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Ψ..SorcereA Cave..Ψ (cafe.daum.net/SorcereA1987)
작가 : +뽀대와발+ (rntk9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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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
......
..주르르르륵-..........
..........
코코아의 검은 액체가.
점점. 번져가기 시작한다.
...
..술렁....
.....
"...보고 싶어... ....
아즈미는...아즈미.............?.."
모르겠어.
아즈미가 누구지??
머리가 부서질 것 같아.
심장이- 터질 것 같아.
아즈미가 대체 누구-
"....선..영아."
"...희..우야.
아즈미가 누구야??대체 누구야??
어떻게 생겼어??나..보고 싶어. 지금 어디에 있어??"
"..... ......"
"나- 나-
이상해.얼굴도 모르는 사람인데,
기억도 나지 않는 사람인데-
계속..계속..이름이- 이름이- 맴돌아..."
도대체 나한테 어떤 존재였길래.
이렇게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아파오는 건지.
.....
..........
......
가슴을 부여잡고 아즈미라는 이름을 연신 중얼대는
나를 쳐다보는 희우의 시선이,
이상하게 떨리고 있었다.
-그리고,
한참후에 나온 희우의 말은
내가 원했던 대답이 아니었다.
".......난...모르는 사람..인데..
아즈미라니...네 주위에 그런 사람은 없었는데...."
"........아.."
불안할 정도의 아픔이-
몸 안 곳곳으로 번져간다.
"...정말 안색이 안 좋은걸.
빨리 병원으로-"
"...아니야. 그럴리가 없어.
모르는 사람..일리가 없어."
모르는 사람인데,
이렇게 계속...이름이 생각날 리가 없잖아.
희우는 거짓말을 하고 있는 거야.
거짓말을..하고 있는 거야.
.....
.......
.....
"........내일 학교에서 축제가 있어."
"....응..?..."
툭- 내뱉듯이 들리는 희우의 말에
잠시동안이나마, '아즈미'라는 이름이-
머릿속에서 연기처럼 사라졌다.
"....꼭 와줘.
와 주면............
...........나키야마 아즈미를 만나게 해 줄테니까."
"...........아.. ...
아.. ...정..말..????정말이야??"
나키야마 아즈미..
희우의 입에서 나온
'나키야마 아즈미'라는 이름에
심장이- 다시 뛰기 시작한다.
일본식 이름이네.
일본..사람인가??
어쨌거나,
상관없어.
일본 사람이든, 한국 사람이든,
상관없어.
이름밖에 모르는 사람인데도
이렇게 보고 싶은데. 알고 싶은데.
"...꼭..와 주는 거다??
나 거기서..노래 해. 노래^_^"
"응.응. 꼭 갈게.
근데 나.. 희우 학교 어딘 지 모르는데."
"누나랑 같이 와.
누나도 오기로 했으니까."
"아아...응.
꼭. 꼭. 갈께!!"
"..꼭 와줘......
그 축제에......
...........내 전부를 걸었어............................."
"엇!!희우야, 코코아잔 깨졌어!!ㅇㅁㅇ;;"
-희우의 작아지는 목소리는 이미,
들리지 않았다.
희우의 학교의 축제에 대한 기대는
조금도 나지 않았다.
내 머릿속은 온통-
아즈미라는 사람을 만날 수 있다는 것에 대한
기쁨과 궁금증으로 가득했을 뿐.
정말.
그 뿐이었다-.
.......
...............
.......
...........
...
..........
..
"정말..얼마나 걱정한 줄 알기나 해!!!!!!!"
"그래서 이렇게 금방 왔잖아-_-."
"병원에서 계속 기다리는데 오진 않지,
핸드폰 연락은 안 되지, 유지훈가 뭔가 하는 이 놈은
아예 끊어버리지!!정말.."
"알았어-_#.알았어-_#."
집(..이라곤 해도 너무 커서 낮설었다.)에
들어서마자 스프링이 튕기 듯 거실에서 뛰어오는
눈이 고운 여자-_-.
"........... ..."
그리고-
쇼파에서 가만히...
차가운 표정으로 앉아 있는 희성.
아까-
아침에 보았던 옷과 그대로다.
짙은 보라색 와이셔츠에
짙은 정장.
....
..날..
기다린 건가....
...
...........
..
"이걸 정말 어떻게 할 수도 없고- ... ..
..휴..선영아..괜찮아?아픈 덴 없니?"
"..으,응..-0-;..괜찮은데..
희우 그만 때려...-0-;..되게 아프겠다아..-0-;;..."
"흐,흠!!=_=;;
그나저나..정말 아프지 않은 거야??
병원에 다시...가자."
".....싫어.
병원 안가. 내일....희우 학교 축제 갈 거야."
"뭐어?!지금 네 상태가 어떤데 그런 말을 해!!
희우 넌 왜 쓸데없는 소릴 해서-"
"내가 가겠다고 했어.
나.... 꼭 가야돼."
-축제에 가야,
아즈미를 만날 수 있으니까.
어느새,
아즈미를 부르는 나의 행동이 너무 익숙하게 느껴졌다.
"....선..영아..
정말 괜찮은.. 거지??..."
"...정말 괜찮아.
그나저나... 여기가.. 내 집이야??"
크다 못해 화려해 보이는..
집이라기 보다도 한 건물에 가까운 이 곳이..
내 집....?.....
....
..와락!!!!!!......
.......
"...어..."
".......그래..
여기가 네 집이야.....선영이..네 집이야..!..
흐으으윽.... ... ..."
나를 껴안고는 한동안
눈물을 참지 못하는 눈이 고운 여자...아니,
......
....
........언니..를.. 보자,
내 마음도.. 이상하게... 시려왔다.
"..내 방..?내 방은 어디야..??.."
너무 넒어서 거부감이 들 정도야..
이렇게 넒은 공간에 내가 들어갈 수 있는 공간이 있는 한 걸까??
내가... 들어갈 작은 틈이 있을까??
"방은- 내가 안내해 줄게."
"흠칫-!!"
적막을 깨고 들려온 희성의 목소리가,
무미건조한 차가운 목소리가,
심장을 덜컥.. 내려 앉게 했다.
".. .........따라와."
".....아..."
시선을 돌려 보지만,
언니는 생긋.. 웃으며 나를 품에서 떼어내었고,
희우는... 뜻 모를 표정을 지으며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
.....
....
"뚜벅....뚜벅..."
방으로 가는 길이 왜 이렇게 먼 건지.
벌써 대여섯개의 방도 더 지나친 것 같은데,
희성은 발걸음을 멈추지 않았다.
....
..파앗..
...
희성의 뒤에서 잠자코 따라가고 있는데,
바로 뒤라 그런 지 희성의 췌취가.. 느껴졌다.
희성이의 향은-
어른 남자의 향기였다.
독하면서도 짙은.
-거부할 수 없는....................... ...
"..... .. ..덜..덜덜.."
두근.두근.
싫어.
몸이 계속....
의식..하게 돼.
.....
..........
....
.......
..탁.!..
..
얼마나 걸었을까.
희성이의 발걸음이 멈춤과 함께,
앞을 가로막고 있는 문이 보였다.
".........끼익......"
"여기가- 네 방이야..........."
....
.........
...아................
....
"........ ...."
이게..
여기가.. 내 방이라고??
여기가.
내 방이라고..??...
이렇게..아름다운...
넒고... ....꿈에서조차 나오면 황홀한 그런 방이.....
.....
.........
..달깍.
...
...
방의 스위치가 켜 짐과 동시에,
내 입에서 짤막한 신음이 흘러나왔다.
".. ...아..."
내 발걸음이 한걸음..
한걸음..
앞으로 나아가고 있었다.
여기저기서 나는 꽃냄새가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혀 주었다.
보기만 해도 푹신해 보일 것 같은 분홍색 천막으로 드리워진
침대가 긴장으로 씰룩이는 몸을 감싸주는 것 같았다.
어마어마한 크기에 압도당하지 않을 수 없었다.
".....스윽....."
"흠칫!!"
한동안 넋놓고 방을 둘러보고 있는데,
뒤에서 느껴지는 희성이의 기척에
몸이 다시금 굳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마음에 들어...?.."
"응?으응.."
마음에 들다 뿐인가.
이런 방이..
이렇게 방이 존재할 줄은 상상도 못했어.
더군다나,
나를 위해서.
"...하루에도 몇 번을 들어와 봤는 지 몰라..
하루라도 빨리 이 방에 불이 켜져 있길 바라면서..
나와 희우..누나가 직접 청소한 거야.
하루도 빠짐없이 말야."
....
...아..
....
그러고 보니 정말..
먼지가 하나도 안 보이네..
모든 게 새 것처럼 반짝반짝 빛나고 있어.
항상 사람이 있었던 것처럼........
....
.......
...
.....
"..............미..안."
"...... ..."
희성이의 억눌린 목소리가 들려왔다.
뒤를 돌아보지 않아도,
희성이 나에게 거리를 두고 있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아침엔.. 정말..미안해.. ...
하지만... ...이것만은 알아줘.. ..
절대로- 가벼운 마음에 그런 게 아니야.
절대로...."
굳이 뒤 돌아 보지 않아도,
희성이의 음성이-
진심이라는 걸 말하고 있었다.
알고 있어.
희성이가 나에게 상처를 입히기 위해서 그랬다고는 생각하지 않아.
".......피곤하니까 이만 나가 줄래."
"...... ...아..."
"충분히 알아 들었어.
정말 피곤하니까, 나가줘."
".......... ..."
희성의 무겁게 느껴지는 발걸음 소리가 귀에 울렸다.
그리고-
"................콰앙........"
희성이 나감과 동시에
닫히는 방 문 소리도.
..............
..........
...풀썩....!....
................
....
"여기가...내 방..이라구..??..
이런.. 곳이..??"
이렇게 넒은데..
이런 방에서 나 혼자 생활했다니..
대체 이 집은 얼마나 부자이길래..
..
........
...
.....욱씬..
....
그나저나..
내일이면 드디어 그 사람을 만나게 되는 구나.
계속해서 내 잠자리를 괴롭히던,
내 눈에서 눈물을 멈추지 않게 하던,
-'아즈미'를.
....
...살랑...
....
반쯤 열어진 테라스 사이로
바람이 흘러 들어오는 것이 느껴졌다.
-12월 초의 찬바람에도 불구하고,
그 바람이,
왜 그렇게 친근하게만 느껴지는 걸까.?
"......아...즈미. ....아..즈미.. ..아즈미...."
그 사람은 어떻게 생겼을까??
남자인 건 확실한데...
그리고..
...나랑 똑같은 푸른 눈동자인 것 확실한데..
....
.......
..그러고 보니,
....내 눈은 왜 푸른색일까??
내 부모 중 한사람이 외국인이었나..??....
욱씬.욱씬.
"...벌떡..."
"..답답해....... .. ...응?"
바닥에서 일어나
방안을 둘러 보려고 하는데,
내 눈을 잡아끄는..............옷.
".....뚜벅..뚜벅..."
내 발걸음이-
그 옷에 끌리 듯- 다가갔다.
"...치마랑 옷이..한 세트...??......."
왠지 모르게,
침대 옆 옷걸이에 고스란히 걸려 있는 이 옷 만은 낮이 익었다.
윗 옷과 치마가 모두 베이지 색을 띄고 있는..
어딘가 형식적인 옷.
뭐지??
이 옷은??
왠지..
낮이 익은데...
입어보자.
"스르르륵..."
정말.
순간적으로 머리에서 외쳐댔다.
입어보라고.
입어 보고 싶다고.
그리고-
그 소리가 내 머릿속에서 들려 온 것이라고 깨달았을 때엔 이미-
조금은 타이트한 옷을 입은 후였다.
....
...끼끄덕..
..
옷을 다 입은 후,
옆에 보이는 전신 거울 앞에 섰다.
"....찰랑..."
허리까지 오는 생머리가 베이지 색 위에서 찰랑거렸다.
목 부분을 조금 주여주는 듯한 단추가 왠지 모르게 낮설지 않았다.
무릎 위로 오는 치마의 촉감이 부드러웠다.
"........ ..."
이게 나란 말이지..?..
이게. 김선영........
내 눈 앞에 있는 여자가.
내 시선을 받고 있는 여자가.
김선영...
내 시선이 거울 속에서 어색한 표정을 짓고 있는 나를
똑바로 쳐다보고 있었고,
왠지 모르게, 정말 왠지 모르게 들뜬 기분이 들었다.
거울 앞에서..
이런 저런 포즈를 취해 보였다.
...흠.
그런대로 마른 편이군.
다리도 이 정도면 마른 편이고.
무엇보다 피부가 깨끗해.
-혼자 자화자찬하며 만족하고 있을 때,=_=;
포즈를 바꿔 치마 안으로 손을 넣었다.
그런데-
"......... ...응?"
..
..끈적-
...
치마 주머니 안에.. 끈적한 뭔가가.. 있다..??..
......
...
...
..끈적..끈적..
.. ..따악..
..탁!.........
...
몇 번 손톱으로 긁어 보자,
잠시 후 끈적한 스티커 같은 것이 손가락으로 붙는 것이 느껴졌다.
"스윽......"
"...아씨.. .....대체 무슨.....
.... ... ... ........어......................."
.......
.............
...
....스티커............사진...??......
.......
................
.....
뜻 밖이었다.
주머니에서 끈적거렸던 것은 다름 아닌-
구겨지가 못해 여기저기 성이 난 스티커 사진이었다.
그런데-
그..런데??
".... .......이건..나....??......."
스티커 사진 안에서 활짝 웃고 있는 여자가 있었다.
자신이 보기에도 너무 예쁘게 웃고 있는,
행복에 넘치는 미소를 짓고 있는 여자가 있었다.
그리고.
그..리고.
두근.두근.
쿵.!!!!!!!!!!!!!!!!
"덜...덜덜덜................ ..."
"투두두둑-.......!!......."
이...남자는....
이 남자는........??...
내 옆에서..
다정하게 웃고 있는 이 남자는....
"... ... ...아... ....."
스티커 사진에 성이 너무 많이 성이 나서,
얼굴 윗부분밖에 보이지 않는-
하지만 단번에 '잘 생겼다'라고 확신할 수 있는 이 사람은-
이.........남자는!!!!!!!!!!!!!
-얼굴이 기억 나서가 아니었다.
-뭔가가 떠 오른 것이 아니었다.
다만-,
몸이. 눈이. 정신이.
말하고 있었다.
이 사람이.
내 옆에서 다정하게 웃고 있는 남자가.
내 꿈 속에서 나타났던-
지금도 나를 괴롭히고 있던-
"............아...즈미.......... ....."
그 사람이라고-.
82.
......
.....챙그랑!!!!!!!!!......
.....
....주르르륵---------.......
......
...........
...
....
"아가씨!!커피가---"
"아니..아니..됐어. ...자네들은
물러가 있어. .....다시 말해봐...뭘 어떻게 해??"
창백하다 못해 파리한 표정의 효진.
세계의 1,2위를 다투는 브랜드의 디자이너에,
너무 차가워서 '얼음 공주'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 그녀가
꼼짝 못하는 사람이 한 명 있다면,
그렇게 차갑던 얼음마저도 부서지게 하는 단 한 사람.
바로-
그녀와는 피 한방울도 섞이지 않은,
단지 같이 자랐다는 이유만으로도,
충분히 애정을 느끼게 해 준-
선영이였다.
"......말한 그대로야."
희우의 진지한 표정에
덜덜덜.. 떨리는 입술 때문에
말도 제대로 잇지 못하는 효진.
"......타악......."
그녀와 달리 처음의 표정 그대로 차가운 표정으로
커피잔을 테이블에 내려 놓는 희성.
"그래서. 말한 다음엔 뭘 어쩔건데??"
"...어차피.. 언젠가는 알게 될 거
빨리 알게 하는 게 나을 거라고 생각해."
"그러다가 선영이가 더 악화되기면 책임질 거야?!
책임질 거냐고!!"
효진의 흥분한 목소리가
거실 안에 쩌렁 쩌렁 울렸다.
"....그건 그 때가서 생각해야지.
...감싸고 돌기만 하는 게
사랑이 아니라는 걸 깨달았으니까."
"뭐?!감싸고 돌아??
너 지금 그걸 말이라고 하고 있어??
그럼 저 상태에서 감싸주지 않았으면 어떻게 했는데!!"
".....휴....누나.
그만 좀 해.
선영인.. 애가 아니야.
어엿한.. 18살의 성인이라고."
"...18살이 다 큰 거니??
절대로 안돼!!지금도 저렇게 위태로운데..
아즈미만 찾는다면서... 그런데.. 죽었다는 말을 하면.."
".............어차피 해야 될 일이라면,
빨리 하는 게 좋겠지.
제일 큰 문제는......그 말을.
누가 하느냐가 문제지."
효진의 흥분한 목소리를 뚫고 나온
희성의 차가운 목소리가 세 사람을 단번에
적막속으로 몰아 넣었다.
.....
...........
.......
".......내가 말하겠어.
먼저 말을 꺼낸 것도 나니까."
제일 처음으로 적막을 깬 건 희우였다.
희우의 말에 커피잔을 들고 있던 희성의 동작이 멈추었다.
"..달그락..."
".......내가 말하겠어."
희성의 차가운 목소리가 희우의 목소리를 덮어버렸다.
하지만 희우도 질세라 그 목소리를 맞받아쳤다.
"난 내일-----
내일...... ....내일이란 시간에 내 전부를 걸었어.
19년 동안의 내 인생의 전부를 걸었어.
