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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따라 벨소리가 영 듣기 싫다. 왜냐하면 잠이 유독 많은 내가 몇 주째 휴일에 늦잠을 자지 못해 산이고 들이고 어디를 간다는 게 괴로울 지경인데 등산에 재미를 붙인 전근호는 세상 모르고 주무시고... 에이! #&!@#$%&* 김밥, 초밥을 준비하자며 일거리를 잔뜩 주는게 쪼~메 짜증이 났지만 그래도 우야노. 바늘 가는데 실 가야제. 정신이 들지 않은 상태로 도시락 싸고 시락국 담고 배낭 정리하고...
오늘 산행지는 금정산. 금강공원 식물원 입구에서 출발, 초읍 성지곡 수원지로 내려오는 코스. 산행에 참석하고 싶었지만 같이 못한 친구들아! 아쉬웠겠지만 상상으로 산행을 시작해 보는 건 어떨까? 출발지에서부터 시끌벅적함은 여전한데 처음 동기회에 참석한 6학년 5반의 승근이, 자기 나와바리라서 참석한 듯한 인두, 택시비 아깝다고 3번이나 갈아타고 왔다는 한섭 총무(이미 진이 빠진 듯한 모습), 언제 봐도 부드러운 미소를 지닌 왕성일, 가장 바쁜 시즌임에도 자리를 빛내준 동기회장 치곤이, 선암 8기의 귀염둥이 영우, 산행대장 정승수, 어르신(?) 상순이, 이쁜 정남이, 양산의 경성현, 글구 영희&근호.
출발에 앞서 영우의 상태가 영 시원찮아 보이길래 아마도 영우는 어제 마눌님에게 엄청 봉사를 한 모양일세. 본인은 어젯밤에 봉사를 못하고 잤다고 한다. 참고로 영우는 등산 전날 반드시 치러야만 하는 봉사가 있어 이를 수행해야만 도시락 갯수가 정해진다나 우짠다나. 난 아직도 의문이다. 도대체 무슨 봉사를 하고 도시락을 얻어 온다는건지. 혹시나 알만한 친구들은 나한테도 알려주길 바란다.
금정산 산행길은 나에게 있어서는 몇 주간 단련된 터여서 식은 죽 먹기였음을 알리옵니다. 유독 큰 바위들이 많아 암벽등반을 하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했고, 땅은 다소 말라 있어 약간의 불편은 있었지만. 특이하게도 산길 주변의 수 많은 나무뿌리들이 밖으로 뻗어나와 계단처럼 디딤역할을 해 주는게 참으로 고마우면서도 왠지 가슴이 저려옴이... 등산객들의 발길에 밟히고 차이고 찍혀 이미 내성이 생겨버린 듯한 나무뿌리들이 너무나 안스러워 나의 발걸음 또한 조심조심 밟아가며 미안함도 함께... 이렇듯 산은 인간한테 최선을 다 하는데 야마리 빠진 인간들이 담뱃불 부주의로 사고를 치고... 팔산회 중에도 요런 님(?)들이 꼭 있는기라.(누구라고 이름을 댈 수 없음을 이해 바람)
좁디좁은 바위 사이를 겨우 지날 때면 "상순아! 숨 들이 쉬고 배 넣어서 지나와. 알제?" 하면 상순왈 " 숨 안들이켜도 지나갈 수 있다야!!!" ㅋ ㅋ 여기저기서 맞다! 맞어! 라고들 맞장구까지. 잠시 쉬어갈라 치면 막걸부터 들이키는(지들은 우유라고 우기기까지) 치곤, 한섭,인두, 또 누구였더라? 아뿔싸 이를 우야노! 갑자기 영우가 안절부절이다. 출발부터 시원찮아 보이더니만 기어코 쯧쯧.. 한 손에 휴지 들고, 한 손은 뒤로 돌려서 어디를 막고, 에구 우짠다고 산행 전날 그리도 술을 들이켰는지 참으로 난리법구통이다. 승수가 10분만 참고 가면 절이 있다고 참으라고 하여 억지로 참고 계속 올라 갔다. 힘든 산행 중에 별의별 일이 다 있다카이.
이런 와중에도 인두는 그럴싸한 아이디어가 생겼다고 정남이한테 속닥속닥. 쿵덕쿵덕. (그 날 참석한 팔산회원 말고는 알려줄 수 없는 관계로). 듣고 있던 정남이 왈 "인두야! 앞으로 니 이름은 김와꾸다. 김와꾸." 무언가를 구상하는 말에 일본말로 와꾸짠다고들 하잖아. 정남이의 재치는 알아줘야 한다니깐. 오랜만에 산에 오는 성현이.... 꺼이꺼이 오르는 모습이 ㅉㅉ. 왕년의 핸드볼 오른 쪽 공격수 맞나? 지말로는 자기들 부부는 등산하면서 한 번도 정상을 오른 적이 없다고 하데. 마눌님이 항상 중도포기하자고 해서 그렇다고 하는데 그건 알 수가 없제. 누가 그랬는지.
