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타 3 - 아리타의 도산 신사에서 조선 도공 도조 이삼평을 회상하다!
11월 10일 사가역 佐賀駅 (좌하역) 에서 기차를 타고는 규슈 서쪽에 사세보 를 본
다음에 다시 기차를 타고 12시 12분에 아리타역 有田駅(유전역) 에 도착해
걸어서 도자기 문화관 을 보고는 택시로 가미아리타 上有田(상유전) 에 내립니다.
이마에몬 도자기숍 과 고란사 및 아리타관 을 구경하고는 "도산 신사" 로 올라가는데
가미아리타 마을에서 신사 로 올라가자면 철길 을 건너야 하는데 거기에 아주 큰
글씨로, 그것도 한글 로 “건널목 위험“ 이라고 적혀 있어 고소 를 금할 수가 없네요?
일본어 도 영어 도 아니고 "한글로 건널목 위험” 이라고 적혀 있는 것을 보니
생각나는 것이 예전에 방콕 에서 왓아룬 사원 Wat Arun 을 방문했을 때....
태국어도 영어도 한자 도 아닌...... 오직 "한글" 로만 큼지막하게 “여기 걸터앉지 마세요.
여기 올라가서 사진 찍지 마세요” 라고 적힌 표지판 을 보았던 것이라!!!
외국에 나가면 담배꽁초 버리지 말고 침이나 껌 뱉지말고 휴지나 쓰레기 버리지 말았으면?
이 마을 아리타 (有田 유전) 의 유래를 보자면.... 임진왜란 때 조선을 침공한 사가번의 번주
나베시마 나오시게 鍋島 는 조선 도공 을 잡아와서 가라쓰(당진) 일대에 거주하게 합니다.
남원 에서 사쓰마번 시마즈씨 에게 잡혀서 백토와 유약 까지 챙겨서 배에 싣고온
가고시마현 미야마(美山) 의 심수관 이나 박평의 와는 달리 이삼평 등
여기 사가현의 도공들은 초기에는 백토 를 찾지 못해 일반 그릇만 구웠다고 합니다.
그러던 중에 잡혀온지 18년만인 1616년에 이르러 도공 이삼평 이 아리타의
이즈미산 泉山(천산) 에서 백토광 白土鑛 을 발견하니.... 사가 번주는
흡족한 나머지 도공 7명 에게 사무라이 만 가질수 있는 "性(성)" 을 하사합니다.
이삼평 에게는 “가네가에” 라는 성씨와 자손 대대로 삼석 녹봉을 지급한다는 ”三石永代(삼석영대)“
의 크나큰 특전을 내렸는데..... 추노나 징비록에서 보듯 도공들은 조선에서는 천민 취급을 받으며
양반들의 하대와 관리들의 수탈과 착취에 시달리다가 일본에서 비로소 사람 대접 을 받게된 것입니다?
세키가하라 전투 가 벌어져 서군이 패했고 이후 오사카성 전투 에서 도요토미 측이 패하니
소속 무사들이 낭인이 되어 떠돌다가 아리타로 몰려들면서 도자기의 질 이 떨어지자
번주는 852명의 일본인들을 추방 하고 조선 도공들을 이즈미야마 광산 으로 이주 시킵니다.
도자기 제조법의 유출 을 막기 위해 조선 도공들이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했으며... 이후
백자 위주 로 검소한 조선 과는 전혀 다른 "화려한 일본식 기법" 이 발전하게 됩니다.
그러던 중에 1644년 만주족이 만리장성을 넘어 중국에 침입하여 명나라 망하면서 중국
도자기 산지인 경덕진등이 대 혼란 에 빠지게 되자 그 대타로 네델란드 상인들에
의해 1730년 부터 70년간 700만개가 넘는 도자기가 "유럽으로 수출" 되었으니
이후 유럽은 일본 도자기 와 우키요에 그림 에 칠기 그릇 등 일본붐 이 크게 일어납니다.
