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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사람들은 제대로 된 맛있는 비빔밥을 먹기 위해선 전주에 가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그리고 먼길 마다 않고 전주에 온다. 왜 그럴까?
전주 비빔밥은 평양의 냉면, 개성의 탕반(장국밥)과 함께 조선시대 3대 음식의 하나로 손꼽혔다. 일찍이 전라도는 산과 들, 바다에서 나는 풍부한 음식 재료를 바탕으로 음식문화가 발달했다. 그리고 여기에 대를 잇는 여인네들의 뛰어난 요리 솜씨와 정성도 빼놓을 수 없는 조건이다.
전라도는 좋은 재료와 솜씨, 정성! 음식의 삼박자를 다 갖추고 있었던 것이다. 결국 이런 토대 위에 전라감영이 자리했던 전주는 지금까지 맛의 고장으로 예우를 받고 있는 셈이다.
예나 지금이나 맛의 고장 전주를 대표하는 전주 비빔밥, 이제 그 명성의 비밀을 하나 하나 벗겨 보자.
전주 ‘한국집’은 자타가 공인하는 비빔밥 맛을 자랑한다. 이 맛을 지켜내고 있는 주순옥 씨는 친정어머니에게 물려받은 비법으로 전주 비빔밥 고유의 맛을 내고 있다. 그리고 주씨는 전주에서뿐 아니라 서울에서도 한국집을 운영하고 있는데 롯데백화점 식당가에 자리한지 벌써 20년째다. 20년 동안 문전성시를 이루는 이곳은 콩나물, 황포묵, 포고버섯, 고추장 등 비빔밥에 들어가는 재료를 매일 전주에서 가져온다. 가까운 서울 시장에서 음식재료를 구입할 수 있지만 주씨는 꼭 전주 것을 쓴다. 그래야 제 맛이 난다고 한다.
문헌상에서 비빔밥의 근원은
19세기 초에 처음 등장
한 나라를 이해하려면 그 나라 음식을 먹어봐야 한다는 말이 있다. 음식이 한 민족의 문화를 가늠할 수 있는 척도가 된다는 이야기다.
그래서 나라마다 고유 문화관습과 환경, 기호에 따라 조리기술과 맛이 독특한 형태로 발전했다. 그렇다면 우리는 비빔밥을 어떻게 먹기 시작했을까? 비빔밥의 유래는 보통 세 가지로 정리된다.
첫째, 농민음식설이다. 들판에서 일할 때 밥과 반찬을 따로 준비하지 않고 함께 비벼 여럿이 나눠 먹었던 음식에서 기원한다는 설이다. 검증할만한 자료는 없지만 충분히 추측 가능한 이야기다.
둘째, 제사음복설이다. 옛부터 우리는 조상신을 잘 섬겨야 후세가 평안하다고 믿었다. 그래서 제사를 지낸 후 제사음식을 고루 나눠 먹음으로 조상과 내가 하나의 일체감을 이룬다고 생각했다. 이런 음복은 중부지역을 중심으로 이북에서는 장국밥을, 이남에서는 비빔밥을 해먹었다.
셋째, 궁중음식설이다. 조선시대 궁중음식 수라에는 흰수라, 팥수라, 오곡수라 그리고 비빔 네가지가 있었다. 그중 비빔은 점심 때 가벼운 식사로 이용됐다. 이것이 민간에 전래돼 오늘날의 비빔밥이 됐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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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유래와 함께 문헌상에서 비빔밥의 근원을 찾아 보면 19세기 초에 처음 등장한다. 일반적으로 ‘비빔’을 ‘골동(汨董)’이란 한자표기에서 찾는데 이때 골(汨)은 어지러울 골, 동(董)은 비빔밥 동자다. 즉 골동이란 여러 가지 음식을 한데 섞은 것을 뜻하는 것이다.
골동반을 최초로 언급한 문헌은 이규경의 ‘오주연문장전산고’로 평양골동반을 진품으로 꼽고 있다. 그리고 ‘마늘비빔밥, 새우알비빔밥, 배추비빔밥, 콩가루비빔밥 등이 있어 사람들은 이를 진귀하고 아름다운 것으로 즐겨한다고 적고 있다.
비빔밥이란 우리말은 19세기 말엽 ‘시의전서’에 처음 등장한다. 시의전서는 한글로 쓰여진 최초의 조리서로 부뵙밥(汨董飯)을 오늘날의 비빔밥으로 표기하고 있다. 수세기 동안 골동반(汨董飯)에서 부뵘밥, 부빔밥, 비빔밥으로 정착된 것이다.