앞서거니 뒤서거니 산을 넘어 성지곡수원지까지 도착하니 너른 솔밭이 있어 점심상을 차렸다. 둥글게 둘러 앉아 입으로 먹으랴, 떠들랴, 웃을랴, 바쁘다 바빠. 그 와중에 한섭이는 여수 영취산쓰레기의 아픔이 있었던지 각자 쓰레기 챙기라고 당부당부 하면서 "내가 들고 가기 싫어서가 아니고..."라며 변명 아닌 변명을 해대면서 말이야. 근데 그날 처음 알았어. 왕성일이는 항상 점심을 먹지 않는다는 걸. 왜일까? 나도 몰라. 후식으로 커피와 보이차, 과일로 입가심하고 난 뒤 인두가 이런저런 의견을 꺼내네. 역시 인두가 참석하니 분위기는 임원회의 수준으로 모양새를 갖추는 듯.
여기서 잠깐 기쁜소식을 전하꾸마. 5월에 산행대장 승수가 설동근 교육감상을 받게 되었단다. 선암초등학교 운영위원장으로서 학교발전과 불우학생 지원 등 다 같이 십시일반 힘을 모았던 일로 인해 대표로 감사장을 받는가 보다. 그러자 옆에 있던 영우는 자기는 부산시장상을 탔다며 더 잘났다고 우기다가 다른 친구들한테 쫑꾸만 먹었지. 괜히 나서기는.... 어쨌든 친구들아! 축하를 하자. 승수가 여러모로 애를 많이 쓴 결과이기도 하고 또 나아가 우리 선암 8기의 영광이기도 하다.
간혹 산행 중 맛보는 아이스께끼. 맛도 인기가 짱인가 보다 참!! 인두가 그러는데 아이스께끼 먹고 남은 막대기를 그냥 산 속에 버려도 된다 카데. 그것도 땅에 꽂아서. 그래야 그 막대기에서 다시 아이스께끼가 열린다고. 아! 맞나? 하고 내가 고개를 끄덕끄덕하자 상순이가 말도 아니라고 생까뿌더만 곧바로 막대기를 땅에 꽂는다. 이 때 재치꾼 정남이 말이 그럼 앞으로 상순께끼 나무가 열리겠네 한다. 하여튼 ㅎㅎ. 이걸 믿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나는 지끔까지 고민 중이다.
하산 도중 점프사진 찍는 시간. 헤헤 오늘 나는 절대로 배꼽이 안나오게끔 준비했지롱~ 골반바지만을 고집하다 허리바지를 새로 하나 샀지. 우야노. 너희들 눈요기감이 없어져서.. 하긴 그것도 하나의 보시감일 수도 있는데... 하나 둘 셋 뛰고 넘어지고 찰칵찰칵. 예쁜 모습으로 독사진 찰칵. 친한 척 둘셋씩 찰칵 찰칵. 아뿔싸! 오늘에서야 태수의 빈 자리가 이리도 아쉬울 수가. 태수야! 등산 때마다 큰 카메라 들고 와서 우리들 모습을 담는다고 참말로 수고했~데~이. 고마버~~~
등산이 끝난 뒤 그냥 가기는 조금 섭섭하고 또 날이 더웠던 탓에 시원한 것이 생각나 성지곡수원지 앞의 무슨 전통막걸리집 비슷한 데서 간단하게 파전이랑 막걸리 한 잔 했다. 어디서 나타났는지 강철호가 합류했는데 우째서 철호는 산에서는 못 보고 꼭 내려오면 어디선가 나타나더라. 철호 왈 " 죽을 때까지 산에서는 나를 보기 힘들끼다."
