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음자 백대지과객(光陰者 百代之過客)
우리가 사는 동안의 세월이라는 것은 영원 가운데 잠시 지나는 나그네이다.
光 : 빛 광(儿/4)
陰 : 그늘 음(阝/8)
者 : 놈 자(耂/5)
百 : 일백 백(白/1)
代 : 시대 대(亻/3)
之 : 갈 지(丿/3)
過 : 지날 과(辶/10)
客 : 손 객(宀/6)
출전 : 고문진보(古文眞寶) 이백(李白)의 춘야연도리원서(春夜宴桃李園序)
이백이 친척과 형제와 함께 어느 봄날 도리(桃李)가 만발한 정원에서 잔치를 열어 놀면서 각자 시를 지었다. 이 작품은 시편(詩篇)들 앞에 지은 서문으로 자연에서 느낀 감상과 일의 경위를 밝힌 글로서 서발류(序跋類)에 속한다. '春夜宴諸從弟桃李園序', '春夜宴從弟桃花園序'로 된 판본도 있다.
春夜宴桃李園序 / 李太白
夫天地者(부천지자)
萬物之逆旅(만물지역려)
무릇 천지는 만물이 쉬어가는 여관이요
光陰者(광음자)
百代之過客(백대지과객)
시간이라는 것은 긴 세월을 잠시 지나가는 나그네다
而浮生(이부생) 若夢(약몽)
爲歡樂(위환락) 幾何(기하)
덧없는 인생은 꿈과 같으니 기쁨이 되는 일이 얼마이리오
古人(고인) 秉燭夜遊(병촉야유)
良有以也(양유이야)
옛 사람이 촛불을 들고 밤에 놀이한 것도 참으로 이유가 있었구나
무릇 천지라고 하는 것은 만물의 여관이요, 세월이라고 하는 것은 영원히 지나가는 길손이다. 부평초 같은 인생 꿈과 같으니 즐거움이 되는 것이 얼마나 되는가? 옛사람이 손에 촛불을 밝혀든 채 밤에 유유자적하였음은 참으로 까닭이 있었다.
況陽春(황양춘)
召我以煙景(소아이연경이)
하물며 따뜻한 봄날이 안개 낀 경치로 나를 부르고
大塊(대괴) 假我以文章(가아이문장)
천지가 나에게 문장력을 빌려주었음에야
會桃李之芳園(회도리지방원)
序天倫之樂事(서천륜지낙사)
복숭아꽃, 오얏꽃 향기로운 정원에 모여, 형제간의 즐거운 모임을 열었다.
하물며 양춘가절의 봄날이 아지랑이 낀 경치로 나를 부르고, 창조주가 문자으로써 나를 빌어 쓰니 복숭아꽃, 오얏꽃 활짝 핀 동산에 모여 형제들이 즐거움을 펼치니
群季俊秀(군계준수)
皆爲惠連(개위혜련)
여러 아우들은 글솜씨 뛰어나서, 모두가 혜련의 솜씨인데
吾人詠歌(오인영가)
獨慙康樂(독참강락)
내가 읊는 노래만, 홀로 강락의 솜씨에 부끄럽구나.
幽賞未已(유상미이)
高談轉淸(고담전청)
그윽한 봄경치 감상이 그치지 않고, 고상한 이야기들은 더욱 맑아진다.
젊은 수재들의 글솜씨는 사혜련과 같은데, 내가 읊는 노래만이 강락후에 부끄러울 뿐이다. 그윽한 경치 감상은 아직 끝나지 않고, 격조 높은 이야기는 한층 더 맑다.
開瓊筵以坐花(개경연이좌화)
飛羽觴而醉月(비우상이취월)
화려한 잔치 자리 열어 꽃 사이에 앉아, 깃털 모양 조각한 뿔술잔 주고 받으며 달빛 아래 취한다.
不有佳作(불유가작)
何伸雅懷(하신아회)
이러한 때, 시를 짓지 않는다면, 어찌 고상한 속 뜻을 펴낼 수 있겠는가
如詩不成(여시불성)
罰依金谷酒數(벌의금곡주수)
만약 시를 짓지 못한다면, 그 벌은 금곡의 벌주 잔 수만큼 마시게 하리라.
훌륭한 연회를 열어 꽃에 자리하고 새 모양의 술잔을 주고받으며 달빛처럼 취하니, 아름다운 시가 있지 않고서 어찌 우아한 마음을 펴리요. 누구든 시를 이루지 못한다면 금곡의 예에 의하여 술 석 잔을 마셔야 한다.
위 문장은 춘야연도리원서(春夜宴桃李園序), '봄날 밤에 도리원에서 연회를 베풀며 지은 시의 서문'이다. 이는 이백의 시를 그대로 부른 송서(誦書)이다. 송서란 서책을 읽는 듯이 소리하는 것이다.
(註)
○역려(逆旅): 사간의 나그네가 잠시 쉬었다 가는 역려건곤(乾坤; 허무한 여관)
○서천륜(序天倫): 천륜 중에 차례가 있는 사이
○사혜련(謝惠連): 강락(康樂)의 족제(族弟)로 10세때부터 강락과 함께 시를 잘 지었다 하는 시재(詩才)
○강락후(康樂侯): 남조 송의 산수 시인으로 강락후로 봉해져 강락으로 불리움. 본명은 사령운. 명문장가로 이백이 그의 시풍을 흠모함
○경연(瓊筵): 옥으로 만든 자리. 훌륭한 잔치.
○금곡(金谷): 진(普)의 부호 석숭(石崇)이 금곡(金谷)원에 손님들을 초대하여 주연(酒宴)을 베풀고, 시를 짓지 못하는 사람에게는 벌주(罰酒)로 술 석 잔을 마시게 했다
해제(解題)
春夜宴諸從弟桃李園序로 된 판본(板本)도 있다. 서(序)란 宴會와 송별회석상(送別會席上)에서 지은 시(詩)를 모아 시집(詩集)을 만들고 거시서 붙인 서문(序文)이다.
李白이 33세시 지은 작품으로 춘야연도리원서는 이백이 봄날 밤에 형제와 친족들과 함께 복숭아와 오얏꽃이 만발한 정원에서 연회를 열고 각자 시를 지으며 놀 적에 그 시편 앞에 그 때의 감상과 일의 차제를 편 문장이다. 서(序)는 사물의 차제(次第)를 순서를 세워서 서술하는 글이다.
이백(李白, 701 ~ 762)
중국 성당기(盛唐期)의 시인으로 자는 태백(太白)이고, 호는 청련거사(靑蓮居士)이다. 두보(杜甫)와 함께 '이두(李杜)'로 병칭되는 중국 최대의 시인이며, 시선(詩仙)이라 불린다. 1,100여 편의 작품이 현존한다.
그의 생애는 분명하지 못한 점이 많아, 생년을 비롯하여 상당한 부분이 추정에 의존하고 있다. 그의 집안은 간쑤성(甘肅省) 룽시현(西縣)에 살았으며, 아버지는 서역(西域)의 호상이었다고 전한다.
출생지는 오늘날의 쓰촨성(四川省)인 촉(蜀)나라의 장밍현(彰明縣) 또는 더 서쪽의 서역으로서, 어린 시절을 촉나라에서 보냈다. 남성적이고 용감한 것을 좋아한 그는 25세 때 촉나라를 떠나 양쯔강(揚子江)을 따라서 장난(江南), 산둥(山東), 산시(山西) 등지를 편력하며 한평생을 보냈다.
젊어서 도교(道敎)에 심취했던 그는 산중에서 지낸 적도 많았다. 그의 시의 환상성은 대부분 도교적 발상에 의한 것이며, 산중은 그의 시적 세계의 중요한 무대이기도 하였다. 안릉(安陵; 湖南省), 남릉(南陵; 安徽省), 동로(東魯; 山東省)의 땅에 체류한 적도 있으나, 가정에 정착한 적은 드물었다.
맹호연(孟浩然)·원단구(元丹邱), 두보 등 많은 시인과 교류하며, 그의 발자취는 중국 각지에 닿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이다.
불우한 생애를 보내었으나 43세경 현종(玄宗)의 부름을 받아 창안(長安)에 들어가 환대를 받고, 한림공봉(翰林供奉)이 되었던 1, 2년이 그의 영광의 시기였다.
도사(道士) 오균(吳筠)의 천거로 궁정에 들어간 그는 자신의 정치적 포부의 실현을 기대하였으나, 한낱 궁정시인으로서 지위를 감수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의 '청평조사(淸平調詞)' 3수는 궁정시인으로서의 그가 현종, 양귀비의 모란 향연에서 지은 시이다. 이것으로 그의 시명(詩名)은 장안을 떨쳤으나, 그의 분방한 성격은 결국 궁정 분위기와는 맞지 않았다.