내가..... 말할거야."
"......셋이서 다 가는 게 좋겠어."
두 남동생의 어두워지는 분위기에,
체념 어린 효진의 목소리가 울렸다.
"....휴...
........ ...늦었다.
다들 자. 난 잠시 회사에 갔다 올 테니까."
이제 말은 다 끝났다고 생각했는 지
일어나는 효진이.
그런 효진을 보면서-
어느 때부터인가,
강하게만 보이던 자신의 누나가 한없이 약해보이기만 한다고
생각하는 희성과 희우였다.
"누나. 술 조금만 마시고 들어와."
희우의 목소리가,
거실을 나서는 효진의 발목을 잡았다.
.....
..피식...
......
"..........너나 잘해..
동생주제에.. ......선영이한테 무슨 일 있으면 불러..."
그리곤,
뒤도 돌아보지 않은 체 현관 쪽으로 걸어가는 효진.
.....
...........
.....
"...... ..."
아무말 없이 누나의 모습을 지켜보던
희성의 얼굴에도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그들은 알고 있었다.
효진이 최근에 들어 더없이 약해진 이유를.
그것은 아마도 분명히 비성이와의 관계 때문이리라.
뗄래야 뗄 수 없는 재벌들 사이에서는
조그만 연애조짐 하나도 그냥 넘어가는 법이 없는 법이었다.
요즘엔 희성이가 가는 파티에서마저도
효진과 비성의 사이가 사람들 입에 오르내렸고,
파티에 참석해서 얼핏 본
비성이의 얼굴은 폐인의 길을 달리고 있었다.
비성의 눈동자가 그것을 말해주고 있었다.
언제나 패기 있고
당당했던 비성의 눈동자는-
효진으로 인해서-
죽어버렸다.
....
.......
....
효진이 나가고,
희성과 희우, 그들 사이에 한동안 정적이 맴돌았다.
"..형.. 한가지 물어볼게 있는데.."
".....후륵..."
커피를 마시는 걸로 대답을 대신 하는 희성.
그런 희성이를 보며.. 무겁게 입을 여는 희우.
"...형..오늘.. 선영이한테 무슨 짓 했어??"
"멈칫-."
희우의 말에
커피잔을 쥐고 있던 희성의 손이 단번에 멈추었다.
"............무슨...짓??.........."
희성의 목소리가 방금전보다도 더 싸늘하게 굳어 있었다.
그의 눈동자가 충분히 심기에 거스렸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었다.
"...선영이가.....형이 무섭다고 하더군..
형이 있는 집에는 가기 싫다고.........."
"......... ...."
순간,
희성은 가슴을 도려 파내는 듯한 충격을 받았다.
"....이제 그만 좀 해.
얼마나 더- 선영일 아프게 해야 직성이 풀려?!"
".............말 조심해."
"선영이가 싫다는 데 억지로-"
"........입 닥치라고 했다."
".....하..... 형!!!!!!!!!!!"
"....신희우..너 계속 주제 넘게 참견하는데....
꺼져. 너랑 얘기 하고 싶은 맘 없으니까."
"......형은 정말 바보야....
그룹들 사이에는 냉정하고 실수 없는 사업가라고
모두가 다 두려워하지만.....
형은.......
사랑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모르는 바보야....."
"쨍그랑!!!!!!!!!!!!!!"
희성의 손에 쥐어져 있던 잔이
소리를 내며 흔적도 없이 깨졌다.
"주르르르르르륵---------......"
"형!!!!!"
희성의 손에서 붉은 피가 흘러나왔다.
그와 동시에, 희성에게 다가오는 희우.
-아니, 다가오려고 했지만,
그 전에 희성의 차가운 시선에 더 이상 다가올 수가 없었다.
".....신희우...똑바로 쳐 들어.........
네가 운운하는 사랑이 뭔지는 모르겠다만........
난 내 방식대로 사랑해.....
그리고- 내 방식대로 선영일 지켜.............."
"....형 때문에 선영이가 아파한대도 말이야..??..
진정으로 사랑한다면 사랑하는 사람의 행복을 빌어줘...
그게 안되면- 물러설 줄 알라고!!"
"...........천우!!천우!!"
희성의 입에서 희우의 말을 단번에 짤라 버리는,
집의 지배인을 부르는 말이 튀어나왔다.
"네, 도련님. ......!!도련님, 상처가-"
"내 서재로 이번 사업 창안 서류 보내줘.
그리고 코닥트 120번도 갖다주고."
"휙-!"
"도,도련님!!"
그리곤-
희우를 지나쳐 자신의 서재로 들어가는 희성.
".......... ...하...
...형..정말.. ......."
혼자 남겨진 희우는 말없이,
깨져버린 머그잔의 잔재들을 주워 담었다.
아픔과 함께.
.....
........
........
그런 희성과 희우를 현관 문틈에서 지켜보던
효진의 가슴은 찢길 듯 아팠다.
원래는 이런 분위기가 아니었다.
물론, 어릴 때부터 자신의 동생들이
선영이를 좋아한 건 사실이었지만-
이 정도까지는 아니었다.
서로를 미워할 정도는 아니었단 말이다.
선영이가 기억을 잃기 전까지만 해도-
아니, 정확히로는 선영이가 아즈미를 만나기 전까지만 해도-
이런 분위기는 상상도 할 수 없었다.
피는 한방울도 섞이지 않은 남이었지만,
선영이는 남이라고 생각할 수조차 없을 정도로
사랑스러웠고, 또.... 모두에게 웃음을 선사하는
그런 아이였다.
천사같은...아이.
공주님같은 외모로,
예쁜 미소로 보는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 주는 아이였다.
그런데..
그랬던 선영이가 기억상실증에..
마음을 닫고..눈을 닫으려 한다.
그것만은-
사양이었다.
무슨 일이 있어도-
비록 고통이 따를 지라도-
선영이의 미래를 위해서는-
더 이상 감출 없었다.
선영이도-
진실을 알아야 한다.
누구보다도 사랑하는-
선영이니까.
.....
.........
.....
그들은 그렇게-
각자의 감정에 휩싸여-
앞으로의 일을 걱정하고 있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앞으로의 선영이에 대해 걱정하고 있었다.
.......
..................
.....
...........
......
...................
.....
"..아..즈미...아즈..미. 아즈미......?...."
"주르르륵......."
눈물이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흘러내렸다.
떨리는 손이 구겨져 버린 스티커 사진을
조심스럽게 만졌다.
이 사람이었구나.
이렇게 생긴 사람이었구나.
이 사람이
아즈미구나.
그렇게.
나를 슬프게 하고.
나를. 살아있다고 생각해 준.
아즈미였구나.
그는 도대체 어디있는 걸까.
어디에-------------------......................
......
...살랑........
.........
.....
..-'울지마.'-.......
....
"...................아..?..."
순간,
내 착각이었을까.
부드럽고도 다정한 목소리가...
꿈 속에서 환청으로 작게 들렸던 그 목소리가...
내 귓가로 스쳤다.
어디??
어디야??
지금...어디서??
어느새 내 몸이 움직이고 있었다.
목소리를- 따라가고 있었다.
....
...살랑...
......
-'울지마....'-
....
........
...끼익..!...
....
..........
...
"........살랑..........."
"어디..?어디야..??..아즈..미..??....."
내 발이 차가운 잔디 위에 닿았다는 사실조차 깨닫지 못하고 있었다.
내 몸이 방을 지나 정원으로 나와 있다는 것조차
느낄 수 없었다.
"파앗------........"
오후인지,
따사로운 햇살이 나를 반겼다.
"..아즈미..??어디 있어...??응...?? .... "
차가운 겨울마저도 햇살은 얼게 하지 못하는 지,
강한 햇살이 내 몸에 닿는 순간,
맥없이... 그 목소리를 사라졌다.
.....
..털썩........
........
허탈했다.
내가 지금.. 뭘 하는 거지.
하지만.
하지만.
정말로.. 그 목소리는..
나를...나에게 말하고 있었어....
"쏴아아아아아아아아-----------............"
조금 떨어진 곳에서 세 개의 분수가
천사의 동상을 뒤로 한 체 물을 뿜어내고 있었다.
그리고 그 사이로
무지개가 생겨 주위의 장미들을 한층 빛나게 했다.
정말..
내가 살고 있는 곳은 말 그대로 궁전이었다.
보기에도 넋이 나갈만큼 아름다운 정원을 보고 있자니,
내가 정말로 동화 속의 공주님이라도 된 기분이었다.
"....... ...후.. ..."
도대체 나는 누구였을까.
나란 인간은-
김선영이라는 인간은-
모두의 기억속에서 어떤 사람이었을까.
"......바시락........"
"?!"
그 때였다.
정원 반대편 쪽에서 발소리가 들렸다.
누구지?!
이 정원은 방하고 연결 되어 있는 건 줄 알고 있는데-
.......
........살랑.........
.........
.............
.....
...........
.....
"....... ...바스락......."
".......아.... .."
두근.두근.
누구지??
욱씬.욱씬.
"......욱..!....."
아파.
머리가- 아프다.
"........타악 ..."
이런 적이-
전에도 한번...있었던 것 같은-
....
......
....
그러나-
내 시야로 들어 온 사람은,
전혀 생각치도 못한 사람이었다.
"......딸...꾸우우우우욱.........!!!!!.......=ㅁ="
샌드위치에 팥이 넣어진 격이라고나 할까=_=.
......
.........=_=....
.....
"양복남자..=_=..그대가 어인 일이신가요..=_=...."
"딸꾹!!딸꾸우우욱!!=ㅁ=!!
뭐?!...이건.. 또 누구야아아아아... ...
그 엄청난... ....선영 공주님이 아니신가아아아아아아아아...=0=.."
-그랬다.=_=
내 눈에 들어온 사람은,
'심각'이라는 단어를 발로 뻥 차 버리게 만드게끔 하는
양복남자-_-였다=_=.
대낮부터 뭔 술을 마셨는지,
비클~=_=비틀~=_=대며 다가오는 모습이 참..ㅡ,.ㅡ..
어이가 없었다.ㅡ,.ㅡ
"너어어어어...@0@..
니가아아아..그렇게에에에..잘..났느냐아아아...??...@0@"
"여긴 어떻게 들어왔데요...??=_=..
이봐..여기 이렇게 주저 앉음 어떻게..=_=^.."
양복남자-_-의 꼴로 보아,
어디 하나 뚫려진 개구멍으로 들어 온 것 같았다=_=
"....왜에!!>ㅁ<주저 앉음 안돼??
효진이는 어딨어어어??엉??
우리...효진이는으으으으....
어디있냐아아아.......ㅠ0ㅠ................"
"언니는 거실에 있을텐데..ㅡ,.ㅡ..
어어..=0=;왜 이래요??=_=;;"
오늘도 양복을 입고 있는 양복남자-_-였지만,
어딘가 달라보였다.
저번에는 무지 깔끔했었는데
지금은 어딘가 흐트러져 보이는 것이...=,.=;..
보는 이로 하여금
다가서고 싶지 않게 만드는군...=_=;....
"...후우우우욱...ㅠ_ㅠ.."
"왜 그래요?=_=;토 하고 싶어요??
화장실은 방으로 들어가야 되는데..-0-.."
"내 이름은 비성이이이이이이야.....딸꾸욱...!!ㅠ0ㅠ!!....."
"예예-_-.비성이이이이이이씨-_-^
왜 이래요??안 좋은 일 있었어요??=_="
"...흐으으으윽...ㅠ_ㅠ..
효진이가아...딸꾸욱!!ㅠㅁㅠ
나...나...안 만나줘어.........!!..ㅠ0ㅠ....."
...........
.......ㅡㅅㅡ....
.......
"....그것 때문에 이러는 거예요?=_=;"
아아.=_=;
그 때 병원에서 그런 것 때문에 이러는 거였구나=_=.
난 또 뭐라고...ㅡ,,ㅡ...(☜아쥬 냉정함-_-.)
"웅.웅.ㅠ_ㅠ효진이가아..효진이가아...
비성이 싫테.ㅠ0ㅠ난 좋은데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ㅠ0ㅠ....."
"=_=;;...저기.... ...
울 언니가 그렇게 좋아요??"
".. .................. ....
......응...>_<*.......비성이는 효진이가 제일루 좋ㅇ ㅏ..히히히히.."
"왜 그렇게 좋은데..??ㅇ_ㅇ"(☜재미 붙었쑴-_-)
"............강ㅎ ㅏ잖아......"
"뭐어?-_-;"
강하다고?ㅡ.,ㅡ..으으음..ㅡ,.ㅡ;;...
하긴..=_=
희우 때리는 거 보니까 주먹이 쎈 거 같긴 하더라.=_=;
"그래.그건 됐고..=_=..
내가 깨어나면 뭘 해 준다고 한 거 같던데..=_=
대체 뭘 해준다는 거야??ㅡ,.ㅡ"
"효진이는 챠카구..이쁘구...똑똑하구..
프헤헤헬.. ...나랑 딱이ㅇ ㅑ...푸히히히히히히히..^ㅇ^"
"알았다니까-_-^내가 묻는 말에만 대답해=_=^"
"푸헤헤헤헤헤헤헬....괴물이다아아아아아...ㅡ0ㅡ.."
"뭐?!=_=^"
"...푸히히히히히히..... ..히히... ...히...히....ㅎ... ..."
"털썩!!!!!!!!!!!!!!!!!!!"
ㅇㅁㅇ!!!!!!
갑자기 잔디에 머리를 박고 쓰러지는 양복남자-0-;!!
이,이걸 어쩌지??-0-;;
83.
"쭈루루룩-----------........"
"철퍽..철퍽...."
.....
...스윽.....
....
"..어때??..=_="
"..그런대로 괜찮은 것 같은데..."
"...그래..ㅡ,.ㅡ..."
그렇게 난리 부르스를 추더니..=_=..
갑자기 쓰러질 건 또 뭐야??ㅡ,.ㅡ
(정작 있어야 될)언니는... 회사에 갔는 집에 없었고.
현재 양복남자는=_=,
"그런데 정원으론 어떻게 들어 온 거지??..
뚫린 구멍이 있었나...ㅇ_ㅇ.."
넒고 넒은 손님방으로 옮겨져
희우의 극직한 간호를 받고 있는 중-_-.
쯧쯧..ㅡ,.ㅡ..
......
...........
....
쌔근쌔근=_=z 잠들어 있는 양복남자를 보며
한숨이 흘러나왔다=_=.
"정말..이게 뭐 하는 짓인지..=_=.."
그 때,
날 부르는 희우의 목소리.
".......선영아."
"왜-0-"
".............울었어?"
".....!! ....아,아니!!-0-내가 울긴 왜 울어?!-0-"
".....정말...안 울었어??..."
"그,그럼!!"
어떻게 알았지??
그렇게 티가 나나??
"..........미안. 괜한 오해해서.
..... ...휴..나 긴장돼."
"뭐가?ㅇ_ㅇ"
"...내일 노래 부를 거 생각하니까..긴장 돼.
연습은 많이 했는데.. 못 부르더라도.. 혹시라도 실수하면.
웃지 말고 끝까지 들어줘야 해."
"...그럼!^ㅇ^당연하지!!^ㅇ^
희우오빠라면 문제 없어!!!!!!!!>_<!!!!!!!!!!!!"
......
.................
...핫..
....
.........
".. ....선..영아."
갑작스런 부름에 의해
희우의 커진 눈동자가 보였다.
".. ...아..아..아.아..??.."
내가 지금..
뭐라고....
오빠..라니..
나도 모르게-
"달칵-."
.....
..움찔!!.....
.....
알 수 없는 정적을 깬 건
다름 아닌 희성이 들어오는 소리였다.
".........형은 좀 어때?"
"...아.. .. ..괜찮아. 자고 있어."
희우도 갑작스런 희성의 등장에 놀란 듯 했지만,
이내 말을 이었다.
".....어지간히도 누나가 보고 싶었나 보군..
누난 곧 온........"
"쾅!!!!!!!!!!!!!!!!!!!!!!"
.....
...........⊙◇⊙.......
.....
"....한비성!!!!!!!!!!!!!!........."
-문이 부서질 듯 딸랑딸랑 거리는 동시에-
위대한 그녀=_= 눈이 고운 여자-_-가 들어왔다=_=.
"...누나=_=..지금 자는데..=_=.."
희우는 그런 그녀가 익숙하다는 듯,
옆으로 고개를 돌려버렸다.
"...애가 미쳤어..!!여기가 어디라고 와!!오길!!
휴.. ...선영아, 넌 좀 어때??"
"...나한테 할 말이 아닌 것 같은데..=_=.."
-이래서 양복남자-_-가 나만 보면 으르렁댔던 거구나=_=.
양복남자에게 해야 할 모든 행동을
나에게 하고 있어ㅡ,.ㅡ
"한비성이 무슨 이상한 짓은 한 건 아니지??
어디 아픈덴 없니??응??"
"엉..=_=.."
이 여ㅈ ㅑ..=_=
날 너무 사랑하는데....=_=*.....
.....
.....스윽.....
...
내 표정을 보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더니,
나를 지나쳐 양복남자-_-에게로 다가가는 효진=_=.
"....... ..."
한참동안,
양복남자-_-의 얼굴을 쳐다보던 그녀가-
"....하...정말 이 바보가.......... ...
....... ........ .... ............. ... .... .... ...."
"투두두두둑-----..............!!........"
예고 없이 눈물을 보이기 시작했다!!-0-;;
"어어..ㅇㅁㅇ;...저기..ㅇㅁㅇ;;!!...