1865년 프랑스 화가 브라크몽 은 일본에서 수입된 도자기의 포장지로 사용된 우키요에
(浮世繪(부세회) 라 불리던 호쿠사이의 민화 한 조각 을 발견하고는 마네, 드가 등
친구에게 돌린게 유럽 인상파 탄생의 발단 이 되었으니 자포니즘 (Japonism: 일본
미술붐) 이 유럽에 빠르게 퍼졌으며 1867년 파리 박람회 에 출품된 이래 높이 평가됩니다.
여기 아리타의 언덕 위에 자리한 도잔진자 陶山神社(도산신사) 는
17세기에 陶祖(도조) 李參平 리산페이(이삼평) 을 모신 신사 입니다.
그외에도 응신왕(천황) 과 도지마 번주 銅島藩主 나베시마 나오시게 등을 신으로
모시고 있으며 신사 입구 에는 "청자로 만들어진 도리이" 가 세워져 있습니다.
도잔진자 陶山神社(도산신사) 는 언덕 위에 위치해서 전망 이 좋은데 봄에는
벚꽃과 진달래 가을에는 단풍 이 좋으며 사자상 고마이누와 등롱,
수반이며 심지어 "복도 난간 까지 모든 것이 다 도자기" 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신관과 신녀 가 여기 신사를 참배한 일본인을 안내하고 있기에 좀 기다려서는
배웅하고 돌아서는 신녀(神女) 에게 "이삼평비" 로 올라 가는 길을 물으니....
상냥하게 웃으며 하는 말이 비가온 탓에 길이 젖었으니 신사에서 바로 올라가기는
힘들고....... 다시 신사 밖으로 나가서는 포장된 도로 를 따라 올라 가랍니다!
밖으로 나와 경사가 심한 도로 를 따라 올라가는데.... 나뭇가지들이 얼마나 무성한지
마치 베들레헴의 예수 탄생교회 반쪽 정문 처럼..... 고개를 숙이고 올라가야 하네요?
陶祖 李參平碑(도조 이삼평비) 는 맑은 날에는 도잔진자에서 고마이누 옆 샛길을 따라
산으로 올라가면 아리타에서 가장 높은 곳 에서 시내를 굽어보고 있는 것이네요?
이 비(碑) 는 20세기 초에 아리타 야키 300 주년 을 기념해 세운 것인데.....
현재 이삼평의 14세손 인 카나가에 쇼헤이 씨가 가업을 잇고 있다고 합니다.
일본과의 문화교류 를 생각하니 100여년 전 개화기 에 서양에서 건너온 수천개의 단어
일테면 국어, 영어, 수학, 과학, 철학, 자동차, 철도, 기차, 수도, 지하철, 사회. 사회주의
자유, 문화, 문명, 민주주의, 민족, 국회, 전기, 전자, 주식회사, 사장, 축구, 야구, 개인과
국민, 빵 등은.... 일본인이 번역 해 주어 우리 한국인들은 지금까지 잘 빌려쓰고 있습니다!
1945년 해방 후에 일본인들이 바다 건너 물러가니 번역해줄 사람이 없는지라 우리는
라디오, 텔레비전, 바캉스, 개그맨, 매스커뮤니케이션, 패션, 히어링, 컴퓨터, 피자
시디, 피디, 주니어, 시너지, 스마트폰, 웰빙, 힐링 등..... 영어 원어 발음 그대로 씁니다.
그런 것 중에 하나가 "오래된 꿈이나 공상의 대상" 이란 뜻의 “로망” 이니.....
"나의 로망" 은 오늘 처럼 머릿속의 현장을 내 두발로 찾아가는 해외 여행 이라!!!
그런데 로망 은 어느나라 말일러나? 프랑스어 로망 Roman 은 중세의 소설 장르 를 뜻하니
중세 유럽에서 발생한 공상적인 요소가 많은 통속소설 과 애정담에 무용담 이라....
뿌리가 같은 영어 로맨스 Romance 는 12세기 유럽에서 발생한 통속 소설 이라는
원래의 뜻 외에도 남녀 사이의 사랑 이야기.... 또는 자유로운 형식에
아름다운 선율을 주로한 서정적 이고 부드러운 소곡 등 그 뜻이 세가지나 됩니다.