이백은 그를 '적선인(謫仙人)'이라 평한 하지장(賀知章) 등과 술에 빠져 '술 속의 팔선(八仙)'으로 불렸고, 방약무인한 태도 때문에 현종의 총신 고력사(高力士)의 미움을 받아 마침내 궁정을 쫓겨나 창안을 떠났다.
창안을 떠난 그는 허난(河南)으로 향하여 뤄양(洛陽), 카이펑(開封) 사이를 유력하고, 뤄양에서는 두보와, 카이펑에서는 고적(高適)과 지기지교를 맺었다.
두보와 석문(石門; 陝西省)에서 헤어진 그는 산시(山西), 허베이(河北)의 각지를 방랑하고, 더 남하하여 광릉(廣陵; 현재의 揚州), 금릉(金陵; 南京)에서 노닐고, 다시 회계(會稽; 紹興)를 찾았으며, 55세 때 안녹산(安祿山)의 난이 일어났을 때는 쉬안청(宣城; 安徽)에 있었다.
적군에 쫓긴 현종이 촉나라로 도망하고 그의 황자(皇子) 영왕(永王) 인(璘)이 거병, 동쪽으로 향하자 그의 막료로 발탁되었으나 새로 즉위한 황자 숙종과 대립하여 싸움에 패하였으므로 그도 심양(尋陽; 江西省九江縣)의 옥중에 갇히었다. 뒤이어 야랑(夜郞:貴州)으로 유배되었으나 도중에서 곽자의(郭子義)에 의하여 구명, 사면되었다(59세).
그 후 그는 금릉, 쉬안청 사이를 방랑하였으나 노쇠한 탓으로 당도(當塗:安徽)의 친척 이양빙(李陽氷)에게 몸을 의지하다가 그 곳에서 병사하였다.
이백의 생애는 방랑으로 시작하여 방랑으로 끝났다. 청소년 시절에는 독서와 검술에 정진하고, 때로는 유협(遊俠)의 무리들과 어울리기도 하였다. 쓰촨성 각지의 산천을 유력(遊歷)하기도 하였으며, 민산(岷山)에 숨어 선술(仙術)을 닦기도 하였다.
그러나 그의 방랑은 단순한 방랑이 아니고, 정신의 자유를 찾는 '대붕(大鵬)의 비상(飛翔)'이었다. 그의 본질은 세속을 높이 비상하는 대붕, 꿈과 정열에 사는 늠름한 로맨티시스트에 있었다.
또한 술에 취하여 강물 속의 달을 잡으려다가 익사하였다는 전설도 있다. 그에게도 현실 사회나 국가에 관한 강한 관심이 있고, 인생의 우수와 적막에 대한 절실한 응시가 있었다.
그러나 관심을 가지는 방식과 응시의 양태는 두보와는 크게 달랐다. 두보가 언제나 인간으로서 성실하게 살고 인간 속에 침잠하는 방향을 취한 데 대하여, 이백은 오히려 인간을 초월하고 인간의 자유를 비상하는 방향을 취하였다.
그는 인생의 고통이나 비수(悲愁)까지도 그것을 혼돈화(混沌化)하여, 그 곳으로부터 비상하려 하였다. 술이 그 혼돈화와 비상의 실천수단이었던 것은 말할것도 없다.
이백의 시를 밑바닥에서 지탱하고 있는 것은 협기(俠氣)와 신선(神仙)과 술이다. 젊은 시절에는 협기가 많았고, 만년에는 신선이 보다 많은 관심의 대상이었으나, 술은 생애를 통하여 그의 문학과 철학의 원천이었다.
두보의 시가 퇴고를 극하는 데 대하여, 이백의 시는 흘러나오는 말이 바로 시가 되는 시풍(詩風)이다. 두보의 오언율시(五言律詩)에 대하여, 악부(樂府) 칠언절구(七言絶句)를 장기로 한다.
성당(盛唐)의 기상을 대표하는 시인으로서의 이백은 한편으로 인간, 시대, 자기에 대한 커다란 기개와 자부에 불타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그 기개는 차츰 전제와 독재 아래의 부패와 오탁의 현실에 젖어들어, 사는 기쁨에 정면으로 대하는 시인은 동시에 '만고(萬古)의 우수'를 언제나 마음속에 품지 않을 수 없었다.
현존하는 최고(最古)의 그의 시문집은 송대(宋代)에 편집된 것이며, 주석으로는 원대(元代) 소사빈(蕭士)의 '분류보주 이태백시(分類補註李太白詩)', 청대(淸代) 왕기(王琦)의 '이태백전집(李太白全集)' 등이 있다.
춘야연도리원서(春夜宴桃李園序)는 이백이 봄날 밤에 형제와 친족(親族)들과 함께 복숭아와 오얏꽃이 만발(滿發)한 정원(庭園)에서 연회(宴會)를 열고 각자 시를 지으며 놀 적에 그 시편(詩篇) 앞에 그 때의 감상(感想)과 일의 차제(次第)를 편 문장이다. 序는 사물의 차제(次第)를 순서를 세워서 서술(敍述)하는 글이다. 다시 보자.
夫天地者는 萬物之逆旅요 光陰者는 百代之過客이라
대저 천지라는 것은 만물의 여관과 같고 세월이라는 것은 영원한 나그네와 같다.
而浮生若夢한데 爲歡幾何오
뜬구름 같은 인생이 꿈과 같으니 즐거움을 누리는 바가 그 얼마나 되겠는가.
古人이 秉燭夜遊는 良有以也로다
옛 사람들이 촛불을 밝히고 밤에 노니는 것이 진실로 까닭이 있는 것 같구나.
況陽春召我以煙景하고 大塊假我以文章이라
하물며 양기가 왕성한 봄이 나를 안개 낀 경치로 불러주고 조물주가 나에게 자연의 아름다운 경치를 빌려 주었는데(조물주가 나에게 아름다운 경치를 보고 시문을 쓸 수 있는 재능을 부여해 주었는데),
會桃李之芳園하여 序天倫之樂事하니
복숭아꽃과 오얏꽃이 핀 아름다운 정원에 모여서 형제간의 즐거운 일을 펼치게 되었다.
群季俊秀는 皆爲惠連이어늘
뭇 아우들은 모두 준수하여 모두 사혜련이 된 것 같다.
吾人詠歌는 獨慚康樂이리오
내가 시를 지어 노래하는 것이 어찌 사강락(사령운)에게 부끄러움이 있겠는가.
幽賞未已하고 高談轉淸이라
조용히 앉아 자연을 감상하는 것이 다함이 없고 고상한 대화를 나누다 보니 점차 정신이 맑아지네.
開瓊筵以坐花하고 飛羽觴而醉月하니
좋은 자리를 펼쳐 놓고서 꽃을 대하고 앉아 새 깃 모양의 술잔을 돌리며 달 아래 취해 보네.
不有佳作이면 何伸雅懷리오
좋은 작품을 짓지 못한다면 어찌 그윽한 마음을 펼쳐 볼 수 있겠는가.
如詩不成이면 罰依金谷酒數하리라
만약에 시를 짓지 못한다면 벌은 금곡의 술 숫자를 따르겠다.
이백은 복숭아꽃 오얏꽃 만발한 봄 밤의 동산에 친척과 동생들을 초대하여 주연을 베풀어 각기 시를 짓고서 그 시의 머리에 싣고자 그때 경위를 서술했는데, 바로 '춘야연도리원서'다.
혜련(惠連)은 중국 6조(六朝) 때 남송의 시인 사영운(謝靈運)의 친족 동생이다. 사영운은 집안 동생들과 모여 시 짓기를 했는데, 막내인 혜련(惠連)이 그날 장원을 했다. 위 문장에서는 이백의 여러 동생이 그 옛날 사혜련처럼 시를 잘 짓는다는 말이다.
'吾人詠歌 獨慙康樂'은 내 노래만이 사씨 집안 형제 중 맏형이며 문장을 가장 잘한 사영운에게 부끄럽다며 자신을 낮추어 동생들을 치켜세운다. '康樂'은 사영운의 자(字)이다.
'金谷酒數'는 술 몇 잔일까? 3잔이다. 중국 서진 시대 문인 석숭(石崇)이 금곡(金谷) 수령일 때 고을 어르신들과 시회를 열었는데, 시를 못 짓는 사람에게 술 석 잔을 벌주로 마시게 했다는 고사에서 유래했다.