... ...언,언.. .."
"스윽-!"
"엇..ㅇㅁㅇ;!..."
내 팔을 잡아당기는 힘에,
내 몸이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공중으로 붕~ㅇ_ㅇ뜨는 게 느껴졌다.
".......나가 있자.
러브씬 방해하면 못써^_^"
씨익^_^ 웃으면서
내 팔을 잡아당기는 희우.
"뭐,뭐?!-0-;러브씬이라니 무슨.. ...아.ㅇ_ㅇ"
고개를 돌려보니,
양복남자-_-의 손을 자신의 뺨에 대고는
눈을 감고 있는 그녀가 보였다.
.......
....
........정말.
내 앞에 있었던 모습과는 또 틀리구나.
내 앞에선,
무조건적으로 애정만 쏟아주는 '엄마'의 얼굴을 하고 있었는데-
"..... ....도대체...얼마나 마신 거야....응...?...."
양복남자-_-앞에선,
가냘프고 사랑스러운.. '여자'의 얼굴을 하고 있구나.......................
.....
............
............
..콰앙..!..
......
...............
..........................
......
"이야아..-0-..벌써 밤이네..-0-오 ㅏ..ㅇ_ㅇ.."
방을 나와
희성, 희우과 함께 정원을 거닐었다.
말로는 밤이라고 해도,
주위에 하도 불빛들이 많아서..-0-..
분수대에 불빛들이 너무 화려해서
눈이 부실 정도야..-0-.............
".....휴..춥다.-0-
그만 들어가자.^_^"
옆에서 다정한 미소를 짓고 있는 희우.
추운지 희우의 볼이 빨갛게 상기되어 있었다.
"...싫어..ㅇ_ㅇ..좀 더 볼래..!>_<.."
"스윽.............."
.....
..움찔!!!!!!!......
..........
커다란 버드나무로 발걸음을 옮기려는 순간,
예고도 없이 덮쳐온 짙은 향기에
하마터면- 넘어질 뻔 했다.
"...그러다 감기 걸려......
조심해야지........................"
언제부터 뒤에 있었는 지,
입고 있던 코트를 몸 위로 걸쳐주는 희성의 손도
많이 차가워 져 있었다.
"아,아아.응."
-싫다.
계속. 아침일이 떠 올라서.
의식하게 돼.
그만!!
떠 오르지마!!
....
...스윽..
...
"버드나무가 보고 싶니?"
"으,으응."
순간, 너무나도 다정한 희성의 목소리에
움찔!!..했지만,
나를 바라보고 있는 애정이 가득 담겨진 눈동자를 차마..
거부할 수 없었다.
...
..휘익!!!!!!!!!......
......
"어,어어어??+ㅁ+;"
"?!"
한발 앞서나간 희성이에게로 다가서려는 순간,
갑작스럽게 돌려지는 내 몸에 입에서 외마디 비명이 튀어나왔다.ㅇ_0?!
"무슨..우우우우웁!!우에에에에엡!!"
"휘릭-!휘리리리리릭!!"
날 거칠게 돌려 세운 희우에게 뭐라고 소리를 지르기도 전에,
내 목을- 거의 얼굴 전체를 감다 시피 하는
희우의 목도리에 말문이 막히고 말았다.
....
..우웁...우푸푸푸풉..!!..=*=..
..
.......
..
".........뭐 하는 짓이야.
선영이가 괴로워 하잖아."
"아니야-0-
선영이가 춥다고 했어=_=
선영아.. 이젠 안 춥지??^_^"
추운 걸 떠나서 숨이 막힌다, 이 놈아!!=xㅠ
"..........=_ㅇ;...."
-라고 말하려고 했으나,
무지막지하게 감겨진 목도리 사이로 느껴지는
심상치 않는 분위기에 아무렇지도 않은 목소리가 말을 이었다.
"웅!!=0=이젠 하나도.. 안 추워!!-0-
그만..들어가자=_=."
"....왜?버드나무 보고 싶어 했던 거 아니었어?
가자. 보여줄-"
".........아니. 진짜로 들어가고 싶어서 그래."
이미 집 쪽으로 등 돌린 나를 붙잡는 희성의 목소리가 들렸지만,
정말로. 순간적으로 피곤함이 몰려와,
따뜻한 곳으로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일찍.. 자야지.
내일 아즈밀 만날텐데.
피곤한 얼굴 보여주면 안 되잖아.
예쁜....
얼굴 보여줘야지.
어느새 떠 오르는-
스티커 사진에 있던 아즈미의 다정한 얼굴이 떠 오르자,
나도 모르게
입가에서 희미한 웃음이 피어났다.
.....
..........
.......
"......선영아!!"
"멈칫-."
"......어?ㅇ_ㅇ"
희우가 감아 준 목도리를 푸는 순간,
나를 부르는 희우의 목소리에
자연스럽게 몸이 돌려졌다.
"............내일.........
...진짜로... 진짜로... 꼭 오는 거지??^_^"
"..........그럼. 당연하지!^ㅇ^
그래야..........아즈미를 만날 수 있잖아??
히히...기대된다>ㅁ<*"
.....
........
..응?
집으로 들어오면 잠시 스친
굳어진 두 사람의 얼굴이 보였다.
"뭐야..??ㅇ_ㅇ;..왜 그래??....
갑자기 왜 인상을 쓰고 그래??..... ...희..우야?"
"............."
"..뭐야..왜 이래??"
"...아니. 아니야...
푹 자라구.......... .............."
"응?ㅇ_ㅇ;으응."
희우의 뒷끝이 남는 듯한 목소리가 느껴졌지만,
뭔가 화가 났다는 듯 집으로 빠르게 들어가는 희성의 행동에,
나도- 그냥.. 스쳐지나갔다.
....
...............살랑......
....
-그 때의 난 알지 못했다.
아니, 느끼지조차 못하고 있었다.
나 밖에 모르는 이런 이기적인 생각이.
마음이.
나를 봐 주고 있는 사람에게 얼마나 상처를 주었는 지를.
그리고 그것을 깨달았을 땐 이미-
내 스스로가 나 자신을 거부하고 있었다.
84.
......
....살랑......
.......
아즈미.
아즈미.
잠이 안 와서 네 이름을 몇 번이나 불러봤어.
내일이면 드디어 볼 수 있다고 생각하니까,
잠이 안 오는 거 있지.
너무 떨려서...
이 느낌이 무엇인지 단번에 알아차릴 수 있을정도로 너무 깊어서,
잠이.. 안 오는 거 있지.
아즈미....
빨리.. 만났으면 좋겠다.
.....
............
....
.........
..............
..
"또옥-!"
앞머리를 고정시켜 옆으로 큐빅삔을 꼿고,
귀에는 붉은 빛이 감도는 조그만 귀걸이를 했다.
왠지 조금은 파리해 보이는 얼굴에
파우더를 발랐다.
효진이 언니가 준비해준
청자켓과 골덴치마를 입었다.
마지막으로-,
"...........타악......."
다홍빛이 맴도는 립스틱을 입에 발랐다.
"........ ...."
거울에 비치는 모습에 내심 만족하며
지갑안에 붙여진 스티커 사진을 쳐다보았다.
...
... ..아즈미..
...........
네 목소리는 어떨까?
네 웃는 모습처럼 다정하겠지?
내가..1년동안 기억이 없었다고 하는데..
너도 조금은.. 변했을까?
....그러고 보니,
아즈미는. 내가 깨어난 걸 알고 있을까??
왜 오지 않는 걸까??
난 아즈미의 사진을 본 순간 직감적으로 느낄 수 있었는데.
'이 사람이구나.'-하고.
혹시..날 못 알아보면 어쩌지??
두근.두근.
알 수 없는 불안함이
심장을 내리꼿는다.
만약-
날 잊어버렸으면 어쩌지??
이미-
다른 여자가 있으면-
"끼익.............."
그 때,
방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리고-
내 뒤에서 사람의 기척이 느껴졌다.
언닌가??
벌써 시간이 다 됐-
"......선영아, 다 갈아 입었.... ......"
....
...흠칫!!.....
..
그러나, 내 시야로 들어 온 사람은,
언니가 아닌-
말끔하게 아이버리색 정장을 입고 있는
희성이였다.
"... ...........아.."
"...... ...."
나와 눈이 마주친 순간,
희성의 입에서 신음인지 말소리인지 알 수 없는
억눌린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희성이의 시선이 내 온 몸을
천천히 쓸어내렸다.
"........ ......."
두근.두근.
싫...다.
난..희성이 앞에만 있으면 이상하게 움츠러 들어.
.....
......핫...
.....
이럴 때가 아니야.
희성이는 분명히 미안하다고 사과했으니까.
의식하지 말자.
의식하지 말자!!
"....저,저기..-0-..
언니는??언니는 어딨어??"
"....아. 누나라면 갑자기 급한일이 생겼다고
비성이 형이랑 나갔어. 먼저 가 있으래."
"아..그래.
그럼.. 가자. 벌써 시간이 저렇게 됐네!!-0ㅇ!!"
언니 바보!!ㅠ_ㅠ!!
희성이하고 가라고 하다니..ㅠ^ㅠ
안 그래도 가뜩이나 신경쓰여 죽겠는데.ㅠ_ㅠ
엉엉ㅠ_ㅠ
남자 때문에 나를 버리다니ㅜ_ㅜ(☜버린 적 없씀-_-)
양복남자-_-는 지금쯤 아쥬..
입이 찢어져 있겠구나=,.ㅜ^.
젠장ㅎ ㅏ알ㅜ,.ㅜ^
............
....
............
.........
............끼이이이익!!
....
......달깍.
....
......
......
..............
.....웅성웅성-시끌시끌-.....
.......
.............
.....
.......
......
".....아!!선영아!!"
"...⊙◇⊙....."
"...김선영!!..."
"ㅇ_ㅇ!!으,응??-0-"
"...왜 그래?몇 번을 불러도 대답도 안 하고.."
"아아.-0-미안ㅇ_ㅇ;. ... .. ..."
이래저래해서 오게 된 희우의 학교 축제.ㅇ_ㅇ
그런데..-0-
정말 대단하다..ㅇ_ㅇ..
아즈미를 만나게 해 준다길래 온 건데..-0-..
이렇게 화려할 줄 몰랐어.-0-
학교라기 보다도..-0-..
파티만 하는 건물같아..-0-*......
그리고.
사람들도... 나하고 또래인 아이들이.
너무 많아.............ㅇ_ㅇ*...
"웅성웅성-시끌시끌-"
이 많은 사람들 속에
아즈미가.. 있다는 거지.
빨리..
만나고 싶어, 아즈미..............
.....
...꼬옥.......
.........
".....움찔!!...."
색색깔의 불빛이 반짝이는 반 앞으로
나도 모르게 들어서려는 순간,
"내 손 잡아.
사람들이 많아서..잊어 버리기 쉬우니까."
"..으,응..."
"꼬옥-"
그리곤,
내 손을 잡고 앞으로 걸어가는 희성이.
"저,저기...손.. 놔도 되는데..-0-.."
"....그냥 잡고 있자. 그러다 잊어버려."
"아니..그게 아니라..."
"...........내가 손 잡는 게 싫어?"
"아,아니!!그게 아니라- 난 그냥,
희성이가 불편할까봐-"
"난 이게 편해.
...........가자. 시간 거의 다 되간다."
미치겠다ㅜ_ㅜ
왜 이렇게 세게 잡는 거야!!ㅠ0ㅠ!!
그리고 또-
손을 세게 잡으니까-
얼굴이 화끈....거려.
....
....수근수근-.....
....
희우가 있는 강당으로 가는 동안,
학교 학생인 듯 보이는 사람들의 따가운 시선이 느껴졌다.
물론,
나를 향한 건 아니었지만.
"...... ..."
학교 안의 모든 사람들의 시선이
희성이를 향하고 있었다.
하긴...
나에게 하는 짓이 조금. 무서울 뿐이지,
객관적으로 봤을 때,
희성이는.. 뭐랄까. 간단하게 표현하자면 '완벽'하달까.
"뚜벅-뚜벅-"
그러고 보니,
희성이는 언제나 정장만 입는 구나.
불편하지는 않을까??
저렇게 넥타이를 메고 있으면 답답할 것 같은데.
희성이는.
보라색을 좋아하는 구나.
옆은 보라색 와이셔츠를 자주 입어..
그리고. 깔끔한 걸 좋아하나 봐.
지금까지 한번도
흐트러진 모습을 보지 못했어.
언제나. 깔끔하게-
"탁!!!!!!!"
"꺅?!ㅇ_0;"
"...?!"
몸이 갑자기 뒤로 당겨지는 동시에,
내 손이,
"........파앗........."
희성이 아닌,
"술렁-----"
"......... ...."
"......아..!ㅇ0ㅇ......"
-지후에게 잡혀 있었다.
"...... ..."
뛰어왔는 지,
고르지 못한 숨소리가 울렸다.
"..지,지후야??..ㅇ0ㅇ;........"
다갈색이였던 지후의 머리색깔이
금발로 변해 있었다ㅇ_ㅇ
우오 ㅏ..ㅇ0ㅇ..
염색한 건가??ㅇ_ㅇ
이것도 이것 나름대로 잘 어올....
"꽈악-"
..=_=;..??.
애가..
왜 이렇게 인상을 쓰고 이래??=_=;
내가 무슨 잘못-
...... ...핫!!!!!!!⊙x⊙!!!!!!!
"아...ㅇ*ㅇ;......"
"........ ..."
맞다!!-0-맞다!!-0-
그,그 때
같이 파티에 간 이후 첨이네...-0-;..
지후랑 같이 있어주기로 해 놓고는..-0-;.!!..
물론,
나도 기억이 잘 나진 않지만,
뭔가 아주 석연치 않게 헤어졌던 건 같은 느낌이.... ...
"지후야, 미-"
우선 사과하고 보자!!ㅠ^ㅠ!!
어찌됐든 미안한 건 미안한 거니까-
"......... ...."
"술렁-----"
그러나.
지후의 시선이 향하고 있는 것은 내가 아니었다.
"............"
지후의 눈동자 안으로
비쳐쥐고 있는 사람은-
차가운 조소를 만면에 가득 띄운 체
나와 지후를 주시하고 있는 희성이였다.
.....
..웅성웅성..시끌시끌...........
........
"....뭐야..??-0-;..
둘 다 왜 이...."
"와락!!!!!!!!!!!!!!!!!!!!!!!!!"
....
.........푸웁!!!!!!!*x*!!!!!!....
.....
뭐,뭐야?!이건 또...!!..-0-^..
왠 짐짝같은 것이 나를-
"꽈악!!"
내가 바둥거리자,
날 안고 있는 팔에 더더욱 힘을 주는-
"왔구나!!온다는 소릴 듣고
한참 찾았어!!!!!!!!"
"이,이거 노 ㅏ.......... .... . ...."
"...꺅!너무 이쁘다!!
치마 입었네??다리..춥지 않아??"
....
......뭐ㅇ ㅑ...ㅇ_ㅇ...
... .
안간힘을 써서 내 온 몸을 휘감고 있는
팔을 떼어내는 순간,
양 쪽으로 머리를 틀어 올린 체,
짙은 붉은 빛이 도는. 허벅지까지 선이 패인
드레스를 입고 있는 여자가 시야로 들어왔다.
......
....우우우움..=_=a..
..
어디선가 봤던 것 같은 느낌이...
분명히 어디선가 보긴 봤는데-
"스윽-"
"선영이 안뇽♬-0-"
어디서 튀어나온 건지,
막대사탕을 입에 문 체
내 앞에 있는 여자의 어깨에 손을 올려 놓는... 남자.
"아야..-_-^선영이 보는 앞에서 뭐 하는 짓이야.. 손 치워=_=^"
"이제 괜찮아?ㅇ0ㅇ나.. 누군지 알겠어??ㅇ0ㅇ"
무슨 이상한 늑대 의상을 입고는=_=..
눈은 허벌나게 커 가지고=_=;..
말똥말똥ㅇ_ㅇ한 눈으로 날 쳐다보는 남자의 시선이
그렇게 부담스러울 수가 없었다=,.=
"......최상유. 오하연.
그만해. 김선영이 부담스러워 하잖아."
슬슬.. 뒷걸음질을 치려고 했을 때,
낮게 울리는 지후의 저음에 두 사람의 동작이 멈추었다.
"그..런가?..흠..ㅜ_ㅜ..."
"선영아, 막대사탕 쥬까-0-?"
.....
.......아!!!!!!!!!!!!!!
맞다!!
기억났어.
애네들은-
저번에 병원에 한번 찾아왔었던-.
["본교에 계신 학생여러분들께 안내말씀 드립니다.
잠시후부터 제 13회 대일고 장기자랑이 시작되오니,
강당으로 모여주시기 바랍니다.다시 한번 말씀드립니다……"]
갑자기 울리는 방송에
주위의 심상치 않던 분위기는 단번에 소란스러워졌다.
잠깐.
장기자랑??
그거-
희우가 나오는 거잖아!!
"휙-!"
빨리 가야겠다는 생각에
희성에게로 발걸음을 돌리려는 순간.
"...............김선영!!!!!!!!!!!!!"
"멈칫-"
.....
...술렁..........
..........
"............응......?......."
날 부르는 지후의 목소리에.
고개가 무의식적으로 돌려졌다.
"..........미.....안해......................"
"............... ....지..후야?.."
금발의 앞머리 사이로
심하게 떨리고 있는 지후의 눈동자에
몸이 굳은 듯 움직이지 않았다.
