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7회 국민생활과학기술포럼 개최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비대면 확산을 계기로 배달음식 서비스의 수요가 급증하면서 식품 영양과 조리 위생, 포장 안전성 등에 관한 관심과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에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와 국민생활과학자문단이 6월 10일 ‘코로나 시대, 배달음식과 국민건강’을 주제로 ‘제47회 국민생활과학기술포럼’을 열고, 배달음식이 국민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는 한편, 안전하면서도 건강한 배달음식 문화를 위해 의견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 포럼 전체 영상
간편한 배달음식과 불편한 국민건강
첫 순서로 이용제 연세의대 가정의학교실 교수가 ‘코로나 시대, 간편한 배달음식, 불편한 국민 건강’을 주제로 발제했다. 이 교수는 “장기화 된 팬데믹으로 국민들의 배달음식 서비스 이용률이 대폭 증가했지만, 음식의 영양적 가치나 원산지 표기에는 무관심하다”라면서 “배달음식의 맛과 가성비만을 고려한 소비자들이 최근 급격히 늘어난 대사증후군으로 고민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에 따르면 ‘식품영양정보를 인지하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대사 증후군 발병률이 4.5배 정도 낮았다. 이 교수는 “이와 같은 사회적 현상과 의학을 결부시켜 볼 때 ‘식품영양정보를 볼 수 있게 하는 것’만으로도 비만이나 대사증후군 발병률을 낮추는 예방책이 될 수 있다”라고 역설했다.
배달음식은 조리 시 수많은 첨가물의 사용과 일련의 가공과정을 거치면서 산화 독소를 생성시키고, 그 결과 인체 내 지방 축적을 초래한다. 그로 인해 “혈액이 끈적하게 변화하는 대사증후군의 위험도가 높아진다”라며 이 교수는 “배달음식에 영양정보를 기재하여 소비자가 미리 알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배달음식을 건강하게 소비하기 위한 중요한 포인트가 될 수 있다. 또한, 현재 식약처에서 2차 당류 저감 계획에 따라 2025년까지 영양성분 표시대상 제품을 224개로 확대할 방침일 만큼, 소비자가 직접 피부로 느낄 수 있는 관련 캠페인도 전개 되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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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제 연세의대 가정의학교실 교수 발제, '코로나 시대: 간편한 배달음식, 불편한 국민건강' (클릭 시 해당 부분으로 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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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음식의 식품안전 이슈
포럼 두 번째 순서로, 함석옥 연세대 식품영양학과 교수가 ‘배달음식의 식품안전 이슈’를 주제로 발제했다. 함 교수는 “코로나19로 온라인 구매 및 음식배달 서비스 이용이 증가한 만큼 식품위생 관련 적발 건수가 늘어났고, 배달 전문 음식점의 위생 상태도 크게 문제가 되고 있다”라며, 이는 “소비자들이 직접 주방 내부를 확인할 수 없을 뿐 아니라, 배달음식점에 대한 맞춤 규제가 없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최근 배달 앱에 등록된 음식점 수가 4.1배 증가했으나, 식품위생 관리 직원은 1.1배 증가에 그쳤다. 이에 식약처는 위생 상태 평가가 우수한 업체를 지정하는 ‘위생등급제’를 실시하고 있으나, 다소비 배달음식점의 위생 사고가 증가하는 만큼 식약처의 특별점검이 확대될 필요가 있다는 게 함 교수의 의견이다.
