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2022. 11. 10.
오후에 서울 송파구 잠실 석촌호수 서호 쉼터로 나갔다.
쉼터 돌벤치 위에서는 영감들이 걸터 앉아서 바둑 장기를 둔다. 서서 구경하는 구경꾼들은 훨씬 더 많고.
나도 구경꾼이 되어서 장기를 내려다보았다.
하수들은 장기알을 이리저리 두었다가 금새 되물리고를 반복했다.
구경하는 내가 화가 날 정도로 찌질이들이다.
'천천히 두세요. 구경하는 사람이 오히려 화가 날 지경입니다'라고 중얼거리고는 이내 자리를 떴다.
석촌호수 동호로 나갔다가 길 건너편 방이동으로 건너갔다.
'방이재래시장'으로 발길을 돌렸다.
좁은 골목길 양편으로는 장터가 길게 이어진다.
가을철 농산물이 많이도 진열되었다.
나는 식재료를 둘러보았다. 내가 관심을 갖는 주요 식재료는 고구마.
고구마 가격이 무척이나 싸졌다.
아쉽게도 사지는 않았다. 그 무거운 것을 들고는 먼 곳에 있는 잠실 아파트단지로 운반할 근력이 없기에.
방이동 재래시장에는 빵집도 여러 군데나 있다.
나는 '1,000원에 2개'라는 팻말이 있는 빵가게 앞에서 머뭇거렸다.
1,000원짜리 지폐 한 장을 꺼내서 맛있는 빵을 사서 먹었으면 좋으련만 차마 그렇게 하지 못했다.
왜?
나는 당뇨병환자이기에 군것질을 매우 자제해야 한다. 먹고 싶은 것이 산더미처럼 쌓였다고 해도 나는 배불리 먹을 수가 없다.
조금만 입맛을 다실 정도로만 군것질을 해야 한다.
먹고 싶은데도 식욕을 억제해야 하는 현실에 은근히 화가 치민다.
만약에 내 곁에 신(각종 종교의 신/무당 등을 모두 포함)이 있다면 그의 멱살을 움켜쥐고는 따귀를 올려부쳤을 게다.
'내가 뭐그리 음식을 많이 먹는다고?, 나는 키가 작고, 위도 작을 게다. 내가 먹는 게 뭐 그렇게 아깝니? 왜 나한테 당뇨병을 걸리게 했어?' 하면서 각종 신들이 내 손에 잡히기만 하면 그 자들의 귀싸대기를 올려칠 게다.
아쉽게도 나한테 붙잡힌 신(귀신 등)은 지금껏 전혀 없었다.
오늘 인터넷 뉴스가 떴다.
일본산 포도를 서울 시내 백화점에서도 판매한다고.
'루비로망'이란 이름을 가진 포도 한 송이 가격은 1,440만 원을 넘는다고.
경매장에서 1,405만원에 낙찰되었다고 하니 실제로 판매할 때에는 이보다도 훨씬 더 비쌀 터.
하나의 포도송이 가격이 1,400만 원대를 넘는다니... 나로서는 상상이 안 될 정도로 고가이기에 내 기가 막힌다.
도대체 그게 무슨 맛이 있다는 것이지. 그걸 사 먹으면 무슨 효과가 있다는 것인지.
서해안 내 시골마을에서는 올해 쌀 한 가마니(80kg) 가격은 17만 원.
쌀 10kg 가격은 21,250원. 1kg가격은 2,125원.
1kg 쌀로 밥을 지으면 밥 여러 공기가 나온다.
한 톨의 쌀이라도 소중히 여기는 나.
나는 몇 차례나 죽어서 새로 환생한다고 해도 위 포도 한 송이를 사서 먹을 수는 없을 터.
이 세상은 왜 이렇게 빈부의 격차가 심한 것인지....
2022. 11. 10. 목요일.
나중에 보탠다
잠깐이라도 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