우리도 그곳을 말(시간)을 달려 지나간다. 선생이 자고 간 곳은 어디일까? 1500년 전, 동진(東晉)의 시인 도연명은 '자제문(自祭文)'에서 말한다. "도(陶) 아무개는 임시로 몸담았던 객사(客舍)에서 물러나 바야흐로 영원한 본연의 집(永歸於 本宅)으로 되돌아가고자 한다"고.
사람은 무(無)에서 와서 현상세계인 유(有)의 세계에 잠시 머물다가 다시 무로 돌아간다. 따라서 무의 세계를 영원한 본연으로 보고, 이승의 삶을 잠시 기우(寄寓)한 객사로 본 것이다.
'잡시(雜詩)' 7에서 그는 다시 말한다. "집이란 한때 묵는 여관 같거늘, 나는 결국은 떠나야 할 나그네. 길 떠나되 어디로 갈 것이냐? 남산 기슭 옛집인 무덤이니라(家爲逆旅舍, 我如當去客. 去去欲何之, 南山有舊宅)." 남산은 그가 태어난 여산이다. 옛집이란 태어나기 전의 무의 세계, 한 줌 흙이 아닐까 생각한다.
과객(過客) 생활
오래된 문명권에는 인생과 세월에 대한 통찰이 담긴 관습이나 시스템이 있다. 그 중 하나가 '인생 4단계설'이다. 인도의 관습에 따르면 태어나서 25세까지를 학습기(學習期)라고 했다. 학교에 다니면서 배우고 부모와 사회로부터 무언가를 익히고 연습하는 시기다.
26세부터 50세까지는 가주기(家住期)라고 붙였다. 집에 머무르면서 가족을 부양하고 사회적 의무를 다하는 기간이다. 51~75세는 임서기(林棲期)라고 불렀다. 어느 정도 사회적 의무를 다하고 자식들도 다 키웠으니 이제 집을 떠나 자신의 영혼을 정화하고 구원하는 시기라는 뜻이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집을 떠나야 한다. 동네 뒷산에다 허름한 토굴을 하나 지어놓고 명상하며 지내는 시기다. 두서너달에 한번씩 잠깐 집에 들러서 밑반찬 정도나 가져다 먹는 소박한 생활을 하면서 말이다. 그럼 75세가 넘으면 어떤 시기인가. 토굴에서 나와 길거리를 돌아다니며 얻어 먹다가 죽는 유랑기(流浪期)라고 했다. 거지로 삶을 마감하는 것이다.
요즘 한국인은 보통 50대 초·중반에 직장을 그만둔다. 한마디로 백수가 된다. 이때부터가 문제다. 인도의 4단계설에 대입해 보면 임서기로 접어드는 것이다. 그래서 집을 떠나 산으로 들어가야 한다.
산에다 전원주택을 짓거나, 형편이 안되면 시골 빈집을 얻어서 고치거나, 그것마저 여의치 않으면 컨테이너 하나 갖다놓으면 된다. 텔레비전 프로그램 '나는 자연인이다'에 나오는 모습처럼 비닐천막을 치고 사는 방법도 생각해봐야 한다.
아니면 아파트 경비원이나 택시기사 등으로 일하는 방법이 있다. 이렇게 50대가 되면 누구나 과객(過客) 생활로 접어드는 셈이다.
이태백은 어느 봄날 복숭아꽃이 만발한 정원에서 즐거움을 만끽하다가 '춘야도리원서(春夜桃李園序)'라는 글을 남겼다. 여기에서 이태백은 과객에 대해 이렇게 읊었다. "부천지자 만물지역려(夫天地者 萬物之逆旅) 광음자 백대지과객(光陰者 百代之過客)이라"고.
'천지라고 하는 것은 만물의 여관이요, 세월은 백대과객처럼 영원히 지나가는 길손이다' 라고. 우리 모두는 잠깐 지나가는 과객이다. 이 세상에서 과객 아닌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지나가는 세월을 어떻게 막겠는가!
조선시대에 과객으로 유명했던 인물을 두사람만 꼽는다면 김삿갓과 '택리지(擇里志)'를 쓴 이중환이다. 우선 김삿갓은 지식인이었지만 전국을 떠돌았다. 특히 전라도를 자주 돌아다녔다. 그가 죽은 곳도 전남 화순이었다. 그 지역이 과객 생활하기가 좋았다는 징표로 보인다. 그래서 전라도에는 김삿갓 관련 일화가 많이 남아 있다.
그가 과객 생활을 하면서 그나마 밥을 얻어먹고 잠을 잘 수 있었던 비결은 시 짓는 능력이었다. 조선시대에는 한문 경전에 해박하고 시를 잘 지으면 문사로 대접받는 전통이 있었다. 김삿갓의 과객 생활 밑바탕은 시재(詩才)였던 것이다.
이중환은 김삿갓보다는 나은 대접을 받았지 않았나 여겨진다. 이름 있는 사대부 집안 후손이었지만 끈 떨어진 야당인 남인(南人)이라는 것이 약점이었다. 당시 기호지방에는 집권 여당인 노론이 대부분이었고, 남인들은 주로 영남에 모여 살았다. 이중환은 같은 당색인 영남을 돌아다니면서 그나마 과객 대접을 받았을 것으로 추측된다.
그러나 조선시대 영남은 호남에 비해 식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형편이어서 영남에서 과객 생활은 어려움이 컸을 것이다. 어찌 됐든 이중환은 당시 사대부 집안 후손으로서 과객 생활을 한 덕분에 불후의 명작 '택리지'를 남겼다. 조선시대 과객의 최고수는 설 명절을 쇤 후 집을 나가서 과객질을 하다가 팔월 추석 전날에야 돌아오는 인물이었다고 한다.
길과 인생
서양에서는 인생을 연극에 비유하고 동양에서는 인생을 길을 가는 나그네로 비유한다. 이백은 "천지는 만물의 여관이요 세월은 백대의 과객이라" 하면서 인생을 여행길에 비유했다. 동양적 사고에서 길은 단순히 교통수단을 말하지 않고 사람이 마땅히 취해야 할 마음가짐이나 행위를 의미한다.
길에는 바른 길로 지칭되는 큰 길과 바르지 않은 길로 지칭되는 갓 길이 있다. '군자대로행'이라는 말에서 대로는 바른 길을 의미한다. 어떤 길이 바른 길이고 어떤 길이 바르지 않은 길일까? 또 그 길을 누가 만들었을까?
루쉰은 "본래 땅위에는 길이 없었다. 걸어가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그것이 곧 길이 되는 것이다"고 했다.
지금 내가 편히 가고 있는 길은 그냥 생긴 것이 아니다. 누군가 돌과 바위를 치우고, 가시덤불을 헤치며, 피와 땀과 눈물을 흘리며 만든 길이며, 그 거친 길을 뒤따르는 사람들이 있어 다듬어 지고, 그 길을 여러 사람이 함께 감으로 넓어져 비로소 길이 된 것이다.
그렇게 생긴 길을 사람들은 제 길 인양 걷는다. 길이 손상 되었거나 불편하다고 여겨지면 왜 길을 보수하지 않고 만들지 않느냐고 불평한다. 만들어진 길을 가는 것에 너무 익숙해져 있다. 모든 길은 누군가가 없던 길을 만들었기 때문에 생긴 것인데 이에 대해 고마움과 감사를 잊은 듯하다.
그렇게 보면 세상에는 만들어진 길을 가는 사람과 없던 길을 만드는 사람으로 나누어진다. 없던 길을 만든 사람을 우리는 선구자라 하고 성인이라 한다.
수많은 사람들이 수많은 길들을 만들었지만 그 길이 가치를 상실하여 사람들이 그 길을 가지 않게 되고 그래서 대부분 소멸된다. 소수의 길만이 남아 지금도 사람들이 따르는 길이 된다.
길은 고전과도 같다. 고전은 지역과 시대를 불문하여 과거에 지닌 가치가 현재에도 남아 그 가치를 유지하고 있는 것을 의미한다. 어떤 길이 고전과 같은 길일까?
그 길은 과거나 지금이나 동양이나 서양이나 영원토록 변치 않는 진리를 담고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 길은 죽임의 길이 아니라 우주만물에 생명을 공급하는 살림의 길이 되어야 한다.
예수는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라"고 했다. 내가 가는 길은 지역과 시대를 초월하여 변함이 없는 진리의 길이고 우주만물에 생명을 공급하는 살 길이라는 것이다. 그 길을 수많은 사람들이 걸어갔기 때문에 오늘의 길이 되었고 지금도 수많은 사람들이 그 길을 간다.
