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
# 은주(커피우유) & 소라(소라겅주)
* '소라겅주' 님이 들어오셨습니다.
커피우유 : 뭐야, 왜 인제 들와?!
소라겅주 : 헤헤헤^^ 쏘리~
커피우유 : 넌 웃음이라두 나와 좋겄다. 에효….
소라겅주 : Don't worry, be happy∼☆
커피우유 : 시방...그걸...위로라고 하는겨? ㅡ^ㅡ
소라겅주 : 학벌 좋겠다, 인물 좋겠다 뭐가 걱정이셈?
커피우유 : 그런 인간, 너 줄팅께 가져!!!!!!!!!!!
소라겅주 : 절라 히스테릭 ㅡ.ㅡ;; 사실이자너∼ 학벌 좋대매??
커피우유 : 매직 한 거 빼구는 이번 주 주말은 절라 개 떡이다 T.T
소라겅주 : 마미한테 많이 맞았ㅉㅕ?
커피우유 : 다이아에 목숨거는 mom이 다이아 곗돈들고 토낀 딸래미 살리 둔것두 다행이당.
소라겅주 : ㅋㅋㅋ^^;;;
커피우유 : 나 지금 의자에 안 앉었어.
소라겅주 : 니, 노트북 샀나? @.@??
커피우유 : 궁디 들고 컴 하고 있다고 이 얼음신아!!
소라겅주 : 헉쓰 ㅡ.ㅡ;;;;;;;; 너네 어무이 보기보다 무서브시다~
커피우유 : 우옹옹 T.T 내가 오늘날까징 살아남은것두 기적이지비∼
소라겅주 : 외출금지 당한건 언제 풀리는 고얌??
커피우유 : 이번 학기 끝날 때까지래∼ 흑∼
소라겅주 : 어쩔쓰까잉…. 칭구야…^^ 컴에서라두 자주 만나야징^^
커피우유 : 땡큐다. ^___^ 흐미∼∼∼
소라겅주 : 우리 다담주 중간고사야….
커피우유 : 헉쓰…ㅡ.ㅡa 공부 하나두 안했는뎅….
소라겅주 : 우리가 언제부텀 셤 공부 했다공ㅎㅎㅎ
커피우유 : 그래두…. 새론 맘으루 시작한 고딩시절 첫 셤이자너∼
소라겅주 : 겅부…하긴 해야징. 벼락치기 ^^ㅋ
커피우유 : 왜 일케 되는 일이 없ㄴㅑㅇㅏT.T
소라겅주 : 김세원인가 그 사람, 정말루 5개 국어 해????
커피우유 : 일어, 중어, 독어, 불어, 영어…. ㅡ.ㅡ;;;
소라겅주 : 치이~ 4개 국어네 모. 요즘 영어가 외국어냥?
커피우유 : 우리는 영어두 딸리자너∼
소라겅주 : 쓰-읍 ㅡ^ㅡ
커피우유 : 너 아바타 새루 또 샀냐?
소라겅주 : 옹^^ ㅇㅣ뿌ㅈㅣ?
커피우유 : 취미두 다양하셩. 인어공주에서 삐삐걸, 이제는 풀잎요정이냥? ㅡ.ㅡa
소라겅주 : 그래두 너처럼 기본 보담 나아 ^^v
커피우유 : ◎.◎
소라겅주 : 크득^^
커피우유 : 나 인자 아웃해야 혀. 울 어무이한테 컴 하는 거 걸리믄 죽음이야….
소라겅주 : =.= 그래, 멍든 궁디 계란 좀 궁굴리구. 잘 자.
커피우유 : 궁굴릴 계란이 어딨냐? 먹기두 아깝지비~
소라겅주 : 빠이∼ 따랑해 칭구얌 ♡_♡
커피우유 : 나두∼ 빠잉∼
후유=3 셤이라…. 그렇군. 그걸 잊고 있었군. ㅡ.ㅡa
클났다. 진짜루…. 어쨌든, 다이아 반지 곗돈 사건은 마무리 되었으니까네, 그것만 해두 다행이다. 우리 어무이, 160㎝ 키에 몸무게 48㎏ 이지만 매타작 하나는 끝내준다.
그것두 눈에 보이지 않는 곳만 골라서 팬다. ㅠ.ㅠ 어휴, 아퍼라∼T.T
매도 맞구, 낼은 일 주일을 시작하는 월요일이니깐 일찍 자야겠다. ㅡ.ㅡzzz
졸리기도 하고^^; ㅎㅎㅎ
PM. 09 : 28 : 37 시간은 순조롭게 흘러가고 있다. Good night∼★
12
월요일 아침 조회시간.
다행히 키가 큰 관계로 뒤쪽에 서 있어서 망정이지. =.=
앞 줄에 서 있으면 교장이랑 눈 마주칠까봐 눈 내리깔아야 되지 담탱이한테 혼나니깐 발장난도 못하고, 옆 친구랑 수다도 못 떤다. ≡.≡
나는 조회 설 때마다 키 작은 애들이 불쌍하게 느껴진다.
뭐, 아주 가끔 맨 뒷줄에 서면 '돌발사고'로 인하여 1년 내내 혼자 서야 할 때도 있긴 하지만 나는 한번도 그런 경우는 없었다.
반 전체 학생이 홀수일 때는 1명이 아파서 나오지 않거나, 1명이 중간에 전학 가거나 오지 않는 이상 외톨박이로 뒷줄에 짱박고 지켜야 한다.
