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담임선생님과 반 아이들
<화려한 입학식>으로 신고식을 치룬 아들은
원반에서의 적응기간인 2주간을 잘~ 적응하고 있다.
원반수업이 시작되던 3월 6일 아침에 종혁이 담임선생님을 뵈었다.
앳된 얼굴에 웃음을 띤, 인상도 좋고 예쁜 선생님이셨다.
“종혁이 엄마예요”
“아~ 네~에, 제가 인사드리러 찾아뵈었어야 하는데... 죄송해요, 어머니”
“(뜻밖의 인사에 당황스러워 하며) 어머, 제가 찾아뵈었어야 했는데 첫날 우리 아들이
사고를 치는 바람에 인사도 못드렸어요, 잘~ 부탁드립니다“
“아, 예~~!”
“친구들과의 관계형성이 잘~ 이루어질 수 있도록 부탁드릴께요”
“알겠습니다. 혹시라도 문제가 생기면 자주 대화했으면 좋겠어요”
“그래 주시면 더없이 감사하구요”
몇마디 나누진 못했지만 인상과는 달리 우리 아이들을 경험해 본 경력이 있는 선생님
같았다. 그리고 그 이튿날, 담임제인 초등학교와는 달리 아침 조례와 종례시간에만 아이를
만날 수 있어 종혁이를 파악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릴 듯 하여 아이의 특성과 혹시라도
나타날 아이의 문제점을 적은 편지를 드렸더니
“종혁이가 밥도 잘~ 먹고 잘~ 적응하고 있어요” 하시며 웃으셨다.
또래에 비해 키가 크지 않은데다 아직도 아기같은 앳된 모습을 한 아들과
같은반 아이들 역시 같은 교복을 입어서인 지 아직은 별반 차이가 없어 보였다.
종혁이의 짝이 된 친구는 종혁이와 6학년때 같은 반이었던 아이였다.
그 친구는 자신의 지망과는 다르게 멀리 있는 학교에 배정이 되었고 같은 학교
출신이라는 이유로 아마도 담임선생님의 배려로 종혁이의 짝을 정해 주신 듯 했다.
하여간, 자부심을 가져도 될만한(?) 人福 하나는 타고났나 보다.(ㅋㅋ)
특별한 일이 있으면 전화를 달라고 하며 핸드폰 전화를 주고 받았고
잘못하는 일이 있으면 바르게 가르쳐 주면 종혁이가 잘~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것과
며칠동안의 학교생활을 물었더니 수업시간에 책도 잘~ 펴놓고 쓰라고 하면 자기 것을
컨닝도 하면서 쓰기도 하는등 수업에 지장을 주는 행동은 없다고 했다.
점심시간에 남학생들은 나가서 노는데 종혁이는 자리에 혼자 앉아 있고 여자 아이들이
놀아 준다고 남학생들이 귀뜸해 주었다.
# 특수반 선생님과 특수학급 분위기...
올해 일학년을 맡으신 특수반 선생님은 고등학교에 계시다 오신 분이었다.
수수한 차림에 항상 웃는 선한 인상이었지만 아이들을 일사분란하게 지도하시는 모습에
우선 믿음이 갔다. 그리고, 지난 3월 7일에 개별 부모상담이 있었다.
초기에 학부모와의 상담을 통해 아이를 빨리 파악해 지도에 참고를 하려고 하시는 듯 했다.
종혁이에 대한 특성과 지도방향, 그리고 수영에 관한 내용이었다.
첫날 종혁이가 보여주었던 행동으로 우려를 했으나 특수반에서 전일 수업을 하면서(3/3)
보여준 놀이에 대한 적절한 반응과 표현등을 보고 많이 다름을 느끼셨다는 말씀과
수영(운동)하는 것을 아주 긍정적으로 평가하셨다.
진호이야기, 그리고 끝까지 해서 기회가 된다면 대회에도 나가보라는 말씀도 덧붙이셨다.
나의 목표가, 종혁이가 하고 싶을때 언제든지 자유롭게 자유자재로 할 수 있을 정도로
해주어서 나중에라도 여가도 즐기고 체력도 단련하는 차원에서 해주는 것을 목표라고
했지만 선생님께선 이왕 하는거 욕심을 가지고 끝까지 해보라시며 아주 잘한 선택이라고
하셨다.
예상했던 것보다 빠르게 진도를 나가고 있어 나 역시 그런 욕심이 없지는 않지만
내가 예상했던 것보다 진도를 빠르게 나간다는 것외에 특별한 재능은 아니므로
아직 성급하게 판단할 일은 아니었고 재능이 있다해도 올인하고픈 마음이 아직은 없다.
16명의 특수반 아이들...
