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 촛불대행진…"시민 힘으로 퇴행 정권 막아야
[시민언론민들레] 김성진 기자 승인 2023.01.07 22:30
1만 5천명 참여…"올해 윤석열 퇴진 원년"
이태원 참사 책임, 안보 무능 등 규탄 이어져
94세 할머니가 사위, 손자 등과 참석하기도
촛불행동 "국가 급격 쇠락…더 강력하게 집결"
7일 오후 서울 지하철 2호선 시청역~숭례문 앞 대로 구간에서 열린 '22차 촛불대행진'에서 시민들이 '윤석열 퇴진'을 외치고 있다. 2023. 1. 7. 김성진 기자
계묘년 새해 첫 도심 '촛불대행진'이 진행됐다. 영하에 가까운 날씨에도 1만 명이 넘는 시민들이 '윤석열 퇴진' '김건희 특검' '국민의힘 해체' '조선일보 폐간' 등을 외치며 용산 대통령실이 있는 삼각지역까지 행진했다.
촛불승리전환행동(촛불행동)은 7일 오후 4시부터 서울 지하철 2호선 시청역~숭례문 앞 대로 구간에서 '22차 촛불대행진'을 개최했다. 이번 집회는 새해 처음 열리는 것으로, 미세먼지와 1~3도의 추운 날씨에도 1만 5000명(주최측 추산)이 모였다.
"2023년은 윤석열의 퇴진 원년, 올봄 안에 퇴진시키자"는 구호 속에 시작된 집회는 윤석열 퇴진 뉴스 소개, 시민 현장 인터뷰, 노래패 '다시 부를 노래'와 가수 백자의 공연, 시 낭독, 율동, 시민 자유 발언 등이 이어지며 평화로운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집회 첫 발언을 맡은 주권자전국회의 정해랑 공동대표는 무대에 올라 "법의 집행이 공정하게 되는 정의의 나라, 외세의 간섭이 없는 자주의 나라가 되기 위해 장애물을 제거해야 한다"며 "그것이 무엇이냐, 바로 윤석열 정권이다"라고 외쳤다.
이어 "윤석열 정권에 정의, 민주의 철퇴를 내려야 한다. 정말 고통스럽게 여기까지 온 우리 역사를 과거로 되돌리려는 퇴행정권이라서 그렇다"며 "퇴행정권은 막아야 한다. 촛불 시민의 힘으로 막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159명의 아까운 젊은이가 세상을 떠났지만 책임을 회피하고 망언을 일삼는 자를 감싸는 자가 윤석열"이라며 "안전한 나라를 막는 장애물"이라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진상 규명, 책임자 처벌 투쟁을 윤석열 퇴진 투쟁으로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7일 오후 서울 지하철 2호선 시청역~숭례문 앞 대로 구간에서 열린 '22차 촛불대행진'에서 시민들이 윤석열 대통령의 얼굴이 그려진 풍선을 터뜨리고 있다. 2023. 1. 7. 김성진 기자
구본기생활경제연구소의 구본기 소장이 일반 시민, 자원봉사자 등과 함께 '현장 인터뷰'를 하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인천에서 사위, 손자 등과 함께 온 94세 할머니가 화면에 소개될 때 시민들이 박수를 치며 큰 환호를 보냈다.
한 시민은 현장 인터뷰를 통해 "행복하고 안전하고 멋진 나라에서 살 권리가 있다. 과거 5년간 그런 나라를 봤는데 한순간 나락으로 떨어져서 159명이 되는 분들이 안타깝게 사망했다"며 "우리 모두 안전하게 살 수 없으니까 우리가 나서서 새롭게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윤 정권의 안보 무능에 대한 질타도 이어졌다. 평택시민지역경제살리기 이종호 비상대책위원장은 시민 자유 발언 시간에 "진정한 안보는 전쟁해서 이기는 것이 아니고, 정직한 외교를 통해서 전쟁이 나지 않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치는 곧 민생이다. 민생을 해결하는 사람이 정치를 잘하는 것"이라며 "선제타격 이딴 걸로 전쟁 분위기를 일으키면서 표적 수사, 정치 보복하는 것은 국민이 원하는 게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보수언론에 대한 비판도 있었다. 수원대 이원영 교수는 영상을 통해 조선일보의 친일 행적에 대해 고발했다. 시민들은 "민족반역범죄 조선일보 처벌하라" "윤석열 비호 지라시(선전지) 조선일보 반드시 폐간시키자" 등의 구호를 외쳤다.