어쨌든, 저 교장은 날이 갈수록 말이 늘어가는 것 같다.
옛날에 옆집 할머니가 했던 말이 딱 맞는 것 같다.
여자는 나이를 먹을수록 눈이 침침해지고, 남자는 나이를 먹을수록 말이 더 많아지고 잔소리꾼이 된단다.
믿거나 말거나. ㅡㅇㅡ 엥? 저건 뭐다냐? ◎.◎;
분명 선생님 차는 아니다.
선생님 차라면 지나치게 좋은 차겠지?
때깔로 봐서는 우리 나라 자동자는 아니다. 분명, '어느 나라' 자동차 일꺼다. 가, 가만! ◎_◎
차에서 내리는 남자가 눈에 익다. 허-걱. Oh, my God!!!
"야, 야, 소라야…." ◎.◎
"왜애?"
"지금, 그렇게 서서 졸고 있을 때가 아니야." T.T
"뭔, 일 났냐? 왜? ㅡ.ㅡzzz 담탱이 나 졸고 있는 거 눈치 깠냐?"
"그게 아니고, 저기 ㅡ.ㅡ☞."
"응? 저기 어디?"
"저ㅇㅓㄱㅣ… T.T"
"이야∼차 절라 좋다. 저거 외제차 아냐?"
"차가 중요한 게 아니라고요∼ㅠ.ㅠ"
"그러믄?"
"차에서 내린 인간, 저ㅇㅓㄱㅣ 저 인간이야."
"……ㅡ.ㅡ??"
"…나랑…, 그, 결혼…."
"@.@?? 정말?"
"그래, 내가 이 상황에 구라 까냐?" ≡.≡
"학교는 어케 알고 왔디야?"
"몰러. 낸들 아냐? 어무이 아니면 할머니가 갈쳐줬겄지."
"야, 저 사람. 너 봤어."
"뭐라고라고라? 날 봤다고? ◎.◎"
"야, 우리 담탱한테 가는데?"
"뭬, 뭬야? 웁~쓰~~~T_T"
이미 운동장에 서 있던 학생들은 때깔 나는 외제차가 들어오는 것을 하나도 빠짐 없이 보고 있었고, 몇몇 남자 쌤들은 부러움 섞인 눈초리를 보내고 있었다.
그 인간 담탱한테 가서 뭐라구 뭐라구 #$%^ !*%^ 하더니
담탱과 함께 학교 건물 안으로 쑥~ 들어간다.
상황판단 안 되는 인간은 주절주절 뜻도 모를 소리를 해대고 있는 교장 쌤 뿐이었다.ㅡ.ㅡa
조회가 끝나자마자 몇몇 남학생들은 1교시 수업을 포기했는지 난생 외제차 첨 보는 듯한 눈길을 가지고 슬금슬금 다가갔다. 주차 되어 있는 차 뒤로 비춰지는 학교 배경.
우∼읍 ㅡ^ㅡ 학교 건물이 절라 후졌다.
우리 학교는 남녀공학, 남녀합반, 4년제 대학 90%이상 합격이라는 조건이 없으면 공장같이 보이는 곳이다.
비가 오면 교실 벽 틈새에서 빗물이 꿀렁꿀렁 새어 나온다. 선배들은 가끔 학교를 찾아오는데, 인사말도 참 희안하다.
"아유, 선생님. 학교 아직, 안 무너 졌네요? ^.^"
"응. 그래. 나도 올해만 있다가 얼른 떠야지∼^^;"
첨엔, 신입생들이 군데군데 거미줄로 장식된 학교를 보고 '학교가 좀 더럽구나.' 이렇게 생각하다가 스승의 날을 앞두고 4월 중순부터 선배들이 하나씩 찾아오는 모습들을 목격하고 나면 '내가 졸업할 때까지 이 학교가 버틸 수 있을까' 하는 불안감에 시달리게 된다.
2학년 선배들의 말을 들어보면, 그런 두려움도 한 때라서 1년만 지나면 무뎌진다고 위로 아닌 위로를 해주곤 한다.
애들도 청소를 깨끗이 하지 않는다.
이미 입학할 때부터 더러움의 극치를 보여주던 학교였기에….
깨끗이 만들기를 포기하는 것 같았다.
그런 후진 학교 앞에 외제차를 세워놓으니, 아무리 좋은 차라도 뽀다구가 나 보이지는 않았다.
오히려, 그렇게 세워둔 차가 부끄러워하는 듯 했다. ㅡˇㅡ
헤벌쭉 입을 벌린 채 차를 쓰다듬어 보는 얼라들을 한심하게 쳐다보다가, 소라가 잡아끄는 바람에 정신을 차리고 나도 교실로 올라갔다.
1학년 교실이지만 우리 교실은 2층에 있기 땜시….
터덜터덜 올라가다가 내 눈에 딱 잡힌 건 다름 아닌 멋들어진 양복의 이 인간이었다. ㅡ.ㅡ;;
워매~ 클났고나야. ◎_◎
각 반 여학생들은 창문에 얼굴을 붙인 채 얼굴을 붉히며 꺅꺅 대고 있었고, 그나마 담탱이 조례하러 들어간 반에서도 화장실 간다는 핑계를 대고 삼삼오오 '이 인간'의 상판을 구경하러 나왔다.
