 뚜렷이 앉은 거동’, ‘신장은 팔척이요, 얼골이 검고 제비택 쌍고리 눈에 사모장창을 눈 우에 번듯 들고, 세모마상에 당당히 높이 앉어’ 등에서 열거법을 사용하여 현덕, 운장, 익덕의 외양을 묘사하고 있다. 그러나 [B]는 열거법을 사용하여 인물의 외양을 제시하고 있지 않다.
[오답풀이]
② [A]에는 ‘얼굴은 관옥 같고’, ‘봉의눈’, ‘제비택 쌍꼬리 눈’, ‘산악을 와그르르 무너낼 듯’ 등의 비유적 표현이 사용되고 있으나 [B]에는 비유적 표현이 사용되지 않았다. 따라서 [B]는 [A]와 달리 비유적 표현을 활용하여 상황의 급박함을 부각하고 있다는 설명은 적절하지 않다.
③ [A]에서는 서술자의 서술을 통해 현덕, 운장, 익덕의 외양과 공명이 거처하는 와룡강가의 배경 묘사가 이루어지고 있을 뿐 인물의 독백을 통해 인물의 내면이 드러난다고 볼 수 없다. [B]에서는 현덕과 공명의 대화가 나타나는데, 현덕은 공명에게 세상 밖으로 나와 자신과 함께 대업을 성취하자고 제안하고 있으며, 공명은 이에 자신을 낮추며 사양함으로써 현덕의 제안을 거절하고 있으므로, 대화를 통해 인물의 내면이 드러난다고 볼 수 있다.
④ [A]는 열거법을 사용하여 외양 및 성격을 묘사하고 있는데, 열거법의 사용으로 인해 리듬감을 형성하고 있으므로 운문적인 표현이 두드러진다고 볼 수 있다. 한편 [B]의 경우 인물 간 대화를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으므로 산문적인 표현이 두드러진다고 볼 수 있다.
⑤ [A]에서는 서술자의 서술을 통해 현덕, 운장, 익덕의 외양과 공명이 거처하는 와룡강가의 배경 묘사가 이루어지고 있을 뿐 과거의 사건을 조명하여 현재 사건의 원인을 밝히고 있다고 볼 수 없다. [B]에서는 현덕과 공명의 대화가 나타나는데, 현덕은 공명에게 세상 밖으로 나와 자신과 함께 대업을 성취하자고 제안하고 있으며, 공명은 이에 자신을 낮추며 사양함으로써 현덕의 제안을 거절하고 있으므로 이 또한 과거의 사건을 조명하여 현재 사건의 원인을 밝히고 있다고 볼 수 없다.
① [A]는 [B]와 달리 열거법을 사용하여 인물의 외양을 제시하고 있다.
② [B]는 [A]와 달리 비유적 표현을 활용하여 상황의 급박함을 부각하고 있다.
③ [A]는 독백을 통해, [B]는 대활르 통해 인물의 내면을 보여주고 있다.
④ [A]는 주로 산문적인 표현을 사용하는 반면, [B]는 운문적인 표현이 두드러진다.
⑤ [A]와 [B] 모두 과거의 사건을 조명하여 현재 사건의 원인을 밝히고 있다.
16. ㉠~㉤에 대한 이해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출제의도] 작품의 세부 내용을 이해하는지 평가한다.
④
㉣은 작중 인물인 공명과 현덕의 시각을 빌려 현덕과 공명이 영웅의 기상을 타고난 인물임을 서술하고 있다. 즉 ㉣에서는 작중 인물의 시각으로 상대방을 관찰함으로써 두 인물이 상대방을 우호적으로 평가하고 있음을 드러내고 있으므로, 현덕과 공명 사이에 오해가 있었다고 보기 어려우며, 또한 이 오해가 해소될 것임을 예고한다고 볼 수도 없다.
[오답풀이]
① ㉠은 공명이 살고 있는 와룡강가의 배경을 묘사한 부분이다. 석벽은 구름 속에 잠겨 있고, 큰 소나무는 푸른 빛을 띤 이곳은 한적하면서도 고상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자연 속 공간으로, ㉠은 속세를 떠나 고고히 살고자 하는 공명의 뜻을 암시하고 있다.