....
..미안..하다니??...
......
...대체..뭐가??..
......
........
...
["알려드립니다-
장기자랑에 출마할 학생여러분은 신속히 강당으로 와 주시기 바랍니다-
다시 한번 알려드립니다……"]
흘러나오는 방송에
나와 지후 사이를 감싸고 있던 정적이 사라졌다.
".........스윽.........."
무슨 뜻이야 물어보기도 전에,
나를 스쳐지나가는 지후.
...
....수근수근......
.....
".......선영아.
우리도..강당으로 가자."
".........."
"선영아?"
".......아아.응.
가..자."
날 부르는 희성이의 목소리에
그제서야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지후야..
미안하다니..대체 뭐가??...
미안해야 될 건 오히려 난데...
왜 그렇게 슬픈 표정을 하는 거야??
...
........
....
..........
............
"끼익------------------....................."
"웅성웅성-시끌시끌-"
지후의 표정이 머릿속에서 아른 거리는 사이,
내 몸은 어느새 강당 안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85.
"웅성웅성-시끌시끌---!!!!!!!!!"
강당 안의 열기는 정말 대단했다.
12월에다가 강당 윗창문을 열어놔서 조금은 추울 법도 한데,
춥기는 커녕. 더워서 자켓을 벗어버리고 싶었다.
강당이 이렇게 클 줄이야..-0-.........
2층으로 연결까지 되어 있잖아.......-0-.
....
....휴..
...
내 입에서 나도 모르게 한숨이 섞여 나왔다.
미안하다니??
그게 대체..무슨 말이야, 지후야??
너답지 않게 왜 그런 말을 해..
이상한 기분들게..
물론 나도 내가 잘못했다는 건 알지만-..... .....
".....신경쓰이니?"
".......응??..
잘 안 들려.."
옆에 희성이가 있다는 사실조차 잊을 정도로,
강당 안은 함성소리로 가득했다.
"아니.아니야..
그냥...네가 눈에 띄게 시무룩한 표정을 지으니까.
..... ..나도....아파서................"
"응??뭐라구??잘 안 들-"
"탁!!"
"....... ..어..ㅇ_ㅇ.."
내 어깨를 잡는 손길에,
뒤로 시선을 돌리니-
"또각.........."
"헉..헉..많이 늦었지??
미안... ...이 녀석..떼어 놓고..올라고 했..는데.. ..헉.."
눈이 고운 여자-_-.. ..아니, 언니....와-
"떼 놓고 오다니 무슨 섭한 말씀을=_=v
안녕, 어여쁜 처제♡=_=*"
"웃기고 있네!!-0-^왜 선영이가 네 처제야!!
그나저나..아직 시작 안 했지??ㅇ_ㅇ휴.."
"그렇게 부정하려고 해도 소용없단다=_=
처제. 편하게 앉아=_=*"
.....어제완 비교도 안 될만큼
헤벌쭉 웃고 있는 양복남자-_-의 얼굴이 들어왔다ㅡㅅㅡ^
뭐??=_=^
처제에에에에??-0-^
내가 왜 니 처제-
....
...파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앗---------------!!!!!!!!......
.......
...............
"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ㅇ_0;;;?!?!?!?!?!!
강당안의 불빛이 완전히 바뀌더니,
일제히 울리는 함성소리.-0☆?!
솔직히 그건,
함성이라기 보다도- 비명에 가까웠다=0=;
이,이게 장기자랑??-0-;;
어느정도 클 거라고 예상은 했지만-0-
이 정도일 줄은...-0-;;.......................
이렇게 큰 무대에
희우가 나온단 말야??-0-;??
"..이야..-0-;.."
어벙...ㅇ0ㅇ...해 있을 사이,
무대 쪽으로 불빛이 비춰쥐고
사회자인 듯 보이는 남자가 마이크를 들고 서 있었다.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지금부터-
제 13회 대일고 축제의 클라이맥스!!!!!
장기자랑을 시작하겠습니다!!!!-0-!!!!!!!!!!!!!!"]
"우와와와와와와와!!!!!!!!!!!!!!!!!!"
["자자-0-
오늘의 순서를 소개하겠습니다.
먼저, 저는- 장기자랑의 사회를 맡은-
파성현이라고 합니다!!!!!!!!!!!"]
"꺄아아아아아아아!!!!!!!!!!!!!!!!!!!!"
여자들의 비명이-
강당을 날려 버릴 듯 했다=_=;;
사회자인 남자..(이름이 좀 특이하긴 하지만-_-.)
잘 생겼다고는 말 못하겠지만..
시선이 끌리는 타입이야..
귀여운 듯 보이면서면서도
매서워 보이는 표정이......
계속..시선을 끌어ㅇ_ㅇ
"찡긋-"
"ㅇ_ㅇ;?!"
어??ㅇ_ㅇ;;
내..착각인가??ㅇ◇ㅇ;
방금..
사회자가 나에게 윙크를 했던 것.. 같은데...-0-;.??...
설마.
내..착각이겠지ㅇ_ㅇ;
["이야아아...반응이 아주 좋아요!!^ㅇ^
저희 대일고 장기자랑은 총 6팀이 나옵니다^ㅇ^
노래면 노래. 춤이면 춤!!-0-
진정한 장기가 무엇인지 보여드릴 준비가 되었으니-
여러분들도. 그 때마다 박수를 쳐 주세요!!^ㅇ^아셨죠?"]
"와와와와와와와와!!!!!!!!!!!!!!!!!!!!!!!!!!!!!!"
"짝짝짝짝짝짝짝짝!!!!!!!!!!!!!!!!!!!!!!!!!!!!!!!"
사회자 남자가 말 한마디 한마디 할 때마다,
우레같이 터져나오는 함성. 박수소리에.
한순간이나마..-0-
무대 위의 남자가 마술사처럼 보였다.....-0-..
"...성현이..아주 잘 하잖아?
이 길로 나가도 되겠어^ㅇ^"
"뭐?!-0-^'성현이'??
누구더러 성현이래!!나한텐 맨날 이 새끼면서
왜 저 녀석은 이름이야!!-0-^!!"
"아오...-_-^...
좀 닥쳐줄래..=_=^"
"....파성현 이 자식을 그냥..=_=^...."
"좀 조용히 좀 해!!!!!-0-^
계속 이러면 약속 깨는 수가 있어!!-0-^!!"
".....-_-;!!"
도대체 무슨 약속인지는 몰라도..=_=
언니와 양복남자-_-..
언뜻 보기엔 잘 어올리는 것 같으면서도
참으로 엔밸런스해...ㅡ,.ㅡ...............
["대일고의 장기자랑의 막을 올려 줄 첫번째 무대는-
춤입니다^ㅇ^
대일고에서 남학생들의 적극적인 지지를 얻고 있는-
대일고 명물 중의 명물-!!
1학년 4반 최인하의 '성인식'!!"]
"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파앗-----------!"
남자들의 우레같은 함성과 동시에,
무대위로 흐릿한 나이트 빛이 켜지면서,
강당 안에 간드러진.. 여자의 음성이 흘러나왔다.-0-
그와 함께-
최인하라는 여자의 섹시하다 못해-
보기 민망한=_=////
춤이 시작되었다-0-/////
-춤이 진행되는 동안,
여기저기 남자들의 이상한 숨소들이 들려왔으나-_-
"힐끔-"
정작,
바로 옆에 앉아 있는 희성이와 양복남자-_-만은 무반응이었다=_=;;
"..........."
"...졸리워..=_=...."
이 두 놈들은 남자가 아닌게 분명해=,.=;;
..
.......
....
그렇게. 한 명, 한 명,
순서가 지나가고..-0-...
이젠-
2팀 밖에 남지 않았다ㅇ_ㅇ
희우는..
몇 번째지??ㅇ_ㅇ
이번인가??
아니면, 마지막??ㅇ_ㅇ
["자-!이번 순서는---
점점 열을 더해 가는 장기자랑의 불을 더 활활
태워 줄 분입니다!!
대일고의 4대천왕 중 당당히 2위를 차지하고 있는------"]
"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옴ㅁ ㅏ....!!..ㅜ_ㅜ;;..
왜 소린 지르고 난리들이야??-0ㅠ;;
4,4대천왕??=0=
그게 뭐지??그나저나.. 이번이 희운가??=0=
["----2학년 5반의 유지후군입니다!!
임창정의 '슬픈 혼잣말'."]
"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
지,지후?!ㅇㅁㅇ?!
내가 잘못 들은게 아니라면-!! -0-
방금 분명히 지후라고........-0-;.....!!!!!......
.....
........
...파앗.. ...
...
미처 놀라고 있을 틈도 없이,
조명의 불빛이 바뀌고............
"....... ...."
무대 위에 마이크를 잡고.....
앞머리를 쓸어 올리는 지후가 보였다.............
"........ ...."
"........!!...."
순간,
멍..하니 쳐다보던 내 시선이
무대 위의 지후와 마주쳤다.
"...... ..."
나를..
슬픈 눈동자로 응시하고 있는 지후..
".....아..."
그 눈빛이 너무 슬퍼 보여서,
금방이라도. 눈물이 떨어질 것 같아서.
"........ ..."
옆으로 고개를 돌렸는데,
차갑게 굳은 얼굴로 무대를 쳐다보고 있는 희성이가 보였다.
희성인 왜 이러지??
왜 저렇게..지후를 죽일 듯이 쳐다보는 거야??..
.....
.........
.....
그러는 사이,
노래의 반주가 흘러나오고.
숨 죽인 듯 조용해 진 강당 안으로
울려 퍼지는...
저음이지만
부드러운 지후의 목소리.................
..
.....
....
많이 울었나봐요.
긴 머리 사..이 젖은 눈동자.
나를 찾아온 그 이유를 알아요,
많이 힘든가.....요.
정말 미안하...다고, 사랑할 인연은 아니라고.
떠나라해도 난 친구로 남아서, 여기 있잖..아요......
울지 말아요.......
그대는 이제 내게 남이라, 난 안아줄수 없잖아.
그게 얼마나.........
가슴 아픈일인지, 말해도 애원해봐도-
안될거잖아요, 내게 돌아오는건............
많이 밝아졌네요.
그 전화안에 그......가 있나요.
그댄 웃는데, 나...도 좋아야 하는데 자꾸 서글퍼요.
이제 가서는,
제발 힘들지 말고 지내요.
그래야 나도 살아요.
울던 그대를 금방 웃게 하는건-
난 이제 안된다는걸----
사랑한단 말도, 이젠 안되는거죠.
그 뛰어가는 뒷모습에,
무너지는 서러운 가슴--.
터질듯한 벅찬 사랑 우리 얘기,
내게만 남길건가요-그..........대----
울던 그대를---
금방 웃게 하는건-
난 이제 안된다는걸-------...
사랑한단......... 말도-
이젠 혼잣말이죠.
한땐 사랑으로
그대곁에...........
내가 살았었는데...............................
....
.........
...
한동안.
정말 한 순간 이었지만.
강당 안은,
그 어떤 숨소리조차 들리지 않았다.
그리고-
정지됐던 시간이 다시 움직이면서-
".......짝짝짝짝짝짝짝!!!!!!!!!!!!!!!!!!!"
"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지금까지 장기자랑을 했던
그 어떤 박수보다 더 큰 박수를-
지후가 받고 있었다.
대단..하다..
지후야..정말 대단해...
["와아...이거 정말 장난이 아닌데요??
그럼- 본교 여학생들의 열화와 같은 성원으로-
잠깐만 얘기를 나눠 보겠습니다.^ㅇ^"]
"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상당히 애절하게 노래를 부르시던데..
혹, 여기 이 강당에 좋아하는.. 여학생이라도 있습니까??^ㅇ^"]
....
...피식..
......
짖궂은 사회자의 말투에,
지후의 입꼬리가 조금. 올라가는 것이 보였고-
동시에, 지후의 목소리가 조용해 진 강당에 울렸다.
[".........없습니다."]
....
.......
......
지후의 말이 떨어짐과 동시에,
어디엔선 다행이라는 듯 안도의 한숨소리가 들리고,
또 어디에서는 '저예요~저요~'하는 여자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0=
["아~닌데.흐음..수상한데요??^ㅇ^
정말입니까??남자라면 남자답게!!
이 자리에서 멋지게 고백하세요!!^ㅇ^"]
파..성현이라고 했던가??=_=;..
몸집은 큰데 하는 짓이 왜 저리 촐싹이야..=_=;;..
저 사회자 끝나고 지후한테
후려지게 맞는 거 아니야??ㅡ,.ㅡ;;
"....... ....."
순간,
사회자를 향한 지후의 째림이 강해지는 동시에,
강당안은.. 이상한 분위기로 술렁거렸다.=0=;
하지만.
곧이어 이어지는 사회자의 목소리에
강당안의 분위기는 한층 더 Up되었다=0=
["째려봐도 하나도~~안 무섭습니다!!-0-!!
빨리 고백하세요!!이건 남자의 직감으로 알 수 있어요!!
여자의 냄새가 납니다!!아~주우 심하게 나요!!-0-!!"]
..
...피식 ..
...
사회자 남자의 끈질긴 물음에--
다시금 지후의 입에서 나온 말은-
지후가 무대에서 떠난 후에도-
여자들의 비명소리를 멈추지 않게 했다.
["................사랑하는 여잔..있습니다.
그게 누구인지는...본인이 더 잘 알겁니다."]
86.
"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ㅇ ㅏ구구구!!(>ㅁ< )( >ㅁ<)(>ㅁ< )( >ㅁ<)
시끄러워!!!!!ㅠ0ㅠ!!!!!!!!!!!!
이러다가
희우 보기도 전에 고막파열로 귀병신 되는 거 아닌가 몰라..ㅜ,.ㅜ^..!!..
왜 소린 지르고 난리들이야!!ㅠ0ㅠ
물론..내가 봐도 지후가 멋있긴 했지만..
그나저나..ㅇ_ㅇ
사랑하는 사람이라니...ㅇ_ㅇ..
그게 누구지.....?-0-...
나한텐 좋아한다고 했으니까..=_=..
사랑하는 여자는 따로 있는 거겠지??..=_=..
뭐야, 난 또...-0- -3..
안심이다^ㅇ^
누군진 몰라도
지후가 그 정도로 말할 정도면
그 여잔 정말 복 받은 거야!!>_<(☜왕둔팅+무식)
"웅성웅성- 시끌시끌-"
그나저나..
지후가 들어간 지 벌써 시간이 꽤 된 것 같은데...
왜 아무것도 안 하지..??ㅇ_ㅇ..
이번이 마지막이니까..
이제 희우가 나올 차례구나!!^ㅇ^
"..짜식..=_=... ....
많이 컸군..=_=...내 뒤만 졸졸 따라다니던 놈이..=_="
"...ㅡ,.ㅡ..좀 조용히 할래??=_="
"사랑스런 처제♡=_=.
이 형부가 언제 한번 맛있는 거 듬뿍 사쥬께=_=*"
양복남자-_-...=_=^..
세상을 다 가졌다는 듯한 거만한 표정을 짓는데..=_=^...
"퍽!!!!!!!!!!!!!"
..........⊙□⊙.
눈이 고운 여자-_-..아니, 언니의 주먹이
양복남자-_- 대가리에 정통으로 꼿혔다-0-
"이번이 마지막 순서 맞지??ㅇ_ㅇ
그럼.. 신희우 차례네-0-"
"아야.-0-^..너 이거 안..악!!ㅠ^ㅠ"
눈이 고운 여...아니, 언니=_=*
당신은 최고야-_-*
정말로=_=.
"......... ..."
"......응..?ㅇ_ㅇ
왜,왜 그래??ㅇ0ㅇ;"
갑자기 느껴지는 시선에
옆으로 고개를 돌려보니,
슬픈 표정..으로
날 쳐다보고 있는 희성이가 보였다.
".......멋있어?"
"응??ㅇ_ㅇ;"
"..... ..유지후..멋있..냐고."
"응!^ㅇ^*"
당근 멋있지-0-
누구 친군데 안 멋있을리........ ...
"휙-!"
"?!꺅!!ㅇ0☆;?!"
갑자기 당겨지는 팔에 의해
희성이의 얼굴이 훨씬 가까이서 보였다=0=;;
뭐,뭐야??
또 왜 이래??
"나도----- ...... ..
나..도...저 놈보다 훨씬 더 잘 부를 수 있어.
널 위해서라면 훨씬-----------------"
......
......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
"?!"
희성의 얼굴이 점점 가까이 다가오려는 순간,
갑자기 커지는 함성소리에
내 시선은 자연스럽게 무대위로 돌려질 수 밖에 없었다.
".....스륵...."
그와 동시에.
나를 억압하고 있던 팔도.
풀어졌다.
["자아...오래 기다리셨습니다!!
오늘의 마지막!!장기자랑을 화려하게 장식할-
사회자인 저, 파성현과-
제 친구- 3학년 4반 신희우군의 듀엣입니다!!^ㅇ^
노래제목은..Fly To The Sky의 '그대를..'-!!"]
"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방금전까지와는 비교도 안 될만큼의
함성소리가 강당을 메웠고,
곧이어 무대 위로 조명이 비춰지자-
"......... ..."
파성현이라는..사회자 옆에서
마이크 테스트 하고 있는 희우가 보였다.
머리를 블루브랙으로 염색한 체,
짙은 색의 정장을 입고는
관중석을 향해서 씨익.. 멋지게 웃고 있는
희우였다.
