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상의 피난길 8일째가 지났습니다.
매일 저녁 정리한 글을 보내드립니다.
글 아래 중앙일보 기사와 KBS 라디오 방송 내용도 함께 소개합니다.
내일 아침 7:00 KBS2 '생방송, 오늘'프로그램에서 취재한 내용도 보실 수 있습니다.
(5日次) 4월 14일(水) : 천안~정안
'피란길 중 힘들었던 차령고개를 넘으며'
4월 14일(수요일), 갑자기 날씨가 추워져서 걱정이 되었으나 천안에서 공주 정안까지 5일째 일정을 무사히 마치게 되어 감사하다.
어제 취재한 기사들이 오늘자로 크게 보도되어 아침부터 격려와 성원의 전화가 빗발쳐서 모두들 즐거운 표정이다. 천안의 청소부도 기사를 봤다며 지나는 길에 아는체를 하고 트럭을 타고가던 여인들이 '아자'를 외치며 지나간다. 어떤이는 승용차의 문을 열고 '신문기사 봤습니다.'하고 웃으며 손을 흔들기도.
점심 때쯤 천안에 사는 내진 동생 친구가 걷는 길을 쫓아와서 잘못 든 길을 바로 잡아주고 차령고개 아래까지 길안내를 해 주어서 고마웠다. 호도과자도 한 아름 사들고.
부모님이 가장 힘들게 걸었을 차령고개를 넘노라니 만감이 교차한다. 그냥 넘기에도 힘든 고개길을 손수레 끌고 얼마나 고달팠을까, 모두들 경건한 마음이 되어 힘든 길을 천천히 넘어 공주군 정안면에 이르니 재만아저씨가 먼길을 달려와서 반가이 맞아준다. 금일봉도 함께 전해주고.
오늘은 방송쪽에서 취재연락이 여러군데 있었다. 내일 아침 6시 40분애 kbs 1라디오 생방송 전화인터뷰, 17일(토요일)에는 kbs TV 현지촬영이 있을 예정이고 전북의 제이(J) TV도 전라북도에 들어오면 취재하겠다는 연락이다. 여러 보도매체에서 관심을 가져주는 것도 감사한 일 아닌가?
정안은 면소재지의 작은 고을이어서 외곽의 모텔에 방을 잡아 모처럼 찜질방을 벗어났으나 더운물로 씻기가 어려워 오히려 찜질방이 더 좋다는 의견들이다.
약 30여km의 가장 긴 행로를 무사히 마친 것을 다행으로 여긴다.(약간의 사고가 있었다. 정안에 다 와서 지름길로 농로쪽을 걷다가 약간 높은 곳을 오를 때 왼쪽 다리에 가벼운 타박상을 입었다. 공교롭게도 6.25 때 다친 부위에 가까운 자리여서 약간 씁쓸하였다.)
모텔의 컴퓨터가 입구에 낡은 것 한 대인데다가 조명이 어두워서 간략하게 오늘의 여정을 소개하며 내일을 기약한다.
오늘 걷는 중에 몇 번이나 화이팅을 외쳤는데 우리 가족 모두 화이팅.
2010년 4월 14일 저녁
공주군 정안에서
(6日次) 4월 15(木) : 정안~공주
'정안에서 공주까지
4월 15일(목요일), 어제 광주에는 눈이 왔다는데 아침기온이 제법 쌀쌀하다.
아침 6시 45분부터 7분여 kbs1 라디오 '안녕하심니까, 홍지명입니다' 프로그램에 생방송 인터뷰를 하였다. 오래만의 방송출연이라
약간 긴장되기도 하였는데 잘 들으셨는지, 겅게된 동기, 걷는 동안 어려움은 없는지, 주고 싶은 메시지는 무엇인가 등을 묻고 대댭하였다. 아침 이른 시간인데도 여러분이 방송을 듣고 전화를 해주었다.
아침 식사를 한 식당에서는 어제 걷는 모습을 보았다며 막걸리 두 병을 가면서 드시라고 선물하고 길가에서 일하는 아주머니들이 신문기사를 봤다며 화이팅을 외친다. 어제 도로변의 편의점 청년은 앉아서 쉬라며 의자를 수건으로 닦아 주는 등 충청도 인심이 좋아서 마음이 푸근하기도.
