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회마을~화산 11㎞ 잇는 코스
- 탈놀이교육관에선 매일 공연
- 병산서원·부용대 등 명소 많아
- 순수 산행 4시간 소요되지만
- 주변 즐기려면 시간 더 잡아야
경북 안동 시가지를 지난 낙동강은 구불구불 뱀처럼 휘감아 돌며 서쪽으로 흘러간다. 풍산들이라고도 부르는 평산들 남쪽을 지나는 이 물줄기가 가장 크게 꺾이는 지점에 세계문화유산인 하회마을이 자리 잡고 있다. 한국 정신문화의 수도를 자처하는 안동에서도 명문가로 손꼽히는 풍산 류씨가 모여 사는 마을이다. 옛 마을의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한 하회마을에는 풍산 류씨 대종택인 양진당과 서애 류성용의 종택인 충효당을 비롯해 고택이 즐비하다. 배산임수의 지형으로 수많은 인재를 배출한 길지 중의 길지로 꼽히는 하회마을의 주산이 화산(花山)이다. 이름처럼 하회마을에서 바라본 산의 여러 봉우리가 꽃봉오리를 닮았다고 해서 화산으로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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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산 정상봉에서 화산봉으로 내려가는 도중에 만나는 전망대에서 바라본 낙동강과 하회마을 풍광. S자로 굽이치는 낙동강 물길의 왼쪽에 툭 튀어나온 곳인 하회마을은 풍수에서 배 모양을 뜻하는 행주형을 보여준다. |
‘근교산&그 너머’ 취재팀은 이번에 안동 서부의 명소인 하회마을과 주산인 화산을 연결해 걷는 코스를 찾았다. 하회마을을 거쳐 가며 고택들을 둘러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하회마을과 낙동강, 부용대를 한눈에 볼 수 있는 하회마을 전망대도 지난다. 안동 시내를 거쳐 서쪽으로 흘러가는 낙동강은 하회마을 앞에서 북쪽으로 방향을 틀었다가 다시 동쪽-북쪽-서쪽으로 잇달아 방향을 돌린다. 그 모양이 언뜻 서쪽을 향한 발처럼 보이기도 한다. 발끝인 하회마을이 강 건너 부용대를 향하고 있다. 이번 코스는 둑길을 따라 하회마을을 빙 돌아나가지만 어디서든 코스를 벗어나 마을을 둘러보면 된다. 특히 마을에 내려서자마자 지나는 하회별신굿탈놀이전수교육관에서 매일 오후 2시에 시작해 1시간 동안 진행하는 탈놀이 공연은 재미있는 볼거리다. 시간을 잘 맞추면 중간에 공연을 구경하고 길을 이어갈 수 있다.
출발 지점이자 마치는 지점인 병산서원도 시간을 충분히 들여 둘러볼 만한 곳이다. 서애 류성용과 그의 아들 류진을 배향한 병산서원은 대원군의 서원철폐령을 피해간 곳이다. 복례문을 통과해 경사지를 따라 만대루 누하를 지나면 서재와 동재를 좌우에 두고 입교당이 맞는다. 건물 배치가 서원 건축의 전형으로 평가받는 병산서원은 주변 풍광과 어우러져 완전체가 된다. 입교당 앞에서 정면을 바라보면 만대루 마루 너머 복례문 사이로 햇볕을 받아 반짝이는 강물은 눈을 부시게 한다. 입교당 동쪽의 고직사 앞에 있는 달팽이 뒷간도 놓치지 않고 꼭 봐야 한다. 사적으로 함께 지정된 이 공간은 예전 하인들이 쓰던 화장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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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회마을 관광안내소에서 부용대 나루터로 가는 둑길. |
이번 코스는 경북 안동 풍천면 병산리 병산서원 주차장에서 출발해 병산서원을 거쳐 지형도상의 화산 정상(328m 봉)~정상봉(335m 봉)~하회마을 전망대~화산봉(270m 봉)~연화사 갈림길~하회마을 하회별신굿탈놀이전수교육관~강변 둑길 부용대 나루터 입구~하회저수지~고개 정자를 지나 강변을 따라 병산서원으로 되돌아오는 원점 회귀다. 전체 거리는 11㎞ 정도로 소요 시간은 4시간 안팎이다. 하회마을을 둘러보거나 탈놀이를 구경한다면 시간을 넉넉하게 잡아야 한다.