"신희우!!신희우!!신희우!!!!!!!!!!!!!"
"파성현!!파성현!!!!!!파성현!!!!!!!!!!!!!!!!!!!"
"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여기저기 실신할 정도로
소리를 지르는 여자들과, 하다 못해
'미소천사 신희우♡' '귀여운 악마☆파성현' 이라는-0-
현수막이 여기저기 띄워지고 있었다.=0=;;
이야..ㅇ0ㅇ..
정말 대단하다...ㅇ0ㅇ*
난 지금까지..
정말 엄청 대단한 사람들 틈에 있었구나..-0-....
지후와 희우가 워낙 잘 생겨서
얼마정도 인기가 있을 거라는 건 예상했었지만
이 정도일 줄은....=0=.......
.....
...........
.....
반주가 흘러나오는 순간,
강당이 쥐 죽은 듯이 조용해 지고
지금까지와는 너무도 다른
진지하다 못해 차가운 표정까지 한
희우와 파성현이 보였다.
......
..
..........
........
...
...우...ho~...
...
.......
..
반주가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아,
희우의...매끄럽고 부드러운 목소리와
그 목소리를 뒷받쳐주는 파성현의 화음이 이루어졌다.
...
........
...
이토록...
힘들단 걸.... 잘 알고 있었으면서.
이....대로 난 그대를 사랑하기로 한 거죠.
영원히 그대를..
가질 순 없지만.
(그댈 위해주고 싶은 마음도)
너무 큰 욕심인가요.
알고 있죠.
바보같은 마음인 걸...
이래선 안되는 걸.....
(그런데도 이렇게)
그대를...... 사랑해....버렸죠.
난 정말..... 괜찮아요.
그냥 볼 수만 있어도....
조금씩 그댈 위해..... 뭔가 할 수만 있어도.
사실은 너무나 그댈 원하지만.
(더는 사랑할 수 없는 그대기에)
더는 다가갈 수 없어.
알고 있죠.
바보 같은 마음인 걸.
이래선 안되는 걸.
(그런데도 이렇게)
그대를..... 사랑해버렸죠.
(모르겠죠 이런 날 그댄 영원히)
날 외면한 채 살아요----------……
(언제까지 그대로)
행복한 그대길 바래요.
때론 참을 수 없이 날 보여주고 싶지만
그댈 더- 힘들게 하는 일 난 할 수 없는 걸요--------……
알고 있죠.
바보 같은 마음인 걸.
이래선 안되는 걸.
(그런데도 이렇게)
그대를..... 사랑해버렸죠.
(모르겠죠 이런 날 그댄 영원히)
날 외면한 채 살아요----------…
(언제까지 그대로)
행복한 그대길 바래요.
.....
..............
....
.........
....
이번에는 강당의 정적이 더 긴 듯 했다.
남자, 여자를 떠나서,
두 사람은.
희우..는.
정말 멋있었다.
아직까지,
희우의 목소리가 귓가에 남아 있는 듯 하다.
그리고-
그 여파는 즉각-
나타났다-.
"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신희우!!신희우!!신희우!!!!!!!!!!!!!!!!!!!!!"
"파성현!!!!!!파성현!!!!!!!!파성현!!!!!!!!!!!!!!!!!"
현수막이 아예 날아댕기는 듯 했고=_=;;
뒤를 돌아보니 이미 쓰러진 여자까지 보였다=_=;;;;;;;
-'완전 지존이야!!ㅠ0ㅠ너무 멋있지!!그치!!ㅠ0ㅠ'-
-'말도 마!!ㅠ0ㅠ난 쟤네 보러 온 거라니까??'-
-'이씨...파성현은 이미 임자 있으니까 좀 그런데..
신희우는 아직 없지??'-
여기저기 수근대는 소리가
들렸고..-0-...
"누가 내 처남 아니랄까봐..=_=..
정말.. 내 학창시절 때와 아쥬 똑같아=_="
"한비성=,.=그런 구라까면 죽는 수가 있어..ㅡ,.ㅡ.."
-옆자리 연인의 다정어린(??)
말소리도 들렸다=_=;;
근데..
정말 이해가 가...-0-...
나도..
이렇게 멋질 줄은..
이렇게 잘 부를 줄은..
정말.
상상도 못했는 걸.............ㅇ_ㅇ*.....
["아아-. .....안녕하세요?오랜만에 뵙네요♡^ㅇ^"]
노래의 반주가 완전히 멈추자,
아까 전 사회자의 말투와는 확연히 다른-
파성현의 목소리가 울렸다.
"파성현!!ㅠ0ㅠ!!!파성현!!!!!ㅠ0ㅠ!!!!!!!"
"꺄아아아아악!!!!!!!!!!"
오랜만에 뵙는다니...ㅇ_ㅇ..
그럼 전에도 많이 했다는 뜻인가..??-0-...
아쉽다..ㅇ_ㅇ..
나도 봤으면 좋았을걸....
["안녕하세요!!신희우예요!!!!!!!"]
"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곧이어 울리는 희우의 목소리에
여자들의 비명으로 강당은 무너질 뻔 했다=0=;
파성현보다는 희우가..
쫌 더 인기가 많나 보군..ㅡ,.ㅡ..
["낮익은 얼굴도 있고..처음 뵙는 얼굴도 있는 것 같은데..
어찌됐든!! 저희의 부족한 노래를 들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ㅇ^"]
또 다시 이어지는
여자들의 비명-0-.
파성현..-0-..
넌 아예 이 길로 가는 게 낫겠구나..-0-..
말솜씨가..
완전 입에 발렸어..=0=....
["저희가 대일고에 들어온 후
축제 땐 항상 듀엣으로 노래를 불렀었는데...
그것도 오늘이 마지막이 됐네요"]
-그 뒤로 이어지는 희우의 목소리에는
아쉬운 감정이 가득 묻어나 있었다.
희우의 말과 함께
여기저기서 비명 아닌 비명이 섞여 울려 퍼졌다.
["마지막이 마지막인만큼,
오늘은 저희 두 사람이 조금.. 특별한 마음을 먹고
무대에 올라왔습니다."]
번갈아 말을 마추기라도 하는 듯,
이어지는 파성현의 목소리.
파성현의 말에
강당안은 물음표를 단 말들이 수근거렸다.
["먼저, 저 성현이가 말할께요^ㅇ^
...전..고백할게 있습니다."]
갑자기 진지해진 파성현의 목소리..ㅇ_ㅇ.
강당 안이 쥐 죽은 듯 고요해 졌다.
["...제가.. 노래를 마치고 나면 항상 하는 말이라
질리신 분들이 계시겠지만------ --....."]
성현의 여운을 남기는 말에-
알게 모르게 여기저기서 비명을 질러대는 여자들과
귀를 틀어막는 여자. 들고 있던 현수막을 내리는 여자들이 보였다=_=;??
[".....사랑해..사랑한다, 선유야..젠장...사랑한다고!!!!!!!!!!"]
"타앗-!!"
ㅇㅁㅇ!!
파성현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여기저기서 비명이 흘러나왔고,
파성현은 들고 있던 마이크를 던져 버리고 무대에서 내려가
"와락!!!!!!!!!!!!"
"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앞자리에 앉아 있던 여자를 껴안았다.
....
.........=□=.......
.....
...........
....
어,어떻게 저리 대담한 짓을...=0=...
그렇게.
그들의 러브씬을 계속되었고-0-
"..아주 꼴깝을 싸라, 싸..-3-^....."
"...멋져...ㅇ_ㅇ*..
우리 성현이가...정말 많이 컸네...ㅇ△ㅇ*...."
"=_=!!뭐?!우리 성현이??
야!!나도 해 줄 수 있어!!니가 원하면-
키스도 해 줄 수 있다고!!-0-!!"
옆에 있는 다정한(?) 연인들의 속삭임도 계속되었다=_=
몇 분동안 껴안고 있던 그들은.
민망했는 지=_=
무대 뒤로 황급히 나가버렸다.
"꺄아아아아아아아!!!!!!!!!!!!!"
그 와중에서도-
소리를 지르는 여자들에게
윙크를 날리는 걸 잊지 앉는 파성현이었다=_=;;
....
...
........
....
이제, 희미한 조명을 받은 체 무대에 있는 사람은.
강당을 나가는 친구의 뒷모습을 소리없이 웃으면 쳐다보고 있던
희우는. 자기 차례라 생각이 됐는 지.. 마이크를 돌려 잡았다.
[".....저 녀석이..워낙 때와 장소를 못 가려서 말이죠.
이젠...제가 고백할 차례네요^_^"]
"신희우!!!!!신희우!!!!!!!!!신희우!!!!!!!!!!!신-희우!!!!!"
희우가 다시 말을 잇는 순간,
강당은 다시 광란의 도가니로 변해갔고,
그런 분위기를 잠재우기라도 하듯
방금 전 희우와 파성현이 불렀던 곡이 녹음되어
배경음악으로 깔아졌다.
...
.....
..........
..
........
..
......
감미로운 목소리 아래
희우의 부드러운 목소리가 조화되어 깔아졌다.
["....벌써...10년이 넘어가네요.
세월이라는 건 참. 빠른 것 같아요^_^"]
.....
.....응??....ㅇ_ㅇ..
......
난데 없이 무슨 소리??ㅇ_ㅇ
10년이..넘었다니??ㅇ_ㅇ
["아마.. 여기 강당에 모여주신 여러분들..
아니, 대일고 학생 여러분 중에서
제가 어떤놈인지 모르는 분은.. 없으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
여기저기서 '아..'하는 목소리가 들려왔고,
그 외에는.. 조용했다.
어떤..놈이라니??
그게 무슨 뜻이야??
["만약에. 이 중에서...
여기 모여주신 분들 중에서 제가 상처를 입힌 분들이 있다면..
정말 말도 안 되겠지만. 이런 사과.. 말도 안되는 거겠지만.
.....미안합니다. 정말.......... 미안해요."]
...
..꾸벅....
....
?!
그와 동시에,
희우가 관중석 쪽으로 고개를 수그렸고-
그 동작 하나로 인해
갑자기 강당 안에서 알 수 없는,
꽤 여러명의 울음소리가 간간히 퍼졌다.
["지금까지...참 제멋대로 였습니다.
뭐 하나 내세울 것 없는 주제에
잘난척만 하고 다니고..
정말.. 내세울 게 없는 인간이라고 생각했었죠."]
...
...희우..야.
너 지금 대체 무슨 말을 하는 거야.
왜 그런 말을 해.
왜 그렇게...
슬프게 웃는 거야............??........
....
....
........
한 순간이었지만,
아주 짧은 순간이었지만,
희우와 내 눈이 마주쳤다.
슬픈 빛을 띄우고 있는 희우의 눈이.
나와.. 마주쳤다.
["하지만..그게 아닌 걸. 오늘에서야 알았습니다.
저도 내세울 게...당당하게. 자신있게 내세울 수 있는 것이
한가지는 있다는 걸.. 바보같이 오늘에서야 깨달았습니다."]
......??
그게..뭐지??
당당하게. 자신있게.
내세울 수 있는 거라니??
..
.......
....
다시 한번-
희우의 시선과 내 시선이 마주쳤다.
["이 마음만은 누구에게도 지지 않을만큼,
....그녀를 사랑하는 제 마음은
자신있게 말할 수 있을만큼, 그녀를.... 사랑합니다."]
....
.....
.......... .....
희우의 눈동자가
수많은 관객들 중에서
나에게. 내리 꼿힌다.
.....
..........
..
그 눈동자가 너무 애절해서,
도저히.. 피할 수가 없었다.
["사랑해........사랑해...사랑한다....선- ........ .."]
"콰앙!!!!!!!!!!!!!!!!!!"
...
.......
....
.......
.......!!!!!!!!!!!!!!!!!!!!!!!!........
......
그 때,
어떤 여자가 무대 위로 올라가더니-
"웅성웅성웅성웅성--------시끌시끌시끌시끌------!!!!!!!!!!!"
희우의 목을 끌어 안고,
정신없이.
정말 정신없이.
키스를 하기 시작했다!!!!!!!!!!!!!!!!!ㅇ□ㅇ!!!!!!!!!!!!!!!!!!!
87.
"웅성웅성-시끌시끌--!!!!!!!!!!!!!!!!!!!!!!"
뜨아아아아아아아아ㅇ□ㅇ!!
저저저저...!!!!....ㅇ0ㅇ
저 여자가 지금 무슨 짓을 하고 있는 거야??ㅇㅁㅇㆀ
키,키쓰를..-0-*
"저게 정말..!!...그나저나..쟨 또 누구야??"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는 언니=_=*
그,근데 저 여자는 정말 누구야??-0-??
뒷모습이..
....금발...??....ㅇ_ㅇ.......
외국인인가??-0-
"... ......저 자식이..정말.."
ㅇ_ㅇ;;?!
정말 뜻밖에도 웃으면서 상황을 즐길 줄 알았던 양복남자-_-가
저번 병실에서의 싸늘한 어조로
금발의 여자-_-에게 키쓰받고 있는 희우를 쳐다보고 있었다.
".....저건 또 뭐야........."
"!!희,희성아!!저 여자 알아??ㅇ0ㅇ"
또 반대쪽을 쳐다보니
피곤하다는 듯 미간을 찌푸리고 있는 희성이가 보였다.
"...........아니. 몰라."
"...아,아.응."
갑자기 어두워진 희성이의 표정에,
너무나도 단호한 대답에 왠지 모를.. 불안감이 엄습했다.
그나저나..ㅇ_ㅇ
희우는 능력도 좋지..-0-..
외국인에게 저런 열렬한 키쑤를...........ㅇ_ㅇ
"타악!!!!!!!!!!!!!!!!!"
그러나.ㅇ0ㅇ
다시 한번 더 무대를 울려다 봤을 때엔,
희우에게 열렬히 키쓰하던
금발의 여자-_-는 옆으로 밀려난 후였다.
"..........털..썩.....!!......."
".........조용........"
그와 함께,
조용..해 지는 강당-0-.
강당의 모든 시선이
희우를 주시하고 있었다-0-;
".... ........ ..."
당황해 하며 여자를 다시 부축해 줄줄 알았던 희우는
손으로 입을 가리며 차가운 표정으로.
내 앞에서는 한번도 보여준 적 없었던
싸늘한 표정으로 주저 앉아 있는 여자를 쳐다보고 있었다.
"..........킥..."
-?!
순간.
내.......착각이었을까??
쓰러진 여자가..
분명히... 웃었던 것 같은... ...
그것도 아주... 차갑게.
"웅성웅성-시끌시끌시끌시끌---!!!!!!!!!!!!!!!!!!!"
한순간이나마
조용했었던 강당은
희우와 여자의 알 수 없는 행동으로 인해
다시 시끄러워지기 시작했다.
".....휴..내가 그렇게 정리하라고 일렀건만..."
어두운 표정을 하며
다시 자리에 앉는 언니.ㅇ_ㅇ
정리..하라니..??-0-
뭘?ㅇ_ㅇ
".......모두 일어나.
볼 거 다 봤으니까 가자."
"뭐?ㅇ0ㅇ아직 안 끝난 거 아니야??
희우 무대에 있................. 어?....."
자켓을 털며 일어나는 희성이를 보며
나도 무의식적으로 자리에서 일어났는데
..무대를 보니
흐린 조명만이 빛나고 있을 뿐.
마이크만이 굴러다니고 있을 뿐.
희우와 그 여자는....
사라진 후였다.
그럼..
아까 그 고백은 그 여자한테 한 거였나??
사랑한다고 한 건..
그 여자였나??ㅇ_ㅇ
흐음..
근데 왜.....
날 그렇게 쳐다봤던 걸까...?.....
.....
.....
........
.......
................
"잠깐만!!이렇게 가자구??
대기실에라도 잠깐 들렸다가 가는게.."
강당에서 나와 학교를 거의 나올 때쯤,
조금은 성난 듯한 언니의 목소리.
".....여자랑 있을텐데 가서 뭐하게??"
"지금 가서 무슨 욕을 얻어 먹을라고."
한껏..
비꼬는 듯한 양복남자-_-와 비성이.ㅇ_ㅇ;
"..그럼..우리끼리 그냥 가??ㅇ0ㅇ;"
"어쩔 수 없잖아.그냥..... 가야지."
........잠깐.
그냥..간다고??-0-
희우가..
아즈미 만나게 해 준다고 했는데!!-0-
그럼..
아즈미는 어떻게 만나??-0-??
"저.........희성아!!"
"응?"
내 어깨를 다른 사람들에게 부딪히지 않게
감싸주는 희성이를 올려다 보았다.
그와 동시에
다정한 미소를 지어주는 희성이.
"......그... ...
희우...한테 가면 안돼?"
"........그 얘긴 그만 하자.
지금 가봤자 좋은 꼴 못 볼 거야."
".....아니, 그게 아니라..
희우가..........아즈미 만나게 해 준다고 했는데....."
"멈칫-."
ㅇ_ㅇ;;??
갑자기 멈추는 희성이의 발걸음.
그리고 앞에서 가다가
고개를 돌려 날 쳐다보는 언니.
.....
..웅성웅성..시끌시끌....
...........
"........... ...꽈악..."
"........"
"..선..영아......"
뭐야?
왜들 이러지?
왜 이렇게 다들 인상을 쓰고 난리-
"....타악!!......."
"?!꺄......."
그 때,
갑작스럽게 내 몸이 뒤로 휘청..! 거리는 듯 싶더니,
"........헉...!.....
차,찾..았다..................>0<....."