무대 행사를 마치고 마지막 순서로 '윤석열 풍선 터뜨리기' 퍼포먼스가 진행됐다. 시민들은 '패륜 정권 윤석열' 문구와 함께 윤 대통령 얼굴 그림이 그려진 풍선을 때리고, 발로 밟거나 손으로 터뜨렸다.
7일 오후 서울 지하철 2호선 시청역~숭례문 앞 대로 구간에서 열린 '22차 촛불대행진'에서 시민들이 '윤석열 퇴진' 등의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3. 1. 7. 사진 이 호 작가
이후 시민들은 오후 5시 40분쯤부터 숭례문에서 서울역, 숙대입구역을 지나 용산 대통령실이 있는 삼각지역 앞까지 약 2.6㎞ 구간을 행진했다. 자원봉사자 안내에 따라 안전하고 평화롭게 진행됐으며 행진을 하는 동안 군중이 더 늘었다.
시민들은 행진을 하며 "국민의 명령이다, 윤석열은 퇴진하라" "더이상 못 참겠다 윤석열은 퇴진하라" "허위경력 사기꾼 김건희를 특검하라" "주가조작 사기인생 김건희를 특검하라" "국정조사 방해하는 국힘당을 해체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행진은 오후 6시 40분까지 1시간 동안 진행됐으며, 삼각지역 앞에서 정리집회를 끝으로 오후 7시쯤 사고 없이 마무리됐다. 이 과정에서 한 남성이 "이재명 구속"이라고 소리쳐 일부 시민과 언쟁을 벌이기도 했지만 자원봉사대와 경찰이 개입해 빠르게 정리됐다.
촛불행동은 정리집회에서 "대표적인 비리 범죄 집단인 윤석열 정권이 오히려 부패청산이라는 새 국정과제를 내놓고 우리 국민들을 탄압하기 시작했다"며 "이것이 윤석열 퇴진을 요구하는 우리 국민들에 대한 윤석열의 대답"이라고 규정했다.
이어 "이 자가 하루하루 내뱉고 있는 이 전쟁 놀음을 입 닥치게 하지 못하는 한 이 한반도가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다"며 "하루하루 불안함 속에서 살아갈 수 없기 때문에 한반도 평화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윤석열을 몰아내야 한다"고 밝혔다.
끝으로 "국정조사가 10일간 연장됐지만 윤 정권과 국민의힘은 국정조사를 파탄내기로 작정하고 유가족들을 모욕하고 공격하고 있다"며 "반드시 이태원 참사의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자를 처벌하는 길에 한 치도 물러서지 말자. 그것이 윤석열 퇴진 집회로 모아져야 한다"고 역설했다.
7일 오후 서울 지하철 2호선 시청역~숭례문 앞 대로 구간에서 열린 '22차 촛불대행진'. 2023. 1. 7 사진 이 호 작가
촛불행동은 논평에서 "윤석열 퇴진이 늦춰질수록 국가는 급속도로 쇠락하고 희망의 출구는 모두 막히고 말 것"이라며 "새해, 보다 뜨겁고 강력하게 집결해야한다. 2023년은 ‘윤석열 퇴진 원년’으로, ‘새로운 주권혁명의 원년’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촛불행동은 오는 14일 오후 3시부터 용산 대통령실이 있는 삼각지역 인근에서 새해 첫 전국집중촛불행동을 개최한다. 촛불행동은 대통령실 앞에서 행진을 시작해 시청역~숭례문 앞 구간으로 이동해 오후 4시 30분부터 본행사를 가질 예정이다.
같은 날 이태원 참사 시민대책회의의 3차 추모 집회도 계획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