② ㉡은 현덕 일행이 공명을 찾아갔다가 만나지 못하고 물러났다가 다시 찾아가고, 두 번째 찾아가서도 만나지 못하자 돌아가 예물을 갖추어 세 번째로 다시 찾아간 삼고초려의 과정을 압축적으로 서술하고 있다. 현덕 일행은 신야로 돌아와 일삭(한 달)이 지난 후 공명을 두 번째로 찾아갔고, 돌아와 다시 수삼삭(두서너 달)이 지난 후 세 번째로 찾아간 것이므로, 이를 통해 삼고초려가 수개월에 걸쳐 진행되었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은 압축적 서술을 통해 사건의 경과를 속도감 있게 제시한 것이라 볼 수 있다.
③ ㉢에서 현덕은 은왕 성탕이 이윤을, 문왕이 여상을 신하로 삼기 위해 여러 번 그들을 찾아갔다는 고사를 인용하여 익덕을 설득하고 있다. 이를 통해 현덕은 공명을 인재로 등용하기 위한 자신의 확고한 의지를 강조하고 있다.
⑤ ㉤은 서술자의 개입이 나타난 부분이다. 서술자가 직접 개입하여 가슴을 치며 통곡하는 현덕의 음성을 ‘용의 음성’이라고 표현하고, 이에 대해 ‘뉘랴 아니 감동허리’(누구든 감동하지 않겠는가)라고 평가함으로써 나라를 위하는 현덕의 충정에 대한 청중의 공감을 유도하고 있다.
① ㉠: 자연의 형상을 빌려 속세를 떠나 고고히 살고자 하는 공명의 뜻을 암시한다.
② ㉡: 압축적 서술을 통해 현덕 일행과 공명이 만나는 사건의 경과를 속도감에 있게 제시한다.
③ ㉢: 고사를 인용하여 공명을 등용하고자 하는 현덕의 확고한 의지를 드러낸다.
④ ㉣: 상대방을 우호적으로 관찰하는 태도를 강조하여 현덕과 공명 사이의 오해가 해소될 것임을 예고한다.
⑤ ㉤: 서술자가 직접 개입하여 현덕의 충청에 대한 청중의 공감을 유도한다.
17. <보기>를 참고하여 윗글을 감상한 내용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출제의도] 외적 준거를 참고하여 작품을 감상하는지 평가한다.
④
◈ 알아두기
-판소리의 미의식-
우아미: 일상생활의 실상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며 작고 친근한 것을 추구하는 데서 오는 아름다움으로, 아름다운 형상이나 수려한 자태를 그려 냄으로써 고전적인 기품과 멋을 드러내는 미의식이다. 자연 친화적인 작품은 모두 우아미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숭고미: 일상생활에서 벗어난 크고 위대한 것을 추구하는 데에서 오는 아름다움으로, 경건하고 엄숙한 분위기를 자아냄으로써 고고한 정신적 경지를 체험할 수 있게 하는 미의식이다. 작품이 지향하는 바에 작자의 현실이 어우러지게 되면 숭고미가 느껴진다.
비장미: 삶의 모순을 거부하고 숭고한 이념을 긍정하려는 투쟁에서 오는 아름다움을 의미하며, 보통 이러한 투쟁이 실패로 끝나 슬픔이 극에 달한 상황이나 한과 같은 정서의 표출로 인해 형상화되는 미의식이다. 슬픔, 고통, 절망 등의 감정을 예술적으로 표현할 때 두드러진다.
골계미: 당위적인 관념의 구속을 거부하고 삶의 발랄한 모습을 긍정하려는 태도에서 나오는 아름다움으로, 거짓과 위선을 폭로했을 때 형상화되는 미의식이다. 주로 풍자와 해학 등에서 나타난다.
-판소리의 장단-
진양조: 가장 느린 장단으로, 판소리에서 사설의 내용이 한가하고 유장한 대목에 주로 사용된다.
중모리: 보통 빠르기의 장단으로, 서정적인 대목이나 상황을 평탄하게 서술하는 내용 등에 두루 사용된다.
중중모리: 중모리보다 조금 빠른 장단으로, 춤추는 장면, 활발하게 걷는 장면에 주로 사용된다.
자진모리: 빠른 장단으로, 극적 상황에서 무엇인가를 빠르게 열거하거나 위급한 상황이 벌어져 서둘러야 하는 대목에 주로 사용된다.
휘모리: 매우 빠른 장단으로, 어떤 상황이 차츰 급박해져 매우 빠르게 진행되는 대목에서 자주 사용된다.