나는 이제 이 학교 다 다녔구나. 흑~ ㅠ.ㅠ
복도에서 어색하게 마주보고 서 있는데, 담탱이 카세트와 교과서를 들고 쓰-윽 지나가면서 하는 말,
"은주야, 나이 차이가 조금 많구나. 니 있다가 쉬는 시간에 교무실로 잠깐 오그라~ ^_^"
"……×_×…."
확실히 외모에 있어서는 내가 '이 인간'보다 딸린다.
게다가 나는 교복차림에 꽃무늬 양말, 2500원짜리 싸구려 슬리퍼를 신고 있는데다가 이마에서 자꾸만 식은땀이 비질비질 흘러서 꼴이 말이 아니었다.
선배 언니들을 비롯한 여학생들에게서 따가운 시선을 받는 것이 불쌍했는지, 소라는 안타깝고 측은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T_Ta
이 인간? 이 인간은 비명을 질러대는 여학생들을 힐끔거리며 은근히 즐기고 있는 것 같았다.
사악한 놈. ㅡ.ㅡ^빠직^
"핸드폰 내놔."
"으…에?" (너무 얼떨떨 해서 말도 잘 안나온다. 뭐라~?)
"단색에 단음에, 애니콜 CM송 깔린 정액제 핸펀 내노라고."
"ㅡ.ㅡ^빠직~" (그려, 내 핸펀 고물이여. 어쩔것이여?)
"한국말 못알아 들어? 핸펀 내노라고."
"내 핸펀은 받아서 모하게?…ㅇㅕ…. T.T"
"줘봐. 주면 알어." ㅡ.ㅡ+
어흑ㅠ^ㅠ 내 핸펀 강탈당하는구나∼ 우옹옹 T^T
단색에 단음에 애니콜 CM송 정액제라도 잘 터지구 잘 들리면 됐지….
일단 넘 강압적이라서 내놓고 보기로 했다.
설마, 지가 내 핸펀 뺏어가서 뭔 짓 하겠어? 〓.〓+
쭈뼛^쭈뼛^ 내미는 핸펀을 확″ 나꿔채드니, 턱″하고 손 위에 뭔가를 올려준다.
헉@_@ 이…이건……?
"메뉴에서 '자기번호보기' 선택해서 번호 확인해. 핸드폰 요금은 내가 알아서 결재 할테니까, 앞으로는 이 전화만 쓰라고."
"음마, 은주야∼이거 최신기종이야, *∧_∧* 얘∼ 좋겠다, 좋겠다."
연신 좋겠다를 읊어대며 푼수짓 하는 my best friend 소라는 일단 가만 냅두기로 했다.
아침햇살을 받아 반짝이고 있는 홀로그램을 쳐다보니, 솔직히 놀랍기도 하고 난생처음 최신기종 핸펀을 손위에 올려놓았다는 게 믿어지지 않을 만큼 황홀했다. 어, 예~ ^ㅇ^
"고…고마워…ㅇㅕ…." ///ㅡ.ㅡ///
"일부러 천지인으로 샀어. 더 좋은 것도 있었는데…. ㅡ.ㅡ+++ 넌 천지인 말고는 문자 찍을 줄 모르잖아. "
"……."(쓰파ㅡ^ㅡ+ 고마운 거 취소다.)
최신기종 핸드폰을 첫 번 째 선물로 안겨주고 유유히 사라지는 그.
창문에 붙은 여학생들은 이성을 잃고 울부짖었다. 아흑, 앞으로 고생길이 훠~언 하다.
저 극성맞은 가스내들을 어찌 당해낼꼬…. @_@
수업은 어떻게 되었냐고? 1교시 수업 날린 거지 뭐.
이봐, 친구? 소라야, 니 입 다물어라. 방금 하루살이 한 마리 니 입으로 들어갔다. ×.×
13
3교시. 담탱이 시간.
미치겠다. 프린트 문제 풀라고 나눠 줬는뎅~ T.T
갱지 위에 알파벳 빼고는 해석이 안 된다. 뭐, 내 옆에 앉은 소라라고 별 수 있겠나….
(소라와 난 '일심동체'라고 박박 우겨서 담탱이가 둘이 짝으로 만들어 줬다. ㅎㅎㅎ)
걘 아예 쭉~ 찍고 엎어져서 잠을 청하고 있다.
뭔놈의 독해가 이렇게 어려운겨….
주어, 동사 빼고 나머지 길고 긴 문장들은 어케하라는 고얌…. ◎_◎
여기서 내가 취할 수 있는 유일한 행동은…담탱이 눈에 걸리지 않게 최대한 몸을 낮추고, 시간 죽이는 것 뿐!!! 아, 아니다.
저쪽에 앉은 지혜한테 문자 날려서 답 갈쳐달라고 해야지∼♧
그, 근데…. 큰일났다. 〓_〓;;
"야, 소라야. 인나봐바."
"우-쓍∼ 아까부터 왜 자꾸 자는 사람 깨우는뎅… >.<zzz"
"나, 아까 괜히 핸펀 줬다… _ "
"또, 왜ㅇㅐ…?"
"저기…. 입력된 전화번호를…안 옮겼걸랑…." ㅡ.ㅡa
"…… こ_こ……. 미친 뇬."
"T_T 나 어케…."
"아무리, 최신 핸펀에 눈이 멀었기로소니, 그거 챙길 정신두 읎냐? 븅신아?!"