지금 내가 가는 길은 어떤 길일까? 나는 만들어진 길을 걸어가는 사람일까? 없던 길을 만들어 가는 사람일까? 나는 뭔가를 받기만 하는 수혜적 사람일까? 뭔가를 주려고 하는 호혜적 사람일까?
길은 만든 사람이 없이는 길이 있을 수가 없고, 그 길을 함께 가며 다듬은 사람이 없이는 길이 될 수 없다. 나는 누구에겐가 단 한번이라도 그 길을 만들어 주었거나 그 길이 되어 준 적이 있었을까?
▶️ 光(빛날 광)은 ❶회의문자로 火(화; 불)와 사람 인(人=亻; 사람)部의 합자(合字)이다. 사람이 횃불을 들고 밝게 비추고 있다는 뜻이 합(合)하여 빛을 뜻한다. 또 전(轉)하여 번영하다로 되고 가차(假借)하여 광대(廣大), 광원(廣遠)의 뜻으로도 쓰인다. ❷회의문자로 光자는 '빛'이나 '빛나다'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光자는 儿(어진사람 인)자와 火(불 화)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光자는 사람의 머리 위에 빛이 나는 모습을 그린 것이다. 갑골문에 나온 光자를 보면 儿자 위로 火(불 화)자가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사람 주위가 매우 밝게 빛나고 있음을 표현한 것이다. 그래서 光자는 '빛'이나 '비추다'는 뜻을 갖게 되었다. 그래서 光(광)은 (1)빛 (2)화투의 스무 끗짜리 패로 모두 다섯 장이다. 또는 그런 패 짝을 넷 또는 다섯을 땄을 때 상대편으로 부터 끗수를 더 받게 되는 일 (3)어른어른하게 비치고 번지르르하게 보이는 환한 윤기(潤氣). 광택(光澤) (4)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빛, 어둠을 물리치는 빛 ②세월(歲月) ③기세(氣勢), 세력(勢力), 기운(눈에는 보이지 않으나 오관(五官)으로 느껴지는 현상) ④경치(景致), 풍경(風景) ⑤명예(名譽), 영예(榮譽) ⑥문화(文化), 문물(文物) ⑦문물의 아름다움 ⑧빛깔, 번쩍거리는 빛 ⑨어른어른하게 비치는 윤기(潤氣) ⑩영화롭다 ⑪빛나다, 비치다, 비추다 ⑫크다, 넓다 ⑬멀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볕 경(景), 갤 청(晴), 빛 휘(暉), 빛 경(耿), 빛 색(色), 밝힐 천(闡),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그늘 음(陰), 흐릴 담(曇), 비 우(雨)이다. 용례로는 옛일을 되찾음이나 잃었던 나라를 되찾음을 광복(光復), 벌어진 일의 형편이나 모양을 광경(光景), 아름답고 찬란하게 빛나는 빛을 광채(光彩), 빛의 반사에 의하여 물체의 표면에 어른어른하게 번쩍이는 윤기를 광택(光澤), 아름답게 번쩍이는 빛을 광휘(光輝), 밝은 빛이나 밝고 환함을 광명(光明), 아름다운 빛이나 빛나는 기운을 광화(光華), 빛의 자극에 의하여 일어나는 감각을 광각(光覺), 발광체가 내는 빛의 강한 정도를 광도(光度), 스스로 빛을 내는 물체를 광원(光源), 세상에서 인정받는 좋은 이름이나 자랑을 광명(光名), 해와 달이라는 뜻으로 흘러가는 시간이나 세월을 광음(光陰), 다른 지방이나 나라의 명승과 풍속 등을 돌아다니며 구경하는 것을 관광(觀光), 경쟁에서 이기거나 남이 하지 못한 어려운 일을 해냈을 때의 빛나는 영예를 영광(榮光), 사람이나 사물의 어떤 방면에서 있어서의 등장이 눈부실 만큼 찬란히 빛남을 각광(脚光), 경치나 모습을 풍광(風光), 번쩍이는 빛을 섬광(閃光), 밤 또는 어둠 속에서 스스로 내는 빛을 야광(夜光), 아침의 햇빛을 신광(晨光), 등불이나 촛불의 빛을 촉광(燭光), 흐르는 물과 같이 빠른 세월을 유광(流光), 빛을 감춘다는 뜻으로 학식이나 재능을 감추고 남에게 알리지 않음을 도광(韜光), 언행이 떳떳하고 정당함을 일컫는 말을 광명정대(光明正大), 세월의 흐름은 흘러가는 물과 같이 빠름을 일컫는 말을 광음유수(光陰流水), 세월의 흐름이 화살과 같이 빠름을 일컫는 말을 광음여전(光陰如箭), 세월이 흐르는 물과 같이 빠름을 일컫는 말을 광음여류(光陰如流), 비가 갠 뒤의 맑게 부는 바람과 밝은 달 또는 마음이 넓고 쾌활하여 아무 거리낌이 없는 인품을 일컫는 말을 광풍제월(光風霽月), 때를 벗기고 닦아 광채를 낸다는 뜻으로 사람의 결점을 고치고 장점을 발휘하게 함을 이르는 말을 괄구마광(刮垢磨光), 흘러가는 세월의 빠름은 달려가는 말을 문틈으로 보는 것과 같다는 뜻으로 인생의 덧없고 짧음을 비유하는 말을 극구광음(隙駒光陰), 눈빛이 종이의 뒤까지 꿰뚫어 본다는 뜻으로 독서의 이해력이 날카롭고 깊음을 이르는 말을 안광지배(眼光紙背), 혁혁한 빛이라는 뜻으로 성명이 세상에 빛남을 이르는 말을 혁혁지광(赫赫之光), 어둠 속에 빛이 비친다는 뜻으로 뜻밖에 일이 잘 해결됨을 이르는 말을 암중방광(暗中放光), 이전에도 그런 예가 없었고 앞으로도 또한 없을 것임을 일컫는 말을 절후광전(絶後光前) 등에 쓰인다.
