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경 길고양이 아파트 1편 (길냥이 아파트 소개)
2편 (최근 근황)에 이어 3편 길냥이들 소개 드립니다.
1,2편도 함께 봐주세요...
먼저 이 동네에서 제가 제일 좋아하는 냥이 황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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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까이는 '노란색으로 뒤덮인' 뭐 이런 뜻입니다.
얼굴이 거의 부처님표정 아닌가요? 황까이의 이런 오묘한 표정이 너무나 좋습니다.
근데 덩치는 큰 애가 성격이 어찌나 소심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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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t1.daumcdn.net/cfile/cafe/99F344375AE15B0A0C)
눈치눈치..
밥먹으러 가다가 다른 고양이라도 만나면 바로 얼음됩니다. 흰둥이도 완전 순둥인데.. ㅋㅋ
그래서 장할머니는 다른 냥이들 밥 다먹고 갈때까지 풀숲에서 기다리는 황까이거는 따로 챙겨주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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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교성이 엄청 좋은 파바로티입니다.
털빛깔이며 결이며 너무 예쁜 턱시도냥이예요. 저 이쁜 미소를 짓고 착착 앵깁니다.
장할머니 작명센스에 감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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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는 제가 아수라라고 부르던 냥인데 할머니는 티엔티엔(天天)이라고 불렀습니다.
사연많은 티엔티엔은 결국 얼마전 하늘나라로 돌아갔습니다.
중국에선 주민들이 고양이를 몰아내고 어쩌고 하는 일은 거의 없지만 길냥이들에게 또 다른 위험이 있습니다. 작년엔가 천진에서 길냥이 700마리를 불법 포획해서 광동(책상다리만 빼고 다 먹는다는..)에 식용으로 팔려다가 적발되었다고 합니다. 그때 큰 박스에 고양이들을 산채로 막 담아서 그 중 200마리는 질식등 박스안에서 죽고 살아남은 500마리를 동물보호단체에서 각 지방으로 배분했다네요. 그 중 50마리가 북경으로 왔고 거기서 두마리를 할머니가 우리 동네로 데려오셨데요.
그 한마리가 바로 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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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끔찍한 아비규환에서 살아남은 티엔티엔은 낯을 가리면서도 저를 참 잘 따랐습니다.
근데 여기서 유일하게 피부병과 벌레에 시달리는 아픈 애였지요. 사료도 아주 작은 알만 겨우 먹어서 할머니는 티엔티엔에게만 로얄캐닌 아가용을 따로 먹이셨어요.
그러다 병세가 악화되어 올 가을 병원에 데려갔는데 치주염인가 하여간 턱부분이 다 곪아서 그랬다고.. T_T
나중엔 아무것도 못먹고 계속 번지고 너무 불쌍해서 결국 안락사했다고 합니다.
난 한창 바빠서 그 소식도 조금 뒤에 들었습니다. 너무 미안.. 부디 좋은데로 갔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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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엔티엔 구역에 같이 살던 따이마오입니다.
따이마오즈는 '모자를 쓴'이란 뜻인데요. 정말 멋쟁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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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는 화셩입니다. '땅콩'이란 뜻인데요.
왠지 땅콩느낌이 나지 않나요? 근데 경계심이 좀 많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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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저 육덕진 엉덩이를 가진 녀석은 리팡팡입니다.
이동네 흰둥이가 4마리인가 있어서 어찌나 맨날 헷갈리는지.. 근데 무조건 젤 뚱뚱한 놈이 리팡팡이예요.
리는 李씨성을 가르키고 팡팡은 뚱뚱이란 뜻입니다. 왜 얘만 성이 있냐고 여쭤봤더니 주인이 있대요.
할머니와 같은 동에 사는 이씨의 집고양이였는데 밖에 몇번 데리고 나왔더니 아무리 집에 데려다놔도 기필코 탈출해서 집앞 길냥이들과 어울려 산다는 군요. 아놔..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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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검은 고양이 나이나이입니다.
체구는 작은데 처음 만났을때부터 만삭이었죠. 성격은 아주 가끔 있는 왕푼수 고양이. 정말 걱정될 정도로 아무한테나 발라당 부비적.. 얘를 내가 데려가서 키워야 하나 고민하게 하는 스타일이였죠.
여름의 끝무렵 나이나이가 사라졌습니다. 도대체 어디에 새끼를 낳는지 아무리 찾아도 보이질 않더니 열흘쯤 후엔가 무슨 심경의 변화가 생겼는지 밥순례시간에 자기 새끼 두마리를 물고 나타났답니다.
할머니에게 도움을 요청한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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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는 당분간 집 베란다에 아늑한 보금자리를 마련해서 나이나이와 새끼들을 돌봐주셨습니다. 저도 불러주셔서 당장 달려갔죠. 이후 병원에 데려가서 검사받고 좋은 주인 찾아서 어미와 함께 입양보냈답니다. 새주인이 한마리를 타이슨이라고 부르고 또 한마리 이름은 까먹었네요.
그리고 또 며칠후 아무리 찾아도 없었던 나머지 새끼들의 소식을 들었습니다. 근처 외국인학교 창고에서 새끼 4마리가 경비에 의해 발견됐고 그 학교 외국인교사가 다 데려갔다고 하네요. 정말 다행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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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화화와 나이차입니다.
화화 (꽃)는 삼색이 새침떼기이고 나이차는 밀크티라는 뜻의 여기선 제일 오래된 어르신입니다.
둘이 사이가 좋아 자주 붙어다닙니다.
다른 아이들도 있는데 이 녀석들이 제일 자주 보이는 애덜이예요.
요새는 날씨가 하도 추워 밖에 있는 애들이 거의 없네요. 여름에는 문밖에 나가기만 하면 이쁜이들이랑 놀 수 있어서 넘 좋았는데.. 고양이도 감기 걸리던데.. 다들 건강하게 겨울 나기를..
이 땅의 그 어떤 생명도 소외받지 않기를..
첫댓글 ㅠㅠ 애들 넘 귀엽고 작명도 찰떡이네 리팡팡 넘웃김 ㅠㅋㅋ
냥이들 넘 예쁘고 사랑스럽다
허얼 고양이 불법 포획이라니..
리팡팡아... 그래도 가끔 집에는 들르지?🥺
이름 너무 예쁘고.. 오래오래 건강하세요 할머니
냥이들두..
ㅠㅠㅠ사랑스러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