"클났다. 클났어. 우옹~ ㅠ.ㅠ"
"으이그…. 머리 안돌아 가는 뇬 ㅡ.,ㅡ"
"모, 그러믄 넌 뭔 수 있냐? ㅡ^ㅡ"
"니 핸펀 전화번호부에서 김세원 전화번호 찾아서 일단 연락 해야징∼"
"아…맞다. ^__^a 근데, 그 방법 말고는 없으까?"
"있지."
"모? @.@?"
"애들한테 돌아다니면서 다시 입력해야지…. 일일이…. ㅋㅋㅋ ㅡ.ㅡ;"
"미쳤어. 기냥, 전화하고 만다. 젠장할…◎.◎"
"0번 아님, 1번일꺼얌. 그 사람 성격으로 봐서는…."
"한번 보구 어케 알어?"
"보고두 모르는 니가 바보지."
"죽을래? ㅡ.ㅡ++"
"아니, 솔직히 왕자병 살짝 있는 사람 같잖어. 그건 너두 알잖어. ^^;"
전화번호부 찾아보니까, 입력된 전화번호 딸랑 한 개 뿐이다. 000번에 김세원, 내 전화번호는 016-337-923×, 이 인간 전화번호는 016-336-923×. 우윽! ㅡ^ㅡ
나는 왠지 밖이 어둑어둑 해지는 것 같아서 '비가 오려나?' 하는 생각을 하면서 살짜쿵~*
고개를 들어보니, 우리의 '달려라 바지' (^.^; 담탱이는 항상 발목에 바지를 딱 맞춰서 입는다. 걸을 때마다 바지 모양이 요상시러버서 우리가 붙인 별명이다.)가 싸늘한 표정으로 소라와 내 등뒤에 버티고 서 있었다. ◎_◎;;;
"최신기종 핸펀 압수당하는 기분이 어떤지 함 보까ㅇㅏ∼?"
"아, 아뇨. 쌤. 무슨 소리를 그리도 섭하게…. 하…하…하… T_T"
"문제 다 풀었제∼? *^^* "
"아, 네, 저, 그…."
"쌤, 문제가 쪼매 어렵네예~ ^^;" (대단한 내 친구, 소라!!! 굳세어라~)
"어렵ㅈㅣㅇㅣ. 그렇고 말고…."
"……×_×……"
"박은주, 진소라~ "
"네, 쌤. ㅡ.ㅡ;;;;;"
"은주는 앞쪽, 소라느-은 뒤쪽. 사이좋게 프린트 해석 해오그라∼"
"쌤요, 잘못했쓰요∼ T.T"
"ㅡ^ㅡ+++ 좋은 말 할 때 '해 오겠슴다, 쌤.' 해라."
"한번만 봐 주이소~ T.T" (굳세어라, 소라야!!)
" ㅡˇㅡ++ 쓰읍~~"
"내일까지 해오겠습니다∼ㅇㅏ."
수업이 끝난 후.
소라와 난 착, 가라앉은 우울한 기분으로 다소곳이 자리를 지키고 앉아 있었다.
"니가 나 깨우지만 않았어두, 이런 일 없었잖어. T.T"
"그려. 내 죄다. 에효, 전화나 걸어봐야 쓰겄다."
'뚜르르르' 소리를 기다리고 있던 내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가고, 영어도 불어도 아닌 요상시러븐 말로 부르는 노래가 잔잔하게 깔렸다. 치이∼ 분위기는 알아가지구..≡.≡..
"네. 김세원입니다."
"왜, 알면서 모른척 해…ㅇㅕ?"
"너냐…? ㅡ.ㅡ;; 내가 뭘?"
"발신자 번호 뜨잖아…ㅇㅕ…."
"심심해서 해봤어. 내 맘이야."
"ㅡ.ㅡ^ 저…저겨…."
"뭔데?"
"핸펀 다시 주세요…."
"시러!"
"◎.◎?? 왜요?"
"이유를 말해."
"(@#$% ^#&* 젠장, 젠장, 젠장…사악한 넘) 전화번호 옮겨야 되걸랑여^^;?"
"학교 언제 끝나?"
"(학교는 왜? 이 쓰파~ㄹ~넘아ㅡ.ㅡ^) 6시에 집으로 갈껀데여^^+?"
"왜 그렇게 집에 늦게 가는데?"
"(절라 꼬치꼬치 묻네. 씹~) 원래 그 시간에 집에 가거든요^^;"
"그럼, 그 시간에 맞춰서 학교 앞에 갈게."
뚝″ㅡ.ㅡ;; 이런, 싸가지 없는 시키. 지가 할 말만 하고 끊는 나ㅇㅏ쁜 넘….
"끊었어? ㅡ.ㅡ¿"
"옹. 지가 할 말만 하고 끊었어. 에이, 다 잊어부리고 아이스크림이나 먹으러 가자."
"야, 나 돈 읎어. 오늘 돈 별루 안 갖구 나왔어."
"내가 쏠게. 가자, 가자."
매점에 가서 우렁찬 소리로 '스크류바' 달라고 외쳐서는 신경질 적으로 북~ 봉지를 뜯었다.
그런 날, 이상한 눈길로 쳐다보는 소라. 흠…. 흠…. ㅡ.ㅡa
아이스크림을 잠깐 바라보다가 입으로 가져가는데, 3학년으로 보이는 노땅 선배 언니 하나가 내 옆을 지나가며 결정적인 대사 한 마디를 날렸다.