또 함 교수는 “음식물과 맞닿는 용기나 포장 기구에 대한 규정은 있지만, 배달 박스는 별도의 관리 규정이 없다”며 배달 운반기구의 위생 상태 문제를 지적했다. 이어 “식품 안전에는 온도 유지도 중요하다. 5~57 ℃의 위험 온도 구간에서 두 시간 경과 시 식중독 발생 위험률이 높아지기 때문에 보온·보냉 배달함 사용 의무화로 배달 온도를 지키고, 조리 후 즉시 배달, 배송 시간 지키기, 도착 즉시 섭취 안내 등을 통해 식중독을 예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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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선옥 연세대 식품영양학과 교수 발제, '배달음식의 식품안전 이슈' (클릭 시 해당 부분으로 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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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음식용 패키징 안전과 환경 문제
세 번째로 김준태 경희대 식품영양학과 교수가 ‘배달음식용 패키징의 안전 및 환경 문제’를 주제로 발제했다. 김 교수는 “배달음식의 포장용기로 플라스틱이 주로 활용되는데, 환경호르몬 방출로 논란이 되고있는 BPA가 모든 플라스틱에서 나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환경호르몬에 안전한 편인 PP(폴리프로필렌), PET(폴리에틸렌테레프탈레이트), PS(폴리스타이렌)도 재사용은 지양하고, 전자레인지 사용 시 반드시 가능한 용기인지 확인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배달 음식용 포장용기에 대한 환경적 이슈도 떠오르고 있다. 지난해 한국소비자원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 한 명이 1년 동안 소비하는 플라스틱 용기는 약 10.8 kg에 이른다. 또한 한 가지의 배달 음식을 2인분 주문하면 평균적으로 18개의 플라스틱 쓰레기가 나온다. 김 교수는 “플라스틱 쓰레기에 의한 환경 문제가 이슈화되면서, 많은 국가에서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을 금지하는 법안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김 교수는 “우리나라에서는 생분해성 바이오 플라스틱과 같은 환경 친화적 플라스틱으로 대체하는 방법도 많이 제기되고 있다”면서, “다만 지난해 11월부터 생분해성 수지, 바이오매스 수지 제품 등이 일회용일 경우 환경표지 인증에서 제외됐다. 이것이 자칫 일회용품 보급 촉진으로 오해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가급적이면 일상생활에서 불필요한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고 다회용 용기를 사용하는 습관을 갖도록 노력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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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태 경희대 식품영양학과 교수 발제, '배달 음식용 패키징의 안전 및 환경 문제' (클릭 시 해당 부분으로 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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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음식 플랫폼과 소비자 안전은?
모든 발제 후, 좌장으로는 오세욱 국민대 식품영양학과 교수, 패널로 정소윤 한국외식산업연구원 수석연구원과 김태민 식품법률연구소 대표(변호사), 이향기 한국소비자연맹 부회장, 이금숙 헬스조선 취재팀장 등이 참여한 가운데 ‘배달음식 플랫폼과 소비자 안전을 모두 지킬 수 있는 방안’에 대해 토론하는 시간을 가졌다.
정소윤 수석연구원은 “배달문화가 확대됨에 따라 소비자들의 선택의 폭은 넓어졌으나 여전히 배달음식의 위생관리는 사각지대에 있다. 또한 해외와 달리 국내 배달 전문점의 위생관리 특징은 ‘의무’보다는 ‘선택’이라는 점이 문제다” 또한 “현재 ‘식품 관련 종사자’가 아닌 ‘운수업자’로 분류가 되는 음식 배달 종사자를 대상으로 한 위생 점검 장치 마련도 시급하다”라고 지적했다.
김태민 변호사는 “엄밀히 따지면, 업종 분류의 차이로 배달음식점에 대한 규제는 식품위생법 안에 존재하지 않는다. 과거에 소비자가 직접 지켜보면서 위생 상태를 감시할 수 있었던 일반음식점들이 코로나19로 인해 대부분의 가게 운영 형태를 배달로 바꾸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손님의 감시와 공무원이 단속이 불가능해진 점이 현재 가장 큰 문제다”라고 설명했다.
이향기 부회장은 “소비자들이 배달 앱을 통해 가격, 평점, 후기 등과 같은 판매 중심적 정보를 우선적으로 얻기보다, 가게의 위생 상태, 음식의 알레르기 유발 성분 유무, 원산지 정보 등 건강에 직결되는 정보가 먼저 고려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라고 피력했다.
이금숙 팀장은 “영양성분을 확인하는 것 자체만으로 대사증후군의 위험도를 낮춘다는 결과가 있는 것처럼, 배달음식의 영양성분이 모두 기재 되어야하며, 특히 치킨 같은 고열량, 저영양 식품의 다소비 배달음식만이라도 꼭 영양성분 표시가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자발적으로 배달 앱에서 영양 정보를 제공하는 회사에 인센티브를 주고, 소비자에게 영양정보 필요성을 교육하는 등 배달 음식과 상생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며, ‘그린슈머’가 최근 소비자 트렌드로 떠오른 만큼, 식당 친환경 인증 용품 사용 확대를 위한 단계적 지원이 필요하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