"....희우?!ㅇㅁㅇ;"
내 어깨를 잡고선
거칠게 숨을 토해내는 희우.ㅇ0ㅇ;;
어떻게 온 거지??-0-;;
희성이랑 모두들 말로는 못 올거라고..-0-...
...아니지!!ㅇ_ㅇ*
희우가 왔으니까, 아즈미를.. 만날 수 있다는 거잖아??>ㅁ<
".....응?ㅇ_ㅇ
다들..왜 그래??
왜 그렇게 인상을 쓰고........."
한동안 숨을 고르던 희우가
굳은 모두의 표정-_-;을 봤는 지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나를 쳐다보았다.
"꼬옥-"
"?!"
내 팔이 어느새,
희성이의 팔을 밀치고 희우에게 팔짱을 끼고 있었다.
"난 또...
못 오는 줄 알았잖아!!"
"..................나..기다린 거야?"
어어어어+_<;;?!
왜 이렇게 기쁜 얼굴을 하고 그러지??..-0-;....
어,어쨌거나,
기다린 건 사실인 걸, 뭐.
"응!!희우가.....
여기 오면, 아즈미 만나게 해 준단고 했잖아!!!!!^ㅇ^!!!!!!!!!"
........
...웅성웅성...시끌시끌........
............
....
..........
.....
순간. 정말 순간이었지만,
모두의 표정에서 알 수 없는 어둠이 몰려왔다.
내 바로 앞에서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듯 웃고 있었던 희우까지도.
방금전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어둡다 못해.....슬프기까지한 표정을 하고 있었다.
.....
..스륵...
.....
모두의 그런 표정에
알 수 없는. 불안함이 파도치듯 밀려왔다.
"....왜..그래, 다..들..??......
왜 그런 표정을............... ...
혹시...아즈미..만날 수 없는 거야??...."
두근.두근.
아니길..
제발. 아니길.
"스윽------............."
"........만나러 가자."
간절히 빌며 희우를 쳐다보고 있는데
내 손을 잡고 앞으로 걸어가는 희우.
"..........응......!!>_<........."
아........!!
다행이다.......!!
아즈미를 못 만나는게 아니었구나!!>0<
....그런데..
다들...왜 저런 표정을 짓는 거지?
"........ ..."
특히..
언니가.. 왜 저렇게...
눈물을 가득 담고 날 쳐다보는 거야..??......
.....
........
....
.....부아아아아앙-
.........
.................
....
"헤헤헤헤헤...>_<......"
왜 이렇게 계속 웃음이 나오는 지♬
입이 씰룩거려>_,<
그런데..-_-;.....
"........."
"........."
"........."
".........."
다들 왜 이렇게 침울한 거냐고!!=0=;;!!
지금은 차안=_=.
희우는 학교에서 좀 멀릴 떨어진 곳에서
아즈미를 만나기로 했다고 했다ㅇ_ㅇ
그런데..
아까전부터.
아즈미를 얘기를 꺼낸 후부터
이상하게... 모두들 말이 없다.
"..........."
아까전까지만 해도
유난히 촐싹대던 양복남자-_-까지도
앞 좌석에 앉아 창 밖을 보고만 있을 뿐.
안 되겠다!!!!!!!-0-!!!!!!!
도~저히.
답답해서 못 있겠어!!!!!!!!-0-!!!!!!!!!!!
"....저기...희우야..-0-;......"
"....응....."
"우리..끝말 잇기 할까..??..."
언니는 자고 있는 것 같아서 같이 못하겠고,
희성이는 운전을 하고 있어서 말을 못 걸겠고,
양복남자-_-는... 너무 진지하니까 적응이 안 돼=_=.
고로,
바로 옆에 있는 희우가 제-일 대하기 편하단 말씀!!+_+
(☜안 물어봤쑴-_-)
".....그래..끝말 잇기 하자..
내가 먼저 할까?"
역시 희우=_=!!
이러니까.
여자들이 키쓰도 하고 좋아하는 구나>_<
역시 남자는 매너라니까!+_+b
"응!!>_<히히..처음부터 어려운 거 내면 안 돼>_<"
"...음.... ...나무."
"무?ㅇ_ㅇ무다리!!-0-"
"리..?리본."
"본드!!"
"드럼."
럼?ㅇ0ㅇ
럼...럼..럼..럼..@_@..
씨이이익..
이겼다는 듯 웃는 희우-_-^;
으으으으윽...!!..=ㅅ=;;..
'럼'자로 시작하는 게 뭐가 있지??-ㅅ-;;
럼..럼..
럼...러어어어어엄.......!!-0-^.......
"............럼주."(☜술 이름입니다)
"....아!맞아!!>0<럼주!!
...헤헤헤헤....안 자고 있었네에?-0-*"
바로 뒤에서 들리는 언니의 목소리에
겨우 위기 모면!+_+b
"어....뭐야!!가르쳐 주기가 어딨어!!-0-"
이겼다고 생각하며
의기양양=_=v하게 날 쳐다보고 있던
희우의 표정이 난데없는 언니의 출현에 새하얗게 굳어 버렸다.-_-
"가르쳐 주면 안 된다는 말은 안 했잖아!
빨리 해!!'주'!!"
"으..=_=;.. ...음... 주사위!-0-"
"위?..........위기!!-0-"
"기아."
"아....?ㅇ_ㅇ.."
아...??..ㅇ_ㅇ..
아..자로 시작되는 거 무지 많은데...
갑자기 생각이...@_@;;.....
..아..아..아아아...
아-
맞다!!
"이번에는 초 샐거다!!-0-
5.4.3.-"
"........아즈미!!!!!!"
.....
.........
......
.................
.....끼이이이이이이익....!!!!!!!!!!!!!!!!!!!.......
................
.....
"으아!!ㅇ0☆"
갑자기 세워지는 차 때문에
내 몸이 앞으로 갸우뚱ㅇ_ㅇ! 하고 넘어졌다.
"....형!!왜 이렇게 차를 세게 몰........ ...
......김선영, 괜찮아??"
"으아...☆_☆별이 날아다녀..☆_☆
...........다 온 거야??"
"........그래."
"휘익-!"
내 몸이..
여느때부터 빨리 움직였다.
"달깍- ..................탁..........."
........
.................
..쏴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
...................
......
차에서 내리자마자 시야로 들어온 건-
붉은 빛을 띄고 있는-
".......여..긴..."
"...바다야..바다........"
실명할 정도로 아름다운-
바다..........................
......
...쏴아아아아아아.......
.....
.....끼룩..끼룩..
...........
....
갈매기들이..
붉은 태양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것 같아..
겨울이라 그런지..
아직 오후밖에 안 됐는데..
벌써 해가 지네...................
"....스윽....."
멍...ㅇ_ㅇ
하니 바다를 쳐다보고 있는 나에게
가디건을 걸쳐주는 언니.
".....고마워^ㅇ^*
근데...희우야!!ㅇ0ㅇ아직.........
약속시간 안 됐어??"
아무리 둘러봐도
붉은 바다만 넘실거릴 뿐..
우리 외에 사람은 보이지 않는다.
.......
.....
............
"...........희우야?ㅇ_ㅇ"
아무 대답 없이
고개를 수그리고 있는 희우..ㅇ_ㅇ??
앞머리에 가려서 어떤 표정을 하고 있는 지
잘 보이지가 않...
"휘익-"
"...........돌아가자."
"-?!"
갑자기 내 팔을 잡아당기는 희성이.
".........스르륵......"
그 바람에
내 어깨위에 걸쳐져 있던 가디건이 모래사장 위로 떨어졌다.
"신희성!!너 뭐하는 거야!!"
언니도 놀란 듯,
내 어깨를 잡았다.
".........뭐 하는 거냐니??
절대로 안 돼. 이러다가......
지금보다 더 나빠지면 어떡할 건데!!!!!!"
.......??
지금보다 더 나빠지다니..??
희성아..
그게 무슨 소리야..??...
"......형!!피한다고만 해서 해결될 일이 아니잖아!!
어차피 알게 될 거..기왕이면 빨리 알게 하는 게 나아!!"
"그래서. 빨리 알게 되서......
알게 되면??그 다음에.. 지금보다 더 나빠지면 니가 책임질 거야??
니가 책임질 거냐고!!!!!!!!!"
.....
...쏴아아아아아아..............
.......
..철썩...철썩......!......
........
해가 점점 붉은 빛을 감추고..
파도의 소리가 한층 커져간다.
"...뭐..야..
왜 그래, 다들??무슨 소릴 하는 거야..
내가 더..나빠지다니...??.."
...
........
....
아무대답이 없는 모두의 표정에서
나는 그제서야.
정말 그제서야.
뭔가.. 이상하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희우야..네가 말해 봐.
...왜 그래??....내가 더 나빠지다니.... ...
...아즈미는??아즈민...어딨어??
오늘..만나게 해 준 댔잖아..........."
"털썩..........!!....."
".........으흐흐흐흐흐흑...!!......"
"효진아!!"
?!
흐느끼며 쓰러지는 언니.
그리고 그런 언니를 부축하는 양복남자.
......
...쏴아아아아아아아아........
.......
두근.두근.
"뭐,뭐야??
왜 이래...왜 이러냐구!!!!!!!....
아즈미는??아즈민 어딨어?????????"
".... .....선영아."
"그런 표정 짓지 말고 빨리 말하란 말야!!
아즈민.. 어딨냐구!!!!!!!!"
이젠-
희우, 너의 그런 표정에도 신물이 나.
빨리 대답하란 말야.
아즈미는??
아즈...미는!!!!!!!!!!
두근.두근.
....
...쏴아아아아아아아.....
...
철썩.....!.....철썩.....!........
............
...
"스윽-"
나를 한동안 뚫어지게 쳐다보던
희우의 시선이 천천히..아주 천천히
나를 지나-
태양을 감추고 있는-
바다로 향했다.
"...........저기 있어.
저기 바다에..............잠들어 있어."
88.
.......
.......쏴아아아아아.................
................
....
..........
.....
"............... 뭐?"
"......바다에 있다구...
저기.. 바다에...잠들어 있어................"
지금 희우가 대체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거야??
바다??
바다에서.. 자고 있다니......
두근.두근.
그게....
무슨.. 뜻이야??
"....아즈미가 무슨 바다의 잠자는 왕자님도 아니고..ㅡ,.ㅡ..
허,참..ㅡ,.ㅡ...재미없으니까, 빨랑 사실대로 말해!!>,.<!!"
".......사실이야..
나키야마 아즈미는- .... ......하...."
두근.두근.
"....왜,왜 말을 하다 말아??
아즈미가 뭐??아즈미가 어떻게 됐는데??"
.....
.....쏴아아아아아아아아-....
.......
"뚜벅-......."
"흠칫!!"
".........선영아......."
"...뭐야.희성이 너.. 왜 그런 표정을 짓는 거야??
어디 아파??"
"....... ..........후..."
알 수 없는 한숨을 지은 체
내 앞으로 다가오는 희성이.
무슨 표정을 하고 있는 건지--- ------.....
앞 머리 때문에 가려서 잘 보이지가 않아.
"타악........."
내 양 어깨를 두 손으로 잡는 희성이.
왠지 모를 희성이의 떨림이 손을 통해 전해져 왔다.
"............나키야마 아즈미는...............
....죽었어.............더 이상... 이 세상 사람이 아니야........"
.......
..................
......쏴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
....................
....
".....무..슨. 소릴 하는 거야...??....
아즈미가.. 뭐??.......웃기지마!!그런 헛소리 집어치우라고!!!!!!!!"
"탁!!!!!!!!"
"!!선영아!!"
희성이를 밀치고 바다로 뛰어 들었다.
"촤아아아악------------------!!........."
아즈미가 죽었다고??
그럴리가 없어.
절대로......... 그럴 수가 없다구!!
분명히....
분...명히............. ...
"철썩-----철썩------"
"아즈미??아즈미.. 어딨어??
아즈미!!희우가.. 네가 바다에서 자고 있데!!
일어나!!내가 왔잖아!!
나- 선영이가 왔... ..........어................... ..."
욱씬.욱씬.
분.......명히?
'분명히' 뭐?
아즈미가 분명히......... 살아 있다고 어떻게 확신하는 거지??
아즈미를 직접 본 게 아니잖아.
고작.. 스티커 사진으로 통해 본 게 전부잖아.
그게-
전분데!!
"찰랑-찰랑-"
"선영아!!김선영!!!!젠장... 김..선영!!
거기 서!!!!!"
"선영아!!!!!!!!"
"...선..영아..안돼...선영아!!"
"신효진!!너 미쳤어?!"
뒤에서
나를 부르며 바닷가로 뛰어드는 희성이와 희우.
그리고 거의 실신지경에 이른 언니와 그런 언니의
허우적거리는 팔을 부축하고 있는 양복남자.
..
......철썩.....철썩..
......
"...토옥.....!....."
"...아즈..미.... ..아..즈미.....?..."
바닷물 위로
어느새 흘러내리고 있던 눈물이
소리를 내며 떨어졌다.
그럼.
사실..이야??
아즈미가..
네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는게..
사실.......인 거야??
....
......덜..덜덜덜...
....
욱씬.욱씬.
지끈.지끈.
......
.....
...........
..
-'난...... 나키야마 아즈미!!'-
-'..선영아..선영아...'-
-'...너와 있는 내가 진짜 '나'야...'-
.....
.............
.....살랑...........
....
-'....기억..해줘...
바람이 불면...
내가...... 울지 말라고..
그러지 말라고.......... 속삭이고 있는 거라고.....'-
.....
..............
.............아..즈미?
아..즈미야??..
....
........
....흠칫.
"촤아아아아아아아악!!!!!!!!!!!!"
"!!...꺄......."
그 때,
갑작스럽게 울리는 엄청난 소리에
고개를 들어 보니 바로 앞에서 거대한 파도가 밀려오고 있었다.
안-
"휘익--------------!!"
.....
............촤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
....
...............
.......
...............
마지막으로.
어떤 강력한 무언가가.
날 잡아당겼다.
"꽈악-"
마치 자석이 자석을 끌어 당기듯,
어떤 것에도 떨어지지 않을 만큼 단단한 무언가가-
나를 잡아 주었다.
.....
.....................
................
.........
.......................
.........
.....................
.....
...........
....
...
욱씬.욱씬.
지끈.지끈.
욱씬.욱씬.
지끈.지끈.!!
"........음..으음...."
-'~!!~~~~ ~~~~~'-
누군가가..
날 부르는 소리가 들려.........
-'!!~~~~!!~~~~~!!'-
지끈.지끈.
욱씬.욱씬.!!
머리가....
정신이......
몸이...
너무 무거워-!!!!!!!!!!!!
"번쩍------------!!"
.....
..........
.......
".......선영아!!!!!!!!!!!!!!!!........"
"........ ......"
여기가...
어디지??...
횐 천장에..
온통.. 약품냄새가..
"선영아!!나 알아보겠어?!
나 알아 보겠냐고!!대답해!!김선영, 대답..해..!........"
"형!!그만해!!
.....선영아..우리가 누군 줄.. 알겠어?알아보겠어?"
....
............
....희성이와..희우?
애네들이 왜 이렇게
소리를 지르고 난리....
...
..........
....그러고 보니,
내가 왜..정신을 잃었지??
분명히....
희성이와 희우.. 언니와 양복남자랑..
바다에.. 갔었는데....??....
지끈.
근데....
바다엔 왜 간 거였지??
내가 왜....
바다로 뛰어 들었-
"........ ....희성아.. .....
....희..우야...."
"....선..영아.
...다행이다..!...정말.....다행..이야............."
"..갑자기 파도가 덮쳐서-
일단 가까운 병원으로 왔어.
누나는- 비성이 형이랑 잠시 숨 좀 돌리러 갔구."
희성이의 따뜻한 손이 내 손을 감싸 쥐었고.
희우의 부드러운 손이 내 볼을 쓰다듬었다.
하지만,
미처- 그런 것까지 신경 쓸 틈 따윈 없었다.
지금.
내 머릿속은 온통-
아즈미 생각으로 가득했으니까.
".... .....아..즈미.
아즈미..가.. 더 이상 이 세상.. 사람이 아니라는 게..
사실..이야.?............."
이미..
머릿 속 어딘가에서는 그렇다고 신호를 보내주었는데도,
마음이,
정신이,
거부하고 있었다.
아즈미는 죽지 않았다고.
사실을.. 부인하고 있었다.
.....
.........
........
..
....꼬옥..
....
희성이의 내 손을 잡는데에
힘이 더 힘이 들어간 걸 느낄 수 있었다.
"....응......
..........나키야마 아즈미는....... 죽었어."
.....
.............
.......투욱-.........
...
희성이의 단호한 목소리에
나조차도 놀랄 정도로 바로-
눈물이 흘러내렸다.
".........왜?
왜 죽었어...??..아즈미가.. 왜..??......"
"그건-"
옆에서 나를 쳐다보고 있던 희우의
단발마 비명이 들려왔지만,
이미 내 귀엔 들리지 않았다.
"파앗!!"
"타다다다닥~!!"
"촤르르륵~쾅!!!!!!!"
내가 물어봐 놓고도
희성이의 대답이-
왠지 모르게.. 너무 무서워서.
아즈미가 죽은 원인을 알게 되면
아즈미의 죽음을 정말로 받아들이게 될 것 같아서
팔에 있던 링겔을 빼고
창문 쪽으로 달려갔다.
"................쏴아아아아아아아아................."
창문을 여니
바다가 한 눈에 보였다.
".....아..즈미..!!............아즈미!!!!!!!!.........."