그럼 나의 로망 세계여행 은? 돈까스, 카레 라이스, 함박스테이크, 짬뽕, 라멘,
샤브샤브, 우동, 마이카, 포볼, 데드볼, 겟투 처럼 일본어 라.... 일본어
사전에 로망 ロマン 은 “꿈이나 공상을 불러 일으키는 것” 이라고 되어 있다지요?
그러니까 원래 통속 소설 이란 뜻의 프랑스어 로망 이 독일로 건너가서는
낭만주의 Romantik 의 어원이 되고 영미권에서는 달콤한 연애 가 되고....
일본 으로 건너와서는 “오래된 꿈이나 공상의 대상” 으로 변신한 것이라..... 이후
2000년 무렵에는 저 일본어 로망 이 한국에 상륙하면서 로망 포O노 가 뜨게 됩니다.
여기 북서 규슈 아리타 에 와서는 아리타 야끼 도자기 를 개발해 유럽에 수출 함으로써
자퐁 붐 을 일으켰던 주인공 이삼평 을 보았으니... 그럼 내 로망도 이루어진 것 일러나?
산을 내려와서는 가미 아리타 거리 를 구경하는데.... 19세기말 서양상인들의 숙소로 문화재
로 지정되었다는 아리타 이진칸 有田 異人館 을 찼는다는게..... 그만 잊어버렸네요?
여기 아리타 메인 스트리트 에는 600개의 도자기 숍 이 늘어서 있는데.....
1만 3천명의 작은 마을 아리타에 연간 무려 200만명의 관광객 이 다녀간다고 합니다?
매년 4월 29일 부터 5월 5일 까지 아리타 有田 에서 가미 아리타 上有田 까지 아리타
메인스트리트 6km 에 점포가 들어서고 일본 최대 "아리타 도자기 시장" 이 열립니다.
지금 시간만 있다면 커뮤니티 버스 를 타고 남대문 그릇 시장 을 연상케 한다는.....
아리타 도자기 도매단지 有田燒御團地 直賣會館 를 보아도 좋고 아님
아리타역에서 커뮤니티버스 コミュニティバス 로 아리타 포세린 파크 를 구경할 수도?
아리타 포세린파크 有田 ポ-セリン パ-ク 는 네델란드 마을을 본뜬 하우스텐보스
처럼 독일의 즈빙가 궁전 을 모방하여 만든 도자기의 테마 파크 라고 합니다.
일본인들은 남의나라 것이라도 좋으면 가져와서 재현하는데 일가견 이 있는가 봅니다?
저 아리타 포세린파크 有田 ポ-セリン パ-ク 에는 전성기의 아리타 도자기
가 전시되어 있으며.... 도자기 제작 체험 에 참여할 수도 있고
또 지방의 전통주 와 이 지방의 맥주 제조공정을 견학할수도 있다고 하네요?
또 차이나 온 더 파크 チャイナ オン ザ パ-ク 와 350년의 역사를
가진 도자기 공방 으로 후카가와 가문의 비장의 콜렉션 이
전시되어 있다는... “갤러리 츄지관” 도 한번은 볼만하다고 합니다.
하지만 울 마눌의 말 처럼 이건 여행 이 아니고 무슨 군사작전 하듯이
빡빡한 여행계획서를 쫓아가는지라.... 해는 지는데 우린
오늘 중으로 다케오 온천 을 더 구경하고는 다시 사가 로 돌아가야 합니다!
아리타관 으로 들어가서는 여직원에게 택시 를 좀 불러달라고 부탁하고는
밖에서 5분쯤 기다려서는 도착한 택시 를 타고 아리타역 으로 갑니다.
그러고는 조금 기다려서 도착한 기차 를 타고 30여분을 달려서는 다케오 온천 에 내려
"규슈 올레길" 을 문의하기 위해 역 구내에 인포메이션 센타 로 찾아 들어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