정안에서 공주까지는 16km 정도를 비교적 가까운 거리여서 한결 여유로운 행보를 하였다. 국도변의 고즈넉한 풍경도 살피면서.
도중에 점심을 먹고 공주에 도착하니 오후 2시, 재만 아저씨는 중요한 약속이 있다며 공주에서 고속버스 편으로 올라가고 우리 일행은 공주의 명소인 공산성을 돌아보고 내일 묵을 숙소도 살펴보고 다음 코스인 금강변의 행로를 사전 점거한 후 미리 예약한 모텔에 오후 4시 지나 여장을 풀었다,
선영 동생과 민경한 변호사가 어제 저녁에 한겨레 신문에 난 기사를 보고 전화로 축하와 성원을 보냈는데 오늘 윤형 조카에게 상당히 많은 금액을 찬조하였다는 소식이다. 모두들 깊은 관심과 큰 성원을 보내주어 감사하다.
어제 다친 다리의 타박상은 많이 좋아졌으니 걱정하지 마시기를. 대표로 큰 사고를 예방하는 주의사항으로 받아들이면 좋을 듯.(방금 대석에게서 상처는 괜찮은지 묻는 전화가 걸려와서 그렇게 대답하였다)
모텔의 컴퓨터 시설이 열악하여 시내의 pc방에서 글을 올린다. (식사하러 갈 시간이 되어 이만 줄임)
2010년 4월 15일 오후
공주에서
(7日次) 4월 16(金) : 공주
'백제문화의 물줄기를 따라서'
4월 16일(금요일) 오전 8시에 모텔 부근의 식당에서 아침식사를 들고 9시부터 두 시간 반 동안 백제문화의 고도인 공주와 부여를 잇는 금강변의 물줄기를 따라 개통한 지방도를 10여 Km 걸었다.
원래는 오늘을 휴식일로 예정하였으나, 내일 TV 촬영 등으로 걷는 속도가 더딜 것을 예상하여 진행 경로를 앞당겨 출발하는 것이 좋을 듯 하여서, 어제 자동차로 미리 답사할 때 보는 것과는 달리 강변을 따라 걷는 코스가 운치 있고 쾌적하여서 작년에 피난길 답사 때 이곳으로 우회하는 길을 택한 것이 탁월한 결정이었음을 다시 확인하게 된다.
지금까지 일주일간의 걷기 행사가 계획대로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는 과정을 통하여 우리의 발걸음이 보이지 않는 섭리에 의하여 인도되고 있음을 모두들 체험하고 있음을 감사하는 마음이다.
오늘의 걷기 코스를 마친 후 내일 점심을 먹을 장소와 마무리 지점까지의 코스 20여 Km를 답사하고 공주로 돌아오니 오후 1시, 사흘 전 진료차 서울에 올라갔던 한용 동생 내외가 오늘 오전에 공주로 내려와서 공산성을 돌아보고 그 입구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우리를 맞이한다.
아침 식사를 했던 식당의 음식 맛이 좋아서 점심식사도 그 곳에 가서 푸짐하게 들고 무령왕릉과 국립공주 박물관을 돌아보니 오후 4시, 어제 예약한 금강온천 모텔에 여장을 풀고 온천탕에서 목욕을 하며 엊그제 이틀간 제대로 씻지 못한 몸을 닦고 쌓인 피로를 풀었다.
내일 촬영팀이 도시락외에 주먹밥과 보리개떡을 준비하면 좋겠다는 제안이 있어서 이런 것들을 주문하고 주말에 합류할 가족들을 챙기는 등 오후의 휴식시간에도 챙길 일들이 꽤 많다.
행진 동생이 사무총장으로 재직 했던 한국건강관리협회의 대전충남지부 박현모본부장, 이정탁부장, 신옥희 과장 숙소까지 찾아와 우리 행사를 격려, 성원하고 저녁 식사에 초청하여 건배하며 좋은 시간을 가진 것을 감사하다(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금일봉도 전해주었다) 오늘로 2주간의 걷기 행사의 절반이 지났다. 지금까지 잘 해온 것처럼 남은 일정도 손조롭게 진행되기를 바라며 우리모두 파이팅!
