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아이의 전화가 왔습니다...
"아니~ 뭐 .... 좋은일이랄까~"
"아빠.. 나 전액 장학금이야~ 마지막 학기는 성공했네~"
"그리고~ 연락왔어... 취업~ 한군데는 9월부터 출근이고... 두 군데서 스카우트 제의왔어~"
이제 졸업반... 사회에 첫발을 딛는 시기... 잘 해내리라 믿습니다...
딸바보 아빠는... 이렇게 살아가고 있답니다...
오늘 낮잠은... 정말.. 꿀잠을 잘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낚시도.. 거의 불가능해서... 입질도 못받고... 푹 잠만 청해야 했습니다..
제법 비가 왔는지.... 수위는.. 한 뼘 정도는... 올라 간 것 같습니다..
수온도 좀 떨어져... 적정 수온이고... 수위도 오르고 있으니... 연안으로 붕어가 나올까...
물론.. 붕어 마음은 모르고... 인간의 생각 뿐이지만 말입니다...
서서히 올라가더니... 찌를 동동 띄우고... 기우뚱 거립니다..
그만.. 실소를 멈추지 못합니다..
내일까지는.. 좋은 날씨를 보여준다고 하니... 마지막밤을 위해.. 준비를 해야겠습니다...
그대가 그리운 만큼
-용혜원-
쓸쓸한 만큼
그리워했다
그대와 함께했던 시간만큼
쓸쓸함이 가득 차 있다
외로운 만큼
그리워했다
그대가 들려준 사랑 이야기만큼
그리움이 쌓여 있다
고독한 만큼
그리워했다
그대가 사랑의 흔적만큼
그리움이 그려져 있다
보고픈 만큼
그리워했다
그대가 가슴에 새겨준 만큼
그리움이 절실하다
그대를 그리워하는 만큼
내 가슴에 불이 붙는다
내 가슴이 활활 타오른다
비가 그치고.. 시원한 바람이 부니... 오늘 낮시간에는... 제방까지 산보를 나서야겠습니다...
뒷짐 쥐고.. 천천히 걸어가는.. 시골길의 한적함이 좋습니다...
49cm의 대물 붕어가 나왔다는.... 곳부리 포인트가 보입니다..
짐빵거리가 엄청나다는데... 조금만 젊었더라면... 도전할 수 있었을까...
점점 나이가 들어... 힘에 부치는... 내가 서글퍼집니다...
비가 그치고.. 바람이.. 부쩍 서늘해진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절기 "처서"에... 비가 오더니... 역시나... 가을이 성큼 다가선 기분입니다...
마지막밤을 위해... 든든히 배도 채우고... 충분한 휴식도 취했습니다...
오늘밤은... 멋진 그님을.. 만났으면... 정말 좋겠습니다..
오후 시간이 되면서... 구름이 조금씩 벗겨지고 있습니다...
얇은 겉옷 하나를... 걸쳐야 할 정도로... 선선해진 공기가 기분 좋아집니다...
캐미불을 바꾸고... 바로 6시 30분...
우측 3번째의 57대 찌가.... 중후하게 솟아 오릅니다..
"오호~ 역시~"
조심스레 챔질을 했지만.... 헛방을 치고 말았습니다..
"뭐지~?? 뭐야~??"
순간.. 사진에서 보이는.. 마름과 육초 사이 공간에서... 엄청난 사이즈의 붕어가... 울컥 뒤집습니다...
"오옷~~~ 대물 붕어~~~~"
수위가 오르면서... 연안으로 붕어가 붙은 느낌...
오늘밤이.. 점점 기대가 되며... 고조되어 갑니다...
완전히 어둠이 내려 앉고... 바람도 자고... 고요한 시간...
다시.. 앞전의 57대의 찌가... 진짜 멋지게 솟아 오릅니다...
휘이익~~~ 핑~~~~~!!!!
첨벙 첨벙~~~ 걸었다~!!
그런데.... 힘이...... 없습니다..... 범인은 강준치....ㅜㅜ
세상에... 강준치의 입질이... 이렇게 멋질 수가 있다니....
그 후로도... 두 번의 강준치 입질에 속아 버리고.... 허탈함이 밀려 옵니다....
