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 29:1-12, 요 1:1-14 방월석 목사
I. 초림과 재림(요 1:1,14)
4복음서 가운데 맨 마지막에 쓰여 진 요한복음에는 다른 복음서들과는 달리 예수님의 초림의 과정을 보여주는 말씀들은 나오지 않습니다. 하지만, 요한복음에는 예수님의 초림 사건이 지닌 신학적, 신앙적 의미를 설명하는 중요한 말씀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바로 요한복음 1장 1절과 14절의 말씀이 그것인데, 여기서 사도 요한은 예수님의 초림을 ‘성육신의 사건’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태초에 말씀이 계시니라 이 말씀이 하나님과 함께 계셨으니 이 말씀은 곧 하나님이시니라”(1). “말씀이 육신이 되어 우리 가운데 거하시매 우리가 그 영광을 보니 아버지의 독생자의 영광이요 은혜와 진리가 충만하더라”(14)하십니다.
창조의 과정에 함께하셨던 말씀(로고스)이 곧 하나님이신데, 어느 날 이 말씀되신 하나님이 인간의 육신을 입고 우리 가운데 오셨는데, “아버지의 독생자” 바로 예수님이셨다는 겁니다. 예수님의 탄생(초림)을 하나님이 인간의 몸을 입고 찾아오신 ‘성육신의 사건’으로 설명한 것입니다.
14절에서는 또 예수님이 이 땅에 찾아오신 이유를 설명하는 중요한 말씀이 등장합니다. “말씀이 육신이 되어 우리 가운데 거하시매”라는 말씀인데, 여기서 ‘거하시매’라는 단어에 유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2,000년 전 성자 하나님이신 예수님이 왜 이 땅에 찾아오셨는가? 바로 우리 가운데 거하시기 위해서라는 겁니다.
‘거하시매’라는 단어는 헬라어로 ‘εσκηνωσεν(에스케노센)’이라고 하는데 이 단어는 ‘장막을 치다’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출애굽 당시 하나님이 ‘거룩한 장막’인 ‘성막’을 치고 이스라엘 백성과 함께 해주신 것처럼, 성자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 머무시기 위해 육신이라는 장막을 치고 이 땅에 찾아오셨다는 겁니다.
많은 사람들이 예수님이 왜 다시 오시는지에 대해서 묻는데, 예수님이 재림하시는 이유도 초림의 이유와 다르지 않습니다. ‘에스케노센’ 바로 이 땅에 주님이 머무실 장막을 치고 우리와 함께 하시기 위해서 다시 오시는 것입니다. 조만간 주님이 다시 오셔서 다윗 성인 예루살렘에 장막을 치시고, 천년왕국의 기간 동안 만왕의 왕으로 세상을 통치하실 것입니다. 그리스도의 신부인 교회는 바로 우리와 함께하시기 위해 다시 오실 주님을 기다리는 ‘종말론적 공동체’인 것입니다.
오늘 우리가 지키고 있는 ‘추수감사절’은 이스라엘의 절기 가운데는 ‘장막절’에 해당하는 절기입니다. 한국 교회는 일반적으로 이 땅에 복음을 전해준 미국 교회에 전통을 따라 11월 셋째 주 주일을 ‘추수감사절’로 지키지만, 성경적으로 보면 오히려 이스라엘의 장막절을 전후로 해서 추수감사절을 지키는 것이 맞다고 봅니다. 그래서 저희 교회는 몇 년 전부터 일주일간 지속되는 이스라엘의 장막절 주간에 속해 있는 주일을 추수감사절로 지키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구속사를 보여주는 이스라엘의 7대 절기 가운데, 유월절과 무교절, 초실절, 오순절은 봄에 지키는 절기로 예수님의 초림 사건을 예표하고 있습니다. 유월절은 예수님의 십자가 사건, 무교절은 무덤에 안치되신 사건, 초실절은 부활의 사건, 오순절은 성령 강림의 사건을 예표하고 있습니다.
이에 반해 나팔절로부터 시작되는 3개의 가을 절기 즉 나팔절, 대속죄일, 장막절은 장차 일어날 재림의 사건을 예표하고 있습니다. 나팔절은 교회의 휴거사건을, 대속죄일은 7년 대환난 기간 동안에 일어날 이스라엘의 민족적인 회심의 사건을, 그리고 장막절은 예수님의 지상 재림 사건을 예표하고 있습니다. 나팔절로부터 시작된 재림의 사건이 장막절로 완성이 되는 것입니다.
