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살아가는 이야기
가시오가피순
석야 신웅순
오랜만에 금강시조 동인들과 시조 공부를 시작했다. 함께 만난 것은 3년만이다. 코로나의 강물은 깊었다.
새로 시조를 공부하기 위해 들어온 시인 몇 분이 있다. 전국시조백일장에서 장원 한 시인도 있다. 작품이 참 좋았다. 시를 썼으나 백일장에서 시조로 첫장원을 한 것이다.
이 시인이 가시오가피순을 가져왔다. 멀리 가서 손수 땄다는 것이다. 자신은 갖지 않고 동인들에게 다 나누어 주었다.
사양했으나 막무가내였다. 가시오가피순이 그렇게 좋다면서 주는 것이 행복하단다. 생으로 드셔도 좋고 데쳐드셔도 좋다고 한다. 자기는 또 따면 된다는 것이다. 아낌 없이 주는 나무, 마음이 참 따듯한 시인이다.
나는 아이들에게 늘 이런 말을 한다.
“소득 1%는 반드시 나누어라.”
아이들이 내 말을 실천하는지는 모르겠다. 슬픔을 나누면 반이 되고 기쁨을 나누면 배가 된다는 말이 있다. 쉬운 것 같지만 작은 실천도 쉽지 않다.
‘기쁨을 나누었더니 질투가 되고 슬픔을 나누었더니 약점이 되더라.’ 이런 말도 있다. 상처 받은 누군가가 속상해서 만들어 낸 말일 것 같다.
“어떻게 살아야 잘 사는 것일까.”
이 명제는 살면서 항상 떠나지 않는 나의 화두이다.
인간은 빵 없이, 사랑 없이 살 수 없다. 물질적 양식 없이, 정신적 양식 없이 살 수 없다. 봉사하며 살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돈은 잠방이라 벌지 못하고 글은 재주가 없어 잘 쓰지 못하고 그래도 할 수 있는 일은 생활 잡글 밖에 달리 없다. 이것이라도 공감하는 이들과 함께 나누는 것이 그나마도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다. 시인처럼 생활 속에서 소소한 것들을 나누는 것 이런 작은 일들이 어쩌면 베풀며 사는 방법이 아닐까 싶다. 공치사 없고, 인색하지 않고 남들에게 상처를 주지 않는 이만으로도 나누는 일이 아닐까.
내가 동인들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동인들한테 배우고 있다. 살아간다는 것은 끝없는 배움이다. 생각해보면 세상이 스승 아닌 것이 없다.
동인 한 분이 이런 말을 한다.
“마음이 순순해야 글을 쓰지 그렇지 않으면 무슨 글을 쓸 수 있을까.”
누누이 남들한테 들었고 그런 말 내 누누이 했으나 어느덧 생활에 묻혀 까마득 잊고 살았다. 오늘 그 말이 새삼 죽비처럼 아프다. 살아간다는 것이 이렇게 매양 일깨움이다.
아내가 오늘 점심으로 가시오가피순을 요리해주었다. 처음 먹는 봄나물이다.
“여보, 오늘 점심 참 맛있게 먹었어.”
아내도 그 말을 듣고 행복해한다. 시인 때문에 내가 행복했고 나 때문에 아내 또한 행복했다. 한 사람의 베품은 여러 사람들을 베풀게 한다. 거창하지 않아도 된다. 천국이 따로 없다. 나눔이 바로 천국이다.
-여여재, 석야 신웅순의 서재. 2023.4.9.
첫댓글 교수님 의 가시오가피순 과의 만남이
봄 이여 나눔이군요 아름답네요
귀한 오가피순 좋은 만남으로 최고의 맛이 있을때 함께 사랑으로 드셨으니
점심식사 에는 사랑 행복 건강 모두를 맛 보셨습니다
아름다운 봄 날 이군요^^
곱게 읽었습니다.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점심 맛있게 먹었습니다. 가시오가피순이 나눔이 무엇인지 제게 긴 화두를 주었습니다.
이런 저런 생각을 했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