"미친뇬 ㅡ.ㅡ+ 돈 땜에 원조교제 하는 뇬들이 난 젤 싫더라."
@.@ 무사히, 졸업하긴, 글렀구나야∼∼
14
학교가 끝나고, 소라는 먼저 집에 갔다.
나는 무슨 수를 써서든지 옛날 핸펀을 돌려받아야 했기에, 등나무 벤치에 앉아서 비굴하게 기다리고 있었다. 비굴하게….
물론, 소라는 그냥 집에 간 게 아니라 어떻게 하면 내가 결혼을 무효화 시킬 수 있을지에 대해 머리 쥐어짜러 갔다. 워낙, 작전 짜는 머리는 잘 돌아가는 가스내라∼
오옷 ^ㅇ^ 쩌어기~ 내 핸펀이 오는구나. 아, 아니지 ㅡ.ㅡ; 김세원 아저씨 온다.
언제봐도 저 차 진짜 멋있다. 흐미~ ^__^ 우리 반 남자 애들 하는 소리 들으니깐, 저런 차는 위에 뚜껑도 열었다 닫았다 할 수 있는 스포츠카라던데…. 돈은 억수로 많은가비다.
차는 내가 앉은 등나무 벤치 앞에 멈춰서고, '그 밥맛'이 내렸다.
아니, '사악한 넘'이라고 할까? ㅡㅇㅡa
"오래 기다렸어?"
"아니…ㅇㅕ…."(35분 기다렸다, 왜? 거짓말 한 죄로… T.T)
"핸드폰은 써봤어? 좋지?"
"몰라…ㅇㅕ…." (썩을놈아!! 생색은 왜 내?)
"왜, 몰라?"
"전화 번호를 몰라서…. 문자두 못 보내구…, 전화도 엄마한테 밖에 못해봤어…ㅇㅕ."
피식 웃는 그. 잔잔하게 날 쳐다보다가 빈정대는 듯한 태도는 싹~ 걷어내고, 정중하게 다가 온다. 난, 솔직히 이 인간이 이렇게 나올 때가 더 무섭다. ㅡ.ㅡ;;; 왜, 왜 그러시나요??
"가방."
"왜…ㅇㅕ?" (이젠, 갈취할 게 없어서 가방까지 가져 갈라구? ㅡ^ㅡ)
말없이 어깨에서 가방을 벗기더니 손에 들고는 자동차 문을 열어준다. 오잉?! >.<
내가 자동차에 타고, 차 문을 닫아주더니 자기도 운전석에 탄다. 근데, 차는 안 출발 시키고 내 얼굴만 물끄럼 쳐다본다. 으메~ 부끄러븐거~ ///>.<///
"많이 컸구나…."
"◎.◎? 무슨 소리에요, 그게?"
"아냐. 암것두… ^^"
"…(미소가 장난이 아니네. 오옷 ^ㅇ^ 눈부셔라~)…."
"근데, 손에 들고 있는 게 뭐야?"
"◎.◎;;; (허걱-. 여, 영어 프린트가 왜 내 손에 있다냐…?)"
"영어 같은데?"
어느 새, 나의 영어 프린트는 그 인간 손에 들어가 있었고, 내가 어설프게 소라와 영어 사전을 찾아가며 해석을 써 놓은 것을 읽으며 표정이 자꾸만 변했다. ㅡ_ㅡ;;;
놀라움이 섞인 표정이냐고? 오히려 그것보다는 나와 소라가 머리 맞대고 해석한 게 우스운 지 웃음을 참는 표정인 것 같다. 워매, 쪽팔린거∼ T_T
"너, 지금 이걸 영어 해석이라고 해 놓은 거 맞어?"
"……. (어느 새, 사악 모드로 돌아갔구만. 그려, 그게 너 같어. ㅡ.ㅡ^)"
"야, 니가 해석한 거 읽는 것 보다 그냥 영어 읽는 게 훨씬 빠르겠다. ㅎㅎㅎ"
"……. (갈궈라. 열심히, 갈궈~ 차라리, 웃어라. 보기 안쓰럽다. ㅡㅡ^ 빠직^)"
"너 중학교 다니면서 영어 안 배웠냐? 이건, 완죤 쌩기초 잖아. ^ㅇ^"
"……. (저런 인간이랑 하루라도 붙어 있으면 사람 피 말려 죽일꼬얌. ㅡ.ㅡ+)"
"내가 해주까?"
"◎.◎?? (지금 뭔 소리 하세요? 내가 잘 못 들었나?)"
"싫음 관두고…."
"아, 아뇨!! 내가…언제…싫다구 그랬어…ㅇㅕ?"
"언제까진데?"
"내, 내일 발표 해야되…ㅇㅕ…."
"알았쓰 밥 먹으면서 해주께. 20분이면 끝나는 걸 가지구 쩔쩔 매구 있어…."
"ㅡ.ㅡ+ 쓰-읍 (절라 재섭는 넘~ 내가 너랑 결혼을 해? 일 없쑤!!) "
어쨌든, 차는 한참을 달리고 달려 어느 레스토랑 앞에 섰다.
머리털 나고 이런 정통 레스토랑은 첨 와봤다. 메뉴판 볼 줄 몰라서, 내 앞에 앉아 있는 이 인간이 대신 주문했다.
허걱ㅡ.ㅡ;; 속으로 하는 말을 다 알아듣나? 아니겠지? '이 인간'이라고 할 때마다 이 인간하고 눈이 마주치네 그려….