2017년 장막절은 10월 5일부터 12일까지인데, 오늘이 바로 이스라엘의 장막절(Sukkot) 기간이라 보시면 됩니다. (나팔절 9월 21,22일, 대속죄일 9월 30일)
이제는 예수님의 재림을 예표하고 있는 이스라엘의 가을 절기들에 대해서 조금 더 구체적으로 살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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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I. 재림의 사건을 예표하고 있는 가을 절기들(민 29:1-12)
1. 나팔절(1)
먼저, 본문 1(민 29:1)절 말씀에 보면 칠 월 초 일 일에 나팔을 불어 성회로 모이라는 말씀이 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7월은 이스라엘의 종교력으로 따진 것입니다. 출애굽의 사건이 있었던 유월절을 정월로 해서 일곱 번째 해당되는 달이라는 뜻입니다. 종교력으로 따지면 7월이지만, 이스라엘의 공식적인 달력으로는 이때가 바로 정월입니다. 성경에서 7은 하나님의 숫자입니다. 그런고로 일곱 번째 달이라 함은 하나님의 역사가 새롭게 시작되는 순간이라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때를 공식적인 정월로 삼고 있는 것입니다. 이처럼 한 해의 시작을 알리는 이 날에 나팔을 불어 성회로 모이라 지시한 것입니다.
특별히 이 나팔절은 구속사적인 관점에서 살피면 휴거의 사건과 연관된 절기입니다. 1절 말씀에 보면 이 날에 제사장이 나팔을 불면 이스라엘 백성들은 하던 일을 멈추고 성회로 모여 하나님을 예배하고 새로운 한 해를 주신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휴거의 사건을 묘사하고 있는 고린도전서 15장에서는 “보라 내가 너희에게 비밀을 말하노니 우리가 다 잠잘 것이 아니요, 마지막 나팔에 순식간에 홀연히 다 변화하리니 나팔 소리가 나매 죽은 자들이 썩지 아니할 것으로 다시 살고 우리도 변화하리라”(고전 15:51,52)하셨습니다.
데살로니가전서 4장에서는 “주께서 호령과 천사장의 소리와 하나님의 나팔로 친히 하늘로 좇아 강림하시리니 그리스도 안에서 죽은 자들이 먼저 일어나고 그 후에 우리 살아남은 자도 저희와 함께 구름 속으로 끌어올려 공중에서 주를 영접하게 하시리니 그리하여 우리가 항상 주와 함께 있으리라”(살전 4:16,17)하셨습니다.
나팔절이 상징하는 휴거 사건에 관한 말씀은 신약 성경 뿐 아니라 구약 성경인 출애굽기 19장에도 등장하는데, 모세가 십계명을 받으러 가는 모습을 통해 장차 일어날 휴거의 사건을 유추해 볼 수 있다는 겁니다.
출애굽기 19장을 보면 하나님이 모세에게 이스라엘 백성들로 하여금 스스로 성결케 할 것을 명하시고(10) 삼일 동안 기다리라 한 뒤(11), 나팔소리와 함께 시내 산 꼭대기에 강림하여 모세를 부르시는 장면이 나옵니다.
“나팔소리가 점점 커질 때에 모세가 말한 즉 하나님이 음성으로 대답하시더라. 여호와께서 시내 산 곧 그 산꼭대기에 강림하시고 그리로 모세를 부르시니 모세가 올라가매”(출 19:19, 20)하십니다.
나팔소리와 함께 강림하신 하나님이 모세를 부르시니 모세가 하나님을 만나러 올라갔다 했습니다. 이 말씀은 휴거의 사건을 묘사한 고린도전서 15장과 데살로니가전서 4장의 말씀과 정확히 일치하고 있습니다. 마지막 날 우리도 모세처럼 주님이 나팔소리와 함께 강림하여 우리의 이름을 부르실 때 주님을 만나기 위해 공중으로 올라가게 될 것입니다.
스스로를 성결케함으로 예비하고 있다가 주의 강림을 알리는 나팔소리가 들리면 우리도 하던 일을 멈추고 주님께 나아가야 합니다. 바쁘다는 핑계, 귀찮다는 핑계로 이 나팔 소리를 외면하면 결국 이 땅에서 남겨져서 큰 환란을 겪을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2. 두 번째, 나팔절은 열흘 뒤에 있을 대 속죄일을 예보하는 역할을 했습니다(7).
7월 1일에 나팔절이 있고, 곧 이어 이어지는 7월 10일은 대 속죄일로 지켜졌습니다. 대 속죄일은 그야말로 온 이스라엘 백성들이 죄를 자복하고 하나님께 회개하는 시간입니다. 이때는 특히 대제사장이 이스라엘 백성들의 죄를 대신해서 속죄의 제사를 지내고 그 피를 가지고 일 년에 한 번 지성소로 들어가 하나님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때 만일 대제사장이 죄를 온전히 회개하지 않고 하나님 앞에 나아갈 경우에는 그 자리에서 하나님의 심판이 내려지기도 했습니다. 그런고로 나팔 절에 부는 나팔소리는 이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속죄일이 다가오고 있으니 철저히 회개하고 하나님 앞에 설 준비를 해야 한다는 경고의 메시지이기도 했던 것입니다.
나팔절에 해당되는 휴거의 사건으로 이 땅에서 교회가 떠나가고 나면, 이스라엘 백성들은 민족적으로 회개하여 7년 대환난(한 이레)의 기간 동안 떠나간 교회를 대신해서 제사장의 사명, 선교적 사명을 감당하게 될 것입니다(로마서 11장).