2차에서는 이런저런 이야기, 군대이야기도 나왔는데 경성현이 이야기가 가관이었다. 군대 안갈라꼬 병무청에 알아보니 몸무게가 46KG면 면제받는다는 고급정보를 입수하였다나. 그래서 수개월에 걸쳐 사우나, 걷기 등 피나는 몸무게 줄이기 작전을 펼친 후 드디어 병역검사를 받게 되었고 노력한대로 46KG이 나왔는데 검사관이 대학재학생은 45KG이 되어야 면제라고 하여 억울하게(?) 현역으로 입대했단다. 처음에 잘못 가르쳐 준 병무청 그 놈이 죽일 놈이라고 이빨을 갈면서... (참고로 승수가 증인이란다.). 그래 갖고 훈련소인가가 자대인가를 배치받던 첫 날 따불백 10KG 짜리를 입에 물리고 선착순을 시키더라나. 46KG 맞춘다고 뼈만 남고 부실한 상태에서 그걸 한 번 당하니까 하늘이 노랗고 죽을 것 같더라나. 하여튼 그 이야기를 울메나 재미있게 하는지 아예 배꼽이 다 빠지는 줄 알았다. 그래도 제대할 때는 64KG까지 늘어서 체질이라고 군대 말뚝박으라고 주위에서 하더라네.
마지막에 총동창회 체육대회 이야기가 나와 1등 상금탈끼라고 우찌나 의견들이 분분하고 흥분 그 자체였다. 함튼 승수가 망가질지 철호가 망가질지 영우가 망가질지 나도 모르겠다. 친구들아! 총동창회 체육대회 때 일단 와보라카이. 2차에서의 시원한 맥주, 막걸리, 소주, 안주 등등은 처음 참석한 승근이가 쏘았다 아이가? 그러기에 매번 신입회원이 늘기만을 기대하며....
자연이 주는 아름다움에 취하고 선암 친구들의 입담에 웃음보가 그칠 새가 없고 몸과 마음이 정화되어감을 느끼면서 산행일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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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영희야. 글 쓰니라 수고혔다~~~ 계속 수고혀라....
영희야 야밤에 수고혔다....신랑건강하게 할려면 어짜겠노....니가 고생해야지....
재치만점....이른 새벽부터 엔돌핀이 솟네요.....영희야... 영주가게에서 니가 내 사상체질 봐줬잖아? 태양인이라고 결론내렸지... 얼마전에 금고 동기놈이하는 한약방에 갔더만 몇가지 검사하더니 진짜 태양인 이라카더라...내가 볼때 사상체질 감별은 니가 더 고수더라 ㅎㅎㅎ
은기야 참고로 태양인 중에서도 금양과 금음으로 나누는데 니는 성향이나 체격을 보아하니 금양인에 속할듲싶다 참고하시길...
그라면 금양인은 어떤건데? 성격이 어떻고 무슨음식을 삼가해야하고.....뭐...후속말을 해줘야지
맨입에..? 고급정보라 그냥은 안돼지~ㅎㅎㅎ
동창끼리 무슨 거래를 할라카노......영주가게서 내가 쏘면 되겠네 ㅎㅎㅎ
고생했다....비록 산행은 같이 안 해도 있었던 모든 일들을 좋은 글로 알려주니 같이 갔다온 느낌이다, 암튼 수고 많았다
영희야~~~참 재미있게 잘 썼네~~~아자아자 영희만세 만만세~~~ㅎㅎ
우와! 생생한 산행일기다....영희 기억력 엄청좋다.....산따라 길따라 흘린 이야기들을 다시 주워담은 것 같다.
영희야 너무 재미있게 읽었다. 깔~깔~깔. 이제 영희도 작가 대열에 합류시키자. ㅎㅎ
ㅎㅎ 잘~읽었다 산에 동참한듯 상세하게 알려줘서 즐겁게 킥킥 거리며 읽었다 쭉~~즐거운 산행 이어지기를 바란다
어쩜 하나같이 후기를 재미나게 쓰냐??? 안봐도 눈에 훤하게 보이는거 같다.. 신선해~~~
영희야 나의사생활이 너의글로인해 들통났구나 책임지라 근호보내고 책임지라 ㅎㅎ(참고로)그날 뒷간이 필여했는되 하산까지 참았다 x꼬막고 ㅋㅋㅋㅋ
ㅋㅋ 숨쉬기 운동이 제일 이제..글구 이거 야거해 말어 산행후기 우리만 보기 아깝다 아까버 방송 내보내..퍼떡..승수 상타는거 따블 축하혀 짝짝짝..난도 타봤어 근디 더잘해야 되는거 알쥐 잘할껴~~~영희야 수고혔어 쪽쪽 !
영희야 글쓴다고 니 신랑 이틀간 밥도 안줬다카더라.. 우째거나 영희에게도 이런 재치가 있을쭐누가 알았겠노... 우쨌거나 고마워...김와꾸..
ㅎㅎㅎㅎㅎㅎ영희야!!!욕봤다...사랑한다^^*
영희야~~신랑 건사한다고 욕본다~~~~~~~~~~~~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