아즈미.
아즈미.
아즈미.
아즈미.!!
왜..??
왜...!!!!!!!
왜 나만 두고 간 거야!!
왜..!!!!!!!!!!!!!!!!!!!!!!!!!!!!
"...아즈..미....아..즈미이........
흑........ ..."
난간을 잡고 있는 손으로
차가운 액체가 계속해서 떨어졌다.
있는 힘껏 소리를 지르고 싶었지만
당장에라도 바다로 뛰어 들고 싶었지만
내 바로 뒤에서
내 어깨를 잡고 있는 희성,희우 두 사람으로 인해 그럴 수 없었다.
"끼익----- --------........."
"...또각....."
"........선영아!!깨어..났구나!!"
그 때,
병실 문이 열리고
들어오는 언니가 보였다.
아까전과는 너무 다른 초췌한 모습으로
내게 달려오는 언니.
".......탁........!....."
그 모습에
이상하게 가슴이 시려오면서
동시에, 따뜻함이 느껴졌다.
".....와락.......!!........"
그리고-
그것을 깨달았을 사이에는 이미
"........꼬옥......."
내 몸이-
언니의 따뜻한 품으로 파고들고 있었다.
"..........흐왕.......흐와와와와왕.........!!!!!!!......."
".....선영아..."
"....흑... ..............흐윽.. ......"
"......선..영아..선영아.....
어떻하면 좋니.. 정말.. 어떻게 하니...... ..."
내 어깨를 다독거리며
같이 흐느끼고 있는 언니의 떨림이 느껴졌다.
....
.......
.....
-그렇게 몇 분동안을 목 놓아 울었을까.
그래도. 그래도.
눈물이 멈추질 않아.
눈물이-
감정이-
시간이 지날 수록 북받쳐 올라서-......... ....
".....꼬옥....."
정말.
언니가 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언니가 있어주었기에
이렇게 울 수 있었-
".........선영아.
...우선. 집으로 가자.... 집으로 가서.........."
"...................탁!!!!!!!!"
....
.......휘청...!..
.....
언니를 밀어내는 동시에
오히려 내 몸이 휘청거렸다.
"선영아!!"
"김선영!!"
동시에
나를 뒤에서 부축해 주는 희성이와 희우.
집으로.. 가자고??
아즈미가 여기있는데.. 어딜 가라고??
".... ...선영아?
왜 그........"
놀란 듯 크게 떠진
언니의 눈이 보였지만,
절대로. 발이 떨어지질 않았다.
".........난.. 안가..................!!......."
....
........쏴아아아아아아-........
......
"........뭐?..안가다니..
그럼 너 어디 있겠다는 거야??"
-순간의 침묵을 깨고 말한 사람은,
다름 아닌 희성이였다.
".....안 가.. 못 가..
아즈미가 여기 있는데....... 어딜 가란 말이야!!
절대로.. 못 가!!!!!!"
갈 수 없어.
아즈미가 저기 있는데.
이렇게 가까이나마 느낄 수 있는데.
절대로.
멀어질 수 없어.
"휘익--------!"
".......꺄...... ...이거.. 놔!!
난.. 안 가!!안 간다구!!!!!!"
내 손목을 아프게 잡아당기는 희성이.
그리곤 병실 문을 열어제꼈다.
"웃기는 소리 하지마!!
네가 이러는 게 그 자식을 위하는 길인 줄 알아?!
그 자식이 이러라고.... 널 구한 줄 알아?!"
.....
............
....
........뭐?
잠..깐.
아즈미가......... 날.. 구하다니??
"..형!!"
희우가 희성의 말을 제지하려는 듯
말을 끊었지만
이미 내 귀에서는 희성이의 마지막 말이 소용돌이 치 듯
울리고 있었다.
....
..........
.....
"지금.. 무슨 소릴 하는 거야...??.....
그러니까. 그..러니까.
아즈미가.... 아..즈미가 죽은 게.............."
".........."
내 시선을 피한 체 입을 막고 있는 언니와
침대에 털썩. 주저 앉는 희우.
그리고, 여젼히 손을 놓아주지 않은 체 차가운 표정을 하고 있는 희성이.
"나........... 때문이라는 거야??"
설..마.
설.........마........
...
.........
.....그럼..
내가 부분기억상실증에 걸린 것도
그.. 충격 때문에??
지끈.지끈.
욱씬.욱씬.!!
...
..........
..휙-!!
"특별히- 너 때문은 아니야.
그 자식이... 자신이 원해서 한 일이니까...... .....
집에 가서 얘기하자."
그리곤,
다시 내 팔을 자신 쪽으로 끌어당기는 희성이.
"타악!!!!!!!!!!!!!!!"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어디서 그런 힘이 나왔는 지 모르겠다.
희성이도 나의 힘에 놀랐는 지
한동안 믿을 수 없다는 눈빛으로 날 쳐다보았다.
".....김선영.... 집에 가서 얘기....."
"싫어!!안 가!!
손대지마!!!!!!손... 대지말라구!!!!!!!!!!!!!!!"
어느새
내 발이 뒷걸음질을 치고 있었다.
"탁!!"
하지만,
빠르게 다가오는 희성이의 움직임에
결국 벽에 다다라 희성이의 손이 다시 내 팔을 잡아끄는 순간-,
"꺄.......... 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내 입에서-
어마어마한 비명이 터져나오기 시작했다.
89.
하나를 얻기 위해서는
또 다른 하나를 버려야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한 사람을 사랑하는 일은
내 삶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
하나를 얻는 일입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그 하나를 얻는 것만으로
충분히 행복해 하고 기뻐하면서
가장 평범한 진리를
잃어 버리고는 합니다.
하나를 얻기 위해서는
또 다른 하나를
버려야 합니다.
우리는 누군가를 사랑할 때는
상대방이 자신의 모습 있는
그대로를 사랑해 주기를 바랍니다.
그러면서 상대방에게는
자신이 원하는 모습대로
행동하기를 생각해 주기를 바랍니다.
얼마나 엄청난 모순이 아닌지요?
상대방이 싫어하는 나의 행동과 모습들은
이해해 주기를 바라면서,
그런 것들은 구속이라고 받아 들이려고
하지 않으면서도,
상대방이 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을
사랑해 주지 않는다고
가슴 속에는 늘 불평이나 불만들을
가득 쌓아 가고는 합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가지는 일은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일입니다.
그런 행복을 얻기 위해서는
상대방이 원하는대로
내 자신을 변화 시키고
그 사람이 싫어하는 내 주위의 작은 일들을
포기하고 버리는 일들이 그렇게도
아깝고 힘들게 느껴지시나요?
혹시.. 그런 사소한 일에조차도
자존심을 몰래 숨겨 두고
계시는건 아닌지요?
사랑은 그 사람을 위해 많은 것을 포기해도
아깝지 않은 일이 되어야 합니다.
예전처럼 내 욕심대로 전부 행동하면서
한 사람을 사랑하는 일이란
결코 참된 사랑의 모습이 아닙니다.
당신이 지금 그 사랑을 위해
포기하지 못하는
당신 주변의 일들이
지금 당신의 사랑만큼이나
값어치 있는 일인지요.
사랑은 끊임 없이 자신을 상대를 위해
맞추어 가는 일입니다
또한.. 늘 상대편의 입장에서
먼저 생각하고 행동해야 하는
일이 아닐까 싶습니다.
.
.
.
.
.
"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멈칫-"
바닥에 주저 앉다시피 한 체,
소리를 지르며 온 몸을 부여잡고 있는 나를
당황한 눈빛으로 쳐다보는 세 사람.
만지지마!!
내 몸에 손대지마!!
난 안가.!!
여기. 아즈미.. 곁에 있을 거야!!!!!!!!!
".. ....서,선..선영아... ..."
떨리는 언니의 목소리가 귓가로 파고든다.
하지만, 내 목소리만큼 귓가로 파고드는 것도 없었다.
"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사람의 입에서 이런 소리가 나올 수 있나, 싶을 정도로
내가 듣기에도 내 비명은 처절했고, 또. 끔찍했다.
"휘익-!!"
하지만,
이내. 나를 강하게 잡아 일으키는 희성이의 힘에
너무 아파서. 멍이 들었다고 생각할 정도였다.
"이거.. 놔!!이거.. 놓으란 말야아아아아아아!!!!!!!!!!"
"꽈악-!"
"김선영. 입 다물어."
-!!
지금까지-,
희성이의 무표정한 얼굴엔 왠만큼 적응이 됐다고 생각했는데..
희성이의 차가운 목소리에는 어느 정도 적응이 됐다고 생각했는데..
희성이의 싸늘한 눈빛은 아무렇지 않게 무시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 ...시..싫어...!!..이거.. 놔..!!"
".......입 닫아."
"이거 놔!!놓으란 말야!!
네가 뭔데!!신희성 네가 뭔데 나한테 이래라 저래라야!!
난 아즈미 곁에 있을 거야!!아즈미 곁에 있을 거라구!!"
-이렇게 소리치고 있는 지금도
희성이에 대한 두려움이 사라지지 않다니....
내 말에,
한동안 아무말 없이 날 쳐다보던 싸늘한 시선이,
이내 불이 이글이글 거리는 시선으로 바뀌었다.
"............마지막으로 경고하는 거야.
... ....집으로 가자."
"싫어!!싫다고 했잖아!!!!!!!
난 아즈미 옆에 있을 거-"
"입 닥쳐!!!!!!!!!!!!!!!!!!
닥쳐!!!!!!!닥치라고!!!!!!!!!!!!!!!!!"
.......
...............
.............
".....신희성!!...
그만 해!!선영이가.. 울잖아.!!"
"형!!너무 심하잖아!!
지금 선영이겐 안정이 필요해!!"
어느새 희성의 팔을 잡고
나에게서 희성을 떼어내는 언니와 희우가 보였다.
"..... ..스륵....."
이외로,
너무 쉽게 내 몸에서 떨어지는 희성이.
하지만,
시선만은 여전히.. 나를 향하고 있었다.
".........안...정....?......"
그리고 잠시후,
희성의 입에서 비틀린 듯한 말이 흘러나왔다.
"지금.. 안정이라고 했어??
..하.. 안정이라고??안정!!!!!"
'실성했다'라는 표현이 딱 맞을 정도로
자기 혼자 같은 말을 되뇌이더니
언니와 희우에게 붙잡혀 있던 팔을 빼고
다시금. 목소리를 높였다.
".....그래서. 언제까지 안정을 취할 건데??
이렇게 몇년이고.. 김선영이 원한다면 저렇게 둘 거야??
이미 세상에 살아 있지도 않은 사람-
아니, 영혼한테 김선영을 저대로 놔 두겠다는 거야!!!!!!!!!!"
...
..........
......
희성의 억눌린 듯한 목소리에
희우와 언니는.. 아무말도 하지 못한 체 멍... 한 시선으로
희성이를 쳐다보았다.
그건 나도 마찬가지였다.
이미.. 세상에 살아 있지도 않은..??
영..혼..??..
어떻게.
어떻..게.. 그렇게 말할 수 있어.
내가 지금 어떤 기분으로
여기 있겠다고 한 건지 모를 리 없는 네가-
"... ...김선영.. 너.... 너. 말이야..
정말.. 왠만하면 나도 참으려고 했어.......
왠만하면.. 네 입장에서 이해해 보려고 수천번, 수만번도
더 고민했다고."
이제는-
거의 애원조로 변해가는 희성이의 목소리가
귓가로 파고들었다.
".......그런데...?
그런데.. 그런데. 넌.. 넌.. 뭐야?
네가.. 단 한번이라도... 정말 단 한번이라도..
내 입장에서 보려고 노력해 본 적이 있어??"
.....
.......희성이의 두 눈동자가....
언제나 자신만만하게 채워져 있던 눈동자가,
투명한 액체를 담은 체
내 추한 모습을.. 가득 담고 있었다.
...희성이의 입장??....
그런 것.. 생각도 해 본 적 없다..
나에게 강제로 키스했을 때 조차,
순간적으로만 생각했지,
그 이후로는 온통.. 아즈미 생각하기에 바빠서-......
"..........."
아무 대답없이 시선을 돌려 버리는 나에게
계속 말을 잇는 희성이.
"..너...왜 몰라...
김선영.. 왜 모르냐구.....
... ..네 사랑이 소중한 것처럼
다른 사람의 사랑도 소중한다는 걸 왜 몰라!!
왜 모른 척 하냐고!!!!"
"........... 희성아!!"
"휙-! 뚜벅뚜벅-"
"쾅!!!!!!!!!!!!!!!!!!"
-그 말을 마지막으로,
희성이는 병실을 나가버렸다.
......
..스륵......
...........
희성이가 나가자 마자
내 다리는 다시 힘없이 주저 앉았다.
지끈.지끈.
몰라..
대체.. 내가 뭘 잘못했다는 거야??
난 단지..
아즈미가 좋을 뿐인데. 아즈미 곁에.. 있고 싶을 뿐인데.
모른 척 하지 않았어.!!
다만- 다만-
이미.
내 가슴속은 아즈미로 꽉 차서
다른 사람이 들어올 여유가 없었을 뿐.
정말.
정...말.
그.. 뿐인데.
그것 뿐인데.
그게.. 그렇게도 잔인한 일이야??
희성이 네가 그렇게 소리칠 정도로 잘못된 일이냐구!!
".....부웅......"
".......?!"
갑작스럽게 몸이 뜨는 느낌에
고개를 들어 보니
"... .....침대에 눕자.
계속 이러면.. 감기 걸려."
"...... ... .."
나를 안고선
침대로 향하는 희우가 보였다.
가볍게 흔들리는
희우의 눈동자가 바로 보였다.
"......삐걱...."
반쯤 열려진 병실 문을 시선을 돌리니
언니는 희성이를 따라나갔는 지 텅.. 하니 비어있었다.
......
.......스윽.....
...........
침대에 날 내려 놓고는
이불을 덮어주는 희우.
".... ........"
아무말 없이..
열려진 창문을 쳐다보는 희우의 물기 어린 시선에
나도 모르게 일어서려는 희우의 손을 꽈악.. 잡아 버렸다.
"...꼬옥.."
"......응?"
힘겹게. 정말 힙겹게.
웃고 있지만 웃고 있는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슬픔이 담겨있는 희우의 미소.
"......희..우야..
희우도.. 내가.. 잘못했다고.. 생각해??
정말.. 그런 거야??내가 잘못한 거야?
아즈미 옆에 있고 싶다는 게.. 그렇게 안 되는 일이야??"
"..........."
"....대답해....응..??
그렇게... 안 되는 일이야..??...
난- 난- ... ..아즈..미가..아즈미가........"
".......안 된다는 게 아니라-
네가 이러면... ..... ......너무..아파..."
".........응?"
...
.......쏴아아아아아아-...........
.....
열려 둔 창문 사이로
알싸한 바다내음이 코를 찌르는 동시에
내 손을 보드랍게 감싸쥐는 희우.
".......아..파..??...
..왜..??"
".......너.......
만약에... 아즈미가.. 다른 여자를 좋아한다면..
그것도.. 이미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여자를 좋아한다면 어떡할래?"
그게 뜬끔없이 무슨 소리-
.....냐고 물어보기도 전에
내 마음속에 있던 말이 더 빠르게 튀어나갔다.
"싫어!!당연히 싫지!!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다른 사람을 좋아한다는 데 좋을리가----- -- -------...... .."
당연히 싫지!!
아즈미가.. 나 아닌 다른 여자를 좋아한다고??
그건 절대 안돼!!
아즈미가- 아즈..미가.
.....
.....................아.
"...그치? 사람 마음은.. 누구나 다 똑같은 거야.
누구나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에게 사랑받고 싶고..
사랑을 주고 싶고.. 다 똑같은 거야."
"..... ......그럼...
..희성이가......... 희성이가.. 날.. 날...
사랑.. 한다는 거야..............??..........."
설마. 했지만..
그럼...정말로. 정말로.
희성이가..
내가 아즈미를 사랑하는 것처럼 그렇게.....
....
.........
....
.....
...띠리리리리리리리♬
하지만,
희우의 곧이어 질 대답은
갑작스럽게 분위기를 깨 버리는 요란한 벨소리로 인해
멈추고 말았다.
"...........미안.
....왠일이야??...응..응.. 여기 강원도 쪽인데.. ..
응....... .... ...뭐??????"
.....??
무슨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심하게. 아주 심하게
떨리는 희우의 목소리.
무슨 일이지??
희우 오빠가 저렇게 굳은 표정을 하는 건
드문 일인----- ------...... ..
".........거기 어디야.
빨리 말해!!거기 어디냐고!!!!!!!!!!!!!!"
.....
...........
....잠깐.
희우...'오빠'??
....
...........
......-'선영아!!>_<!!'-
.......
................
.....
......아...??
정말,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이어진 부름에
내 자신이 놀라 희우를 쳐다보는 순간,
"탁!!!!!!!"
"?!희우 오- 아니, 희우야!!
어디 가??나 방금,"
나 방금,
아주 미세하지만 전에 기억이 언뜻 난 것 같았어.
아주.. 조금이지만,
네..... 희우 네 어릴 때 얼굴이 머릿속으로-
"투투투둑!!!!!!!!!!!"
갑자기 떨어지는 핸드폰.
갑작스런 떨림에 놀라 희우를 다시 쳐다보는데-
희우의 표정이-
창백하다 못해 하얗게 질려 있었다.
"............희...우야?"
"미안-나중에 얘기하자.
나.. ...금방.... 올..테니.... 까... ...."