▶️ 陰(그늘 음, 침묵할 암)은 ❶형성문자로 隂(음)이 본자(本字), 阥(음)은 통자(通字), 阴(음)은 간자(簡字), 侌(음)은 고자(古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좌부변(阝=阜; 언덕)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동시(同時)에 어둡다는 뜻을 나타내는 글자 侌(음)으로 이루어졌다. 산의 해가 비치지 않는 그늘의 뜻이다. ❷회의문자로 陰자는 '그늘'이나 '응달', '음기'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陰자는 阜(阝:언덕 부)자와 今(이제 금)자, 云(구름 운)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今자는 뜻과는 관계없이 '금, 음'으로의 발음역할만을 하고 있다. 큰 언덕과 구름은 햇볕을 차단해 그늘을 만든다. 그래서 陰자는 그늘을 만들어 내던 구름과 언덕을 응용해 '그늘'을 표현했다. 그래서 陰(음, 암)은 (1)역학(易學)에서, 천지(天地)의 두 원기(元氣)의 하나. 양(陽)과의 유행(流行) 교감(交感)에 의해서 우주의 만물이 생성(生成), 변화(變化), 소장(消長)함. 해(日)는 양, 달(月)은 음, 남자(男子)는 양, 여자(女子)는 음 따위 (2)태극(太極)이 나누인 두 가지 기운(氣運)의 하나. 어두움, 땅, 달, 없음 등의 소극적인 방면을 상징하는 범주(範疇) (3)그늘. 사람 눈에 뜨이지 않는 일 (4)남녀(男女)의 생식기(生殖器) (5)음부호(陰符號) 또는 음수(陰數)를 이르는 말. 마이너스. 부(負) (6)약성(藥性), 체질(體質), 증상(症狀) 따위가 소극적이고 차고 조용한 것을 이르는 말 (7)음전기(音電氣) (8)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그늘, 응달 ②음(陰), 음기(陰氣) ③그림자, 해그림자 ④세월(歲月), 흐르는 시간 ⑤어둠 ⑥생식기(生殖器), 음부(陰部) ⑦암컷 ⑧뒷면 ⑨음각(陰刻) ⑩저승 ⑪가을과 겨울 ⑫신하(臣下) ⑬두루미(두루밋과의 새), 학(鶴) ⑭가만히, 몰래 ⑮음침(陰沈)하다 ⑯날이 흐리다 ⑰그늘지다 ⑱어둡다, 희미(稀微)하다 ⑲음각(陰刻)하다 ⑳덮다, 비호(庇護)하다 ㉑묻다, 매장(埋葬)하다, 그리고 ⓐ침묵(沈默)하다(암) ⓑ입을 다물다(암) 따위의 뜻이 있다.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빛 광(光), 볕 양(陽), 갤 청(晴)이다. 용례로는 남이 모르게 일을 꾸미는 악한 꾀 또는 그 계약을 음모(陰謀), 천지 만물을 만들어 내는 상반하는 성질의 두 가지 기운을 음양(陰陽), 밖으로 드러나지 않은 숨은 성질을 음성(陰性), 그늘지고 축축함으로 응달과 습기를 음습(陰濕), 마음이 음침하고 흉악함을 음흉(陰凶), 넌지시 남을 해롭게 함을 음해(陰害), 응달로 그늘진 곳을 음지(陰地), 사람의 생식기가 있는 곳을 음부(陰部), 남자의 외성기를 음경(陰莖), 여자의 외부 생식기를 음문(陰門), 세상이 모르는 숨은 공덕을 음공(陰功), 인장의 글자 획이 돋게 새긴 글자를 음문(陰文), 평면에 글씨나 그림 따위를 옴폭 들어가게 새김 또는 그러한 조각을 음각(陰刻), 오랫동안 계속해 내리는 음산한 비를 음우(陰雨), 두 개의 전극 간에 전류가 흐를 때 전위가 낮을 쪽의 극을 음극(陰極), 음의 기운을 음기(陰氣), 축복 받지 못한 사람이 죽어서 가는 곳을 음부(陰府), 정규적인 의미 이외의 따른 뜻을 전달하는 어구를 음어(陰語), 해와 달이라는 뜻으로 흘러가는 시간이나 세월을 광음(光陰), 달을 지구의 위성으로 일컫는 말을 태음(太陰), 푸른 나뭇잎의 그늘을 녹음(綠陰), 얼마 안 되는 시간을 촌음(寸陰), 몹시 짧은 시간을 분음(分陰), 산의 그늘을 산음(山陰), 가을의 구름 낀 하늘을 추음(秋陰), 계속 날이 흐림을 적음(積陰), 계속되는 흐린 날씨를 연음(連陰), 꽃이 핀 나무의 그늘을 화음(花陰), 무성한 나무 그늘을 번음(繁陰), 몸의 음기를 도움을 보음(補陰), 사람의 사타구니의 음부와 항문과의 사이를 회음(會陰), 사람이 보지 않는 곳에서 좋은 일을 베풀면 반드시 그 일이 드러나서 갚음을 받음을 일컫는 말을 음덕양보(陰德陽報), 겉으로는 유순하나 속은 검어서 남을 해치려는 간사한 사람을 일컫는 말을 음유해물(陰柔害物), 음과 양이 서로 잘 어울림을 이르는 말을 음양상균(陰陽相均), 남녀가 화락하는 즐거움을 일컫는 말을 음양지락(陰陽之樂), 미리 위험한 것을 방비함을 이르는 말을 음우지비(陰雨之備), 음과 양이 서로 합하지 않음을 일컫는 말을 음양상박(陰陽相薄), 음양이 서로 조화되지 아니함을 이르는 말을 음양부조(陰陽不調), 보는 앞에서는 순종하는 체하고 속으로는 딴마음을 먹음을 일컫는 말을 양봉음위(陽奉陰違), 흘러가는 세월의 빠름은 달려가는 말을 문틈으로 보는 것과 같다는 뜻으로 인생의 덧없고 짧음을 일컫는 말을 극구광음(隙駒光陰), 돌이 마주 부딪칠 때에 불이 반짝이는 것과 같이 빠른 세월을 이르는 말을 석화광음(石火光陰), 나무가 푸르게 우거진 그늘과 꽃다운 풀이라는 뜻으로 여름의 아름다운 경치를 일컫는 말을 녹음방초(綠陰芳草) 등에 쓰인다.
▶️ 者(놈 자)는 ❶회의문자이나 상형문자로 보는 견해도 있다. 者(자), 者(자)는 동자(同字)이다. 원래의 자형(字形)은 耂(로)와 白(백)의 합자(合字)이다. 나이 드신 어른(老)이 아랫 사람에게 낮추어 말한다(白)는 뜻을 합(合)하여 말하는 대상을 가리켜 사람, 놈을 뜻한다. 또는 불 위에 장작을 잔뜩 쌓고 태우는 모양을 본뜬 글자이다. ❷회의문자로 者자는 '놈'이나 '사람'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者자는 耂(늙을 노)자와 白(흰 백)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者자는 耂자가 부수로 지정되어 있지만, 노인과는 아무 관계가 없다. 者자의 갑골문을 보면 이파리가 뻗은 나무줄기 아래로 口(입 구)자가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사탕수수에서 떨어지는 달콤한 즙을 받아먹고 있는 모습을 그린 것으로 '사탕수수'를 뜻했었다. 후에 者자는 '놈'과 같은 추상적인 대상을 지칭하는 뜻으로 가차(假借)되면서 본래의 의미는 더는 쓰이지 않고 있다. 그래서 者(자)는 (1)어떤 명사(名詞) 아래에 붙여, 어느 방면의 일이나 지식에 능통하여 무엇을 전문적으로 하거나 또는 무엇을 하는 사람임을 뜻하는 말 (2)사람을 가리켜 말할 때, 좀 얕잡아 이르는 말로서, 사람 또는 놈 이란 뜻을 나타내는 말 등의 뜻으로 ①놈, 사람 ②것 ③곳, 장소(場所) ④허락하는 소리 ⑤여러, 무리(모여서 뭉친 한 동아리) ⑥이 ⑦~면(접속사) ⑧~와 같다 ⑨기재하다, 적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병을 앓는 사람을 환자(患者), 신문이나 잡지 따위에 글을 쓰거나 엮어 짜냄을 업으로 삼는 사람을 기자(記者), 학문에 능통한 사람이나 연구하는 사람을 학자(學者), 책을 지은 사람을 저자(著者), 살림이 넉넉하고 재산이 많은 사람을 부자(富者), 힘이나 기능이 약한 사람이나 생물 또는 집단을 약자(弱者), 그 사업을 직접 경영하는 사람을 업자(業者), 달리는 사람을 주자(走者), 어떤 종교를 신앙하는 사람을 신자(信者), 어떤 일에 관계되는 사람을 관계자(關係者), 물자를 소비하는 사람을 소비자(消費者), 근로에 의한 소득으로 생활하는 사람을 근로자(勤勞者), 해를 입은 사람을 피해자(被害者), 노동력을 제공하고 얻은 임금으로 생활을 유지하는 사람을 노동자(勞動者), 희생을 당한 사람을 희생자(犧牲者), 부부의 한 쪽에서 본 다른 쪽을 배우자(配偶者), 그 일에 직접 관계가 있는 사람을 당사자(當事者), 권리를 가진 자 특히 선거권을 가진 자를 유권자(有權者), 만나면 언젠가는 헤어지게 되어 있다는 뜻으로 인생의 무상함을 인간의 힘으로는 어찌 할 수 없는 이별의 아쉬움을 일컫는 말을 회자정리(會者定離), 일을 맺은 사람이 풀어야 한다는 뜻으로 일을 저지른 사람이 그 일을 해결해야 한다는 말을 결자해지(結者解之), 먹을 가까이하면 검어진다는 뜻으로 나쁜 사람을 가까이하면 그 버릇에 물들기 쉽다는 말을 근묵자흑(近墨者黑), 붉은빛에 가까이 하면 반드시 붉게 된다는 뜻으로 주위 환경이 중요하다는 것을 이르는 말을 근주자적(近朱者赤), 생명이 있는 것은 반드시 죽게 마련이라는 뜻으로 불교에서 세상만사가 덧없음을 이르는 말을 생자필멸(生者必滅), 소경의 단청 구경이라는 뜻으로 사물을 보아 알지도 못하는 것을 아는 체함을 이르는 말을 맹자단청(盲者丹靑), 생존 경쟁의 결과 그 환경에 맞는 것만이 살아 남고 그렇지 못한 것은 차차 쇠퇴 멸망해 가는 자연 도태의 현상을 일컫는 말을 적자생존(適者生存), 소경이 문을 바로 찾는다는 뜻으로 우매한 사람이 우연히 이치에 맞는 일을 함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맹자정문(盲者正門), 입이 관문과 같다는 뜻으로 입을 함부로 놀려서는 안 됨을 이르는 말을 구자관야(口者關也), 목이 마른 자는 무엇이든 잘 마신다는 뜻으로 곤궁한 사람은 은혜에 감복하기 쉬움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갈자이음(渴者易飮), 가난한 사람이 밝힌 등불 하나라는 뜻으로 가난 속에서도 보인 작은 성의가 부귀한 사람들의 많은 보시보다도 가치가 큼을 이르는 말을 빈자일등(貧者一燈), 자신을 이기는 것을 강이라 한다는 뜻으로 자신을 이기는 사람이 강한 사람임을 이르는 말을 자승자강(自勝者强), 성공한 사람은 물러날 때를 알아야 한다는 것을 이르는 말을 성공자퇴(成功者退), 세상일은 무상하여 한번 성한 것은 반드시 쇠하게 마련이라는 말을 성자필쇠(盛者必衰), 떠나간 사람은 날로 소원해진다는 뜻으로 평소에는 친밀한 사이라도 죽어서 이 세상을 떠나면 점점 서로의 정이 멀어짐을 이르는 말을 거자일소(去者日疎) 등에 쓰인다.