그나저나 칼질 해서 먹는 것도 보통 힘든 일이 아니다. 어, 예~
능숙하게 칼질하는 그대 모습∼ 혹시, 나만 잘 안드는 칼 준거 아냐…? ㅡ.ㅡa
아무 말 없이 스테이크 쓱~ 쓱~ 썰더니만 내 접시랑 자기 꺼랑 바꾼다.
이, 이거…. 칼질 어설프게 하는 내가 불쌍해서 해준거야…? @.@?? 나를 위해서…?
이 인간, 어쩐지 쪼꼼 멋있어 질라 그런다. >_< 솔직히, 매너 좋고, 능력 있고, 학벌 좋고, 돈도 많은 남자 이 세상에 별로 없잖어. ㅋㅋㅋ ///>_<///
"얼른 먹어. 저녁시간이 너무 늦어서 배고플텐데."
"그, 근데, 핸펀 왜 안줘…ㅇㅕ?"
"그거, 다 먹으면 줄게. 남기지 말고…. 장모님한테는 오늘 너 늦을거라고 말씀 드렸어."
"ㅡ.ㅡ^ (자, 장모? 웁~쓰~ T.T)"
식사를 끝내고, 약속대로 핸펀을 줬다. 내일 모레까지 다시 돌려주기로 하고. ㅡ.ㅡ;;
디저트로 딸기 아이스크림을 시켜 주었다. 장난 아니게 맛있다. ^ㅇ^
아이스크림 위에 뿌려진 시럽도 맛있고, 꽂혀 있는 웨하스도 살살 녹았다. 달짝지근한 빨간 체리까지∼♧
"바닥까지 긁어먹지 마. 먹고 싶음 또 시켜주께."
"ㅡㅇㅡ 아이스크림 좋아하는 거 어케 알았어…ㅇㅕ?"
"어린애가 먹을만한 디저트는 아이스크림 밖에 없어…."
"……. (ㅡ.ㅡ^ 이 인간 날 갈구는 게 취미로 바뀌었나보다. ㅠ.ㅠ)"
"그리고…. 어설픈 존댓말 같은 거 때려 치워. 내가 뭐, 환갑이 넘은 것도 아니고, 솔직히 너도 나한테 속으로 씹어대면서 존댓말 하기 힘들거아냐?"
빙글~빙글~ 웃으면서 갈구고 있는 저 인간. 도대체 어디가 진짜고, 어디가 가짜야?!
친절할 때는 한 없이 친절하다가도 잠깐 사이에 확~ 바뀌어가지구,
사람 갈궈대는 거 보면 무서워 진다. ◎.◎;;; 혹시 저 인간 이중인격 아냐?
▷핸펀 돌려 받았어? 지금 어디야? ^^◁소라
▷핸펀은 받았구. 어딘지 몰러. 레스토랑인데…ㅡ.ㅡ 방법은 생각해 봤냐?◁은주
▷그러엄~ ^^ 내일 학교서 얘기 해 주께. 근데, 그 사람 매너는 좋다∼◁소라
"나랑 같이 있을 때는, 밑에서 몰래몰래 문자 찍는 행동하지마!"
"댁이 뭔데, 이래라 저래라에여?!" (힘내라, 은주야 >.<)
"나? 나 말이야?"
"그럼, 여기 댁 말고 누가 있어여?!"
"나, 니 조강지부. 넌 내 조강지처."
"참, 내. 요즘 같은 세상에 할머니 할아버지끼리 손주 손녀 정혼 시켰다고 결혼하는 사람이 어디있어여?" (밥도 먹고, 힘도 났으니~ 해보자 이거야! ㅡ.ㅡ+)
"있지~ㅇㅣ…."
"어디 있는데여?"
"여기!!"
"난 댁같은 아저씨랑 결혼할 맘 없네요." (쓰파 ㅡ.ㅡ^ 이빠이 삔 돌아부러∼)
"두고봐! 니가 나한테 매달리게 만들테니까…!"
나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왠지 모르게, 그 말이 사실처럼 될 것 같은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학교 쌤들한테도 개겨본 내가 이 인간 앞에서만큼은 왜 매번 당하기만 할까? 우‥옹‥옹‥ T_T
어쩌면, 이 인간이 마음 먹은대로 나를 휘두르는지도 모르겠다. ◎.◎
내가 게겨서 화가 났는지, 나 같은 것이랑은 이제 말도 하기 싫은 건지 묵묵히 운전만 한다. 차라리, 이 인간이 날 갈구는 게 덜 무섭다. 흐억T.T
왜 일케 집에 가는 게 오래 걸리는 고얌…. 결국, 집에 도착할 때까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정말루, 화…났나? 에이, 화나면 어때? 오히려 잘 된거지…. 잘 된건데?
마음이…마음이… 왜 이렇게 불편한걸까?
이봐요, 뭐라고 말 좀 해봐요∼ 나 갈궈도 되니까, 차라리 말 좀 해보라고요∼
으메, 무서븐거….
"다 왔어. 내려…."
"저…겨…. 죄, 죄송해염…. ㅡ.ㅡ;;" (문 안열어주는 거 보니깐, 디따 스팀 받았나부다….)
"다음부터 나 보기 싫으면 분명히 말해!"
"……." (나보고 뭘 어쩌라고요~ T.T)
"…. 아니다. 내가 미안하다. 괜히 화내서…."