자정이 다가오면서... 하늘의 구름이 벗겨지며.... 속살을 드러냅니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검푸른 하늘위의.... 보석같은 별들이..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순간.. 낚시대를 두고... 카메라를 먼저 쥐게 되는.... 나이롱뽕 낚시꾼~ㅎ
오랜만에 만나는.... 의성의 밤하늘에... 푹 빠져 들고 있습니다...
홀로 앉아
-용혜원-
홀로
하늘을 보면
널따란 하늘은 사라지고
그대 얼굴만 남아
눈 속에 그리움으로 가득 찹니다
모두들 자유롭게 살아가는데
날개 없는 나는
있는 자리에서만
기다리고 있습니다
언젠가
당신도 나의 사랑을 알 수 있겠지만
그것이 내가 떠난 뒤라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꽃들은
몇 날을 피어도 한껏 향기를 내며
아름답게 피어나거늘
왜, 당신은
나의 사랑을 외면만 하고 계십니까
낚시꾼이.. 밤시간.. 뻘짓을 한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낚시란 취미도.. 나의 즐거움을 위한 것이고.... 사진을 찍는 것도.. 나만의 작은 행복이니...두가지가 똑같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큰붕어를.... 마릿수를.... 원하는 것도... 나의 일부분이지만 말입니다...
하늘에는 쏟아질 듯... 찬란하게 빛나는 별들이..... 물 위에는.. 초록색 캐미불이 반짝이는...
꾼들만이... 누릴 수 있는... 아름다운 밤시간의 풍경....
사진을 모두 찍은... 새벽 2시...
정면 42대의 찌가.... 스르륵.. 잠겨 들며... 옆으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화들짝 놀라.. 챔질을 했지만... 덜커덕 걸리는 느낌이 나며.... 바로 빠져 버립니다...
아까워라~!!!!
그 후로 두번의 입질이 들어 왔지만... 모두 헛챔질로 끝나고 말았습니다...
무언가는.. 들어 왔는데... 마무리가 안되고 있는 느낌...
아쉬운 마지막밤이... 쓸쓸히 지나가고 있습니다...
내일은.. 서울까지 귀경을 해야 하기에... 휴식이 절대 필요합니다..
잠시.. 2시간만이라도... 잠을 자두어야.... 안전귀가를 할 수 있을 것 같아.... 취침에 들어 갔습니다..
8월이 오는 소리
-이효녕-
사랑이 너무 뜨거워
마음 둘 곳 없는 여름
하늘에 별을 바라보며 설친 잠
별빛 따라 가는 발자국 소리
푸른 나뭇잎들이 웅성거리는 소리
몇 개의 길 위에 부는 바람 소리
파도의 하얀 꿈을 모아
소라껍질 깊이 담는 소리
나뭇가지에 내려앉은
별빛이 몸을 더듬는 소리
넓은 초원 풀잎에 맺힌 이슬
그리움으로 구르는 소리
가냘픈 그 숨결 소리
짓눌린 가슴 열어 놓습니다
목소리는 들리지 않지만
뜨거운 숨결이 느낌으로 오는 여름
내 마음 연록색 잎사귀 돋아내
더위에 지친 그대의 그늘 만듭니다
먼동이 터오르는... 새벽 시간..
간밤의 아쉬움과... 다가올 아침의 기대가... 겹치는 시간....
이제 얼마 남지 않은... 아침장 동안.... 과연.. 그님을 만날 수 있을까...
부디.. 내 마음이 그곳까지.... 닿을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끝내 그 마음을... 다 전하지도 못하고... 마무리의 시간은 다가옵니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보기로.. 결심하지만 말입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맑은 하늘이 없어지고.... 안개가 밀려 들어 옵니다...
기대감은 점점 사라지고... 이제는 진짜... 이번 8월의 낚시여행의 마감시간이...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고추잠자리
-용혜원-
쪽박으로 떠먹고 싶은
푸른 하늘을 보다
숨을 곳 몰라 빨개진 너는
빙빙 허공을 맴돌다 어지러움에
갈잎 물들이는 신호를 보낸다
빈터로 남을
계절의 가슴 복판을
높이높이 떠오르지도 못하고
두 팔 벌려
님을 찾다가 찾다가
울타리 넘어 날아가 버렸지.
사진에 보이는 풀이.... "여귀" 입니다...
요즘 물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풀인데.... 수초 작업중에는.... 필히 조심해야 하는 풀입니다...