<보기>에 따르면 양반이 판소리의 주요 향유층으로 부상하면서 여러 변화가 나타났는데, 「적벽가」에서 이러한 변화를 잘 보여 주는 대목은 ‘삼고초려’로, 골계미가 축소된 반면 장중미와 비장미가 강화되었다고 하였다. 윗글에서 현덕이 공명에게 출산상조(은거를 풀고 세상에 나와 대업을 도움.)할 것을 청하자, 공명이 ‘양(제갈량=공명)은 본래 지식이 천박하와 포의야부로서, 남양 땅에서 춘풍세우 밭이나 갈고, 월하에 풍월이나 지어 읊을지언정 국가 대사를 내어찌 아오리까? 낭설을 들으시고 존가 허행 하였나이다.’라고 말한다. 이처럼 공명이 자신의 역량을 반어적으로 표현한 까닭은 자신을 낮추어 겸손한 태도로 현덕의 청을 거절하기 위함이다. 여기에 풍자나 해학적 요소가 담겨 있지 않으므로, 공명의 말에서 골계미를 느낄 수 있다는 감상은 적절하지 않다.
[오답풀이]
① <보기>에 따르면 양반이 판소리의 주요 향유층으로 부상하면서 여러 변화가 나타났는데, 「적벽가」에서 이러한 변화를 잘 보여 주는 대목은 ‘삼고초려’로, 여기에는 장중미가 강화되어 있다고 하였다. 장중미(숭고미)란 판소리의 미적 범주 중 하나로, 장엄하고 무게 있는 느낌을 자아낸다. 윗글의 ‘당당헌 유현주는~’에서는 당당한 모습의 유현주(현덕과 마찬가지로 유비를 이르는 말)와 위엄 있고 맹렬한 기세의 운장(관우), 말 위에 당당히 높이 앉아 있는 모습의 익덕(장비)의 모습을 상세하게 묘사하고 있는데, 이와 같이 장엄하고 무게 있는 영웅의 모습을 제시함으로써 장중미를 강화하고 있다.
② <보기>에 따르면 양반이 판소리의 주요 향유층으로 부상하면서 여러 변화가 나타났는데, 「적벽가」에서 이러한 변화를 잘 보여주는 대목은 ‘삼고초려’로, 서민의 언어가 두드러졌던 사설에서 양반 언어의 비중이 커졌다고 하였다. 윗글의 ‘산불고이수려허고 ~ 임불대이무성이라’(산은 높지 않으나 빼어나고 물은 깊지 않으나 맑으며 땅은 넓지 않으나 평탄하며 나무는 크지 않으나 우거졌음.)는 한문투 표현으로, 한문투 표현은 양반 언어의 비중이 커졌음을 보여주는 예이다. 윗글에서 이러한 양반층이 주로 쓰는 언어가 두드러진 것을 통해 양반이 판소리의 향유층으로 등장한 상황을 짐작해 볼 수 있다.
③ <보기>에 따르면 양반이 판소리의 주요 향유층으로 부상하면서 여러 변화가 나타났는데, 「적벽가」에서 이러한 변화를 잘 보여주는 대목은 ‘삼고초려’로, 가장 느린 장단인 진양조가 완성되면서 다채로운 인간의 정서를 다양한 음악적 표현에 담아내게 되었다고 하였다. 윗글에서 익덕이 ‘고리눈 부릅뜨고’ ‘고성대질’하며 불을 지르려 하는 장면은 중중모리장단을 사용하고 있다. 중중모리장단은 중모리를 중간 빠르기로 몰아간다는 의미로 조금 빠른 장단에 속하는데, 성격이 급한 익덕이 분노하는 모습을 효과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이와 달리 현덕이 가슴을 두드리고 통곡하며 공명을 설득하는 장면은 진양조를 사용하여 감정을 극대화하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 따라서 익덕이 ‘고리눈 부릅뜨고’ ‘고성대질’하며 불을 지르려 하는 장면은 중중모리장단을 사용함으로써 느린 진양조를 사용한 장면화는 다른 정서를 담아낸다는 감상은 적절하다.