"(에라, 모르겄다. ㅡ.ㅡa) 핸펀 감사해요. 잘…쓸께여…. 프, 프린트두 감사해여…."
"니가 맘에 들면 된거지…. 숙제야, 20분밖에 안 걸린거고…."
"저, 저겨…. 저도 뭐가 뭔지, 잘 모르겠어서 그래염…."
"그래…. 그럴지도 모르지…."
"솔직히, 핸펀두 고맙구, 밥도 맛있게 잘 먹구…. 그랬는데, 함부로 굴어서 죄송해염…."
어딘지 모르게 외로워 보이는 이 남자를 바라보면서, 자꾸만 내 마음은 약해지고, 기울어졌다.
이러면 안 되는데…. 이러면 안 되는데…. 으아~~~T.T 내 마음 나도 모르겠다. 진짜루….
모든 게 다 뒤죽박죽 엉망진창이 되어 버렸다. 그래도 ㅡ.ㅡa 핸펀이랑 저녁 얻어먹은 건 인간대 인간으로 고마워해야 한다. 그거 하난 내가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
이 생각, 저 생각으로 내가 괴로워 하고 있는 동안 그는 계속 나를 쳐다보고 있었는지…. 얼굴에 잔잔한 미소를 띄우고 있었다. >.<
"담에 만날 땐, 아저씨나 댁이라고 부르지 않았으면 좋겠어."
"그럼, 모라고 불러ㅇㅕ?"
"나이는 너보다 한참 위지만, 결혼은 안 했으니까……. '오빠'라고 부르는 게 제일 무난할 것 같다. 그게 너한테도 편하고…."
"오늘 매점에서 아이스크림 먹다가 제가 무슨 소리 들었걔~여?"
"무슨 소리 들었는데?"
"어떤 노땅 선배 언니 하나가여, '미친뇬 ㅡ.ㅡ+ 돈 땜에 원조교제 하는 뇬들이 난 젤 싫더라.' 그러던데여…? ㅡ.ㅡ;;;"
"미안하다…. 내가 너보다 너무 일찍 태어나서…."
"그, 그냥…. '오빠'라고 부를께여…." ///>_<///
미치겠다. 정말.
지극히 평범한 말인데 이 남자가 하면 왜 일케 멋있게 들리는 거냥…? >.<
집 앞에 날 내려주고, 잘자라는 인사와 함께 세원 오빠는 가버렸다.
모, 나이는 31살이지만, 외모로 봐서는 20대 중반같으다. 장동건 오빠 나이가 세원 오빠보다 더 많지 않나…? 어쨌든, 요즘에는 머리가 너무 복잡해 졌다. @_@
단순하게 살아도 골치 아픈데….
세원 오빠랑 결혼해서 사는 것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 봤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도리~도리~ 고개가 저어진다. 흐유=3
땅이 꺼져라 한숨 내쉬면서 집에 들어갔더니, 우리 어무이 하는 말, ◎_◎;;
"은주야, 왜 벌써 들어오고 그래? 밖에서 자고 들어와도 되는데∼♡"
〓_〓;;; 어무이, 저 혹시 주워 온 자식 아니에여? 어이구, 내 팔자야∼ T_T
15
"오늘부터 우리 학교에 다니게 된 백설희라고 한다.
어렸을 때부터 미국에 살았기 때문에 한국 생활이 어려울 테니 많이 도와주도록…. 설희야, 친구들한테 인사해야지? ^ㅇ^"
"난 백설희라고 해. 낯선 것도 많고, 적응하려면 조금 힘들겠지만 너희가 나를 많이 도와줄거라고 생각해. 앞으로 친하게 지내자. *^^*"
오늘 우리 반에 여자인 내가 봐도 주눅들만큼 뻑가게 이쁜 애 하나가 전학 왔다.
남자애들은 벌린 입을 다물 줄 모르고, 여자애들은 은근히 질투심을 느끼게 하는 저 애.
ㅡ.ㅡ; 모든 것이 신기했는지 친절하게도 우르르 몰려드는 애들한테 일일이 대꾸 해준다.
예쁘게 생긴 것들은 인간성이 바닥이라는데….
얼굴은 허여멀금해가지고, 머리는 밝은 갈색 생머리가 찰랑~찰랑~ 키는 한 170㎝ 정도 되려나? ㅡ.ㅡa
매직 스트레이트로 위장한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게다가 갸름한 달걀형 얼굴에 겹겹이 진 쌍꺼풀, 도톰한 입술, 앙증맞은 귀걸이. ◎.◎
미국에서 살다와서 그런지 말투나 행동도 자신감 넘치고 당당하군.
"안녕? 소라야. 정말 오래간만이야. ^^♡"
뜨아~ 어느 새 상큼한 미소를 날리며 서 있는 이 애. 자연산 미모에 빠져 있다가 옆에 오는 줄도 몰랐다. 깜딱이야…. 근데, 방금 뭐라고? ㅡ.ㅡ¿
"너, 나 알아? ㅡㅇㅡ¿"
"나야. 백설희. 아니, 은설희 라고 해야 알려나?"
"ㅡㅇㅡ 너…너…."
"그래. 나야. 진소라 옆집에 살던 은설희."
"으허엉∼ㅠ.ㅠ 너구나. 설희야∼ T_T"
갑자기 이산가족 상봉으로 바뀌어 버렸네. 흐음….