원반 적응기간동안(2주간) 서서히 아이들의 본색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수업에 방해를 주는 아이가 있어 수업진행이 어렵다는 교과과목 선생님의 항의가
들어왔다는 제보도 있지만 대부분의 아이들은 그런대로 적응하고 있는 듯 했다.
초등학교와는 달리, 같은 연령대의 아이들인데다 말 잘하는 아이들도 몇 명 있었고
행동도 어느정도는 통제할 수 있는 아이들이라 많은 인원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적은
인원의 분위기보단 활기차고 서로가 자극이 되어 훨~ 씬 플러스적인 요소가 많을 것 같다.
柔해보이지만 중심이 있고, 강한 카리스마와 정말로 중요한 것이 어떤 것이지...
내가 원하는, 내 코드와 잘~ 맞을것 같은 분이셨다.^^*
그리고, 고등학교 진학이나 앞으로의 진로를 결정하는데도 많은 도움을 주실 것으로
생각되 믿음이 갔다.
# 달라진 아들의 행동
초등학교때만 해도 마냥 어린 듯 하더니
역시, 교복을 입은 아들의 모습은 좀 의젓해 보이는 듯 했다.
제복이 주는 무게감때문인 지...
우리 아들 역시 행동에 많은 변화를 보였다.
초등때만 해도...
학교에 가기전(학교뿐만 아니라 외출하기전이면..) 목욕재계하고 가느라
세월아, 네월아 자기가 만족할때까지(자기규칙대로)씻다가
9시가 다 되어서야 교실로 들어가거나 9시가 넘어서 교실로 들어가던 아들이,
교문에 선도부 학생들과 선생님이 아이들의 복장이며 지각하는 아이들 잡는 것을 보고
바짝 긴장을 하고는 8시 10분까지 목욕하고 나오라고 하면 정확하게 시간을 지킨다.
그리곤 학교에 가는 차안에서 “선생님이 교문에서 안잡아요”하며 확인겸 다짐을 받곤
한다.(ㅋㅋ)
그리고, 학교에 도착해서도
가끔씩이면 노래(CD)를 듣고 간다며 9시가 넘어서도 차안에서 음악을 듣고 갈때도
있었는데 학교에 도착하면 바로 내려서 교실로 가니 우리 아들이 꽤나 긴장을 한 모양이다.
일반학급에서 전일 수업을 하는 2주간의 적응기간동안...
문맥에 맞진 않지만 책에 연필로 끄적인 흔적도 있고, 체육시간엔 시간마다 16절지
시험지에 두장이나 빼곡히 정리를 해오는가 하면 영어시험은 맞은 개수는 많지 않지만
제대로 시험을 보았고 알림장도 꼬박 써왔다.
어제, 수영 때문에 6교시만 하고(원래는 7교시) 가야 하기에 학교에 갔다가
특수반 선생님을 만났는데
“종혁이가 의외로(?) 너무나 잘 하고 있어요, 선생님들이 깜짝 놀랄 정도로요”
입학식날 보여주었던 아들의 행동에 적잖이 긴장하셨던 선생님들은 종혁이의 다른
모습들에 안도하는 분위기였다.(ㅋㅋ~!)
담임선생님 역시, 종혁이가 아이들과 잘~ 지내고 있다는 말씀과
아이들 교과시간에도 들어갈 수 없어(수학) 종혁이를 좀 더 관찰할 수 없는 아쉬움이
있다고 전해주셨고, 아이들은 체육시간에도 잘 따라하고 옷도 잘 갈아 입는다고 전했다.
집에 오면...
교복을 벗어서 방바닥에 집어 던져 놓았다가 옷을 갈아입고는
양말과 속옷은 세탁기에, 그리고 교복은 두팔에 안고 아들방으로 가져가 옷걸이에
잘~ 걸어놓는다.
저녁이 되면...
시간표를 보고 책가방을 스스로 싸고 이를 깨끗이 닦고는 잠자리에 든다.
초등학교는 가장 기초적인 규칙과 질서 지키는 것을 배우는 곳이었다면
중학교는 스스로 분위기를 파악하고 적응해 가는 [사회화]의 가장 중요한 시기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스스로 분위기를 파악하며 적응하려고 노력중인 아들의 모습을 보며
공교육에 대한 회의때문에 진학문제로 많은 고민을 하였던 우려와는 다르게
3년동안 학교와 부모 그리고 아들이 삼위일체가 되어 잘 이끌어만 준다면 아들은 훨~ 씬
더 성숙해져 있을 것임에 또 다른 희망과 함께 새로운 다짐을 해 본다.