절대 자르면 안되는데.... 잘린 단면에서... 독성의 액체가 분비되어... 붕어들을 쫓는다고 합니다...
낚시하면서 알아두면... 좋을 법한 팁입니다...
이제는.. 슬슬 마무리를 하고... 어제 비때눈에 못 띄운... 드론을 날려 봐야겠습니다...
하늘에서 바라 본.... 개천지의 모습이 궁금합니다....
아직.. 여름의 풍경이... 한가득 담겨 있는.... 개천지의 모습이 아름답습니다..
이곳 경북권에도... 어서 빨리 많은 비로.... 저수지마다... 물이 가득 했으면 좋겠습니다...
탐방로 데크 포인트가... 눈에 들어 옵니다..
조금 윗쪽의.. 장씨마을 포인트. 아랫쪽은... 간이화장실 포인트가 되겠습니다...
올 가을에... 눈여겨 보아야 할 곳~ 10월 중순이후.... 연잎이 사그러들면 좋아질 곳...
지난해에도... 4짜 중반의 붕어가... 여럿 출몰을 했다고 합니다...
개천지... 가장 핫한 포인트라고 해도 무방한 곳...
장씨마을 앞은.... 물이 더 차올라야... 낚시가 가능하겠습니다..
중간 둑이 있는 곳에... 대를 펴면.. 아주 좋을 것 같습니다..
초봄에.. 가장 인기가 많은... 도덕수로와 연결된 포인트...
역시.. 중간 둑을 기점으로 포인트가 형성되어..... 상류 수로까지 노려 볼만 합니다...
자오사 윗쪽... 제방 좌안 골짜기...
우물자리가 있는 곳이 명포인트라고.. 소문이 나있고... 연밭 작업을 하고... 낚시가 가능합니다..
이곳 역시... 10월 중순 이후... 연잎이 시들고 삭으면... 눈여겨 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개천지 중간에... 툭 튀어나온 곳부리 포인트...
짐빵거리가... 무척 길다는 단점이 있지만... 이곳 최대어가 49cm~!!
나무 사이의 빈 공간까지는... 차가 들어 갈 수 있다고 합니다...
이번에.. 제가 자리한 자리 입니다..
개천사를 조금 지나... 길이 휘어지는 곳~ 간이화장실... 조금 못미쳐 자리합니다..
수심은 조금 깊게 나오는 편이지만... 수초 분포가 좋고... 바닥도 깨끗합니다..
약간의 청태는.. 어쩔 수 없구요~ㅎㅎ
이제 시작되는 가을 시즌...
올 가을... 개천지에서.. 기록 경신의 찬스를... 잡으시길 기원합니다...
하루만 더 있으면... 그 님을.. 만날 수 있을 것 같은 착각..
낚시꾼은.. 늘 철수길에는... 아쉬움이 크게 남기 마련입니다...
그래야.. 또다시.. 도전을 할 수 있기 때문일지도...ㅎ
당신의 여름을 사랑합니다
-이채-
겨울은 덥지 않아서 좋고
여름은 춥지 않아서 좋다는
넉넉한 당신의 마음은
뿌리 깊은 느티나무를 닮았습니다
더위를 이기는 열매처럼
추위를 이기는 꽃씨처럼
꿋꿋한 당신의 모습은
곧고 정직한 소나무를 닮았습니다
그런 당신의 그늘이 편해서
나는 지친 날개 펴고
당신 곁에 머물고 싶은
가슴이 작은 한 마리 여름새랍니다
종일 당신의 나뭇가지에 앉아
기쁨의 목소리로
행복의 노래를 부르게 하는
당신은 어느 하늘의 천사인가요
나뭇잎 사이로 파아란 열매가
여름 햇살에 익어가고 있을 때
이 계절의 무더위도 신의 축복이라며
감사히 견디는 당신을 사랑합니다
몇 일 사이... 성큼 다가 온.. 가을을 느낄 수 있습니다...
한낮의 햇빛은.. 따갑기만 하고.. 덥지는 않고.... 밤시간.. 겉옷 하나는.. 반드시 필요한 시기가 왔습니다...
좋은 시기가... 찾아 왔다는 뜻~ㅎ
선선한 공기에.. 별로.. 힘 들이지 않고.. 철수 준비를 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아니 다녀간 듯... 쓰레기 하나 없이... 깨끗하게 치우고 돌아 갑니다...