"휙-!"
".....?!희우야?!어디 가는 거야??
희우-"
"뚜벅..뚜벅.. 멈칫-."
어느새 자리에 일어나
문고리를 잡고 있던 희우가
천천히.. 아주 천천히.. 시선을 다시 나에게로 돌렸다.
"......선영아......"
"어디 가는 거야??
나 방금 옛날에 대한 기억이-"
........
.....뚜벅.........
..................뚜벅.. ... ..
"...... ..희우-"
다시 나에게로 발걸음을 돌리는 희우.
그런 희우의 행동에 의아해 하며 희우에게
말을 하려는 순간-
"와락!!!!!!!!!!!!!!!!!!!"
"....... ..웁...."
"........."
갑작스럽게 나를 부서질 듯 세게 껴안는 희우의 행동에,
머릿속을 아찔하게 만드는 희우의 향기에,
내 눈이.. 동공이.. 커지는 걸 느낄 수 있었다.
".....희우야..??..이게..무슨... ...."
왜 이러는 거야??
갑자기.. 왜 이러는 거지??
도대체..
무슨 전화가 왔길래....
.....
.........
.....
그렇게 희우의 떨림을 당황한 체
느끼고 있는데
희우의 몸이... 조금씩.. 떨어져 나갔다.
따뜻한 온기가 조금씩.. 멀어져 갔다.
".....스윽..."
그리곤,
내 뺨을, 내 뺨을,
조심스럽게.. 쓰다듬는 희우.
"........"
"....희..우야..?"
그 생소한 동작이 이상하리만치 가슴에 와 닿아서,
마치 무언가를 새기 듯 조심스럽지만 강하게
쓰다듬는 희우의 따뜻한 손길에,
앞머리 사이로 금방이라도 눈물을 흘릴 듯
흔들리는 눈동자에
아무말도.. 할 수가 없었다.
"왜 그래??응...??
무슨 일이 있는 거야??누구한테 온 전환데 그래??응??"
.....
....피식..
.....
내 말에,
피식.. 웃어보이는 희우.
그 웃음마저도
너무나.. 힘이 없어보였다.
".....선영아..."
"....응..."
"와락!!!!!!!!!!!!!!!"
!!
다시 내 팔을 자신의 품으로 강하게 끌어당기는
희우의 행동에 불길한 마음이 점점 더 강해져만 가는데-
곧이어 희우의 입에서 나온 말에-
그리고,
그 말을 하자마자 나를 강하게 밀치고
병실밖을 빠르게 뛰쳐나가는 희우의 행동에
나는-
커다란 망치로 머리 한대를 맞은 것 같았다.
".......선영아...... ...
........ ... .....
........ .......사랑해..... ....사랑해.....
....정말....... 사랑해.............................."
90.
< 작가 시점 >
.
.
.
병원의 휴계실.
그리고 그 휴계실에서
죽은 듯 앉아 있는 희성, 효진, 비성.
"너 도대체 어쩌자는 거야, 응??"
휴계실에서 들어와 지금까지
계속해서 화를 내는 효진.
"..........."
"신희성!!갑자기 꿀 먹은 벙어리가 됐어??
..하... ...정말 어이가 없어서.."
"............"
그런 효진을 의자에 비스듬하게 몸을 기댄 체
쳐다보는 희성.
"그럼 지금 선영이가 안정을 안 취하면 어떻할 건데??
저 상태에서 더 밀어 붙이라고??
병원에 있고 싶다면 있게 해 주면 되지,
왜 그렇게 억지야!!"
그런 희성의 태도를 보자
더 화가 났는 지 더더욱 언성을 높이는 효진과
그걸 막는 비성이.
".........효진아. 그만해."
"한비성!!넌 신경 쓰지마.
이건 어디까지나 우리 집안 일이니까."
"...신효진!!!!
네가 한두살 먹은 어린애야??
신희성 기분은 생각 안 해 봤어??
안 해 봤냐고!!"
....
.........
..
..........
..스르르륵...
....
..
비성의 외침에
희성의 멱살을 잡고 있던 손을 놓는 효진.
"...... .....누나..
내가..그렇게. 그렇게... 잘못한 거야??...."
".. ....신..희성.."
"... ..난.. 하..난... 난 말이지...
하루에도 몇번씩 다짐을 하는 지 몰라..
난. 난......... ..."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쥐는 희성.
그런 동생의 모습에
다시 또 눈물이 흐를 것만 같아서
고개를 돌려버리는 효진.
"...... ....선영일 놔 줘야 한다고..
선영이가 날 봐 주지 않으면. 깨끗하게 포기해야 된다고..
하루에도 몇 번씩 다짐을 하는데. 그렇게.... 마음 먹어 보는데.
막상. 막.............상.
선영이 얼굴을 보면... 봐 버리면...... .."
"..........."
"그게.. 안돼...........
내 모든 걸 버려서라도 선영일 갖고 싶고
내가. 내가......... 안고 싶어..... ....
행복하게 해 주고 싶다고!!"
더 이상,
효진과 비성의 앞에서 8살짜리 아이처럼 울부짖는 희성은
그들이 알던 희성이 아니었다.
업계에서 '신희성'이라는 이름 세글자만 들어도
울던 아이조차 울음을 뚝 그치는
냉혈인간에 가까운 그가 아니었다.
아이큐 200이 넘는 천재에
혼자만의 힘으로 기업을 일으킨 그가 아니었다.
"....누나가 내 마음을 알아??...
누나가. 한번이라도 내 입장에서 생각해 본 적 있냐고.. ..
항상 내가 이기적이고 나 밖에 모른다고 했지..
언제 한번이라도. 단 한번이라도. 내 심정이 어떨 지 이해하려고 해 봤어??"
지금,
효진과 비성이의 앞에 있는 남자는,
냉기가 흐르는 천재가 아닌
더 이상의 상처를 거부하는.... 평범한 남자였다.
그런 희성을 보면서,
두 손에 얼굴을 묻은 체 고통스러운 신음을 흘리는
희성을 보면서,
효진이 할 수 있는 말은-
단 한마디 뿐이였다.
"........너... ....
...정말.. 사랑하는 구나..
선영이를............. 정말로.... 정말로... 사랑..하는구나...."
-이미 오래전부터 알고 있던 사실이었다.
하지만,
효진은 애써 모른 척 하려고 했었다.
자신이 보기엔
희성이의 그런 맹목전인 사랑이,
집착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사랑이,
진정한 사랑이 아니라고.. 생각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하지만.
지금에 와서야
효진은 깨닫게 되었다.
희성이의 이런 사랑도.
자신의 또 다른 동생의 희생적인 사랑과는 다른,
맹목적인 사랑도. 사랑의...... 한 종류라는 것을.
효진의 말에,
천천히.. 아주 천천히... 두 손에 묻었던 얼굴을 드는 희성.
".......그..래...
난.......... 선영일... ...선영이를..
...김선영을... 여자, 남자를 떠나서....
한 인간으로써 사랑해... 정말.. ... .....하..."
......
..........
......
세 사람 사이에
알 수 없는 정적이 맴돌았다.
그리고,
그 정적을 깬 건-
"삐리리리♬삐리리리리♬"
......
..........
.......비성이의 핸드폰 벨소리였다.
"........... 여보세요."
비성의 목소리도
침체된 분위기만큼이나 무거웠다.
희성이의 모습이..
낮설지 않았기 때문일까.
자신이 효진을 얻기 위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던 모습이
희성과.. 흡사했기 때문일까.
적어도,
희성보다 더하면 더했지 못하진 않았던 그였기 때문이었다.
["비성이 형?!비성이 형이죠!!
비성이 형 맞죠?!?!?!!"]
핸드폰 밖에까지 들리는
큰 목소리와 그 주위의 시끄러운 잡음에
죽은 듯 앉아 있던 희성과 효진의 시선이 비성이에게로 향했다.
"......누구야.... ..
...시끄러우니까 조용히 좀 말해.."
["저예요!!저- 성현이!!"]
"....어...왠일이야..
왠만하면 나중에 다시 전화-"
["큰일났어요!!!!
한비애가.. 비애가...... 납치됐어요!!!!!!"]
"..그래..한비애가 납치.............. ..
........뭐?"
["자세한 얘기는 나중에 할께요!!
어쩌면.. 아주 최악의 상황에는..
...젠..장!!더 빨리 몰 수 없어?!
... ..비애를... 못 볼 지도 몰라요!!"]
"꽈악-"
비성이 핸드폰을 부서질 듯 움켜잡았다.
그런 비성을 보며 심상치 않은 일이 일어나고 있다는 걸
눈치챘는 지 비성이에게로 다가가는 효진.
"..왜 그래??... ...야??"
"...... ......"
얼굴이 백짓장처럼 새하애진 비성을 보며
효진이 비성에게 있던 핸드폰을 자신의 귀로 가져갔다.
"여보세요??...성현이??
왜 그래??무슨 일이야??"
["......효진이 누나??
...큰일났어요. 비애가.. 비애가..-"]
"타악!!!!!!!!!"
효진에게서 핸드폰을 다시
가져가는 비성.
극도로..
흥분하고 있는 비성이였다.
-위험했다.
무슨 일이지는 몰라도
이렇게 안색이 질린 비성인 위험했다.
거기다,
비애가 관련된 일이라니..
비성은,
자신의 가족에 대해서
지나칠 정도의 신뢰와 애정을 갖고 있는 남자였다.
물론,
가족 사이에 그 정도는 누구에게나 다 있다고 말들 하지만,
비성은. 가족을 위해서라면 목숨까지 던질 수 있는 남자였다.
부모님에게는 어디에 내놔도 빠지지 않는
자랑스러운 아들이였고,
동생에게는 지나치게 관심을 둔
일명 '시스터 콤플렉스'보다 더 과한 애정을 쏟아붓는 비성이였다.
비성이에게 그런 존재의
비애가- 납치가 되었다니!!
".......거기가 어디야..
지금 비애 어딨어!!"
["형?!..나 희우야!!....흥분하지 말고 들어. ..
옛날에.. 우리가 자주 가던 형 별장있는데 있지?
거기 사거리에서 근방 50m만 꺽으면-뚜뚜뚜뚝!!"]
"......신희우??
신희우!!!!!!!"
["뚜...뚜뚜뚜뚜뚜뚜........."]
"젠장!!!!!!!!!!"
갑작스럽게 끊겨진 핸드폰을
벽으로 던진 체 외투를 걸치는 비성.
"..뭐야??무슨 일이야??..
거기서.. 신희우 이름이 왜 나와??"
갑작스럽게 돌아가는 상태에
당황한 체 안절부절하지 못하는 비성이를
쳐다보고 있는 효진.
".......효진아. 비애가.. 비..애가.
납치... 됐데. 나..빨리 가 봐야 돼!!
어떤 놈인지 몰라도.. 내 동생 상처 입히는 놈들은 다 죽여버릴 거야!!"
-아마도,
비성이 이 세상에 제일 무서워 하는 건,
자신의 회사가 망하는 것도 아닌,
자신의 위치가 한 순간에 떨어지는 것도 아닌,
자신의 소중한 사람을 잃는 일이 것이다.
어릴 적,
대기업의 남매들로써
유난히. 비애는 납치 등 목숨까지 위협받는 일들이
다반사로 일어나곤 했었다.
그 때마다,
비성은 지켜줘야 한다고.
자신이 누가 감히 넘볼 수 없을 만큼 강해져서
사랑하는 사람을 지킬거라고.
그렇게... 다짐했다.
그런데-
잠시 한눈을 판 사이에
비애가 납치가 되다니.!!
두근.두근.
온 몸의 근육들이 팽팽하게 일어서는 느낌이었다.
"....찰싹!!......"
....
..........
.....
어느새 몸까지 덜덜덜.. 떤 체
코트 하나 제대로 걸치지 못하는 비성이의
양쪽 뺨을 두 손을 가볍게 치는 효진.
".......아.."
"....진정해. 너까지 이러면 어떡해?!
장소가.. 네 별장 근처라고 했지??
.......신희성. 우린 갔다 올 테니까------- ---------..... .."
비성이 외투를 걸치는 것을 도와주면서
아무런 미동없이 두 사람을 지켜보는 희성에게
말을 하려다가. 효진의 눈이............ 순간적으로 커졌다.
"......뭐야??왜 그래?"
그런 효진의 모습을 보며
미간을 찌푸리는 희성.
".. ...너...너..
당장 선영이 병실로 가!!!!!!
선영이 지금.. 혼자란 말야!!!!!!!!!!!!!!!!!"
효진이의 입에서 거의 비명같은 소리가
튀어나옴과 동시에,
그 자리에 박힌 듯 앉아 있던 희성의 몸이
용수철처럼 빠르게 휴계실을 빠져나갔다.
......
........................
...............
...................................
............
....................
....쾅!!!!!!!!!!!!!!!!!!!!!!!!!......
.........
....
"....... .....헉..헉..
선영... ..헉....... ..헉.........!! ...선영아!!"
......
........쏴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
.........
....
.....살랑..
...
여기저기 휴지와 이불들이 바닥으로 굴러다니고 있는
병실에 들어서자마자 선영이의 침대로 다가가려던
희성이의 시선이
"......... ......."
뭔가에 홀린 듯 멍..한 표정으로
창문 난간 위에서 위태롭게 발을 내디디려 하고 있는
선영이게로 향했다.
"선영아!!멈춰!!김선....... .."
"미끌--------!!"
"......욱!!"
순간,
희성이 심장이 무너져 내리는 느낌을 받으면서
선영이게로 다가가려는데
병실 바닥 밑에 떨어져 있던
베게에 걸려 넘어지고 말았다.
"......... ...."
그러는 사이,
선영이의 다리가
위태롭게. 위태롭게.
아래를 향해서-
"............... 김선영!!!!!!!!!"
"탁.!!!!!!!!!!"
"휘익-!!!!!!!!!!!!!"
-떨어지려는 바로 직전,
희성이의 팔이 그것보다 바로 먼저
선영이의 가녀린 몸을 병실 안으로 끌어당겼다.
"쿵!!!!!!!!!!!!!!!"
선영이의 몸이
희성의 두 팔 안에 잠겨 있었다.
".. ...헉... ..헉.. 하아..헉.."
"............"
"꽈악-"
아직도 충격이 가시질 않았는 지,
희성의 팔의 굳어있던 근육들이 수축을 하기 시작했다.
"휘익-!"
"..... ..너.........너.. .."
몇 분의 시간이 흐르고 나서야
정신이 들었는 지,
자신의 몸에 있는 선영이를 거칠게 떼어내는 희성.
화가 나기전에
너무도 어이가 없어서,
희성의 입에서는 제대로 된 말이 나오질 않았다.
"....... ........"
그리고 그런 희성을
몽롱한 눈동자로 쳐다보는 선영이.
.....
............ 스윽...
.....
그러다가 이내,
사람의 체온이라고는 믿겨지지 않을 만큼의
차갑고 차가운 선영이의 손이
희성의 볼에 닿았다.
"......김선영..너 정말-"
"......스윽.......... .."
무언가 말을 하려던 희성이의 행동은,
선영이의 세심하게 볼을 쓰다듬는
손길에 멈춰버렸다.
....
.........
.......
한동안, 당황한 체 얼굴 여기저기를
무언가에 홀린 듯이 쓰다듬고 있는
멍..한 눈동자의 선영이를 쳐다보는 희성.
그리고-
몇 분만의 정적을 깨고 나온-
아직까지도 몽롱한 기운이 가시지 않은
선영이의 목소리.
"...........아즈미..
아즈미............ ..아..즈미........"
"............"
".....드디어 와 줬구나...
기다리고.. 있었어..... 와 줄 줄.. 믿고 있었어..."
희성의 손을 자신의 뺨으로 가져가,
그 손에 자신의 뺨을 포개는 선영이.
".......사람들이...
언니랑.. 희성이랑.. 희우가.. ..
아즈미가.. 죽었데.. 계속.. 거짓말 했어..
...아즈미가.. 혼내 줘.. 알았지..??...."
"..........."
".....정말. 아즈미구나..
이...따뜻한 체온.. 정말로.. 아즈미구나.....
아즈미....구나......"
선영이의 볼을 감싸고 있는 희성이의 손으로
축축한 액체가 묻어내렸다.
".....나..얼마나 많이.. 기다렸는 지 몰라..
네가 있다는 바다로 가면.. 혹시나 널 만날까 싶어서..
네 목소리를 더 정확하게 들을 수 있을까 싶어서..
얼마나.. 얼마나 많이... 괴로웠는.. 지 몰라... ...."
".........."
".......아즈미........"
....
......스르륵..
.....
희성이의 손에서 자신의 볼을 떼더니
이내.. 희성의 볼을 양 손으로 감싼 체,
천천히.. 아주 천천히..
희성의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포개었다.
.....
..........타악.
...
입맞춤이라고조차 표현할 수 없는
입술이 살짝.. 닿은 뒤 희성을 껴안는 선영이.
....
......꼬옥..
...
희성의 어깨를 감싸는 그 손길이 어찌나 센지,
도저히.. 꿈에 취한 사람의 힘으로는 보이지 않았다.
"....아즈..미...
.... ...다시 갈 꺼면..
가..버릴꺼면............ ..
나도.. 데리고 가... 알았지...?.....
꼭.. 나도 데려가야 돼...................... ....."
"............스륵......"
그 말을 마지막으로.
희성이를 감싸고 있던 선영이의 몸이
추욱..... 희성이의 어깨로 늘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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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02.02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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