병산서원 주차장에서 출발해 도로를 잠시 걸어가면 병산서원이다. 늦가을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서원을 둘러본 뒤 서쪽에 있는 화장실 왼쪽으로 올라간다. 화산 등산로 이정표를 따라 들어가 곧바로 서원 담장을 향하는 오른쪽 길로 간다. 참고로 이정표에 나오는 화산봉은 국립지리원이 발행한 지형도의 화산이 아니다. 하회마을에 내려가기 전에 3개의 봉우리를 지나는데 지형도의 화산인 328m 봉에 이어 정상봉으로 불리는 335m 봉을 지나 하회마을을 내려다보는 위치에 있는 270m 높이의 화산봉을 지나게 된다. 갈림길은 물론 중간중간 이정표가 설치돼 있는데 거리 표시가 고무줄이라 방향만 참고하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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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병산서원 입교당 앞에 서면 정면으로 만대루 마루 너머 햇볕에 반짝이는 낙동강이 바라보 인다. |
병산서원을 뒤로하고 오르는 길에는 낙동강이 틈틈이 보인다. 빼곡한 소나무 숲으로 난 길은 가파르다가 완만해지기를 되풀이한다. 40분 정도면 급경사의 덱 계단을 올라 328m 봉에 도착한다. 이곳에서 짧은 급경사 내리막과 오르막을 지나 무덤이 있는 안부 삼거리에서 직진한다. 북쪽으로 열리는 조망 정면에 경북도청과 그 왼쪽의 신시가지가 보인다. 다시 오르막을 이어가 덱 계단을 오르면 하회마을 주차장에서 오는 길과 만난다. 이정표 바로 옆에 정상봉 안내석과 정자가 있다. 이곳을 지나 내려가면 곧바로 하회마을 전망대다. 옹기종기 지붕이 모인 마을과 낙동강 건너 부용대가 한눈에 들어온다.
급경사를 내려가면 화산 유래 안내판이 서 있는 화산봉 정상이다. 이정표의 하회마을 방향으로 내려가면 안부 무덤을 지나 작은 봉우리 위 이정표가 있는 갈림길을 만난다. 여기서 연화사 방향으로 내려가면 콘크리트 길과 만난다. 오른쪽으로 내려가면 하회마을 119지역대를 지나 하회별신굿탈놀이전수교육관이 나온다. 계속 가서 관광안내소 옆 도로를 따라 둑길로 간다. 이후로는 내리 둑길을 걷는다. 부용대 나루터 앞을 지나 체육시설 앞에서 둑길이 끝난다. 왼쪽 콘크리트 길로 가서 첫 번째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꺾는다. 송전탑 직전 삼거리에서 왼쪽으로 꺾은 뒤 곧바로 만나는 사거리에서 오른쪽으로 가면 하회저수지를 지난다. 이어 삼거리에서 오른쪽으로 가면 단풍나무가 둘러싼 임도를 걷는다. 정자가 있는 고개를 지나 30~40분이면 병산서원을 지나 주차장으로 돌아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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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회마을에서 고개를 넘어 병산서원으로 내려가는 임도에서 만난 화려한 단풍. |
◆교통편
- 안동역·버스터미널 간 뒤 246번 시내버스 갈아타고 병산서원 정류장서 하차
부산 동부버스터미널에서 안동으로 가는 버스는 오전에는 7시5분, 8시5분, 9시5분, 10시5분, 11시15분에 출발한다. 2시간40분 소요. 열차를 이용한다면 부전역에서 오전 7시20분에 출발하는 무궁화호 열차가 오전 11시17분 안동역에 도착한다. 안동역과 안동버스터미널에서는 1시간~1시간10분 간격으로 운행하는 하회마을행 246번 시내버스를 타면 된다. 이 가운데 하회마을을 거쳐 병산서원까지 들어가는 버스는 하루 세 차례 오전 8시50분, 11시, 오후 2시20분에 안동역에서 출발한다. 병산서원에서 나가는 시간은 오전 10시, 낮 12시20분, 오후 3시40분이다. 대중교통을 이용해서는 당일치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원점 회귀를 하지 않고 하회마을에서 마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안동터미널에서 부산으로 가는 버스는 오후 8시30분(막차)까지 1시간~1시간10분 간격으로 운행한다. 안동역에서 부전역으로 가는 열차는 오후에는 5시35분 1차례 있다. 승용차를 이용한다면 경북 안동시 풍천면 병산길 386 병산서원을 내비게이션 목적지로 하면 된다.