7년 대환난의 기간 동안 일어날 이스라엘의 회심에 대해 스가랴 12장 10절에서는 다음과 같이 예언하고 있습니다. “내가 다윗의 집과 예루살렘 거민에게 은총과 간구하는 심령을 부어 주리니 그들이 그 찌른 바 그를 바라보고 그를 위하여 애통하기를 독자를 위하여 애통하듯 하며 그를 위하여 통곡하기를 장자를 위하여 통곡하듯 하리로다.”
7년 대환난의 기간 동안 이스라엘 백성들이 “그들이 찌른 바 그를” 즉, 저들이 2,000년 전에 십자가에 못 박은 하나님의 아들 예수를 그리스도(메시야)로 인정하고 영접하는 역사가 나타나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렇듯 회개함으로 예수를 그리스도로 영접한 이스라엘 백성들 가운데 선택받은 144,000명의 ‘하나님의 종들’(계7:4)이 만방에 흩어져 복음을 증거함으로 이방인 가운데도 허다한 무리들이 회개하고 돌아오는 역사가 나타날 것입니다(계 7:9). 이 모두가 이스라엘이 민족적으로 회개하고 하나님께로 돌아오는 7년 대환난의 기간 바로 ‘대 속죄일’에 일어날 일들인 것입니다.
3. 세 번째, 나팔절에 부는 나팔은 장막절이 다가오고 있음을 알리는 역할을 했습니다(12).
나팔절이 있은 뒤 열흘 뒤가 대 속죄일이고, 15일 뒤가 장막절입니다. 본문이 기록된 민수기 29장과 레위기 23장에는 이 장막절에 관한 규례들이 나옵니다. 민수기 29장 12절부터 38절까지는 장막절 8일 동안 드릴 제사에 대한 상세한 규례들이 나오고, 레위기 23장 42절에는 이 기간 동안 이스라엘 백성들은 모두 초막에 머물러야 한다는 명령의 말씀이 나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광야 40년 동안 초막에 머문 것을 기억하기 위해 장막절 기간 동안 초막(장막)에 머물라 하신 것입니다.
앞에서도 살펴본 것처럼 이 ‘장막절’은 구속사적인 의미에서는 예수님의 임재의 사건과 연관이 된 절기이기도 합니다. 2,000년 전에 예수님께서 장막을 치고 우리와 함께 머물기 위해 오셨던 것처럼, 마지막 때가 되면 예수님이 다시 오셔서 이 땅에 장막을 치고 우리와 함께 하실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재림의 사건인 것입니다.
순서적으로 다시 살피면, 나팔절 - 교회의 휴거 사건이 있고, 그 후에 대 속죄일 - 이스라엘이 민족적으로 회개하는 역사가 나타나고, 그리고 마지막 순간에 예수님이 재림하셔서 장막을 치고 우리와 함께 머무신다는 겁니다. 바로 재림 사건 마지막에 장막절 사건이 있다는 겁니다. 이렇게 재림하신 주님은 1,000년 동안 우리와 함께 이 땅에 머물며 만왕의 왕으로 세상을 다스리실 것입니다.
장막절을 농사력으로는 ‘수장절(收藏節)’이라고도 불렀는데, 수장절은 한 해의 농사가 끝나고 거둔 곡식들을 곳간에 쌓아두고 하나님께 감사하는 절기라는 뜻입니다. 오늘 우리가 지키는 추수감사절에 해당되는 절기가 장막절인 것입니다. 맥추절이라고도 불리는 오순절부터 시작된 추수가 장막절에 끝나게 되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구속의 역사 속에서 살피면 오순절부터 장막절까지가 영적 추수의 시기입니다. 오순절 마가의 다락방에 성령이 강림하심으로 시작된 영적추수가 장막절에 비로소 끝나게 되는 것입니다. 이때까지만 추수의 기회, 즉 전도의 기회, 구원의 기회가 주어지는 것입니다.
III. 결론
이스라엘의 봄 절기인 유월절과 무교절과 초실절과 오순절에 관한 예언들이 예수님의 초림 사건으로 성취되었던 것처럼, 재림 사건을 예표하고 있는 가을 절기의 사건들도 조만간 이 땅에 찾아오게 될 것입니다. 하나님의 나팔 소리와 함께 휴거의 사건이 시작되고, 7년 대환난 기간 동안 이스라엘이 민족적으로 회개하여 제사장의 사명을 감당하게 될 것이고, 이 7년 대환난의 끝에 예수님이 장막을 치고 우리와 함께 머무시기 위해 이 땅을 찾아오실 것입니다. 2017년 추수감사절(장막절)이 바로 이런 재림의 소망을 새롭게 하는 시간이 되길 바랍니다. 마라나타!
첫댓글 작년 글이지만, 배울점이 있는 내용이라 가져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