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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이닝 동안 83개의 투구 수로 1실점
김병현이 보스턴의 빨간색 양말을 신고 처음으로 선발 등판한 무대에서, 7이닝 5피안타 1실점 2탈삼진이라는 깔끔한 투구 내용으로 승리를 기록해
성공적인 선발 데뷔전을 치렀다. 특히 투구 수가 83개 밖에 되지 않았을 정도로 공격적인 투구 내용을 시종 일관 유지해 마운드 위에서의 강한 자신감과 그만큼의 능력을 확실하게 드러낸 모습. 점수차가 많이 벌어진 탓에 8회부터 마운드를 앨런 엠브리에게 넘겨줘 완투를 기록하지 못한 것이 아쉬웠을 정도였다. 보스턴은 김병현의 호투와 초반부터 상대 에이스 크리스 벤슨을 적절히 공략한 타선의 힘으로 피츠버그를 11:4로 누르고 기분 좋은 승리를 거뒀다.
한편 김병현이 적은 투구 수에도 불과하고 조기 강판한 것은, 부상자 명단에서 돌아온 지 얼마 되지 않았고 점수 차가 많이 벌어졌다는 것도 있었지만, 그래디 리틀 감독이 3일만 쉰 후 밀워키 전에 등판하길 바래서 그랬다는
소식도 전해지고 있다. 현재 에이스 페드로 마르티네즈의 복귀 시기가 조금
더 미뤄질 것으로 알려진 데다가, 여타 선발진은 모두 5점 대 방어율을 기록할 정도로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 이 부분은 김병현이 영입 초반부터 감독의 신임을 받고 있다는 것을 드러낸 것인데, 멋진 선발 데뷔전과
더불어 그가 보스턴에서 새로운 성공 시대를 열어갈 수 있다는 데 긍정적인
소식을 던진 것으로 보인다.
오늘 83개의 투구 수 중에서 대략 65% 정도에 해당하는 55개가 스트라익이었을 정도로 뛰어난 제구력과 공격적인 투구를 자랑한 김병현. 경기 중 심판이 불만스러운 볼 판정을 여러 번 했음에도 그는 조금도 흔들리지 않고
타자들을 상대해나갔다. 한 이닝에서 2개 이상의 안타를 내 준 것도 실점을
했던 5회말 뿐. 그 이닝에서 첫 타자 아브라함 누네즈에게 좌전 안타를 허용한 김병현은, 투수 크리스 벤슨에게 희생 번트를 내준 뒤 다음 타자 케니 로프턴을 잘 처리했으나, 잭 윌슨에게 적시타를 허용하면서 아쉬운 1점을 내줬었다. 허나 그 안타마저도 제대로 맞은 것이 아니라 엉덩이가 빠진 채 툭
건드린 것이 투수 옆을 스쳐 2루 쪽으로 빠진 행운의 타구였기에, 실상 오늘
김병현의 투구는 완벽에 가까웠다고 칭찬 받을 수 있는 것이었다.
보스턴의 막강한 타선 역시 오늘 김병현의 첫 선발에서, 홈런 4방을 지원하는 등 16안타로 11점을 뽑아내 명성다운 위력을 발휘하면서 그의 첫 승리를
도와줬다. 올 시즌 디백스 때 최악의 득점 지원을 받으면서 경기를 치렀던
것과는 상당히 대조되는 모습. 1회초 공격에서 매니 라미레즈의 적시 2루타로서 선취점을 뽑은 그들은, 이어 3회초 라미레즈의 1타점 적시타와 제이슨
베리텍의 시즌 7호 3점 홈런으로 대거 4점을 뽑아 사실상 승부를 결정지은
뒤, 5회초 트롯 닉슨의 적시타로 1점, 7회초 토드 워커의 시즌 4호 솔로 홈런과 라미레즈의 희생 플라이로 2점, 그리고 8회말 엠브리가 상대 랜달 사이먼에게 3점 홈런을 내 줘 8:4로 쫓긴 상황에서 9회초 라미레즈의 시즌 9호
솔로 홈런과 닉슨의 시즌 4호 2점 홈런으로서 3점을 뽑으면서 11:4의 승리를
마무리 지었다.
연평균 2000만 달러(8년간 1억 6000만 달러)를 받는 보스턴의 중심 타자 매니 라미레즈는, 오늘 김병현의 선발 데뷔전에서 4타수 4안타 4타점 3득점으로 자신의 진가를 제대로 발휘하며 가장 좋은 활약을 보였다. 그 외에 닉슨과 베리텍도 각각 2안타 3타점을 나란히 뽑아주면서 팀 승리에 일조한 모습. 간판 타자 노마 가르시아파라도 5타수 2안타 2득점으로 역시 제 활약을
해냈다. 김병현은 오늘 첫 타석에서 우전 안타를 뽑아내면서 고등학교 시절
4번 타자를 봤다는 그 타격 능력을 다시 한번 뽐내기도. 한편 피츠버그에서는 사이먼이 뒤늦은 시즌 6호 3점 홈런을 날렸으나, 전반적으로 김병현에
농락당한 타선 탓에 완패를 당해야만 했다.
선발 투수로서도, 그리고 마무리 투수로서도 자신의 능력은 십분 발휘할 수
있음을 입증해 나가고 있는 김병현. 랍 네이어로부터 메이저리그 역사상 최고의 언더 핸드 투수라는 극찬을 들은 그는, 이제 내셔널 리그 뿐만 아니라
아메리칸 리그에서도 통하는 투수라는 것을 입증하는 일만 남았다. 게다가
오늘 성공적인 데뷔 전을 치른 데다가 현재 팀의 선발진도 붕괴 상황을 맞고 있어, 본인이 원하는 선발 잔류 가능성도 상당히 높은 것으로 보인다. 한편 김병현은 어제 세계적으로 유명한 스포츠 채널 espn 인터넷 사이트 헤드
라인에 사진이 실렸었는데, 오늘 선발 등판을 마무리하고는 메이저리그 공식 사이트 헤드 라인에도 사진이 실려 현지의 높은 인지도와 관심을 다시
한번 나타냈다.
PNC 파크 1 2 3 4 5 6 7 8 9 R H E
보스턴 레드 삭스 1 0 4 0 1 0 2 0 3 11 16 0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0 0 0 0 1 0 0 3 0 4 7 1
<승>김병현 (2승 5패 방어율 3.53)
<패>크리스 벤슨 (5승 6패 방어율 4.23)
(더블헤더 2경기)
이 후 열린 양 팀간의 더블헤더 2경기에서도 보스턴이 12개의 안타를 효과적으로 집중시키며 피츠버그를 8대 3으로 꺾어 이날 2경기를 모두 독식했다. 보스턴의 선발 데릭 로우는 7이닝 2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되었고 자니
데이먼이 4타수 3안타 3타점으로 팀 타선을 주도했다. 이로써 보스턴은 오늘 패한 뉴욕 양키즈를 다시 반 게임차로 제치고 아메리칸리그 동부 지구
선두로 나섰다.
1 2 3 4 5 6 7 8 9 R H E
보스턴 0 1 0 1 0 0 4 0 2 8 12 2
피츠버그 0 0 0 0 1 0 1 0 1 3 7 0
<승>데릭 로우(5-3 방어율 4.93)
<패>제프 다미코(4-6 방어율 4.03)
손지우 기자 (61park@mlbpar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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