첫댓글 우리아이도 내년에 중학교에 가요 종혁이 입학을 늦게나마 축하하고 앞으로도 학교생활 잘해 나가기를 응원하고 잘하리라 믿습니다
기쁜 소식이네요. 중학교 생활이 교과목마다 다르다는 두려움이 있는 반면 오히려 여러 좋은 기회들도 많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적응을 잘하고 있는 종혁이의 모습을 보면서 내 아들의 미래의 중학교 생활도 긍정적으로 그려봅니다. 종혁이 파이팅!!!
오타가 났네요.^^ 아침<조례>를 <조회>로 수정합니다. 다~ 새겨서 읽으셨겠지만요(ㅋㅋ). 소다미어머니, 축하해 주셔서 고맙구요. 초등학교는 담임선생님의 역활이 컸지만 중학교는 특수학급 선생님의 역활이 아주 중요한것 같더군요. 해피님~ 의철이도 좋은 선생님을 만났다니 한 걱정 놓으셨겠네요.
올해도 많은 발전 있기를 마음으로 응원합니다.^^* 아직은 학기초라 긴장해서 잘~ 하고 있지만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러나 분명히, 초등과는 모든 환경이나 분위기가 달라서 아들도 많은 발전을 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울 아이들.. 분위기나 흐름에도 민감하쟎아요.ㅎㅎㅎ~~!
우리 딸도 종혁군 처럼 의젓하게 중학교 생활을 할 수 있을까요? 중학교 가려면 몇년 남았지만, 엄마 맘은 벌써부터 걱정이 되네요. 종혁군이 잘 적응하고 한걸음 더 발전하는 학교 생활이 되길 바랍니다.
중학교학급운영윙에 다녀온엄마예기에 눈시울이 붉혀 졌었는데요,공부에 신경쓴다른 엄마가 계속 장애인이 우리반에 있어서 어떻하냐는 질문을 계속하는바람에 너무 마음 상해 오신엄마 였어요,하지만 차분하게 장애아동에 대한 인
식을 시켰더니 나중엔 미안 하다는 전화를 해왔다더군요,나만볼때 나만 생각할때 옆의 다른이는 누군가 상처를 받고 있다는 사려깊은 나를 만나게 되더군요,중학교를 위해 오늘도 우리아이를 잘 키워야 겠다는 생각입니다
초등졸업때까지도 고민을 해 왔고 갈등했던 부분이었지만 막상, 들어가고 보니 <환경>들이 초등때 걱정했던 것보단 훨~씬 낫다는 걸 얘기하고 싶어 공개를 했는데 혹시라도 이 글로 마음 상한 분이 안계셨음 합니다. 저 역시도 많이 가슴졸였기에 별것 아닌 것에 감사해서 쓴 글이니까요.
종혁이가 다니는 학교 역시 원반적응기간중에 그런 항의가 들어왔지만 교감선생님께서 특수교육진흥법까지 살펴보시고 이해를 시키셨다는 말씀도 들었습니다. 그리고 <환경>이라는 것도 부모들의 욕구나 추구하는 가치에 따라 같은 환경이라도 다르게 느낄수는 있겠지요?
그리고, <Holy>님 따님도 잘~ 할 겁니다. 제가 쓴 글처럼 <분위기>에 맞게 적응하는 우리 아들을 보면요. 우리 아이도 그렇게 좋은 편은 아니거든요. 무엇이든, 미리 걱정하지 마세요.
먼저 걸음 걸어가신 선배들의 이야기가 제게 얼마나 힘이 되었는지 모릅니다. 여기 주인장 윈윈님께서는 제게 아이의 전학을 앞두고 이렇게 무섭게(?) 격려하시더군요. "2년만 힘들게 버텨보세요. 통합의 성과는 그때서부터 나옵니다."라고..ㅎㅎ 그래서 까짓것 2년쯤이야 싶은 마음으로 옮겼는데, 여기서도 살만하네요.^^;
제 아들 담임선생님께서는 제가 하고 싶은 말을 먼저 다 하시더군요." 이런 일도 있고 저런 일도 있겠지만, 끝까지 하다보면 풀리지 않겠습니까?"라구요... 그렇게 버텨보는 것이겠지요. 한층 더 나아가 그런 우여곡절을 즐기는 수준까지 이르면 더 원이 없겠고.^^ 종혁맘님의 글 고맙습니다.
원반과 도움반 선생님의 생각, 실제 각각 수업과의 이동, 연결 그리고 교외교육일정등 큰 문제가 있는건 아니지만 작지않은 일들이 매일 일어나고 있습니다. 학력과 시험위주의 학교문화에서 제대로 관심을 갖고 하나하나 진행되는 걸기대하기는 어려워보입니다. 타협선을 어떻게 가져갈지 와이프와 고민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