돌아 가는 길..
만족과 이쉬움이... 뒤엉키는 복잡한 마음..
그래도 내게는... 9월이.. 또 기다리고 있어.. 다행입니다..
늘.. 응원을 아끼지 않는.. 우리님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Epilogue
참 이상한 일이다. 서로 불행하다며 아웅다웅하는데 왜 우리는 웃음이 나는 걸까.
나만 힘든 게 아니고 그도 힘들다는 사실이 왜 우리를 웃게 만드는가.
부끄러운 일이다. 하지만 나도 내 불행을 L에게 한껏 떠먹여 줬으니 자책하진 않기로 했다.
우리는 서로의 불행을 나눠 먹으며 위로 받고 서로를 더 껴안아 주게 되니 오히려 좋다.
이 천박한 안전장치는 의외로 나를 더 좋은 인간으로 만들어 준다.
인스타그램을 보다가 나 빼고 다 잘되고 나 빼고 다 행복한 것 같은 생각이 들 때,
나의 생각 회로는 자동으로 ‘아냐, 저들도 고통받고 있어’ 라는 안전장치를 꺼낸다.
…
그러고 보면 연대감이란 것도 불행을 나누는 데서 온다.
미국 드라마에 나오는 알코올 중독 치료 모임에서 동그랗게 모여 앉은 사람들은 저마다의 불행을 이야기하고 함께 울며 주말을 보낸다.
불행을 나누는 일이 곧 행복감을 준다는 모순을 눈치채기도 전에 우리는 회복되어 또 월요일을 맞는다.
산문집 ‘작고 기특한 불행’ 중에서
작가 오지윤
P.S 좋은시 하나로 마무리합니다
여름 일기
-이해인-
사람들은 나이들면
고운 마음 어진 웃음
잃기 쉬운데
느티나무여
당신은 나이가 들어도
어찌 그리 푸른 기품 잃지 않고
넉넉하게 아름다운지
나는 너무 부러워
당신 그늘 아래
오래오래 앉아서
당신의 향기를 맡습니다
조금이라도 당신을 닮고 싶어
시원한 그늘 떠날 줄을 모릅니다
당신처럼 뿌리가 깊어 더 빛나는
시의 잎사귀를 달 수 있도록
나를 기다려주십시오
당신처럼 뿌리 깊고 넓은 사랑을
나도 하고 싶습니다!
첫댓글 기나긴 한편의 서사시를 본듯합니다.
빨리 빨리 읽다가도
중간중간 좋은시들이
잠시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 앉히고..
기막힌 사진에
눈이 또한번 호강합니다..
정성이 가득하고
생각의 깊이가 심오하심에
물가에서 한번 뵙고 싶네요~
좋은글, 시와사진 감사히 잘 감상했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 한편의 소설 같은 이 글을보며 저 자신을 돌아보게 됩니다.
앞으로도 건강하시고, 뿌리깊고 넓은 이야기 항상 들려주소서~막내 자녀분도 축하~~^^
감사합니다.^^
좋은글 좋은 풍경 보고 갑니다.
올려주시는 조행기 볼 때 마다 눈부시게 아름다운 사진과 넘치시는 필력으로 한편의 에세이를 읽는 기분이었습니다.
멋진 조행기 감사드립니다.
멋진 조행기 구경 잘 하고 갑니다.
멋진 사진에 이쁜 시 한편씩 적어주시고, 몇편의 조행기을 한번에 다 올린것 같네요
여름철 날도 덥고 비가 오면 습하고 기상조건도 안 좋은데 출조하시여 수고하셨네요
축하드려요(자녀분)
딸바보 축하드립니다 🎉
나도 딸 하나~^^
개천지 도전해보고 싶은곳이네요.
항상 정성 들어간 조행기 감사합니다
얼레 가입하고, 늘 씨씨님 글보는 재미와 기대가 넘 쏠쏠하네요^^
따님의 귀한 소식도 축하드립니다. 더 좋은 일이 많이 생기길 바랍니다.
9월 출조지는 어딘지 기대합니다~
어김없이 좋은 풍광과 그림과 시들
넘 멋지고 아름답습니다
비록 손맛은 보지 못했서 아쉽지만
대물보다 더 큰 효녀 따님을 두셨네요
여러 경사스런 일들 마니마니 축하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