2010년 4월 16일 저녁
백제문화의 고도 공주에서
(8日次) 4월 17(土) : 공주~부여
'많은 가족들과 함께 걸은 백제큰길'
4월 17일(토요일), 20명이 넘는 가족들이 참여한 가운데 공주 - 부여를 잇는 금강변의 백제 큰길을 보무도 당당하게 걸었다. 때맞춰 kbs 2TV의 '생방송, 오늘'의 최성재 피디가 출발지점에서 중간지점까지 동행취재하며 우리들의 걷는 모습을 카메라에 담고 녹음도 하느라 더 보람된 걷기행사가 되었다. 이 내용은 월요일(4월 19일) 오전 7시에서 7시 30분 사이에 방영 예정이라고 한다.
쉴 곳이 마땅찮아 도로변의 주택에 양해를 구하고 볼일을 보기도 하였고 6.25 전후의 어려웠던 시절을 떠올리며 쑥 개떡과 주먹밥을 먹는 일도 별다른 느낌이 들었다. 새벽차를 타고 내려 온 윤자 누님이 그 당시의 어려웠던 상황을 생생하게 설명하고 나와 한용 동생도 '회상의 피란길'을 걷는 소회와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전하였으며 젊은 세대를 대표하여 대석이도 한 미디 거들었다. 손녀 본이도 유모차를 타고 짧은 거리의 행진에 동참하였고.
한용 동생, 대석, 한선 동생, 홍갑희 매제 등이 오전과 점심, 오후 휴게 후 출발 및 종료시간에 화이팅을 선창하였고 행진 동생이 6. 25전의 어린 시절에 아이스크림을 몽땅 사와 가족들을 당황하게 했던 일을 회상하며 아이스크림을 한개씩 사주어서 맛 있게 먹었다.
많은 식구들이 즐겁게 걸으며 예정지점보다 5km쯤 더 가서 오늘 걷기를 마감하고 부여읍의 음식점에서 복매운탕으로 저녁을 든 후에 일부는 서울과 대전으로 올라가고 찜질방에 들어 온 식구가 16명, 먼곳에서 이렇게 많은 가족이 함께 묵으며 정담을 나눌 수 있음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육선이 집에 가득하고 불화한 것보다 채소반찬이라도 화목한 것이 더 축복이라고 한 교훈(잠언 17장 1절)을 되새기며 내일도 우애를 다지며 씩씩하게 걸으리.
아침에 한용 동생과 천암함의 사망자와 실종자의 처리가 큰 차이가 있는 것처럼 실종상태는 가족은 물론 당사자에게도 큰 상처와 고통을 안겨주는 것을 감안하여 김재철 숙부님의 생사가 아직도 명쾌하게 밝혀지지 않은 불확실한 상황을 이번 걷기행사를 통하여 우리들 마음에 담고 정리하는 방안을 검토해보자고 제안하였다.
저녁식탁에서 한선 동생이 소화제로 들려준 이야기 한 토막, 어느 부부가 말하기를 큰 일은 남편이 결정하고 작은 일은 아내가 결정하는데 큰 일이 몇 번이나 있었느냐 물으니 아직 까지는 한 번도 없었다나.
취재와 촬영을 끝내고 부산으로 내려간 최성재 피디가 무사히 부산에 도착하였다며 잘 편집하여 방송되도록 하겠다는 말과 함께 성공리에 겅기에행사가 마무리되기를 기원하는 전화를 걸어왔다. 직무에 충실하면서 상대방을 배려하는 그 마음과 자세가 고맙다.
공동체의 안녕과 우리 가족 모두의 단합과 성취를 기원하며.
2010년 4월 17일 저녁
백제의 향기가 감도는 부여에서
* 언론 보도 소식
1) KBS 1R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 15일(목) 6:45 출연
(첨부파일 용량이 부족하여 아래 링크를 참고하세요.)
http://www.kbs.co.kr/plan_table/channel/1r/index.html?pg_date=20100415&table=21
→ 6:20 '안녕하세요' 프로그램 오른쪽의 다시듣기 링크를 누르면 새창이 뜹니다.
21:45초 지점부터 인터뷰 내용이 시작됩니다.
2) 중앙일보 4.14(수)日字 25면 全面 게재
첫댓글 앞길 역시 주의 은총과 보호 인도하심으로 평탄하게 성취되시기를 축원합니다,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