▶️ 百(일백 백, 힘쓸 맥)은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동시에 음(音)을 나타내는 흰 백(白; 희다, 밝다)部와 一(일)의 뜻을 합(合)하여 일백을 뜻한다. ❷상형문자로 百자는 '일백'이나 '백 번', '온갖'과 같은 수를 나타내는 글자이다. 百자는 白(흰 백)자와 一(한 일)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百자는 白자가 부수로 지정되어는 있기는 하지만 글자의 유래가 명확히 풀이된 것은 아니다. 百자의 갑골문을 보면 타원형 위로 획이 하나 그어져 있고 가운데로는 구멍이 있었다. 이것을 두고 여러 해석이 있지만, 아직은 의견이 분분하다. 하지만 百자가 아주 오래전부터 '일백'이라는 수로 쓰인 것을 보면 이것은 지붕에 매달린 말벌집을 그린 것으로 보인다. 말벌집 하나당 약 100여 마리의 말벌이 있으니 그럴듯한 가설이다. 그래서 百(백)은 열의 열 곱절. 아흔 아홉에 하나를 더한 수(數). 일백(一百) 등의 뜻으로 ①일백(一百) ②백 번 ③여러, 모두, 모든 ④온갖 ⑤백 배 하다 그리고 ⓐ힘쓰다(맥) ⓑ노력하다(맥)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백 번째의 대 또는 오래 이어 내려오는 여러 세대를 백대(百代), 백 갑절을 백배(百倍), 여러 가지의 일이나 온갖 일을 백사(百事), 백 대의 수레를 백승(百乘),백 사람이나 갖가지로 다른 많은 사람을 백인(百人), 어떤 수를 백으로 나눔을 백분(百分), 언제든지 이김을 백승(百勝), 여러 가지로 많이 나옴을 백출(百出), 많은 가족 또는 여러 가지 변명을 백구(百口), 일반 국민을 백성(百姓), 여러 학자들이나 작가들을 백자(百子), 높고 낮은 모든 벼슬아치를 백관(百官), 온갖 과일을 백과(百果), 온갖 방법이나 갖은 방법을 백방(百方), 모든 것 또는 여러 가지를 백반(百般), 백 년을 기다린다 해도 황하의 흐린 물은 맑아지지 않는다는 뜻으로 오랫동안 기다려도 바라는 것이 이루어질 수 없음을 이르는 말을 백년하청(百年河淸), 백 자나 되는 높은 장대 위에 올라섰다는 뜻으로 위태로움이 극도에 달함을 일컫는 말을 백척간두(百尺竿頭), 백년을 두고 하는 아름다운 언약이라는 뜻으로 부부가 되겠다는 약속을 일컫는 말을 백년가약(百年佳約), 먼 앞날까지 내다보고 먼 뒷날까지 걸쳐 세우는 큰 계획을 일컫는 말을 백년대계(百年大計), 부부가 서로 사이좋고 화락하게 같이 늙음을 이르는 말을 백년해로(百年偕老), 백 번 꺾여도 휘지 않는다는 뜻으로 실패를 거듭해도 뜻을 굽히지 않음을 일컫는 말을 백절불요(百折不撓), 남편과 아내가 되어 한평생 같이 지내자는 아름다운 언약을 일컫는 말을 백년가기(百年佳期), 백번 싸워 백번 이긴다는 뜻으로 싸울 때마다 번번이 이김을 일컫는 말을 백전백승(百戰百勝), 많은 전투을 치른 노련한 장수란 뜻으로 세상일에 경험이 많아 여러 가지로 능란한 사람을 이르는 말을 백전노장(百戰老將), 백일 동안의 천하라는 뜻으로 짧은 기간 동안의 영화 또는 단명한 정권을 일컫는 말을 백일천하(百日天下), 언제나 깍듯하게 대해야 하는 어려운 손님이라는 뜻으로 사위를 두고 이르는 말을 백년지객(百年之客), 백 번 쏘아 백 번 맞는다는 뜻으로 계획이 예정대로 들어맞음 또는 무슨 일이든지 생각하는 대로 다 들어 맞음을 일컫는 말을 백발백중(百發百中), 해롭기만 하고 하나도 이로울 것이 없음을 일컫는 말을 백해무익(百害無益), 좋다는 약을 다 써도 병이 낫지 않음이나 온갖 약이 다 효험이 없음을 이르는 말을 백약무효(百藥無效), 온갖 요괴가 밤에 돌아다닌다는 뜻으로 못된 악인들이 때를 만나 제멋대로 날뜀을 이르는 말을 백귀야행(百鬼夜行) 등에 쓰인다.
▶️ 代(대신할 대)는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사람인변(亻=人; 사람)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글자 弋(익)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주살익(弋; 줄 달린 화살, 표적의 말뚝, 명확하게 함; 대)部와 앞세대와 뒷세대의 사람(人)이 번갈아 들다는 뜻이 합(合)하여 '대신하다'를 뜻한다. 사람의 일생을 가르는 시간적(時間的)인 한동안, 세상, 세대(世代), 대대로 이어지는 데서 갈마들다, 바꾸다의 뜻으로 쓰인다. ❷회의문자로 代자는 ‘대신하다’나 ‘교체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代자는 人(사람 인)자와 弋(주살 익)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弋자는 짐승을 잡기 위해 줄을 묶어두던 말뚝을 그린 것으로 ‘주살’이라는 뜻을 갖고 있다. 代자는 이렇게 줄을 묶어두던 弋자에 人자를 결합한 것으로 사람이 끈처럼 연결되어 있다는 뜻으로 만들어졌다. 여기서 사람이 끈처럼 연결되어 있다는 것은 세대(世代)가 지속해서 이어지고 있다는 뜻이다. 그래서 代(대)는 (1)대신(代身) (2)예전부터 이어 내려오는 가계(家系) (3)이어 내려오는 가계(家系)나 어떤 자리(지위(地位))에 있는 동안을 세는 단위(單位) (4)연령(年齡)의 대체의 범위(範圍)를 나타내는 말. 10, 20, 30… 들의 아래에 쓰이어, 10세로부터 19세, 20세로부터 29세, 30세로부터 39세까지의 각 나이층을 이르는 말 (5)임금이 치세(治世) (6)어떤 명사(名詞) 뒤에 붙어) 대금(代金)의 뜻을 나타내는 말 (7)명사(名詞) 뒤에 붙어 가장 큰 구분(區分)으로 나눈 지질(地質) 시대(時代)를 나타내는 말 (8)선비(鮮卑)의 추장(酋長) 탁발이로가 315년에 진(晉)으로부터 봉(封)함을 받아 세운 나라. 북위(北魏)는 그 후예(後裔)임 등의 뜻으로 ①대신(代身)하다, 대리(代理)하다 ②교체(交替)하다, 번갈아들다 ③시대(時代) ④일생(一生) ⑤세대(世代) ⑥대리(代理) ⑦대금(代金) ⑧계승(繼承)의 차례(次例) ⑨번갈아,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인간 세(世), 지경 역(域), 지경 경(境), 지경 계(界), 지경 강(疆)이다. 용례로는 전체의 상태나 성질을 어느 하나로 잘 나타내는 일 또는 나타낸 그것을 대표(代表), 다른 것으로 바꿈을 대체(代替), 새것으로나 다른 것으로 바꾸어 갈아 채움을 대신(代身), 어떤 안에 대신할 안을 대안(代案), 물건을 산 대신의 값 또는 어떤 일을 하기 위해 생기는 희생을 대가(代價), 남을 대신하여 일을 처리함을 대리(代理), 남이나 어떤 기관을 대신하여 그의 의견이나 태도를 책임지고 말함을 대변(代辯), 물건의 값으로 치르는 돈을 대금(代金), 대신하여 행함을 대행(代行), 식사나 축사 등을 대신 읽음을 대독(代讀), 남을 대신하여 글을 씀 또는 그 글씨를 대필(代筆), 이 뒤의 세대로 앞으로 오는 시대를 후대(後代), 대대로 이어 내려온 그 여러 대 또는 그 동안을 역대(歷代), 역사적으로 구분한 어떤 기간을 시대(時代), 서로 번갈아 드는 사람 또는 그 일을 교대(交代), 세상에 드물어 흔히 없음을 희대(稀代), 어떤 계통의 최초의 사람을 초대(初代), 거듭된 여러 세대를 열대(列代), 대가 끊어지지 않게 함을 계대(繼代), 어느 시대나 인재가 없지 아니하다는 말을 대불핍인(代不乏人), 이 세상에서는 견줄 사람이 없을 정도로 뛰어나게 아름다운 여자라는 말을 절세대미(絶世代美), 지난 시대에는 들어 본 적이 없다는 뜻으로 매우 놀랍거나 새로운 일을 이르는 말을 전대미문(前代未聞), 어질고 착한 임금이 다스리는 태평한 세상이라는 말을 태평성대(太平聖代), 묵은 것이 없어지고 새것이 대신 생기거나 들어서는 일을 신진대사(新陳代謝), 제비가 날아올 즈음 기러기는 떠난다는 뜻으로 사람이 서로 멀리 떨어져 소식 없이 지냄을 이르는 말을 연안대비(燕雁代飛), 부모를 명당에 장사하여 그 아들이 곧 부귀를 누리게 됨을 이르는 말을 당대발복(當代發福) 등에 쓰인다.