전주 비빔밥의 정확한 명칭은 ‘전주 콩나물비빔밥’
옛부터 우리 나라에는 전국적 명성을 얻고 있는 지역 비빔밥이 몇 가지 있다. 조선시대 이규경이 극찬한 평양비빔밥, 제사음복설을 뒷받침하는 안동의 헛제사밥, 진주성 싸움에서 유래했다는 진주비빔밥 등이 그것이다.
이런 지역 비빔밥들은 각각의 독특한 맛을 자랑한다. 먼저 평양비빔밥은 빨간무를 넣는 것이 특징이다. 그리고 재밌는 사실은 북한 정규요리사 양성과정에서 남한 음식을 가르치는데 그것이 전주 비빔밥이라는 것이다.
둘째, 안동의 헛제사밥은 제사를 지낸 후 비빔밥을 해먹는 풍습에서 유래했다. 헛제삿밥엔 고추장과 파, 마늘을 넣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셋째, 경남의 유명한 진주 비빔밥은 일명 화반(花飯)비빔밥으로 불린다. 밥에 올리는 나물이 화려해서 붙은 말로 선지국이 곁들여 지는 것이 특징이다.
그렇다면 북한에서도 인정하는 전주 비빔밥은 다른 지역 비빔밥과 어떻게 구별되는가.
전주 비빔밥의 정확한 명칭은 전주콩나물비빔밥이다. 전주 비빔밥은 콩나물이 모든 재료에 우선한다. 콩나물을 넣어 밥을 지을 뿐 아니라 밥 위에 올리는 고명에도 콩나물은 필수적이다. 이때 콩나물은 쥐눈이콩으로 불리는 ‘서목태’(鼠目太)로 재배한 것을 써야 하는데 여타지역 콩나물 맛과는 비교가 안된다.
옛부터 이렇게 전주음식은 재료를 선택하는 기준이 까다로웠다. 여기에 전주 비빔밥 맛의 비결이 있는 것이다. 그리고 또 하나 비결이 있는데 밥할 때 맹물을 쓰지 않고 소뼈 고은 국물로 밥을 짓는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전주 비빔밥은 그것을 담는 그릇에도 소홀하지 않았다. 빨리 식는 비빔밥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보온성이 높은 놋쇠그릇에 담는다.
비빔밥에는 음양오행의 비밀이 숨어있어
음식문화는 주어진 자연환경을 어떻게 극복하고 적응해 왔는가하는 인간의 진면목을 보여준다. 옛부터 우리 음식은 ‘밥이 곧 약’(食醫同原)이라는 사상과 음양오행철학을 바탕으로 발달해왔다. 그중 오행사상은 생활 곳곳에 등장하는데 색의 근원인 오방색 즉 청색과 적색, 백색, 흑색, 황색을 통해 풍요와 희망의 염원을 담았다.
이런 오행사상이 가장 잘 나타난 음식이 전주 비빔밥이다. 비빔밥은 콩나물, 미나리, 시금치, 고사리, 무, 오이, 호박 등 제 계절에 나는 야채를 쓴다. 이때 나물 종류는 5, 7, 9가지로 준비하는데 사람의 몸이 음(陰)이고 음식이 양(陽)인 음양오행사상에 따른 것이다. 그리고 비빔밥에 올라가는 음식재료의 색을 살펴 보면 오방색이 빠지지 않는다. 오방색은 동(청색), 서(백색), 남(적색), 북(흑색), 중앙(황색)을 의미한다. 즉 비빔밥에는 동,서,남,북 삶의 질서가 담겨 있는데 여기에서 눈여겨 볼 것이 계란노른자다. 비빔밥의 계란노른자는 균형을 상징하는 것이다.
이렇게 우리 조상들은 비빔밥에 넣은 재료와 색을 통해 자연에 합일하려 했다. 음식 하나에도 삶의 질서와 균형을 담고자 노력했던 것이다. 비빈다는 것은 이것 저것 아무거나 마구 섞는게 아니라 부족한 것을 서로 상호보완하면서 제대로 꽉 채운다는 의미가 아닐까? 비빔밥에는 음양오행의 비밀이 숨어 있었다.
지금 일본에선 전자동 비빔밥기계가 인기
전국 어디를 가나 ‘전주(全州)’를 상호로 내건 음식점을 만나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만큼 전북 전주는 맛의 고장으로 전국적 명성을 얻고 있다. 그리고 전주를 대표하는 음식, 전주 비빔밥! 그 맛은 전국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널리 알려져 있다.
그런데 전주 비빔밥의 세계적 명성을 우리의 김치가 일본의 ‘기무치’에 자리를 내줬든 일본 비빔밥 기계에 자리를 내줘야 할지 모른다.