⑤ <보기>에 따르면 양반이 판소리의 주요 향유층으로 부상하면서 여러 변화가 나타났는데, 「적벽가」에서 이러한 변화를 잘 보여주는 대목은 ‘삼고초려’로, 가장 느린 장단인 진양조가 완성되면서 다채로운 인간의 정서를 다양한 음악적 표현에 담아내게 되었고, 비장미가 강화되었다고 하였다. 윗글에서 현덕이 공명의 ‘출산상조’를 호소하는 부분은 진양조장단을 사용하고 있다. 이를 통해 현덕이 나라의 운명을 걱정하며 통곡하는 장면의 슬픈 느낌이 극대화되면서 비장미가 강화되고 있다.
[3점]
<보기>
19세기 들어 양반이 판소리의 주요 향유층으로 부상하면서 판소리에는 여러 변화가 나타났다. 서민의 언어가 두드러졌던 사설에서 양반 언어의 비중이 커지고, 가장 느린 장단인 진양조가 완성되면서 다채로운 인간의 정서를 다양한 음악적 표현에 담아내게 되었으며, 골계미가 축소된 반면 장중미와 비장미가 강화되었다.「적벽가」성립 초기에는 아예 없었거나 간단한 사설 형태였던 ‘삼고초려’ 대목이 「적벽가」에 자리 잡은 것은 이러한 판소리의 변화를 잘 보여 준다.
① ‘당당헌 유현주는~일덕일시가 분명쿠나’는 현덕 일행의 모습을 상세히 묘사하여 장엄하고 무게 있는 영웅 상을 제시함으로써 장중미를 강화하는군.
② ‘산불이고이수려허고~임불대이무성이라’등과 같이 양반층이 주로 쓰는 언어가 두드러진 것은 양반이 판소리의 향유층으로 등장한 상황과 관련이 있겠군.
③ 익덕이 ‘고리눈 부릅뜨고’ ‘고성대질’하며 불을 지르려 하는 장면은 중중모리장단을 사용함으로써 진양조를 사용한 장면과는 다른 정서를 담아내는군.
④ 공명이 ‘본래 지식이 천박’한 사람인데 ‘국가 대사를 내 어찌 아오리까?’라고 말하는 것은 자신의 역량을 반어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골계미를 살리고 있군.
⑤ 현덕이 공명의 ‘출산상조’를 호소하며 ‘두 눈에 눈물이’ ‘방울방울 떨어지고’ ‘복통단장 울음’을 우는 장면은 슬픈 느낌을 극대화하여 비장미를 표현하는군.
작자 미상, 「적벽가」
해제 이 작품은 중국 소설 『삼국지연의』에 연원을 두고 있는 판소리 사설로, 원작을 새롭게 해석하고 변용하여 인물의 성격을 독특하게 드러내고 있다. 원작에 없는 새로운 내용을 덧붙이면서 서민들이 겪는 애환도 함께 그려 내고 있다. 즉 영웅의 활약상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원작과는 달리 서민의 고통스러운 삶과 정서, 주체성을 잘 녹여냈다는 점이 특징적이다. 제시된 부분은 전쟁에 패한 조조가 군사들과 실없는 소리를 주고받다가 관우가 나타났다는 소리에 혼비백산하는 내용이다.
주제 전쟁에 패한 조조에 대한 조롱과 풍자
전체 줄거리
유비는 제갈공명을 참모로 초방하기 위해 관우, 장비와 함께 그의 집으로 찾아간다. 삼고초려한 후에 제갈공명을 군사로 얻는다. 한편 조조는 강남을 평정하기 위해 백만 대군을 이끌고 원정길에 오르고 조조의 군사는 제각기 설움을 늘어놓는다. 조조의 선봉 부대가 신야에 이르자 제갈공명은 불과 삼천 명의 군사로 십만 대군을 크게 무찔러 패주시킨다. 뒤이어 벌어진 장판교 싸움에서는 조자룡이 유비의 장자를 품에 안고 조조의 백만 대군 속을 뚫고 나오고, 장비는 장판교에서 홀로 버티고 서서 천둥 같은 호령 소리로 조조의 대군을 물리친다. 제갈공명은 오나라로 건너가 손권과 주유의 마음을 움직여 조조와 건곤일척의 싸움을 벌이도록 유도한다. 적벽 대전이 벌어지자 주유는 제갈공명이 동남풍을 빌어 준 덕택에 조조의 백만 대군을 거의 전멸시키는 전과를 올린다. 불과 몇천의 군사와 함께 도망하던 조조는 화용도에서 관우를 만나고 목숨을 구걸한 끝에 겨우 살아서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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