▶️ 之(갈 지/어조사 지)는 ❶상형문자로 㞢(지)는 고자(古字)이다. 대지에서 풀이 자라는 모양으로 전(轉)하여 간다는 뜻이 되었다. 음(音)을 빌어 대명사(代名詞)나 어조사(語助辭)로 차용(借用)한다. ❷상형문자로 之자는 '가다'나 '~의', '~에'와 같은 뜻으로 쓰이는 글자이다. 之자는 사람의 발을 그린 것이다. 之자의 갑골문을 보면 발을 뜻하는 止(발 지)자가 그려져 있었다. 그리고 발아래에는 획이 하나 그어져 있었는데, 이것은 발이 움직이는 지점을 뜻하는 것이다. 그래서 之자의 본래 의미는 '가다'나 '도착하다'였다. 다만 지금은 止자나 去(갈 거)자가 '가다'라는 뜻으로 쓰이고 之자는 주로 문장을 연결하는 어조사 역할만을 하고 있다. 그래서 之(지)는 ①가다 ②영향을 끼치다 ③쓰다, 사용하다 ④이르다(어떤 장소나 시간에 닿다), 도달하다 ⑤어조사 ⑥가, 이(是) ⑦~의 ⑧에, ~에 있어서 ⑨와, ~과 ⑩이에, 이곳에⑪을 ⑫그리고 ⑬만일, 만약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이 아이라는 지자(之子), 之자 모양으로 꼬불꼬불한 치받잇 길을 지자로(之字路), 다음이나 버금을 지차(之次), 풍수 지리에서 내룡이 입수하려는 데서 꾸불거리는 현상을 지현(之玄), 딸이 시집가는 일을 일컫는 말을 지자우귀(之子于歸), 남쪽으로도 가고 북쪽으로도 간다는 뜻으로 어떤 일에 주견이 없이 갈팡질팡 함을 이르는 말을 지남지북(之南之北), 주머니 속에 있는 송곳이란 뜻으로 재능이 아주 빼어난 사람은 숨어 있어도 저절로 남의 눈에 드러난다는 비유적 의미의 말을 낭중지추(囊中之錐), 나라를 기울일 만한 여자라는 뜻으로 첫눈에 반할 만큼 매우 아름다운 여자 또는 나라를 위태롭게 한다는 말을 경국지색(傾國之色), 일을 맺은 사람이 풀어야 한다는 뜻으로 일을 저지른 사람이 그 일을 해결해야 한다는 말을 결자해지(結者解之), 알을 쌓아 놓은 듯한 위태로움이라는 뜻으로 매우 위태로운 형세를 이르는 말을 누란지위(累卵之危), 어부의 이익이라는 뜻으로 둘이 다투는 틈을 타서 엉뚱한 제3자가 이익을 가로챔을 이르는 말을 어부지리(漁夫之利), 반딧불과 눈빛으로 이룬 공이라는 뜻으로 가난을 이겨내며 반딧불과 눈빛으로 글을 읽어가며 고생 속에서 공부하여 이룬 공을 일컫는 말을 형설지공(螢雪之功), 처지를 서로 바꾸어 생각함이란 뜻으로 상대방의 처지에서 생각해 봄을 이르는 말을 역지사지(易地思之), 한단에서 꾼 꿈이라는 뜻으로 인생의 부귀영화는 일장춘몽과 같이 허무함을 이르는 말을 한단지몽(邯鄲之夢), 도요새가 조개와 다투다가 다 같이 어부에게 잡히고 말았다는 뜻으로 제3자만 이롭게 하는 다툼을 이르는 말을 방휼지쟁(蚌鷸之爭), 부모에게 효도를 다하려고 생각할 때에는 이미 돌아가셔서 그 뜻을 이룰 수 없음을 이르는 말을 풍수지탄(風樹之歎), 아주 바뀐 다른 세상이 된 것 같은 느낌 또는 딴 세대와 같이 많은 변화가 있었음을 비유하는 말을 격세지감(隔世之感), 쇠라도 자를 수 있는 굳고 단단한 사귐이란 뜻으로 친구의 정의가 매우 두터움을 이르는 말을 단금지교(斷金之交), 때늦은 한탄이라는 뜻으로 시기가 늦어 기회를 놓친 것이 원통해서 탄식함을 이르는 말을 만시지탄(晩時之歎), 위정자가 나무 옮기기로 백성을 믿게 한다는 뜻으로 신용을 지킴을 이르는 말을 이목지신(移木之信), 검단 노새의 재주라는 뜻으로 겉치례 뿐이고 실속이 보잘것없는 솜씨를 이르는 말을 검려지기(黔驢之技), 푸른 바다가 뽕밭이 되듯이 시절의 변화가 무상함을 이르는 말을 창상지변(滄桑之變), 호랑이를 타고 달리는 기세라는 뜻으로 범을 타고 달리는 사람이 도중에서 내릴 수 없는 것처럼 도중에서 그만두거나 물러설 수 없는 형세를 이르는 말을 기호지세(騎虎之勢), 어머니가 아들이 돌아오기를 문에 의지하고서 기다린다는 뜻으로 자녀가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어머니의 마음을 이르는 말을 의문지망(倚門之望), 앞의 수레가 뒤집히는 것을 보고 뒤의 수레는 미리 경계한다는 뜻으로 앞사람의 실패를 본보기로 하여 뒷사람이 똑같은 실패를 하지 않도록 조심함을 이르는 말을 복거지계(覆車之戒) 등에 쓰인다.