지금 일본은 비빔밥 열풍이 불고 있다고 한다. 특히 여성들에게 미용, 다이어트식품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한다. 이런 사회 분위기는 전자동 비빔밥기계를 탄생시켰고 ‘젠슈(全州)’란 이름을 달고 있다. 전주 비빔밥의 명성을 일본 비빔밥 기계가 대체하려는 것이다. 아직 비빔밥 기계, 젠슈(全州)가 수입되지 않았지만 이와 비슷한 가마솥밥 기계는 우리 나라에 상륙한 상태다.
전주 비빔밥을 전문으로 파는 전주 비빔밥 골목!
예년의 명성은 간데 없고 퇴색의 그림자가 짙다. 지역민들이 전주 비빔밥을 외면하기 때문에 비빔밥만을 전문으로 하는 음식점도 없다. 그나마 전주 비빔밥의 명맥을 유지하는 몇 안되는 음식점은 사명감으로 버텨가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잊혀져 가는 전주 비빔밥의 명성을 되찾고자 노력하는 이들이 있다. 전북의 향토음식을 연구하고 보존, 개발하는 전북음식문화연구회가 그들이다. 최근 전북음식문화연구회는 전주 비빔밥에 담긴 우리 조상들의 멋과 정신을 제대로 이어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런 노력 가운데 하나가 우리집 비밤밥 솜씨대회다. 전주 음식의 얼굴인 전주 비빔밥을 오늘에 새롭게 발전시키고자 마련되고 있다.
인간의 기초는 음식이다. 음식은 사람의 사고와 가치, 삶의 방식까지도 결정한다. 음식은 그 나라와 지역이 아니면 이룩할 수 없는 문화적 색채를 지니고 있다. 전주비빔밥에는 삶의 질서와 여유 그리고 자연과 합일하려는 우리 조상들의 숨결이 있다.
전주 비빔밥은 짧은 시간에 만들어진 음식이 아니라 기나긴 세월이 빚어낸 음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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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비빔밥에는 삶의 질서와 여유 그리고 자연과 합일하려는 우리 조상들의 숨결이
있다. 짧은 시간에 만들어진 음식이 아니라 기나긴 세월이 빚어낸 음식이다.
전주비빔밥 한 그릇 속엔 색의 근원인 오방색을 표현, 그 속에 풍요와 희망의 염원을 담는다.
비빔밥에 넣는 나물 종류는 5, 7, 9가지로 준비하는데 이것 저것 아무거나 마구 섞는게 아니라 부족한 것을 서로 상호보완한다는 음양오행의 비밀이 숨어 있다.
전주 비빔밥을 전문으로 파는 전주 비빔밥 골목!
예년의 명성은 간데 없고 퇴색의 그림자가 짙다. 지역민들이 전주 비빔밥을 외면하기 때문에 비빔밥만을 전문으로 하는 음식점도 없다. 그나마 전주 비빔밥의 명맥을 유지하는 몇 안되는 음식점은 사명감으로 버텨가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잊혀져 가는 전주 비빔밥의 명성을 되찾고자 노력하는 이들이 있다. 전북의 향토음식을 연구하고 보존, 개발하는 전북음식문화연구회가 그들이다. 최근 전북음식문화연구회는 전주 비빔밥에 담긴 우리 조상들의 멋과 정신을 제대로 이어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런 노력 가운데 하나가 우리집 비밤밥 솜씨대회다. 전주 음식의 얼굴인 전주 비빔밥을 오늘에 새롭게 발전시키고자 마련되고 있다.
인간의 기초는 음식이다. 음식은 사람의 사고와 가치, 삶의 방식까지도 결정한다. 음식은 그 나라와 지역이 아니면 이룩할 수 없는 문화적 색채를 지니고 있다. 전주비빔밥에는 삶의 질서와 여유 그리고 자연과 합일하려는 우리 조상들의 숨결이 있다.
전주 비빔밥은 짧은 시간에 만들어진 음식이 아니라 기나긴 세월이 빚어낸 음식이다.
비빔밥은 콩나물, 미나리, 시금치, 고사리, 무, 오이, 호박 등 제 계절에 나는 야채를 쓴다.
전주비빔밥에는 삶의 질서와 여유 그리고 자연과 합일하려는 우리 조상들의 숨결이
있다. 짧은 시간에 만들어진 음식이 아니라 기나긴 세월이 빚어낸 음식이다.
전주비빔밥 한 그릇 속엔 색의 근원인 오방색을 표현, 그 속에 풍요와 희망의 염원을 담는다.
비빔밥에 넣는 나물 종류는 5, 7, 9가지로 준비하는데 이것 저것 아무거나 마구 섞는게 아니라 부족한 것을 서로 상호보완한다는 음양오행의 비밀이 숨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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