반 애들도 놀란 듯 그들의 눈물어린 상봉(?)을 쳐다보고 있었지만, 부둥켜안고 우는 내 B.F와 낯선 전학생 사이에서 나만…나만…자연스럽게 왕따 되버렸네 그려. ㅡ.ㅡ^ 이, 이봐~ 친구~
지금은 점심시간.
그러나 다른 때처럼 즐겁지는 않았다.
설희와 소라는 10년 동안 밀린 회포를 푸느라 쉴 새 없이 재잘거리고 있었고, 나는 옆에서 말도 붙여보지 못한 채 묵묵히 밥을 퍼먹고 있었다.
그저, 묵묵히…. 꾸역~ 꾸역~ 으아, 외롭다. T.T
"…은주야…, 은주야?"
"ㅡㅇㅡ¿ ………."
"넌 도대체 무슨 생각을 그렇게 골똘히 하는고얌? ㅡ.ㅡ+ 설희가 너를 몇 번이나 불렀는 줄 알어? 얼레? 너 왜이래? 무슨 일 있구나? 왜 일케 밥을 께작께작 먹냐? ㅡ.ㅡ;"
"어·버·버…. 미, 미안. 설희야. 내가 잠깐 딴 생각 하니라고. 뭐라고 그랬니? ^^;;"
"앞으로 나도 너네 노는 데 끼워달라고. 나 없는 동안 소라랑 놀아준 거 고맙다고. 글구…. 너 이름 디게 예쁘다고.^^"
"^_^;;; 고, 고마워…."
히유=3 솔직히, 불쑥 나타난 전학생이 허물없이 구는 거 기분 별루다.
모, 미국에서 살았대니깐, 어느 정도는 이해가 가지만. ㅡ.ㅡa
근데, 소라야∼ 나 쪼꼼 섭하다.
아니, 솔직히 말하면 디게많이 섭해. 왠줄 알어?
너랑 나랑 9년 째 B.F 였는데, 10년만에 나타난 옛 친구가 더 반가운거니? 그런거니? T.T 내 걱정이나 고민 따위는 너한테 아무 상관 없는거니? 그런거야? ㅠ.ㅠ
으아~ 눈물이 자꾸 나올라 그런다. 여기서 울면 안 되는데.
괜찮아, 괜찮아 은주야. 너 괜히 너랑 친하게 지내던 소라가 설희랑만 이야기하니깐 질투하는고얌. 글치? 너 이러면 안 돼.
소라는 은주 너만의 친구가 아니야.
설희 친구도 되고 그 누구의 친구도 될 수 있는 거잖어. 은주 너 그러는거, 우정이 아니라 집착이야.
그래도….
난 마음이 아프고 지치고 힘들 때 기댈 수 있는 친구가 필요한데….
그렇게 할 수 있는 친구는 하나 뿐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소라야~ 우리는 언제나 자타가 공인하는 찰떡궁합 B.F 였잖어.
니가 배신 때리는 게 아니라고 생각하면서도, 아닌 줄 알면서도 이런 내 마음 나도 잘 모르겠어. ≡.≡
같이 웃고, 같이 울고, 힘들 땐 기대고, 기쁜 일 있을 땐 같이 축하해 주고….
그런 게 친구잖아. 아니야…? 내가 잘못 생각 한거야? 난, 너도 그런 줄 알았는데…. 소라야~ 난 지금 너무 갈등되고 힘들고, 그래….
그래서, 너한테 기대구 싶은데…. 내가 잘못인거니…? 내 마음이 좁은거니…? 소라야~ 설희랑 그렇게 웃는 건 나중에 하고, 나 좀 쳐다봐. 응? ㅠ_ㅠ
나도 모르게 눈물이 한 방울 툭, 떨어졌다. T.T 울면 안 되는데…, 여기서 눈물 흘리면 이상한건데…. 일단 시동이 걸려버린 눈물은 겉잡을 수 없이 흘러나왔다.
이 바보야, 박·은·주!! 이 바보야…. T_T
결국, 수업이 끝나고 담탱이 종례할 때까지 나는 내내 혼자 앉아 있었다.
소라, 나, 설희 이렇게 셋이 앉아서 밥을 먹다가 왈칵 울어버리고는 그대로 교실로 뛰어가 버렸으니까.
식사를 마치고 온 소라와 설희는 사이 좋게 칫솔을 가지고 밖으로 나갔다.
그리고는, 이미 서먹해져버린 나에게 '설희는 오늘 처음이니깐 내가 이것 저것 갈쳐줘야 해.' 하는 말 한마디를 남기고 설희 옆에 앉은 소라.
여러 가지 일들이 한꺼번에 닥치는 바람에 내가 요즘 너무 예민해졌나보다, 생각하려고 해도 그게 잘 안되었다. 10년이나 만나지 못했던 옛 친구 두 명은 너무나 잘 어울렸고, 그들 사이에 내가 방해꾼이 되어버린 것 같은 생각에 수업도 하는 둥 마는 둥 지나쳐버렸다….
소라야, 너까지 왜 그러니…. ♪Good bye my friend~ 언제 까지나~♬ 우‥옹‥옹‥ㅠ_ㅠ
출저:미강님공식카페1호http://cafe.daum.net/pmclove123
★ 출저꼭 달고가세요 ^^
카페 게시글
검색이 허용된 게시물입니다.
.
_ 10대소설
♥16+31 [11~15]♥
Ψ미강Ψ
추천 0
조회 22
03.11.20 15:01
댓글 0
다음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