▶️ 過(지날 과, 재앙 화)는 ❶형성문자로 过(과)는 간자이다. 뜻을 나타내는 책받침(辶=辵; 쉬엄쉬엄 가다)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글자 咼(와, 과; 입이 삐뚤어짐)의 뜻이 합(合)하여 바른 길을 지나쳤다는 데서 지나다를 뜻한다. ❷형성문자로 過자는 '지나다'나 '경과하다', '지나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過자는 辶(쉬엄쉬엄 갈 착)자와 咼(가를 과)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咼자는 '뼈'를 뜻하지만, 여기에서는 발음역할만을 하고 있다. 過자는 어떠한 상황이나 상태가 지나갔음을 뜻하기 때문에 길을 걷는 모습을 그린 辶자가 '지나가다'라는 뜻을 전달하고 있다. 다만 지금의 過자는 '초과하다'나 '넘치다'와 같이 한계를 넘어선다는 뜻이 확대되어 있다. 그래서 過(과)는 지나치는 일, 통과하다, 도를 넘치다, 과오(過誤) 따위의 뜻으로 ①지나다 ②지나는 길에 들르다 ③경과하다 ④왕래하다, 교제하다 ⑤초과하다 ⑥지나치다 ⑦분수에 넘치다 ⑧넘다 ⑨나무라다 ⑩보다, 돌이켜 보다 ⑪옮기다 ⑫허물 ⑬잘못 ⑭괘(卦)의 이름 ⑮예전 그리고 ⓐ재앙(災殃)(화)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지날 력/역(歷), 지날 경(經), 그릇될 와(訛), 그르칠 오(誤),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공 공(功)이다. 용례로는 일이 되어 가는 경로를 과정(過程), 지나간 때를 과거(過去), 예정한 수량이나 필요한 수량보다 많음을 과잉(過剩), 지나치게 격렬함을 과격(過激),정도에 넘침을 과도(過度),지나치게 뜨거워지는 것을 과열(過熱), 잘못이나 그릇된 짓을 과오(過誤), 지나간 일을 과거사(過去事), 조심을 하지 않거나 부주의로 저지른 잘못이나 실수를 과실(過失), 잘못에 대하여 용서를 빎을 사과(謝過), 통하여 지나가거나 옴을 통과(通過), 어떠한 수량을 표하는 말 위에 붙어서 많지 않다고 생각되는 그 수량에 지나지 못함을 가리키는 말을 불과(不過), 사물의 한도를 넘어섬을 초과(超過), 공로와 과오를 공과(功過), 대강 보아 넘기다 빠뜨림을 간과(看過), 때의 지나감이나 시간이 지나감을 경과(經過), 모르는 체 넘겨 버림을 묵과(默過), 능력 같은 것이 지나치거나 미치지 못함이나 딱 알맞지 않음 또는 중용을 얻지 못함을 이르는 말을 과불급(過不及), 모든 사물이 정도를 지나치면 미치지 못한 것과 같다는 뜻으로 중용이 중요함을 가리키는 말을 과유불급(過猶不及), 밀밭을 지나면 밀 냄새만 맡고도 취하게 된다는 뜻으로 술을 도무지 마시지 못하는 사람을 두고 이르는 말을 과맥전대취(過麥田大醉), 뜰에서 가르친다는 뜻으로 아버지가 자식에게 사람의 도리를 가르치는 것을 이르는 말을 과정지훈(過庭之訓), 눈에 스쳐 지나가면 잊지 않는다는 뜻으로 한번 본 것은 잊어버리지 않는다는 말을 과목불망(過目不忘), 아는 이의 문전을 지나가면서도 들르지 않음을 일컫는 말을 과문불입(過門不入), 성인이 지나가는 곳에는 백성이 그 덕에 화하고 성인이 있는 곳에는 그 덕화가 신묘하여 헤아릴 수 없다는 말을 과화존신(過化存神), 지나친 공손은 오히려 예의에 벗어남을 이르는 말을 과공비례(過恭非禮), 잘못을 하면 즉시 고치는 것을 주저하지 말아야 함을 이르는 말을 과즉물탄개(過則勿憚改), 그 사람이 내 집 앞을 지나가면서도 나를 찾아주지 않았다 하여 별로 유감스럽게 여기지 않는다는 뜻으로 그 사람을 대수롭지 않게 여김을 이르는 말을 과문불감(過門不憾), 사실보다 지나치게 평가함을 일컫는 말을 과대평가(過大評價), 잘못을 서로 고쳐 줌을 일컫는 말을 과실상규(過失相規), 지나친 것은 미치지 못함과 같음을 일컫는 말을 과여불급(過如不及), 잘못하고서 고치지 않는 것이라는 뜻으로 그것을 잘못이라고 하는 의미의 말을 과이불개(過而不改), 지나간 일을 일컫는 말을 과거지사(過去之事), 지나가는 불에 밥을 짓는다는 뜻으로 어느 특정한 사람을 위해 한 일은 아니지만 결과적으로 그 사람에게 도움이 되었음을 이르는 말을 과화숙식(過火熟食), 다리를 건너고 나서 그 다리를 부수어 목재를 훔쳐간다는 뜻으로 극도의 이기심이나 배은망덕함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과하탁교(過河坼橋), 분수에 지나치는 욕망을 일컫는 말을 과분지망(過分之望), 사물을 지나치게 떠벌림을 일컫는 말을 과대황장(過大皇張), 분에 넘치는 일을 일컫는 말을 과분지사(過分之事), 과오를 저지른 후에 능히 고침 즉 한 번 잘못을 저지른 연후에 잘못을 참회함으로써 선하게 됨을 이르는 말을 과연후능개(過然後能改), 보통 사람보다 훨씬 센 힘을 일컫는 말을 과인지력(過人之力), 한 번 보기만 하면 그대로 욈을 일컫는 말을 과목성송(過目成誦) 등에 쓰인다.
▶️ 客(객)은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갓머리(宀; 집, 집 안)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各(각, 객)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各(각, 객)은 거리까지 '이르다', '붙들어 두다'의 뜻이고, 갓머리(宀)部는 각처에서 집으로 온 '사람'이라는 뜻이다. 합(合)하여 '손님'을 뜻한다. ❷회의문자로 客자는 '손님'이나 '나그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客자는 宀(집 면)자와 各(각각 각)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各자는 입구로 발이 들어오는 모습을 그린 것이다. 이렇게 입구로 발이 들어오는 모습을 그린 各자에 宀자가 결합한 客자는 '손님이 방문하고 있다'라는 뜻으로 만들어졌다. 손님이란 우리 집에 잠시 머물렀다 떠나는 사람을 말한다. 그래서 客자에는 '손님'이라는 뜻 외에도 '나그네'나 '지나간 때', '의탁하다'라는 뜻이 파생되어 있다. 그래서 客(객)은 찾아가거나 찾아온 사람으로 '나그네'나 '손님'을 말한다. 또는 일부 명사 앞에 붙어서 ‘주장이 아닌', '쓸데없는’의 뜻을 나타내는 말과 어떤 명사 뒤에 붙어서 어떤 사람의 뜻을 나타내는 말이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나그네 려(旅), 손 빈(賓),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임금 주(主), 임금 제(帝), 임금 왕(王)이다. 용례로는 보통 회원과는 달리 빈객으로 우대하는 사람을 객원(客員), 손님의 자리를 객석(客席), 손님을 거처하게 하거나 응접하는 방을 객실(客室), 객지에서의 죽음을 객사(客死), 쓸데없는 객쩍은 말을 객설(客說), 나그네 길을 객로(客路), 여객 열차를 객차(客車), 타향에서 거주함을 객거(客居), 길가는 손이 음식을 사 먹거나 자는 주점을 객점(客店), 물건을 항상 사러 오는 손님을 고객(顧客), 차나 배나 비행기 등의 탈것을 타는 손님을 승객(乘客), 영화나 연극 등의 무대 공연을 구경하는 사람을 관객(觀客), 검술에 조예가 뛰어난 사람을 검객(劍客), 반갑고 귀한 손님을 가객(佳客), 몰래 사람을 찔러 죽이는 사람을 자객(刺客), 술에 취한 사람을 취객(醉客), 글씨를 쓰거나 그림을 그리는 사람을 묵객(墨客), 의협심이 있는 남자를 협객(俠客), 손이 도리어 주인 행세를 한다는 뜻으로 주객이 전도됨을 이르는 말 또는 사물의 대소나 경중이나 전후을 뒤바꿈을 이르는 말을 객반위주(客反爲主), 손님을 맞이하여 반갑게 대접함을 일컫는 말을 객인환대(客人歡待), 객지에 있는 보배로운 보물이라는 뜻으로 편지 쓸 때에 객지에 있는 상대자를 높여 쓰는 말을 객중보체(客中寶體), 객창에 비치는 쓸쓸하게 보이는 등불이란 뜻으로 외로운 나그네의 신세를 이르는 말을 객창한등(客窓寒燈), 식객이 삼천 명이라는 뜻으로 함께 하는 사람이 대단히 많음을 이르는 말을 식객삼천(食客三千), 남에게 매여 있는 사람은 주도적인 처지에 놓여 있는 사람을 당해 내지 못하는 형세를 일컫는 말을 주객지세(主客之勢), 지나가는 길손과 같이 아무 관계도 없는 사람 또는 세상은 여관과 같고 인생은 나그네와 같다는 말을 역려과객(逆旅過客), 자객과 간사한 사람이라는 뜻으로 마음이 몹시 독하거나 모진 사람을 이르는 말을 자객간인(刺客奸人), 주인은 손님처럼 손님은 주인처럼 행동을 바꾸어 한다는 것으로 입장이 뒤바뀐 것을 이르는 말을 주객전도(主客顚倒), 오가는 사람 즉 자주 오가는 수많은 사람을 이르는 말을 내인거객(來人去客), 자객과 간사한 사람이라는 뜻으로 마음이 몹시 독하거나 모진 사람을 이르는 말을 자객간인(刺客奸人)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